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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가의 서사:
드래곤 & 피닉스
2023
TOMOHIRO HAMAKAWA · KEITA YAMAMOTO
Summary. 사회혁신가는 선형적인 문제 해결 접근법과 탐색적이고 유연한 애자일 접근법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조직을 관리해야 한다.
오늘날 소셜섹터 리더들은 특히 세 가지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사회·환경 문제의 거대한 규모, 활동 맥락의 변동성과 예측 불가능성, 복잡성 관리의 어려움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사회혁신 조직을 운영하고 자문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전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문제를 다루는 리더들이 이러한 어려움과 씨름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첫째, 지리적 범위가 좁더라도 빈곤, 기후 변화, 소득 격차, 인종 불평등과 같은 문제에서 단일 조직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 한편, 컬렉티브 임팩트와 시스템 체인지를 위한 노력은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실행하는 일은 매우 까다롭다.
둘째, 세상은 여러 측면에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층적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VUCAvolatile, unpredictable, complex, and ambiguous(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와 BANIbrittle, anxious, nonlinear, and incomprehensible(취약성, 불안정, 비선형, 이해 불가능성) 같은 약어가 등장했다. 사회혁신 분야에서 이러한 변화는, 경제 침체로 인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일부 지역의 수원이 증발하듯 비영리조직의 재정 지원이 마르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팬데믹은 현장 서비스 제공 단체의 실행 과정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이전 해에 효과적이었던 모델이 다음 해에는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소셜임팩트와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실현해야 하는 사회혁신 조직들은 높은 장벽과 위험에 맞닥뜨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리더들은 이러한 복합적 수준의 복잡성complexity을 헤쳐 나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지난 20년간 메사추세츠주의 비영리 연구 기관 렉티카Lectica는 인지발달 이론을 바탕으로 증거 기반 학습 도구를 개발해 왔다. 이 기관은 VUCA 상황에서 리더들의 의사결정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대규모 연방기관 직원 수백 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는 업무 환경의 복잡성과 이를 관리하는 리더십 역량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함을 보여줬다.

조직 내 직급별 업무 복잡성과 실제 고용된 직원들의 역량 간 차이를 보여주는 그래프1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논리 모델이나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같은 관리 도구는 비영리단체와 소셜벤처를 둘러싼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이런 도구들은 기껏해야 불필요한 요소를 줄이고, 조직의 초점을 좁혀 생존하는 데 도움을 줄 뿐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시간과 규모의 측면에서 근시안적 시각을 갖게 만든다. 이러한 만만치 않은 도전 속에서 진전을 이루려면 비영리단체와 소셜벤처는 업무를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며, 관리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탐색적 접근법
우리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혁신가들이 단순한 문제 해결 방식(드래곤 모드)에서 벗어나 탐색, 학습, 가치 창출에 참여(피닉스 모드)할 수 있는 접근법을 제안한다. 드래곤과 피닉스는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지만, 중국과 일본 전통에서는 음양의 균형을 나타내는 한 쌍으로 자주 등장한다. 이 대조적 사고방식과 행동방식 간의 균형을 통해 조직은 앞서 설명한 제한적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음 표는 조직 관리의 목적, 방법, 내용, 대상을 살펴봄으로써 두 가지 모드를 비교한다.

드래곤 모드는 업무 기준이 명확하고 자원이 확보됐을 때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피닉스 모드는 업무가 매우 복잡해졌을 때 조직이 가치와 전략적 방향성을 재발견하도록 돕는데, 이것은 이 모드가 복잡성을 통제하는 대신 포용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불사조 모드의 탐색적이고 민첩한 특성은 오토 샤머의 U이론Otto Scharmer’s Theory U, 린 실험 방식lean experimentation, 비선형 평가에서의 창발적 관점emergence lens in non-linear evaluations과 닮아있다. 이러한 특성은 사회혁신가들이 직면한 매우 어려운 도전과 그들이 이룰 수 있는 것의 한계를 인정하는 사회변화에 대한 겸손한 관점을 나타낸다.
피닉스 모드는 사회혁신가들이 드래곤 모드 중심 조직에서 흔히 나타나는 세 가지 중요한 간극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세 가지는 복잡성complexity, 진실성integrity, 전인성wholeness의 간극이다. 복잡성의 간극이란 업무의 복잡성과 실제 역량 사이의 불일치를 의미한다. 진실성의 간극은 조직이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의 불일치, 즉 리더나 관리자가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실천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전인성의 간극은 조직이 직원과 팀원의 가치를 온전히 인식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한계를 의미한다.
다음 사례연구를 통해 드래곤 모드와 피닉스 모드의 차이점을 자세히 살펴보고, 리더가 두 모드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목적(why)을 재정의하라
드래곤 모드에서 조직은 사회 문제와 그 근본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한 다음, 혁신적인 해결책으로 이를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이때는 조직의 초점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결과 및 성과에 대한 집중이 특정 사명을 달성하는 데 원동력이 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이 특정 환경에서 잘 작동하더라도, 일부 사회혁신가들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새롭게 인식하며 보다 탐구적이고 호기심 많은 태도로 자신의 모드를 전환하고 있다. 드래곤 모드에서 하이브리드 모드로의 이러한 전환은 대개 조직이 만들어지고 몇 년이 지난 시점, 리더들이 주요한 도전 과제들을 돌아보고 초기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려 할 때 일어난다.
2010년, 인도네시아의 사회적기업 코퍼닉Kopernik은 개발도상국의 가장 외딴 지역에 태양광 조명, 정수 필터, 청정 조리 스토브와 같은 혁신 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코퍼닉은 강력한 임팩트를 입증하고 USAID, JP 모건 재단과 같은 주요 후원자로부터 지원을 받아 사업을 확장했지만, 서비스 확장에 따르는 큰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들의 핵심 강점을 재고하게 되었다. 특히 시장과 기반 시설이 부족한 저자원 환경에서 복잡성의 간극은 더 크게 나타났다.
코퍼닉은 이러한 성찰의 과정을 통해 새롭고 더 추상적인 사명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소외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내세웠다면, 이제는 '빈곤 감소에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낸다'는 방향으로 미션을 수정한 것이다. 조직의 고유한 강점이 혁신을 확산하는 것(다운스트림 업무)보다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업스트림 업무)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소셜임팩트를 위한 R&D 연구소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그 후 코퍼닉은 실험으로 도출된 결과(긍정적인 결과뿐 아니라 부정적이거나 불확실한 결과까지도)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 ‘솔루션 카탈로그’를 개설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조직의 운영 방식(How)과 사업(What)을 새롭게 정의하라
드래곤 모드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조직의 내부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함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이 어떻게 일을 하고, 어떤 관계와 파트너십에 우선순위를 두는지에 대한 폭넓은 대화가 필요하다. 조직이 실험과 탐색 중심의 피닉스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적절한 시점이라면, 리더는 팀이 민첩하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모든 과정을 일일이 통제하기보다 실험에서 얻은 교훈과 인사이트가 자유롭게 공유되도록 장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1993년에 설립된 일본 사회적기업 엑셀러레이터 ETICEntrepreneurial Training for Innovative Communities는 지금까지 1,600명 이상의 사회혁신가를 멘토링하고, 1만 명 이상의 학생과 전문가를 양성해 왔다. 그런데 20여 년 가까이 선구적인 활동을 해온 ETIC 팀 내부에서 진정성의 간극이 점점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조직 밖에서는 기업가정신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었지만, 정작 조직 안에는 기업가정신과 자유로움이 부족한 모순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 시기는 프레데릭 라루Frederic Laloux의 저서 <조직의 재창조Reinventing Organization>가 출간되고, 구성원의 자기관리worker self-management가 조직 이론으로 부상하던 때와 맞물린다. ETIC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미야기 하루오Haruo Miyagi와 직원들은 라루가 ‘틸teal’이라고 부른 고차원 의식의 요소를 조직에 통합하기 위해, 전 직원이 이 책의 개념을 성찰하고 공식적으로 논의하도록 독려했다. 이들은 조직의 위계 구조를 급격히 해체하기보다 조직 내부에서 유기적인 방식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021년, 미야기는 조직의 변화를 완성하기 위해 사임을 결심했다. ETIC는 그의 사임 전후로 진실성의 간극을 최소화하고, 조직의 진화적 설계를 극대화하고자 전략, 관리 및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일련의 중요한 개혁을 단행했다. ETIC가 구성원의 자기관리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 원리를 완벽히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프로세스는 간헐적인 어려움에도 효과적으로 운영되며 건설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양한 주체(Who)를 포용하라
드래곤 모드에서 벗어나려면 모든 조직 구성원을 온전히 포용해야 한다. 전통적인 관리 방식은 직원들이 정해진 직무 범위에서 가능한 한 효율적이고 감정을 배제한 채 일하기를 기대한다. 드래곤 모드에서 ‘전문가답다’는 말은 우리의 약점이나 불안감 등 흔히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업무와 무관한 모든 것을 제쳐두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러한 직원 축소주의적 관점을 '전인성의 간극'이라 부르는데, 피닉스 모드는 이러한 간극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개인의 약점이나 불안감이 단기적으로는 일의 생산성을 저해할 수 있지만,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은 장기적으로 직무 만족도, 몰입도 그리고 잠재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직원들이 리스크를 줄이면서 실패를 경험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하는데, 이러한 요소는 혁신을 위한 중요한 조건이기도 하다. 실제로 구글이 수행한 유명한 연구인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Project Aristotle에 따르면, 개인이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느끼는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성과를 내는 팀의 핵심 요소 중 하나였다. 조직의 진화에 있어 신뢰와 안전감은 결정적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복잡성의 간극과 진정성의 간극을 메우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는 리더와 관리자들이 자신의 전인적인 모습을 일터에서 드러낼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가족 이야기나 취미에 대해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회의 전후에 몇 분간 진심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같은 관계의 기본기는 많은 직장에서, 특히 원격근무 환경에서 놓쳐지곤 한다.
전인성의 간극을 해소하는 일은 조직에 또 다른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오늘날의 노동 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일과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으며, 환원주의적 접근법reductionist approach(개인의 능력이나 역할을 조직 내 특정 업무로만 축소하여 바라보는 방식. 이는 구성원의 다면적 경험이나 외부 활동이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음)은 구성원들이 다양한 커리어 경험을 통해 스스로 만들어낸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의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만든다.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일터 밖에서 참여하는 활동이나 네트워크를 열린 마음으로 지지해 줄 때, 조직은 그 기회로 새로운 잠재고객이나 사업 기회와 연결될 수 있다.
균형점을 찾으라
드래곤과 피닉스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의도는 '드래곤은 나쁘고 피닉스가 더 낫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필요한 시점에 드래곤 모드에서 피닉스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조직이 전략적 관점을 확보하고, 주요한 경영 간극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두 가지 모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조직에게 중요하다. 두 모드는 서로를 보완하며, 하나의 일관되고 통합된 전체를 이룬다.
소셜섹터 리더들이 복잡성을 수용하고 새로운 관점을 기르기 위해 시작할 수 있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 중 하나는 자기 자신부터 돌아보는 것이다. 스튜어트 재단Stuart Foundation의 조너선 레이먼드Jonathan Raymond는 이를 두고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조직의 변화 없이는 시스템의 변화가 없고, 개인의 변화 없이는 조직의 변화도 불가능하다.” 렉티카, 롱 나우 재단Long Now Foundation, 워크 댓 리커넥트The Work that Reconnects와 같은 기관들은 시스템 코칭, 마인드풀니스 그리고 다양한 학습 자원을 통해 인간 행동의 본질을 이해하는 여러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이러한 관점을 확장하는 훈련 방식들의 공통적인 핵심은 인간의 행동이 단일 요인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복잡한 맥락과 조건들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이성적이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인 면도 지닌 복합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다양한 차원에서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면 근육이 발달하고 유연성이 좋아지듯, 리더십을 훈련하면 복잡한 상황을 다룰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글의 공동 저자인 케이타 야마모토Keita Yamamoto는 렉티카 모델에 기반한 훈련을 통해 관계의 다양한 차원과 작용하는 여러 요인을 이해함으로써, 복잡한 상황에서 더 많은 해결책을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그가 경험한 사례로, 일본 농촌 지역에서 진행된 한 프로젝트는 영향력 있는 리더의 이탈로 팀의 사기와 추진력이 약화된 상황이었다. 이때 야마모토는 리더 한 명을 새로 세우기보다 여러 사람이 리더십을 나눠 맡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리더의 공백을 메우는 것 이상으로 팀 전체의 책임감과 자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조직이 이미 익숙해진 드래곤 모드를 넘어서도록 돕는 또 하나의 구체적인 방법은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과 기능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통찰을 정리하고 의미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최고학습책임자Chief Learning Officer나 조직이 민첩하고 협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최고팀운영책임자Chief Teaming Officer 같은 전형적인 피닉스형 리더십 역할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은 조직 내부에 신설할 수도 있고, 외부 자문 기능으로 설계할 수도 있다. 또는 이 둘의 중간 형태로 관점을 넓혀주는 이사회 구성원이나 자문단에게 이 역할을 부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이 글의 공동 저자인 토모히로 하마카와Tomohiro Hamakawa가 설립한 어스 컴퍼니Earth Company는 설립 초기 자신과 공동 창업자인 그의 아내 그리고 다른 이사들이 경영책임을 나누어 맡았다. 그러다 2022년 하마카와는 경영책임을 제한적으로 갖는 최고탐색책임자Chief Exploration Officer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즉각적인 효과는 그가 일상적인 업무로부터 적절한 거리를 두면서 조직 발전에 도움이 되는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게 된 데이서 나타났다.
사회혁신가들은 큰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그 도전은 점점 더 불안정하고 복잡해지는 오늘날의 환경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드래곤 방식이 이러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타오르던 에너지도 결국 꺼져버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혁신가는 이 두 모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불이 타오를 때, 피닉스가 날아오른다'는 격언을 기억해야 한다.
참고
1. 조직에서는 업무 환경의 복잡성과 고용된 직원의 실제 역량 사이에 격차가 존재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프는 Development Testing Service, LLC의 자료를 각색했다.
2. 동양 문화권에서 드래곤(용)과 피닉스(봉황, 불사조)는 중요한 상징이다. 드래곤은 힘, 권력, 지배적인 에너지를 의미하고, 피닉스는 재생, 정화, 조화와 같이 부드럽고 평화로운 에너지를 상징한다. 강력한 양극의 힘(드래곤-양, 피닉스-음)을 의미하는 두 상징이 통합될 때 완전한 균형과 성장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 원문 기사 보기
TOMOHIRO HAMAKAWA
토모히로 하마카와는 어스 컴퍼니의 최고탐색책임자이다. 그는 현재 발리에 거주하고 있으며, 동남아 최초로 비콥 인증을 받은 호텔 ‘마나 어스리 파라다이스’의 공동 창립자이다.
KEITA YAMAMOTO
케이타 야마모토는 일본모금협회의 수석 부회장이며, 일본의 여러 사회적기업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현재 지방정부에 사회혁신 관련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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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일반 · 조직 · 거버넌스
사회혁신가의 서사:
드래곤 & 피닉스
2023
TOMOHIRO HAMAKAWA · KEITA YAMAMOTO
Summary. 사회혁신가는 선형적인 문제 해결 접근법과 탐색적이고 유연한 애자일 접근법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조직을 관리해야 한다.
오늘날 소셜섹터 리더들은 특히 세 가지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사회·환경 문제의 거대한 규모, 활동 맥락의 변동성과 예측 불가능성, 복잡성 관리의 어려움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사회혁신 조직을 운영하고 자문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전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문제를 다루는 리더들이 이러한 어려움과 씨름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첫째, 지리적 범위가 좁더라도 빈곤, 기후 변화, 소득 격차, 인종 불평등과 같은 문제에서 단일 조직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 한편, 컬렉티브 임팩트와 시스템 체인지를 위한 노력은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실행하는 일은 매우 까다롭다.
둘째, 세상은 여러 측면에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층적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VUCAvolatile, unpredictable, complex, and ambiguous(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와 BANIbrittle, anxious, nonlinear, and incomprehensible(취약성, 불안정, 비선형, 이해 불가능성) 같은 약어가 등장했다. 사회혁신 분야에서 이러한 변화는, 경제 침체로 인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일부 지역의 수원이 증발하듯 비영리조직의 재정 지원이 마르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팬데믹은 현장 서비스 제공 단체의 실행 과정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이전 해에 효과적이었던 모델이 다음 해에는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소셜임팩트와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실현해야 하는 사회혁신 조직들은 높은 장벽과 위험에 맞닥뜨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리더들은 이러한 복합적 수준의 복잡성complexity을 헤쳐 나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지난 20년간 메사추세츠주의 비영리 연구 기관 렉티카Lectica는 인지발달 이론을 바탕으로 증거 기반 학습 도구를 개발해 왔다. 이 기관은 VUCA 상황에서 리더들의 의사결정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대규모 연방기관 직원 수백 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는 업무 환경의 복잡성과 이를 관리하는 리더십 역량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함을 보여줬다.
조직 내 직급별 업무 복잡성과 실제 고용된 직원들의 역량 간 차이를 보여주는 그래프1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논리 모델이나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같은 관리 도구는 비영리단체와 소셜벤처를 둘러싼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이런 도구들은 기껏해야 불필요한 요소를 줄이고, 조직의 초점을 좁혀 생존하는 데 도움을 줄 뿐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시간과 규모의 측면에서 근시안적 시각을 갖게 만든다. 이러한 만만치 않은 도전 속에서 진전을 이루려면 비영리단체와 소셜벤처는 업무를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며, 관리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탐색적 접근법
우리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혁신가들이 단순한 문제 해결 방식(드래곤 모드)에서 벗어나 탐색, 학습, 가치 창출에 참여(피닉스 모드)할 수 있는 접근법을 제안한다. 드래곤과 피닉스는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지만, 중국과 일본 전통에서는 음양의 균형을 나타내는 한 쌍으로 자주 등장한다. 이 대조적 사고방식과 행동방식 간의 균형을 통해 조직은 앞서 설명한 제한적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음 표는 조직 관리의 목적, 방법, 내용, 대상을 살펴봄으로써 두 가지 모드를 비교한다.
드래곤 모드는 업무 기준이 명확하고 자원이 확보됐을 때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피닉스 모드는 업무가 매우 복잡해졌을 때 조직이 가치와 전략적 방향성을 재발견하도록 돕는데, 이것은 이 모드가 복잡성을 통제하는 대신 포용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불사조 모드의 탐색적이고 민첩한 특성은 오토 샤머의 U이론Otto Scharmer’s Theory U, 린 실험 방식lean experimentation, 비선형 평가에서의 창발적 관점emergence lens in non-linear evaluations과 닮아있다. 이러한 특성은 사회혁신가들이 직면한 매우 어려운 도전과 그들이 이룰 수 있는 것의 한계를 인정하는 사회변화에 대한 겸손한 관점을 나타낸다.
피닉스 모드는 사회혁신가들이 드래곤 모드 중심 조직에서 흔히 나타나는 세 가지 중요한 간극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세 가지는 복잡성complexity, 진실성integrity, 전인성wholeness의 간극이다. 복잡성의 간극이란 업무의 복잡성과 실제 역량 사이의 불일치를 의미한다. 진실성의 간극은 조직이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의 불일치, 즉 리더나 관리자가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실천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전인성의 간극은 조직이 직원과 팀원의 가치를 온전히 인식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한계를 의미한다.
다음 사례연구를 통해 드래곤 모드와 피닉스 모드의 차이점을 자세히 살펴보고, 리더가 두 모드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목적(why)을 재정의하라
드래곤 모드에서 조직은 사회 문제와 그 근본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한 다음, 혁신적인 해결책으로 이를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이때는 조직의 초점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결과 및 성과에 대한 집중이 특정 사명을 달성하는 데 원동력이 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이 특정 환경에서 잘 작동하더라도, 일부 사회혁신가들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새롭게 인식하며 보다 탐구적이고 호기심 많은 태도로 자신의 모드를 전환하고 있다. 드래곤 모드에서 하이브리드 모드로의 이러한 전환은 대개 조직이 만들어지고 몇 년이 지난 시점, 리더들이 주요한 도전 과제들을 돌아보고 초기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려 할 때 일어난다.
2010년, 인도네시아의 사회적기업 코퍼닉Kopernik은 개발도상국의 가장 외딴 지역에 태양광 조명, 정수 필터, 청정 조리 스토브와 같은 혁신 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코퍼닉은 강력한 임팩트를 입증하고 USAID, JP 모건 재단과 같은 주요 후원자로부터 지원을 받아 사업을 확장했지만, 서비스 확장에 따르는 큰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들의 핵심 강점을 재고하게 되었다. 특히 시장과 기반 시설이 부족한 저자원 환경에서 복잡성의 간극은 더 크게 나타났다.
코퍼닉은 이러한 성찰의 과정을 통해 새롭고 더 추상적인 사명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소외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내세웠다면, 이제는 '빈곤 감소에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낸다'는 방향으로 미션을 수정한 것이다. 조직의 고유한 강점이 혁신을 확산하는 것(다운스트림 업무)보다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업스트림 업무)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소셜임팩트를 위한 R&D 연구소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그 후 코퍼닉은 실험으로 도출된 결과(긍정적인 결과뿐 아니라 부정적이거나 불확실한 결과까지도)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 ‘솔루션 카탈로그’를 개설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조직의 운영 방식(How)과 사업(What)을 새롭게 정의하라
드래곤 모드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조직의 내부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함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이 어떻게 일을 하고, 어떤 관계와 파트너십에 우선순위를 두는지에 대한 폭넓은 대화가 필요하다. 조직이 실험과 탐색 중심의 피닉스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적절한 시점이라면, 리더는 팀이 민첩하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모든 과정을 일일이 통제하기보다 실험에서 얻은 교훈과 인사이트가 자유롭게 공유되도록 장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1993년에 설립된 일본 사회적기업 엑셀러레이터 ETICEntrepreneurial Training for Innovative Communities는 지금까지 1,600명 이상의 사회혁신가를 멘토링하고, 1만 명 이상의 학생과 전문가를 양성해 왔다. 그런데 20여 년 가까이 선구적인 활동을 해온 ETIC 팀 내부에서 진정성의 간극이 점점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조직 밖에서는 기업가정신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었지만, 정작 조직 안에는 기업가정신과 자유로움이 부족한 모순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 시기는 프레데릭 라루Frederic Laloux의 저서 <조직의 재창조Reinventing Organization>가 출간되고, 구성원의 자기관리worker self-management가 조직 이론으로 부상하던 때와 맞물린다. ETIC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미야기 하루오Haruo Miyagi와 직원들은 라루가 ‘틸teal’이라고 부른 고차원 의식의 요소를 조직에 통합하기 위해, 전 직원이 이 책의 개념을 성찰하고 공식적으로 논의하도록 독려했다. 이들은 조직의 위계 구조를 급격히 해체하기보다 조직 내부에서 유기적인 방식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021년, 미야기는 조직의 변화를 완성하기 위해 사임을 결심했다. ETIC는 그의 사임 전후로 진실성의 간극을 최소화하고, 조직의 진화적 설계를 극대화하고자 전략, 관리 및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일련의 중요한 개혁을 단행했다. ETIC가 구성원의 자기관리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 원리를 완벽히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프로세스는 간헐적인 어려움에도 효과적으로 운영되며 건설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양한 주체(Who)를 포용하라
드래곤 모드에서 벗어나려면 모든 조직 구성원을 온전히 포용해야 한다. 전통적인 관리 방식은 직원들이 정해진 직무 범위에서 가능한 한 효율적이고 감정을 배제한 채 일하기를 기대한다. 드래곤 모드에서 ‘전문가답다’는 말은 우리의 약점이나 불안감 등 흔히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업무와 무관한 모든 것을 제쳐두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러한 직원 축소주의적 관점을 '전인성의 간극'이라 부르는데, 피닉스 모드는 이러한 간극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개인의 약점이나 불안감이 단기적으로는 일의 생산성을 저해할 수 있지만,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은 장기적으로 직무 만족도, 몰입도 그리고 잠재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직원들이 리스크를 줄이면서 실패를 경험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하는데, 이러한 요소는 혁신을 위한 중요한 조건이기도 하다. 실제로 구글이 수행한 유명한 연구인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Project Aristotle에 따르면, 개인이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느끼는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성과를 내는 팀의 핵심 요소 중 하나였다. 조직의 진화에 있어 신뢰와 안전감은 결정적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복잡성의 간극과 진정성의 간극을 메우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는 리더와 관리자들이 자신의 전인적인 모습을 일터에서 드러낼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가족 이야기나 취미에 대해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회의 전후에 몇 분간 진심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같은 관계의 기본기는 많은 직장에서, 특히 원격근무 환경에서 놓쳐지곤 한다.
전인성의 간극을 해소하는 일은 조직에 또 다른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오늘날의 노동 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일과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으며, 환원주의적 접근법reductionist approach(개인의 능력이나 역할을 조직 내 특정 업무로만 축소하여 바라보는 방식. 이는 구성원의 다면적 경험이나 외부 활동이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음)은 구성원들이 다양한 커리어 경험을 통해 스스로 만들어낸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의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만든다.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일터 밖에서 참여하는 활동이나 네트워크를 열린 마음으로 지지해 줄 때, 조직은 그 기회로 새로운 잠재고객이나 사업 기회와 연결될 수 있다.
균형점을 찾으라
드래곤과 피닉스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의도는 '드래곤은 나쁘고 피닉스가 더 낫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필요한 시점에 드래곤 모드에서 피닉스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조직이 전략적 관점을 확보하고, 주요한 경영 간극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두 가지 모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조직에게 중요하다. 두 모드는 서로를 보완하며, 하나의 일관되고 통합된 전체를 이룬다.
소셜섹터 리더들이 복잡성을 수용하고 새로운 관점을 기르기 위해 시작할 수 있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 중 하나는 자기 자신부터 돌아보는 것이다. 스튜어트 재단Stuart Foundation의 조너선 레이먼드Jonathan Raymond는 이를 두고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조직의 변화 없이는 시스템의 변화가 없고, 개인의 변화 없이는 조직의 변화도 불가능하다.” 렉티카, 롱 나우 재단Long Now Foundation, 워크 댓 리커넥트The Work that Reconnects와 같은 기관들은 시스템 코칭, 마인드풀니스 그리고 다양한 학습 자원을 통해 인간 행동의 본질을 이해하는 여러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이러한 관점을 확장하는 훈련 방식들의 공통적인 핵심은 인간의 행동이 단일 요인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복잡한 맥락과 조건들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이성적이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인 면도 지닌 복합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다양한 차원에서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면 근육이 발달하고 유연성이 좋아지듯, 리더십을 훈련하면 복잡한 상황을 다룰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글의 공동 저자인 케이타 야마모토Keita Yamamoto는 렉티카 모델에 기반한 훈련을 통해 관계의 다양한 차원과 작용하는 여러 요인을 이해함으로써, 복잡한 상황에서 더 많은 해결책을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그가 경험한 사례로, 일본 농촌 지역에서 진행된 한 프로젝트는 영향력 있는 리더의 이탈로 팀의 사기와 추진력이 약화된 상황이었다. 이때 야마모토는 리더 한 명을 새로 세우기보다 여러 사람이 리더십을 나눠 맡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리더의 공백을 메우는 것 이상으로 팀 전체의 책임감과 자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조직이 이미 익숙해진 드래곤 모드를 넘어서도록 돕는 또 하나의 구체적인 방법은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과 기능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통찰을 정리하고 의미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최고학습책임자Chief Learning Officer나 조직이 민첩하고 협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최고팀운영책임자Chief Teaming Officer 같은 전형적인 피닉스형 리더십 역할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은 조직 내부에 신설할 수도 있고, 외부 자문 기능으로 설계할 수도 있다. 또는 이 둘의 중간 형태로 관점을 넓혀주는 이사회 구성원이나 자문단에게 이 역할을 부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이 글의 공동 저자인 토모히로 하마카와Tomohiro Hamakawa가 설립한 어스 컴퍼니Earth Company는 설립 초기 자신과 공동 창업자인 그의 아내 그리고 다른 이사들이 경영책임을 나누어 맡았다. 그러다 2022년 하마카와는 경영책임을 제한적으로 갖는 최고탐색책임자Chief Exploration Officer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즉각적인 효과는 그가 일상적인 업무로부터 적절한 거리를 두면서 조직 발전에 도움이 되는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게 된 데이서 나타났다.
사회혁신가들은 큰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그 도전은 점점 더 불안정하고 복잡해지는 오늘날의 환경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드래곤 방식이 이러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타오르던 에너지도 결국 꺼져버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혁신가는 이 두 모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불이 타오를 때, 피닉스가 날아오른다'는 격언을 기억해야 한다.
참고
1. 조직에서는 업무 환경의 복잡성과 고용된 직원의 실제 역량 사이에 격차가 존재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프는 Development Testing Service, LLC의 자료를 각색했다.
2. 동양 문화권에서 드래곤(용)과 피닉스(봉황, 불사조)는 중요한 상징이다. 드래곤은 힘, 권력, 지배적인 에너지를 의미하고, 피닉스는 재생, 정화, 조화와 같이 부드럽고 평화로운 에너지를 상징한다. 강력한 양극의 힘(드래곤-양, 피닉스-음)을 의미하는 두 상징이 통합될 때 완전한 균형과 성장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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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OHIRO HAMAKAWA
토모히로 하마카와는 어스 컴퍼니의 최고탐색책임자이다. 그는 현재 발리에 거주하고 있으며, 동남아 최초로 비콥 인증을 받은 호텔 ‘마나 어스리 파라다이스’의 공동 창립자이다.
KEITA YAMAMOTO
케이타 야마모토는 일본모금협회의 수석 부회장이며, 일본의 여러 사회적기업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현재 지방정부에 사회혁신 관련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