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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위기의 시대,
정치력을 키워야 한다
재단, 소멸을 선택하다
MÓNICA CÓRDOVA · LISA OWENS
Summary. 필란트로피 분야에는 사회운동을 지지하는 지원기관이 더 많아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종 및 경제 정의를 실현하고, 우익 권위주의를 저지해야 한다.
필자들이 속한 청년 조직화를 위한 후원자 협의체The Funders’ Collaborative on Youth Organizing, FCYO와 하이암스 재단The Hyams Foundation은 사회운동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권력의 본질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진보적 필란트로피의 역할에 대해 유사한 인식을 갖고 있다. 유색인종 여성이자 사회운동 재단의 리더로서 필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책임져야 할 공동체의 삶과 복지를 위협하는 억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적 필란트로피는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이 글을 읽는 여러분과 함께 고민해보고 싶은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인종 및 경제 정의 운동이 다인종 민주주의에 대한 우익의 공격을 막아내고, 시스템을 변화시키며, 성숙한 민주주의를 구축하기 위해 정치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인종정의와 경제정의를 지지하며 민주주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와 협력할 더 많은 지원기관이 필란트로피 분야에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관행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기금 지원 및 투자 방식을 운동 전략에 맞춰 조정할 때 실현될 수 있다.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가?
FCYO의 역할은 청년 조직화 분야의 리더를 전국적으로 발굴하고, 사회정의 운동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사회경제적 환경을 변화시키며 지속가능한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청년이 주도하고 세대를 통합하여 조직화하는 것이 우리 운동의 핵심이다.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원 동원, 역량 강화, 정치 교육, 후원자 조직화 등 모든 활동이 청년 조직화 분야 리더들과 협업해 수립한 명확한 비전에 근거해야 한다.
2018년, 사회변화를 위한 파워 U 센터Power U Center for Social Change, 행동하는 포데르PODER In Action, 변화를 위한 청년 연합Youth United for Change을 포함한 여러 단체의 리더들이 모여, 청년 조직화 분야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는 데 걸림돌이 되는 주요 과제를 파악했다. 이들 단체는 파워 매핑Power-mapping 세션을 열어 각 기관의 역량과 상대적 영향력을 평가한 후, FCYO에 청년 조직화 부문을 통합하는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기금 중개자로서 FCYO가 생태계에서 갖는 독특한 위치를 활용하고자 한 것이다. 당시에는 이 요청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5년이 지난 지금, 필자들은 사회운동 생태계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또한 평가, 실험, 실패의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우리의 성공은 단순히 얼마나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자원 배분 전략을 수립해 조직 간 관계를 강화하고, 더욱 강력하고 전략적이며 체계적인 청년 조직화 운동을 구축하는 능력 역시 중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우리가 지원하는 단체들이 마음껏 꿈꾸며, 실험할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우리는 목표를 이룰 때까지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하이암스 재단The Hyams Foundation 메사추세츠주를 기반으로 한 사회운동 지원기관이다. 재단은 메사추세츠주 내 다인종 노동자 계층 공동체의 인종적, 경제적, 사회적 정의와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 생태계에서 재단의 역할은 BIPOC(흑인, 원주민, 유색인종) 주도의 운동단체들이 인종적, 경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 변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재단은 지난 몇 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단체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고자, 지원 기반을 강화하는 데 힘써왔다. 또한 하이암스 재단은 사회운동 생태계의 좋은 파트너가 되고자 다음과 같이 노력하고 있다.
• 현장의 상황, 강점, 도전 과제에 대해 책임 있게 이해하기
• 핵심 BIPOC 운동 조직 및 연합체와의 강한 신뢰 관계를 적극적으로 유지하기(핵심 조직은 지역, 광역, 전국 단위의 연합과 네트워크를 지속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운동 관련 핵심 조직, 연합체, 캠페인이 지속가능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 진보적 지원기관들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유지하기(예를 들어 현장의 우선순위를 존중하며 지원하는 지원기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참여하기
• 생태계 파트너로서 재단의 효과성을 정기적으로 평가하며, 학습하고, 성장하면서 재단의 운영, 기금 지원, 투자 정책, 거버넌스 구조를 내부적으로 조정하기
우리가 직면한 위험은 무엇인가?
우리는 백인 우월주의와 권위주의적 극우 운동의 부상으로 정치적 위기가 고조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기반이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발생한 폭동에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들과 민병대, 법 집행 기관과 군 관계자, 소상공인, 종교 근본주의자 그리고 현 체제에 분노한 불만 세력이 모여들었다. 정치 연구 협회Political Research Associates에 소속된 신뢰할 만한 기관에 따르면, 이전에는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집단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라는 기조 아래 결집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 극우 MAGA 세력은 이미 조직화가 되어 있으며, 지금도 그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그들은 다인종 노동자 계층과 미국 영토(예: 푸에르토리코)(역자주: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자치령으로 일반 주state와 다른 정치적 지위를 갖고 있음)를 직접 겨냥하는 지역 및 주 정부 정책을 통과시키기 위해 그들의 힘을 적극 행사해 왔다. 여기에는 재생산 권리, 성별 정체성을 지원하는 건강 관리, 교육, 긍정적 차별 조치Affirmative action, 투표권, 단체 협상, 취약계층을 위한 저렴한 주택, 기후회복력에 대한 공격이 포함되며, 공격의 대상이 되는 사안은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다.
폭동 사태 이후, 극우 세력은 정치적으로 반대 입장에 있는 그룹을 겨냥해 직접적인 폭력과 위협을 더욱 대담하게 자행하고 있다. FBI에 따르면, 애리조나, 콜로라도, 조지아,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위스콘신 주에서 선거 관리자들에 대한 비정상적인 폭력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 이 7개 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주들이다. 이러한 위협은 실재할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반면, 청년 및 성인 주도, 세대를 아우르는 풀뿌리의 기반 구축 단체들과 이들의 전국적인 연합 및 네트워크는 다인종 노동자 커뮤니티를 극우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임금 인상, 집단 수감 반대, 공교육 수호, 강제 이주 저지, 연대 경제 프로젝트에 대한 공공 자금 지원, 기후회복력 강화 등을 위한 캠페인을 펼치면서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사회운동 연합체와 네트워크들은 지역 및 국가 전략을 수립해, 통합된 힘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백인 우월주의와 권위주의 정치에 반대하고, 다인종 민주주의의 보존과 확장을 위해 싸울 수 있는 다수의 시민을 조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치력이란 무엇인가?
정치력으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인종차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우익의 정책 의제를 저지하고, 우리가 속한 커뮤니티에서 일상을 개선하는 개혁을 이루는 것이다.
정치력 혹은 시민 권력의 장기적인 목표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정치력을 갖는다는 것은 토지와 노동력, 전통과 문화를 빼앗긴 채 엘리트 계층에 의해 착취당했던 공동체가 사회를 재구성할 힘을 획득함을 의미한다.
실제 정치적 힘을 얻게 되면 선거를 통해 공직자를 선출하는 수준을 넘어, 다인종 노동자 계층과 미 본토 및 자치령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
• 억압적인 법률과 규제를 철폐할 수 있고, 민주주의가 보호되며, 인권을 보장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식민 지배를 받았던 이들의 주권이 존중받을 수 있다.
• 특정 계층이나 개인을 착취하고 수탈하며 비인간화하는 낡은 공공기관을 폐지할 수 있고, 진정한 민주적 기관과 절차를 구축해 그 결정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
• 시민사회를 대규모로 조직하고, 풍부한 자원을 가진 다양한 유형의 조직으로 구성된 강력한 사회운동 생태계를 지원할 수 있다. 또한 도전적이며 성장을 가져다줄 수 있는 새로운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연대와 상호 연결감을 바탕으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모델은 정치적 영향력을 통해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구체적인 방식을 보여줄 수 있다.
• 공적 자금을 연대 경제로 전환하여 모든 마을, 도시, 주에서 공동체 토지 신탁, 노동자 협동조합, 협동 도시농장을 지원하고 확장할 수 있다. 이러한 모델을 통해 정치적 힘이 경제적 힘을 구축하는 데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
• 기업의 이윤을 규제하고, 공유재에 투자할 수 있다. 과도한 기업 이윤과 개인 재산에 세금을 부과해, 그 세수를 공공 자산에 재투자할 수 있다. 또한 임대료 규제법을 실시해 임대료를 안정화하며, 모두를 위한 적정 가격의 주택, 학교, 보육 및 노인 돌봄, 청년 프로그램, 녹지 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
운동단체는 어떤 방식으로 정치력을 형성하는가?
운동단체는 세 가지 핵심 활동을 통해 정치력을 형성해 나간다.
• 많은 사람들이 행동에 나서도록 대중 기반을 조직한다.
• 목표 달성을 위해 각계각층의 구성원들과 전략적, 전술적 연대를 맺는다.
• 사회정의와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한 비전을 확산하기 위해 공공 담론을 변화시킨다.(정치적 힘과 문화적 힘 간의 긴밀한 연관성을 활용)
운동단체는 특정 이슈를 중심으로 한 캠페인을 통해 개혁을 이루고, 지지기반을 넓히며, 리더십을 키워낼 뿐 아니라, 사회의 지배적 담론을 전환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힘이 커질수록, 정책 결정자에게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거나 단체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인물로 교체할 수 있는 능력도 함께 성장한다. 단체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이들이 만든 연합체와 네트워크는 사회를 새롭게 개편할 수 있는 실질적 통치 권한을 얻기 위한 전략을 발전시켜 나간다.
7년 전, 2016년 대전 직후 FCYO는 70개 청년단체를 모아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정치적 힘을 확보하기 위한 필요조건에 대해 논의하며 합의를 도출했다. 이때 나온 행동강령은 현재까지도 중요하고 타당하며, 연령대와 관계없이 다양한 그룹이 적용해 볼 수 있는 방식이다. (FCYO의 정치력 구축 프레임워크에 대해 더 알아보려면, 웹사이트를 방문해 <승리하는 힘 프레임워크The Power to Win Framework> 보고서를 다운로드하면 된다.)
FCYO는 세 가지 우선순위를 정했다.
1. 우리에게는 단순한 ‘역량 강화Empowerment’가 아닌 실제 ‘권력Power’이 필요하다.
청년 조직화 활동은 사회정의를 위한 투쟁의 최전선에서 이루어지는데, 대다수의 단체가 권력 구축을 위한 일관된 장기 전략에 기반해 활동을 체계화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년 조직화는 대개 실질적인 권력 구축보다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단체들은 의사결정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소수의 청년 리더를 키우는 전략을 주로 활용한다. 이런 방식으로도 부분적인 성과를 거둘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실현하거나 성과를 유의미하게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사회적 영향력을 활용해 지역사회 전체를 조직하고, 광범위한 기반을 구축하며, 전략적 동맹을 형성하고, 공적 담론을 전환해야 한다. 이는 청년 조직화 활동을 지원하며 얻은 인사이트지만, 모든 분야에 두루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2. 우리에겐 오늘을 위한 투쟁이자 내일을 위한 훈련장이 될 캠페인이 필요하다.
캠페인은 단순히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적, 인간적 성장을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활동은 청년들이 자신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참여하게 하는 동시에, 평생 조직가이자 활동가로 살아갈 수 있는 의식과 역량을 키우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우리에겐 사회변화라는 큰 이념과 비전 속에서 투쟁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나이와 성별을 초월한 리더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리더들은 기반을 쌓고 의미 있는 연대를 이룰 수 있고, 구체적인 권력구조와 관계 분석을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조직화 역량을 갖춰야 한다.
3. 더 넓은 차원의 정치적 삶으로 확장시키는 토대가 필요하다.
청년 조직화 활동은 운동가의 삶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청년들이 나이가 들어 단체를 떠난 후에도 조직 전문가, 일반 노동자, 또는 풀뿌리 지역사회 리더로서 정치적 투쟁을 이어갈 수 있는 분명한 길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 청년 그리고 다양한 연령층과 함께 일하는 단체들과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청년 조직화 활동이 더 넓은 차원의 정치적 삶으로 이어지려면 세대를 아우르는 토대가 필요하다. 초기 경험 이후에도 정치 투쟁을 지속할 수 있는 명확한 경로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진보적 지원기관은 어떻게 접근 방식을 달리할 수 있을까?
진보적 지원기관들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운동단체들의 전략적 목표를 지원하여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조직화 활동에 대해 지속적으로 배우고, 실질적인 힘을 키우기 위한 자금을 지원하라
많은 운동단체가 권력을 구축하기 위한 조직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지원기관들에게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분명히 말하자면, 대중적 기반을 구축하고 변혁적 리더십을 키우는 것이 모든 조직화 방법론의 핵심이다.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단체들은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며, 개발을 위해 치유적 정의Healing justice(역자주: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으로 인한 집단적 상처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개념), 세대 간 소통을 돕는 미디어 활용, 예술·문화 활동 등 다양한 보완적 방법을 활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조직화 방법론과는 다르다. 필자들의 경험상 모든 활동을 조직화 작업으로 간주하면, 실제 조직화에 필요한 자원을 제대로 지원받을 수 없다. 조직화와 권력 구축을 이해하고자 하는 지원기관들은 다양한 형태의 조직화 이론과 실천을 배우고, 전 세계 민중 운동의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이러한 의식적인 노력이 없다면, 조직화와 권력이라는 개념은 ‘다양성’의 개념처럼 그 의미가 희석되어, 실제로 어디에서 조직화가 이뤄지고 권력이 구축되고 있는지 구분하기 어려워질 위험이 있다.
신뢰 관계를 구축하라
지원기관은 수동적인 후원자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운동 진영의 진정한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활동가들이 장기적 변화를 목표로 활동하듯 지원기관도 그래야 한다. 때로는 겉보기에 실패처럼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성공의 과정일 수 있기에, 단체들이 전략을 세우고, 실험하며, 실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교훈은 실패를 통해 얻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더 큰 전략적 진전을 이룰 수 있다.
정기적인 내부 평가를 수행하고, 필요하다면 유연하게 방향을 전환하라
사회운동 단체의 발전적인 파트너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나은 파트너로서 필요한 학습, 성장, 변화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실천이 필요하다.
다른 지원기관들과 협력하라
모든 진보적 기관은 생태계에서 각자의 역할이 있다. 지원기관이 어떤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지 파트너 단체에 직접 물어볼 것을 권한다. 그들이 제시하는 방향에 따라 다른 진보적 지원기관들과 함께 생태계로 자원이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여러분의 재단이 사회운동을 지원하는 기관이 되어가는 과정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어떤 신뢰 관계를 새로 구축하거나 강화해야 할까? 과거의 어떤 상처를 치유하는 데 지원해야 할까? 여러분이 속한 생태계에서 어떤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을까?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첫걸음은 무엇일까?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제안을 소개한다.
1. 운동의 주축이 되는 조직 및 네트워크와 신뢰 관계를 구축하자.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다음 방법들을 제안한다.
• 사회운동의 파트너로서 장기적인 관점을 견지하라. 이끌려고 하기보다는 따라가라. 실험하고, 배우며, 필요할 때 방향을 조정하라. 장기적이라는 것은 활동이 매우 활발한 시기와 소강 시기가 번갈아 찾아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끝까지 함께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 전체 시스템에 대한 폭넓은 지원을 약속하라. 지원 대상에는 기반을 조성하는 조직화 단체들과 이들이 이끄는 연합체 및 참여 조직들, 그리고 중간지원조직 및 협력 기관이 모두 포함된다.
• 사회운동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한 실험을 지원하라. 행정과 재무역량, 기술,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육성, 원활한 임원진 교체, 부동산 및 자본 프로젝트, 조직 개발을 강화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라.
• 운동단체의 전략 개발 및 개선을 위한 실험에 지원하라.
• 운동단체가 더 큰 연합체를 구축하기 위해 조직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지원하라. 지지기반과 협력 관계를 넓혀갈 수 있도록 돕고, 성장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더라도 끝까지 지원을 포기하지 말라.
2. 지속적인 내부 평가를 수행하고, 방향 전환이 필요할 때 유연하게 대처하자
• 직원들에게 아낌없이 지원하라. 활동 전반에 걸쳐 마주하게 되는 도전과 기회에 대응하고, 전환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우며, 필요에 따라 내부 절차도 조정하라.
• 운동단체들과 권력을 공유하는 새로운 구조를 개발하라. 전통적인 배분 영역 구분을 없애고, 참여형 지원 방식을 도입하는 등의 시도를 하라.
• 기금 지원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청 및 보고 절차를 단순화하기 위해 재단 내부 운영 방식을 변경하라. 평가의 잣대를 내부로 돌려 우리가 좋은 파트너인지, 권력을 파트너와 공유하고 있는지 평가하라.
3. 다른 지원기관들과 협력하자
• 진보적인 지원기관 네트워크를 지원하라. 학습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에 중점을 둔 진보적 펀더 네트워크를 조직하거나, 참여하라.
• 유사한 목표를 가진 다른 재단과 직원 간의 상호 학습교류를 진행하라. 기금 제공 및 보고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공유하고, 운동단체의 자문을 받아 공동 기금을 조성하라.
다양한 인종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규모의 자원을 확보하고 배분하기 위해, 동료들과 협력하며 나아가겠다는 필자들의 의지가 이 글을 통해 잘 전달되었기를 바란다. 공동체를 아끼는 마음과 긴박한 위기감을 가지고 우리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란트로피는 변해야 한다. 서로를 분리해 놓는 칸막이를 허물어야 하고, 단독으로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우리의 파트너들은 우리가 더 높은 수준의 조정 능력과 결속력을 보여주길 요구하고 있다.
정의와 공평에 대한 우리의 가치를 단순히 실천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변화의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불편함과 호기심,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방향으로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 진정한 변화는 바로 거기서부터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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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ÓNICA CÓRDOVA
모니카 코르도바는 청년 조직화를 위한 지원기관 협의체의 상임이사이다.
LISA OWENS
리사 오웬스는 하이암스 재단의 상임이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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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란트로피
총체적 위기의 시대,
정치력을 키워야 한다
재단, 소멸을 선택하다
MÓNICA CÓRDOVA · LISA OWENS
Summary. 필란트로피 분야에는 사회운동을 지지하는 지원기관이 더 많아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종 및 경제 정의를 실현하고, 우익 권위주의를 저지해야 한다.
필자들이 속한 청년 조직화를 위한 후원자 협의체The Funders’ Collaborative on Youth Organizing, FCYO와 하이암스 재단The Hyams Foundation은 사회운동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권력의 본질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진보적 필란트로피의 역할에 대해 유사한 인식을 갖고 있다. 유색인종 여성이자 사회운동 재단의 리더로서 필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책임져야 할 공동체의 삶과 복지를 위협하는 억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적 필란트로피는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이 글을 읽는 여러분과 함께 고민해보고 싶은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인종 및 경제 정의 운동이 다인종 민주주의에 대한 우익의 공격을 막아내고, 시스템을 변화시키며, 성숙한 민주주의를 구축하기 위해 정치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인종정의와 경제정의를 지지하며 민주주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와 협력할 더 많은 지원기관이 필란트로피 분야에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관행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기금 지원 및 투자 방식을 운동 전략에 맞춰 조정할 때 실현될 수 있다.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가?
FCYO의 역할은 청년 조직화 분야의 리더를 전국적으로 발굴하고, 사회정의 운동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사회경제적 환경을 변화시키며 지속가능한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청년이 주도하고 세대를 통합하여 조직화하는 것이 우리 운동의 핵심이다.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원 동원, 역량 강화, 정치 교육, 후원자 조직화 등 모든 활동이 청년 조직화 분야 리더들과 협업해 수립한 명확한 비전에 근거해야 한다.
2018년, 사회변화를 위한 파워 U 센터Power U Center for Social Change, 행동하는 포데르PODER In Action, 변화를 위한 청년 연합Youth United for Change을 포함한 여러 단체의 리더들이 모여, 청년 조직화 분야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는 데 걸림돌이 되는 주요 과제를 파악했다. 이들 단체는 파워 매핑Power-mapping 세션을 열어 각 기관의 역량과 상대적 영향력을 평가한 후, FCYO에 청년 조직화 부문을 통합하는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기금 중개자로서 FCYO가 생태계에서 갖는 독특한 위치를 활용하고자 한 것이다. 당시에는 이 요청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5년이 지난 지금, 필자들은 사회운동 생태계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또한 평가, 실험, 실패의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우리의 성공은 단순히 얼마나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자원 배분 전략을 수립해 조직 간 관계를 강화하고, 더욱 강력하고 전략적이며 체계적인 청년 조직화 운동을 구축하는 능력 역시 중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우리가 지원하는 단체들이 마음껏 꿈꾸며, 실험할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우리는 목표를 이룰 때까지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하이암스 재단The Hyams Foundation 메사추세츠주를 기반으로 한 사회운동 지원기관이다. 재단은 메사추세츠주 내 다인종 노동자 계층 공동체의 인종적, 경제적, 사회적 정의와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 생태계에서 재단의 역할은 BIPOC(흑인, 원주민, 유색인종) 주도의 운동단체들이 인종적, 경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 변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재단은 지난 몇 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단체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고자, 지원 기반을 강화하는 데 힘써왔다. 또한 하이암스 재단은 사회운동 생태계의 좋은 파트너가 되고자 다음과 같이 노력하고 있다.
• 현장의 상황, 강점, 도전 과제에 대해 책임 있게 이해하기
• 핵심 BIPOC 운동 조직 및 연합체와의 강한 신뢰 관계를 적극적으로 유지하기(핵심 조직은 지역, 광역, 전국 단위의 연합과 네트워크를 지속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운동 관련 핵심 조직, 연합체, 캠페인이 지속가능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 진보적 지원기관들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유지하기(예를 들어 현장의 우선순위를 존중하며 지원하는 지원기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참여하기
• 생태계 파트너로서 재단의 효과성을 정기적으로 평가하며, 학습하고, 성장하면서 재단의 운영, 기금 지원, 투자 정책, 거버넌스 구조를 내부적으로 조정하기
우리가 직면한 위험은 무엇인가?
우리는 백인 우월주의와 권위주의적 극우 운동의 부상으로 정치적 위기가 고조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기반이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발생한 폭동에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들과 민병대, 법 집행 기관과 군 관계자, 소상공인, 종교 근본주의자 그리고 현 체제에 분노한 불만 세력이 모여들었다. 정치 연구 협회Political Research Associates에 소속된 신뢰할 만한 기관에 따르면, 이전에는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집단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라는 기조 아래 결집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 극우 MAGA 세력은 이미 조직화가 되어 있으며, 지금도 그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그들은 다인종 노동자 계층과 미국 영토(예: 푸에르토리코)(역자주: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자치령으로 일반 주state와 다른 정치적 지위를 갖고 있음)를 직접 겨냥하는 지역 및 주 정부 정책을 통과시키기 위해 그들의 힘을 적극 행사해 왔다. 여기에는 재생산 권리, 성별 정체성을 지원하는 건강 관리, 교육, 긍정적 차별 조치Affirmative action, 투표권, 단체 협상, 취약계층을 위한 저렴한 주택, 기후회복력에 대한 공격이 포함되며, 공격의 대상이 되는 사안은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다.
폭동 사태 이후, 극우 세력은 정치적으로 반대 입장에 있는 그룹을 겨냥해 직접적인 폭력과 위협을 더욱 대담하게 자행하고 있다. FBI에 따르면, 애리조나, 콜로라도, 조지아,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위스콘신 주에서 선거 관리자들에 대한 비정상적인 폭력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 이 7개 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주들이다. 이러한 위협은 실재할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반면, 청년 및 성인 주도, 세대를 아우르는 풀뿌리의 기반 구축 단체들과 이들의 전국적인 연합 및 네트워크는 다인종 노동자 커뮤니티를 극우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임금 인상, 집단 수감 반대, 공교육 수호, 강제 이주 저지, 연대 경제 프로젝트에 대한 공공 자금 지원, 기후회복력 강화 등을 위한 캠페인을 펼치면서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사회운동 연합체와 네트워크들은 지역 및 국가 전략을 수립해, 통합된 힘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백인 우월주의와 권위주의 정치에 반대하고, 다인종 민주주의의 보존과 확장을 위해 싸울 수 있는 다수의 시민을 조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치력이란 무엇인가?
정치력으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인종차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우익의 정책 의제를 저지하고, 우리가 속한 커뮤니티에서 일상을 개선하는 개혁을 이루는 것이다.
정치력 혹은 시민 권력의 장기적인 목표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정치력을 갖는다는 것은 토지와 노동력, 전통과 문화를 빼앗긴 채 엘리트 계층에 의해 착취당했던 공동체가 사회를 재구성할 힘을 획득함을 의미한다.
실제 정치적 힘을 얻게 되면 선거를 통해 공직자를 선출하는 수준을 넘어, 다인종 노동자 계층과 미 본토 및 자치령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
• 억압적인 법률과 규제를 철폐할 수 있고, 민주주의가 보호되며, 인권을 보장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식민 지배를 받았던 이들의 주권이 존중받을 수 있다.
• 특정 계층이나 개인을 착취하고 수탈하며 비인간화하는 낡은 공공기관을 폐지할 수 있고, 진정한 민주적 기관과 절차를 구축해 그 결정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
• 시민사회를 대규모로 조직하고, 풍부한 자원을 가진 다양한 유형의 조직으로 구성된 강력한 사회운동 생태계를 지원할 수 있다. 또한 도전적이며 성장을 가져다줄 수 있는 새로운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연대와 상호 연결감을 바탕으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모델은 정치적 영향력을 통해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구체적인 방식을 보여줄 수 있다.
• 공적 자금을 연대 경제로 전환하여 모든 마을, 도시, 주에서 공동체 토지 신탁, 노동자 협동조합, 협동 도시농장을 지원하고 확장할 수 있다. 이러한 모델을 통해 정치적 힘이 경제적 힘을 구축하는 데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
• 기업의 이윤을 규제하고, 공유재에 투자할 수 있다. 과도한 기업 이윤과 개인 재산에 세금을 부과해, 그 세수를 공공 자산에 재투자할 수 있다. 또한 임대료 규제법을 실시해 임대료를 안정화하며, 모두를 위한 적정 가격의 주택, 학교, 보육 및 노인 돌봄, 청년 프로그램, 녹지 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
운동단체는 어떤 방식으로 정치력을 형성하는가?
운동단체는 세 가지 핵심 활동을 통해 정치력을 형성해 나간다.
• 많은 사람들이 행동에 나서도록 대중 기반을 조직한다.
• 목표 달성을 위해 각계각층의 구성원들과 전략적, 전술적 연대를 맺는다.
• 사회정의와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한 비전을 확산하기 위해 공공 담론을 변화시킨다.(정치적 힘과 문화적 힘 간의 긴밀한 연관성을 활용)
운동단체는 특정 이슈를 중심으로 한 캠페인을 통해 개혁을 이루고, 지지기반을 넓히며, 리더십을 키워낼 뿐 아니라, 사회의 지배적 담론을 전환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힘이 커질수록, 정책 결정자에게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거나 단체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인물로 교체할 수 있는 능력도 함께 성장한다. 단체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이들이 만든 연합체와 네트워크는 사회를 새롭게 개편할 수 있는 실질적 통치 권한을 얻기 위한 전략을 발전시켜 나간다.
7년 전, 2016년 대전 직후 FCYO는 70개 청년단체를 모아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정치적 힘을 확보하기 위한 필요조건에 대해 논의하며 합의를 도출했다. 이때 나온 행동강령은 현재까지도 중요하고 타당하며, 연령대와 관계없이 다양한 그룹이 적용해 볼 수 있는 방식이다. (FCYO의 정치력 구축 프레임워크에 대해 더 알아보려면, 웹사이트를 방문해 <승리하는 힘 프레임워크The Power to Win Framework> 보고서를 다운로드하면 된다.)
FCYO는 세 가지 우선순위를 정했다.
1. 우리에게는 단순한 ‘역량 강화Empowerment’가 아닌 실제 ‘권력Power’이 필요하다.
청년 조직화 활동은 사회정의를 위한 투쟁의 최전선에서 이루어지는데, 대다수의 단체가 권력 구축을 위한 일관된 장기 전략에 기반해 활동을 체계화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년 조직화는 대개 실질적인 권력 구축보다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단체들은 의사결정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소수의 청년 리더를 키우는 전략을 주로 활용한다. 이런 방식으로도 부분적인 성과를 거둘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실현하거나 성과를 유의미하게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사회적 영향력을 활용해 지역사회 전체를 조직하고, 광범위한 기반을 구축하며, 전략적 동맹을 형성하고, 공적 담론을 전환해야 한다. 이는 청년 조직화 활동을 지원하며 얻은 인사이트지만, 모든 분야에 두루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2. 우리에겐 오늘을 위한 투쟁이자 내일을 위한 훈련장이 될 캠페인이 필요하다.
캠페인은 단순히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적, 인간적 성장을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활동은 청년들이 자신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참여하게 하는 동시에, 평생 조직가이자 활동가로 살아갈 수 있는 의식과 역량을 키우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우리에겐 사회변화라는 큰 이념과 비전 속에서 투쟁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나이와 성별을 초월한 리더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리더들은 기반을 쌓고 의미 있는 연대를 이룰 수 있고, 구체적인 권력구조와 관계 분석을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조직화 역량을 갖춰야 한다.
3. 더 넓은 차원의 정치적 삶으로 확장시키는 토대가 필요하다.
청년 조직화 활동은 운동가의 삶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청년들이 나이가 들어 단체를 떠난 후에도 조직 전문가, 일반 노동자, 또는 풀뿌리 지역사회 리더로서 정치적 투쟁을 이어갈 수 있는 분명한 길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 청년 그리고 다양한 연령층과 함께 일하는 단체들과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청년 조직화 활동이 더 넓은 차원의 정치적 삶으로 이어지려면 세대를 아우르는 토대가 필요하다. 초기 경험 이후에도 정치 투쟁을 지속할 수 있는 명확한 경로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진보적 지원기관은 어떻게 접근 방식을 달리할 수 있을까?
진보적 지원기관들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운동단체들의 전략적 목표를 지원하여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조직화 활동에 대해 지속적으로 배우고, 실질적인 힘을 키우기 위한 자금을 지원하라
많은 운동단체가 권력을 구축하기 위한 조직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지원기관들에게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분명히 말하자면, 대중적 기반을 구축하고 변혁적 리더십을 키우는 것이 모든 조직화 방법론의 핵심이다.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단체들은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며, 개발을 위해 치유적 정의Healing justice(역자주: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으로 인한 집단적 상처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개념), 세대 간 소통을 돕는 미디어 활용, 예술·문화 활동 등 다양한 보완적 방법을 활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조직화 방법론과는 다르다. 필자들의 경험상 모든 활동을 조직화 작업으로 간주하면, 실제 조직화에 필요한 자원을 제대로 지원받을 수 없다. 조직화와 권력 구축을 이해하고자 하는 지원기관들은 다양한 형태의 조직화 이론과 실천을 배우고, 전 세계 민중 운동의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이러한 의식적인 노력이 없다면, 조직화와 권력이라는 개념은 ‘다양성’의 개념처럼 그 의미가 희석되어, 실제로 어디에서 조직화가 이뤄지고 권력이 구축되고 있는지 구분하기 어려워질 위험이 있다.
신뢰 관계를 구축하라
지원기관은 수동적인 후원자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운동 진영의 진정한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활동가들이 장기적 변화를 목표로 활동하듯 지원기관도 그래야 한다. 때로는 겉보기에 실패처럼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성공의 과정일 수 있기에, 단체들이 전략을 세우고, 실험하며, 실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교훈은 실패를 통해 얻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더 큰 전략적 진전을 이룰 수 있다.
정기적인 내부 평가를 수행하고, 필요하다면 유연하게 방향을 전환하라
사회운동 단체의 발전적인 파트너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나은 파트너로서 필요한 학습, 성장, 변화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실천이 필요하다.
다른 지원기관들과 협력하라
모든 진보적 기관은 생태계에서 각자의 역할이 있다. 지원기관이 어떤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지 파트너 단체에 직접 물어볼 것을 권한다. 그들이 제시하는 방향에 따라 다른 진보적 지원기관들과 함께 생태계로 자원이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여러분의 재단이 사회운동을 지원하는 기관이 되어가는 과정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어떤 신뢰 관계를 새로 구축하거나 강화해야 할까? 과거의 어떤 상처를 치유하는 데 지원해야 할까? 여러분이 속한 생태계에서 어떤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을까?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첫걸음은 무엇일까?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제안을 소개한다.
1. 운동의 주축이 되는 조직 및 네트워크와 신뢰 관계를 구축하자.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다음 방법들을 제안한다.
• 사회운동의 파트너로서 장기적인 관점을 견지하라. 이끌려고 하기보다는 따라가라. 실험하고, 배우며, 필요할 때 방향을 조정하라. 장기적이라는 것은 활동이 매우 활발한 시기와 소강 시기가 번갈아 찾아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끝까지 함께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 전체 시스템에 대한 폭넓은 지원을 약속하라. 지원 대상에는 기반을 조성하는 조직화 단체들과 이들이 이끄는 연합체 및 참여 조직들, 그리고 중간지원조직 및 협력 기관이 모두 포함된다.
• 사회운동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한 실험을 지원하라. 행정과 재무역량, 기술,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육성, 원활한 임원진 교체, 부동산 및 자본 프로젝트, 조직 개발을 강화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라.
• 운동단체의 전략 개발 및 개선을 위한 실험에 지원하라.
• 운동단체가 더 큰 연합체를 구축하기 위해 조직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지원하라. 지지기반과 협력 관계를 넓혀갈 수 있도록 돕고, 성장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더라도 끝까지 지원을 포기하지 말라.
2. 지속적인 내부 평가를 수행하고, 방향 전환이 필요할 때 유연하게 대처하자
• 직원들에게 아낌없이 지원하라. 활동 전반에 걸쳐 마주하게 되는 도전과 기회에 대응하고, 전환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우며, 필요에 따라 내부 절차도 조정하라.
• 운동단체들과 권력을 공유하는 새로운 구조를 개발하라. 전통적인 배분 영역 구분을 없애고, 참여형 지원 방식을 도입하는 등의 시도를 하라.
• 기금 지원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청 및 보고 절차를 단순화하기 위해 재단 내부 운영 방식을 변경하라. 평가의 잣대를 내부로 돌려 우리가 좋은 파트너인지, 권력을 파트너와 공유하고 있는지 평가하라.
3. 다른 지원기관들과 협력하자
• 진보적인 지원기관 네트워크를 지원하라. 학습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에 중점을 둔 진보적 펀더 네트워크를 조직하거나, 참여하라.
• 유사한 목표를 가진 다른 재단과 직원 간의 상호 학습교류를 진행하라. 기금 제공 및 보고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공유하고, 운동단체의 자문을 받아 공동 기금을 조성하라.
다양한 인종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규모의 자원을 확보하고 배분하기 위해, 동료들과 협력하며 나아가겠다는 필자들의 의지가 이 글을 통해 잘 전달되었기를 바란다. 공동체를 아끼는 마음과 긴박한 위기감을 가지고 우리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란트로피는 변해야 한다. 서로를 분리해 놓는 칸막이를 허물어야 하고, 단독으로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우리의 파트너들은 우리가 더 높은 수준의 조정 능력과 결속력을 보여주길 요구하고 있다.
정의와 공평에 대한 우리의 가치를 단순히 실천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변화의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불편함과 호기심,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방향으로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 진정한 변화는 바로 거기서부터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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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ÓNICA CÓRDOVA
모니카 코르도바는 청년 조직화를 위한 지원기관 협의체의 상임이사이다.
LISA OWENS
리사 오웬스는 하이암스 재단의 상임이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