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 일반]대학교육의 시스템 변화를 주도하는 필드 촉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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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일반 · 교육
대학교육의 시스템 변화를
주도하는 필드 촉매자

대학혁신 특별호


KELLY HODGINS · CHAD LUBELSKY



Summary. 맥코넬 재단의 리코드Re-Code 이니셔티브는 캐나다 대학교육의 혁신 구조를 재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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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은 오랫동안 교육과 학습이라는 핵심 기능을 통해 사회 발전의 중심이 되어 왔다. 그러나 사회적 요구가 변화하면서, 지역 및 공동체 발전을 주도하는 ‘시민 행위자civic actor’ 역할을 수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대학교육 기관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가 스스로 의제를 설정하는 방식의 변화는 좋은 의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협력을 가능하게 하도록 제도적 구조와 조직 문화를 새롭게 설계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사회적 인프라의 형성을 촉진하고 확산시키는 ‘필드 촉매자field catalyst’가 필요하다. 수백 년 된 제도의 위계적 시스템과 인센티브 구조를 바꾸려면, 워튼과 에반스가 설명한 것처럼 ‘시스템이 특정한 방식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구성 요소와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정렬해야 한다. 시스템은 저절로 변하지 않기 때문에, 행동과 의도를 일치시키려면 필드 촉매자가 필요한데, 후세인, 플러머, 브린은 필드 촉매자를 ‘타인의 노력을 증폭시키고 아이디어를 위한 장과 행동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만들어내는 중개 조직’이라고 정의했다.


2016년, 캐나다 대학교육에서 협력이 부족하고 부문 간 장벽이 존재함을 인식한 맥코넬 재단은 필드 촉매자로서의 역할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맥코넬 재단은 단순한 자금 지원 기관이 아니라, 전략적 학습 파트너이자 조정자, 역량 강화자, 중립적 중개자로서 활동한다. 따라서 혁신가, 영향력 있는 인물, 행정가, 교수진, 정책결정자 간의 관계를 연결하고, 대학교육 전반에 사회혁신 실천을 확산·가속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위치에 있었다. 이를 위해 리코드Re-Code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킨 것은 80년 이상 고등교육과 함께해온 재단 역사에서 자연스러운 진화였다.


지식 생산과 확산, 풍부한 물적·인적·재정적 자산, 그리고 다양한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갖춘 대학은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창출하고 확산할 수 있는 독보적 위치에 있다. 우리의 역할은 대학들이 이러한 자산을 지역사회와 사회 전체의 공동 번영을 위해 창의적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우리의 비전은 대학이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공동체가 번영할 때 기관이 성공적으로 기능했다고 평가받는 미래다.



생태계를 촉진한다

캐나다의 많은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내려 하지만, 교육 부문의 규모와 복잡성으로 인해 단일 기관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부문 전체의 변화는 한 기관의 권한을 넘어서는 일이다. 피터 센지와 할 해밀턴이 말했듯, 지금 필요한 것은 시스템 리더십으로, ‘더 큰 체계를 보고, 성찰과 보다 생산적인 대화를 촉진하며, 단기적 문제 해결에서 미래의 공동 창조로 집단적 초점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과 전문대학을 대표하는 전국 네트워크, 학생·교수·행정 담당자 등 부문별 조직은 중요한 조정 역할을 수행하지만, 이들 조직의 권한과 역량을 넘어서는 방식으로 부문 전체의 혁신을 촉진할 필요가 여전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회원 조직은 ‘소셜 R&D’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다.


리코드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고, 시스템을 긍정적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혁신을 주류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유사한 동기를 가진 사람들을 연결하며, 자금·도구·지식·인적 자원을 투입함으로써 우리는 진보적 아이디어를 시험하는 위험과 유망한 시도를 확산시키는 부담을 떠안는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는 대규모 회원 조직이 지지하고, 다른 후원자들이 실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


회원 조직이 각 분야에서 깊은 전문성을 갖고 있는 반면 리코드는 특정 주제에 얽매이지 않는 폭넓은 시야가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우리는 대학 내 다양한 구성원인 고위 리더, 행정가, 교수, 학생뿐 아니라 정부, 회원 조직, 재단, 후원자 등 외부 이해관계자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이를 통해 연결고리를 만들고, 다양한 업무 방식을 가시화하며, 예상치 못한 연대를 형성할 수 있다.



현장에서 변화를 촉진한다

대학교육 부문에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풍부하지만, 이를 실제로 임팩트 있는 프로젝트로 전환하는 경로는 불투명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바로 여기서 필드 촉매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새로운 경로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최근 지원 사례가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들이 가을 학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던 시기에, 하나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대학들이 협력하여 수강 인원이 많은 과목을 중심으로 가장 우수한 디지털 교육 자료를 모은 공동 저장소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교수진이 여름 동안 강의 개발을 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돕자는 제안이었다. 이 아이디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우리는 몇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아이디어는 교수진, 단과대 학장, 교무처장 등 대학교 안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맡은 이들에게 고르게 호응을 얻고 있었지만, 특정 회원 기관 하나의 책무나 소관에 명확히 속하지 않았다. 또한 이전에 시도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상당한 수준의 위험을 수반하고 있기도 했다.


이처럼 잠재적 기회와 여러 공백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리코드는 이상적인 조정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우리는 관심 있는 대학들을 소집하고 워킹그룹을 조직하며 프로젝트에 추진력을 불어넣을 조정자를 채용했다. 몇 주 만에 프로젝트는 자생력을 얻었고, 디지털 자원을 공유하는 새로운 대학 컨소시엄이 그해 가을 출범을 준비하게 되었다.


중립적 중개자이자 시스템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진 기관은 내부에서 발생하는 혁신에 지속적인 추진력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탈식민화와 토착화 분야에서 선도 기관으로 널리 인정받으며 다른 대학들로부터 정기적으로 조언과 현장 방문 요청을 받는 파트너인 유콘칼리지와의 대화에서 우리는 부문 전반에 걸친 역량 강화와 지식 공유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또한 유콘칼리지는 이를 수행하기에 자연스럽게 적합한 위치에 있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우리는 기회를 발견했다. 단일 기관으로서는 대학 부문 전체 프로젝트를 추진할 재원과 소집력이 부족했지만, 그 잠재력은 충분히 존재했다.


우리는 몇몇 파트너를 소집해 캐나다 전역의 대학과 전문대학에서 총장 60명과 원주민 리더들을 초청하는 최초의 5일간 진실과 화해 인스티튜트로 발전하게 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형성된 연결은 구체적인 실행계획으로 이어졌고, 이는 대학교육 분야 전반에 걸쳐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냈고, 이 중요한 영역에서의 진전을 한층 가속화했다.


리코드의 ‘혁신을 증폭하고 서로 연결하는’ 전략은 이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시스템 내에 잠재력은 존재했지만, 이를 점화할 촉매가 필요했을 뿐이다. 우리의 역할은 주체들을 연결하고, 이전에는 없던 경로를 만들기 위해 소액의 자금을 지원하며, 아이디어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미 시스템 변화의 징후를 목격하고 있다. 대학들이 서로, 그리고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캠퍼스 특정 영역이 아닌 부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이 강화되고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사회적 임팩트에 주목하는 기관의 수와 집중도 역시 늘어나고 있다. 2017년과 2020년에 열린 총장 원탁회의에서는 대학의 지역사회 참여가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환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 결과 캠퍼스와 지역사회 간 경계가 보다 유연해지고, 이에 따라 지역사회 참여에 투입되는 자원도 증가하고 있다.



성찰과 교훈

맥코넬 재단의 활동은 관계에 초점을 맞추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을 선호하고,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이들과 함께 진행되어 왔다.


우리에게 대학교육 시스템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그 안의 관계 역학을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대학교육 현장을 탐색하며 많은 교훈을 얻었으며, 이를 ‘대학이 작동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사고모형으로 정리하여 다양한 관계 역학을 가시화하고자 한다.


1. 대학 거버넌스는 단선적 위계라기보다 산맥에 가깝다. 서로 다른 봉우리는 학생, 동문, 교수, 총장, 이사회 등을 나타낸다. 각 기관은 고유한 산맥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고유한 권력 구조를 지닌다. 대학과 협력할 때는 이 산맥의 구조를 이해하고, 어떤 봉우리에 어떤 목적으로 영향을 미치려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 중심이거나 오랜 역사를 지닌 대학에서는 교수와 동문이라는 봉우리가 가장 높게 솟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지역사회 연계나 학부 교육에 중점을 둔 신흥 대학에서는 학생 봉우리가 가장 높은 경우도 있다.


2. 특히 규모가 큰 대학일수록 각 부서가 마치 봉건 영지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되어, 조직 간 협력이 어렵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자신이 변화를 일으키려는 분야에서 가장 역량 있는 부서와 협력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체로 이는 총장과 함께 비전을 수립하고, 부총장과는 제도적 추진을, 학장 및 행정가들과는 실행 단계를 함께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마리나 킴과 앤지 퓨셀이 지적했듯, 이러한 접근은 하향식 접근top-down과 상향식 접근bottom-up을 동시에 병행해야 한다. 리코드는 대학 및 전문대학 총장들과 협력해 프로그램 방향을 설정하고, 이후 관련 행정 책임자들과 함께 핵심 활동을 구체적으로 실행했다.


3. 여러 대학 또는 경쟁 관계에 있는 기관과 협력할 때는, 각 학교의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더 큰 사회적 목적, 즉 ‘공동의 목적’을 먼저 설정하는 것이 수월하다. 캐나다의 경우, 이러한 공통 의제는 ‘화해reconciliation’였으며, 최근에는 정신 건강과 다양성·형평성·포용성이 활발한 협업을 촉진하는 주요 주제로 떠올랐다.


4. 물론 대학들에게 ‘하나의 사회운동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쉽지만, 실제로 대학은 여전히 자율성과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협력으로 인해 경쟁적 위협을 덜 느끼는 비경쟁적 대학과 함께 일하는 것이 더 수월한 경우가 많다.


우리는 캐나다 고등교육 리더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놀라운 수준의 동료애와 협력 정신에 늘 감탄한다. 우리가 함께 일하는 이들은 서로에게서 배우기를 열망하며, 대학교육의 변혁적 가능성을 굳게 믿는다. 무엇보다 그들은 이 시스템이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인식이 파트너들 사이에 공유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협력을 구축하는 일이 훨씬 수월하다. 함께 더 나은 방식을 찾으려는 진정한 관심은 ‘대학이 자교만을 우선시한다’는 고정관념을 뒤집는다. 우리는 이 학습 여정에 동행하며, 파트너들의 비전이 실현되는 과정에 일조할 수 있었음에 깊이 감사한다.


대학처럼 분절되고 경쟁적인 부문에서 일할 때는 시스템 변화를 촉진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코드는 시스템 변화에 대해, 개별 구성 요소 그 자체보다 요소들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바라본다. 따라서 우리의 모든 노력은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굳건히 해야 할 이유와 경로를 만드는 데 집중되어 왔다. 우리는 이 접근방식이 특정 사례를 넘어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자신의 노력이 자칫 ‘바다물 전체를 끓이려는 시도’처럼 막연하다고 느껴지는 이들이라면, 우리와 같은 관계 중심 접근이 어떻게 깊고 지속적인 시스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함께 탐색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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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LY HODGINS

켈리 호진스는 맥코넬 재단의 ‘리코드(Re-Code)’ 이니셔티브 프로그램 담당자이다. 리코드는 캐나다의 대학과 전문대학이 사회적 임팩트를 확대하도록 지원한다. 켈리는 지역사회 기반 연구자로서의 경험과 학생들이 공동체에서 사회변화를 이끄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지도해온 교육자로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시스템 수준의 사회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CHAD LUBELSKY 

채드 루벨스키는 맥코넬 재단의 고등교육 및 공익 저널리즘 프로그램을 총괄한다. 재단 합류 전에는 사회적 기업 생트로폴 루랑(Santropol Roulant)의 전무이사로 활동했다. 자원봉사 활동으로는 몬트리올 어썸 재단(Montreal Awesome Foundation)의 공동 창립 의장을 지냈으며, 현재 오픈노스(Open North) 이사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