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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임팩트 리포트가 불편할까?
2020-2
CHANA R. SCHOENBERGER
Summary. 비즈니스, 재무, 회계, 인사 부서의 언어로 작성되는 임팩트 리포트로 인해 비영리단체 직원들은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
만일 비영리조직의 직원들에게 갑자기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임팩트를 계량화하여 보고할 것을 요구한다면, 직원들에게 어떤 일이 발생할까? 런던 정경 대학교London School of Economics, LSE 회계학과 조교수 줄리아 몰리는 소셜 섹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자신의 정체성 및 직업으로부터 일종의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몰리 교수는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조직이 자신의 핵심 목적으로부터 종잡을 수 없이 벗어난 상태’라는 의미의 ‘표현과 가치관 간의 불일치description-value dissonance'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비영리 조직은 종종 직원들에게 경영, 재무, 회계 및 기업 인적 자원관리 분야의 언어로 작성된 ‘소셜임팩트 보고서’를 요구한다. 직원들은 이러한 요구 사항으로 인해 자신의 가치와 자신이 속한 조직이 표명하는 가치로부터 멀어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몰리 교수는 소셜임팩트 보고와 관련된 업무를 직접 진행하면서 이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몰리 교수에 따르면, 비영리조직의 컨설턴트, 재단 및 기타 기부자들은 기업 방식의 임팩트 보고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자금을 받고 보고 활동을 진행하는 비영리조직은 이에 대해 훨씬 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미묘한 문제였다.
몰리 교수는 “소셜임팩트 보고 시 사용되는 언어는 상당히 추상적이고 통계적인 경향이 있어서, 비영리조직이 보통 사용하는 감성적이거나 공감을 일으키는, 서술적 문체와는 상당히 다릅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위해 몰리 교수는 뉴욕의 비영리조직 하나와 런던의 비영리조직 두 군데를 방문해 긴 시간 동안 반구조화 인터뷰 방식으로 93명의 비영리조직 실무자들을 인터뷰했고, 두 명의 실무자가 일하는 것을 직접 관찰했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자신의 직무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본인들이 소셜임팩트 보고 활동을 진행할 때 느끼는 감정을 말해줬다. 몰리 교수에 따르면 소셜임팩트 보고 활동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은 타인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는 자신들의 정체성과 충돌하는 느낌을 주었으며, 이로 인해 실무자들은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예컨대 어느 젊은 여성 실무자는 자신이 담당하는 젊은이들이 어려움을 딛고 성장해서 사회에 기여하도록 돕는 것을 자신의 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녀는 수혜자들이 직업을 갖거나 노숙자의 삶을 벗어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목표들은 단기적인 것에 불과하며 그녀의 직무를 통해 발전시키고자 하는 수혜자들과의 장기적인 관계까지 성과지표에 담아내기는 어렵다. 반면 소셜임팩트 투자자들은 주로 직업을 구한 고객의 숫자나 노숙자 생활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수에 더욱 관심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입장 차이 때문에 비영리단체 실무자들에게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몰리 교수는 “비영리조직의 직원들은 임팩트를 간절히 만들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외부 이해관계자가 임팩트를 이해하는 방식이 직원들의 가치관과 충돌합니다.”라며 “실제로 비영리조직 직원들이 이러한 임팩트 보고가 주로 투자자의 만족을 위한 것이었음을 인지하게 될 경우,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네, 우리가 돈을 받고 내년에도 여기서 일할 수 있으려면 우리가 만들어내는 임팩트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팩트 보고서에서 나의 역할이 표현되는 방식은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이것이 제가 연구를 통해 발견한 점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옥스퍼드 대학교 사이드 비즈니스 스쿨London of Oxford’s Said Business School의 사회적기업가정신 교수 알렉스 니콜스는 본 연구를 통해 몰리 교수가 학계에 기여한 주요 성과는 ‘표현과 가치관 간의 불일치’라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알렉스 교수는 “몰리 교수의 논문은 소셜임팩트 투자와 하이브리드 조직에 대한 10년 간의 연구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녀의 연구에서 새로운 부분은 ‘정체성과 개인에 대한 포커스’입니다. 몰리 교수는 개개인을 조사하고 이들이 적응해야만 하는 시스템과 어떻게 부딪히고 있는가를 훌륭하게 연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본 연구는 사회복지 섹터 분야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조직이 공표한 미션과 현재 실행하고 있는 기업 방식의 소셜임팩트 보고 간에 존재하는 간극으로 인해 “비영리조직의 중간관리자들이 매우 난감한 입장에 처해 있습니다.”라고 몰리 교수는 말했다. 중간관리자들은 현장 실무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해야 하는데, 그것은 기업 방식의 임팩트 보고를 고집하는 기부자와 소셜임팩트 투자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비영리조직에 대한 것이다.
“중간관리자들은 결과 수준의 사회성과 데이터 수집에 대하여 현장 실무자들에게 어떤 요구 사항들을 제시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몰리 교수는 말했다.
참고
1 . 줄리아 몰리, 「'임팩트’의 임팩트: 소셜임팩트 보고가 소셜 섹터 사업 수행 조직 실무진들의 정체성과 동기 부여에 미치는 영향」, 연구 보고서,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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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A R. SCHOENBERGER
카나 알 쇤베르크(CHANA R. SCHOENBERGER)(@CSCHOENBERGER)는 뉴욕시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경영, 금융 및 학술 연구 관련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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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란트로피 · 조직 · 측정과 평가
나는 왜 임팩트 리포트가 불편할까?
2020-2
CHANA R. SCHOENBERGER
Summary. 비즈니스, 재무, 회계, 인사 부서의 언어로 작성되는 임팩트 리포트로 인해 비영리단체 직원들은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
만일 비영리조직의 직원들에게 갑자기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임팩트를 계량화하여 보고할 것을 요구한다면, 직원들에게 어떤 일이 발생할까? 런던 정경 대학교London School of Economics, LSE 회계학과 조교수 줄리아 몰리는 소셜 섹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자신의 정체성 및 직업으로부터 일종의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몰리 교수는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조직이 자신의 핵심 목적으로부터 종잡을 수 없이 벗어난 상태’라는 의미의 ‘표현과 가치관 간의 불일치description-value dissonance'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비영리 조직은 종종 직원들에게 경영, 재무, 회계 및 기업 인적 자원관리 분야의 언어로 작성된 ‘소셜임팩트 보고서’를 요구한다. 직원들은 이러한 요구 사항으로 인해 자신의 가치와 자신이 속한 조직이 표명하는 가치로부터 멀어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몰리 교수는 소셜임팩트 보고와 관련된 업무를 직접 진행하면서 이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몰리 교수에 따르면, 비영리조직의 컨설턴트, 재단 및 기타 기부자들은 기업 방식의 임팩트 보고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자금을 받고 보고 활동을 진행하는 비영리조직은 이에 대해 훨씬 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미묘한 문제였다.
몰리 교수는 “소셜임팩트 보고 시 사용되는 언어는 상당히 추상적이고 통계적인 경향이 있어서, 비영리조직이 보통 사용하는 감성적이거나 공감을 일으키는, 서술적 문체와는 상당히 다릅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위해 몰리 교수는 뉴욕의 비영리조직 하나와 런던의 비영리조직 두 군데를 방문해 긴 시간 동안 반구조화 인터뷰 방식으로 93명의 비영리조직 실무자들을 인터뷰했고, 두 명의 실무자가 일하는 것을 직접 관찰했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자신의 직무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본인들이 소셜임팩트 보고 활동을 진행할 때 느끼는 감정을 말해줬다. 몰리 교수에 따르면 소셜임팩트 보고 활동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은 타인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는 자신들의 정체성과 충돌하는 느낌을 주었으며, 이로 인해 실무자들은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예컨대 어느 젊은 여성 실무자는 자신이 담당하는 젊은이들이 어려움을 딛고 성장해서 사회에 기여하도록 돕는 것을 자신의 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녀는 수혜자들이 직업을 갖거나 노숙자의 삶을 벗어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목표들은 단기적인 것에 불과하며 그녀의 직무를 통해 발전시키고자 하는 수혜자들과의 장기적인 관계까지 성과지표에 담아내기는 어렵다. 반면 소셜임팩트 투자자들은 주로 직업을 구한 고객의 숫자나 노숙자 생활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수에 더욱 관심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입장 차이 때문에 비영리단체 실무자들에게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몰리 교수는 “비영리조직의 직원들은 임팩트를 간절히 만들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외부 이해관계자가 임팩트를 이해하는 방식이 직원들의 가치관과 충돌합니다.”라며 “실제로 비영리조직 직원들이 이러한 임팩트 보고가 주로 투자자의 만족을 위한 것이었음을 인지하게 될 경우,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네, 우리가 돈을 받고 내년에도 여기서 일할 수 있으려면 우리가 만들어내는 임팩트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팩트 보고서에서 나의 역할이 표현되는 방식은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이것이 제가 연구를 통해 발견한 점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옥스퍼드 대학교 사이드 비즈니스 스쿨London of Oxford’s Said Business School의 사회적기업가정신 교수 알렉스 니콜스는 본 연구를 통해 몰리 교수가 학계에 기여한 주요 성과는 ‘표현과 가치관 간의 불일치’라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알렉스 교수는 “몰리 교수의 논문은 소셜임팩트 투자와 하이브리드 조직에 대한 10년 간의 연구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녀의 연구에서 새로운 부분은 ‘정체성과 개인에 대한 포커스’입니다. 몰리 교수는 개개인을 조사하고 이들이 적응해야만 하는 시스템과 어떻게 부딪히고 있는가를 훌륭하게 연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본 연구는 사회복지 섹터 분야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조직이 공표한 미션과 현재 실행하고 있는 기업 방식의 소셜임팩트 보고 간에 존재하는 간극으로 인해 “비영리조직의 중간관리자들이 매우 난감한 입장에 처해 있습니다.”라고 몰리 교수는 말했다. 중간관리자들은 현장 실무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해야 하는데, 그것은 기업 방식의 임팩트 보고를 고집하는 기부자와 소셜임팩트 투자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비영리조직에 대한 것이다.
“중간관리자들은 결과 수준의 사회성과 데이터 수집에 대하여 현장 실무자들에게 어떤 요구 사항들을 제시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몰리 교수는 말했다.
참고
1 . 줄리아 몰리, 「'임팩트’의 임팩트: 소셜임팩트 보고가 소셜 섹터 사업 수행 조직 실무진들의 정체성과 동기 부여에 미치는 영향」, 연구 보고서,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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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A R. SCHOENBERGER
카나 알 쇤베르크(CHANA R. SCHOENBERGER)(@CSCHOENBERGER)는 뉴욕시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경영, 금융 및 학술 연구 관련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