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임팩트]SDGs를 정상궤도로 되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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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임팩트 · 거버넌스
SDGs를 정상궤도로
되돌리기

2023-4


AMANDA WILLIAMS · PATRICK HAACK · KNUT HAANAES



Summary. 전 세계적으로 SDG와 관련된 노력이 실패하고 있는 가운데, SDG가 다시 정상궤도에 오르기 위해 비즈니스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2015년, 유엔 총회는 2030년까지 전 세계의 평화, 번영, 지속가능성 증진을 위해 17개의 야심 찬 목표로 구성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채택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빈곤과 기아 퇴치, 건강과 복지 증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획기적인 행동 강령을 포함한다. SDG는 여러 하위 목표(역자주: 17개의 목표 아래 169개의 하위 목표로 구성되어 있음)와 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SDGs의 종료 시점까지 절반 정도가 남아있던 2022년 7월, 유엔은 지속가능발전목표 보고서 2022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Report 2022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17개의 목표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2030년까지 SDGs를 달성하고 인류와 지구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기 위한 긴급 조치’를 촉구했다.


보고서의 결론은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기후위기, 우크라이나 전쟁 등 서로 연결되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비상사태들은 2030년까지 지속가능발전을 이루겠다는 전 세계의 공동 비전 달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의 자료와 통계에 따르면, 지난 4년간의 빈곤 퇴치 흐름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반전되어, 9천3백만 명의 사람들이 극빈층으로 전락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도 2030년까지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분쟁으로 인해 기록적으로 많은 수의 사람들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고 있다. 연속적 위기 상황은 SDGs의 진전을 방해할 뿐 아니라, 공급망과 비즈니스 회복력에도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겨울에는 인플레이션이 경제 성장을 위협했으며, 러시아의 가스 수출이 중단되면서 유럽 전역의 국가가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해 분주히 노력해야 했다.


2015년, SDGs에 대해 쏟아졌던 낙관주의를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 당시에는 많은 기업이 전 세계 차원의 비전인 지속가능발전 달성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이 의제에 대한 지지를 신속히 표명했다. 기업은 빠르게 목표를 채택하고 이를 커뮤니케이션과 지속가능성 보고서
sustainability reports에 반영했다. SDGs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빠르게 공용어로 자리 잡았다.

 
SDGs는 광범위하게 채택되어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뒀다. SDGs 이전에 유엔이 15년 동안 의제로 삼았던 새천년개발목표
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번역자주: 2000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8가지 국제개발목표)는 기업을 공동 실행 파트너보다는 재원 마련을 위한 자금 조달 수단 정도로 여겼다. 하지만 이제 비즈니스 영역은 지속가능발전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SDGs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집단적 행동을 이끄는 총체적이고, 체계적이며, 포용적인 비전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기업들은 SDG 목표 달성을 위한 새롭고 구체적인 활동에는 소홀했다. 마치 경쟁사보다 조금 더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팔며 ‘친환경’이라고 마케팅하는 그린워싱 기업의 모습과 유사하다. 이들의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은 SDG 워싱
SDG Washing(감수자주: 기업 및 조직의 정책이나 사업이 SDG의 달성과 연관이 없음에도, 그런 것처럼 포장해 경제적 이윤 및 특혜를 누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SDG 워싱 기업은 그들이 사회적 차원에서 지속가능성 목표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적절한 증거와 행동이 부족하다. 실제로 SDG 워싱은 사회, 경제, 거버넌스 영역에서 일어나며 정부와 비정부기구 등 광범위한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그린워싱보다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필자들은 SDGs가 기업 전략에 어떻게 통합되는지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수행했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기업이 SDGs에 참여하고 있지만, 주로 홍보와 보고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활동은 종종 SDG 워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SDGs를 기업 전략에 통합하려는 몇몇 기업의 사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깊이 있는 SDG 통합 사례를 더욱 잘 이해하는 계기로 삼고, 동종업계에 속한 다른 기업이 따를 수 있는 모델로 여겨지도록 했다. 필자들이 여기서 소개할 사례는 연구를 기반으로 하지만, 원활한 설명을 위해 몇 가지 사례를 더했다.



SDG 워싱
필자들의 연구는 SDGs가 발표된 직후에 시작되었다. 커뮤니케이션 목적, 지속가능성 보고, 매핑, 전략 수립 등 기업이 SDGs에 동참하는 다양한 방식을 이해하고 싶었다. 공동저자인 아만다 윌리엄스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기업의 SDG 참여 사례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는 제조, 금융, 의료, 소비재, 서비스,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산업과 유럽, 북미, 아프리카, 아시아를 포함한 다양한 지역의 지속가능성 책임자 48명의 인터뷰를 포함하고 있다.


조사 결과,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SDGs를 채택할 때 17개 SDGs와 관련된 기업 활동을 평가하는 SDG 매핑
SDG mapping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SDG 매핑에 대한 포괄적 접근은 SDG 하위 목표 수준에서 기업 운영과 가치 사슬에 미치는 긍정적 및 부정적 영향에 대한 평가를 포함한다. 철저한 SDG 매핑을 통해 SDGs와 관련된 기회나 위험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훌륭한 SDG 매핑은 해당 기업이 전 세계적 의제에 참여하는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연구를 통해 포괄적이고 투명한 SDG 매핑이 매우 드물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독일에 본사를 둔 화학기업 에보닉Evonik은 SDG 매핑을 위한 4단계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1단계: 절대적 또는 상대적(비교 제품 대비) 측면에서 중요한 긍정적, 중립적, 부정적 영향을 포함해 SDG의 영향력 범위를 결정한다.

2단계: 모든 업스트림(역자주: 후방산업, 제품 소재나 원료 수급과 관련된 활동이나 업종), 생산 과정 전체, 다운스트림(역자주: 전방산업, 최종 소비자와 가까운 활동이나 업종)이 17개 SDGs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다.

3단계: 주요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SDGs의 중요성을 평가한다.

4단계: 결과를 통합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며, 투명하게 보고한다.


에보닉의 포괄적인 접근 방식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에보닉은 부정적 영향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보고의 설득력을 높이지는 않았다. (에보닉이 내부적으로 자체 프로세스를 따랐다고 가정할 수 있지만 보고서에서는 SDG에 대한 긍정적 기여도만을 언급했다)


반면, 가전제품으로 가장 잘 알려진 한국의 대기업 삼성은 SDG에 대한 당사의 직간접적인 부정적 영향력을 함께 보고했다. 예를 들어, 삼성은 2018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소비와 생산(SDG 12)에 관해서는 천연자원 고갈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기후변화 대응(SDG 13)과 측면에서는 기후변화와 대기 오염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일부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밝히고 있지만, 기아 종식(SDG 2), 건강과 웰빙(SDG 3)에 관한 내용은 별도의 설명 없이 보고서에서 누락했다.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17가지 목표 수준에서 긍정적인 영향만을 보고하고 있으며, 기존 자선 활동이 SDGs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강조해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정작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게다가 지속가능성 보고서는 얕은 수준의 SDG 매핑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SDGs에 대한 기업의 관심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세계지속가능발전협의회
World Business Council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의 2022년 회원사 지속가능성 연례 검토 보고서인 리포팅 매터스Reporting Matters에 따르면, 회원사 중 94%가 보고서에서 SDGs를 언급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가능성 보고를 개선하기도 했다. 한 예로, 핵심성과 지표를 SDGs와 연계한 회원사는 2019년 6%에서 2022년 16%로 늘어났다.


그러나 계속되는 관심에는 SDG 워싱 흐름이 함께하고 있다. 2018년 에티칼 코퍼레이션
Ethical Corporation이 전 세계 1,542명의 비즈니스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응답자의 51%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영향력을 알리기 위해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SDGs를 사용했지만,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회사 전체에 통합적으로 목표를 적용한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비정부기구, 무역 기관, 경쟁 업체들은 기업의 위선을 비난하고 있으며, 기업 관리자들은 비난을 두려워하고 있다.


일례로 석유와 가스 업계 다국적 기업인 엑슨모빌
ExxonMobil은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 성장(SDG 8)에 대한 자사의 기여에 대한 내용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엑슨모빌은 비즈니스, 엔지니어링, 연구,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있는 72,000명 이상의 글로벌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UN의 노력을 돕고 있습니다. #SDG8.” 지속가능한 IT 및 비즈니스 분야의 대학 강사이자 컨설턴트인 이안 브룩스는 이 트윗에 이렇게 반응했다. “내 트위터 피드에 역겨운 #SDGwashing이 홍보되었네요. 이제 그들이 #SDG13 기후 행동을 현실로 만드는지 지켜봅시다.”


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BMW는 전기차의 측면 이미지를 SDG 아이콘으로 덮고 #SDGsCar 해시태그와 함께 트위터에 게시하며, SDGs 17개 목표 전부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스위스의 지속가능개발 전문가 올리비에 페라리는 “#SDGs에 내재된 모순을 보여주는 좋은 우화네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그는 미국 내에서 연료 중 80%를 화석연료로 사용하고, 콩고의 광산에서 착취된 부품으로 만들어진 전기 자동차 회사의 #SDGwashing이 성장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를 상징하고, 이 전략이 얼마나 비체계적인지를 보여줍니다”라고 덧붙였다.


SDGs를 명시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산업에서도 SDGs를 홍보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담배 업계는 핵심 비즈니스를 바꾸는 데 관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SDG와 관련된 미사여구를 일찍부터 사용했다. 독일에 기반을 둔 5개의 비정부기구가 2018년 발간한 보고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납치하고 있는가?
Highjacking the SDGs?>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술과 담배는 SDGs에 명시적으로 언급된 유일한 소비재입니다. 이는 주로 공중 보건에 미치는 영향 때문입니다…. 담배 업계는 SDGs를 규제 회피를 위한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담배 회사의 사례는 SDGs에 대한 기업 참여의 한계와 정부, 국제기구, 시민사회가 부당한 기업 영향력으로부터 SDG 프로세스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경고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조사를 통해 기업의 세 가지 일반적인 SDG 워싱 방식을 정리할 수 있었다.


17개 SDGs 모두에 대한 긍정적 기여를 주장하기 | 대규모 다국적 기업은 SDGs와 연관성이 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7개 목표 모두를 포함하는 SDG 매핑 프로세스
SDG mapping process를 통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이 과장되거나 간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17개 목표 모두를 포함해 총체적으로 시작하면 아직 개발되지 않은 SDG 기회를 찾아내고, 잠재적인 상충 관계와 상호의존성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한 기업이 17개 목표 모두에 대해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대규모 다국적 담배 회사 리프
Leaf가 그 예이다. (공동 저자 중 두 명이 근무하는 기관에서 이 회사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여, 해당 회사명과 일부 다른 회사명은 가명을 사용했다) 리프는 기존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를 모든 SDGs와 연결함으로써 17개 목표 모두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리프는 임직원에게 생활임금living wages을 지급하여 빈곤 퇴치(SDG 1)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회사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자세히 조사해 본 결과, 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모니터링과 리포트를 신뢰할 수 없는 국가에서는 여전히 공급망 차원의 최저 임금 위반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빈곤 퇴치에 대한 리프의 기여는 실제가 아닌 바람에 가깝다. 목표를 향한 열망은 칭찬할 만하지만, 빈곤 퇴치에 대한 긍정적 기여를 주장하기에 앞서 실제로 더 많은 활동을 해야 한다.


리프는 나머지 16개의 SDGs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모호한 주장을 하고 있다. 건강과 웰빙(SDG 3)은 담배 회사에 당연히 중요한 주제이다. 리프는 전자담배같이 연기가 아닌 증기를 배출하는 연소 담배의 대체 상품을 개발해 공중 보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담배 대체재가 건강에 덜 해롭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장기적 건강 데이터가 아직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덜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포장하기 위해 단어를 왜곡한다. 전자담배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리프와 같은 방식으로 17개 SDGs 모두에 긍정적 기여를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SDGs 프레임워크의 가치를 훼손한다. 연구에 따르면 SDGs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긍정적 파급 효과와 부정적 파급 효과가 모두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충관계로 인해 한 기업이 모든 SDGs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상충관계는 한 목표의 진전이 다른 목표의 진전을 방해할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성 연구자인 만스 닐슨, 데이브 그릭스, 마틴 비스벡은 "아시아 국가에서 에너지 접근성 개선(SDG 7)을 위해 석탄을 사용하면, 기후변화를 가속화하고 해양을 산성화할 뿐 아니라(SDG 13, 14 목표 훼손), 대기 오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SDG 3 목표 달성 방해) 같은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17개 SDGs 모두를 감안한 상태에서 시작하면 잠재적 행동 방침에 대한 종합적 시각을 얻을 수 있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안을 검토함으로써 목표간 상충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핵심적인 부정적 영향 숨기기 | 다국적 청량음료 회사 버블스
Bubbles, 가명는 양성평등(SDG 5), 깨끗한 물과 위생(SDG 6),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SDG 8),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SDG 12), 해양 생태계(SDG 14), 목표를 위한 파트너십(SDG 17)의 6가지 목표를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버블스가 우선순위에서 SDG 3번 목표인 건강과 웰빙을 누락한 것에 주목하게 된다. 탄산음료는 설탕 함량이 높다. 음료회사인 버블스는 설탕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언급하기는 하지만, 내부 문서 외에는 이를 SDGs와 연결시킨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의 기업이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SDG 8), 파트너십(SDG 17) 등 일부 SDGs에 대한 긍정적 영향은 쉽게 언급할 수 있다. 모든 기업은 잠재적으로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 기업의 지속가능성 노력은 해결해야 할 문제의 큰 규모 때문에 다른 조직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음료 회사에게 깨끗한 물은 건강과 함께 중요한 문제이며, 특히 깨끗한 식수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인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버블스는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물을 필요로 하는 다른 회사의 생산 활동으로 발생하는 물 사용에 대해 책임지는 방식으로 비난을 피하고 있다. 버블스의 깨끗한 물 이니셔티브
clean water initiatives는 제조 시설 외부에 폐수 처리장을 짓는 등 공익적인 활동을 한다. 폐수 처리장은 주변 지역사회에 식수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보다 회사가 깨끗한 물에 끼친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는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러한 활동은 주요 제조 시설 밖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러한 버블스의 노력은 핵심 비즈니스 활동과는 단절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외 청량음료 회사가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는 지속가능한 소비 및 생산(SDG 12)과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폐기물 생산으로 영향을 받는 해양 생태계(SDG 14)이다. 버블스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는 혁신과 폐기물 수거에 대한 열망을 언급하지만, 동시에 폐기물 문제는 한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말하며 다른 이들에게 책임을 돌린다. 몇몇 이니셔티브는 SDGs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기 위해 회사 제품의 부정적 영향과 지속불가능성이라는 핵심을 덮으려 한다. 플라스틱병에 담긴 대량 생산 설탕 음료는 많은 SDGs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기존의 하고 있던 일을 사회공헌으로 둔갑시키기 | 국제 상업 항공사인 윙스
Wings, 가명는 양질의 교육 제공(SDG 4)을 포함한 7가지 SDGs에 중점을 두고 있다. 윙스는 모든 직원을 위한 항공 교육, 훈련 및 지속적인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50년 이상의 항공 교육 경험을 자랑하는 윙스의 직원 교육 및 개발은 SDGs의 등장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구체적인 프로그램 비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회사의 항공 교육 아카데미 웹 사이트에는 합리적 비용을 유지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즉 윙스는 기존에 진행한 활동 중 SDGs에 부합하는 부분을 찾아내 목표에 대한 기여를 재구성한 것이다. 하지만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항공 산업에 도움이 되는 항공 훈련 프로그램이,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 보장과 모두를 위한 평생 학습 기회 증진을 의미하는 양질의 교육 보장(SDG 4) 목표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업이 기존 활동을 SDG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일은 SDGs가 추구하는 변화를 만들기 위함이 아닌 경우가 많다.



SDG 모범 사례
SDG와 관련된 노력을 의미 있는 변화로 만들기 위해 개별 기업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필자들은 연구 중에 일반적인 지속가능성 선구자 수준을 넘어,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내포한 세 가지 인상적인 SDG 참여 사례를 발견했다. SDG 역행의 시대에 기업이 SDG에 대한 책무와 약속을 되새길 수 있도록 이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SDGs를 수익과 연계하기 | 매핑은 기업의 SDG 임팩트
SDG impacts(역자주: 지속가능발전목표와 관련된 프로젝트, 정책, 기업 활동 등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목표에 기여하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본사를 둔 글로벌 엔지니어링, 건축 및 컨설팅 서비스 그룹 람볼Ramboll은 SDGs를 전략에 통합하기 위해 SDG 수익SDG profits을 측정해 매핑의 한계를 넘어섰다. 2015년 SDGs가 발표되었을 당시 람볼은 3년 단위의 핵심 전략 주기를 기획하고 있었다. 당시 그들은 지속가능성을 전략의 5대 핵심 구성요소 중 하나로 삼고 있었으며, 경영진과 지속가능성 팀은 SDGs를 지속가능성의 우선순위를 높여줄 기회로 여기고 있었다. 그들은 고객에게 자문을 제공할 때, SDGs가 시장에서 람볼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 언어가 되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SDGs는 환경 컨설팅 분야에서 인정받는 지속가능성 리더로 자리 잡겠다는 회사의 전략적 목표를 발전시킬 기회를 제공했다. 지속가능성 팀은 그들과 가장 관련성이 높은 SDGs 우선순위를 빠르게 정하는 대신 169개의 모든 SDG 하위 목표를 철저히 분석해 관련 핵심성과지표와 긍정 및 부정적 영향을 파악했다.


람볼은 고객의 가치 사슬에 따라 건물, 운송, 에너지, 환경 및 보건, 물, 경영 컨설팅 등 6개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각 시장은 이사가 총괄하고 있다. 람볼은 6개 시장에서의 수익이 SDGs에 기여하는 정도를 매년 측정하기로 결정했다. 람볼은 효율성을 높이고 폐수 처리를 개선해 수자원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6개의 시장 중 물과 같은 일부 시장이 특히 깨끗한 물과 위생(SDG 6) 같은 SDGs에 잘 부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운송과 같은 시장에서의 수익은 SDGs와 크게 연계되어 있지 않았다. 예를 들어 탄소 배출량이 많은 항공 산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했다. 람볼은 매년 SDGs와 관련된 수익을 측정함으로써 자사의 부가가치 창출 활동이 SDGs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SDGs에 기여하는 수익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점차 감소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SDGs는 지속가능성 개선을 위한 기준이 된다.


람볼은 매년 각 시장에서 SDGs에 기여하는 수익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이를 위해 회사의 핵심 전략과 함께 각 시장 별로 자체적인 지속가능성 전략을 개발했다. 각 시장에 적합한 맞춤형 전략 개발은 조직 전체에 지속가능성을 전파했고, 이전과는 다르게 관리자급에서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게 했다. 또한 람볼은 회사 전체에 지속가능성을 통합하기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SDGs와 관련된 교육을 실시했다. 다양한 부서의 직원을 지속가능성 홍보대사로 임명한 것도 변화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


지속가능성을 기업 전략에 완전히 통합하겠다는 지속가능성 팀의 목표를 방해하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째는 비용 문제였다. 지속가능성 팀은 그들이 실행하는 모든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에 대해 내부적으로 강력한 비즈니스 사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비즈니스 사례를 입증한 후에 경영진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둘째, 지속가능성은 측정하기 어렵다. SDGs는 포괄적이고, 사회적 목표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도전 과제를 안고 있다. 람볼은 SDGs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부정적 영향을 측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SDG에 대한 해결책이 상충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들은 먼저 긍정적 영향을 높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측정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람볼은 서비스 제공 회사이기에 고객이 선택한 솔루션이 다른 대안에 비해 지속가능한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그들은 직접적인 영향에 집중하기로 했다.


SDG 수익 프레임워크
SDG revenues framework는 람볼이 지속가능성의 진전을 측정하기 위한 기준을 확립한 맞춤형 접근 방식이다. 그러나 맞춤형 접근 방식은 다른 기업과의 비교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람볼은 자신의 접근 방식 외에도 지속가능성 표준, 평가 등급, ESG 보고, 과학적 기반 목표 설계와 같은 측정 이니셔티브를 받아들였다. 이런 모든 변화가 람볼이 지속가능성을 측정하고, 성과를 입증하며, 지속가능성을 전략의 중심에 두는 일의 가치를 증명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람볼은 목표 달성과 임팩트 측정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러한 노력을 통해 SDGs 측면에서 수익을 계산하고 SDGs와 포트폴리오를 맞춰가며, 전략에 변화를 만들었다. 이것은 대부분의 기업이 이뤄내지 못한 일이었다. 2022년 람볼은 ‘지속가능한 변화를 위한 파트너’라는 슬로건과 함께 새로운 기업 전략을 발표했다. 그들은 기업 전략의 일부에 불과했던 지속가능성을 전체 전략의 기둥이자 유일한 성장 동력으로 격상시켰다. 이제 람볼의 모든 직원은 이 전략을 성공시키는 데 기여해야 한다. 람볼에게 SDGs는 전략이 지속가능성과의 완전한 통합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략적 가이드이자 벤치마크이다.


람볼은 지속가능성의 리더가 되겠다는 열망을 현실로 만들었다. 영국 환경 분석기관Environment Analyst UK에 따르면 람볼은 환경 및 지속가능성 컨설팅 회사 중 7번째로 큰 회사이며, 기후변화 및 재생 에너지 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SDGs를 회사의 목적 선언문과 통합하기 | 많은 기업이 SDGs를 기업의 미션과 전략에 통합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사례로는 사파리컴Safaricom이 주목할 만하다. 케냐 나이로비에 본사를 둔 모바일 네트워크 회사인 사파리컴은 조직 전체에 SDGs를 도입하여 통신 회사에서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기술 회사로의 전환 기회를 만들었다. 사파리컴은 각 부서와 직원별로 SDG 우선순위를 설정하게 하는 분산형 접근 방식을 취했다. 이 회사는 케냐 전역에서 MDGs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다중 이해관계자 이니셔티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SDGs와 함께 찾아올 기회에 이미 대비하고 있었다. 

 
2015년 SDGs가 시작되었을 때, 사파리컴은 지속가능성 전략 공식화의 초기 단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전략적 지원을 위해 내부적으로 지속가능성 챔피언 네트워크를 구축한 상태였다. 사파리컴은 목적 중심의 조직이었고, 그들은 2000년 창립 이래 모바일 기술의 힘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겠다는 목적으로 기업을 이끌어 왔다. 특히 사파리컴의 핀테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M-PESA는 5,100만 명 이상의 고객에게 저렴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케냐 금융 분야에서의 포용성을 강화했다.


사파리컴의 기업 지속가능성 팀은 SDGs 중 몇 가지 우선순위를 빠르게 정하는 대신 하향식과 상향식 접근을 모두 적용한 이중 접근법을 통해 SDGs를 지속가능성을 통합시키는 완벽한 기회로 삼았다. 상향식 접근 방식을 통해 다양한 직위와 역할을 담당하는 모든 직원이 자신의 일상적 업무 및 부서의 기능에 있어 목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당신의 목표는 무엇입니까?”라는 사내 캠페인과 공개 대화, 워크샵 같은 기회를 만들어 직원들과 SDGs 간의 개별적 상호작용을 활성화했다.

 
지속가능성 팀은 핵심 비즈니스 목표와 잠재력 있는 미개발 비즈니스 기회와의 관계에 대한 상향식 논의를 시작했다. 처음에 직원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직원은 SDGs가 회사의 자선 활동 같은 것인지 궁금해했고, 다른 직원들은 높은 수준의 사회적 목표와 회사의 핵심 전략, 그리고 그들의 일상 업무 간 연관성을 파악하기 어려워했다. 지속가능성 팀과 직원들은 SDGs가 어떻게 비즈니스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 서로 합의를 이룰 때까지 반복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논의를 이어갔다.


직원들이 SDGs와 비즈니스 성과를 연결시킬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 팀은 ‘삶의 변화'라는 회사의 목표와 SDGs를 통합시켰을 뿐 아니라, 명시적으로 연결되는 내러티브를 구축했다. "우리는 기술과 파트너(SDG 17)를 통해 접근성을 높이고(SDG 10), 보건(SDG 3), 교육(SDG 4), 에너지(SDG 7) 분야에서 기회를 모색해 케냐인의 요구를 충족하는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연결되고 혁신적인(SDG 9)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약속합니다. 우리는 책임감 있고(SDG 12), 윤리적인(SDG 16)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회사, 사회, 경제를 위한 성장을 촉진하고 가치를 만들어낼(SDG 8) 것입니다.”


사파리컴은 이러한 상향식 접근과 더불어 지속가능성 팀이 고위 경영진과 협력해 부서별 목표를 설정하는 하향식 접근 방식도 채택했다. 예를 들어 재무 부서는 다음과 같은 목표를 공유한다. “우리 재무 부서는 양질의 일자리와 노동 기준을 장려하고(SDG 8), 자금 조달 관행의 투명성과 가시성을 보장하며, 우리 사업과 비즈니스 생태계 내에서 모든 형태의 부패(SDG 16)에 대항하며 공급망의 윤리적 행동을 장려할 것입니다. 또한 회사가 책임감 있는 소비와 생산에 있어 충분한 정보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도록 지원할 것입니다(SDG 12).” 각 부서는 목표, KPI, 실행 계획을 통해 SDGs의 달성을 지원하고, 사업 부서 전반에 SDGs를 통합해 회사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SDGs를 조직 전체에 분권화하고 통합시키기 위해 직원 개개인은 연간 성과 목표
goal 중 일부를 SDG와 연계된 목표objectives로 설정한다. 예를 들어 사파리컴의 기술팀 중 하나는 2050년 넷제로net-zero 목표targets를 설정했다. 이 팀의 직원들은 넷제로 목표 지원을 위해 기후 관련 SDGs를 선택하고, 화석 연료를 태양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개인 성과 목표로 삼는다. 이런 방식으로 직원 개개인이 회사의 SDG 달성을 돕는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하도록 한다.


SDG 통합에 드는 비용이 실행에 걸림돌이 된 적은 없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인 직원 교육 비용은 기존 교육 또는 온라인 교육을 활용하거나, 스트라스모어 대학
Strathmore University과 위대한 아프리카 지도자 개발Developing Great African Leaders이라는 공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절감할 수 있었다. 사파리컴은 매년 여러 직원을 이 프로그램에 파견해 지속가능성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사파리컴이 프로그램 개발을 도왔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 리더가 퇴사를 할 경우 교육을 통해 양성된 새로운 후임 리더가 합류하게 된다.


SDG 참여는 파트너십을 통해 대외적으로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SDGs에 대한 사파리컴의 적극적인 접근은 프레임워크가 제공하는 공통 언어와 결합해 많은 SDG 파트너십을 가능하게 했다. 검증된 의료 서비스 제공자의 고품질 서비스를 개인이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바일 기술 M-TIBA가 좋은 사례이다. 케냐에서는 의료보험이 널리 보급되어 있지 않아 개인이 응급 상황에 처했을 때 비공식적인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비용을 지원받는데, 이 기술은 M-TIBA의 모바일 기술 개발사인 케어페이
CarePay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제공된다. 케어페이는 M-PESA의 자선사업 부문인 M-PESA 재단M-PESA foundation, 사파리컴, 보다폰Vodafone의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 초기 투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사파리컴의 2022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M-TIBA는 480만 명의 활성 사용자를 확보했고, 4,731개의 의료 시설을 인증했으며, 1,200만 달러 이상의 의료비 결제를 처리했다.


현재까지도 사파리컴은 SDGs가 계속 영감을 주고 있으며, 삶의 변화라는 그들의 전략과 목적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우선순위로 설정한 개별 SDG의 달성 수치로 성공을 측정한다. 예를 들어, 농부들에게 금융기관 이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팜
DigiFarm 플랫폼은 16만 명의 활성 사용자를 확보하고, 수확량을 15% 향상시켰으며,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 성장(SDG 8), 산업, 혁신 및 인프라(SDG 9), 불평등 감소(SDG 10), 파트너십(SDG 17) 목표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SDG 임팩트를 위해 혁신하고 협력하기 | 지속가능성의 영역은 다른 사람에게 맡긴 채 그들이 성과를 내기만을 기다릴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덴마크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 회사인 노보자임스
Novozymes는 혁신과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추구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 회사는 다른 기업들보다 앞선 2012년부터 SDG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기 시작해 목표 구체화를 위해 노력했다. 당시 노보자임스는 2015년에 시작할 새로운 전략을 개발 중이었다. 지속가능성 영역의 리더가 되고자 했던 노보자임스는 지속가능성 가치가 눈에 띄도록 웹사이트 채용 페이지를 구성했고, 이를 통해 적합한 가치관을 가진 지원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또한 신입 사원을 대상으로 지속가능성을 포함한 특별 교육 세션을 진행했다. 


그후 노보자임스는 SDGs를 활용해 회사의 목적과 장기적 목표를 재구성할 기회를 얻었다. 노보자임스의 목적은 ‘지구 자원 보존과 더 나은 삶의 구축을 도우며 산업 성과를 개선하는 것'이었고,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노보자임스는 SDGs를 그들의 목적에 통합함으로써 SDGs에 기여하는 것을 비즈니스와 성장의 핵심으로 삼았다.


SDG 기여 활동을 발전시키고 모니터링하기 위해 노보자임스는 2018년 조직 각 영역의 리더들이 참여한 두 개의 SDG 거버넌스 이사회
SDG governance boards로 이뤄진 내부 거버넌스 구조를 구축했다. 재단 이사회The Foundation Board는 지속가능성 리더십 유지를 위해 운영 및 공급망에서 SDG 성과를 책임지고 있다. 임팩트 이사회Impact Board는 SDGs에 기반한 전략적 방향성을 담당한다. SDG와 관련된 리스크와 기회를 파악하는 것이 두 이사회의 핵심 업무이다. 많은 기업이 SDG 리스크를 전 세계에서 SDGs가 달성되었을 때 기업이 직면하게 될 위험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노보자임스는 SDG 리스크를 그들의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같이 SDGs 달성을 방해하는 부정적 영향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들은 라이프 사이클 평가와 이해관계자 의견을 기반으로 위험과 기회를 판단한다.


노보자임스는 SDG의 성공을 위해 혁신과 파트너십 또한 중요하게 여긴다. 회사의 현재 사업 범위를 넘어서는 혁신이나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통해 새로운 긍정적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 혁신이 자동적으로 실행되고 개발되는 단계에 진입하면, 17개 SDGs와 169개 하위 목표에서 도출한 15개의 임팩트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잠재적인 SDG 임팩트 평가를 실시한다. SDGs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혁신이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 개발은 가속화된다.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더라도 큰 규모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는 10년에서 15년 정도의 긴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혁신을 위해 새로운 전략적 분야를 끊임없이 모색한다. 그 예로 노보자임스는 최근 인간의 구강 및 장 건강과 대체 단백질이 기회의 영역임을 확인했다.


파트너십은 제품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개발하고, 가치 사슬 내 관행을 개선하며, 최종 사용자에게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긍정적인 임팩트 확대에 크게 기여한다. 특히 최종 사용자에게 생물학적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화학 회사와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노보자임스는 글로벌 화학 회사인 유니바 솔루션즈Univar Solutions와 협력해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청소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또 다른 파트너십 전략은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의 활용이다. 노보자임스는 파트너십 기반의 SDGs 솔루션 개발을 위해 헬로우 사이언스Hello Science라는 임시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은 노보자임스의 혁신 활동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SDGs의 달성을 도왔다. 헬로 사이언스 플랫폼을 통해 개발된 태양광 물 정화 기술 솔라색SolarSack이 이를 잘 보여준다.



SDG를 위한 노력을 새롭게 하다
지금까지 필자들이 소개한 모범 사례가 기업의 SDG 달성 노력에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어떤 기업은 다른 기업에 비해 그들의 핵심 비즈니스와 SDGs를 쉽고 간단하게 연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구현 비용, 자원 가용성 및 내부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각 산업에 주어진 기준과 주변의 압력은 기업의 변화 과정을 늦출 수도 있고 가속화할 수도 있다. 대규모 인프라 산업은 서비스 기업보다 더 큰 도전과 혁신적인 변화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 가지 모범 사례는 향후 이어질 SDG 달성을 위한 노력에 있어 주목할 만한 공통점을 시사한다. 첫째, 세 기업은 모두 SDGs를 핵심 비즈니스 전략에 통합하고자 노력했다. SDGs는 새로운 글로벌 의제에 따른 전략적 쇄신이 필요했던 시기에 등장했고, 각 기업은 이를 통해 기존 지속가능성 목표를 보완했다. 이들은 SDGs를 미래의 비즈니스 발전과 성장을 위한 기회로 삼았다. SDGs를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와 연계할 때, SDG 달성 노력은 단순 자선 활동을 넘어 궁극적인 기업의 가치 창출 활동과 연결된다. 전 조직에 걸쳐 통합된 목표가 기업의 SDG 참여 수준을 높인다. 이렇게 지속가능성 담당부서의 SDG 달성 노력이 조직 전체의 방향성과 분리되어 내부 간극이 생기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둘째, 이들은 빠르게 SDG 매핑을 해치운 후, 관련 있는 몇 가지 목표를 손쉽게 선택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려는 유혹을 뿌리치고, SDGs를 조직의 핵심 비즈니스 전략에 통합하려는 노력을 했다. 사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이런 유혹에 빠지는데, 상세한 분석과 통합을 건너뛸 경우 종종 SDG 워싱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람볼은 SDG 수익 연계 측정법을 만들기로 결정했고, 사파리컴은 SDGs를 부서별 목표 및 직원 개인 목표와 연계했으며, 노보자임스는 거버넌스 위원회를 설립해 SDG와 관련된 위험과 기회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모니터링했다. 이들의 노력이 SDGs에 대한 지속적인 참여를 공고히 했다.


셋째, 세 기업 모두 SDG에 동참하기 위해 맞춤화된 접근 방식을 사용했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SDG 달성을 위한 노력이 기업의 특정 요구, 정신 및 문화에 맞게 조정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SDGs는 사회적 차원의 목표이므로 이를 개별 기업 운영 수준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맞춤화가 필요하다. 엔지니어링 컨설팅 그룹인 람볼은 숫자와 측정이라는 방식을 통해 SDGs를  전달할 때 직원들에게 가장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발견했다. 목적 중심 기업인 사파리컴은 기존의 목적 선언문을 뒷받침하는 데 SDGs를 활용하는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걸 깨달았다. 노보자임스는 그들의 비즈니스 핵심이 혁신적인 솔루션임을 고려하여 맞춤형 내외부 혁신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SDGs에 다가갔다.


역행하는 SDGs를 정상 궤도로 올려 진전하기에 아직은 늦지 않았다. 목표로 삼은 야심 찬 글로벌 의제 달성까지는 아직 7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우리는 이제 가능한 모든 도움을 모아 진전을 이뤄야 한다. 




참고

1 .     만스 닐슨(Mans Nilsson), 데이브 그릭스(Dave Griggs), 마틴 비스벡(Martin Visbeck), <정책: 지속가능발전목표 간의 상호작용 맵핑>, 네이처(Nature), vol. 534, 2016.

2.     이해 상충에 대한 고지: 윌리엄스와 하네스는 이 글에서 분석한 연구 사례로 언급된 일부 조직(명시되지 않음)에 교육 및 훈련을 제공하는 기관에 고용되어 있다. 필자들은 해당 교육 프로그램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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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NDA WILLIAMS

아만다 윌리엄스(Amanda Williams)는 국제경영개발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 IMD)의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비즈니스 센터의 지속가능성 연구원이자 기간제 연구 교수이다. 전 세계 차원의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지속가능성 전략을 연구한다.


PATRICK HAACK

패트릭 핵은 로잔대학교 경영대학(HEC Lausanne)의 전략 및 책임 경영 교수이자 HEC 그랜드 챌린지 연구 센터(HEC Research Center for Grand Challenges)의 소장이다. 또한 경영 아카데미 리뷰(Academy of Management Review)의 부편집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KNUT HAANAES

크느투 하네스는 국제경영개발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 IMD)의 전략 교수이자 지속가능성 분야의 룬딘(Lundin) 석좌교수이다. 이전에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의 지속가능성 부문 수석 파트너이자 글로벌 리더였으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글로벌 리더십 연구소(Global Leadership Institute) 학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