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란트로피]과감하고 새로운 상상력으로 미래 비전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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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란트로피 · DE&I
과감하고 새로운 상상력으로
미래 비전 세우기

퓨처메이커를 위한 조망과 상상


ANA MARIE ARGILAGOS & HILDA VEGA



Summary.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로부터 얻은 교훈



눈을 감고, 호흡하면서, 10년, 20년, 30년 후의 세상을 상상해 보자. 어떤 모습이 보이는가? 솔직히 미래를 상상하다보면, 환경과 인간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망가져버린 디스토피아적 지구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자원이 부족하고 경쟁이 심화된 세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다인종 공동체를 묘사하는 소설이나 영화를 많이 접하다보면 디스토피아적 관점에 갇히기 쉽다.


디스토피아적 비전이 가진 명백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과거의 자신을 너그럽게 받아주어야 하는데, 여러분도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 대신 앞으로 한 발자국을 내딛고un pasito pa’lante 다인종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의 필요가 충족되는 놀라운 세상을 꿈꾸길 바란다. 이를 단순히 이상적인 비전이 아닌, 수용 가능한 매우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생각해보자.


영화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Black Panther: Wakanda Forever>에서 묘사한 세계를 생각해보자. 라이언 쿠글러Ryan Coogler 감독은 백인·남성·이성애자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서로를 악당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료로 바라보게 한다. 또한 우리가 개별 공동체와 집단으로서 서로가 가진 힘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동반자로 인식할 때, 어떤 일이 가능한지에 대해 비전을 제시한다.


<와칸다 포에버>와 같은 이야기는 여러 세대를 거치며 반복된 식민주의, 정복, 대량학살이 얼마나 큰 폭력을 초래했는지, 그리고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영화 속 가상의 공동체인 탈로칸Talokan(극 중 마야와 아즈텍 원주민 문화에 뿌리를 둔 수중 왕국으로 묘사됨)은 생존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기술과 사회혁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와칸다 포에버>에서 처럼 대안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즉, 모두가 지속가능하고 유익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재능, 비전, 접근성을 가진 미래가 올 것이라 믿어야 한다. 또한, 아메리카 대륙에서 살아가는 흑인Blackness과 원주민Indigeneity을 투명인간으로 취급하지 않고, 다양성으로 풍요로워진 세상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미래 비전을 재창조하는 것은 ‘권력과 계급이 사회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차별이 인종적 또는 민족적인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많은 디스토피아적 이야기가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결국 문제는 누가 자원을 통제하는지 그리고 그 권력을 위해 공동체들이 어떻게 경쟁하는지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비전을 세우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가상의 시나리오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도 자문해야 한다. 특히, 유색인종 공동체를 위한 기부 자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먼저, 우리는 ‘모두에 의한, 모두를 위한, 모두에 대한’ 미래를 정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공간은 우리가 속한 공동체와 조직을 위한 미래를 그리게 될 것이다. 한 공동체의 진보와 해방은 다른 공동체의 권리, 안전, 복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특히 흑인 및 원주민 공동체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최신 기술에 접근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사람 혹은 혁신과 권력의 중심에 근접해 혜택을 누리는 이들만 혁신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신화를 깨뜨리고, 혼란스러운 내러티브를 바로 잡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영화 속 와칸다인과 탈로칸인이 공유하는 비브라늄 에너지는 우리가 보호하려는 ‘상호 연결된 세상’을 창조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옥타비아 E. 버틀러Octavia E. Butle의 현명한 말을 지침 삼아 접근해야 한다. "미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해답은 없습니다. 마법 같은 해결책도 없습니다. 대신 적어도 수천 가지의 해답이 존재하고, 마음만 먹으면 여러분도 그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1



탈식민지 마인드셋과 접근법 수용하기

일단, 우리는 탈식민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한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우리의 일도 살펴보아야 한다. 케냐계 미국인 작가 무코마 와 응구기Mukoma Wa Ngugi는 "탈식민화 작업은 정치적일 뿐 아니라 개인적인 작업입니다."2라고 설명했다. 문학 영역에서 응구기는 현 상황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아프리카 문학을 영어와 같은 식민지 언어가 아닌 다른 아프리카 언어로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란트로피 영역에서도 우리는 언어를 활용해 식민주의적 사고방식과 위계적인 권력 구조, 공동선에서 멀어지게 하는 희소성 마인드셋에 도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힙기브 티에라스 마야HIPGive Tierras Mayas 캠페인은 유카탄Yucatan반도의 농촌 커뮤니티가 회복력을 갖추고 발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캠페인 팀은 스페인어뿐 아니라 마야족 언어인 마야Maya어와 쵸칠Tzotzil어로 지원 및 홍보 자료를 제작했다. 웹사이트 번역은 물론, 반도 전역에 걸쳐 힙기브 플랫폼을 홍보하는 라디오 광고에서도 지역 프로그램의 기금 모금 소식을 알렸다. 또한 치아파스Chiapas와 유카탄의 다른 지역에서도 시간을 보내며 원주민 공동체의 요구 사항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올해에는 체찰Tzetzal어와 에스콜Es Chol어를 포함해 언어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필란트로피 활동이 어떻게 더 포용적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는 아마존 원주민 공동체가 이 지역의 삼림 벌채와 폭력에 맞서기 위해 직접 드론을 코딩, 제작, 수리, 비행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3 아마존의 6개 부족은 세계자연기금World Wildlife Fund과 브라질 NGO인 카닌데 민족환경 보호협회Kanindé Ethno-Environmental Defense Association가 운영하는 드론 운용 교육 과정에 참여해 모국어로 교육을 받았다.



공동체의 공동 자산 증대시키기

무한한 자원을 가진 와칸다나 탈로칸과 달리, 대부분의 유색인종 커뮤니티에는 모두를 위한 세상을 재구상하고 재정의하는 꿈을 현실화할 자원이 없다. 라틴계 인구는 미국 전체 인구의 20%에 가까운 약 6천만 명에 이르렀지만, 라틴계 가구의 평균 순자산 중간값은 비라틴계 가구의 4분의 1에 불과한 약 5만 3천 달러이다.4


라틴계 커뮤니티는 가족, 공동체주의, 역사와 같은 공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커뮤니티를 통합하고 기부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혁신적인 해결책을 개발하는 방식을 파악할 수 있다.


라틴계 인구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라틴계 집단의 자산도 증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라틴계 커뮤니티가 스타트업 경제에 참여하고 성공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힙HIP은 이를 위해 라틴계 기업가들이 자금과 지원을 제공받아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질 때 혁신이 가속화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이니시오 벤처스Inicio Ventures를 세웠다.


또한 필란트로피 활동을 소수만이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으로 인식하여 라틴계 커뮤니티의 더 많은 사람들이 자선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또한 시급한 일이다. 여성으로만 구성된 멕시코시티Mexico City의 힙기브HIPGive 팀은 기부 플랫폼인 디지털 기빙 서클Digital Giving Circles 개발을 주도해, 기부 데이터 분석, 고객 서비스, 역량 강화 워크숍과 영어와 스페인어 버전의 대시보드 기능을 선보였다. 힙기브 팀 또한 플랫폼에서 자체적인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혁신 일으키기

공동체로서 함께 고통을 감내하고 기부 활동에 참여하게 하려면, 가족·집단주의·역사라는 공통의 가치를 바탕으로 공동체 의식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해 혁신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실천해 볼 수 있는 영역으로는 기후 및 환경 정의 관련 활동이 있다.


미주 전역에서 여러 단체가 소위 ‘재생 농업regenerative agriculture’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재생 농업과 같은 접근방식은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 이는 앞으로 올 세대를 위한, 보다 총체적이고 연결적이며 사랑에 근거한 지역사회 생태계 보존 방식이며, 토지와 동식물을 돌보아 온 여러 세대가 전승해 온 지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러한 농업 생태학적 접근은 지구와 인류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문화적 및 사회적 관점을 포용하고 있으며, 중남미 전역의 문화가 수천 년 동안 존중해 온 '좋은 삶vivir'의 개념을 잘 반영하고 있다.


‘다음 세대를 위한 다인종 민주주의’라는 미래의 비전을 지켜내기 위해 우리는 경쟁하기보다 협력해야 한다. 라틴계 커뮤니티를 혁신하기 위한 답은 반드시 새로운 기술이나 도구에만 있지 않다. 해결책에 대한 영감은 선조의 지혜에서도 찾을 수 있다. "호기심, 다른 의견에 대한, 그리고 아직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정한 관심, 즉 그들을 우리 자신의 일부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되살리는 것이 필수적입니다"라고 아드리엔 마리 브라운Adrienne Maree Brown은 말했다.5


<와칸다 포에버>는 호기심을 중심에 두고, ‘문화의 생존이 민족 공동체에 대한 사랑에 기반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는 호기심, 사랑, 선조의 지혜에 근거해 10년, 20년, 50년 후 어떤 공동체가 되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새롭게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진다면, 우리는 바라는 것을 이루는 데 장애가 되는 관점, 정책, 체계를 제대로 해체할 수도, 구축할 수도 있다. 이제 다시 한번 눈을 감고 숨을 고르며 그 미래를 함께 꿈꿔보자. 그런 다음 눈을 뜨고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어떻게 자원을 배분할 수 있을지 검토해보자. 




참고

1 .    옥타비아 버틀러, <미래 예측을 위한 몇 가지 규칙>, 에센스, 2000년 10월

2.     무코마 와 응구기, <오늘날 마음을 탈식민화하는 것의 의미>, 문학 허브, 2018년 3월 23일.

3.     헤이즐 파이퍼, <아마존 부족은 드론을 활용해 브라질 열대우림의 삼림 벌채를 추적하고 있다.>, CNN, 2020년 9월 1일.

4.     재커리 셰러 & 예리스 마욜 가르시아, <2020년에 도미니카와 살바도르 출신 인구의 절반이 물질적 어려움을 경험했습니다>, 아메리카 카운트: 숫자 뒤에 숨겨진 이야기, 미국 인구조사국, 2022년 9월 28일.

5.     아드리엔 마리 브라운, <숨을 쉬게 하라>, 아드리엔 마리 브라운 블로그, 2011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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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 MARIE ARGILAGOS

아나 마리 아르힐라고스는 히스패닉계 자선단체인 히스패닉 인 필란트로피(Hispanics in Philanthropy, HIP)의 대표 겸 CEO이다. HIP에 합류하기 전에는 포드재단(Ford Foundation)에서 선임 고문으로 근무하며 전 세계의 경제적 기회를 확대하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도시 개발 전략을 연구했다. 또한 애니 E. 케이시 재단(Annie E. Casey Foundation)의 선임 프로그램 책임자로 재직했다. 현재는 록펠러 필란트로피 어드바이저(Rockefeller Philanthropy Advisors), 캔디드(CANDID), 크로니클 오브 필란트로피(Chronicle of Philanthropy), 포더라틴스(PoderLatinx), 산타페 커뮤니티 재단(Santa Fe Community Foundation)의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HILDA VEGA

힐다 베가는 히스패닉계 자선단체인 히스패닉 인 필란트로피(HIP)의 필란트로피 실무 담당 부대표를 맡고 있다. HIP에 합류하기 전에는 글로벌 풀뿌리 기후정의 협력기금인 클리마펀드(CLIMA Fund)의 이사를 역임했으며, 소셜임팩트 어드바이저(Social Impact Advisors), 리브라 재단(Libra Foundation), 아비나 재단(Avina Foundation), 유니도스유에스(UnidosUS)에서 직책을 맡았다. 현재 아비나 아메리카(Avina Americas)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