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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기반
필란트로피의 부상
재단, 협력을 우선하다
SHAADY SALEHI
Summary. 지원기관들은 보다 공정한 방식으로 비영리단체와 협력하는 방식을 수용해 가고 있다. 이는 협력과 신뢰를 최우선에 두는 방식이다.
필자는 29세에 비영리단체 상임이사가 되었다. 이민자의 자녀로 어린 시절부터 사회적, 정치적 불평등을 인식했던 경험은 소셜임팩트를 지향하는 미디어 영역에서 커리어를 쌓는 동기가 되었다. 하지만 비영리 영역에 들어선 이후, 기대와 현실 사이의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몇 년간은 필자의 경력에서 가장 도전적인 시간이 되었다.
필자는 비영리단체의 젊은 리더로서 주당 평균 60시간을 일하면서 종종 밤늦게까지 보조금 제안서를 작성하곤 했다. 맡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시에 자신감과 건강을 유지하려 애를 썼다. 그 시절의 고된 경험을 떠올리면 트라우마처럼 아직도 몸서리가 쳐진다. 한 번은 화상 회의 중 한 기금 투자자가 필자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며, 동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질책한 적이 있었다. 또 한 번은 기금 투자자가 관심을 보인 주제에 대해 며칠간 전략 계획을 준비했지만, 단 한 푼의 지원금도 받지 못한 경험도 있다. 그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경험은 필자의 단체를 오랫동안 후원해 온 기관의 새로운 프로그램 담당자가 갑작스럽게 자금 갱신을 중단하면서, 단체 예산이 하루아침에 3분의 1로 줄어든 일이었다.
비영리단체의 리더로 일해본 사람이라면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필란트로피 분야 전반에 퍼져 있는 유해한 문화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모욕적인 상황이 너무나 흔하게 발생하다 보니, 이를 문제 삼기보다 ‘자금 지원을 위한 적절한 실사'와 ‘전략적 필란트로피'라는 명목하에 묵인하는 경우가 많다.
재단이나 중간지원조직이 비영리단체에 대해 지나친 통제권을 행사하면 사회변화를 촉진하는 데 필요한 환경을 만들 수 없다. 비영리단체가 지원기관들의 요구를 맞추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쏟는다면 필연적으로 단체의 미션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지원기관들의 자금 지원 방식과 규범이 되려 비영리단체가 추구하는 임팩트를 저해하는 모순을 낳고 있다.
지원기관을 향한 경종
수년간 비영리단체 리더들은 권력 구조를 개선하고, 제약 없는 자금 지원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했음에도, 그들의 변화 요구는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러 연구를 통해 필란트로피 분야의 관행이 비영리단체의 영향력을 저해하고, 인종 간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2020년에 들어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원기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정치적 혼란, 그리고 전 세계적 인종 정의 운동에 대한 대응으로 사업을 전면 재검토했다. 많은 기관들이 번거로운 보고 의무를 없애고 조건을 완화해 자금을 신속히 집행했다. 또한 비영리단체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용도 지정 보조금을 일반 운영 지원금으로 전환시키기도 했다.
물론 섹터 전반의 변화는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2020년의 대대적인 변화가 있기 수년 전부터 소수의 지원기관들이 신뢰와 협력에 기반한 접근 방식을 조직 운영에 적용해 왔다. 이들은 비영리단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비영리단체들은 ‘우리를 신뢰해달라’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에 응답한 지원기관들은 이러한 접근 방식을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자신의 자원과 시간을 모았다. 필자는 개인적인 동기와 더불어 그들의 비전에 감명을 받아, 이후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 프로젝트Trust-Based Philanthropy Project로 발전한 캠페인에 동참하게 되었다.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 프로젝트는 지원기관과 지원 대상 단체 간의 권력관계를 완화하기 위해 여섯 가지 자금 지원 관행을 개선한다는 소박한 목표를 갖고 2020년에 세워졌다. 이후 수백 개의 지원기관에 영향을 미치며, 용도 제한 없는 자금 지원, 서류 작업의 간소화, 현금 지급을 넘어서는 지원 방식의 도입을 촉진했다. 또한 신뢰 기반 기부를 실행하기 위한 도구와 자원을 제공해 기존 관행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우리가 얻은 한 가지 중요한 통찰은 관행을 바꾸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는 단순한 보조금 지급을 넘어 훨씬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비영리단체와 지역사회가 사회변화를 이끄는 핵심적인 기여자로 인정받는 미래를 상상하고 있다. 이같은 신뢰 기반의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필란트로피 분야의 사고방식과 문화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가 함께 변화해야 한다. 이는 지원기관들이 보다 공정하고 민주적인 미래를 위해 자신의 권력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다행히도 필란트로피 분야의 점점 더 많은 리더들이 대담하고, 도전적이며, 의미있는 제도적 변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역할과 구조에 대해 급진적으로 상상하며, 조직문화를 기업 중심에서 커뮤니티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리더들은 비영리단체의 건전성과 복지가 사회 발전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임을 인식하고 있다.
또한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는 소외된 공동체의 필요와 희망에 초점을 맞춘 자금 지원을 통해 책임에 대한 우리의 정의를 확장시켜, 자립과 사회정의로 향하는 길을 열어준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는 자금기관들은 모두를 위한 민주적인 미래를 실현하는 문화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 책에 담긴 사례들은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 활동에 정해진 답이 없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중심을 이루는 핵심 가치에는 변함이 없다. 한때 주변부에서만 제기되던 목소리가 이제는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강력한 목소리가 되었다. 이 운동은 아이디어의 힘이 필란트로피 활동을 어떻게 재편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특히 지원기관들이 권력을 기꺼이 내려놓고, 협력적인 힘을 구축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필란트로피 분야가 이러한 흐름을 유지해 더 나은 미래를 실현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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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ADY SALEHI
샤디 살레히는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 프로젝트의 공동설립자이자 상임이사이다. 그녀는 20년 이상 내러티브, 문화, 사회변화가 교차되는 영역에서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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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란트로피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의 부상
재단, 협력을 우선하다
SHAADY SALEHI
Summary. 지원기관들은 보다 공정한 방식으로 비영리단체와 협력하는 방식을 수용해 가고 있다. 이는 협력과 신뢰를 최우선에 두는 방식이다.
필자는 29세에 비영리단체 상임이사가 되었다. 이민자의 자녀로 어린 시절부터 사회적, 정치적 불평등을 인식했던 경험은 소셜임팩트를 지향하는 미디어 영역에서 커리어를 쌓는 동기가 되었다. 하지만 비영리 영역에 들어선 이후, 기대와 현실 사이의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몇 년간은 필자의 경력에서 가장 도전적인 시간이 되었다.
필자는 비영리단체의 젊은 리더로서 주당 평균 60시간을 일하면서 종종 밤늦게까지 보조금 제안서를 작성하곤 했다. 맡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시에 자신감과 건강을 유지하려 애를 썼다. 그 시절의 고된 경험을 떠올리면 트라우마처럼 아직도 몸서리가 쳐진다. 한 번은 화상 회의 중 한 기금 투자자가 필자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며, 동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질책한 적이 있었다. 또 한 번은 기금 투자자가 관심을 보인 주제에 대해 며칠간 전략 계획을 준비했지만, 단 한 푼의 지원금도 받지 못한 경험도 있다. 그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경험은 필자의 단체를 오랫동안 후원해 온 기관의 새로운 프로그램 담당자가 갑작스럽게 자금 갱신을 중단하면서, 단체 예산이 하루아침에 3분의 1로 줄어든 일이었다.
비영리단체의 리더로 일해본 사람이라면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필란트로피 분야 전반에 퍼져 있는 유해한 문화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모욕적인 상황이 너무나 흔하게 발생하다 보니, 이를 문제 삼기보다 ‘자금 지원을 위한 적절한 실사'와 ‘전략적 필란트로피'라는 명목하에 묵인하는 경우가 많다.
재단이나 중간지원조직이 비영리단체에 대해 지나친 통제권을 행사하면 사회변화를 촉진하는 데 필요한 환경을 만들 수 없다. 비영리단체가 지원기관들의 요구를 맞추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쏟는다면 필연적으로 단체의 미션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지원기관들의 자금 지원 방식과 규범이 되려 비영리단체가 추구하는 임팩트를 저해하는 모순을 낳고 있다.
지원기관을 향한 경종
수년간 비영리단체 리더들은 권력 구조를 개선하고, 제약 없는 자금 지원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했음에도, 그들의 변화 요구는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러 연구를 통해 필란트로피 분야의 관행이 비영리단체의 영향력을 저해하고, 인종 간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2020년에 들어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원기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정치적 혼란, 그리고 전 세계적 인종 정의 운동에 대한 대응으로 사업을 전면 재검토했다. 많은 기관들이 번거로운 보고 의무를 없애고 조건을 완화해 자금을 신속히 집행했다. 또한 비영리단체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용도 지정 보조금을 일반 운영 지원금으로 전환시키기도 했다.
물론 섹터 전반의 변화는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2020년의 대대적인 변화가 있기 수년 전부터 소수의 지원기관들이 신뢰와 협력에 기반한 접근 방식을 조직 운영에 적용해 왔다. 이들은 비영리단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비영리단체들은 ‘우리를 신뢰해달라’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에 응답한 지원기관들은 이러한 접근 방식을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자신의 자원과 시간을 모았다. 필자는 개인적인 동기와 더불어 그들의 비전에 감명을 받아, 이후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 프로젝트Trust-Based Philanthropy Project로 발전한 캠페인에 동참하게 되었다.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 프로젝트는 지원기관과 지원 대상 단체 간의 권력관계를 완화하기 위해 여섯 가지 자금 지원 관행을 개선한다는 소박한 목표를 갖고 2020년에 세워졌다. 이후 수백 개의 지원기관에 영향을 미치며, 용도 제한 없는 자금 지원, 서류 작업의 간소화, 현금 지급을 넘어서는 지원 방식의 도입을 촉진했다. 또한 신뢰 기반 기부를 실행하기 위한 도구와 자원을 제공해 기존 관행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우리가 얻은 한 가지 중요한 통찰은 관행을 바꾸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는 단순한 보조금 지급을 넘어 훨씬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비영리단체와 지역사회가 사회변화를 이끄는 핵심적인 기여자로 인정받는 미래를 상상하고 있다. 이같은 신뢰 기반의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필란트로피 분야의 사고방식과 문화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가 함께 변화해야 한다. 이는 지원기관들이 보다 공정하고 민주적인 미래를 위해 자신의 권력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다행히도 필란트로피 분야의 점점 더 많은 리더들이 대담하고, 도전적이며, 의미있는 제도적 변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역할과 구조에 대해 급진적으로 상상하며, 조직문화를 기업 중심에서 커뮤니티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리더들은 비영리단체의 건전성과 복지가 사회 발전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임을 인식하고 있다.
또한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는 소외된 공동체의 필요와 희망에 초점을 맞춘 자금 지원을 통해 책임에 대한 우리의 정의를 확장시켜, 자립과 사회정의로 향하는 길을 열어준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는 자금기관들은 모두를 위한 민주적인 미래를 실현하는 문화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 책에 담긴 사례들은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 활동에 정해진 답이 없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중심을 이루는 핵심 가치에는 변함이 없다. 한때 주변부에서만 제기되던 목소리가 이제는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강력한 목소리가 되었다. 이 운동은 아이디어의 힘이 필란트로피 활동을 어떻게 재편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특히 지원기관들이 권력을 기꺼이 내려놓고, 협력적인 힘을 구축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필란트로피 분야가 이러한 흐름을 유지해 더 나은 미래를 실현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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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ADY SALEHI
샤디 살레히는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 프로젝트의 공동설립자이자 상임이사이다. 그녀는 20년 이상 내러티브, 문화, 사회변화가 교차되는 영역에서 활동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