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 일반]어댑티브 디자인, 변화를 만드는 새로운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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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일반
어댑티브 디자인,
변화를 만드는
새로운 방식

2016 WINTER


MAYA BERNSTEIN · MARTY LINSKY



Summary. 변화는 즐겁고, 변화는 어렵다. 이 두 진실 사이에는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 극복해야 할 커다란 장벽이 존재한다. 하지만 디자인씽킹과 어댑티브 리더십이라는 영향력 있는 두 실천 방법을 결합하면, 사회혁신가는 창의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접근으로 변혁적인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다.



2009년, 베이징올림픽 펜싱 단체전 은메달리스트인 팀 모어하우스Tim Morehouse에게 최고를 향한 열망이 늘 있었던 건 아니었다. 어린 시절, 팀은 집중력과 목표의식이 부족한 아이였지만, 펜싱을 접하고 원대한 꿈을 꿀 수 있는 원동력과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다. 펜싱이 규율, 연습, 인내 그리고 넓은 시야를 강조하는 스포츠라는 점에서, 그는 펜싱을 삶의 본질적인 도전을 이해하는 도구로 생각한다.


오늘날 모어하우스는 사회운동가이자 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사명은 펜싱이 상류층만을 위한 스포츠라는 인식을 깨고, 모든 아이와 성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이 다양한 형태의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검투 장면을 접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친숙함을 활용해 아이들, 특히 도심의 소외된 소년소녀들에게 펜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다. 그는 펜싱을 통해 아이들이 성공적인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자질을 갖출 수 있다고 믿었다.


펜싱을 통해 아이들을 성장킨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나섰을 때, 그는 거대한 장벽에 부딪히게 되리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학교나 체육관이 펜싱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개인이 펜싱을 시작하려면 장비 구입에 드는 비용 부담이 상당히 컸기 때문이다. 게다가 펜싱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수준의 지도를 할 수 있을 만큼 훈련된 체육 교사도 극히 드물었다.


모어하우스는 디자인씽킹 전문 회사인 아이데오IDEO와 협력해 몇 가지 기준을 충족하는 펜싱 장비를 개발했다. 이 장비는 펜싱의 본질을 유지해야 했고, 비용이 진입 장벽이 되지 않도록 충분히 저렴해야 했다. 또한 펜싱에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교사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사용범이 간단해야 했다. 아이데오의 디자인씽킹 과정을 통해 개발된 프로토타입 장비는 대체로 모어하우스의 목표를 충족했다. 예를 들어, 표준 펜싱 장비에는 각 선수와 채점기를 연결하는 코드가 있는데, 이 기능은 수천 달러에 달한다. 아이데오는 각 선수의 플뢰레Fleuret(펜싱에서 사용되는 가벼운 검)를 전자 득점 장치와 연동하는 비교적 저렴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하지만 펜싱계의 기득권은 모어하우스를 펜싱의 미래를 이끌어갈 리더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개발한 혁신적인 장비들 역시 환영받지 못했다. 그들은 이러한 혁신이 ‘진정한 펜싱’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오랜 훈련을 거친 사람만이 펜싱을 가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모어하우스의 시도를 위협으로 간주하며, 그의 프로젝트를 저지하려고 했다. 모어하우스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펜싱을 보급할 수 있는 해결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 시기 모어하우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뉴욕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이 글의 필자인 마티 린스키와 나란히 앉게 되었다. 이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두 사람은 어댑티브 리더십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모어하우스는 이 문제를 변화 적응적 관점adaptive perspective에서 바라보며, 자신의 프로젝트가 펜싱을 깊이 아끼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익숙하고 소중한 환경을 잃게 만드는 위협으로 비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들 중 상당수는 겉으로는 펜싱 참여 확대라는 목표를 지지했지만, 펜싱이 가진 배타성을 포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망설이고 있었다.


모어하우스는 어댑티브 리더십의 도구들을 활용해 펜싱의 배타적 가치를 고수하는 사람들과 조직을 참여시키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개발했다. 그는 이제 펜싱계의 기득권이 자신의 목표 달성을 방해하거나 심지어 좌초시킬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는 그러면서 그들이 느끼는 위협감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자신의 활동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가능한 한 그들의 우려를 수용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개혁가가 아닌 펜싱의 지속적인 발전을 바라는 그들의 열망을 구현하는 사람으로 인식되도록 자신의 접근 방식을 바꿨다.


그 후 모어하우스는 아이데오로 돌아와 혁신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장비 개발 작업을 재개했다. 그는 느리지만 꾸준하게 뜻을 함께하는 펜싱계 구성원들과 협력하며, 청소년들 사이에서 펜싱이 확산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그의 프로젝트는 점차 긍정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성황리에 진행된 몇 차례의 시연 행사를 통해 이 종목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의 노력으로 1만 5천 명 이상의 학생이 펜싱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들 대부분은 저소득 지역 학교에 다니고 있는 청소년들이다. 그와 그의 팀은 펜싱을 가르칠 체육 교사 115명을 양성했으며, 현재 미국 9개 주 50개 이상의 학교에서 펜싱을 교육하고 있다. 뉴욕시에서만 이번 학년도에 5,000명 이상의 학생이 방과후 프로그램과 정규 대표팀 등 다양한 펜싱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변화의 두 얼굴

디자인씽킹과 어댑티브 리더십은 조직의 실천 방법 중 널리 인정받은 것으로 체계적인 변화를 이끄는 강력한 도구들이다. 두 방법론은 각각이 태동한 환경을 반영하며, 그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발전해왔다. 서부 해안의 산물인 디자인씽킹은 낙관적이고 유쾌하며, 밝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혁신성및 기업가정신을 강조한다. 반면 동부 해안에서 탄생한 어댑티브 리더십은 실용적이고 엄격하며, 진지하고 격식을 중시한다. 그리고 제도적인 기반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전통적 권위Establishment'에 뿌리를 둔다. 


디자인씽킹의 기원은 디자인을 ‘사고의 방식’으로 정의한 사회과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 허버트 A. 사이먼Herbert A. Simon의 연구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5년 동안은 디자인씽킹이 스탠퍼드대학교의 하소 플래트너 디자인 연구소Hasso Plattner Institute of Design(흔히 d.school로 알려짐)와 밀접히 연관되어 왔는데, 항공 산업부터 의료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의 실무자들이 d.school을 찾아 디자인씽킹을 배우고 있다. 한편 어댑티브 리더십은 하버드대학교 케네디 스쿨Kennedy School에서 시작되었다. 현직 또는 예비 정치인이나 정책 결정자, 경영진 등 다양한 분야와 역할을 가진 이들이 이곳에서 어댑티브 리더십을 배우고 있다. 각 실천 방식에는 그 중심이 되는 대표 기관이 있다. 디자인씽킹은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Palo Alto에 본사를 둔 글로벌 디자인컨설팅 회사 아이데오가 주도하고 있고, 어댑티브 리더십은 뉴욕의 컨설팅 기업 케임브리지 리더십 어소시에이츠Cambridge Leadership Associates가 종가를 자처하고 있다

 

디자인씽킹은 데이비드 켈리와 톰 켈리의 저서 제목처럼, ‘창의적 자신감creative confidence’의 정신을 갖고 있다. 이 방법론은 변화를 주도하는 이들이 내면의 창의력과 희망 그리고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가르친다.(데이비드 켈리는 d.school의 설립자이며, 그는 동생 톰 켈리와 함께 아이데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어댑티브 리더십은 로널드 A. 하이페츠Ronald A. Heifetz의 저서 <리더십에는 쉬운 답이 없다Leadership Without Easy Answers>이 말해주듯 냉혹한 현실주의를 상징한다. 이 방법론은 변화를 이끄는 리더가 자신의 일이 어렵고, 위험하며,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고, 개인적으로도 극심한 고통을 겪을 수 있음을 받아들이도록 가르친다. (하이페츠는 케네디스쿨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케임브리지 리더십 어소시에이츠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이 글의 필자인 우리를 소개하자면, 마야 번스타인은 디자인씽킹 실천 경험을 갖고 있고, 마티 린스키는 어댑티브 리더십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린스키는 하이페츠와 함께 그의 첫 번째 리더십 관련 저서를 확장해 두 권의 책을 공동 집필했다.) 우리는 각자 또는 함께 일하며, 두 접근 방식 중 어느 것도 고객과 협업할 때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디자인씽킹은 흥미롭고 빠르게 진행되며, 접근성이 뛰어난 작업 방식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디자인씽킹은 주어진 과제의 근간이 되는 규범, 가치, 행동에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어댑티브 리더십은 거칠고 직설적이며 복잡한 과정이지만,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 역학 관계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 접근법은 종종 감정적으로 소진되거나 지나치게 부정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또한 방 안의 코끼리(조직 내에서 모두가 인지하고 있지만 불편하거나 민감해서 논의하지 않는 중요한 문제)를 드러낼 수는 있지만, 정작 코끼리를 길들일 수 있는 도구는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디자인씽킹과 어댑티브 리더십이 서로를 보완하고, 실질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디자인씽킹과 어댑티브 리더십의 상호보완 효과에 주목한 것은 비단 우리만이 아니다. 크리스 어틀Chris Ertel과 리사 케이 솔로몬Lisa Kay Solomon은 최근 저서 <영향력을 만드는 순간들Moments of Impact>에서 이 두 접근 방식을 결합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강조하며, 오늘날 디자이너는 '변화 적응적 도전adaptive challenges의 세계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각 실천 영역이 서로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이론적으로 탐구함으로써 이러한 통찰을 발전시켰고, 두 영역을 통합하는 방법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팀 모어하우스 같은 혁신가와의 협업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복잡한 변화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방식으로써 디자인씽킹과 어댑티브 리더십이 결합된 하나의 유기적인 통합 접근법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어댑티브 디자인adaptive design이라 명명하였다. 이 접근법은 두 실천 영역을 개척한 이들의 연구를 기반으로 하며, 다양한 난제에 직면한 개인과 조직을 지원해 온 우리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또한 두 개념을 깊이 있게 통합하면 각각의 접근법만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였다.



디자인씽킹, 그 가능성과 한계

디자인씽킹에서 실천가들은 인간 중심 디자인human-centered design의 원칙을 적용해 비즈니스, 사회, 교육 분야의 문제를 해결한다. 인간 중심 디자인은 사람을 설계 과정의 중심에 두는 걸 의미한다. 제품 디자인 분야에서 시작된 이 접근법의 기본 원칙은 간단하다. 예를 들어, 의자를 설계한다면 하루 여덟 시간 동안 앉아 있을 사람을 위해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디자인씽킹 실천가들이 이 방법을 저비용 헬스케어와 같은 서비스 분야나 더 나은 학교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 같은 조직 개선 분야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디자인씽킹은 공감empathy, 정의definition, 아이디어 도출ideation, 프로토타입prototyping의 네 단계로 이루어진 순환적 과정이다.


첫 번째 단계인 공감의 목적은 사용자 또는 수혜자의 실제 필요를 파악하는 데 있다. 디자인씽킹 과정의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2007년, 스탠퍼드대학교의 한 학생팀은 개발도상국에서 사용할 신생아 인큐베이터를 재설계하는 과제를 맡았다. 이들은 네팔 카트만두 현지 병원의 신생아 병동을 방문했다. 이들은 곧바로 새로운 인큐베이터를 설계하는 대신 지역사회의 여성들을 관찰하고,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삶을 깊이 이해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들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통찰을 얻었는데, 그것은 대부분의 네팔 미숙아들이 농촌 지역에서 태어나 병원까지 도착하지 못하고 사망한다는 사실이었다.


디자인씽킹의 두 번째 단계인 정의에서는 공감 단계에서 도출한 통찰을 바탕으로 과제를 재정의한다. 이 단계에서 디자이너는 두 가지 목적을 위한 언어를 만들어낸다. 그 목적 중 하나는 과제를 구체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과제를 기회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어떻게 하면 우리가~할 수 있을까?How Might We' 질문법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은 초기 과제였던 '미숙아를 위해 더 나은 병원용 인큐베이터가 필요하다'를 '어떻게 하면 최대한 많은 미숙아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까?'로 재정의했다. 이러한 도구는 디자이너가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하는 동시에 창의적인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마지막 두 단계(아이디어 도출, 프로토타임)에서 디자이너는 잠재된 창의력을 끌어내 실행 가능성과 영향을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한다. 아이디어 도출 단계에서는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단계에서는 아이디어의 양이 질보다 중요하고, 엉뚱하고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기발한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를 전제한다. 프로토타입 단계에서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모형을 빠르게 제작한다. 이 단계의 목표는 개발된 아이디어가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다. 스탠퍼드대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엠브레이스 인큐베이터Embrace Incubator라는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침낭처럼 생긴 가볍고 작은 이 기기는 최대 4시간 동안 신생아를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 기기의 가격은 25달러에 불과하며, 끓는 물에 담그는 것만으로 재충전이 가능하다. 산모가 아기를 병원으로 보다 쉽게 이동시킬 수 있게 해주는 이 새로운 인큐베이터는 농촌 지역의 영아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디자인씽킹의 강점 | 디자인씽킹을 활용하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상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디자인씽킹의 실천자들은 실패하거나 실수할 수 있는 용기를 기르게 되고, 모든 문제는 아니더라도 상당수의 문제를 디자인적 접근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된다. 디자인씽킹의 과정은 직관적이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또한 개인과 조직 모두에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은 '디자인 마인드design mind'로 일할 때 더 낙관적이고, 협력적이며, 위험을 감수하려는 태도를 더 많이 보인다.

 

디자인씽킹의 한계 | 많은 경우, 디자인씽킹의 강점은 기존 조직에 가장 큰 위협으로 인식된다. 그리고 디자인씽킹은 그 위협이 초래하는 결과를 다룰 개념적, 실천적 도구를 갖추고 있지 않다. 협업, 창의성, 빠른 실행, 실패에 대한 관용 같은 디자인씽킹의 요소들은 종종 조직이 가진 문화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신생 조직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환영받을 수 있지만 보다 안정되고 오래된 조직에서는 오히려 위협으로 받아들여진다. 조직 안에서 누군가가 디자이너처럼 사고하고 행동하기 시작하면, 기존 질서는 흔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변화가 너무 급진적일 경우에는 디자인씽킹을 실천하는 살마들의 입지가 위태로워지기도 한다.



어댑티브 리더십, 그 가능성과 한계

어댑티브 리더십을 다른 리더십 접근법들과 구별짓는 핵심 원칙은 두 가지다. 첫째, 리더십은 직위와 무관하게 누구나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리더십은 위험하고, 불편하며, 때로는 체제를 뒤흔드는 급진적인 작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어댑티브 리더십은 두 가지 중요한 핵심적인 차이를 강조한다. 하나는 ‘권한authority 행사와 리더십 실행 사이의 차이’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적 문제technical problems와 변화 적응적 문제adaptive challenges 사이의 차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권위를 행사한다. 권위자는 방향을 제시하고 보호를 제공하며 질서를 유지한다. 권위를 가진 사람이 자기 역할을 유능하게 수행하지 않는다면, 어떤 가족도, 조직도, 국가도 생존하고 번영할 수 없다. 권위의 행사는 중요한 일이지만,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과는 다르다. 사실 리더십은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대에 도전하는 일이다. 리더십이란 사람들이 들어야 할 말을 전하는 것이다. 특히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과 들어야 할 것이 다를 때 더욱 그러하다. 사람들의 기대에 도전하는 것은 저항과 반발을 불러일으킨다. 이것이 리더십이 위험한 이유다.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 안와르 사다트Anwar Sadat에게 물어보라.


어댑티브 리더십은 기술적인 문제technical problem에 집중하지 않는다. 기술적인 문제는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으며, 해결책 또한 뚜렷하게 존재한다. 반면, 변화 적응적 문제adaptive challenge는 명확히 규정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 과정은 종종 개인의 자아정체성을 위협하기도 한다. 다리가 부러진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치료는 복잡한 작업일 수 있지만, 의료 전문지식을 능숙하게 적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 반면 파킨슨병이나 다발성 경화증, 암과 같은 질병을 다루는 일은 전혀 다르다. 이런 경우, 낯설고 반갑지 않은 현실에 적응해야 하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변화의 무게가 고스란히 주어진다.


어댑티브 리더십은 불편하다. 사람들이 상실을 겪고 이를 극복하도록 돕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긍정적인 변화에는 저항하지 않는다. 새 직장에서 일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도시로 이사하거나,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거나, 복권에 당첨되는 일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소중하게 여기는 무언가를 내려놓아야 할 때는 두려움과 저항을 느낀다. 따라서 어댑티브 리더십의 과제 중 하나는 모든 변화에 수반되는 상실을 파악하는 것이다. 어댑티브 리더십은 관찰observation, 해석interpretation, 개입intervention이라는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관찰observation 단계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당면한 일에서 한걸음 물러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바라본다. 어댑티브 리더십을 따르는 이들은 이러한 활동을 '발코니에 올라가기getting on the balcony'라는 은유로 표현한다. 실천적인 리더들은 실행의 한가운데 있더라도 혼란에서 벗어나 더 큰 시스템적 패턴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린스키가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로펌 프로스카우어 로즈Proskauer Rose와 함께한 작업에는 현상을 세심하게 관찰하려는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 로펌은 두 개의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었는데, 이는 단기적이고 국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회사 내 일부 부서가 파벌을 형성하도록 허용했고, 조직 전체에 소통의 장벽을 만들었다. 이러한 이유로 회사의 몇몇 파트너들은 조직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된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목표를 향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던 중, 두 의사결정 기구가 함께 참석한 외부 회의에서 구성원들은 이 문제를 어댑티브 리더십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의 패턴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구조나 프로세스에 대한 각각의 결정들은 그 자체로는 합리적이었지만, 이 결정들이 누적되면서 파벌을 유지하고 치열한 내부 경쟁을 부추기는 조직 문화를 강화시켜왔다는 사실이었다.

 

다음 단계인 해석interpretation은 리더가 자신이 관찰한 내용을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다. 해석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사람들은 좁고 기술적인 접근이나 합의하기에 유리한 해석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 반면 구조적 관점의 해석이나 갈등과 손실에 초점을 맞춘 해석에는 저항한다. 그러나 구조적 혼란, 갈등, 손실은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프로스카우어 로즈의 구성원들은 두 가지 미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방식을 유지한다면, 각 부서의 자율성을 보호하고 단기적인 재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반면, 통일된 가치, 실천, 규범을 키워가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한다면, 장기적으로 더 매력적인 업무 환경과 더 강력한 조직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단계인 개입intervention에서는 변화 과정에서 ‘사람’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실험이 이뤄진다. 이와 같은 접근 방식 속에서, 로펌 프로스카우어 로즈의 파트너들은 '하나의 조직one-firm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비교적 위험이 적은 몇 가지 작은 조치를 취했다. 대표적으로, 구성원들의 협업에 대한 보상 방식을 조정하고, 회사의 재무적 목표에 더 이상 부합하지 않는 일부 기존 부서를 재구조화한 것이다.


어댑티브 리더십의 강점 | 어댑티브 리더십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끊임없는 낙관주의와 그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직시하는 냉철한 현실주의를 동시에 수용하는 역설적 태도를 요구한다. 변화를 이끌기 원하는 이들은 흔히 후자보다 전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낙관주의와 현실주의 모두를 잃지 않음으로써, 실천가들은 낙관이 순진함으로 흐르거나, 현실 인식이 냉소로 변질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람들이 변화를 주도할 때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변화 적응적 문제를 마치 기술적인 문제처럼 다루려 한다는 점이다. 어댑티브 리더십은 기술적 요소와 변화 적응적 요소를 보다 쉽게 구분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이 위험하고 어려운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자신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어댑티브 리더십의 한계 | 어댑티브 리더십은 상상한 미래를 구체화하거나 명확한 개입 전략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은 어댑티브 리더십이 흥미나 영감을 주는 면에서 부족하다고 느낀다. 변화에는 흔히 상실, 고통, 두려움이 따르기 마련이고, 이를 제대로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에게 즐거움, 협력의 분위기, 가시적인 진전을 경험하게 하면서 참여를 유도하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프로스카우어 로즈에서는 구성원들이 직면한 선택지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댑티브 리더십이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어댑티브 리더십만으로는 그들이 함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할 혁신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어댑티브 디자인의 과정

디자인씽킹과 어댑티브 리더십, 이 두 가지 실천 영역은 각각 서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이처럼 잘 정립된 두 실천 방식을 어댑티브 디자인adaptive design이라는 새로운 실천 방식으로 통합하기 시작했다. 실천가들은 크게 두 가지 접근법 중 하나를 따라 어댑티브 디자인을 수행할 수 있다.

 

첫 번째 접근법에서는 디자인씽킹과 어댑티브 리더십을 순환적으로 빠르게 오가며 적용한다. 이 방식에서는 반복적이고 포괄적인 변화 과정을 거치며, 두 실천 방식이 각 단계에서 서로를 보완한다. 보통 이 접근은 디자인씽킹으로 시작한다. 공감과 문제 정의 같은 원칙을 바탕으로 조직에 대한 정보와, 조직이 새로운 사고방식과 작동 방식을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을 파악한다. 이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의 관심과 몰입을 끌어내고, 체계적인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정치적 자산까지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디자인 과정이 진행되면서, 어댑티브 리더십의 도구가 필요한 문제들이 드러나기도 한다. 바로 관찰, 해석, 개입과 같은 접근이 필요한 지점이다. 실천가들은 특정 상황을 변화 적응적 관점에서 분석한 후, 다시 디자인씽킹의 도구를 활용해 복잡한 정치적·심리적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


두 번째 접근법에서는 실천가들이 디자인씽킹과 어댑티브 리더십을 하나의 통합된 프로세스로 결합한다. 이 방식은 두 접근법의 핵심 단계를 교차적으로 엮고, 번갈아 적용함으로써 독자적인 변화 실행 방식으로 발전시킨다. 


첫 번째 단계는 ‘공감적 관찰empathic observation’로 구성된다. 이 단계는 디자인씽킹의 공감 모드를 기반으로 하되, 어댑티브 리더십의 정신을 반영해 그 공감의 결과를 조직이나 시스템의 제도적 환경을 분석하는 데 적용한다. 여기서는 ‘정치적 맵핑political mapping'이라는 방법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실천가들은 조직 또는 시스템 내 각 이해관계자의 가치, 동맹맹 관계, 그리고 이들이 인식하는 위협 요소를 면밀히 검토한다.


두 번째 단계는 주로 어댑티브 리더십의 해석 과정에서 도출된다. 이 단계에서 실천가들은 기술적 문제와 변화 적응적 문제를 구분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치 갈등과 상실에 대한 불안을 파악하는 데 집중한다. 동시에, 디자인씽킹의 정의 단계에서 도출된 도구들도 함께 활용한다. 예를 들어, 실천가들은 구체적인 언어를 사용해 변화 적응적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로 재구성한다.


세 번째 단계는 주로 디자인씽킹의 아이디어 도출 과정을 기반으로 한다. 실천가들은 '창조적 자신감creative confidence'을 기르는 도구들을 활용해 사람들이 새롭고 광범위한 아이디어를 내도록 장려한다. (어댑티브 리더십에서 해석 단계는 주어진 도전 과제 아래에 깔린 복잡한 인간 역학을 인식하게 되면서 종종 낙담으로 이어지곤 한다. 아이디어 도출 과정의 창의적이고 낙관적인 사고방식은 이러한 경향을 완화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에서 실천가들은 '프로토타입 개입 전략prototype interventions'을 개발한다. 이는 잠재적인 신제품과 프로세스를 테스트할 뿐만 아니라, 조직이나 시스템이 변화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를 드러내기도 한다.

 


어댑티브 디자인, 학교로 가다

2014년 뉴욕의 한 사립학교에서 교사들이 디자인팀을 구성했다. 이들의 초기 목표는 학생들이 가진 다양한 학습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교실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특히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에 초점을 맞췄다. (번스타인은 지난 몇 년간 이 팀과 함께 작업했다.)


디자인씽킹 과정에 따라 팀은 먼저 공감 단계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여러 교실을 방문해 학생과 교사가 교실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연구하고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후 정의 단계로 전환해 과제를 다음과 같이 구체화했다. '통합 교실 환경에서 특수교육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아이디어 도출 단계를 거친 후, 팀은 프로토타입으로 사용할 교실 하나를 선정하고, 교사와 학생의 의견을 반영해 공간을 물리적으로 재설계했다. 새롭게 디자인된 교실에는 학생들이 소그룹 활동이나 교사와 일대일로 학습할 수 있는 추가 작업 공간이 포함되었다. 또한 교실 뒤쪽에는 휴식 공간도 마련했다. 이 모든 재설계 과정은 불과 몇 주 만에 이루어졌으며, 학교 전체가 그 결과에 열광했다.


그 후 팀은 다시 공감 단계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팀원들은 학교가 특수교육 학생을 충분히 지원하려면 교사에게 해당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도구와 전략을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팀은 과제를 다음과 같이 재정의했다. '특수교육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교사를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준비시킬 수 있을까?' 몇 가지 아이디어를 논의한 끝에, 팀은 학교의 기존 교사 연수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전통적으로 학교는 특수교육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외부 전문 인력을 투입해왔다. 그러나 팀은 학교가 기존 교사들에게 이러한 학생들을 관리하고 지원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학교는 매 학년 초 일주일간 교직원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진행하는데, 팀은 이 행사가 추가 교육을 제공할 이상적인 기회라고 판단하고 특수교육 학생 지원 자료가 중점적으로 포함된 오리엔테이션 일정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팀은 학교장에게 프로토타입 오리엔테이션 일정을 공유했다. 학교장은 교실 재설계 노력에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였으나, 이번에는 팀의 아이디어를 거절했다. 팀원들은 허탈감을 느꼈고 자신들의 노력이 평가절하되었다고 생각했다. 또한 막막함을 느꼈다. 디자인씽킹을 통해  특수교육 학생을 돕기 위해서는 교사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중요한 통찰을 얻었지만, 디자인씽킹만으로는 새롭게 등장한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얻지 못했다.

 

팀원들은 다시 모여 어댑티브 디자인 접근법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다시 공감 작업을 수행했지만, 이번에는 어댑티브 리더십 도구도 활용했다. 팀은 '정치적 매핑' 도구를 사용해 학교장, 행정가, 이사회, 교직원, 특수교육 학생과 그 부모, 일반 학생과 그 부모 등 학교의 모든 이해관계자를 파악했다. 그런 다음 팀은 각 이해관계자 그룹의 동기를 탐색했다. 그들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누구에게 충성하는가? 교사 연수 프로그램 재설계 계획이 진행된다면 그들이 잃게될까봐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팀은 또한 '권위와의 협력partnering with authority'이라는 어댑티브 리더십 전략을 채택했다. 이 전략은 권한이 없는 사람이 특정 시스템에서 권한을 가진 사람과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방식이다. 이 사례에서 팀은 학교장과 여러 차례 심도 있는 만남을 가지며, 학교장이 느끼는 다양한 압박 요인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얻게 되었다. 특히, 팀은 학교장이 교사의 전문성 개발을 자신의 책임 범위로 간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특수교육 학생을 일반 교실 활동에 얼마나 깊이, 어떤 속도로 통합해야 할지에 대해 학부모들 사이에 의견이 나뉘어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일반 학생의 학부모 중 일부는 특수교육 학생을 지원하려는 노력이 자신의 자녀 학업 성취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학교장은 포용성이라는 학교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과 학문적 엄격성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 사이에서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

 

팀이 이 정보를 해석하기 시작하면서 교사 연수가 학교 내 긴장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교사들 또한 포용성과 학문적 엄격성이라는 상충하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고, 부분적으로는 이러한 압박 때문에 자신들이 저평가되고 소진되었다고 느꼈다. 디자인 프로젝트로 시작된 일이 팀을 점점 더 복잡한 변화 적응적 영역으로 이끌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팀원들은 변화 적응적 관점에서 문제를 재구성하기 위해 정의 단계로 되돌아갔다. '어떻게 하면 교사들이 소진되지 않으면서도 특수교육 학생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까?'

 

팀은 다시 아이디어 도출 단계로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학교 내 다양한 집단을 움직이는 이해관계가 면밀히 검토되었고, 학교장이나 교사들에게 부담이나 위협이 되지 않을 아이디어를 찾았다. 결국 그들은 교사 연수와 교사 존중과 관련된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췄다.

 

다음으로 팀은 두 가지 프로토타입 개입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했다. 첫 번째로, 특수교육 학생을 지원하는 방법에 대한 간결하면서도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매뉴얼을 제작했다. 특히 이 매뉴얼은 학교장에게 먼저 공유해 승인을 받은 뒤, 전체 교사들에게 배포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 팀은 학교장을 설득해 교사를 위한 '특전” 프로그램을 도입하도록 했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벅스와 아마존 기프트 카드, 교사 라운지에서의 생일 파티, 감사 편지와 같은 소소한 혜택으로 구성되었지만, 그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이제 교사들은 특수교육 학생을 지원하는 자신들의 역할이 학교에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고 지원받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한편, 학교 전체적으로는 포용성과 학문적 엄격성의 균형을 맞추는 어려운 과제를 기꺼이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통합은 어렵다, 그래서 더 의미 있다

디자인씽킹과 어댑티브 리더십이라는 각각 설계된 두 실천 방식을 결합하는 일은 쉽지 않다.  

 

첫째, 어댑티브 디자인의 관점에서 실행한다는 것은 실제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단일 영역이 아닌 두 복잡한 실천 영역을 동시에 학습해야 하며, 두 접근법 사이를 오가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둘째, 어댑티브 리더십과 디자인씽킹은 서로 다른 유형의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가진다. 어댑티브 리더십은 변화의 심리적, 정치적 요소에 대해 생각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곧 변화 프로젝트의 내용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간 역학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다. 반면 디자인씽킹은 당면한 작업에 집중하며 빠르게 처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는다. 어댑티브 디자인은 필연적으로 양쪽에 있는 사람들의 유연성을 시험하며, 이들을 수시로 불편한 영역으로 밀어붙인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실천가들이 디자인씽킹이나 어댑티브 리더십 중 어느 하나만으로 복잡한 사회, 조직적 문제를 해결하기 불충분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에만 이 두 접근법을 효과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디자인씽킹의 지지자들은 디자인 과정이 어댑티브 리더십의 모든 필수 요소를 포함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진정성 있는 공감 작업과 높은 수준의 문제정의 작업만으로도 어댑티브 리더십이 관찰과 해석을 통해 얻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들은 궁극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끄는 것은 결국 결과이며, 디자인씽킹이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만 하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리라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어댑티브 리더십 지지자들은 시스템을 진단하는 능력, 다시 말해 조직 내부에 은밀히 숨겨진 문제의 핵심을 드러내는 능력이야말로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만드는 결정적 요소라고 믿는다. 이들은 조직 구성원들이 자기가 맡은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기술적 전문성은 갖추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맹점이나 변화를 가로막는 뿌리 깊은 신념은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한 마디로 어댑티브 리더십 도구가 효과적으로 활용되면 사람들은 자유롭게 되고, 맡은 일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어댑티브 디자인이 성공하려면 어댑티브 리더십 실천가와 디자인씽킹 실천가 모두는 먼저 자신들이 모든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 모두는 이러한 통합의 과정에서 과거에 효과적이었던 각자의 실천 방식 중 일부를 포기해야 했다. 당시에는 미처 인지하지 못했지만, 우리가 지금 다른 사람들에게 권고하는 내용을 그 당시 이미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댑티브 디자인이 두 접근법의 강점을 결합하고 각각의 한계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다고 믿는다. 어댑티브 디자인은 실천가들이 혁신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동시에 변화가 불러오는 문화적, 정치적 파장을 효과적으로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일련의 원칙과 도구를 제공한다.





참고  

1. Mary Pilon, “Education With a Dose of Zorro: An Olympian Brings Fencing to Children in Cities,” The New York Times, December 23, 2014, http://www.nytimes.com/2014/12/14/sports/an-olympian-take-fencing-to-children-in-cities.html?_r=0

2. Herbert A. Simon, Sciences of the Artificial, Cambridge, Mass.: MIT Press, 1969; Reuven Cohen, “Design Thinking: A Unified Framework for Innovation,” Forbes.com, March 31, 2014, http://www.forbes.com/sites/reuvencohen/2014/03/31/design-thinking-a-unified-framework-for-innovation

3. Tom Kelley and David Kelley, Creative Confidence: Unleashing the Creative Potential Within Us All, New York City: Crown Business, 2013.

4. Tim Brown and Jocelyn Wyatt, “Design Thinking for Social Innovation,"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Winter 2010.

5. Ronald A. Heifetz, Leadership Without Easy Answers, Cambridge, Mass.: Harvard University Press, 1994.

6. Ronald A. Heifetz, John V. Kania, & Mark R. Kramer, “Leading Boldly,"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Winter 2004.

7. Ronald A. Heifetz and Marty Linsky, Leadership on the Line: Staying Alive Through the Dangers of Leading, Boston: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2002; Ronald Heifetz, Alexander Grashow, and Marty Linsky, The Practice of Adaptive Leadership: Tools and Tactics for Changing Your Organization and the World, Boston: Harvard Business Press, 2009.

8. Chris Ertel and Lisa Kay Solomon, Moments of Impact: How to Design Strategic Conversations That Accelerate Change, New York City: Simon & Schuster, 2014.

9. “Entrepreneurial Design for Extreme Affordability: Embrace,” Hasso Plattner Institute of Design at Stanford University website, 2010, http://dschool.stanford.edu/extreme/impact/embrace_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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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A BERNSTEIN

마야 번스타인은 뉴욕에 거주하는 컨설턴트이다. 그녀는 유대인 커뮤니티의 혁신을 지원하는 비영리 액셀러레이터 업스타트 베이 에어리어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MARTY LINSKY

마티 린스키는 캠브리지 리더십 어소시에이츠의 공동 창립자이자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겸임 강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