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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의 참여가 독이 될 때
2023-1
NED RESNIKOFF & BRIAN HANLON
Summary. 캘리포니아의 심각한 주택 위기는 지방정부와 지역사회가 가진 비타협적인 태도에 기인한다. 이 사례는 지역의 유력인사나 지역사회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존중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애틀에서 뉴욕 그리고 런던에서 홍콩까지, 미국 전역과 지구상에서 부유한 도심 지역의 주택 비용이 치솟았다. 이 재앙의 원점은 캘리포니아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캘리포니아의 주택 부족은 심각한 불평등, 인구 감소, 대규모의 노숙자 발생을 부채질하며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 이러한 폐해는 모두 같은 원인에서 비롯된다. 인구 및 경제 성장과 관련해 만성적으로 부족한 주택건설 문제 말이다. 캘리포니아는 스스로 깊은 수렁에 빠졌다. 캘리포니아주 주택 및 커뮤니티 개발부Department of Housing and Community Development, HCD는 캘리포니아가 2030년까지 250만 채의 주택을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토지 이용 정책은 다른 나라들에게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주택을 짓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필요한 주택 건설 구역화 및 승인을 거부하는 지방 정부와 지역사회의 비타협적인 태도이다. 그들은 캘리포니아의 지역 토지 이용 비토크라시Vetocracy를 가장 효과적인 무기로 사용한다. 거부 민주주의, 거부정치를 의미하는 비토크라시는 기존 상태를 보호하는데 사용되거나 프로젝트별로 여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상을 요구하는데 활용된다. 캘리포니아의 재량적 승인 시스템은 대규모 주택 건설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지역의 정치적 유력인사나 ‘지역사회의 의견’을 무조건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비뚤어진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하는 이야기다.

신규 주택 계획은 어디에서 사라지는가
재량적 검토란 말 그대로 시 정부, 계획 위원회, 순환 위원회, 설계 검토 위원회 등이 제안된 주택 프로젝트가 지역 규칙을 준수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승인 또는 거부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도시의 비잔틴식 주택 승인 프로세스는 복잡하고 통상적으로 많은 행정력과 과정이 필요하다. 이는 공무원들에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고 개발자들이 프로젝트가 승인되기도 전에 일련의 복잡한 단계를 진행하도록 강요한다. 프로세스는 도시와 프로젝트에 따라 다르지만, 긴 의견수렴 기간, 설계 검토,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환경 영향 검토서, 더 많은 공개 의견, 그리고 계획 위원회와 시의회 전의 공청회가 포함될 수 있다. 그것도 아무도 개발자를 고소하지 않았다고 가정한 경우이다.(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설명될 예정이다.)
이 승인 프로세스는 허용 기간을 몇 개월 혹은 몇 년 이상 지연시킬 수도 있고, 개발자와 프로젝트 보증인이 포기할 때까지 늦춰질 수도 있다. HCD 데이터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제안된 프로젝트가 승인되는 데 8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전체 프로세스가 보통 3년 이상 소요된다. 개발자가 착공하기도 전에 3년 동안 절차적인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이 과정 속에서 제안된 개발안을 조정하는 데도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2019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일반적으로 토지 사용 전문변호사, 건축가, 섀도우 컨설턴트, 공공 공간 디자이너 및 로비스트를 포함한 많은 값비싼 전문가들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로비스트를 언급한 것은 어떻게 재량 승인 시스템이 부패를 유발하고, 비교적 정치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소규모 개발자들을 차단하는가를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시의회 의원 특권, 즉 자신이 대표하는 지역구에서 제안된 개발안을 승인할지 또는 거부할지를 놓고 주의회 의원에게 미루는 관행은 이러한 역학 관계를 악화시킨다. 이는 주택 편중 현상 또한 심화시키는데, 정치적 영향력이 덜한 지역이나 더 많은 주택 공급에 대해 관련 공무원에게 덜 반대하는 지역구에 신규 주택 건설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수의 시의원들의 행동은 캘리포니아의 재량 승인 프로세스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지역사회 참여’라는 표현이 뜻하는 바와 달리, 캘리포니아주의 지역사회 참여 시스템이 심각하게 비민주적이라는 점이다.
어떻게 지역사회의 의견을 듣는 것이 비민주적일 수 있을까? 이는 누구의 목소리가 전달되느냐에 달려 있다. 지역사회 현장에서 직접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는 보통 직장인이 일을 해야 하고, 부모들은 어린 자녀를 돌봐야하는 이상한 시간대에 발생한다. 정치학자 캐서린 아인슈타인, 데이비드 글릭, 맥스웰 팔머의 연구에 따르면, 시의회 의원들과 기획위원회 위원들은 백인, 50세 이상, 주택을 소유한 주민들의 의견을 불균형적으로 많이 듣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주택 소유자들의 비중은 매우 높았다. 주택 부족은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기 때문에 임대인보다는 주택 소유자가 주택 개발을 차단시켰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많다.
또한 의견 수렴 과정에서 님비족NIMBY이 과대 대표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개발에 반대하는 의견들이 개발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의견들보다 두 배 더 효과를 낸다는 사실이 정치학자 알렉산더 산의 새로운 연구에서 밝혀졌다. 놀랍게도 알렉산더 산의 연구 결과는 저소득층을 돕고 저렴한 주택을 지원한다는 사명과 큰 자본력을 가진 비영리단체들의 본거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사실이다.
도시들에서는 무료 급식이나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같이 지역사회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팬데믹 기간 동안에는 많은 공개 회의가 줌을 통해 진행되었는데, 일부에서는 이러한 혁신이 회의 과정을 더 민주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추측했다. 불행하게도 아인슈타인, 글릭, 팔머, 그리고 공동 연구자인 루이 사 고디네즈 푸이그는 이러한 노력이 대부분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불공정들에도 불구하고, 많은 진보적인 비영리단체들은 재량적 검토에 대해 침묵하거나 캘리포니아의 주택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더 많은 ‘지역사회 권한부여’를 제안한다. 작게보면, 이 접근 방식은 의미가 있다. 비영리단체가 정치적 영향력이 큰 경우, 재량적 절차를 통해 개별 프로젝트를 개선하는데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예를 들어, 비영리단체가 보다 환경 친화적인지 확인하거나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저가 주택을 추진하는 것과 같이). 그러나 소수에 불과한 프로젝트를 개선하는 동안, 재량적 절차는 전반적인 주택 성장을 크게 둔화시키고, 이 주택 성장의 둔화는 비영리 단체들이 치료하고자 하는 바로 그 증상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앞서 설명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을 제거했더라도, 님비족은 언제든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바로 미국 사법부의 독특한 캘리포니아 환경 품질법CEQA 때문이다. 지방 정부가 프로젝트를 승인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면, 누구나 캘리포니아 환경 품질법에 따라 제안된 주택 프로젝트를 중단시키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러한 소송은 익명으로 제기될 수 있으며, 종종 사업 경쟁업체나 노동 협약을 요구하는 노조가 소송을 지원하기도 하는데 환경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수 있다.
비토크라시 폐지하기
캘리포니아주는 토지 개발에 대한 비토크라시를 폐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 민주국가에서는 주택 개발을 장관급에서 승인하거나 ‘직권에 의해’ 승인한다. 제안된 프로젝트가 지역 구역 설정, 건축법 및 기타 법적 요구 사항을 준수하면 공무원은 건축 허가를 발급한다. 선출직 공무원들은 지역 법령을 준수하는 개별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발언권이 없다.
장관 승인 시스템은 투명하다. 공무원들은 프로젝트를 승인하거나 거부하고, 공개적인 검토를 위해 그 근거를 문서화한다. 개발자들은 프로젝트를 승인받기 위해 값비싼 로비스트를 고용하거나 시의회 의원의 재선 캠페인에 기부할 필요가 없다. 그저 규칙을 지키기만 하면 된다.
지역사회 참여 과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지역사회 참여가 장관 승인보다 더 민주적이고, 재량 승인 과정이 소외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재량적 검토가 부유한 소수의 목소리에 힘을 더 부여한다는 것이 사회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장관이 승인하는 절차는 시민이 적법하게 선출한 대표자들에 의해 제정된 법에 기초한다. 대중들은 도시의 일반 계획에 대한 최종 승인자를 선택하고, 구속력 있는 계획의 초안 작성에 참여함으로써, 실제로 장관 승인에 대해 더 큰 발언권을 갖게 된다. 지역 사회 구성원들은 계획의 결과에 따라 선출직 공무원을 판단할 수 있으며, 이는 민주적 책임을 유도한다. 게다가, 도시가 각각의 개별 건축 제안마다 수많은 소규모 타운홀이 개최하는 것 보다는 다년도 단일계획에 서명하는 대규모 회의를 개최할 때, 시민의 의견을 더 쉽고 간편하게 청취할 수 있다.
예일대 로스쿨의 아니카 싱 레마르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민주적이고 재량적인 토지 이용 체제에 대해 유용한 모델을 제안했다. 레마르의 시스템에서는 ‘종합 계획, 조닝 코드zoning codes 및 조닝 맵zoning maps의 채택 및 수정을 포함하여’ 도시 전체 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시민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개별 프로젝트의 승인은 직권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여, 도시가 더 포용적이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곳으로 만드는 데 있어 주요 장애물 중 하나를 피할 수 있게 하였다.
독일과 같이 주택 시장이 잘 작동하는 국가는 권리에 의한 주택 건축 승인을 수용한다. 사실, 독일은 주택 건축 허가를 쉽게 취득할 수 있어 주택 가격 안정에 기여한다. 반면에 영국은 캘리포니아와 많이 비슷하다. 영국에서는 모든 것이 협상에 달려 있으며, 그 결과 주택 부족이 심각하고, 집값은 하늘을 찌를 듯 높다.
저렴한 주택을 건설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것 또한 권리별 시스템 하에서 더 쉽다. 이러한 방식은 개발자들에게 지역사회 혜택에 대한 변덕스러운 요구를 강요하는 대신, 간단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원받는 저렴한 주택을 건설하도록 인센티브를 적용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저렴한 주택으로만 구성된 건물에 대해 더 높은 고도나 밀도의 건축을 허용해줄 수 있으며, 이는 주택 오버레이라고 불린다. 도시는 100% 저렴한 주택 오버레이의 구역 변경을 승인하거나 심지어 사회 주택 조성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임비1 YIMBY,‘Yes in My Backyard’에서, 우리 활동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명확한 주 차원의 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적으로는 유연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과정보다는 공정한 결과가 강조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주택 소유주가 임대용 건물로 개조한 독립형 차고와 같은 부속 주거시설ADU을 합법화하려는 캘리포니아 YIMBY의 노력은 지역의 불법 행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고,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전체 허가 건수의 약 25%를 차지하는 ADU 주택 건축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어졌다. 2017년에 우리가 지지했던 주택 책임법 개정안은 주택 승인을 가속화 했을 뿐 아니라 100% 저렴한 주택 프로젝트에 특별 혜택을 부여했다.
하늘을 찌를 듯한 집값, 비용 부담에 시달리는 세입자, 대규모의 노숙자 문제가 증명하듯,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훨씬 더 많다. 그 일은 우리가 주택 건설의 규모화를 가속화하고 임의적인 주택 승인 절차를 폐지할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저렴한 주택이 필요한 사람들이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
참고
1 . 캘리포니아 임비는 임비 운동을 통해 캘리포이나 주택 부족을 해소할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 하는 주민커뮤니티이자 에드보커시 기관이다. (감수자주)
> 원문 기사 보기
NED RESNIKOFF
캘리포니아 임비(YIMBY)의 정책 책임자로서 캘리포니아의 도시들을 저렴하고 포용적이며 탄소 중립적으로 만들기 위해 장기적인 정책 의제를 수립하고 있다.
BRIAN HANLON
캘리포니아 임비(YIMBY)의 대표 겸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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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의 참여가 독이 될 때
2023-1
NED RESNIKOFF & BRIAN HANLON
Summary. 캘리포니아의 심각한 주택 위기는 지방정부와 지역사회가 가진 비타협적인 태도에 기인한다. 이 사례는 지역의 유력인사나 지역사회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존중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애틀에서 뉴욕 그리고 런던에서 홍콩까지, 미국 전역과 지구상에서 부유한 도심 지역의 주택 비용이 치솟았다. 이 재앙의 원점은 캘리포니아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캘리포니아의 주택 부족은 심각한 불평등, 인구 감소, 대규모의 노숙자 발생을 부채질하며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 이러한 폐해는 모두 같은 원인에서 비롯된다. 인구 및 경제 성장과 관련해 만성적으로 부족한 주택건설 문제 말이다. 캘리포니아는 스스로 깊은 수렁에 빠졌다. 캘리포니아주 주택 및 커뮤니티 개발부Department of Housing and Community Development, HCD는 캘리포니아가 2030년까지 250만 채의 주택을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토지 이용 정책은 다른 나라들에게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주택을 짓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필요한 주택 건설 구역화 및 승인을 거부하는 지방 정부와 지역사회의 비타협적인 태도이다. 그들은 캘리포니아의 지역 토지 이용 비토크라시Vetocracy를 가장 효과적인 무기로 사용한다. 거부 민주주의, 거부정치를 의미하는 비토크라시는 기존 상태를 보호하는데 사용되거나 프로젝트별로 여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상을 요구하는데 활용된다. 캘리포니아의 재량적 승인 시스템은 대규모 주택 건설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지역의 정치적 유력인사나 ‘지역사회의 의견’을 무조건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비뚤어진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하는 이야기다.
신규 주택 계획은 어디에서 사라지는가
재량적 검토란 말 그대로 시 정부, 계획 위원회, 순환 위원회, 설계 검토 위원회 등이 제안된 주택 프로젝트가 지역 규칙을 준수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승인 또는 거부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도시의 비잔틴식 주택 승인 프로세스는 복잡하고 통상적으로 많은 행정력과 과정이 필요하다. 이는 공무원들에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고 개발자들이 프로젝트가 승인되기도 전에 일련의 복잡한 단계를 진행하도록 강요한다. 프로세스는 도시와 프로젝트에 따라 다르지만, 긴 의견수렴 기간, 설계 검토,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환경 영향 검토서, 더 많은 공개 의견, 그리고 계획 위원회와 시의회 전의 공청회가 포함될 수 있다. 그것도 아무도 개발자를 고소하지 않았다고 가정한 경우이다.(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설명될 예정이다.)
이 승인 프로세스는 허용 기간을 몇 개월 혹은 몇 년 이상 지연시킬 수도 있고, 개발자와 프로젝트 보증인이 포기할 때까지 늦춰질 수도 있다. HCD 데이터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제안된 프로젝트가 승인되는 데 8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전체 프로세스가 보통 3년 이상 소요된다. 개발자가 착공하기도 전에 3년 동안 절차적인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이 과정 속에서 제안된 개발안을 조정하는 데도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2019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일반적으로 토지 사용 전문변호사, 건축가, 섀도우 컨설턴트, 공공 공간 디자이너 및 로비스트를 포함한 많은 값비싼 전문가들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로비스트를 언급한 것은 어떻게 재량 승인 시스템이 부패를 유발하고, 비교적 정치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소규모 개발자들을 차단하는가를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시의회 의원 특권, 즉 자신이 대표하는 지역구에서 제안된 개발안을 승인할지 또는 거부할지를 놓고 주의회 의원에게 미루는 관행은 이러한 역학 관계를 악화시킨다. 이는 주택 편중 현상 또한 심화시키는데, 정치적 영향력이 덜한 지역이나 더 많은 주택 공급에 대해 관련 공무원에게 덜 반대하는 지역구에 신규 주택 건설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수의 시의원들의 행동은 캘리포니아의 재량 승인 프로세스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지역사회 참여’라는 표현이 뜻하는 바와 달리, 캘리포니아주의 지역사회 참여 시스템이 심각하게 비민주적이라는 점이다.
어떻게 지역사회의 의견을 듣는 것이 비민주적일 수 있을까? 이는 누구의 목소리가 전달되느냐에 달려 있다. 지역사회 현장에서 직접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는 보통 직장인이 일을 해야 하고, 부모들은 어린 자녀를 돌봐야하는 이상한 시간대에 발생한다. 정치학자 캐서린 아인슈타인, 데이비드 글릭, 맥스웰 팔머의 연구에 따르면, 시의회 의원들과 기획위원회 위원들은 백인, 50세 이상, 주택을 소유한 주민들의 의견을 불균형적으로 많이 듣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주택 소유자들의 비중은 매우 높았다. 주택 부족은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기 때문에 임대인보다는 주택 소유자가 주택 개발을 차단시켰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많다.
또한 의견 수렴 과정에서 님비족NIMBY이 과대 대표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개발에 반대하는 의견들이 개발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의견들보다 두 배 더 효과를 낸다는 사실이 정치학자 알렉산더 산의 새로운 연구에서 밝혀졌다. 놀랍게도 알렉산더 산의 연구 결과는 저소득층을 돕고 저렴한 주택을 지원한다는 사명과 큰 자본력을 가진 비영리단체들의 본거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사실이다.
도시들에서는 무료 급식이나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같이 지역사회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팬데믹 기간 동안에는 많은 공개 회의가 줌을 통해 진행되었는데, 일부에서는 이러한 혁신이 회의 과정을 더 민주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추측했다. 불행하게도 아인슈타인, 글릭, 팔머, 그리고 공동 연구자인 루이 사 고디네즈 푸이그는 이러한 노력이 대부분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불공정들에도 불구하고, 많은 진보적인 비영리단체들은 재량적 검토에 대해 침묵하거나 캘리포니아의 주택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더 많은 ‘지역사회 권한부여’를 제안한다. 작게보면, 이 접근 방식은 의미가 있다. 비영리단체가 정치적 영향력이 큰 경우, 재량적 절차를 통해 개별 프로젝트를 개선하는데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예를 들어, 비영리단체가 보다 환경 친화적인지 확인하거나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저가 주택을 추진하는 것과 같이). 그러나 소수에 불과한 프로젝트를 개선하는 동안, 재량적 절차는 전반적인 주택 성장을 크게 둔화시키고, 이 주택 성장의 둔화는 비영리 단체들이 치료하고자 하는 바로 그 증상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앞서 설명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을 제거했더라도, 님비족은 언제든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바로 미국 사법부의 독특한 캘리포니아 환경 품질법CEQA 때문이다. 지방 정부가 프로젝트를 승인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면, 누구나 캘리포니아 환경 품질법에 따라 제안된 주택 프로젝트를 중단시키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러한 소송은 익명으로 제기될 수 있으며, 종종 사업 경쟁업체나 노동 협약을 요구하는 노조가 소송을 지원하기도 하는데 환경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수 있다.
비토크라시 폐지하기
캘리포니아주는 토지 개발에 대한 비토크라시를 폐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 민주국가에서는 주택 개발을 장관급에서 승인하거나 ‘직권에 의해’ 승인한다. 제안된 프로젝트가 지역 구역 설정, 건축법 및 기타 법적 요구 사항을 준수하면 공무원은 건축 허가를 발급한다. 선출직 공무원들은 지역 법령을 준수하는 개별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발언권이 없다.
장관 승인 시스템은 투명하다. 공무원들은 프로젝트를 승인하거나 거부하고, 공개적인 검토를 위해 그 근거를 문서화한다. 개발자들은 프로젝트를 승인받기 위해 값비싼 로비스트를 고용하거나 시의회 의원의 재선 캠페인에 기부할 필요가 없다. 그저 규칙을 지키기만 하면 된다.
지역사회 참여 과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지역사회 참여가 장관 승인보다 더 민주적이고, 재량 승인 과정이 소외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재량적 검토가 부유한 소수의 목소리에 힘을 더 부여한다는 것이 사회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장관이 승인하는 절차는 시민이 적법하게 선출한 대표자들에 의해 제정된 법에 기초한다. 대중들은 도시의 일반 계획에 대한 최종 승인자를 선택하고, 구속력 있는 계획의 초안 작성에 참여함으로써, 실제로 장관 승인에 대해 더 큰 발언권을 갖게 된다. 지역 사회 구성원들은 계획의 결과에 따라 선출직 공무원을 판단할 수 있으며, 이는 민주적 책임을 유도한다. 게다가, 도시가 각각의 개별 건축 제안마다 수많은 소규모 타운홀이 개최하는 것 보다는 다년도 단일계획에 서명하는 대규모 회의를 개최할 때, 시민의 의견을 더 쉽고 간편하게 청취할 수 있다.
예일대 로스쿨의 아니카 싱 레마르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민주적이고 재량적인 토지 이용 체제에 대해 유용한 모델을 제안했다. 레마르의 시스템에서는 ‘종합 계획, 조닝 코드zoning codes 및 조닝 맵zoning maps의 채택 및 수정을 포함하여’ 도시 전체 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시민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개별 프로젝트의 승인은 직권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여, 도시가 더 포용적이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곳으로 만드는 데 있어 주요 장애물 중 하나를 피할 수 있게 하였다.
독일과 같이 주택 시장이 잘 작동하는 국가는 권리에 의한 주택 건축 승인을 수용한다. 사실, 독일은 주택 건축 허가를 쉽게 취득할 수 있어 주택 가격 안정에 기여한다. 반면에 영국은 캘리포니아와 많이 비슷하다. 영국에서는 모든 것이 협상에 달려 있으며, 그 결과 주택 부족이 심각하고, 집값은 하늘을 찌를 듯 높다.
저렴한 주택을 건설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것 또한 권리별 시스템 하에서 더 쉽다. 이러한 방식은 개발자들에게 지역사회 혜택에 대한 변덕스러운 요구를 강요하는 대신, 간단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원받는 저렴한 주택을 건설하도록 인센티브를 적용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저렴한 주택으로만 구성된 건물에 대해 더 높은 고도나 밀도의 건축을 허용해줄 수 있으며, 이는 주택 오버레이라고 불린다. 도시는 100% 저렴한 주택 오버레이의 구역 변경을 승인하거나 심지어 사회 주택 조성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임비1 YIMBY,‘Yes in My Backyard’에서, 우리 활동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명확한 주 차원의 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적으로는 유연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과정보다는 공정한 결과가 강조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주택 소유주가 임대용 건물로 개조한 독립형 차고와 같은 부속 주거시설ADU을 합법화하려는 캘리포니아 YIMBY의 노력은 지역의 불법 행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고,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전체 허가 건수의 약 25%를 차지하는 ADU 주택 건축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어졌다. 2017년에 우리가 지지했던 주택 책임법 개정안은 주택 승인을 가속화 했을 뿐 아니라 100% 저렴한 주택 프로젝트에 특별 혜택을 부여했다.
하늘을 찌를 듯한 집값, 비용 부담에 시달리는 세입자, 대규모의 노숙자 문제가 증명하듯,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훨씬 더 많다. 그 일은 우리가 주택 건설의 규모화를 가속화하고 임의적인 주택 승인 절차를 폐지할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저렴한 주택이 필요한 사람들이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
참고
1 . 캘리포니아 임비는 임비 운동을 통해 캘리포이나 주택 부족을 해소할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 하는 주민커뮤니티이자 에드보커시 기관이다. (감수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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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D RESNIKOFF
캘리포니아 임비(YIMBY)의 정책 책임자로서 캘리포니아의 도시들을 저렴하고 포용적이며 탄소 중립적으로 만들기 위해 장기적인 정책 의제를 수립하고 있다.
BRIAN HANLON
캘리포니아 임비(YIMBY)의 대표 겸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