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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일반 · 거버넌스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
작은 시작이 중요하다
2024-1
VANESSA LAIRD · KATHY QUICK · J. MYLES SHAVER
Summary.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협력을 시작하고,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의제 설정을 돕기 위해 최소 기능 편익 프로세스가 개발됐다.
필자들은 미네소타 대학의 교수 3명으로 구성된 팀으로, 법률, 행정, 기업 전략 분야에서 기업, 정부, 비영리 영역을 아우르는 실무 및 학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8년 동안 사회 변화를 위해 협력하고자 하는 기업, 정부, 자선단체, 지역사회 조직의 신입 및 경력 직원들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 또한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를 시작하고 지속하려는 현장의 노력을 연구하고 코칭했으며, 이러한 노력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대학원 및 최고경영자 교육 과정을 개발해 가르쳐왔다.
선을 추구하는 공동의 의지가 있더라도, 그것을 실제적인 소셜임팩트를 창출하는 계획으로 전환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필자들은 목도해 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여러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에 적용할 수 있는 의제 설정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이 프로세스는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가 스타트업 사업과 마찬가지로 한정된 자원과 검증이 필요한 가설을 기반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반영하여 설계되었다. 여러 방법론 중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이 이러한 요소를 고려한 제품 출시 방법을 제안하는데, 린 스타트업은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하고 조정하기 위해 비교적 빠르고 저비용의 제품 출시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1 초기에 한정된 자원으로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수집하는 이러한 실험을 스타트업 비즈니스에서는 ‘최소 기능 제품Minimum Viable Products, MVP’이라고 한다.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를 위한 의제 설정 프로세스는 구조화된 실험 방식과 유사한 접근법을 취한다.2 이 프로세스는 최소 기능 편익Minimum Viable Benefit, MVB을 설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조직이 실제 도입하고 평가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기여를 통해 더 큰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MVB에서 생성된 정보는 협력 그룹이 노력을 지속하거나 확장할지, 방향을 전환할지, 아니면 중단할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를 통해 불확실성과 한정된 자원이라는 한계 안에서도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가 의제 설정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MVB 프로세스의 가치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잠재성이 높은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를 발전시킨다. 둘째, 구성원의 협력적 리더십 향상과 네트워크 구축을 도와 향후 섹터 간 협력 활동을 위한 공동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
미네소타주 세인트 클라우드St. Cloud 시의 한 유망한 전문가 그룹은 지역 내 구인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VB 프로세스를 활용했다. 이 그룹에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지역사회 개발, 인권, 교육, 은행업, 건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모인 시점은 2019년 말과 2020년 초로, 코로나19 봉쇄 조치 이전이었다. 당시 이들이 주목한 문제는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자격 요건이 필요하지만, 4년제 대학 학위까지는 필요 없는, 중간 기술 직종에서의 심각한 구인난이었다. 이들의 목적은 경제 발전의 기회를 찾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이러한 일자리와 노동자를 연결해 경제 성장을 꾀하고, 포용성을 갖춘 지역으로 위상을 높이는 것이었다.
우리는 먼저 각 구성원이 가진 기술, 지식, 인생 경험, 인맥 등을 살펴보며 먼저 그들이 누구인지 파악할 것을 제안했다. 이 과정을 통해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자료 조사가 가능한 대학생 그룹과 연결해 고용 현황, 인구 통계, 고용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용이 필요한 산업 분야와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지역 인구를 파악했다. 분석 결과, 건설업 분야에 상대적으로 많은 일자리가 있으며, 특히 소말리아 이민자와 퇴역 군인이 이 분야에 필요한 기술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분석에서는 이 두 집단 중 소말리아 이민자 커뮤니티의 실업률과 불완전 고용률이 더 높고, 온라인보다는 주로 대면 소통을 통해 구인 정보를 얻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소말리아 이민자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건설업 채용 대면 홍보 전략을 중심으로 협력 의제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시도가 성공적으로 실행된다면 새로운 고용 창출 모델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협력 그룹이 전략을 구체화하기도 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봉쇄되면서 대면 소통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룹 구성원들은 지역 내 일자리와 구직자를 연결하려는 과정에서 얻은 배움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구성원은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파트너와 생각지 못했던 채용 방식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관행을 넘어서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배우고, 소규모의 협력 과정이 지역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여러 단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우리 지역의 보육 인프라를 개선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MVB 프로세스를 경험함으로써 협력 그룹은 단순히 의제 설정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와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
협업이 난관에 부딪히는 이유
우리는 시민 참여를 위한 의제 설정 과정에서 협업을 방해하는 네 가지 고질적인 어려움을 확인했다. 첫 번째는 조직이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 과제가 지닌 복잡성이다. 미국 내 농촌 지역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편 중독 문제를 생각해 보면, 이 문제는 중독자와 그의 가족, 친구뿐만 아니라 고용주, 영리 및 비영리 의료 기관, 법원, 교도소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원인이 얽혀 있어 상호 연결된 문제를 연쇄적으로 야기한다. 조직과 개인은 이러한 문제의 복잡성에 빠져들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방향을 잃고 문제해결의 출발점조차 찾지 못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어려움을 ‘압도감의 늪에 빠진다'라고 표현한다.
두 번째 어려움은 협력 그룹이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과 시스템을 망라하는 매우 야심 찬 실행 계획을 수립하지만, 실제 실행 능력을 초과하는 계획을 세울 때 발생한다. 시간, 지식, 데이터 수집 능력,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 자금과 권한 등 조직이 동원가능한 자원에는 제한이 있기 마련이다. 2020년 미국 인구조사US Census에서 한 팀이 공평한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제약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상황을 필자들은 목격했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과소 대표된 지역사회 그룹의 인구조사 참여를 돕기 위해 지역을 순회하며 이동을 지원하는 버스를 운영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내고, 구체화할 방법을 여러 차례 논의했다. 그러나 내부에 문제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부족하고, 인구조사 참여의 주요 장애물이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존의 시도를 충분히 조사할 시간조차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세 번째 어려움은 문제 정의와 문제 해결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데 있어 합의를 도출하는 일이다. 특히, 소속, 목표, 기대 수준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에서는 공통 분모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미네소타주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2002년에 북미를 강타해 수억 그루의 물푸레나무를 고사시킨 에메랄드 재선충이 2011년 미네소타주까지 확산하자, 당시 정부 기관, 지역 조직, 환경 단체, 조경회사, 산림 기업이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모였다. 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상이한 관점 차이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혼란을 빚었다. 구성원들은 우선순위를 두고 고심했다. 이미 감염이 확인된 지역이지만, 높은 가치를 지닌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살충제 살포에 자원을 투입해야 할까? 아니면 재선충이 새로운 지역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목재 제품의 이동을 통제해, 아직 영향을 받지 않은 숲을 보호하는 데 집중해야 할까? 감염된 나무가 쓰러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인명,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 물푸레나무를 제거해야 할까? 여러 선택지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고민했다. 기관별로 기간 범위(단기 대 장기), 지리적 규모(지역 대 광역), 접근 방식(예방 대 적응)에 대한 관점도 크게 달랐다. 이러한 문제 정의에 대한 시각 차이로 인해 재선충병 확산을 모니터링하고 보고하는 것 외에 공동 활동에 관한 어떠한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 모니터링으로 문제의 양상과 규모를 파악하는데 유의미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지만, 재선충 확산을 선제적으로 통제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네 번째 어려움은 신생 협력체에서 정의된 프로세스나 역할, 다시 말해 확립된 의사결정 구조가 부재한 데서 비롯된다. 이는 기존 파트너십이나 공식 조직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우리가 함께 일한 그룹 중 일부는 거버넌스 경험이 있거나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있는 경우가 있어, 이러한 어려움을 어느 정도 보완하며 의사결정을 용이하게 할 수 있었다. 어떤 그룹은 거버넌스 구조를 수립하고, 운영하는 직원을 새롭게 고용하거나 배치할 수 있는 내부 자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속성 중 최소 하나라도 갖추지 못한 신생 협력체는 무엇에 집중해, 무엇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향을 보였다.
의제 설정 과정
미네소타의 젊은 전문가 다섯 명으로 구성된 팀은 MVB 프로세스를 통해 네 가지 장애 요소를 극복하기 위한 실행 가능한 계획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들은 2020년 가을, 미네소타 대학에서 진행된 석사 수준의 크로스 섹터 리더십 과정에서 만났는데,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주민의 건강과 경제적 어려움을 줄이고자 하는 바람을 갖고 있었다. 이 팀은 정부 육류 검사관, 개인정보 보호법과 이민법을 전공한 법대생, 기업 자선재단의 프로그램 매니저 그리고 이민자 권리를 위한 커뮤니티 조직 활동가로 구성되어 있었다.
개인의 능력을 넘어 더 큰 영향력을 창출하는 협력의 힘을 믿었지만, 처음에는 이 난제를 의미 있게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 이들은 각자의 역량과 경험, 전문성, 인맥을 분석해 집중해야 할 구체적인 문제를 찾아냈다. 보유한 자원과 부족한 자원을 모두 파악한 결과, 이들은 협력을 통해 팬데믹이 초래한 문제 중 하나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음을 깨달았다. 그 문제는 바로 육류 포장 공장의 비좁은 작업 환경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며, 미국 내수용 육류 공급망이 훼손된 일이었다.
미네소타는 미국 최대 규모의 돼지고기 가공 공장이 여럿 위치해 있고 관련 일자리가 집중되어 있어, 전국 육류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육류 포장 공장 직원들과 그 가족들은 질병과 해고로 고통받았고, 일부 공장은 봉쇄 조치하는 동안 일시적으로 문을 닫기도 했다. 이 문제와 관련된 전반적인 제도적 실태를 분석한 결과, 공장 직원들은 유급 휴가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소득이 사라질 것을 염려해 몸이 아파도 출근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서류 미비 가족에 대한 정보가 공중보건 당국에 알려질까 두려워 코로나19 감염이나 환경에 노출되더라도 신고를 꺼린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육류 가공 회사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필요했지만, 회사와 주 정부 기관 모두 감염 상황과 직원 보호 조치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러한 정보와 함께 육류 포장 산업, 이민 및 개인정보 보호법, 커뮤니티 조직화, 언어 구사 능력 등 다양한 분야의 집단적 전문성을 활용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이민 노동자가 겪는 구체적인 어려움을 파악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신고나 의료 서비스 이용에 있어 이들이 겪는 심각한 장벽을 확인했으며,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 필요성을 인식했다.
이들이 생각해 낸 해결책은 노동 및 이민자 관련 비영리 단체, 사회서비스 기관 그리고 한 대형 육류 포장 회사와 협력해 제작한 앱 기반의 무료 툴킷이었다. 이 툴킷은 미네소타 남서부의 스페인어권 이민 노동자에게 작업장 보호 권리와 질병에 대한 비공개 신고 방법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었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이뤄진 여러 부문의 협력으로, 노동자에게 그들의 권리를 알리고, 비공개로 질병을 신고하며,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을 늦추는 메커니즘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이는 위험 부담이 낮은 시도였지만, 성공한다면 비영어권 이민자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신고하고 치료받는 데 유사한 위험이나 장벽을 느끼는 다른 곳, 예를 들어 타 육류 포장 공장과 언어 사용 그룹, 산업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이 팀은 자신들의 역량을 반복적으로 탐색하고, 지역사회의 필요에 맞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철저히 조사한 후, 문제 접근 방식을 시험해 보기 위해 적정한 수준의 개입부터 시도함으로써 코로나19의 파괴적인 영향력 범위와 규모에 압도되지 않을 수 있었다.
MVB 프로세스는 육류 포장 기업이 서로 연결된 여러 질문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움을 준다. 이 프로세스는 그룹이 각 질문을 차례대로 하나씩 생각해 보고, 그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누구인가? ㅣ 우리는 협력 그룹이 자신의 정체성과 역량을 깊이 분석하고 평가하도록 주문한다. 이러한 탐색에는 시간의 투입, 그리고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기회를 활용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지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룹 전체 및 개인의 전문성과 문화, 지역, 분야별 프레임워크는 무엇인지, 어떤 주제와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선호하는 데이터 형태와 분석 방식, 업무 역량, 가치관은 무엇인지가 탐색 과정에서 다뤄지는 질문들이다. 초기에 자기 탐색에 집중하면 구성원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신뢰를 쌓고, 개인 간 정보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구성원 중 일부는 이미 친분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구성원도 있는 경우에 이 과정이 더욱 중요해진다.
자기 탐색이 가진 장점은 또 있다. 구성원 각자가 가진 능력과 관심사를 파악해 조화롭게 조정하면서, 팀은 공통의 목표인 MVB를 중심으로 결속력을 강화하는 기반이 된다. 이 과정은 처음에는 주목하지 않았지만,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자원을 발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변호사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필자들은 그들의 지식을 단순히 법률 전문성뿐 아니라, 갈등 조정 능력과 삶의 경험 측면에서도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자기 탐색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룹이 가진 한계와 강점을 모두 파악함으로써 지나치게 야심 찬 계획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도록 균형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왜? ㅣ 필자들은 협력 그룹이 모여 공동의 목표로 삼고자 하는 사회문제나 과제를 찾을 것을 제안한다. 이 단계는 그룹 구성원들이 공통의 동기를 파악해 함께 노력할 방향을 명확히 하고, 각자의 참여 의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는, 비교적 빠르고 간단한 과정이다. 우리는 고차원적 과제를 구체화하는 이 단계를 MVB 프로세스의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로 설정할 것을 권한다. 이는 그룹 구성원이 누구인지, 그들이 어느 지점에서 신뢰성, 연결망, 지식을 갖고 있거나 혹은 부족한지, 사전 탐색의 과정을 거친 후에 MVB 프로세스를 진행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더 큰 사회문제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도출된 솔루션이 실행 불가능하거나 효과가 없을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한 한 가지 사례가 있다. 2019년, 필자들은 자연환경 보호에 열정을 가진 젊은 비즈니스 및 법률 전문가 그룹과 함께 일하게 되었다. 그들은 미네소타 북부 슈페리어 호수 주변의 소위 '아이언 레인지Iron Range'라 불리는 철광석 광산 지역의 확장 계획으로 야생 서식지가 파괴될 것을 우려하며, 이 지역 보호에 특히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들은 환경을 보존하면서도 다양한 산업 발전 기회를 창출하는 경제적 다각화의 가능성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의제 설정 과정 내내 큰 목표에만 집중한 나머지, 자신들의 중요한 한계를 고려하지 못했다. 그들은 트윈시티Twin Cities(감수자주: 미네소타주의 대도시 중 하나인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을 의미함)에 장기로 거주하면서 이 지역을 단순 관광객으로 방문했을 뿐, 그곳에서 살고 일하는 것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나 전문성이 부족했다. 이에 따라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지역 주민과 단체를 모아 신규 및 기존 기업들이 환경친화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하도록 돕는 아이디어를 함께 모색했지만, 지역 주민의 가치관, 목표, 현실적인 제약 조건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계획을 세우기는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노력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어디서? ㅣ 협력 그룹에 자신이 잘 알고 있는 특정 지역을 선정할 것을 제안한다. 지역 선정에 필요한 지식은 다양한 경로로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그 지역에서 거주한 경험이나 업무 또는 직무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면, ‘왜’ 단계에서 파악한 사회문제를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겪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전 단계와 마찬가지로, 이 질문의 목적은 특정 장소와 시간에 협력 그룹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기반해 실행 가능한 MVB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육류 가공 공장 사례에서 팀은 초기에 공장 한 곳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 공장이 지역 내 주요 고용주였기 때문만이 아니라, 툴킷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팀 구성원들의 인맥과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 구성원은 공장이 위치한 카운티의 지역사회 활동가였고, 이미 노동단체 및 사회복지 단체와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어 직원들에게 툴킷을 쉽게 알릴 수 있었다. 스페인어에 능통한 또 다른 구성원은 공장 내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많은 라틴계 이민자 직원을 위해 번역하는 일을 도왔다.
무엇을? ㅣ 협력 그룹이 선택한 지역 및 기대하는 임팩트와 관련해 하나 이상의 요소를 파악한 후, 두 번째 단계에서 정의한 광범위한 사회적 과제를 구체화할 것을 권장한다. 예컨대, 두 번째 단계에서 디지털 포용이라는 더 큰 과제를 확인했다면, 이 단계에서 고려할 구체적인 문제를 교육, 디지털 기기 접근성, 인터넷 품질 개선으로 좁혀보는 것이다. 이 단계는 협력 그룹이 더 높은 수준의 동기, 즉, 문제를 ‘왜’ 해결하려고 하는지를 명확히 하고, 구체적인 행동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을 준다. 이 행동은 이후 ‘누구’와 ‘어디서’ 단계에서 얻은 정보와 함께 MVB를 구성한다.
사실적 기반 ㅣ 미국 인구조사 그룹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유용한 개입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협력 그룹이 자신들이 파악한 특정 문제에 대한 사실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 사실에는 누구에게, 언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 원인에 대해 알려진 것은 무엇인지, 대상 지역에서 동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존의 시도로는 무엇이 있는지가 포함된다. 이상적으로는 다른 지역의 성공 사례도 살펴보며, 그 접근 방식의 요소들이 자신들의 지역에도 적용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 사실에 기반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근거 없는 가정을 하는 그룹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전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사실적 기반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으면, 선택한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해결책을 만들거나, 기존의 노력과 중복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또는 다른 곳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모델을 적용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2022년, 필자들은 세인트 클라우드 지역의 또 다른 협력 그룹과 일하면서 이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 그룹은 지역의 구인난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특히 신입직 일자리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MVB 프로세스를 시작하며, 이들이 당시 설정한 가정은 지역 대학생들이 졸업 후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것이 이 문제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가정을 바탕으로 우선 졸업생들이 지역과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주기적인 네트워킹과 멘토링 행사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졸업 후 학생들의 거주지에 대한 실제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졸업생들이 예상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해당 지역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근거를 바탕으로 그들은 지역 내 졸업생 잔류율이 핵심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대신 새로운 인구를 지역으로 유치하는 데 집중하기로 방향을 전환했다.
MVB란 무엇인가? ㅣ 지금까지의 MVB 프로세스는 협력 그룹이 할 수 있는 일을 창의적이고 실용적으로 준비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이제 우리는 협력 그룹에 그들의 역량 내에서 해결할 수 있으면서, 기존에 시도된 적 없는 새로운 개입책에 대한 가설을 명확히 표현하도록 요청한다. 이 개입책은 선정 장소에서 선정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며, 성공할 경우 복제나 확장이 가능해야 한다. 여기까지 완료했다면, MVB를 정의할 준비가 된 것이다. 이때 MVB는 가설의 주요 가정 중 하나 이상을 테스트할 수 있을 만큼 발전된 개입책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소리 내어 책을 읽어주는 것이 학교생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주목하는 그룹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들은 경제적 여유가 덜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읽어줄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개발하기로 한다. 지역 내 학부모들 사이에서 안드로이드 핸드폰이 널리 사용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안드로이드 용 앱 개발을 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MVB는 한정된 수의 책을 제공하는 앱 플랫폼의 기본 버전이 될 것이다. 기본 버전을 가지고 육아 도구로서의 활용도를 테스트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두 번째 버전을 출시한다. 이 버전에서는 가장 큰 관심과 활동을 보이는 특정 연령대와 책 종류를 구체적으로 테스트하고, 소리 내어 읽기를 촉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향후 버전은 이런 정보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MVB 실행 방법 ㅣ 협력 그룹은 첫 번째 MVB 출시를 위해 1년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 좋다. 이 계획은 MVB 개발, 제작, 출시는 물론, 피드백을 수집하는 데 필요한 모든 활동을 포함해야 한다.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다른 이해관계자 및 파트너와의 협력, 각 구성원의 책임 분담, 자원 확보 및 배치, 일정 계획, 성과 분석 및 인사이트 도출을 위한 평가 전략이 있다.
확장, 방향 전환, 또는 중단? ㅣ 다음 단계에서는 MVB를 평가하여 향후 진행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협력 그룹은 피드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다음 세 가지 경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첫째, 개입책을 더욱 발전시키거나 범위를 확장하는 것. 둘째, 피드백을 반영해 개입책을 조정하는 것. 셋째, 가설을 뒷받침할 수 없고, 개입책의 단점을 해결할 수 없는 경우 중단하는 것이다. 협력 그룹이 중단을 결정하더라도, 필자들은 가설 검증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와 교훈을 체계적으로 문서화할 것을 조언한다. 이 정보가 동일 그룹의 후속 활동이나 관련 문제에 관심 있는 다른 이들에게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협력의 지속성으로 시민 역량을 강화하다
MVB 접근법은 효과적인 섹터 간 협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접근법은 협력 그룹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개발, 실험, 학습을 반복하며, 적합한 개입 방안을 찾아내는 데 중점을 둔다. 이를 통해 섹터 간 협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인해 협력이 지체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초기 프로젝트가 시간과 정보, 경험, 자원이 부족한 계획에서 벗어나 보다 실현 가능한 접근 방식을 채택하도록 안내해 준다. 특히, MVB의 ‘누구’와 ‘왜’ 단계에서 우선순위 설정과 문제 정의를 위한 공통의 기반 및 언어를 마련할 수 있다. 그룹 구성원들이 서로의 역량과 공통된 동기를 탐색하는 시간은 필수적인 협력을 촉진하는 신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MVB 프로세스는 협력 그룹의 역량에 따라 단계별로 의제를 설정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한다.3 이런 가이드는 자금 지원을 받는 중추 조직이나 거버넌스 경험 또는 기존의 핵심 관계망 여부와 상관없이 활용할 수 있다.4 최근 몇 년 동안 부문 간 협력 이니셔티브를 시작하고 실행하기 위한 툴킷, 진단 연습, 분류 체계가 등장했지만, 이를 활용하려면 시간이나 인력 지원, 그 밖의 프로세스를 관리하기 위한 추가적인 자원이 필요했다. 우리가 함께 일하는 리더와 신생 협력체는 초기 단계에 있어 이러한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경험상 이들에게는 오히려 비교적 간단하고 순차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로드맵이 유용하다. MVB 프로세스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공해 프로젝트가 답보 상태에 빠졌을 때, 구성원들이 실망하거나 이탈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는다면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MVB 프로세스가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협업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특정 성과를 요구하는 자금 지원 계약에 묶여 있거나 이미 정해진 모델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 충분한 자원이나 권한을 보유한 경우, 이전에 사회혁신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한 경험이 있거나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 경우 또는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춘 협력 그룹의 경우에는 MVB 프로세스의 모든 단계를 따르는 것이 불필요하거나 비현실적일 수 있다. 또한 MVB 프로세스를 도입한 그룹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맞춤형의 제한된 형태를 가진 MVB를 활용하면, 동일한 문제에 관심을 가진 다른 주체로부터 문제의 일부분만을 다룬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협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거나 의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경우에는 진행 과정에서 계획이 자주 변경되거나 목표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
그러나 MVB 프로세스는 복잡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섹터 간 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요한 긴장 관계를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다.5 이 긴장 관계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사회문제의 원인과 양상 그리고 협력 그룹의 한정된 역량 사이에서 발생한다. MVB 프로세스는 각 단계에서 문제의 광범위한 맥락과 협력 그룹의 역량 한계를 동시에 고려해, MVB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실행하고 평가할 수 있는 작은 단위의 활동이 더 큰 사회 변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설을 세운다. MVB는 초기 시도의 결과를 바탕으로 조정, 복제, 확장 또는 폐기를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 사항을 명시적으로 담고 있다. 이때 도출되는 각각의 결과는 여러 다른 상황에서 무엇이 효과적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지식을 쌓는 데 필요한 소중한 학습 경험을 제공한다. MVB 접근법은 반복적인 과정으로, 협력 그룹이 압도적으로 큰 문제를 실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누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으면서 점진적으로 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돕는다.
시스템 변화의 필요성은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때로는 섹터 간 협업을 저해하기도 한다. 활동의 초점을 시스템 변화에 맞추다 보면 협업 주체들이 거대한 목표에 압도되거나, 실현 불가능한 계획을 설정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또한 시스템 변화에만 집중하다 보면 그룹이 수정, 보완, 확장을 통해 기존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포함해, 효과적일 수 있는 이니셔티브를 놓칠 수 있다.6 이러한 맥락에서 MVB 프로세스는 협력 그룹이 개발, 테스트, 보완, 확장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해, 보다 현실적이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도록 돕는다.
MVB 접근법은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위한 협력이라는 어려운 여정을 지속하기 위한 전략이다. MVB를 구상하고 시작하는 것은 마치 ‘우리가 알고 있는 바에 근거하면, 이 방법이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여기에서 이런 접근 방식을 시도한 사람은 없었으니, 한번 해보고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자’라는 낙관적인 태도로 행동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협력 그룹들이 초기 MVB를 더 큰 목표를 향한 첫 번째 연결고리로 생각하길 권한다. 이후에 이들 자신이나 더 큰 목표에 헌신하고자 하는 누구라도 MVB 2.0, 3.0 같은 후속 과정을 이어 나가며 목표에 점진적으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각 MVB는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고, 문제를 더 명확히 정의하며, 부분적인 성공을 통해 다음 단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 준다. 사회혁신에는 이러한 협력적 지속성이 필요하다.
참고
1. 스티븐 블랭크(Steven Blank), <왜 린 스타트업이 모든 것을 바꾸는가(Why the Lean Start-Up Changes Everything)>,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2013년 5월호; 토마스 아이젠만(Thomas Eisenmann), 에릭 리스(Eric Ries), 사라 딜라드(Sarah Dillard), <가설 주도의 기업가정신: 린 스타트업(Hypothesis-Driven Entrepreneurship: The Lean Startup)>,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백그라운드 노트(Harvard Business School Background Note), 812-095, 2011년 12월(2013년 7월 수정).
2. MVP 개념을 섹터 간 협력에 적용한 다른 보완적 접근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이해관계자 연계 협력 그룹(The Stakeholder Alignment Collaborative)이 제시한 ‘최소 기능 컨소시엄(Minimal Viable Consortia)’ 중심의 접근법, <협업을 시작할 때, 민첩성 유지하기(When Launching a Collaboration, Keep It Agile)>, 스탠포드 소셜이노베이션 리뷰, 2022년 봄호); 에바 플라비아 마르티네즈 오르베고조 등(Eva Flavia Martínez Orbegozo et al.)이 제안한 ‘최소 기능 행동(Minimum Viable Actions)’ 접근법, <진입점: 초기 단계의 경계 간 협업에서의 모멘텀 확보(Entry Points: Gaining Momentum in Early-Stage Cross-Boundary Collaborations)>, 응용 행동과학 저널(Journal of Applied Behavioral Science), 58권, 4호, 2022.
3. 존 카니아(John Kania)와 마크 크레이머(Mark Kramer)는 스탠포드 소셜이노베이션 리뷰 2011년 겨울호의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에서 성공적인 콜렉티브 임팩트 이니셔티브의 핵심 요소로 ‘백본 조직’을 제시했다. 이후 여러 후속 연구에서도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며, 백본 조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4. 예를 들어, 섹터 간 협력을 위한 인터섹터 프로젝트의 툴킷을 https://intersector.com/toolkit/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조릿 드 종 외(Jorritt de Jong et al.) 연구자들이 제시한 진단 연습은 스탠포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 2021년 봄호에 실린 <도시의 협력적 근육 구축(Building Cities’ Collaborative Muscle)>에서 살펴볼 수 있다. 오르베고조 외(Orbegozo et al.) 연구자들이 제안한 진입점 정의는 <진입점 정의: 초기 단계의 경계 간 협업에서의 모멘텀 확보(Entry Points: Gaining Momentum in Early-Stage Cross-Boundary Collaborations)>를 참고하면 된다.
5. 지아 칸(Zhia Khan)과 키피 조셉(Kippy Joseph)은 스탠포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 2013년 여름호 <혁신의 역설 수용(Embracing the Paradoxes of Innovation)>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노력에서 흔히 경험하게 되는 역설들을 지적한다. 작은 시도를 대규모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도전 과제를 강조했는데, 우리는 초기 단계에서 큰 문제를 작은 단위로 시작할 때 스타트업 협력체가 겪는 고민과 갈등에 주목해 이를 보완하고자 했다.
6. 케빈 스타(Kevin Starr), <우리는 시스템 변화를 남용하고 있다(We’re Beating Systems Change to Death)>, 스탠포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 2021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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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ESSA LAIRD
바네사 레어드는 미네소타 대학교(University of Minnesota) 통합 리더십 센터(Center for Integrative Leadership)의 선임 펠로우이며, 의료법 및 국제법 전문 변호사이다.
KATHY QUICK
캐시 퀵은 미네소타 대학교 험프리 공공 대학원(Humphrey School of Public Affairs)의 공공 관리 및 도시 계획 전공 부교수이자, 통합 리더십 센터의 학술 공동 책임자이다.
J. MYLES SHAVER
J. 마일스 쉐이버는 미네소타 대학교 칼슨 경영대학원(Carlson School of Management)의 전략 경영 및 기업가정신 교수이자 커티스 L. 칼슨 기업 전략 위원장이다. 또한 통합 리더십 센터의 학술 공동 디렉터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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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일반 · 거버넌스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
작은 시작이 중요하다
2024-1
VANESSA LAIRD · KATHY QUICK · J. MYLES SHAVER
Summary.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협력을 시작하고,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의제 설정을 돕기 위해 최소 기능 편익 프로세스가 개발됐다.
필자들은 미네소타 대학의 교수 3명으로 구성된 팀으로, 법률, 행정, 기업 전략 분야에서 기업, 정부, 비영리 영역을 아우르는 실무 및 학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8년 동안 사회 변화를 위해 협력하고자 하는 기업, 정부, 자선단체, 지역사회 조직의 신입 및 경력 직원들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 또한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를 시작하고 지속하려는 현장의 노력을 연구하고 코칭했으며, 이러한 노력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대학원 및 최고경영자 교육 과정을 개발해 가르쳐왔다.
선을 추구하는 공동의 의지가 있더라도, 그것을 실제적인 소셜임팩트를 창출하는 계획으로 전환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필자들은 목도해 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여러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에 적용할 수 있는 의제 설정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이 프로세스는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가 스타트업 사업과 마찬가지로 한정된 자원과 검증이 필요한 가설을 기반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반영하여 설계되었다. 여러 방법론 중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이 이러한 요소를 고려한 제품 출시 방법을 제안하는데, 린 스타트업은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하고 조정하기 위해 비교적 빠르고 저비용의 제품 출시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1 초기에 한정된 자원으로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수집하는 이러한 실험을 스타트업 비즈니스에서는 ‘최소 기능 제품Minimum Viable Products, MVP’이라고 한다.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를 위한 의제 설정 프로세스는 구조화된 실험 방식과 유사한 접근법을 취한다.2 이 프로세스는 최소 기능 편익Minimum Viable Benefit, MVB을 설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조직이 실제 도입하고 평가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기여를 통해 더 큰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MVB에서 생성된 정보는 협력 그룹이 노력을 지속하거나 확장할지, 방향을 전환할지, 아니면 중단할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를 통해 불확실성과 한정된 자원이라는 한계 안에서도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가 의제 설정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MVB 프로세스의 가치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잠재성이 높은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를 발전시킨다. 둘째, 구성원의 협력적 리더십 향상과 네트워크 구축을 도와 향후 섹터 간 협력 활동을 위한 공동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
미네소타주 세인트 클라우드St. Cloud 시의 한 유망한 전문가 그룹은 지역 내 구인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VB 프로세스를 활용했다. 이 그룹에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지역사회 개발, 인권, 교육, 은행업, 건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모인 시점은 2019년 말과 2020년 초로, 코로나19 봉쇄 조치 이전이었다. 당시 이들이 주목한 문제는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자격 요건이 필요하지만, 4년제 대학 학위까지는 필요 없는, 중간 기술 직종에서의 심각한 구인난이었다. 이들의 목적은 경제 발전의 기회를 찾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이러한 일자리와 노동자를 연결해 경제 성장을 꾀하고, 포용성을 갖춘 지역으로 위상을 높이는 것이었다.
우리는 먼저 각 구성원이 가진 기술, 지식, 인생 경험, 인맥 등을 살펴보며 먼저 그들이 누구인지 파악할 것을 제안했다. 이 과정을 통해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자료 조사가 가능한 대학생 그룹과 연결해 고용 현황, 인구 통계, 고용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용이 필요한 산업 분야와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지역 인구를 파악했다. 분석 결과, 건설업 분야에 상대적으로 많은 일자리가 있으며, 특히 소말리아 이민자와 퇴역 군인이 이 분야에 필요한 기술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분석에서는 이 두 집단 중 소말리아 이민자 커뮤니티의 실업률과 불완전 고용률이 더 높고, 온라인보다는 주로 대면 소통을 통해 구인 정보를 얻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소말리아 이민자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건설업 채용 대면 홍보 전략을 중심으로 협력 의제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시도가 성공적으로 실행된다면 새로운 고용 창출 모델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협력 그룹이 전략을 구체화하기도 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봉쇄되면서 대면 소통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룹 구성원들은 지역 내 일자리와 구직자를 연결하려는 과정에서 얻은 배움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구성원은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파트너와 생각지 못했던 채용 방식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관행을 넘어서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배우고, 소규모의 협력 과정이 지역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여러 단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우리 지역의 보육 인프라를 개선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MVB 프로세스를 경험함으로써 협력 그룹은 단순히 의제 설정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와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
협업이 난관에 부딪히는 이유
우리는 시민 참여를 위한 의제 설정 과정에서 협업을 방해하는 네 가지 고질적인 어려움을 확인했다. 첫 번째는 조직이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 과제가 지닌 복잡성이다. 미국 내 농촌 지역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편 중독 문제를 생각해 보면, 이 문제는 중독자와 그의 가족, 친구뿐만 아니라 고용주, 영리 및 비영리 의료 기관, 법원, 교도소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원인이 얽혀 있어 상호 연결된 문제를 연쇄적으로 야기한다. 조직과 개인은 이러한 문제의 복잡성에 빠져들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방향을 잃고 문제해결의 출발점조차 찾지 못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어려움을 ‘압도감의 늪에 빠진다'라고 표현한다.
두 번째 어려움은 협력 그룹이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과 시스템을 망라하는 매우 야심 찬 실행 계획을 수립하지만, 실제 실행 능력을 초과하는 계획을 세울 때 발생한다. 시간, 지식, 데이터 수집 능력,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 자금과 권한 등 조직이 동원가능한 자원에는 제한이 있기 마련이다. 2020년 미국 인구조사US Census에서 한 팀이 공평한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제약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상황을 필자들은 목격했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과소 대표된 지역사회 그룹의 인구조사 참여를 돕기 위해 지역을 순회하며 이동을 지원하는 버스를 운영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내고, 구체화할 방법을 여러 차례 논의했다. 그러나 내부에 문제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부족하고, 인구조사 참여의 주요 장애물이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존의 시도를 충분히 조사할 시간조차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세 번째 어려움은 문제 정의와 문제 해결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데 있어 합의를 도출하는 일이다. 특히, 소속, 목표, 기대 수준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 섹터 간 협력 이니셔티브에서는 공통 분모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미네소타주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2002년에 북미를 강타해 수억 그루의 물푸레나무를 고사시킨 에메랄드 재선충이 2011년 미네소타주까지 확산하자, 당시 정부 기관, 지역 조직, 환경 단체, 조경회사, 산림 기업이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모였다. 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상이한 관점 차이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혼란을 빚었다. 구성원들은 우선순위를 두고 고심했다. 이미 감염이 확인된 지역이지만, 높은 가치를 지닌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살충제 살포에 자원을 투입해야 할까? 아니면 재선충이 새로운 지역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목재 제품의 이동을 통제해, 아직 영향을 받지 않은 숲을 보호하는 데 집중해야 할까? 감염된 나무가 쓰러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인명,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 물푸레나무를 제거해야 할까? 여러 선택지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고민했다. 기관별로 기간 범위(단기 대 장기), 지리적 규모(지역 대 광역), 접근 방식(예방 대 적응)에 대한 관점도 크게 달랐다. 이러한 문제 정의에 대한 시각 차이로 인해 재선충병 확산을 모니터링하고 보고하는 것 외에 공동 활동에 관한 어떠한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 모니터링으로 문제의 양상과 규모를 파악하는데 유의미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지만, 재선충 확산을 선제적으로 통제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네 번째 어려움은 신생 협력체에서 정의된 프로세스나 역할, 다시 말해 확립된 의사결정 구조가 부재한 데서 비롯된다. 이는 기존 파트너십이나 공식 조직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우리가 함께 일한 그룹 중 일부는 거버넌스 경험이 있거나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있는 경우가 있어, 이러한 어려움을 어느 정도 보완하며 의사결정을 용이하게 할 수 있었다. 어떤 그룹은 거버넌스 구조를 수립하고, 운영하는 직원을 새롭게 고용하거나 배치할 수 있는 내부 자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속성 중 최소 하나라도 갖추지 못한 신생 협력체는 무엇에 집중해, 무엇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향을 보였다.
의제 설정 과정
미네소타의 젊은 전문가 다섯 명으로 구성된 팀은 MVB 프로세스를 통해 네 가지 장애 요소를 극복하기 위한 실행 가능한 계획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들은 2020년 가을, 미네소타 대학에서 진행된 석사 수준의 크로스 섹터 리더십 과정에서 만났는데,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주민의 건강과 경제적 어려움을 줄이고자 하는 바람을 갖고 있었다. 이 팀은 정부 육류 검사관, 개인정보 보호법과 이민법을 전공한 법대생, 기업 자선재단의 프로그램 매니저 그리고 이민자 권리를 위한 커뮤니티 조직 활동가로 구성되어 있었다.
개인의 능력을 넘어 더 큰 영향력을 창출하는 협력의 힘을 믿었지만, 처음에는 이 난제를 의미 있게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 이들은 각자의 역량과 경험, 전문성, 인맥을 분석해 집중해야 할 구체적인 문제를 찾아냈다. 보유한 자원과 부족한 자원을 모두 파악한 결과, 이들은 협력을 통해 팬데믹이 초래한 문제 중 하나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음을 깨달았다. 그 문제는 바로 육류 포장 공장의 비좁은 작업 환경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며, 미국 내수용 육류 공급망이 훼손된 일이었다.
미네소타는 미국 최대 규모의 돼지고기 가공 공장이 여럿 위치해 있고 관련 일자리가 집중되어 있어, 전국 육류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육류 포장 공장 직원들과 그 가족들은 질병과 해고로 고통받았고, 일부 공장은 봉쇄 조치하는 동안 일시적으로 문을 닫기도 했다. 이 문제와 관련된 전반적인 제도적 실태를 분석한 결과, 공장 직원들은 유급 휴가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소득이 사라질 것을 염려해 몸이 아파도 출근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서류 미비 가족에 대한 정보가 공중보건 당국에 알려질까 두려워 코로나19 감염이나 환경에 노출되더라도 신고를 꺼린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육류 가공 회사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필요했지만, 회사와 주 정부 기관 모두 감염 상황과 직원 보호 조치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러한 정보와 함께 육류 포장 산업, 이민 및 개인정보 보호법, 커뮤니티 조직화, 언어 구사 능력 등 다양한 분야의 집단적 전문성을 활용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이민 노동자가 겪는 구체적인 어려움을 파악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신고나 의료 서비스 이용에 있어 이들이 겪는 심각한 장벽을 확인했으며,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 필요성을 인식했다.
이들이 생각해 낸 해결책은 노동 및 이민자 관련 비영리 단체, 사회서비스 기관 그리고 한 대형 육류 포장 회사와 협력해 제작한 앱 기반의 무료 툴킷이었다. 이 툴킷은 미네소타 남서부의 스페인어권 이민 노동자에게 작업장 보호 권리와 질병에 대한 비공개 신고 방법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었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이뤄진 여러 부문의 협력으로, 노동자에게 그들의 권리를 알리고, 비공개로 질병을 신고하며,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을 늦추는 메커니즘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이는 위험 부담이 낮은 시도였지만, 성공한다면 비영어권 이민자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신고하고 치료받는 데 유사한 위험이나 장벽을 느끼는 다른 곳, 예를 들어 타 육류 포장 공장과 언어 사용 그룹, 산업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이 팀은 자신들의 역량을 반복적으로 탐색하고, 지역사회의 필요에 맞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철저히 조사한 후, 문제 접근 방식을 시험해 보기 위해 적정한 수준의 개입부터 시도함으로써 코로나19의 파괴적인 영향력 범위와 규모에 압도되지 않을 수 있었다.
MVB 프로세스는 육류 포장 기업이 서로 연결된 여러 질문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움을 준다. 이 프로세스는 그룹이 각 질문을 차례대로 하나씩 생각해 보고, 그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누구인가? ㅣ 우리는 협력 그룹이 자신의 정체성과 역량을 깊이 분석하고 평가하도록 주문한다. 이러한 탐색에는 시간의 투입, 그리고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기회를 활용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지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룹 전체 및 개인의 전문성과 문화, 지역, 분야별 프레임워크는 무엇인지, 어떤 주제와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선호하는 데이터 형태와 분석 방식, 업무 역량, 가치관은 무엇인지가 탐색 과정에서 다뤄지는 질문들이다. 초기에 자기 탐색에 집중하면 구성원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신뢰를 쌓고, 개인 간 정보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구성원 중 일부는 이미 친분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구성원도 있는 경우에 이 과정이 더욱 중요해진다.
자기 탐색이 가진 장점은 또 있다. 구성원 각자가 가진 능력과 관심사를 파악해 조화롭게 조정하면서, 팀은 공통의 목표인 MVB를 중심으로 결속력을 강화하는 기반이 된다. 이 과정은 처음에는 주목하지 않았지만,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자원을 발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변호사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필자들은 그들의 지식을 단순히 법률 전문성뿐 아니라, 갈등 조정 능력과 삶의 경험 측면에서도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자기 탐색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룹이 가진 한계와 강점을 모두 파악함으로써 지나치게 야심 찬 계획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도록 균형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왜? ㅣ 필자들은 협력 그룹이 모여 공동의 목표로 삼고자 하는 사회문제나 과제를 찾을 것을 제안한다. 이 단계는 그룹 구성원들이 공통의 동기를 파악해 함께 노력할 방향을 명확히 하고, 각자의 참여 의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는, 비교적 빠르고 간단한 과정이다. 우리는 고차원적 과제를 구체화하는 이 단계를 MVB 프로세스의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로 설정할 것을 권한다. 이는 그룹 구성원이 누구인지, 그들이 어느 지점에서 신뢰성, 연결망, 지식을 갖고 있거나 혹은 부족한지, 사전 탐색의 과정을 거친 후에 MVB 프로세스를 진행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더 큰 사회문제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도출된 솔루션이 실행 불가능하거나 효과가 없을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한 한 가지 사례가 있다. 2019년, 필자들은 자연환경 보호에 열정을 가진 젊은 비즈니스 및 법률 전문가 그룹과 함께 일하게 되었다. 그들은 미네소타 북부 슈페리어 호수 주변의 소위 '아이언 레인지Iron Range'라 불리는 철광석 광산 지역의 확장 계획으로 야생 서식지가 파괴될 것을 우려하며, 이 지역 보호에 특히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들은 환경을 보존하면서도 다양한 산업 발전 기회를 창출하는 경제적 다각화의 가능성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의제 설정 과정 내내 큰 목표에만 집중한 나머지, 자신들의 중요한 한계를 고려하지 못했다. 그들은 트윈시티Twin Cities(감수자주: 미네소타주의 대도시 중 하나인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을 의미함)에 장기로 거주하면서 이 지역을 단순 관광객으로 방문했을 뿐, 그곳에서 살고 일하는 것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나 전문성이 부족했다. 이에 따라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지역 주민과 단체를 모아 신규 및 기존 기업들이 환경친화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하도록 돕는 아이디어를 함께 모색했지만, 지역 주민의 가치관, 목표, 현실적인 제약 조건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계획을 세우기는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노력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어디서? ㅣ 협력 그룹에 자신이 잘 알고 있는 특정 지역을 선정할 것을 제안한다. 지역 선정에 필요한 지식은 다양한 경로로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그 지역에서 거주한 경험이나 업무 또는 직무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면, ‘왜’ 단계에서 파악한 사회문제를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겪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전 단계와 마찬가지로, 이 질문의 목적은 특정 장소와 시간에 협력 그룹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기반해 실행 가능한 MVB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육류 가공 공장 사례에서 팀은 초기에 공장 한 곳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 공장이 지역 내 주요 고용주였기 때문만이 아니라, 툴킷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팀 구성원들의 인맥과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 구성원은 공장이 위치한 카운티의 지역사회 활동가였고, 이미 노동단체 및 사회복지 단체와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어 직원들에게 툴킷을 쉽게 알릴 수 있었다. 스페인어에 능통한 또 다른 구성원은 공장 내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많은 라틴계 이민자 직원을 위해 번역하는 일을 도왔다.
무엇을? ㅣ 협력 그룹이 선택한 지역 및 기대하는 임팩트와 관련해 하나 이상의 요소를 파악한 후, 두 번째 단계에서 정의한 광범위한 사회적 과제를 구체화할 것을 권장한다. 예컨대, 두 번째 단계에서 디지털 포용이라는 더 큰 과제를 확인했다면, 이 단계에서 고려할 구체적인 문제를 교육, 디지털 기기 접근성, 인터넷 품질 개선으로 좁혀보는 것이다. 이 단계는 협력 그룹이 더 높은 수준의 동기, 즉, 문제를 ‘왜’ 해결하려고 하는지를 명확히 하고, 구체적인 행동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을 준다. 이 행동은 이후 ‘누구’와 ‘어디서’ 단계에서 얻은 정보와 함께 MVB를 구성한다.
사실적 기반 ㅣ 미국 인구조사 그룹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유용한 개입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협력 그룹이 자신들이 파악한 특정 문제에 대한 사실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 사실에는 누구에게, 언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 원인에 대해 알려진 것은 무엇인지, 대상 지역에서 동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존의 시도로는 무엇이 있는지가 포함된다. 이상적으로는 다른 지역의 성공 사례도 살펴보며, 그 접근 방식의 요소들이 자신들의 지역에도 적용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 사실에 기반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근거 없는 가정을 하는 그룹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전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사실적 기반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으면, 선택한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해결책을 만들거나, 기존의 노력과 중복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또는 다른 곳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모델을 적용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2022년, 필자들은 세인트 클라우드 지역의 또 다른 협력 그룹과 일하면서 이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 그룹은 지역의 구인난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특히 신입직 일자리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MVB 프로세스를 시작하며, 이들이 당시 설정한 가정은 지역 대학생들이 졸업 후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것이 이 문제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가정을 바탕으로 우선 졸업생들이 지역과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주기적인 네트워킹과 멘토링 행사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졸업 후 학생들의 거주지에 대한 실제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졸업생들이 예상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해당 지역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근거를 바탕으로 그들은 지역 내 졸업생 잔류율이 핵심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대신 새로운 인구를 지역으로 유치하는 데 집중하기로 방향을 전환했다.
MVB란 무엇인가? ㅣ 지금까지의 MVB 프로세스는 협력 그룹이 할 수 있는 일을 창의적이고 실용적으로 준비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이제 우리는 협력 그룹에 그들의 역량 내에서 해결할 수 있으면서, 기존에 시도된 적 없는 새로운 개입책에 대한 가설을 명확히 표현하도록 요청한다. 이 개입책은 선정 장소에서 선정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며, 성공할 경우 복제나 확장이 가능해야 한다. 여기까지 완료했다면, MVB를 정의할 준비가 된 것이다. 이때 MVB는 가설의 주요 가정 중 하나 이상을 테스트할 수 있을 만큼 발전된 개입책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소리 내어 책을 읽어주는 것이 학교생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주목하는 그룹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들은 경제적 여유가 덜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읽어줄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개발하기로 한다. 지역 내 학부모들 사이에서 안드로이드 핸드폰이 널리 사용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안드로이드 용 앱 개발을 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MVB는 한정된 수의 책을 제공하는 앱 플랫폼의 기본 버전이 될 것이다. 기본 버전을 가지고 육아 도구로서의 활용도를 테스트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두 번째 버전을 출시한다. 이 버전에서는 가장 큰 관심과 활동을 보이는 특정 연령대와 책 종류를 구체적으로 테스트하고, 소리 내어 읽기를 촉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향후 버전은 이런 정보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MVB 실행 방법 ㅣ 협력 그룹은 첫 번째 MVB 출시를 위해 1년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 좋다. 이 계획은 MVB 개발, 제작, 출시는 물론, 피드백을 수집하는 데 필요한 모든 활동을 포함해야 한다.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다른 이해관계자 및 파트너와의 협력, 각 구성원의 책임 분담, 자원 확보 및 배치, 일정 계획, 성과 분석 및 인사이트 도출을 위한 평가 전략이 있다.
확장, 방향 전환, 또는 중단? ㅣ 다음 단계에서는 MVB를 평가하여 향후 진행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협력 그룹은 피드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다음 세 가지 경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첫째, 개입책을 더욱 발전시키거나 범위를 확장하는 것. 둘째, 피드백을 반영해 개입책을 조정하는 것. 셋째, 가설을 뒷받침할 수 없고, 개입책의 단점을 해결할 수 없는 경우 중단하는 것이다. 협력 그룹이 중단을 결정하더라도, 필자들은 가설 검증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와 교훈을 체계적으로 문서화할 것을 조언한다. 이 정보가 동일 그룹의 후속 활동이나 관련 문제에 관심 있는 다른 이들에게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협력의 지속성으로 시민 역량을 강화하다
MVB 접근법은 효과적인 섹터 간 협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접근법은 협력 그룹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개발, 실험, 학습을 반복하며, 적합한 개입 방안을 찾아내는 데 중점을 둔다. 이를 통해 섹터 간 협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인해 협력이 지체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초기 프로젝트가 시간과 정보, 경험, 자원이 부족한 계획에서 벗어나 보다 실현 가능한 접근 방식을 채택하도록 안내해 준다. 특히, MVB의 ‘누구’와 ‘왜’ 단계에서 우선순위 설정과 문제 정의를 위한 공통의 기반 및 언어를 마련할 수 있다. 그룹 구성원들이 서로의 역량과 공통된 동기를 탐색하는 시간은 필수적인 협력을 촉진하는 신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MVB 프로세스는 협력 그룹의 역량에 따라 단계별로 의제를 설정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한다.3 이런 가이드는 자금 지원을 받는 중추 조직이나 거버넌스 경험 또는 기존의 핵심 관계망 여부와 상관없이 활용할 수 있다.4 최근 몇 년 동안 부문 간 협력 이니셔티브를 시작하고 실행하기 위한 툴킷, 진단 연습, 분류 체계가 등장했지만, 이를 활용하려면 시간이나 인력 지원, 그 밖의 프로세스를 관리하기 위한 추가적인 자원이 필요했다. 우리가 함께 일하는 리더와 신생 협력체는 초기 단계에 있어 이러한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경험상 이들에게는 오히려 비교적 간단하고 순차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로드맵이 유용하다. MVB 프로세스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공해 프로젝트가 답보 상태에 빠졌을 때, 구성원들이 실망하거나 이탈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는다면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MVB 프로세스가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협업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특정 성과를 요구하는 자금 지원 계약에 묶여 있거나 이미 정해진 모델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 충분한 자원이나 권한을 보유한 경우, 이전에 사회혁신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한 경험이 있거나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 경우 또는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춘 협력 그룹의 경우에는 MVB 프로세스의 모든 단계를 따르는 것이 불필요하거나 비현실적일 수 있다. 또한 MVB 프로세스를 도입한 그룹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맞춤형의 제한된 형태를 가진 MVB를 활용하면, 동일한 문제에 관심을 가진 다른 주체로부터 문제의 일부분만을 다룬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협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거나 의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경우에는 진행 과정에서 계획이 자주 변경되거나 목표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
그러나 MVB 프로세스는 복잡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섹터 간 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요한 긴장 관계를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다.5 이 긴장 관계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사회문제의 원인과 양상 그리고 협력 그룹의 한정된 역량 사이에서 발생한다. MVB 프로세스는 각 단계에서 문제의 광범위한 맥락과 협력 그룹의 역량 한계를 동시에 고려해, MVB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실행하고 평가할 수 있는 작은 단위의 활동이 더 큰 사회 변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설을 세운다. MVB는 초기 시도의 결과를 바탕으로 조정, 복제, 확장 또는 폐기를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 사항을 명시적으로 담고 있다. 이때 도출되는 각각의 결과는 여러 다른 상황에서 무엇이 효과적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지식을 쌓는 데 필요한 소중한 학습 경험을 제공한다. MVB 접근법은 반복적인 과정으로, 협력 그룹이 압도적으로 큰 문제를 실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누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으면서 점진적으로 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돕는다.
시스템 변화의 필요성은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때로는 섹터 간 협업을 저해하기도 한다. 활동의 초점을 시스템 변화에 맞추다 보면 협업 주체들이 거대한 목표에 압도되거나, 실현 불가능한 계획을 설정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또한 시스템 변화에만 집중하다 보면 그룹이 수정, 보완, 확장을 통해 기존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포함해, 효과적일 수 있는 이니셔티브를 놓칠 수 있다.6 이러한 맥락에서 MVB 프로세스는 협력 그룹이 개발, 테스트, 보완, 확장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해, 보다 현실적이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도록 돕는다.
MVB 접근법은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위한 협력이라는 어려운 여정을 지속하기 위한 전략이다. MVB를 구상하고 시작하는 것은 마치 ‘우리가 알고 있는 바에 근거하면, 이 방법이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여기에서 이런 접근 방식을 시도한 사람은 없었으니, 한번 해보고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자’라는 낙관적인 태도로 행동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협력 그룹들이 초기 MVB를 더 큰 목표를 향한 첫 번째 연결고리로 생각하길 권한다. 이후에 이들 자신이나 더 큰 목표에 헌신하고자 하는 누구라도 MVB 2.0, 3.0 같은 후속 과정을 이어 나가며 목표에 점진적으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각 MVB는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고, 문제를 더 명확히 정의하며, 부분적인 성공을 통해 다음 단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 준다. 사회혁신에는 이러한 협력적 지속성이 필요하다.
참고
1. 스티븐 블랭크(Steven Blank), <왜 린 스타트업이 모든 것을 바꾸는가(Why the Lean Start-Up Changes Everything)>,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2013년 5월호; 토마스 아이젠만(Thomas Eisenmann), 에릭 리스(Eric Ries), 사라 딜라드(Sarah Dillard), <가설 주도의 기업가정신: 린 스타트업(Hypothesis-Driven Entrepreneurship: The Lean Startup)>,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백그라운드 노트(Harvard Business School Background Note), 812-095, 2011년 12월(2013년 7월 수정).
2. MVP 개념을 섹터 간 협력에 적용한 다른 보완적 접근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이해관계자 연계 협력 그룹(The Stakeholder Alignment Collaborative)이 제시한 ‘최소 기능 컨소시엄(Minimal Viable Consortia)’ 중심의 접근법, <협업을 시작할 때, 민첩성 유지하기(When Launching a Collaboration, Keep It Agile)>, 스탠포드 소셜이노베이션 리뷰, 2022년 봄호); 에바 플라비아 마르티네즈 오르베고조 등(Eva Flavia Martínez Orbegozo et al.)이 제안한 ‘최소 기능 행동(Minimum Viable Actions)’ 접근법, <진입점: 초기 단계의 경계 간 협업에서의 모멘텀 확보(Entry Points: Gaining Momentum in Early-Stage Cross-Boundary Collaborations)>, 응용 행동과학 저널(Journal of Applied Behavioral Science), 58권, 4호, 2022.
3. 존 카니아(John Kania)와 마크 크레이머(Mark Kramer)는 스탠포드 소셜이노베이션 리뷰 2011년 겨울호의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에서 성공적인 콜렉티브 임팩트 이니셔티브의 핵심 요소로 ‘백본 조직’을 제시했다. 이후 여러 후속 연구에서도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며, 백본 조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4. 예를 들어, 섹터 간 협력을 위한 인터섹터 프로젝트의 툴킷을 https://intersector.com/toolkit/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조릿 드 종 외(Jorritt de Jong et al.) 연구자들이 제시한 진단 연습은 스탠포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 2021년 봄호에 실린 <도시의 협력적 근육 구축(Building Cities’ Collaborative Muscle)>에서 살펴볼 수 있다. 오르베고조 외(Orbegozo et al.) 연구자들이 제안한 진입점 정의는 <진입점 정의: 초기 단계의 경계 간 협업에서의 모멘텀 확보(Entry Points: Gaining Momentum in Early-Stage Cross-Boundary Collaborations)>를 참고하면 된다.
5. 지아 칸(Zhia Khan)과 키피 조셉(Kippy Joseph)은 스탠포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 2013년 여름호 <혁신의 역설 수용(Embracing the Paradoxes of Innovation)>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노력에서 흔히 경험하게 되는 역설들을 지적한다. 작은 시도를 대규모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도전 과제를 강조했는데, 우리는 초기 단계에서 큰 문제를 작은 단위로 시작할 때 스타트업 협력체가 겪는 고민과 갈등에 주목해 이를 보완하고자 했다.
6. 케빈 스타(Kevin Starr), <우리는 시스템 변화를 남용하고 있다(We’re Beating Systems Change to Death)>, 스탠포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 2021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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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ESSA LAIRD
바네사 레어드는 미네소타 대학교(University of Minnesota) 통합 리더십 센터(Center for Integrative Leadership)의 선임 펠로우이며, 의료법 및 국제법 전문 변호사이다.
KATHY QUICK
캐시 퀵은 미네소타 대학교 험프리 공공 대학원(Humphrey School of Public Affairs)의 공공 관리 및 도시 계획 전공 부교수이자, 통합 리더십 센터의 학술 공동 책임자이다.
J. MYLES SHAVER
J. 마일스 쉐이버는 미네소타 대학교 칼슨 경영대학원(Carlson School of Management)의 전략 경영 및 기업가정신 교수이자 커티스 L. 칼슨 기업 전략 위원장이다. 또한 통합 리더십 센터의 학술 공동 디렉터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