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란트로피]거액 기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풀뿌리 기부의 위기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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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란트로피 · 기금
거액 기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풀뿌리 기부의 위기와 가능성

2026-1


MARK DOBOSZ



Summary. 지난 4년간 비영리 섹터 전반에서 소액 기부가 줄어들며 사회혁신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적절한 전략을 갖춘 일부 단체들은 이러한 감소세를 뒤집고 소액 기부자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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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Ben Wiseman)


겉으로 드러난 수치만 보면 미국의 기부 생태계는 건재해 보인다. 2024년 미국의 자선 기부 총액은 5,925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1 그러나 이 수치는 기부자가 특정 집단으로 위험하게 쏠리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고 있다. 자선 기부를 하는 미국인 수는 5년 연속 감소해 2024년 한 해에만 4.5% 줄었으며, 이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2 2000년에는 미국 가구의 3분의 2가 자선 기부를 했지만, 지금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약 2,000만 가구가 더 이상 기부하지 않게 된 셈이다.3 사라진 수백만 명의 기부자들은 억만장자들이 아니다. 부유층이 여전히 기부를 이어가고, 심지어 그 규모를 키우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결국 교사, 간호사, 소상공인, 고정 소득으로 살아가는 은퇴자, 청년 등 풀뿌리 기반을 이루던 이들의 기부 감소분을 메우는 데 그치고 있다.


현재 기부자의 단 3%가 전체 자선 기금의 78%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사회혁신의 존속 자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4 지역사회 기반 단체들은 단순한 재원 확보를 넘어 정당성 확보, 이해관계자의 지지와 참여, 사회적 자본 형성을 위해 소규모 지역 기부에 기댄다. 공동체 기반이 약화되면 단체들은 재단 지원금과 정부 계약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러한 재원은 자율성을 제약하고 짧은 사업 기간을 요구하며, 지원 기관의 우선순위가 바뀌는 순간 쉽게 사라진다. 사회혁신은 고질적인 문제에 새로운 접근을 시험하고, 커뮤니티가 주도하는 해법을 만들어내며, 계산된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그러나 재원 확보가 점점 소수로 집중되는 엘리트 집단의 선호에만 의존하게 된다면, 혁신에 필요한 다양한 관점, 분산된 실험, 인내 자본은 결국 사라지고 말 것이다.



붕괴는 현실이며, 가속화되고 있다

12,500개 이상의 단체를 대상으로 기부금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FEFundraising Effectiveness Project는 소액 기부자의 감소 추이를 분기별로 기록해왔다. 이 자료를 보면 단체 유형, 지역, 활동 분야를 막론하고 뚜렷하고 일관된 패턴이 나타난다. 2024년 5,000달러 이상의 고액 기부는 소폭 증가했지만, 나머지 모든 기부자층은 꾸준한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가장 가파른 감소는 100달러 미만 기부자층에서 나타났는데, 이들은 전체 기부자의 50%를 차지하는 풀뿌리 기반으로, 이 비중 역시 줄어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5


더 심각한 문제는 기존 기부자들을 계속 붙잡아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체들이 우편 모금, 디지털 광고, 이벤트 등을 통해 신규 기부자 확보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지만, 기부자의 80%는 단 한 번의 기부 후 이탈한다. 2025년 기준 전년도 기부자 중 다시 기부하는 비율, 즉 전체 기부자 유지율도 31.9%까지 떨어졌다.6 매년 절반 이상의 기부자를 잃는 상황에서 비영리단체는 뛰고 또 뛰어도 제자리인 러닝머신 위에 서 있는 처지다.


릴리 패밀리 필란트로피 스쿨Lilly Family School of Philanthropy의 연구를 보면, 2000년부터 2018년까지 모든 인구통계 집단에서 기부율이 감소했으며, 그 양상은 인종, 소득, 연령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7 그중에서도 젊은 기부자층은 특히 큰 과제다. 이들은 처음 기부를 시작하는 금액 자체가 크지 않고, 제도권 기관에 대한 신뢰도도 낮은 편이다. 결혼, 내 집 마련, 자녀 출생과 같은 생애 전환점은 그동안 기부 참여를 촉발해 온 계기였지만, 이러한 전환점에 이르는 시점도 점점 늦어지고 있다. 또한 크라우드펀딩이나 개인 간 직접 기부 같은 대안적 기부 방식에 대한 선호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야말로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비영리단체의 미션을 지탱할 핵심 기부자들이다. 지금 진정성 있는 관계 형성을 통해 이 세대를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제도권 기부의 세대 기반이 무너지는 위험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왜 이런 위기가 나타나는가?

풀뿌리 기부의 전반적 감소를 설명하는 주요 원인으로 최소 다섯 가지를 꼽을 수 있다.


1. 세제 혜택 축소로 커진 기부 부담

2017년 감세 및 일자리법Tax Cuts and Jobs Act 제정으로 기본 공제액이 거의 두 배로 늘어나면서, 납세자 10명 중 9명이 기부금에 대한 항목별 공제 혜택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경제학자들은 기부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고, 실제로 그렇게 나타났다. 전미경제조사국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NBER의 연구에 따르면, 이 정책 변화로 2018년 한 해에만 기부액이 약 200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8 어반-브루킹스 조세정책센터Urban-Brookings Tax Policy Center의 자료는 세제 변화로 인한 가구 참여율의 급격한 감소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자선 기부에 항목별 공제를 신청한 가구 수가 약 3,700만에서 2018년 1,600만으로 줄었고, 중간 소득 가구의 비율은 17%에서 5.5%로 떨어졌다.9


이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입법 조치는 엇갈린 결과를 낳았다. 의회는 2026년부터 표준 공제를 적용받는 납세자들도 기부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1,000달러의 자선 기부 공제를 영구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항목별 공제에는 새로운 하한과 상한을 설정했다.10 그러나 1,000달러라는 한도는 기부자 기반을 유의미하게 확대하거나, 이 공제를 활용하는 기부자들의 기부 규모를 늘리는 데에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2.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비영리단체 신뢰도

미국인들의 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은 이제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불신은 비영리단체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11 큰 화제를 불러모은 댄 팔로타Dan Pallotta(저자 겸 활동가)의 TED 강연, 가이드스타GuideStar의 투명성 이니셔티브, 평가 기관들의 공동 캠페인과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간접비 신화'는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 있다. 그 결과 상당수 기부자들이 '낮은 간접비'를 '뛰어난 성과'와 동일시하며, 비영리단체가 인프라, 인재, 평가에 충분히 투자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한다. 바로 이 역량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핵심임에도 말이다.12


비영리단체에 대한 신뢰 문제는 기부자가 단체와의 가치관 불일치를 인식할 때 더욱 커진다. 한때 지원하던 기관들, 특히 대학들의 이념적 성향이 바뀌어 더 이상 선뜻 지원하기 어렵다고 느낄 때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우려가 실제 철학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든 이념 갈등을 둘러싼 담론의 영향이든,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기부자가 해당 기관을 더 이상 지원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게 된다는 점이다. 다만 주목할 점은 '비영리 섹터' 전체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58%에 불과하지만, 자신이 실제로 지원하는 특정 단체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80%를 넘는다는 사실이다.13 신뢰하지 않는 단체를 굳이 지원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이는 신뢰 하락의 원인이 개별 단체에 있다기보다, 비영리 섹터 전반의 효과성, 투명성, 가치관 일치 여부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3. 가계 재정을 조여오는 경제적 압박

한 가정이 노후 대비 저축과 자선 기부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대개 노후 대비가 우선된다. 이런 선택은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빠듯한 경제 사정 속에서 내린 합리적 대응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거시경제 지표는 많은 가구가 이런 현실적 이유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가려버리는 경향이 있다. 2024년 GDP가 5.3% 성장하고 S&P 500 지수가 23.3% 급등했음에도, 많은 지역에서 주거비는 폭등했고 의료비는 가계 예산에서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학자금 대출은 자산 축적을 지연시키고 많은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수십 년째 제자리 걸음이다.14


간단히 말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소득이 기부 여력을 좌우한다. 중산층 상당수는 이미 그 여력이 줄어든 상태다. 또한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어든 독신 여성은 비슷한 소득 감소를 겪은 남성이나 기혼 부부보다 기부를 계속 이어가는 경향이 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취약성이 특정 기부자 층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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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Ben Wiseman)


4. 기부 공동체 기반의 약화

오늘날 미국 사회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사회적 연결의 위기'라고 부른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사회적 결속의 약화는 자선 기부를 지탱해온 관계 기반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기부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16 친구가 모금 행사에 함께 가자고 권할 때, 동료가 직장 내 기부 캠페인을 앞장설 때, 나눔이 자연스러운 공동체에 속해 있을 때 기부에 나서게 된다. 그러나 사회적 관계망이 좁아지면서, 후원 요청을 거래가 아닌 자연스러운 부탁으로 받아들이게 해주던 호혜적 관계의 그물망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기술은 이러한 추세에 더욱 속도를 높였다. 온라인상의 연결은 늘었지만 깊이 있는 관계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우리는 후원할 만한 여러 이슈를 스크롤하며 훑어보지만, 기부로 이어지게 하는 주변 사람들의 지속적인 권유와 영향은 좀처럼 경험하지 못한다. 여기에 종교 기관의 전반적인 영향력 약화 역시 단순히 주일 예배 참석자가 줄어드는 문제를 넘어 이 추세를 더욱 가속화했다. 신앙 공동체는 그동안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나눔을 핵심 가치로 실천해 보이며, 기부를 지속하게 하는 공동체적 책임감을 부여하는 등 기부 문화를 익히는 토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종교 기부는 1980년대 중반 전체 자선 기부액의 56%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25%에 그친다.)17 종교 기관들이,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구심력을 잃어갈 때 사라지는 것은 비단 십일조만이 아니다. 이들이 오랜 시간 가꿔온 기부 문화 전반도 함께 약화된다.


“종교 기관들이 미국 내에서도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구심력을 잃어갈 때, 

사라지는 것은 비단 십일조만이 아니다. 

이들이 오랜 시간 가꿔온 기부 문화 전반도 함께 약화되는 것이다.”


더욱이 젊은 세대는 그동안 기부 참여의 계기가 되었던 삶의 주요 이정표들을 더 늦게 경험하거나, 아예 건너뛰기도 한다. 자선 기부는 결혼과 부모가 된 이후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인생의 전환이 학교, 공원, 사회 안전망 같은 공동체 인프라에 대한 관심과 책임감을 높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밀레니얼과 Z세대가 이런 전환점을 20대가 아닌 30대 중·후반에 맞이하게 되면, 원래 수십 년에 걸쳐 이어졌을 기부 참여 기간이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5. 새로운 기부 방식으로 인한 기부 생태계의 파편화

젊은 기부자들이 기부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2021년 이후 밀레니얼 세대의 참여율은 16%, Z세대의 참여율은 22%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의 기부 방식은 미국의 기부 문화를 지탱해 온 장기적인 관계 구축 과정을 우회하는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다.18


고펀드미GoFundMe 같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는 개인이 개인에게 직접 기부할 수 있다. 이런 플랫폼은 의료 응급상황, 재난 구호, 장례비처럼 급박한 개인적 위기에 대응하는 데는 효과적이다. 하지만 비영리단체가 제공하는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지원 활동을 뒷받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임팩트 투자의 경우, 사회적 가치가 있는 곳에 상당한 규모의 자본 투입이 가능하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1조 1,90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소셜 임팩트 펀드가 재정적 수익과 사회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벤처에 투자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적정 주거Affordable housing, 재생에너지, 소액금융 같은 분야에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어드보카시 활동이나 스스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취약 계층을 위한 서비스처럼 순수 공공재 성격의 영역에 필요한 기금 지원까지 대체할 수는 없다.19 마지막으로 '가치 소비'도 또 다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은 구매 결정을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보는 경향이 있으며, 소비를 또 다른 형태의 기부로 받아들인다.


이런 새로운 기부 방식들을 단순한 경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그러나 구조적인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단체들 입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자원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수천 건의 소규모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은 합산하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만들어내지만, 교육 제도 개혁이나 과도한 수감 문제 해결처럼 구조적 변화에 필요한 수준의 조직적 힘을 모으기는 어렵다.



사회혁신에 닥친 위협

사회혁신에 필요한 장기적인 안목의 자금 지원을 현재의 기부 환경이 계속 뒷받침할 수 있을까? 풀뿌리 기부가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고 파편화된다면, 사회혁신 생태계 전반에는 어떤 파장이 미칠까?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제프리 캐나다Geoffrey Canada의 할렘 아동·청소년 존Harlem Children’s Zone 모델이다. 그는 훗날 대규모 공익 투자를 실제로 끌어낼 만큼의 성과를 입증하기까지 수년에 걸쳐 이 모델을 개발했다. 영유아기부터 대학까지 이어지는 통합적 지원 서비스, 가정을 대상으로 한 집중 지원, 수십 년에 걸친 지역사회 변화까지 아우르는 접근이었던 만큼, 이 모델은 긴 호흡을 필요로 했다. 실제로 효과를 거뒀지만, 그 변화가 가시화되기까지 긴 학습과 조정의 과정이 필요했다. 그 기간 동안 성과가 보이기 전부터 자원을 투입하며 지속적으로 함께하겠다는 파트너들의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했다.


지원 자금이 소수의 대형 자금원에 집중될수록 혁신의 폭은 좁아진다. 그럴수록 비영리단체들은 주요 기부자의 선호는 물론, 이들의 위험 회피 성향에도 한층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주요 기부자들이 검증된 방식을 선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기부자 기반이 줄어들고 기부자 유지율마저 급락하는 상황에서 비영리단체들 역시 단기적 안정을 우선하게 된다. 그 결과 혁신이 설 자리는 줄어든다. 커뮤니티 주도의 솔루션을 시험하고, 사후 대응보다 예방에 초점을 맞추며,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해결 방식을 개발하는 단체들, 다시 말해 비영리 섹터에서 가장 혁신적인 단체들이 오히려 가장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직원 급여를 맞추기에도 급급한 상황에서 과감한 새 접근을 시도할 여력은 없다.


한편, 기부 자원이 소수 엘리트 중심으로 배분되는 구조에서는 획기적인 혁신에 가장 필요한 주변화된 이들의 관점이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다. 동시에 유색인종 커뮤니티가 주도하거나 이들을 지원하는 단체들은 필요에 비해 턱없이 적은 자금 지원을 받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빈곤 문제를 해결할 가장 좋은 아이디어는 그 문제를 직접 경험한 사람에게서 나온다. 효과적인 형사사법 개혁 방안 역시 수감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커뮤니티에서 나오며, 교육 혁신에도 열악한 여건의 학교 학생, 가족, 교사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풀뿌리 단체들이 혁신 생태계에 참여할 자원조차 갖지 못할 때, 결국 획기적인 해법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관점을 잃게 된다.


오랫동안 지역 주민들의 수많은 소액 기부에 기대어 운영해 오던 지역사회 기반 단체들이 재단 보조금과 정부 위탁사업에 의존하게 된다면, 섹터 전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보자. 이러한 자금원은 직원들의 시간을 소모하는 보고 의무를 부과하고 사업 운영의 유연성을 제약한다. 또한 지원 기관의 우선순위가 바뀔 경우 조직은 재정적 불안정에 쉽게 노출된다. 이러한 취약성 속에서는 혁신은커녕 지속적인 단체 운영 자체도 어려워진다. 수천 개의 지역 단체가 동시에 재정 불안을 겪을 때, 그 파장은 개별 단체를 넘어 지역사회 전체로 번진다. 서비스 공백이 생기고 고용은 줄어들며, 주민들이 지역 문제에 함께 대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온 공동체 인프라를 잃게 된다.


기부 재원이 소수 엘리트에 집중되어 국제적 활동마저 이들의 시각과 우선순위를 과도하게 반영하게 된다면, 글로벌 차원의 혁신 역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반면 출신국과 유대를 이어가는 디아스포라 커뮤니티를 포함해 미국의 기부 기반이 더욱 다층적으로 확장된다면, 현지 맥락에 깊이 뿌리내린 접근 방식을 이끌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국의 한 병원에 후원금을 보내는 이민자 간호사는 현지의 보건의료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바라본다. 아무리 정교한 분석 틀을 갖추었더라도 현지와 멀리 떨어진 재단 프로그램 담당자들은 알기 어려운 현장만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부 재원이 소수 엘리트의 시각과 우선순위에 과도하게 편중된다면, 

글로벌 차원의 혁신 역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필란트로피가 민주화될수록, 

현지 맥락에 깊이 뿌리내린 접근 방식을 이끌어낼 수 있다.”



하락세를 되돌리는 일곱 가지 전략

이러한 추세는 우려스럽지만, 이 흐름을 거슬러 성과를 내는 단체들도 있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혁신적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부자 기반을 다시 세우는 데 효과가 입증된 일곱 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1. 정기 기부를 기본값으로 설정하라

전체적으로 기부자 유지율은 42.9%에 머무는 반면, 월정기 기부자는 이 비율이 80%를 넘는 경우가 많다.20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밀키트로 익숙해진 구독 모델은 간편하고 부담 없는 방식으로 후원하려는 기부자들의 필요와 잘 맞아떨어진다. 이 방식을 잘 활용하는 단체들은 정기 기부를 별도로 선택해야 하는 부가 옵션으로 두지 않고, 기본 선택지로 제시한다. 기부 양식에서는 매월 기부 옵션을 눈에 띄게 배치하고, "월 25달러로 연간 300끼를 제공합니다"처럼 기부를 지속했을 때의 누적 효과를 설명하며 편리함을 강조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런 방식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동물 보호소의 경우 한 번 동물을 입양한 사람들을 월정기 '동물 보호자' 프로그램의 후원자로 전환하고, 환경 단체는 분기별 활동 성과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정기 멤버십을 운영하며, 푸드뱅크는 월정기 기부를 단순한 후원금 납부가 아니라 굶주림 없는 사회를 만드는 공동체에 함께하는 일로 제시하는 식이다. 기부자의 20%만 월정기 기부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기부자 생애 가치와 수입 예측 가능성이 눈에 띄게 개선된다.21 이러한 효과가 5년 동안 누적되면, 단체의 지속 가능한 수입은 두 배로 늘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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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Ben Wiseman)


2. 소홀하기 쉬운 중간 규모 기부자층에 투자하라

1,000달러에서 25,000달러 사이를 기부하는 중간 규모 기부자midlevel donors들은 종종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다. 고액 기부 담당자가 개별적으로 관리하기에는 수가 너무 많지만,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일괄적인 소통만으로는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더 많은 관심과 관계 형성을 필요로 하지만, 그만큼 높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부자들이다. 이는 매우 큰 기회를 놓치는 일이다. 중간 규모 기부자의 유지율은 전체 기부자 평균보다 20~30%포인트 높을 뿐 아니라, 이들 가운데 15~25%는 매년 기부 규모를 늘린다. 미래의 고액 기부로 이어질 중요한 기반이기도 하다.


연구에 따르면,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고소득 기부자는 참여하지 않는 기부자보다 두 배 이상 많이 기부하며, 개인적 관계 형성은 지속적인 기부를 이끌어내는 핵심 요인으로 나타났다.22 별도 브리핑, 리더십 모임, 프로그램 현장 방문과 같은 더 적극적인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중간 규모 기부자 프로그램은 고액 기부자 관계 구축에 비해 비용이 훨씬 적게 들면서도 기부자 유지율과 기부 증액률을 크게 끌어올린다.


예를 들어, 대학은 몇천 달러 초반대를 기부하는 젊은 동문들을 위한 기부자 모임을 만들고 분기마다 교수진의 연구 발표를 중심으로 한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의료 기관은 중간 규모 기부자에게 병원 내부 운영 현장을 둘러보는 투어와 의료 책임자와의 대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며, 예술 단체는 드레스 리허설 관람 기회를 열어주고 아티스트 리셉션에 초대할 수 있다.


3. P2P(개인 간) 모금을 활용하라

P2PPeer-to-Peer 캠페인은 캠페인당 평균 300명의 신규 기부자를 유입시키며 전통적인 마케팅으로는 닿기 어려운 네트워크까지 연결해 주지만, 많은 단체는 이를 전략적인 기부자 확보 방안으로 바라보기보다 일회성 캠페인 수단으로만 여긴다.23 하지만 P2P 캠페인 기부자의 40~60%는 해당 단체에 처음 기부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신뢰할 수 있는 관계망을 통해 들어온 기부자들인 만큼, 기부 이후 적절한 후속 관리가 뒷받침된다면 다른 채널을 통해 확보한 기부자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유지율을 보인다.


효과적인 P2P 캠페인을 운영하려면 지속적이고 전략적인 운영 기반이 필요하다. 활용도 높은 캠페인 도구, 명확한 메시지 전략, 펀드레이저 교육, 그리고 새롭게 유입된 기부자에 대한 체계적인 후속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P2P 모금에 성공하는 단체들은 이를 단순한 연례행사로 보지 않고, 연중 이어지는 관계 구축 전략으로 인식한다. 예를 들어 의학 연구 단체가 환자 가족을 모금 앰배서더로 위촉해 개인 모금 페이지, 이메일 템플릿, 소셜 미디어용 이미지, 정기적인 코칭 세션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환경 단체는 지구의 날이나 마라톤, 생일 같은 개인 기념일에 맞춰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모금 캠페인을 기획·운영하게 할 수 있고, 청소년 지원 단체는 이사진, 직원, 프로그램 수료생을 모금 앰배서더로 조직해 활동하게 할 수 있다.


4. 기술을 활용하여 관계를 개인화하라: 자동화가 아닌 진정성으로

인공지능은 잠재 기부자를 발굴하고, 이탈 위험을 예측하며, 소통 시점을 최적화하는 데 강력한 도구가 된다. 그러나 지나친 자동화는 사람 사이의 진정성 있는 관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 핵심은 인공지능을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을 더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만드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고액 기부 담당자는 기부 여력 분석과 기부 성향 예측 모델링을 활용해 기부자 관리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그러나 기부자와의 첫 연결만큼은 전화 통화, 손편지, 직접 만남처럼 사람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이 바람직하다. 이메일 캠페인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제목 문구를 최적화하고 발송 시점을 예측할 수 있지만, 스토리텔링에서는 실제 성과를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챗봇이 일상적인 문의에 응대할 수 있더라도, 복잡한 질문은 담당 직원이 이어서 응대하도록 해야 한다.


인간적 관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단체들은 기부자 확보 비용 효율이 25~4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부자 만족도를 유지하거나 높이려면, 기술을 통해 확보한 시간을 직원들이 더 의미 있는 기부자 관계를 구축하는 데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5. 임팩트에 대해 과감할 정도로 투명하게 전달하라

신뢰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지금, 단체들은 보기 좋게 꾸민 연례 보고서를 넘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부자들은 점점 더 무엇이 효과가 있었는지뿐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 실패했는지, 그리고 그 실패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담은 체계적인 평가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것은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투명성은 단순히 평가 데이터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단체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운영상의 결정, 전략적 우선순위와 그에 따른 선택에 대한 솔직한 소통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완벽함을 내세우는 것보다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신뢰를 쌓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철저한 투명성을 실천하는 단체들은 기부자 신뢰도와 유지율이 높고, 입소문을 통한 추천도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구체적인 실천은 성공 사례만이 아니라 기대에 못 미친 사업까지 공개하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공유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재무보고서는 법적 공시 의무를 이행하는 수준을 넘어 자원 배분 결정과 운영 투자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해야 하고, 리더들 역시 단체가 안고 있는 전략적 딜레마를 가감 없이 드러낼 필요가 있다. 성과 보고서에는 입증된 성과는 물론, 아직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부분도 함께 명시해야 한다.


몇 가지 사례를 들면, 채리티:워터charity:water는 GPS 좌표와 사진을 통해 모든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기브다이렉틀리GiveDirectly는 현금 지원의 강점과 한계를 함께 분석한 상세한 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도너스추즈DonorsChoose는 기부된 물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교사들이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한다.


6. 기부자 조언 기금(DAF)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모금 담당자들은 기부자 조언 기금Donor-Advised Funds, DAF에 쌓여 있는 2,5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때로는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자금이 장기간 묶여 있을 수 있다는 우려, 기부자의 익명성(관계 형성을 어렵게 만드는), 그리고 기금을 관리하는 운용기관의 존재 때문이다. 그러나 데이터에 따르면 대부분의 DAF 기부자들은 실제로 기금을 적극적으로 집행하고 있으며, 연평균 약 12건의 지원 대상을 추천한다.24


단체들은 기부 양식에 DAF 기부 안내를 포함하고 필요한 정보를 눈에 띄게 제공하는 등, DAF 기부가 더 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교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캠페인에서는 긴급성과 즉각적인 효과를 강조해 기부금 집행이 더 빠르게 이루어지도록 유도하고, 기부자와의 소통에서는 연말 세액공제 마감 시한과 기부처 추천 기회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또한 피델리티 채리터블Fidelity Charitable, 슈왑 채리터블Schwab Charitable과 같은 DAF 운용기관과 관계를 구축하여 기부처 검색 결과에서 눈에 잘 띄고 우선적으로 노출될 수 있게 해야 한다.


7. 기빙 서클과 집단 기부 모델을 확산하라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집단 기부Collective giving는 37만 명 이상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31억 달러 이상을 모금했고, 그 규모는 향후 5년 안에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25 대표적인 사례로는 여러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소셜 벤처 파트너스Social Venture Partners, 지역재단을 통해 운영되는 여성 기빙 서클,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의 기부 커뮤니티, 기금을 함께 조성하는 종교 기반 기부 프로그램 등이 있다. 이러한 방식은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는 것보다 공동체 안에서 함께 결정하는 과정에 더 가치를 두는 기부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기반이 탄탄한 비영리단체들은 전통적인 기부 방식에 선뜻 참여하지 않던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빙 서클과의 파트너십을 모색해야 한다. 지역재단은 행정 인프라를 제공해 기빙 서클의 운영을 지원하되, 기금 지원에 관한 결정권은 서클 구성원들이 직접 내리도록 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단체들은 더 넓은 지역사회 연계 전략의 일환으로, 기빙 서클을 대상으로 단체 활동과 사업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 일부 비영리단체는 자신들의 활동 분야에 초점을 맞춘 기빙 서클을 직접 육성해, 이를 참여자의 리더십 개발과 기부자 관계 강화의 도구로 활용할 수도 있다.


기빙 서클 참여자들은 단순히 기부 대상을 변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부 자체를 늘려 전체 기부 규모를 확대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지지하는 사회적 의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넓혀간다. 이들 중 다수는 기빙 서클을 통해 처음 후원했던 단체의 고액 기부자로 성장하기도 한다.



이제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

물론 개별 조직의 전략도 중요하다. 특히 각 조직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섹터 전반의 흐름은 더 크고 구조적인 힘에 의해 좌우된다. 따라서 이러한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느 한 비영리단체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며, 보다 폭넓은 정책 변화와 문화적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풀뿌리 기부 문화를 회복하기 위해 소셜 섹터가 공동으로 추진해야 할 세 가지 큰 과제를 짚어보자.


1. 조세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

최근 법제화된 1,000달러 보편적 자선 기부 공제는 긍정적인 변화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시작에 불과하다. 중산층의 기부 참여를 실질적으로 유도하려면, 부부 기준 5,000달러 이상으로 공제 상한선을 대폭 높여야 한다. 또한 항목별 공제 적용 납세자에 대해서는 새로 도입된 조정총소득의 0.5% 공제 하한선을 없애되, 공제 상한선은 폭넓게 유지해야 한다. 기업 기부 공제 하한선 역시 시행 전에 철회할 필요가 있다. 기업 기부는 1980년대 세전 이익의 2% 수준에서 오늘날 겨우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기부를 더욱 위축시키는 정책은 공익적 관점에서도 타당성을 찾기 어렵다.


비영리단체들은 인디펜던트 섹터Independent Sector, 전미 비영리단체 협의회National Council of Nonprofits, 그리고 분야별 연대체 등 연합 기구를 통해 공동으로 이러한 제도 개선을 촉구해야 한다. 2025년 세법 개정 논의는 이러한 변화를 추진할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이런 정책적 기회가 언제까지나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2. 기부 인프라와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

2012년부터 225억 달러 이상을 모금한 기빙튜즈데이GivingTuesday는 집중적인 관심과 공동체 차원의 참여가 기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26 그러나 하루짜리 캠페인만으로는 부족하다. 기부 문화를 가꾸려면 이를 뒷받침할 상시적인 노력도 함께 필요하다.


교육 기관은 시민 참여와 기부 소양을 높이는 내용을 교육 과정 전반에 녹여내야 한다. 봉사 학습, 학생 주도의 기금 배분 활동, 사회 문제를 탐색하는 교과 과정은 식견을 갖춘 미래의 기부자를 길러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종교 참여와 자발적 결사체 같은 전통적인 사회화 경로가 약화되고 있는 만큼, 학교가 시민 의식을 키우는 데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


지역재단, 협회, 리서치 센터 같은 기부 인프라 기관들은 다양한 방식의 기부를 알리고, 잘못된 통념을 바로잡으며, 함께하는 나눔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는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사회적 인식 확산 캠페인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초고액 기부만이 아니라 의미 있는 참여와 자신의 형편에 비례한 나눔 역시 인정하고 격려해야 한다. 한 서민 가정이 소득의 5%를 기부했다면, 그것 또한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일이다.


3. 성과 평가와 효과성의 기준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간접비 신화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이유 중 하나는 비영리 섹터가 단체의 역량을 평가할 더 나은 프레임워크를 아직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체를 간접비 비율 중심으로 평가하는 관행에서 벗어나려면, 복잡성을 인정하고 책임성과 함께 학습의 가치도 중시하는 체계적인 평가 역량을 갖추는 데 투자해야 한다.


단체들은 당사자 피드백, 혁신적 프로그램을 위한 발전적 평가, 성과와 실패를 모두 투명하게 공유하는 보고 체계와 같은 다양한 접근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펀더들 역시 평가를 재정 지원 없이 떠넘겨지는 의무나 최소화해야 할 간접비 항목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런 평가 역량에 대한 투자도 함께 지원해야 한다.


기브웰GiveWell의 체계적인 평가 프레임워크와 채리티 네비게이터Charity Navigator의 다면적 평가 등급은 진일보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영리 섹터에는 측정하기 쉬운 성과를 내는 단체들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성과를 추구하는 단체들에도 적용할 수 있는 평가 방식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가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할 일

2,000만 기부 가구의 이탈은 단순한 모금 문제를 넘어, 사회혁신의 토대가 되는 시민 기반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아직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월정기 기부 프로그램, 중간 규모 기부자 관리, P2P 모금, 인공지능 기반의 기부자 관계 강화, 철저한 정보 공개, DAF 활용, 집단 기부 파트너십 등, 이 글에서 제시한 전략을 실행에 옮긴 단체들은 이미 감소세를 반전시키며 지속 가능한 기부자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 단체의 역량과 상황에 맞는 한두 가지 전략부터 선택하자. 직원이 적은 소규모 단체라면, 대규모 자원 투입 없이도 인식과 운영 방식의 전환만으로 시작할 수 있는 월정기 기부 확대와 전면적인 정보 공개부터 추진해볼 수 있다. 모금 체계를 갖춘 단체라면 중간 규모 기부자 프로그램과 P2P 캠페인에 투자해 기부자 저변을 효율적으로 넓힐 수 있다. 큰 규모의 단체나 재단의 리더들은 자신들의 기금 배분 결정이 기부 자원의 집중 현상을 심화시킬 수도, 완화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풀뿌리 단체에 대한 기금 지원, 참여형 기금 배분 방식의 도입, 혁신을 위한 다년간의 유연한 자금 지원은 모두 기부 자원의 과도한 집중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한다.


세금 정책, 신뢰 약화, 경제적 압박, 인구구조 변화, 파편화된 기부 채널 등 우리가 마주한 문제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해법 역시 분명 존재한다.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기부자 한 사람 한 사람과의 관계를 하나씩 다시 쌓아가며 미국 기부 생태계의 민주적 토대를 재건하겠다는 지속적인 의지다. 아울러 고액 기부뿐 아니라 폭넓은 참여 역시 가치 있게 여기는 정책과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사회혁신은 시장과 정부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시민사회가 얼마나 대응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역량은 다시, 새로운 실험을 지속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면서도 다양한 관점을 포용할 수 있도록 다각화되어 있고, 대중의 신뢰를 이끌어낼 민주적 정당성까지 갖춘 기부 재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사회 전반의 기부 참여를 회복하는 일은 단순히 모금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민주주의 자체의 문제다.





참고

1     Giving USA 2025, “Giving USA 2025: U.S. Charitable Giving Grew to $592.50 Billion in 2024, Lifted by Stock Market Gains,” June 24, 2025.

2     Fundraising Effectiveness Project, “FEP Q4 2024 Report,” April 25, 2025; Fundraising Effectiveness Project, “QFEP Q3 2025 Report,” December 18, 2025.

3     Indiana University Lilly Family School of Philanthropy, “The Giving Environment: Understanding Pre-Pandemic Trends in Charitable Giving,” July 27, 2021.

4     Fundraising Effectiveness Project, “FEP Q4 2024 Report,” April 25, 2025.

5     같은 책.

6     Fundraising Effectiveness Project, “Quarterly Fundraising Report,” December 18, 2025.

7     Women’s Philanthropy Institute, “Women Give 2024: 20 Years of Gender & Giving Trends,” December 17, 2024.

8     Xiao Han, Daniel M. Hungerman, and Mark Ottoni-Wilhelm, “Tax Incentives for Charitable Giving: New Findings from the TCJA,” NBER, July 2024.

9     Urban-Brookings Tax Policy Center, “How Did the Tax Cuts and Jobs Act Change Personal Taxes?” January 2020.

10     PNC Insights, “Philanthropic Giving: Headwinds and Tailwinds Analysis 2025,” July 31, 2025.

11     Edelman, “2020 Edelman Trust Barometer report,” January 20, 2020.

12     Dan Pallotta, “The Way We Think About Charity Is Dead Wrong,” March 2013.

13     Edelman, “2020 Edelman Trust Barometer report,” January 20, 2020.

14     PNC Insights, “Philanthropic Giving: Headwinds and Tailwinds Analysis 2025,” July 31, 2025.

15     Women’s Philanthropy Institute, “Women Give 2024,” December 17, 2024.

16     WHO Commission on Social Connection, “From Loneliness to Social Connection: Charting a Path to Healthier Societies,” June 30, 2025.

17     Business Initiative, “Philanthropic Landscape 2025: How $592.5B in Giving Transforms Nonprofit Strategy,” September 10, 2025.

18     같은 책.

19     Scott R. Lange, “Navigating the Evolving Landscape of Philanthropy,” Giving USA Insights, February 10, 2025.

20     Fundraising Effectiveness Project, “Quarterly Fundraising Report,” December 18, 2025.

21     같은 책.

22     Bank of America and Indiana University Lilly Family School of Philanthropy, “2025 Bank of America Study of Philanthropy: Charitable Giving by Affluent Households,” 2025.

23     Todd Baylis, “8 Strategies to Overcome 2024’s Biggest Fundraising Challenges,” Giving USA, February 19, 2024.

24     National Philanthropic Trust, “2025 Donor-Advised Fund Report,” August 21, 2025.

25     Dorothy A. Johnson Center for Philanthropy, “11 Trends in Philanthropy for 2025,” March 17, 2025.

26     GivingTuesday, “Generosity Sweeps the Globe,” December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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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DOBOSZ

마크 도보즈는 코네티컷주 브리지포트에 있는 모자이크 시니어 라이프Mozaic Senior Life의 필란트로피 부문 부사장이다. 교육, 의료, 장애인 복지, 지역사회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40년 넘게 비영리 리더로 활동해왔다. 그 과정에서 1억 달러 이상을 모금하고, 수백만 달러 규모의 캠페인을 주도했으며, 종합적인 모금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저서로는 <Beyond the Ask>와 <Beyond the Culture>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