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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기금소진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재단, 소멸을 선택하다
ASH-LEE WOODARD HENDERSON · FARHAD EBRAHIMI
Summary. 기금소진 그 자체는 하나의 전술에 지나지 않는다. 기금소진이라는 접근이 보다 전략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측면의 질문을 고려해야 한다.
코러스 재단이 기금을 소진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활동가 진영과 필란트로피 분야의 반응은 매우 다양했다.
일부 활동가들은 모든 재단이 코러스 재단처럼 남은 기금을 소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른 지원기관들에 이를 권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일부 활동가들은 배상에 대해 언급하며, 배상을 자선기부와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또한 재단이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오랜 기간 재정난을 겪어온 단체들이 재단 지원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코러스 재단의 지원이 끊기게 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와 같은 반응은 지원을 받을 기회가 제한된 상황에서 중요한 지원처를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나왔다. 이는 그동안 단체들이 의존해온 네트워크와 자원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을 반영하고 있었다.
필란트로피 영역에서도 다양한 입장이 공존한다. 현장에는 바로 사용가능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고, 해방된 세상에서 필란트로피는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는 이유로, 모든 재단이 가능한 빨리 기금을 소진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반대로 기금소진 전략은 이상적이고, 극단적일 뿐만 아니라 무책임하며, 전략적이지 않다고 보는 이들도 존재한다.
코러스 재단은 기금소진 전략에 대한 여러 글을 써왔다. 기금소진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과거부터 필란트로피 전략 선택과 권고에 영향을 미쳐온 관계적, 경험적, 데이터 기반 연구의 결과에서 나온 것이다. 필란트로피와 사회운동 어느 관점에서든, 기금소진과 관련한 전략적 유용성과 구체적인 방식에 대한 논의는 정리되지 않고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코러스 재단은 다른 재단들과 재단 운영 관계자들이 지원 대상뿐 아니라 지원 방법에서도 다른 접근 방식을 채택하길 바라며, 평가 결과와 인사이트를 공유해왔다. 하지만 재단들의 논의는 여전히 몇몇 주제에 머물러 있다. 변혁적 임팩트 대 거래적 임팩트, 장기 지원 대 단기 및 일회성 지원, 일반 운영 지원 대 특정 프로젝트 지원, 5%를 위한 지원 대 95%을 위한 지원과 같은 식의 논의만 반복되고 있다.
사회 정의를 위한 기금 지원에 있어 이러한 단편적 논의를 넘어, 어떻게 여러 부문이 협력하는 체계적인 전략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선의에서 비롯되더라도 단기적 해결에 그치게 만드는, 과도하고 끊임없는 개입을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그리고 재단의 전략이 현장의 실제 상황보다 기부자나 재단 이사, 자산가의 정치적 입장이나 이해관계에 좌우되는 현실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기금소진 접근은 재단마다 다른 결과를 낳는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재단의 기금소진 전략 자체를 지나치게 신봉하면 결국 한계에 부딪힌다는 것이다. 왜 더 많은 재단이 기금을 소진해야 하는지를 효과적으로 설명하려면 ‘어떤’ 재단이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기금을 소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하고 강력하며 설득력 있는 공동의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음과 같은 전략적 질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기금을 소진하면, 재단이 긴급한 사회문제를 그 긴급성에 상응하는 규모와 일정으로 지원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기후위기와 관련이 깊지만, 기후위기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경제, 민주주의, 문화 전반에 걸쳐 중대한 전환점에 있다. 각자가 속한 기관의 기금소진에 대해 어떻게 느끼든, 현재 우리가 직면한 위기들은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으면서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위기들은 시스템 차원에서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특정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자원을 신속히 투입하는 방법으로써 기금소진의 전략적 당위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기금소진 접근이 수혜단체가 다른 지원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필란트로피 분야에 만연한 위험회피 성향이 가장 왜곡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 중 하나는, 지원기관들이 타 기관이 유사한 지원을 약속하기 전까지 특정 단체나 사업에 대한 지원을 꺼리는 것이다. 우리가 이해한 바로 그들은 전반적인 실행 역량이 확인되지 않은 사업에 대해 ‘자신의’ 자원을 투자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풀뿌리 단체들은 ‘역량 부족’과 ‘고위험’이라는 낙인이 찍히고, ‘자원이 부족하다는 바로 그 이유로’ 계속해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기금소진 접근은 재단의 기금 전체가 재단의 통합적인 전략에 맞춰 사용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즉 ‘기금으로 하는 일과 투자로 하는 일’을 분리해 보지 않고, ‘재단의 자산 전체로 하는 모든 일’로써 기금 사용을 바라보게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나 ‘향후 몇 년간 진행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닌, ‘전체 기금이 소진될 때까지 해야 할 일’을 계획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금소진을 통해 재단이 위험을 감수하며 수혜단체를 지원하도록 유도하고, 더 큰 규모의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촉진할 수 있다. 재단이 위험을 감수한 지원 사례는 위험 부담을 기피해 온 다른 지원기관이 같은 결정을 내리도록 독려할 수 있다.
코러스 재단은 기금 지출에 대한 종료 일정을 확정한 후, 여러 지역의 핵심 단체를 대상으로 8~10년의 장기적이고 제한을 두지 않는 지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지원 방식은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이후 다른 지원기관들의 위험회피 성향을 완화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코러스 재단이 지원하는 단체나 지역사회가 새로운 지원이나 추가 지원을 받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러한 기금소진 접근이 재단 지원에 대한 수혜단체들의 의존도를 낮추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
재단 지원금의 일반적 형태는 ‘소모성’ 재원이다. 즉 한 번 사용되면 소모되어 사라진다. 재단이 기금소진의 목표를 충족하려면 단순히 기금을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재원도 함께 전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조직 자산 구축, 토지 취득 및 개발, 협동조합 대출 기금 조성, 노동자 협동조합을 위한 제조 설비 구매 같은 생산 수단 확보에 기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처럼 기금소진 과정에서 생산적 재원을 의도적으로 배분하면, 외부 자원에 대한 수혜단체들의 의존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필란트로피 영역에서 정의로운 전환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면, 생산적 재원을 배분하는 것이 기금소진을 계획하는 모든 재단의 핵심 목표가 되어야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목표는 코러스 재단이 기금소진을 결정할 당시 고려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만약 그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우리 재단은 분명 다른 접근을 취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처음부터 이 목표를 핵심 요소로 삼은 카탈리 재단Kataly Foundation 관계자들의 노력을 칭찬하고 싶다.
재단은 기금소진 접근을 통해 필란트로피 분야에서 정의로운 전환 전략이 무엇인지 다른 재단이나 기부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을까?
현장에서 무언가를 철수시키는 것을 일컬어 ‘해체Decommissioning’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필란트로피 영역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단어지만,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거시적인 맥락에서 보면 해체는 매우 보편적인 개념이다. 예를 들어 발전소가 아무리 환경에 유해하더라도, 그 발전소가 생산하는 에너지나 일자리를 보전하지 않고서는 발전소를 정의롭게 해체할 수 없다. 경찰 제도 폐지에 대해서도 지역사회의 실질적인 안전과 보안을 강화하는 사회서비스에 예산을 재할당하자는 주장 없이, 경찰 예산을 삭감하자고 주장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 필란트로피 분야의 변화에서도 이러한 원칙은 적용된다. 재단이 배분했던 자원을 적절히 대체하지 않고서는 재단을 정의롭게 해체할 수 없다.
특정 장소나 지자체 또는 필란트로피 기관에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그러나 필란트로피 영역 전반에 걸쳐 무엇이 가능하고 바람직하며, 더 나아가 필요한지에 대해 내러티브를 바꾸는 일은 기준을 제시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이 점을 고려할 때 필자는 재단의 기금소진에 관한 내러티브 전략에도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코러스 재단이 필란트로피에 대한 내러티브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코러스 재단이 기금을 소진하기로 한 결정이 필란트로피 영역에서 코러스 재단이 갖는 영향력과 입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이는 우리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일일 것이다. 요컨대 그 결정이 없었다면, 이 글도 독자들에게 닿지 못했을 것이다.
기금소진이라는 주제와 관련해, 먼저 이 접근을 도입하고 그 방향과 철학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던 재단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특히 벨돈 기금Beldon Fund, 키호테 재단Quixote Foundation, 민주 공동체 기금Fund for Democratic Communities은 코러스 재단에 큰 영향을 미쳤다.
더 넓은 생태계를 고려하다
이러한 기준에서 알 수 있듯 재단마다 기금소진 접근에 있어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여기서 분명히 하고 싶은 점은, 고액 자산 기부자나 가족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그들의 재산을 소진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전략적 소진 접근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기금소진이 사회적으로 긴급한 필요를 해결하지 않거나 지원단체와 수혜단체의 관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또 필란트로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지 않거나 일관된 내러티브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개인적인 신념에 따른 결정에 불과하다.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자산가들에게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덧붙여 이러한 기준에 대해 한 가지를 더 명확히 하고자 한다. 기금소진에 대한 우리의 기준은 사회운동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 또한 사회운동을 지지하는 진보적이고 급진적인 후원자들이 가진 부에 대한 신뢰에도 기반하고 있다. 재단의 기금소진은 외부환경과 무관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금소진이 미치는 영향력을 평가할 때는 유사한 철학을 가진 다른 재단에 미친 영향뿐 아니라 경제 생태계 전체에 미친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기존 관행대로 하면 위기는 악화될 것이다
우리에겐 다양한 분야와 방법론을 아우르는 기금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금 지원 전략은 필란트로피의 기존 방식을 포함하지만, BIPOC(흑인, 원주민, 유색인종)와 노동계층이 구상하고 설계하며 주도하는 운동 전략을 반영해야 한다. 이러한 기금 전략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필란트로피 활동은 우리가 늘 경험했던 동일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기금 전략이 없다면, 기금 지원은 부유한 자선가와 그들을 위해 일하는 전문가 집단의 임의적인 관심사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기금 지원의 변동성이 커지게 되는 불균형의 악순환을 만들 것이다. 결국 필란트로피 영역의 운동가들은 자신이 관료주의의 도전을 뛰어넘을 힘이 없다는 사실에 끝없이 좌절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분명히 해야 한다. 필란트로피 영역 내 보수 세력은 보수주의 이념을 발전시키고 확산하며, 미국의 지식, 정치, 문화적 주류를 통제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공격적으로 지출하고 있다. (진보 세력만이 기금소진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로 제임스 피어슨James Piereson이 2002년 <필란트로피 라운드테이블Philanthropy Roundtable>에 실은 ‘기금소진에 대한 내부자 가이드The Insider’s Guide to Spend Down’를 읽어보길 권한다.)
우리는 솔직해야 한다. 필란트로피와 관련해 지금까지 이어온 방식을 고수한다면 과거에 얻었던 결과를 그대로 얻게 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파시즘과 권위주의, 생태계 재앙의 위기 징조, 공공보건 위기, 외국인 혐오, 동성애 혐오, 성전환자 혐오, 가부장제, 백인 우월주의적 폭력 등 여러 중대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지금은 개인과 기관이 각각의 강점을 살려 발휘하고, 필란트로피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생사의 문제만큼이나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최근 몇 년의 상황이 우리에게 경고 신호와 같았다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그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다양한 문제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문제 해결에 필요한 모든 활동을 지원할 만큼 지원단체와 재정 자원은 충분하다.
현재 우리의 대화는 지적 자극에 그치고 있다. 부유한 기부자에게 특정 집단과 소외된 공동체의 트라우마를 전시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문제를 알리는 것은 최악의 방법이다. 이제 필란트로피 기관들은 자문해야 한다. 우리는 재단이라는 조직을 영원히 유지하는 데 더 관심이 있는가? 아니면 당장 눈앞의 생명을 구하고 인류의 생존을 위해 더 헌신하고 있는가?
장기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사람들이 건강하고, 공평하며, 지속가능한 공동체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사회운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재단의 기금을 지금 당장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소진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일부 재단이 기금소진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아직 준비되지 않았지만 사회 정의와 자유를 위한 운동의 지속적인 힘과 추진력,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 자산을 장기적으로 이전하는 혁신적인 계획에 참여하고 싶은 재단이 있지 않을까?
이제 실행할 때가 되었다
지금은 막대한 자원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보아야 할 때이다. 그들은 현장에서 정직과 신뢰를 기반으로 관계를 쌓아왔기에 이 막대한 자원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가 된다. 한편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표적이 되기도 하는 공동체에서 생생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변화를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필란트로피 영역 내부에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대화할 때이다. 이 과정에서는 기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적극적으로 지출할 것인지, 아니면 천천히 사용할 것인지, 사용의 목적이 전략적인 목표인지 아니면 단체의 영속성을 위한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내외부 조직화 전략을 세우고,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며, 사람들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생명을 지키는 일에 자금을 투입할 때이다.
필자가 전하고자 했던 주장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믿는다. 기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소진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은 진보적이고 급진적인 필란트로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요구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인식과 조정, 협력이 필요하다. 우리 전략이 갖는 근본적인 가치는 우리가 설정한 목표나 명시적인 기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고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요구되는 조직적인 노력을 효과적으로 이행하게 하는 데 있다. 필란트로피 분야의 변화를 이끄는 데 있어, 다양한 형태의 필란트로피 기관이 자발적으로 해체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가 설정할 수 있는 그 어떠한 목표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원기관들을 조직화하는 노력을 진지하게 해야 하고, 그것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함께 대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기금소진 전략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비전을 분명히 한다. 필란트로피 기관의 자발적 해체가 이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필자가 지향하는 바는 자원과 권력이 처음부터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추출되거나 집중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기금소진 전략은 그러한 세상을 만드는 여러 단계 중 하나에 불과하다. 더 큰 변화를 위해서는 모든 필란트로피 기관의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함께 이 여정을 이어나가길 기대하며, 여러분의 동참을 바란다. 지금과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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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H-LEE WOODARD HENDERSON
애쉬-리 우다드 헨더슨은 하이랜더 센터의 공동 디렉터이다.
FARHAD EBRAHIMI
파하드 에브라히미는 코러스 재단의 설립자이자 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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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란트로피
우리에겐
기금소진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재단, 소멸을 선택하다
ASH-LEE WOODARD HENDERSON · FARHAD EBRAHIMI
Summary. 기금소진 그 자체는 하나의 전술에 지나지 않는다. 기금소진이라는 접근이 보다 전략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측면의 질문을 고려해야 한다.
코러스 재단이 기금을 소진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활동가 진영과 필란트로피 분야의 반응은 매우 다양했다.
일부 활동가들은 모든 재단이 코러스 재단처럼 남은 기금을 소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른 지원기관들에 이를 권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일부 활동가들은 배상에 대해 언급하며, 배상을 자선기부와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또한 재단이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오랜 기간 재정난을 겪어온 단체들이 재단 지원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코러스 재단의 지원이 끊기게 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와 같은 반응은 지원을 받을 기회가 제한된 상황에서 중요한 지원처를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나왔다. 이는 그동안 단체들이 의존해온 네트워크와 자원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을 반영하고 있었다.
필란트로피 영역에서도 다양한 입장이 공존한다. 현장에는 바로 사용가능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고, 해방된 세상에서 필란트로피는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는 이유로, 모든 재단이 가능한 빨리 기금을 소진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반대로 기금소진 전략은 이상적이고, 극단적일 뿐만 아니라 무책임하며, 전략적이지 않다고 보는 이들도 존재한다.
코러스 재단은 기금소진 전략에 대한 여러 글을 써왔다. 기금소진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과거부터 필란트로피 전략 선택과 권고에 영향을 미쳐온 관계적, 경험적, 데이터 기반 연구의 결과에서 나온 것이다. 필란트로피와 사회운동 어느 관점에서든, 기금소진과 관련한 전략적 유용성과 구체적인 방식에 대한 논의는 정리되지 않고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코러스 재단은 다른 재단들과 재단 운영 관계자들이 지원 대상뿐 아니라 지원 방법에서도 다른 접근 방식을 채택하길 바라며, 평가 결과와 인사이트를 공유해왔다. 하지만 재단들의 논의는 여전히 몇몇 주제에 머물러 있다. 변혁적 임팩트 대 거래적 임팩트, 장기 지원 대 단기 및 일회성 지원, 일반 운영 지원 대 특정 프로젝트 지원, 5%를 위한 지원 대 95%을 위한 지원과 같은 식의 논의만 반복되고 있다.
사회 정의를 위한 기금 지원에 있어 이러한 단편적 논의를 넘어, 어떻게 여러 부문이 협력하는 체계적인 전략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선의에서 비롯되더라도 단기적 해결에 그치게 만드는, 과도하고 끊임없는 개입을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그리고 재단의 전략이 현장의 실제 상황보다 기부자나 재단 이사, 자산가의 정치적 입장이나 이해관계에 좌우되는 현실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기금소진 접근은 재단마다 다른 결과를 낳는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재단의 기금소진 전략 자체를 지나치게 신봉하면 결국 한계에 부딪힌다는 것이다. 왜 더 많은 재단이 기금을 소진해야 하는지를 효과적으로 설명하려면 ‘어떤’ 재단이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기금을 소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하고 강력하며 설득력 있는 공동의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음과 같은 전략적 질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기금을 소진하면, 재단이 긴급한 사회문제를 그 긴급성에 상응하는 규모와 일정으로 지원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기후위기와 관련이 깊지만, 기후위기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경제, 민주주의, 문화 전반에 걸쳐 중대한 전환점에 있다. 각자가 속한 기관의 기금소진에 대해 어떻게 느끼든, 현재 우리가 직면한 위기들은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으면서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위기들은 시스템 차원에서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특정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자원을 신속히 투입하는 방법으로써 기금소진의 전략적 당위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기금소진 접근이 수혜단체가 다른 지원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필란트로피 분야에 만연한 위험회피 성향이 가장 왜곡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 중 하나는, 지원기관들이 타 기관이 유사한 지원을 약속하기 전까지 특정 단체나 사업에 대한 지원을 꺼리는 것이다. 우리가 이해한 바로 그들은 전반적인 실행 역량이 확인되지 않은 사업에 대해 ‘자신의’ 자원을 투자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풀뿌리 단체들은 ‘역량 부족’과 ‘고위험’이라는 낙인이 찍히고, ‘자원이 부족하다는 바로 그 이유로’ 계속해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기금소진 접근은 재단의 기금 전체가 재단의 통합적인 전략에 맞춰 사용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즉 ‘기금으로 하는 일과 투자로 하는 일’을 분리해 보지 않고, ‘재단의 자산 전체로 하는 모든 일’로써 기금 사용을 바라보게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나 ‘향후 몇 년간 진행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닌, ‘전체 기금이 소진될 때까지 해야 할 일’을 계획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금소진을 통해 재단이 위험을 감수하며 수혜단체를 지원하도록 유도하고, 더 큰 규모의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촉진할 수 있다. 재단이 위험을 감수한 지원 사례는 위험 부담을 기피해 온 다른 지원기관이 같은 결정을 내리도록 독려할 수 있다.
코러스 재단은 기금 지출에 대한 종료 일정을 확정한 후, 여러 지역의 핵심 단체를 대상으로 8~10년의 장기적이고 제한을 두지 않는 지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지원 방식은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이후 다른 지원기관들의 위험회피 성향을 완화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코러스 재단이 지원하는 단체나 지역사회가 새로운 지원이나 추가 지원을 받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러한 기금소진 접근이 재단 지원에 대한 수혜단체들의 의존도를 낮추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
재단 지원금의 일반적 형태는 ‘소모성’ 재원이다. 즉 한 번 사용되면 소모되어 사라진다. 재단이 기금소진의 목표를 충족하려면 단순히 기금을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재원도 함께 전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조직 자산 구축, 토지 취득 및 개발, 협동조합 대출 기금 조성, 노동자 협동조합을 위한 제조 설비 구매 같은 생산 수단 확보에 기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처럼 기금소진 과정에서 생산적 재원을 의도적으로 배분하면, 외부 자원에 대한 수혜단체들의 의존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필란트로피 영역에서 정의로운 전환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면, 생산적 재원을 배분하는 것이 기금소진을 계획하는 모든 재단의 핵심 목표가 되어야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목표는 코러스 재단이 기금소진을 결정할 당시 고려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만약 그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우리 재단은 분명 다른 접근을 취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처음부터 이 목표를 핵심 요소로 삼은 카탈리 재단Kataly Foundation 관계자들의 노력을 칭찬하고 싶다.
재단은 기금소진 접근을 통해 필란트로피 분야에서 정의로운 전환 전략이 무엇인지 다른 재단이나 기부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을까?
현장에서 무언가를 철수시키는 것을 일컬어 ‘해체Decommissioning’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필란트로피 영역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단어지만,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거시적인 맥락에서 보면 해체는 매우 보편적인 개념이다. 예를 들어 발전소가 아무리 환경에 유해하더라도, 그 발전소가 생산하는 에너지나 일자리를 보전하지 않고서는 발전소를 정의롭게 해체할 수 없다. 경찰 제도 폐지에 대해서도 지역사회의 실질적인 안전과 보안을 강화하는 사회서비스에 예산을 재할당하자는 주장 없이, 경찰 예산을 삭감하자고 주장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 필란트로피 분야의 변화에서도 이러한 원칙은 적용된다. 재단이 배분했던 자원을 적절히 대체하지 않고서는 재단을 정의롭게 해체할 수 없다.
특정 장소나 지자체 또는 필란트로피 기관에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그러나 필란트로피 영역 전반에 걸쳐 무엇이 가능하고 바람직하며, 더 나아가 필요한지에 대해 내러티브를 바꾸는 일은 기준을 제시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이 점을 고려할 때 필자는 재단의 기금소진에 관한 내러티브 전략에도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코러스 재단이 필란트로피에 대한 내러티브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코러스 재단이 기금을 소진하기로 한 결정이 필란트로피 영역에서 코러스 재단이 갖는 영향력과 입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이는 우리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일일 것이다. 요컨대 그 결정이 없었다면, 이 글도 독자들에게 닿지 못했을 것이다.
기금소진이라는 주제와 관련해, 먼저 이 접근을 도입하고 그 방향과 철학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던 재단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특히 벨돈 기금Beldon Fund, 키호테 재단Quixote Foundation, 민주 공동체 기금Fund for Democratic Communities은 코러스 재단에 큰 영향을 미쳤다.
더 넓은 생태계를 고려하다
이러한 기준에서 알 수 있듯 재단마다 기금소진 접근에 있어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여기서 분명히 하고 싶은 점은, 고액 자산 기부자나 가족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그들의 재산을 소진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전략적 소진 접근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기금소진이 사회적으로 긴급한 필요를 해결하지 않거나 지원단체와 수혜단체의 관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또 필란트로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지 않거나 일관된 내러티브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개인적인 신념에 따른 결정에 불과하다.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자산가들에게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덧붙여 이러한 기준에 대해 한 가지를 더 명확히 하고자 한다. 기금소진에 대한 우리의 기준은 사회운동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 또한 사회운동을 지지하는 진보적이고 급진적인 후원자들이 가진 부에 대한 신뢰에도 기반하고 있다. 재단의 기금소진은 외부환경과 무관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금소진이 미치는 영향력을 평가할 때는 유사한 철학을 가진 다른 재단에 미친 영향뿐 아니라 경제 생태계 전체에 미친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기존 관행대로 하면 위기는 악화될 것이다
우리에겐 다양한 분야와 방법론을 아우르는 기금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금 지원 전략은 필란트로피의 기존 방식을 포함하지만, BIPOC(흑인, 원주민, 유색인종)와 노동계층이 구상하고 설계하며 주도하는 운동 전략을 반영해야 한다. 이러한 기금 전략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필란트로피 활동은 우리가 늘 경험했던 동일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기금 전략이 없다면, 기금 지원은 부유한 자선가와 그들을 위해 일하는 전문가 집단의 임의적인 관심사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기금 지원의 변동성이 커지게 되는 불균형의 악순환을 만들 것이다. 결국 필란트로피 영역의 운동가들은 자신이 관료주의의 도전을 뛰어넘을 힘이 없다는 사실에 끝없이 좌절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분명히 해야 한다. 필란트로피 영역 내 보수 세력은 보수주의 이념을 발전시키고 확산하며, 미국의 지식, 정치, 문화적 주류를 통제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공격적으로 지출하고 있다. (진보 세력만이 기금소진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로 제임스 피어슨James Piereson이 2002년 <필란트로피 라운드테이블Philanthropy Roundtable>에 실은 ‘기금소진에 대한 내부자 가이드The Insider’s Guide to Spend Down’를 읽어보길 권한다.)
우리는 솔직해야 한다. 필란트로피와 관련해 지금까지 이어온 방식을 고수한다면 과거에 얻었던 결과를 그대로 얻게 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파시즘과 권위주의, 생태계 재앙의 위기 징조, 공공보건 위기, 외국인 혐오, 동성애 혐오, 성전환자 혐오, 가부장제, 백인 우월주의적 폭력 등 여러 중대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지금은 개인과 기관이 각각의 강점을 살려 발휘하고, 필란트로피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생사의 문제만큼이나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최근 몇 년의 상황이 우리에게 경고 신호와 같았다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그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다양한 문제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문제 해결에 필요한 모든 활동을 지원할 만큼 지원단체와 재정 자원은 충분하다.
현재 우리의 대화는 지적 자극에 그치고 있다. 부유한 기부자에게 특정 집단과 소외된 공동체의 트라우마를 전시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문제를 알리는 것은 최악의 방법이다. 이제 필란트로피 기관들은 자문해야 한다. 우리는 재단이라는 조직을 영원히 유지하는 데 더 관심이 있는가? 아니면 당장 눈앞의 생명을 구하고 인류의 생존을 위해 더 헌신하고 있는가?
장기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사람들이 건강하고, 공평하며, 지속가능한 공동체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사회운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재단의 기금을 지금 당장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소진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일부 재단이 기금소진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아직 준비되지 않았지만 사회 정의와 자유를 위한 운동의 지속적인 힘과 추진력,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 자산을 장기적으로 이전하는 혁신적인 계획에 참여하고 싶은 재단이 있지 않을까?
이제 실행할 때가 되었다
지금은 막대한 자원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보아야 할 때이다. 그들은 현장에서 정직과 신뢰를 기반으로 관계를 쌓아왔기에 이 막대한 자원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가 된다. 한편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표적이 되기도 하는 공동체에서 생생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변화를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필란트로피 영역 내부에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대화할 때이다. 이 과정에서는 기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적극적으로 지출할 것인지, 아니면 천천히 사용할 것인지, 사용의 목적이 전략적인 목표인지 아니면 단체의 영속성을 위한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내외부 조직화 전략을 세우고,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며, 사람들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생명을 지키는 일에 자금을 투입할 때이다.
필자가 전하고자 했던 주장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믿는다. 기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소진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은 진보적이고 급진적인 필란트로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요구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인식과 조정, 협력이 필요하다. 우리 전략이 갖는 근본적인 가치는 우리가 설정한 목표나 명시적인 기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고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요구되는 조직적인 노력을 효과적으로 이행하게 하는 데 있다. 필란트로피 분야의 변화를 이끄는 데 있어, 다양한 형태의 필란트로피 기관이 자발적으로 해체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가 설정할 수 있는 그 어떠한 목표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원기관들을 조직화하는 노력을 진지하게 해야 하고, 그것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함께 대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기금소진 전략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비전을 분명히 한다. 필란트로피 기관의 자발적 해체가 이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필자가 지향하는 바는 자원과 권력이 처음부터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추출되거나 집중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기금소진 전략은 그러한 세상을 만드는 여러 단계 중 하나에 불과하다. 더 큰 변화를 위해서는 모든 필란트로피 기관의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함께 이 여정을 이어나가길 기대하며, 여러분의 동참을 바란다. 지금과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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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H-LEE WOODARD HENDERSON
애쉬-리 우다드 헨더슨은 하이랜더 센터의 공동 디렉터이다.
FARHAD EBRAHIMI
파하드 에브라히미는 코러스 재단의 설립자이자 대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