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란트로피]다인종 민주주의를 구현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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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란트로피
다인종 민주주의를
구현하려면

재단, 협력을 우선하다


PIA INFANTE



Summary.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를 실천하려면 뿌리 깊은 불평등과 맞서 싸우며 그 가치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필란트로피는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런 필란트로피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다.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는 민주주의와 마찬가지로 실천을 통해 완성되며, 헌신과 엄정함 그리고 유연함을 요구한다. 이 단행본에서 살펴본 것처럼, 몇몇 필란트로피 기관과 리더들은 우리 시대의 다인종 민주주의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민주적이면서도 신뢰에 기반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민주주의의 강화와 지속이 우리 공동의 목표임을 지원기관들이 인식한다면,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이 시대에 말이다. 필자는 민주주의의 구체적인 실천과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가 서로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보이기 위해 영향력 있는 세 리더의 활동을 조명하고자 한다. 몬타나 주의 신뢰 기반 재단 리더인 브렌다 솔로르자노Brenda Solorzano, 필란트로피 분야의 배상과 회복 운동을 이끄는 아리아 플로란트Aria Florant 그리고 전국 LGBTQ+ 정의단체national LGBTQ+ justice nonprofit 상임이사 키에라 존슨Kierra Johnson이 바로 그들이다. 


지역사회의 지혜에 투자하라 ㅣ 브렌다 솔로르자노는 헤드워터스 재단Headwaters Foundation의 초대 대표로, 몬타나 주에서 신뢰 기반 재단을 설립하는 민주적인 과정을 이끌었다. 당시에 그녀는 지역사회의 이야기를 듣는 일부터 시작했다. ‘600잔의 커피 투어600 Cups of Coffee Tour’를 통해 몬타나 서부 곳곳을 다니며, 지역 주민들과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솔로르자노에게 이 투어의 목적은 ‘공무원, 원주민 공동체, 의료 및 보육 분야 종사자, 학부모, 비영리단체 리더 등 몬타나 주의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강 문제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 그녀가 만난 주민들은 가난과 건강 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문제의 근원을 찾는’ 노력이 더 필요하며, 기관과 다양한 부문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헤드워터스 재단의 이사회와 직원들은 재단을 지역사회가 가진 자원으로 보았다. 이렇게 헌신적인 이사회와 직원들 덕분에 헤드워터스 재단은 신뢰 기반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민주적인 정신을 더욱 발전시켜 나갔다. 관점, 정체성, 우선순위, 역사 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헤드워터스 재단은 비영리 파트너들과 협력해 지역사회가 직접 세운 해결책을 지원했다. 이는 서부 몬타나 지역의 건강을 증진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솔로르자노의 활동은 지원기관들이 민주주의의 실천과 신뢰 구축을 위한 제도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잘 보여준다.


신뢰는 진실을 말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ㅣ 리버레이션 벤처스Liberation Ventures의 공동설립자이자 대표인 아리아 플로란트는 “권력을 단순히 우리를 억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우리는 권력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으려 하다 결국 우리의 주체성을 잃게 됩니다.  권위주의는 바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타납니다”라고 말한다. 


플로란트는 소셜섹터와 필란트로피 리더들이 개인 및 집단의 권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그녀는 금융 권력을 포함한 권력과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능력이 다인종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라는 새로운 형태의 권력이 등장하면서 그동안 무력감을 느꼈던 이들이 자신의 힘을 더 크게 인식하게 되었고, 더 풍부한 기반 위에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플로란트는 말한다. 


플로란트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가 언급한 것처럼, 돈과 자원이 공정하게 분배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과거를 직시하고, 반성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케이트 B. 레이놀즈 자선신탁Kate B. Reynolds Charitable Trust의 대표 로라 제럴드Laura Gerald는 최근 ‘진실 없이는 신뢰도 없다’라는 말을 남겼다. 제럴드의 주장은 기부자와 지원기관들이 인종 자본주의의 산물로서 필란트로피의 역사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업계의 움직임을 반영한다. 구조적 불평등으로 인해 필란트로피가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는 신뢰에 기반한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재단이 축적한 부가 어디로부터 왔는지를 규명하는 일에는 겸손과 용기가 모두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불평등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다행히도 플로란트와 그의 동료들은 필란트로피 영역을 넘어, 미연방 차원에서 역사적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한 보상 로드맵을 만들었다. 이 로드맵은 보상과 배상의 차원에서 변화를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미래가 우리의 책임임을 인식하라 ㅣ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는 지원기관들이 자신의 권력을 나누고, 서로 협력하게 만든다. 또한 전국 LGBTQ 태스크포스National LGBTQ Task Force의 키에라 존슨 상임이사와 같은 사회운동 리더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가 우리의 표준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지 묻자, 존슨은 비영리단체와 사회운동이 “단체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신, 이 나라가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인프라와 문화적 해결책을 제시하며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더 이상 정체성에 기반한 운동이 아니라, 폭넓은 변화를 추구하는 운동으로 방향이 전환될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존슨의 활동 중심에는 교차성 분석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우리가 서로 다른 문제로 쉽게 판단해버리는 문제들 사이의 연결성을 인식하지 않으면, 단편적인 해결책만을 제시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지원기관과 비영리단체들이 민주주의의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한 집단적 힘을 결집하지 못한 채 말이다. 우리는 문제의 상호 연결성을 파악하거나 목표에 맞게 조정했을 때, 활동의 효과성이 높아지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한다.  


존슨을 포함한 다른 사회운동 리더들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지원기관들이 비영리 부문의 자원과 상상력을 적극 활용해 신뢰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를 통해 구조적, 문화적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를 실천하는 지원기관들은 비영리단체가 활동하는 지역사회, 즉 정치, 사회, 경제 시스템에서 지속적으로 소외되어 온 많은 이들에게 ‘우리는 여러분을 믿습니다’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존슨은 ‘지역사회가 사회변화를 이끌어낼 힘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필요한 자원과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우리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민주주의를 실현하도록 비영리 부문에 대한 신뢰를 보여달라’고 지원기관들에게 촉구한다. 



민주주의 실천하기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의 궁극적인 목표는 구조적 인종차별이 미국의 부를 창출하는 데 미친 영향을 인정하는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재단의 폐쇄적인 회의실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민주주의이다. 또한 우리의 활동과 협력이 만들어내는 해결책 사이의 연결성을 강조하는, 일상적인 실천으로서의 민주주의이기도 하다. 


민주주의와 마찬가지로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도 실천을 통해 강해진다. 특히 이러한 실천은 집단적으로 수행될 때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진다. 필자는 브렌다 솔로르자노, 아리아 플로란트, 키에라 존슨을 비롯해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 프로젝트에 참여한 직원과 운영위원회 그리고 이 접근을 너그러움과 겸손, 확신을 가지고 발전시키며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 많은 동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나는 간절히 바란다. 이러한 문제해결 모델들이 다른 여러 모델들과 엮여, 강력한 다인종 민주주의와 신뢰에 기반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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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 INFANTE

피아 인판테는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 프로젝트의 수석 펠로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