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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빙서클을 완성하다
2025-4
SHWETA TANEJA
Summary. 경제적으로 취약한 여성들에게, 다른 여성의 성장을 위해 기부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을까? 인도에서 활동하는 버즈위민의 기빙서클은 이 질문에 대해 실천으로 답하고 있다.

인도 카르나타카주의 한 마을에서 버즈위민 인도의 한 트레이너가 여성들을 대상으로 재무 회복탄력성에 대한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버즈위민 인도)
2023년 말, 풀뿌리 비영리단체 버즈위민Buzz Women은 이례적인 시도를 했다. 자신들이 지원해 온 지역사회 여성들에게 기부를 요청한 것이다.
버즈위민 공동설립자인 우타라 나라야난Utthara Narayanan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우리는 그동안 만나온 여성들에게, 다른 여성들과 그 가족들이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데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2012년 인도 벵갈루루에서 설립된 버즈위민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여성들에게 재무·경영·창업 교육을 제공하여, 그들이 재무적 안정을 이루는 데 필요한 역량과 도구를 갖추도록 돕는 것을 미션으로 하고 있다.
나라야난은 여성들에게 그들이 받았던 금융 문해력 교육을 다른 여성들에게도 제공하기 위해 하루 1루피(약 0.012달러), 연간 365루피(약 4.27달러)를 기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액수만 놓고 보면 얼핏 적은 금액처럼 보이지만, 5인 가족 기준 월 소득이 약 1만 5,000루피(약 175달러)에 불과한 이들에게는 여전히 큰 결심이 필요한 액수이다.
나라야난의 요청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012년에 버즈위민 교육을 이수했던 데밤마Devamma는 고향인 툼쿠르에서 벵갈루루에 있는 버즈위민 본부까지 버스를 타고 찾아왔다. 그녀는 놀란 직원들 앞에 365루피가 담긴 현금 상자를 당당히 내려놓았다. 데밤마는 교육을 통해 수년간 이어져 온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고, 가족을 위해 저축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받은 도움을 다른 누군가를 위해 돌려주고 싶었다.
버즈위민 인도는 현재 감비아, 조지아, 우크라이나, 탄자니아, 케냐 등 6개국으로 확장된 버즈위민 네트워크가 시작된 곳이다. 버즈위민은 현재까지 인도 카르나타카주 12개 지역에서 데밤마와 같은 70만 명 이상의 여성들을 교육해 왔다. 이틀간 진행되는 집중교육에서 교육생들은 저축 방법, 사업 성장 전략, 대출 상환 및 재대출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금융 주제를 배우게 된다. 교육 이후에는 겔라티스gelathis로 불리는 여성 자원봉사자 네트워크를 통한 학습이 이어진다. 겔라티스는 칸나다어로 '친구'를 뜻하며, 이들은 교육생들의 멘토로서 동료학습과 재무적 조언을 제공하는 그룹을 조직하고, 경제적 어려움이 닥칠 때 상호부조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오늘날 카르나타카주 전역에는 1만 3,000명에 달하는 겔라티스들이 네트워크를 이뤄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2023년, 나라야난은 샥티 펀드Shakti Fund라 이름 붙인 기빙서클giving circle을 조성하기 위해 겔라티스들에게 기부를 요청했다. 샥티는 '힘'을 뜻하는 단어로, 인도 전역에서 숭배되는 주체적이고 강인한 힌두 여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2019년, 나라야난이 이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했을 당시, 200명에 이르는 단체 직원들과 이사회, 심지어 일부 겔라티스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단체가 지원해야 할 대상인 경제적으로 취약한 여성들에게 어떻게 기부를 요청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라야난의 생각은 달랐다. "늘 도움을 받는 위치에 있었던 여성들에게, 누군가를 위해 다시 베풀 수 있는 기회는 그 자체로 강력한 임파워먼트가 됩니다. 다른 사람을 돕는 데 기여하는 경험은, 이들이 각자의 공동체에서 리더로 성장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줄 것입니다."
나라야난은 이 구상을 시범적으로라도 실행해 보자며 강하게 밀어붙였다. 때마침 데밤마가 예기치 않게 사무실을 찾아와 연간 기부금 전액을 내놓으면서, 팀에서도 이 아이디어를 시험해 보자는 뜻이 모였다. 하지만 버즈위민에는 실행을 위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 이 단체의 교육을 받은 여성들 가운데 상당수는 은행 계좌나 휴대전화가 없었고, 생활비 지출과 저축 모두 현금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현금을 직접 모으는 방식은 팀원들이 강도나 범죄에 노출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인도 정부는 현금 중심의 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했고, 그 결과 금융 접근성이 낮았던 가정들 역시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직불카드를 발급받게 되었다. 버즈위민에게는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버즈위민은 샥티 펀드 시범사업을 보다 안전하게 실행할 수 있었다.
2024년 기준, 샥티 펀드는 인도에서 180만 루피약 2만 700달러를 모금했다. 이는 버즈위민 인도가 인도 내에서 거두는 전체 수입의 약 1.5퍼센트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한 추가로 연간 약 150만 달러 규모의 재원을 민간 기부자들과 금융 재단 및 기업의 보조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주요 후원처로는 아디티아 비를라 캐피털 재단Aditya Birla Capital Foundation, 레인매터 재단Rainmatter Foundation, 씨티 재단Citi Foundation 등이 있다.
버즈위민 인도는 올해 말까지, 교육을 수료한 70만 명의 여성 전원을 대상으로 샥티 펀드를 확대할 계획이다. 나라야난은 이 여성들의 참여를 동력으로 삼아, 향후 5년 안에 조직의 재무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나라야난은 "진정한 성장은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직접 이끌기 시작할 때 일어난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버즈위민의 다음 행보에 대해, 조직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겔라티스들이 새로운 마을에서 재무관리 교육을 주도할 수 있도록 그들을 훈련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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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WETA TANEJA
슈웨타 타네자는 작가이자 언론인이며, 전략적 기금마련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글로벌 경험을 쌓은 소셜임팩트 분야 리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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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
SHWETA TANEJA
Summary. 경제적으로 취약한 여성들에게, 다른 여성의 성장을 위해 기부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을까? 인도에서 활동하는 버즈위민의 기빙서클은 이 질문에 대해 실천으로 답하고 있다.
인도 카르나타카주의 한 마을에서 버즈위민 인도의 한 트레이너가 여성들을 대상으로 재무 회복탄력성에 대한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버즈위민 인도)
2023년 말, 풀뿌리 비영리단체 버즈위민Buzz Women은 이례적인 시도를 했다. 자신들이 지원해 온 지역사회 여성들에게 기부를 요청한 것이다.
버즈위민 공동설립자인 우타라 나라야난Utthara Narayanan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우리는 그동안 만나온 여성들에게, 다른 여성들과 그 가족들이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데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2012년 인도 벵갈루루에서 설립된 버즈위민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여성들에게 재무·경영·창업 교육을 제공하여, 그들이 재무적 안정을 이루는 데 필요한 역량과 도구를 갖추도록 돕는 것을 미션으로 하고 있다.
나라야난은 여성들에게 그들이 받았던 금융 문해력 교육을 다른 여성들에게도 제공하기 위해 하루 1루피(약 0.012달러), 연간 365루피(약 4.27달러)를 기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액수만 놓고 보면 얼핏 적은 금액처럼 보이지만, 5인 가족 기준 월 소득이 약 1만 5,000루피(약 175달러)에 불과한 이들에게는 여전히 큰 결심이 필요한 액수이다.
나라야난의 요청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012년에 버즈위민 교육을 이수했던 데밤마Devamma는 고향인 툼쿠르에서 벵갈루루에 있는 버즈위민 본부까지 버스를 타고 찾아왔다. 그녀는 놀란 직원들 앞에 365루피가 담긴 현금 상자를 당당히 내려놓았다. 데밤마는 교육을 통해 수년간 이어져 온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고, 가족을 위해 저축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받은 도움을 다른 누군가를 위해 돌려주고 싶었다.
버즈위민 인도는 현재 감비아, 조지아, 우크라이나, 탄자니아, 케냐 등 6개국으로 확장된 버즈위민 네트워크가 시작된 곳이다. 버즈위민은 현재까지 인도 카르나타카주 12개 지역에서 데밤마와 같은 70만 명 이상의 여성들을 교육해 왔다. 이틀간 진행되는 집중교육에서 교육생들은 저축 방법, 사업 성장 전략, 대출 상환 및 재대출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금융 주제를 배우게 된다. 교육 이후에는 겔라티스gelathis로 불리는 여성 자원봉사자 네트워크를 통한 학습이 이어진다. 겔라티스는 칸나다어로 '친구'를 뜻하며, 이들은 교육생들의 멘토로서 동료학습과 재무적 조언을 제공하는 그룹을 조직하고, 경제적 어려움이 닥칠 때 상호부조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오늘날 카르나타카주 전역에는 1만 3,000명에 달하는 겔라티스들이 네트워크를 이뤄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2023년, 나라야난은 샥티 펀드Shakti Fund라 이름 붙인 기빙서클giving circle을 조성하기 위해 겔라티스들에게 기부를 요청했다. 샥티는 '힘'을 뜻하는 단어로, 인도 전역에서 숭배되는 주체적이고 강인한 힌두 여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2019년, 나라야난이 이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했을 당시, 200명에 이르는 단체 직원들과 이사회, 심지어 일부 겔라티스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단체가 지원해야 할 대상인 경제적으로 취약한 여성들에게 어떻게 기부를 요청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라야난의 생각은 달랐다. "늘 도움을 받는 위치에 있었던 여성들에게, 누군가를 위해 다시 베풀 수 있는 기회는 그 자체로 강력한 임파워먼트가 됩니다. 다른 사람을 돕는 데 기여하는 경험은, 이들이 각자의 공동체에서 리더로 성장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줄 것입니다."
나라야난은 이 구상을 시범적으로라도 실행해 보자며 강하게 밀어붙였다. 때마침 데밤마가 예기치 않게 사무실을 찾아와 연간 기부금 전액을 내놓으면서, 팀에서도 이 아이디어를 시험해 보자는 뜻이 모였다. 하지만 버즈위민에는 실행을 위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 이 단체의 교육을 받은 여성들 가운데 상당수는 은행 계좌나 휴대전화가 없었고, 생활비 지출과 저축 모두 현금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현금을 직접 모으는 방식은 팀원들이 강도나 범죄에 노출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인도 정부는 현금 중심의 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했고, 그 결과 금융 접근성이 낮았던 가정들 역시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직불카드를 발급받게 되었다. 버즈위민에게는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버즈위민은 샥티 펀드 시범사업을 보다 안전하게 실행할 수 있었다.
2024년 기준, 샥티 펀드는 인도에서 180만 루피약 2만 700달러를 모금했다. 이는 버즈위민 인도가 인도 내에서 거두는 전체 수입의 약 1.5퍼센트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한 추가로 연간 약 150만 달러 규모의 재원을 민간 기부자들과 금융 재단 및 기업의 보조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주요 후원처로는 아디티아 비를라 캐피털 재단Aditya Birla Capital Foundation, 레인매터 재단Rainmatter Foundation, 씨티 재단Citi Foundation 등이 있다.
버즈위민 인도는 올해 말까지, 교육을 수료한 70만 명의 여성 전원을 대상으로 샥티 펀드를 확대할 계획이다. 나라야난은 이 여성들의 참여를 동력으로 삼아, 향후 5년 안에 조직의 재무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나라야난은 "진정한 성장은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직접 이끌기 시작할 때 일어난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버즈위민의 다음 행보에 대해, 조직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겔라티스들이 새로운 마을에서 재무관리 교육을 주도할 수 있도록 그들을 훈련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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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WETA TANEJA
슈웨타 타네자는 작가이자 언론인이며, 전략적 기금마련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글로벌 경험을 쌓은 소셜임팩트 분야 리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