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란트로피]재생 리더십 프레임워크: 혁신이 지속되게 만드는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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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란트로피
재생 리더십
프레임워크:
혁신이 지속되게
만드는 조직

재단, 소멸을 선택하다


LORENZO HERRERA Y LOZANO



Summary.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걸고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러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운동이 지속가능해지고 미래세대에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우리는 재생 리더십 프레임워크((Re)Generative Leadership Framework)를 고안했다. 



우리는 필란트로피 영역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성찰해야 한다. 우리가 권력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조직 내부에서 우리는 힘을 어떻게 행사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의 일하는 방식이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를 촉진하고 있는지, 저해하고 있는지를 우리는 성찰해야 한다. 이 글에서 나는 지난 20년간 서로 다른 다양한 단체에서의 활동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나누고자 한다. 이 교훈은 필란트로피 조직에도 적용될 것이다. 나는 수혜 단체가 겪는 어려움만이 아니라 기부자도 직면해야만 하는 파괴적이고 만연한 현상을 다룰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마음으로 꿈꾸는 세계’와 ‘우리의 행동으로 만들고 있는 세계’ 사이의 모순과 불일치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기를 바란다.


2020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 재정 지원을 받으며 십 년 넘게 프로젝트로 활동해 온 저스티스 펀더스Justice Funders가 정의로운 전환 분야의 비영리단체로 독립했다. 저스티스 펀더스는 ‘좀 더 풍요롭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상상을 하는 필란트로피 기관의 협력자인 동시에 안내자’를 지향한다. 앞선 2년 동안 급속히 성장한 저스티스 펀더스는 성장통을 앓는 동시에 깨달음도 얻고 있었다. 저스티스 펀더스가 해 왔던 일은 부를 재분배하고, 권한을 민주적으로 변화시키고, 경제적 통제권을 커뮤니티로 옮기기 위해 자선 기관과 협력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의 사명을 좀 더 본격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뿐 아니라, 필란트로피 기관이 민주주의를 깊이 있게 실행하도록 이끌어가려면, 우리 스스로도 그렇게 일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저스티스 펀더스를 활동가가 주도하는 비영리조직으로 구조화하기로 했다. 


이런 구조의 단체를 만들기로 결정할 당시에 나는 입사 3개월 차였다. 저스티스 펀더스에 합류하기 20년 전, 나는 텍사스에서 퀴어 및 트랜스 예술가, 교육자, 조직가와 협업하는 단체의 리더 역할을 처음 맡았다. 그 당시 나는 인종정의와 사회정의 영역에 새로 진입한 청년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저항 운동을 통해 탄생한 진보적인 기관이 서서히 전문화되며 기존 조직처럼 동화되는 과정을 보게 되었고, 지원 조직의 변덕에 휘둘리는 단체들, 활동가와 커뮤니티가 겪는 고통, 소진, 사망 등의 무게로 무너져버린 단체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나는 17년 동안 진보적 정의 운동 단체 두 곳에서 일했는데 두 곳 다 직원과 이사진이 모두 유색인이며 대체로 퀴어이기도 한 곳이었다. 이 두 단체에서 일하면서 나는 고통을 받았던 동시에 고통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사회변화를 만드는 단체들의 모순에 대해 오래 고민했다. 모두에게 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지만, 사명을 실천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행동 때문에 조직을 망가뜨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사회정의를 촉진하기 위해 비영리 산업 복합체nonprofit industrial complex에 의존한다면, 필란트로피 기관과 변덕스럽고 의존적인 관계에 의지한다면,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와 다른 이들을 계속 희생시킨다면, 우리는 분명히 실패하고 말 것이다. 20년 가까이 이 모순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애쓰는 과정에서 나는 희망과 절망에 번갈아 휩싸였다. 스물네 살 때부터 두 번의 부국장직과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두 번의 사무국장직을 거치고, 여러 단체의 창립, 구조변경, 해산을 주도하고, 십여 개 이사회에 참여하고, 단체의 리더십, 윤리, 그리고 운동에 기반한 개념틀을 연구하고, 심리학, 신경과학, 행동경제학, 대인관계 신경생물학을 파고들고, 수년간 코칭, 상담, 훈련을 해왔다. 이 모든 경험을 통해 나는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


사실상 내가 접한 거의 모든 비영리단체가 영리기업의 판박이였다. 대부분 사회정의를 지향하면서도 노동자는 관리할 대상이며 경영진은 노동자가 생산하고 순응하도록 감독할 책임이 있다는 18세기 시절의 전제에 따라 작동하고 있었다. 인간성을 존중하려는 열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실행하는 정책과 가치 선언문, 관리 구조는 노동자가 인지 기능이 있는 기계처럼 작동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마치 노동자들이 감정도 없는 존재처럼, 각 사람 고유의 신경체계가 없는 것처럼 기대하고 있었다. 


많은 조직의 정책, 부서 규정, 가치에는 모든 사람이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심리 상태로 일한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문제 상황들에 대처할 수 있도록 개인이나 조직의 역량을 사전에 준비하는 경우는 적었지만 조직의 정책, 팀 규정, 가치를 무기로 삼아 행동을 통제하고 규정 준수를 강제하는 경우가 많다. 


위계적인 조직에서는 정보와 권력이 상층부에 집중되어 유지되고 있고, 또한 그렇게 인식된다. 최상층에 있는 개인은 고립되어 오해받고 있다고 느끼고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위계의 최하층에 가까운 사람들은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무시당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중간층에 있는 사람들은 하층부의 불만을 잠재울 만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채 실제로 상층부에서 기대하는(혹은 기대할 것이라고 믿는) 수준의 통제를 강요할 수 있는 권력을 부여받는다. 


덜 위계적이거나 위계 없는 조직이라고 해서 이러한 문제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커뮤니티 기반 조직을 위계적 구조에서 공동체적 구조로 재편하는 작업에 참여하면서, 나는 구조적 권력 불균형이 없는 경우에도 정보 접근권, 출신 또는 경험에 따른 특권, 문화자본의 격차에 따라 의사결정 권한과 권력의 역학이 불균등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사명 선언문으로는 인류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그토록 맹세하면서도 조직 내부의 인간을 배제하는 산업을 창조해 낸 것이다. 우리가 고통과 소진을 겪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변화를 일으키고 유지시키는 문화

수년에 걸쳐 해답을 찾아 헤맨 결과, 나는 우리 자신과 서로를 희생하지 않고 일하는 방법을 익히는 정도로는 생존을 보장받는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의 비전을 추구하는 데 충분한 내부 자원과 변혁적인 협력관계를 확보하려면 생존만을 목표로 하는 것을 넘어 번영하고 번성하는 수준까지 나아가야 한다. 우리의 비전은 세상을 전환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 비전을 추구하려면 조직에서도 전환적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우리는 순응과 통제의 문화에서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세상과 맺은 관계에 대해 신성하게 여기고 서로 돌보는 문화’로 전환해야 한다. 


수십 년에 걸쳐 신경과학 및 심리학 연구자들은 긍정적 심리 상태와 중립적 또는 부정적 심리 상태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 왔다. 긍정적 심리 상태에서는 도파민이 분비되어 행복감과 안정감을 느끼고, 새로운 뉴런이 성장하기 적합하며, 뇌의 학습 영역이 활성화되어 인지적 유연성과 적응력이 발휘되고, 창조성이 향상되고, 에너지와 면역 기능이 높아지고, 감정적 지각적 개방성이 올라간다. 영속적이고 전환적인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는 역량을 키운다는 것은 긍정적인 것을 넘어 번성하는 심리적 상태를 경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신중하고 능동적으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생생히 살아있어야 한다. 토니 케이드 밤바라의 지혜를 빌리자면, “혁명을 거스를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우리는 우리의 뇌가 가장 잘 기능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신중하고 능동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뇌가 부정적 편향과 위험 탐지라는 기능에 기울어져 있다는 걸 인지하고, 우리의 뇌를 점진적으로 재구조화해야 한다. 우리 뇌에서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 유지하고, 상상하는 인지적 기능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말이다. 조직 문화는 우리 자신과 서로를 이해하고 인식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조직문화가 조직의 구조와 체계와 전략에 스며들어 있을 뿐 아니라, 조직을 작동하게 만들고, 구체화한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조직 문화를 업무와 별개라고 치부하면서, 문화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운동을 통해 이뤄낸 성과의 그늘에는 살처받은 사람들과 망가져버린 조직들이 있다. 이는 문화를 홀대할 때 우리가 망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문화는 그저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문화는 우리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의로운 전환을 향해 나아갈수록, 우리가 변화시키고자 하는 체제와 구조의 저항이 심해질 것이다. 거세지는 저항에 맞서 악습을 멈추고 규정을 바꾸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상상력, 용기, 인내, 회복력을 꾸준히 확장하고 강화하고 재생성해야 한다. 이 중 어느 것도 개별적으로 이룰 수 없다. 앞으로 우리를 향한 저항은 거세질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투자해야 한다. 우리가 승리할 것을 믿고, 우리의 비전이 구현될 것을 기대하고, 인류와 지구를 향한 사랑을 조직 구성원에게도 동일하게 쏟으며 우리는 서로를 향해 투자해야 한다. 



재생 리더십 프레임워크

저스티스 펀더스를 노동자가 주도하는 조직으로 설립하면서, 우리는 반드시 인사, 재정, 사업, 운영을 다 함께 관장할 강력한 구조, 체계, 관행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한, 우리 모두의 인간성을 온전히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화를 통해 우리 모두가 이 일에 온전히 헌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는지에 따라 조직의 건강성과 미션의 임팩트를 좌우할 것이다. 자선 기관과 직접 파트너십을 맺는 단체로서 저스티스 펀더스는 사회 운동 단체와 지원기관들에게 정의롭고 전략적인 방식으로 인류애를 존중하는 조직 문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음을 인식했다. 우리가 그러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하면서 재생 리더십 프레임워크라는 개념이 형성되었다.



악습 멈추기

18세기, 노동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발명된 통제와 순응이라는 ‘관리’ 방식을 조직들은 여전히 의존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래로 ‘관리’는 포상과 징계를 통해 사람들에게 일할 동기를 부여해 왔는데, 우리 모두는 이같은 관례를 알고 있고, 실행해 본 적도 있고,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자기 결정 및 동기에 관한 연구에서는 외부에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당근과 채찍 기법을 쓰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반생산적이기까지 하다고 말한다. 상벌 방식은 통제의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며, 정의로운 전환 프레임워크에서는 상벌 방식이 착취적 경제체제에 깊이 박혀 있는 군사주의 문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이해한다. 기금배분 기관에서 이러한 착취적인 외부적 동기부여 전략을 활용할 경우 수혜 단체와의 관계에도 그 전략이 스며들 수 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에 영감을 받은 재생 리더십 프레임워크는 식물학에서 빛에 반응해 햇빛이 비치는 방향으로 성장하는 방식을 의미하는 굴광성heliotropism 이론, 신경과학과 긍정심리학 연구, 스스로 결과를 정할 수 있다고 믿을 때 동기 부여가 더 잘 된다는 자기결정 이론, 이해관계자가 집단으로 참여해 더 나아질 가능성을 상상하고 설계하는 조직 및 사회 변화 모델인 강점 탐구appreciative inquiry를 적용한다. 이러한 프레임워크는 관리에서 공동책임으로의 전략적 이동이자, 통제와 순응에서 내적 동기와 참여로의 명시적 전환이다. 이는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를 북돋는 업무 방식으로 조직을 구축하여, 영속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 업무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해준다. 


들판의 야생화들이 하루 종일 해를 쫓아 고개를 돌리듯이, 우리는 생기를 발산하는 주체를 따라가며 에너지, 영감, 방향성을 얻는다. 저스티스 펀더스에서는 ‘천연자원의 신성함을 존중하고 모든 존재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 세상’이라는 비전이 마치 빛처럼 우리를 자극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자극이다. 또한 우리는 내적자산에 기반한 강점 탐구 모델을 활용하여, 우리의 비전을 현실에 구현하는 동시에 우리가 추구하는 세상을 향해 움직이며 동시에 우리가 지닌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의 비전을 확장하도록 돕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우리는 심리적 안전과 안녕 중시, 급진적 상호 의존성, 생성적 리더십, 거침없는 상상력이라는 가치를 조직의 운영에 적용하고, 자치와 공동책임에 입각하여 조직의 자원을 관리하기 위해 서로 실천해야 하는 행동과 업무방식을 정의한다. 이러한 행동과 업무방식은 내적 동기와 성장이라는 씨앗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자기 삶을 스스로 형성할 능력을 뜻하는 자율, 우리가 하는 일에 능숙함과 자신감을 느끼는 상태를 뜻하는 역량, 기술을 배워 익히며 나아지는 과정을 인지하는 것을 뜻하는 숙련, 우리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에 연결되어 기여한다고 느끼는 것을 뜻하는 목적, 연결성과 소속감을 뜻하는 관계성 등 우리의 기본적인 심리적 필요가 충족될 때 우리는 내적 동기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비참하고 유리되고 타인과 단절되고 지적으로 막혀 있다고 느끼는 상태로는 전환적 비전을 실현할 수 없다. 참여와 몰입은 내적 동기를 추구하는 우리의 심리적 필요가 충족될 때 가능해진다. 이러한 필요가 충족되면 긍정적 감정, 참여와 몰입, 관계, 의미, 성취 등 안녕을 이루는 요소 또한 수반되게 되면서 성장하고 번영하게 된다.



순응에서 참여로

여전히 대부분의 조직에서 우리가 내놓은 가치와는 상반되는 낡고 비효율적이며 결함이 입증된 사상과 모델에 따른 관리 감독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상과 모델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사명을 밀고 나가는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한다. 착취적인 직장 문화를 유지시키는 산업혁명의 유물인 성과 평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서 쓰던 고과 제도, 1980년대에 제너럴 일렉트릭사에서 널리 퍼트린 등급 평가제도, 1940년대에 확산한, 성과와 평가를 연계해 위계를 강화하는 관행 등이 여기에 속한다. 직원의 성과를 북돋우려는 노력은 의도와는 정반대의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그리고 성과 개선 계획 같은 도구로는 노동자의 성과를 약간은 끌어올릴 수는 있어도 기본적인 기대치를 넘어서기는 어렵다. 우리는 참여와 몰입을 추구하지 못하고, 현실에 순응하거나 개선하는 것 정도로 만족하곤 한다. 


통제와 순응을 벗어나 내적 동기와 몰입으로 나아가면 관리의 방향도 전환될 수 있다. 구성원들의 내적 동기와 성장이 언제 어떻게 나타나는지 인식하도록 도와주고, 이를 위해서 어떤 요인들이 조성되어야 하는지 파악하는 방향으로 관리 체제가 바뀌게 된다. 우리는 활동가들이 생명력있게 살아나도록, 즉 번영하는 심리적 상태에 이르도록 돕는 환경에 투자해 성과를 거둘 잠재력을 끌어낸다. 책임감은 통제와 순응의 도구가 아니라 근로자가 자기 일과 맺는 (재)생적 관계의 귀중한 부산물이 된다.



악습 멈추기

성과 평가는 널리 활용되는 데 반해 비효율적이고 부정확하고 비생산적이라는 사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근로자가 자기 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바탕으로 피드백을 받는다고 하지만 2000년 응용심리학회지와 1998년, 2010년 인사심리학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그러한 피드백은 받는 사람보다 제공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구자들은 세 연구에 걸쳐 관리자의 상사, 동료, 부하직원으로부터 받은 50만 건 이상의 관리자 평가를 분석한 결과, 평가 편차의 약 55~71%가 개별 평가자의 특성('특이 평가자 효과'라고 알려져 있음)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 실제 성과에 기인한 편차는 20%를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계적 권력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본질적으로 주관적으로 작성된 피드백을 사용하면 순응하고 강제하는 업무 방식이 나타나기 쉽다. 학습을 돕고 성장을 파악한다는 목적 아래서 말이다. 성과 평가는 잘 활용한다 해도 적당한 성과를 끌어내고 관리자의 상상력과 역량 수준에서 설정된 성장을 달성하는 데 그친다. 한편, 성과 평가를 지나치게 자주 활용하면 사기를 떨어뜨리는 대화로 변질되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킬 뿐 아니라 피드백을 수용하고 학습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 우리는 사람의 단점에 집중하는 방식이 학습을 촉진하기는커녕 방해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자선 기관에서 수혜단체의 책임감을 확인하기 위해 적용하는 지표와 평가 항목에서도 비슷한 역학이 나타난다. 이런 부담스러운 요구사항은 수혜단체와 그들의 사명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후원자가 그들에게 발휘하는 권력을 강화하는 데에 크게 기여한다. 이러한 관행은 배려와 신뢰의 협력관계를 키우기는커녕 수혜단체에게 부담을 안긴다. 또한, 후원자의 지시와 감독 없으면 지원 단체가 스스로 활동을 수행하고 평가할 수 있으리라는 신뢰가 없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새로운모델 만들기

이론에서 실천으로 넘어가면서, 우리는 성과 평가를 재생 리더십 모델로 대체했다. 강점 탐구의 4-D모델discovery, dream, design, delivery에 따라 설계한 우리의 모델은 회고, 성찰, 협력적 대화를 촉진한다. 이러한 과정은 우리 활동의 가장 최고의 순간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확인하며, 탐구한다.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 명명하고 자신의 강점을 탐구함으로써 우리는 창의성, 인지적 개방성, 에너지 수준을 높여 인지 능력을 최적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직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구성원들의 내재적 동기를 높일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조성할 수 있다. 또한 학습 기회를 극대화하여 우리의 기술과 업무 방식을 인식하고 강화하며 개선할 수 있다.


우리는 ‘저항하고, 새롭게 사고하고, 재구성해야’한다. 이는 정의로운 전환 프레임워크에서 촉구하는바 이기도 하다. 돌봄의 정신과 숭고한 마음을 기준으로 삼아, 자원이 재생성되고, 협력적으로 활동하며, 진정한 민주주의에 의해 운영되는 재생적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는 지배와 통제를 강화시키는 조직의 문화, 구조, 전략에 저항해야 한다. 서로 돌보고 대하는 방식을 새롭게 해석하면서 감사, 친절, 연대로 유대를 강화하는 혁신적인 상호 의존성을 추구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어렵고 힘든 시절을 겪거나 서로 상처입히는 경우에도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다.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지속할 수 있는 조직이 되려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개인적, 집단적 회복력을 높일 수 있도록 조직을 재구성해야 한다. 또한 서로를 타자화하거나 위협으로 간주하는 실수가 일어났을 때도 서로에게 다시 다가갈 수 있도록 조직을 재구성해야 한다. 


전통적인 조직 개발 및 관리 방식은 순응을 강요하고 불신과 비효율을 유발하며 상처를 남긴다. 재생 리더십 프레임워크는 이러한 방식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창조는 우리의 내적 동기에 기반하여 핵심적인 필요를 채워졌을 때 가능하다. 우리에게는 보상, 강요, 처벌 등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아닌 새로운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활동 자체가 보상이 되기에 서로를 탓하지 않고 서로의 존재로 인해 변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조직 말이다. 그때 우리는 후퇴하지 않는 혁명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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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ENZO HERRERA Y LOZANO

로렌조 에레라 이 로자노는 저스티스 펀더스의 공동사무국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