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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부족에 직면한 사회성과연계채권
2020-1
MARY MARGARET FRANK · STEFANO RUMI
Summary. 성공보수계약(사회성과연계채권)의 자금 확장을 위해서는 적절한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유치해야 한다. 이는 내재된 리스크와 리스크가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분명히 인식할 때 가능하다.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으로도 알려진 성공보수계약PFS은 전 세계에 널리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PFS는 공공-민간부문 파트너십 형태로 진행되는데, 정부는 서비스 제공자와 계약을 맺어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프로젝트 또는 프로그램을 통한 개입intervention을 지원하고, 민간투자자들은 성과에 근거한 재무 이익을 기대하며 재원을 공급한다. 2019년 4월 현재 139개 프로젝트가 착수됐고, 이를 위해 총 4억3천1백만 달러의 투자가 유치됐다. 2018년 말 기준으로 69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개발 중이었다.
하지만 성공보수계약은 현재 운용 중인 79.2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자산 중 0.001%를 차지할 뿐이다. 성공보수계약이 전통적인 투자자의 관심을 좀더 끌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확장은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성공보수계약이 전통적 투자 시장에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금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데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리스크와 기회비용
2010년에 사회성과연계채권이 영국에서 처음 소개된 이후, 성공보수계약은 정부가 외부용역을 맡긴 서비스에 대해 민간투자자가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통해 비용이 많이 드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성공보수계약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중개인이 여러 당사자 간에 체결된 복수의 계약을 관리한다. 정부는 청소년의 재범 등의 사회적 문제에 개입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자 민간투자자와 계약을 맺고, 해당 문제에 대한 개입은 계약을 맺은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한다. 그러한 개입의 성과를 독립적인 제3자가 평가해 그 결과가 사전에 정의된 ‘성공’ 기준을 충족했을 때, 정부는 해당 민간투자자에게 원금과 합의된 성공보수를 지급한다. 개입이 실패했을 때 정부는 어떤 것도 지급하지 않는다. 이러한 계약은 서비스 제공자와 관련된 성과 리스크performance risk, 그리고 새로운 방식의 공공-민간부문 파트너십 및 서비스 개입과 관련된 혁신 리스크를 정부로부터 재무적 이익과 사회적 이익을 기대하는 민간투자자에게로 이전하는 효과가 있다.
정부가 사회 서비스에 대해 직접 외주를 주거나 또는 성공보수계약을 통한 외주를 결정했다는 것은 오너십ownership과 성과에 대한 통제의 분리, 즉 리스크 부담과 의사결정이 분리되었음을 보여준다. 기존의 정부 계약에서는 정부가 세입으로 필요자금을 공급하며, 성과에 대한 주체/책임자owner로서 사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때의 리스크를 부담한다. 그리고 서비스 제공자는 그 이행 여부를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성공보수계약에서는 투자자가 자금을 공급하고, 그 자금의 사용에 대해 수익을 요구하며, 관련 서비스의 개입이 실패할 때 수익과 투자금을 잃을 수 있는 리스크를 감내한다. 이들 투자자는 정부와 마찬가지로 서비스 개입에 대한 직접적 통제권을 가지지 못하지만, 성과에 대한 리스크는 부담하는 것이다. 투자자의 자본을 활용하는 서비스 제공기관은 서비스 개입을 통제하지만, 그 성과가 좋지 못할 때의 리스크를 부담하지는 않는다.
리스크 부담 및 의사결정의 분리는 두 가지 성과 리스크로 이어진다. 우선, 각 당사자가 계약에 서명하기 전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 발생한다. 정부 또는 투자자는 서비스 제공기관보다 계약된 서비스의 품질에 대해 제한된 정보를 가지는 바, 투자자는 성과 리스크에 직면한다. 이들은 리스크를 온전히 감내하거나 리스크를 경감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기업실사due diligence를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계약서에 서명한 이후에는, 투자자는 서비스 제공기관이 어떻게 그들의 금융자산을 활용하고 있는지 알기 어려우며, 이에 따라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발생한다. 서비스 제공기관은 부적절한 행위를 할 수 있고, 서비스 개입이 실패해도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
성과에 기초해 보수를 지급하는 성공보수계약에서는 정부와 서비스 제공자 중 누구도 성과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는다. 성과에 따라 돈을 지급받는 쪽은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성과 리스크를 투자자에게 이전하며, 투자자는 리스크의 이전을 허용하는 대신 더 높은 수준의 투자 수익을 요구한다. 성공보수계약을 비롯한 모든 서비스 계약에는 성과 리스크가 수반된다. 사회적 서비스를 외부용역에 맡긴 기존 방식에서는 정부가 성과 리스크를 짊어졌다. 성공보수계약에서는 투자자가 리스크 부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성과 리스크에 대한 감춰졌던 비용이 수면 위로 떠올라 모두가 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과연 정부가 이러한 리스크 이전의 가격을 치를 의향이 있을지 질문하게 된다.
성과 리스크 외에 혁신적인 펀딩방법에 따른 리스크도 존재한다. 혁신의 성공가능성을 사전에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혁신에 대한 투자는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가진다. 성공보수계약을 둘러 싼 불확실성 때문에 리스크를 기피하는 투자자와 정부는 각각 더 많은 투자수익과 적은 비용을 원한다. 이러한 불확실성 및 리스크 회피 성향으로 인해 상호합의 할 수 있는 조건의 도출이 지연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자금의 공백을 메우는 자선적 자본philanthropic capital이 필요할 수 있다. 성공보수계약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반복적으로 성공적인 성공보수계약 사례가 쌓이면, 불확실성이 감소해 향후 정부가 성공보수 계약을 통해 지불할 의사가 있는 지원금은 높아지고, 더 많은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자선적 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우려를 반박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정부의 정치적 리스크와 비용절감 욕구, 그리고 투자자의 기회 비용이라는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
성공적인 개입으로 인해 보다 확실한 성과가 많이 나타난다면 정부의 투자 의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부가 후속 성공보수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을 할 때는 정치적 압박이 가해지기 마련이므로 이러한 시나리오의 현실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있다. 나아가 성공보수계약에 의한 비용 절감 효과 중 일부는 첫 번째 서비스 개입 때만 일어난다. 해당 개입을 지속하고자 후속 성공보수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정부의 지불가능 예산에 제한이 생긴다. 즉, 서비스 제공기관의 개입이 성공적이었다 하더라도, 정부 입장에서 특정기관에게만 계속 예산을 지원하면 다른 기관들로부터 공정성 시비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성공보수계약 모델이 점점 다듬어지고 그 효과가 증명되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성공보수계약의 리스크가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리스크가 적어지면 투자자는 잠재적 수익의 감소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의 기회비용 역시 달라질 수 있고, 이는 성공보수계약 투자를 위해 요구되는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무위험 자산인 국채의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자는 성공보수계약과 같이 위험이 큰 투자에 대해 좀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첫 성공보수계약이 체결된 2012년 8월 당시, 5년물 국채 금리는 1퍼센트 미만이었다. 50년간 가장 금리가 낮았던 3개월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 국채 금리가 최근 2.95퍼센트까지 올랐고, 지난 50년간의 평균은 6.4퍼센트가 됐다. 무위험 금리가 상승하면 다른 자본 투자기회를 가진 투자자들은 무위험 자산보다 높은 기대 수익률 없이는 위험한 성공보수계약 투자에 끌리지 않을 것이다.
확장을 위한 자본
민간투자자의 자본을 활용해 성공 보수계약의 규모를 확장하고자 하는 경우, 정부는 반드시 해당 계약의 리스크와 비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 정부는 제공된 서비스에 대한 고정 수수료를 세입금으로 충당하는 단순하고 직접적인 계약 모델을 채택한다. 새로운 개입에 의한 성과 리스크와 혁신 리스크도 상존한다. 이러한 리스크는 정부가 부담하지만, 리스크를 감수하는 데 따르는 비용은 알 수 없다.
투자자들이 성과 리스크를 부담하기 위해 요구하는 가격을 정부가 평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서비스 제공자와 직접 계약 시 성과기반의 지급을 이행하고 성공보수계약에 필요한 평가방식과 동일한 평가방식을 요구하는 것이다. 성공보수계약의 수많은 지지자들은 서비스 제공자의 낮은 성과에 대한 위험을 정부가 아닌 투자자가 부담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장 정확하게 임팩트를 측정하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무작위대조실험방법RCT을 요구한다. 그렇게 되면 투자자는 그러한 성과 리스크를 부담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을 요구할 것이다. 성과 기반의 보수와 까다로운 평가기준을 직접 계약 시 동일하게 적용하지 않을 경우 정부는 저성과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이 위험을 부담하는 것은 사회다. 쉽게 말해 성공보수계약은 성과 리스크에 대해 분명한 가격을 책정하고, 정부가 서비스 계약에 내재된 리스크를 경감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할 것 인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강제하는 역할을 한다.
자선적 자본은 기업실사, 모니터링, 평가 등의 비용을 지급하고, 보증인 역할을 통해 투자자의 재무적 손실 중 일부를 흡수한다. 그 덕분에 정부는 관련 리스크를 투자자에게 이전할 때 할인된 낮은 가격으로 지급할 수 있다. 성공보수계약 사업의 반복을 통해 학습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며, 측정 인프라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며, 리스크 부담 비용은 감소할 것이다. 다만, 성공보수계약의 확장을 달성하려면 새로운 정부기관의 참여와 새로운 서비스 개입의 도입, 새로운 제공자의 참여 확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은 새로운 성과 리스크 및 혁신 리스크를 수반하므로, 리스크 비용의 감소는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리스크를 부담할 의지가 있는지, 또는 투자자에게 리스크를 전가하기 위한 비용을 지급할 의지가 있는지의 여부가 자선적 자본에 대한 수요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위와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성공보수계약이 80조 달러에 가까운 운용자산을 활용할 수 있을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가지는 다른 투자기회를 감안했을 때, 운용자산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더 높은 재무 리스크를 수용하고 종합적인 기업실사, 평가, 모니터링 비용을 감수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보통 20~25퍼센트의 재무이익을 기대한다. 상장증권 시장의 투자자는 증권고유의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수익률을 요구한다. 이들에게 주어지는 투자기회를 고려하면, 결국 미래의 성공보수계약은 리스크가 적은 사회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개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는 자선단체 및 최근 성장하고 있는 임팩트투자자들로부터 앞으로도 계속 많은 자금지원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임팩트 투자자는 사회적 임팩트를 추구하기 때문에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보다 낮은 재무 수익률 또는 수익 실현의 지연을 기꺼이 수용할 것이다. 실제로 성공보수계약의 성공을 위해 열심을 내는 임팩트 투자자도 있지만, 대부분은 펀딩 수단에 관계없이 최대한의 사회적 임팩트를 추구한다. 이들도 결국 재무적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성공보수계약은 반드시 여타 사회 투자수단과 비교했을 때 관련 리스크를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의 재무적, 사회적 성과를 실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성공보수계약이 재무적 성과 및 사회적 성과에 있어서 경쟁력을 갖춘다고 해도, 임팩트 투자자산은 여전히 규모 면에서 수조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자산에 비교하기 어렵다.
성공보수계약은 서비스 계약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는 데이터와 예방적 이니셔티브를 활용해 정부예산을 아끼고, 시민의 삶을 증진하며, 자선적 자본을 재활용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의 이면에는 성공보수계약 지지자들의 보조금이 있었다. 따라서, 임팩트 투자와 자선적 자본 없이도 성공보수 계약의 확장이 가능할지는 큰 의문이다. 궁극적으로 성공보수계약은 거대한 질문 하나에 직면하게 된다. 성공보수계약의 확장을 통해 전통적 투자자가 가진 수조 달러를 유치하고, 지지자들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인가? 각 당사자가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에 대한 이해의 증진 없이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 원문 기사 보기
MARY MARGARET FRANK
매리 마가렛 프랭크(MARY MARGARET FRANK)는 Samuel A. Lewis Sr. Faculty 펠로우이자 버지니아대학의 다든경영대학에서 부교수로 일하고 있다.
STEFANO RUMI
스테파노 루미(STEFANO RUMI)는 버지니아대학의 Pay for Success Lab의 선임 연구원 펠로우였다. National Housing Project Foundation의 지도교수로 일하며 어포더블 하우징의 자금조달의 사회적 임팩트를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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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임팩트 · 임팩트금융
자금부족에 직면한 사회성과연계채권
2020-1
MARY MARGARET FRANK · STEFANO RUMI
Summary. 성공보수계약(사회성과연계채권)의 자금 확장을 위해서는 적절한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유치해야 한다. 이는 내재된 리스크와 리스크가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분명히 인식할 때 가능하다.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으로도 알려진 성공보수계약PFS은 전 세계에 널리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PFS는 공공-민간부문 파트너십 형태로 진행되는데, 정부는 서비스 제공자와 계약을 맺어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프로젝트 또는 프로그램을 통한 개입intervention을 지원하고, 민간투자자들은 성과에 근거한 재무 이익을 기대하며 재원을 공급한다. 2019년 4월 현재 139개 프로젝트가 착수됐고, 이를 위해 총 4억3천1백만 달러의 투자가 유치됐다. 2018년 말 기준으로 69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개발 중이었다.
하지만 성공보수계약은 현재 운용 중인 79.2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자산 중 0.001%를 차지할 뿐이다. 성공보수계약이 전통적인 투자자의 관심을 좀더 끌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확장은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성공보수계약이 전통적 투자 시장에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금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데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리스크와 기회비용
2010년에 사회성과연계채권이 영국에서 처음 소개된 이후, 성공보수계약은 정부가 외부용역을 맡긴 서비스에 대해 민간투자자가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통해 비용이 많이 드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성공보수계약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중개인이 여러 당사자 간에 체결된 복수의 계약을 관리한다. 정부는 청소년의 재범 등의 사회적 문제에 개입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자 민간투자자와 계약을 맺고, 해당 문제에 대한 개입은 계약을 맺은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한다. 그러한 개입의 성과를 독립적인 제3자가 평가해 그 결과가 사전에 정의된 ‘성공’ 기준을 충족했을 때, 정부는 해당 민간투자자에게 원금과 합의된 성공보수를 지급한다. 개입이 실패했을 때 정부는 어떤 것도 지급하지 않는다. 이러한 계약은 서비스 제공자와 관련된 성과 리스크performance risk, 그리고 새로운 방식의 공공-민간부문 파트너십 및 서비스 개입과 관련된 혁신 리스크를 정부로부터 재무적 이익과 사회적 이익을 기대하는 민간투자자에게로 이전하는 효과가 있다.
정부가 사회 서비스에 대해 직접 외주를 주거나 또는 성공보수계약을 통한 외주를 결정했다는 것은 오너십ownership과 성과에 대한 통제의 분리, 즉 리스크 부담과 의사결정이 분리되었음을 보여준다. 기존의 정부 계약에서는 정부가 세입으로 필요자금을 공급하며, 성과에 대한 주체/책임자owner로서 사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때의 리스크를 부담한다. 그리고 서비스 제공자는 그 이행 여부를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성공보수계약에서는 투자자가 자금을 공급하고, 그 자금의 사용에 대해 수익을 요구하며, 관련 서비스의 개입이 실패할 때 수익과 투자금을 잃을 수 있는 리스크를 감내한다. 이들 투자자는 정부와 마찬가지로 서비스 개입에 대한 직접적 통제권을 가지지 못하지만, 성과에 대한 리스크는 부담하는 것이다. 투자자의 자본을 활용하는 서비스 제공기관은 서비스 개입을 통제하지만, 그 성과가 좋지 못할 때의 리스크를 부담하지는 않는다.
리스크 부담 및 의사결정의 분리는 두 가지 성과 리스크로 이어진다. 우선, 각 당사자가 계약에 서명하기 전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 발생한다. 정부 또는 투자자는 서비스 제공기관보다 계약된 서비스의 품질에 대해 제한된 정보를 가지는 바, 투자자는 성과 리스크에 직면한다. 이들은 리스크를 온전히 감내하거나 리스크를 경감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기업실사due diligence를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계약서에 서명한 이후에는, 투자자는 서비스 제공기관이 어떻게 그들의 금융자산을 활용하고 있는지 알기 어려우며, 이에 따라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발생한다. 서비스 제공기관은 부적절한 행위를 할 수 있고, 서비스 개입이 실패해도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
성과에 기초해 보수를 지급하는 성공보수계약에서는 정부와 서비스 제공자 중 누구도 성과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는다. 성과에 따라 돈을 지급받는 쪽은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성과 리스크를 투자자에게 이전하며, 투자자는 리스크의 이전을 허용하는 대신 더 높은 수준의 투자 수익을 요구한다. 성공보수계약을 비롯한 모든 서비스 계약에는 성과 리스크가 수반된다. 사회적 서비스를 외부용역에 맡긴 기존 방식에서는 정부가 성과 리스크를 짊어졌다. 성공보수계약에서는 투자자가 리스크 부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성과 리스크에 대한 감춰졌던 비용이 수면 위로 떠올라 모두가 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과연 정부가 이러한 리스크 이전의 가격을 치를 의향이 있을지 질문하게 된다.
성과 리스크 외에 혁신적인 펀딩방법에 따른 리스크도 존재한다. 혁신의 성공가능성을 사전에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혁신에 대한 투자는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가진다. 성공보수계약을 둘러 싼 불확실성 때문에 리스크를 기피하는 투자자와 정부는 각각 더 많은 투자수익과 적은 비용을 원한다. 이러한 불확실성 및 리스크 회피 성향으로 인해 상호합의 할 수 있는 조건의 도출이 지연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자금의 공백을 메우는 자선적 자본philanthropic capital이 필요할 수 있다. 성공보수계약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반복적으로 성공적인 성공보수계약 사례가 쌓이면, 불확실성이 감소해 향후 정부가 성공보수 계약을 통해 지불할 의사가 있는 지원금은 높아지고, 더 많은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자선적 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우려를 반박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정부의 정치적 리스크와 비용절감 욕구, 그리고 투자자의 기회 비용이라는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
성공적인 개입으로 인해 보다 확실한 성과가 많이 나타난다면 정부의 투자 의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부가 후속 성공보수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을 할 때는 정치적 압박이 가해지기 마련이므로 이러한 시나리오의 현실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있다. 나아가 성공보수계약에 의한 비용 절감 효과 중 일부는 첫 번째 서비스 개입 때만 일어난다. 해당 개입을 지속하고자 후속 성공보수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정부의 지불가능 예산에 제한이 생긴다. 즉, 서비스 제공기관의 개입이 성공적이었다 하더라도, 정부 입장에서 특정기관에게만 계속 예산을 지원하면 다른 기관들로부터 공정성 시비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성공보수계약 모델이 점점 다듬어지고 그 효과가 증명되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성공보수계약의 리스크가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리스크가 적어지면 투자자는 잠재적 수익의 감소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의 기회비용 역시 달라질 수 있고, 이는 성공보수계약 투자를 위해 요구되는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무위험 자산인 국채의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자는 성공보수계약과 같이 위험이 큰 투자에 대해 좀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첫 성공보수계약이 체결된 2012년 8월 당시, 5년물 국채 금리는 1퍼센트 미만이었다. 50년간 가장 금리가 낮았던 3개월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 국채 금리가 최근 2.95퍼센트까지 올랐고, 지난 50년간의 평균은 6.4퍼센트가 됐다. 무위험 금리가 상승하면 다른 자본 투자기회를 가진 투자자들은 무위험 자산보다 높은 기대 수익률 없이는 위험한 성공보수계약 투자에 끌리지 않을 것이다.
확장을 위한 자본
민간투자자의 자본을 활용해 성공 보수계약의 규모를 확장하고자 하는 경우, 정부는 반드시 해당 계약의 리스크와 비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 정부는 제공된 서비스에 대한 고정 수수료를 세입금으로 충당하는 단순하고 직접적인 계약 모델을 채택한다. 새로운 개입에 의한 성과 리스크와 혁신 리스크도 상존한다. 이러한 리스크는 정부가 부담하지만, 리스크를 감수하는 데 따르는 비용은 알 수 없다.
투자자들이 성과 리스크를 부담하기 위해 요구하는 가격을 정부가 평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서비스 제공자와 직접 계약 시 성과기반의 지급을 이행하고 성공보수계약에 필요한 평가방식과 동일한 평가방식을 요구하는 것이다. 성공보수계약의 수많은 지지자들은 서비스 제공자의 낮은 성과에 대한 위험을 정부가 아닌 투자자가 부담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장 정확하게 임팩트를 측정하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무작위대조실험방법RCT을 요구한다. 그렇게 되면 투자자는 그러한 성과 리스크를 부담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을 요구할 것이다. 성과 기반의 보수와 까다로운 평가기준을 직접 계약 시 동일하게 적용하지 않을 경우 정부는 저성과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이 위험을 부담하는 것은 사회다. 쉽게 말해 성공보수계약은 성과 리스크에 대해 분명한 가격을 책정하고, 정부가 서비스 계약에 내재된 리스크를 경감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할 것 인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강제하는 역할을 한다.
자선적 자본은 기업실사, 모니터링, 평가 등의 비용을 지급하고, 보증인 역할을 통해 투자자의 재무적 손실 중 일부를 흡수한다. 그 덕분에 정부는 관련 리스크를 투자자에게 이전할 때 할인된 낮은 가격으로 지급할 수 있다. 성공보수계약 사업의 반복을 통해 학습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며, 측정 인프라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며, 리스크 부담 비용은 감소할 것이다. 다만, 성공보수계약의 확장을 달성하려면 새로운 정부기관의 참여와 새로운 서비스 개입의 도입, 새로운 제공자의 참여 확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은 새로운 성과 리스크 및 혁신 리스크를 수반하므로, 리스크 비용의 감소는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리스크를 부담할 의지가 있는지, 또는 투자자에게 리스크를 전가하기 위한 비용을 지급할 의지가 있는지의 여부가 자선적 자본에 대한 수요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위와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성공보수계약이 80조 달러에 가까운 운용자산을 활용할 수 있을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가지는 다른 투자기회를 감안했을 때, 운용자산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더 높은 재무 리스크를 수용하고 종합적인 기업실사, 평가, 모니터링 비용을 감수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보통 20~25퍼센트의 재무이익을 기대한다. 상장증권 시장의 투자자는 증권고유의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수익률을 요구한다. 이들에게 주어지는 투자기회를 고려하면, 결국 미래의 성공보수계약은 리스크가 적은 사회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개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는 자선단체 및 최근 성장하고 있는 임팩트투자자들로부터 앞으로도 계속 많은 자금지원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임팩트 투자자는 사회적 임팩트를 추구하기 때문에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보다 낮은 재무 수익률 또는 수익 실현의 지연을 기꺼이 수용할 것이다. 실제로 성공보수계약의 성공을 위해 열심을 내는 임팩트 투자자도 있지만, 대부분은 펀딩 수단에 관계없이 최대한의 사회적 임팩트를 추구한다. 이들도 결국 재무적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성공보수계약은 반드시 여타 사회 투자수단과 비교했을 때 관련 리스크를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의 재무적, 사회적 성과를 실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성공보수계약이 재무적 성과 및 사회적 성과에 있어서 경쟁력을 갖춘다고 해도, 임팩트 투자자산은 여전히 규모 면에서 수조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자산에 비교하기 어렵다.
성공보수계약은 서비스 계약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는 데이터와 예방적 이니셔티브를 활용해 정부예산을 아끼고, 시민의 삶을 증진하며, 자선적 자본을 재활용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의 이면에는 성공보수계약 지지자들의 보조금이 있었다. 따라서, 임팩트 투자와 자선적 자본 없이도 성공보수 계약의 확장이 가능할지는 큰 의문이다. 궁극적으로 성공보수계약은 거대한 질문 하나에 직면하게 된다. 성공보수계약의 확장을 통해 전통적 투자자가 가진 수조 달러를 유치하고, 지지자들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인가? 각 당사자가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에 대한 이해의 증진 없이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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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 MARGARET FRANK
매리 마가렛 프랭크(MARY MARGARET FRANK)는 Samuel A. Lewis Sr. Faculty 펠로우이자 버지니아대학의 다든경영대학에서 부교수로 일하고 있다.
STEFANO RUMI
스테파노 루미(STEFANO RUMI)는 버지니아대학의 Pay for Success Lab의 선임 연구원 펠로우였다. National Housing Project Foundation의 지도교수로 일하며 어포더블 하우징의 자금조달의 사회적 임팩트를 연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