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업은 시위대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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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시위대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2024-1


CHANA R. SCHOENBERGER



Summary. 기업 본사 근처에서 진행된 거리 시위와 시위대가 다룬 이슈는 기업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여성 행진Women’s March은 헤드라인에 등장할 만한 대규모 시위를 미국 여러 도시에서 진행했다.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대통령의 여성 혐오를 반대하는 군중이 결집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 스밀 경영대학Penn State’s Smeal College of Business의 박사과정생인 무한 장Muhan Zhang과 경영학과 교수인 포레스트 브리스코Forrest Briscoe, 다트머스 터크 스쿨Dartmouth’s Tuck School의 경영학 부교수인 마크 데자르딘Mark DesJardine, 이 세 명의 경영대학원 연구원들은 기업의 본사 인근에서 여성 행진 시위가 열렸을 때 기업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분석하기로 했다. 특히, 기업이 이사회에 새로운 여성 이사를 임명했는지를 파고들었다.


 세 사람은 시위 참가 인원을 기준으로 시위의 규모를 측정하고, S&P 1500 지수에 포함된 모든 상장 기업의 이사회 구성을 살펴봤다. 이를 통해 기업 본사 인근에서 시위가 벌어진 후 몇 달 동안 기업이 여성 이사를 추가했는지를 확인했다. 이 시위는 본질적으로 반기업 시위가 아니었고, 특정 기업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연구에 따르면 기업은 여성 행진을 통해 얻은 정보를 새로운 여성 이사 선임에 유리하게 활용했다. 특히 기업 경영진과 이사회 내의 성별 다양성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으로 인해 상장 기업 이사회에 여성 이사가 지명되는 비율이 증가했다. 2017년에는 S&P 1500 상장 기업의 신규 이사 후보 중 30.5%가 여성이었으나 2020년에는 그 비율이 44.1%에 달했다. 이러한 추세는 특히 여성 행진이 일어난 지역사회에서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대규모 시위와 시위 지역 인근에 본사를 둔 상장 기업이 시위 이후 이사회에 새로 여성을 임명하는 것 사이에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연구 대상 지역의 기존 정치 성향도 조사했다. 지역사회가 사회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시위를 통해 기업의 임원진에게 전달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연구진은 오랫동안 보수 성향을 유지한 지역에서 시위대를 불러 모은 페미니스트 시위는 더 놀랄만한 일로 여겨질 것이며, 경영진이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을 위해 책임을 느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여성 행진 시위의 존재와 규모가 지역사회의 사회적 지향성이나 기업의 기존 지향성과 다를 경우, 기업이 새로운 여성 이사를 지명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이 연구는 기업 거버넌스를 다루기에 적절한 시기에 발표되었다. 텍사스와 같은 일부 주에서는 정부에 의해 '사회 이슈에 지나치게 예민하다too woke'고 간주된 기업은 주 정부와의 거래가 제한된다. 이런 파문에 휘말린 기업의 관리자는 기업이 고객과 직원, 지역사회 구성원 등 이해관계자와의 상호작용 방식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지역사회에서 기업이 주민들의 가치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간주되면, 기업은 신규 직원 채용, 기존 직원 유지,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장은 기업이 시위에 대응할 때 이와 같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연구는 기업이 기본적인 비즈니스 논리를 뛰어넘는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즉, 주주의 이익보다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어떠한 근거를 제공하지 않습니다"라고 장은 말했다. 


미시간대학교 로스 경영대학원University of Michigan’s Ross School of Business의 경영학 및 전략 교수인 제임스 웨스트팔James Westphal은 여성 행진 연구에서의 흥미로운 발견 중 하나는 이사회 구성원들이 사회 운동과 사회적 대의에 대한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정보의 출처로, 기업의 본사 위치에 초점을 맞춘 점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지리적으로 분산되어 운영되는 경우에도 본사의 위치가 미치는 중요성은 여전했다.


"기업들, 심지어는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도 지역 사회, 즉 본사 소재지에서 일어나는 시위에 놀라울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이 연구의 핵심입니다"라고 웨스트팔은 말했다. "표본에 포함된 많은 기업이 넓고 다양한 지역, 심지어는 여러 국가에 걸쳐 이해관계자를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구의 결과는 기업의 추론방식이 근시안적임을 보여줍니다. 이해관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문제를 본사 인근의 시위를 통해서만 추론하기 때문입니다."




참고  

1 .   <거리의 스마트함을 갖춘 기업 이사회? 확산된 거리 시위가 기업 지배구조를 간접적으로 형성하는 방법(Corporate Boards with Street Smarts? How Diffuse Street Protests Indirectly Shape Corporate Governance)>, 무한 장(Muhan Zhang), 포레스트 브리스코(Forrest Briscoe), 마크 알. 데자르딘(Mark R. DesJardine), 행정과학 계간지, 68권, 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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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A R. SCHOENBERGER 

카나 알 슈엔베르거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언론인으로 비즈니스, 금융, 학술 연구에 관해 집필한다. 그녀의 글은 트위터 계정 @cschoenberger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