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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은 인력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
2025-4
KYLE A. SMITH · BOB FISCHER
Summary. 보조금 집행 관행을 변화시키고 제도를 개혁하려면 재단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책무성과 투자 대비 효과를 높이고 기회의 평등을 강화시킬 수 있다.

민간 재단 이해관계자들은 지속적으로 보조금 집행 방식의 개선을 요구해왔다. 수혜단체들은 오래전부터 재단과 파트너 간의 권력 불균형을 지적해왔고, 필란트로피 영역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책무성 강화를 요구하며 부유한 기부자들이 자의적으로 의제를 설정하는 현실에 우려를 표한다. 자선활동의 최종 수혜자들은 종종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필란트로피 분야의 주요 리더들은 재단이 이들의 의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재단이 이러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려면 내부 인력의 역량, 즉 보조금 집행 인력의 규모와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훨씬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우리는 주장한다.
보조금 집행 인력에 대한 논의는 다음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재단들은 이 영역에 충격적으로 적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 민간 재단이 미 국세청에 제출하는 990-PF 전자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자산 100만 달러 이상, 보조금 지출 10만 달러 이상, 최근 회계연도 기준 10건 이상의 보조금을 집행한, 직접 사업을 하지 않는 비운영nonoperating 민간 재단은 총 13,882곳이었다. 그런데 이 중 무려 9,569곳(69%)이 자선 급여 지출을 '전혀' 보고하지 않았다. 여기서 자선 급여charitable wage란 자선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투입된 인건비로 임원 보수, 직원 급여, 자선 목적의 연금 및 복리후생 지출을 모두 포함한다.
인력이 전혀 보고되지 않은 이 재단들만 놓고 보더라도, 가장 최근 회계연도에 집행한 보조금 규모는 총 116억 달러에 달한다. 반면, 일정 수준의 자선 급여 지출이 보고된 4,313개 재단의 경우, 중간값을 기준으로 보조금 1달러당 인건비로 사용된 금액은 고작 8센트다. 또한 보조금 1건을 결정하는 데 투입된 인건비 역시 평균 1,505달러에 불과했다.
대조적으로, 분석 대상 중 규모 상위 100개 재단만 놓고 보면 이 가운데 16곳이 자선 목적 인건비를 전혀 지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재단들의 중간값을 보면, 보조금 1달러당 인건비 지출은 6센트에 불과했고, 보조금 1건을 결정하는 데 투입된 인건비는 9,538달러였다. 분석 대상 중 가장 큰 재단인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2019년 기준 보조금 1달러당 약 10센트, 보조금 1건당 약 8만 9,000달러를 급여로 지출했다고 보고했다.
일부에서는 대규모 재단이 보조금 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에 그 결정을 내리는 데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핵심 지표는 보조금 1건당 지출액이 아닌 보조금 1달러당 인건비가 된다. 그리고 이 기준을 적용하면, 오히려 소규모 재단이 대규모 재단보다 의사결정 과정에 더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보조금 1건당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 일이 수혜단체의 경험을 개선하고, 최종 수혜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준다면, 1건당 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오히려 합리적일 수 있다. 필란트로피의 목적은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된 1달러가 창출되는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재단 규모에 따라 인건비 지출 수준이 차이를 보이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할 수 있지만, 대규모 재단이 과도한 지출overspending을 하고 있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다. 오히려 이러한 사실은 나머지 재단들이 인력에 대한 투자에 있어 과소 지출underspending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게 한다.
비용이 들더라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제 추가 인력을 통해 보조금 집행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Trust-Based Philanthropy, TBP 운동은 기금제공자와 수혜자 사이의 극심한 권력 불균형을 일련의 모범 사례를 통해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운동의 지지자들은 기금제공자가 자신이 활동하는 필란트로피 생태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신청 및 보고 절차를 간소화하며, 금전 지원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수혜단체를 지원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폐쇄형 지원 절차가 균등한 기회 제공을 제한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비영리조직이 기금제공자에게 스스로를 소개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개 의향서letter of interest, LOI 제도를 제안한다. 이러한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 원칙과 실천을 재단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행하려면 주제 전문 인력subject-matter experts 확보와 같은 내부 인력 역량 투자가 필수적이다.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를 떠나서도, 견실한 보조금 집행 절차에는 지원 대상에 대한 실사due diligence와 임팩트 평가가 반드시 포함된다. 실사는 재단이 언론이나 국세청의 조사를 불러올 수 있는 난처한 상황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임팩트 평가는 재단이 목표 달성에 가장 효과적인 방식을 찾는 데 기여한다. 실제로 보조금 간 효과성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근거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예컨대 지역 고등학교의 취약 학생을 지원하는 한 재단이 졸업률을 주요 성과 지표로 삼고 있다고 하자. 만약 재단이 비용이 많이 들면서 비효율적인 개입(예: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술 장비를 제공하는 방식)을 비용 대비 효과성이 매우 높은 개입(예: 교사들에게 구조화된 교수 자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원을 전환할 수 있다면, 이는 성과 지표상 '임팩트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상태'로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처럼 더 효과적인 지원 전략을 찾는 일은 최종 수혜자에게 매우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를 식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재단이 충분한 시간적 여유와 전문성을 갖춘 인력에 투자할 때, 보조금 집행의 효과성은 크게 향상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많은 재단은 보조금 집행 방식을 의미 있게 개선할 여지가 있으며, 이를 통해 수혜단체를 더 존중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를 실천하고 효과성을 제고하는 데에는 비용이 따른다. 그것은 충분한 규모의, 높은 역량을 갖춘 내부 인력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이러한 비용은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까?
당연하게도 많은 재단들은 인력에 투자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부자들은 간접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자신의 기부금이 전적으로 프로그램에 쓰이기를 원한다. 비영리조직의 간접비는 대중매체에서도 거의 긍정적으로 다뤄지지 않기 때문에, 재단이 인력에 투자하는 것은 종종 평판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선택이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피 현상을 안타까워하며, 간접비 사용 여부가 비영리조직의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해왔다. 비영리 부문 전반에는 지속가능하고 탄탄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간접비가 필수적이라는 점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는 이러한 인식이 과연 민간재단private foundation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민간재단은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보다 비영리단체에 보조금을 배분하는 역할을 주로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민간재단은 간접비 규모가 매우 작거나 아예 없어도 되는 것 아닐까?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금전적 지원을 신청하고 받는 과정 자체를 더 나은 경험으로 만들고, 수혜단체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우하는 것이 핵심이라면 민간재단에도 인력은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보조금 집행 과정 투자는 재단이 간접비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음을 수혜단체에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또한 보조금 결정 과정에 더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최종 수혜자에게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추가 인력은 그 자체로 충분한 투자 대비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취약성이 높은 고등학생들의 졸업률을 주요 성과 지표로 삼고 있는 재단의 사례로 돌아가보자. 만약 재단이 졸업률에 매우 미미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25만 달러를 기부할 의향이 있었다면, 더 큰 성과를 위해서는 오히려 더 적은 금액을 지원하고, 남은 예산으로 교육 분야 경험이 풍부한 프로그램 책임자를 고용하는 편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만약 추가로 고용된 인력이 그만한 성과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재단은 그 인력 투자만큼의 비용을 능가하는 가치를 창출하는 셈이 된다.
우리의 제언
우리는 많은 재단이 인력에 충분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재단이 직원 급여에 써야하는 최적의 금액이 존재한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어떤 재단은 유급 인력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사회가 보조금에 대한 결정을 충분히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거나, 재단의 활동 범위가 좁아 복잡한 보조금 평가를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그렇다. 우리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재단이 신중한 비용-편익 분석을 바탕으로, 이 문제에 대해 내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추가로 고용된 인력이 재단을 더 신뢰 기반의 높은 임팩트를 내는 조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그에 맞는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단 내부 논의를 촉진하기 위해, 우리는 이사회가 자원 배분 방식을 논의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질문을 제안한다. 우선, 재단의 현재 인력 지출 수준은 어떠한가? 보조금 1달러당 인력 지출은 얼마인가? 보조금 1건을 심사·승인하는 데 얼마가 투입되고 있는가? 이러한 금액이 많다고 보이는가, 적다고 보이는가? 그리고 동종의 다른 기금제공자와 비교하면 어떤가? 이러한 질문은 이사회가 평가 기준선을 정하는 데 유용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이사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내부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면 재단이 지금보다 더 신뢰에 기반해 운영될 수 있을까? 이는 공개 의향서 제도 도입, 탈락한 신청자에 대한 피드백 제공,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가 권장하는 실천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가능할 수 있다. 내부 인력의 규모가 더 커지면 재단 영향력 또한 커질 수 있을까? 예컨대, 재단의 자선 목표를 효과적으로 실현해줄 방법을 찾기 위한 조사, 더 철저한 보조금 결정 과정, 보조금 수준에서의 의미 있는 학습과 평가, 포트폴리오 수준의 분석 등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러한 질문들이 이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어내고, 그들이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방안에 대해 더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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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LE A. SMITH
카일 A. 스미스는 미시시피 주립대학교 애드커슨 회계학부의 회계학 조교수다.
BOB FISCHER
밥 피셔는 텍사스 주립대학교의 철학 교수이자 싱크탱크 리씽크 프라이어리티즈Rethink Priorities의 수석 연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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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란트로피 · 기금
재단은 인력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
2025-4
KYLE A. SMITH · BOB FISCHER
Summary. 보조금 집행 관행을 변화시키고 제도를 개혁하려면 재단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책무성과 투자 대비 효과를 높이고 기회의 평등을 강화시킬 수 있다.
민간 재단 이해관계자들은 지속적으로 보조금 집행 방식의 개선을 요구해왔다. 수혜단체들은 오래전부터 재단과 파트너 간의 권력 불균형을 지적해왔고, 필란트로피 영역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책무성 강화를 요구하며 부유한 기부자들이 자의적으로 의제를 설정하는 현실에 우려를 표한다. 자선활동의 최종 수혜자들은 종종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필란트로피 분야의 주요 리더들은 재단이 이들의 의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재단이 이러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려면 내부 인력의 역량, 즉 보조금 집행 인력의 규모와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훨씬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우리는 주장한다.
보조금 집행 인력에 대한 논의는 다음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재단들은 이 영역에 충격적으로 적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 민간 재단이 미 국세청에 제출하는 990-PF 전자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자산 100만 달러 이상, 보조금 지출 10만 달러 이상, 최근 회계연도 기준 10건 이상의 보조금을 집행한, 직접 사업을 하지 않는 비운영nonoperating 민간 재단은 총 13,882곳이었다. 그런데 이 중 무려 9,569곳(69%)이 자선 급여 지출을 '전혀' 보고하지 않았다. 여기서 자선 급여charitable wage란 자선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투입된 인건비로 임원 보수, 직원 급여, 자선 목적의 연금 및 복리후생 지출을 모두 포함한다.
인력이 전혀 보고되지 않은 이 재단들만 놓고 보더라도, 가장 최근 회계연도에 집행한 보조금 규모는 총 116억 달러에 달한다. 반면, 일정 수준의 자선 급여 지출이 보고된 4,313개 재단의 경우, 중간값을 기준으로 보조금 1달러당 인건비로 사용된 금액은 고작 8센트다. 또한 보조금 1건을 결정하는 데 투입된 인건비 역시 평균 1,505달러에 불과했다.
대조적으로, 분석 대상 중 규모 상위 100개 재단만 놓고 보면 이 가운데 16곳이 자선 목적 인건비를 전혀 지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재단들의 중간값을 보면, 보조금 1달러당 인건비 지출은 6센트에 불과했고, 보조금 1건을 결정하는 데 투입된 인건비는 9,538달러였다. 분석 대상 중 가장 큰 재단인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2019년 기준 보조금 1달러당 약 10센트, 보조금 1건당 약 8만 9,000달러를 급여로 지출했다고 보고했다.
일부에서는 대규모 재단이 보조금 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에 그 결정을 내리는 데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핵심 지표는 보조금 1건당 지출액이 아닌 보조금 1달러당 인건비가 된다. 그리고 이 기준을 적용하면, 오히려 소규모 재단이 대규모 재단보다 의사결정 과정에 더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보조금 1건당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 일이 수혜단체의 경험을 개선하고, 최종 수혜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준다면, 1건당 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오히려 합리적일 수 있다. 필란트로피의 목적은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된 1달러가 창출되는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재단 규모에 따라 인건비 지출 수준이 차이를 보이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할 수 있지만, 대규모 재단이 과도한 지출overspending을 하고 있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다. 오히려 이러한 사실은 나머지 재단들이 인력에 대한 투자에 있어 과소 지출underspending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게 한다.
비용이 들더라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제 추가 인력을 통해 보조금 집행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Trust-Based Philanthropy, TBP 운동은 기금제공자와 수혜자 사이의 극심한 권력 불균형을 일련의 모범 사례를 통해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운동의 지지자들은 기금제공자가 자신이 활동하는 필란트로피 생태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신청 및 보고 절차를 간소화하며, 금전 지원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수혜단체를 지원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폐쇄형 지원 절차가 균등한 기회 제공을 제한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비영리조직이 기금제공자에게 스스로를 소개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개 의향서letter of interest, LOI 제도를 제안한다. 이러한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 원칙과 실천을 재단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행하려면 주제 전문 인력subject-matter experts 확보와 같은 내부 인력 역량 투자가 필수적이다.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를 떠나서도, 견실한 보조금 집행 절차에는 지원 대상에 대한 실사due diligence와 임팩트 평가가 반드시 포함된다. 실사는 재단이 언론이나 국세청의 조사를 불러올 수 있는 난처한 상황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임팩트 평가는 재단이 목표 달성에 가장 효과적인 방식을 찾는 데 기여한다. 실제로 보조금 간 효과성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근거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예컨대 지역 고등학교의 취약 학생을 지원하는 한 재단이 졸업률을 주요 성과 지표로 삼고 있다고 하자. 만약 재단이 비용이 많이 들면서 비효율적인 개입(예: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술 장비를 제공하는 방식)을 비용 대비 효과성이 매우 높은 개입(예: 교사들에게 구조화된 교수 자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원을 전환할 수 있다면, 이는 성과 지표상 '임팩트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상태'로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처럼 더 효과적인 지원 전략을 찾는 일은 최종 수혜자에게 매우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를 식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재단이 충분한 시간적 여유와 전문성을 갖춘 인력에 투자할 때, 보조금 집행의 효과성은 크게 향상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많은 재단은 보조금 집행 방식을 의미 있게 개선할 여지가 있으며, 이를 통해 수혜단체를 더 존중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를 실천하고 효과성을 제고하는 데에는 비용이 따른다. 그것은 충분한 규모의, 높은 역량을 갖춘 내부 인력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이러한 비용은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까?
당연하게도 많은 재단들은 인력에 투자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부자들은 간접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자신의 기부금이 전적으로 프로그램에 쓰이기를 원한다. 비영리조직의 간접비는 대중매체에서도 거의 긍정적으로 다뤄지지 않기 때문에, 재단이 인력에 투자하는 것은 종종 평판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선택이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피 현상을 안타까워하며, 간접비 사용 여부가 비영리조직의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해왔다. 비영리 부문 전반에는 지속가능하고 탄탄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간접비가 필수적이라는 점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는 이러한 인식이 과연 민간재단private foundation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민간재단은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보다 비영리단체에 보조금을 배분하는 역할을 주로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민간재단은 간접비 규모가 매우 작거나 아예 없어도 되는 것 아닐까?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금전적 지원을 신청하고 받는 과정 자체를 더 나은 경험으로 만들고, 수혜단체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우하는 것이 핵심이라면 민간재단에도 인력은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보조금 집행 과정 투자는 재단이 간접비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음을 수혜단체에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또한 보조금 결정 과정에 더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최종 수혜자에게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추가 인력은 그 자체로 충분한 투자 대비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취약성이 높은 고등학생들의 졸업률을 주요 성과 지표로 삼고 있는 재단의 사례로 돌아가보자. 만약 재단이 졸업률에 매우 미미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25만 달러를 기부할 의향이 있었다면, 더 큰 성과를 위해서는 오히려 더 적은 금액을 지원하고, 남은 예산으로 교육 분야 경험이 풍부한 프로그램 책임자를 고용하는 편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만약 추가로 고용된 인력이 그만한 성과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재단은 그 인력 투자만큼의 비용을 능가하는 가치를 창출하는 셈이 된다.
우리의 제언
우리는 많은 재단이 인력에 충분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재단이 직원 급여에 써야하는 최적의 금액이 존재한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어떤 재단은 유급 인력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사회가 보조금에 대한 결정을 충분히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거나, 재단의 활동 범위가 좁아 복잡한 보조금 평가를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그렇다. 우리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재단이 신중한 비용-편익 분석을 바탕으로, 이 문제에 대해 내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추가로 고용된 인력이 재단을 더 신뢰 기반의 높은 임팩트를 내는 조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그에 맞는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단 내부 논의를 촉진하기 위해, 우리는 이사회가 자원 배분 방식을 논의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질문을 제안한다. 우선, 재단의 현재 인력 지출 수준은 어떠한가? 보조금 1달러당 인력 지출은 얼마인가? 보조금 1건을 심사·승인하는 데 얼마가 투입되고 있는가? 이러한 금액이 많다고 보이는가, 적다고 보이는가? 그리고 동종의 다른 기금제공자와 비교하면 어떤가? 이러한 질문은 이사회가 평가 기준선을 정하는 데 유용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이사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내부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면 재단이 지금보다 더 신뢰에 기반해 운영될 수 있을까? 이는 공개 의향서 제도 도입, 탈락한 신청자에 대한 피드백 제공, 신뢰 기반 필란트로피가 권장하는 실천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가능할 수 있다. 내부 인력의 규모가 더 커지면 재단 영향력 또한 커질 수 있을까? 예컨대, 재단의 자선 목표를 효과적으로 실현해줄 방법을 찾기 위한 조사, 더 철저한 보조금 결정 과정, 보조금 수준에서의 의미 있는 학습과 평가, 포트폴리오 수준의 분석 등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러한 질문들이 이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어내고, 그들이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방안에 대해 더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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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LE A. SMITH
카일 A. 스미스는 미시시피 주립대학교 애드커슨 회계학부의 회계학 조교수다.
BOB FISCHER
밥 피셔는 텍사스 주립대학교의 철학 교수이자 싱크탱크 리씽크 프라이어리티즈Rethink Priorities의 수석 연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