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임팩트 투자가 궁금하다면
2026-1
PRIYA PARRISH
Summary. 프리야 패리시의 저서 ‘임팩트 투자 길잡이The Little Book of Impact Investing’에서 발췌한 글로, 임팩트 투자의 기본 개념을 쉽게 소개한다.

Priya Parrish
내가 임팩트 투자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경제학과 기업가정신을 공부하던 학부 시절이었다. 당시 나는 비즈니스의 힘을 활용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사람들의 사례를 찾고 있었지만 쉽게 발견할 수 없었다. 임팩트 투자가 하나의 투자 전략으로 자리 잡기 전인 20여 년 전의 일이었다. 당시 이 분야에 있던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투자 도구를 실험하는 기업가들이었다. 재무적 성과를 내면서도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방법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나 역시 그 흐름에 뛰어들었다.
‘임팩트 투자’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2007년이지만, 내가 기대하고 바랐던 만큼 널리 자리 잡지는 못했다. 오늘날에도 임팩트 투자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오해가 적지 않다. 그중 가장 널리 퍼진 오해는 ‘좋은 일을 하면 수익을 낼 수 없다’라는 생각이다. 사실과 거리가 멀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오해를 바로잡고, 임팩트 투자를 둘러싼 혼란을 조금이나마 풀어보려는 시도다. 처음 이 분야를 접하는 사람에게는 낯선 용어를 이해하고, 과장되거나 잘못된 주장들을 가려내며, 뜨거운 논쟁을 따라가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이 책은 투자에서 재무적 수익 이상의 가치를 찾고 싶은 사람들, 자신의 투자와 목적을 연결해 보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의 가치에 맞는 선택을 하고 싶은 사람들, 즉 ‘임팩트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글은 ‘임팩트 투자 길잡이The Little Book of Impact Investing’에서 발췌한 것으로, ‘임팩트 투자’라는 용어가 어떻게 등장했고 이 분야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간략히 살펴본다. 또한 지금이야말로 기업이 더 많은 책임을 지고 더 나은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래야 세상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프리야 패리시PRIYA PARRISH
록펠러 재단Rockefeller Foundation이 2007년에 ‘임팩트 투자’라는 용어를 만들었고, 이런 방식의 투자 시도는 그보다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렇다면 주류 자산운용사들은 왜 이제야 임팩트 투자를 대규모로 도입하기 시작한 걸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투자자의 자리에서 잠시 벗어나, 더 나은 삶을 바라는 보통 사람의 시각에서 임팩트 투자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 중 일부에게 이는 양질의 주거 환경, 취미와 열정을 추구할 시간, 교육과 의료에 대한 접근성 같은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특권임을 이해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나는 누구나 더 많은 사람들이 존엄과 건강, 그리고 기회를 누리며 살아가는 세상을 바란다고 생각한다. 의견이 갈리는 지점은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회의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있다. 어떤 사람들은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도록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는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이러한 접근의 한계를 지적한다. 우리는 모두 같은 능력과 자원을 가지고 출발하지 않기 때문에, 자원을 보다 공정하게 나누고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우리 사회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불안 때문에 미래에 가정을 꾸리는 것조차 망설이는 Z세대의 이야기를 뉴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불안을 느끼는 것은 Z세대만이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와 X세대, 심지어 베이비붐 세대 역시 앞으로 개인과 가족이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엄청난 부와 생산성,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낸 기술의 발전은 한편으로 모든 세대가 겪고 있는 불안과 혼란을 키우고 있기도 하다. 소셜미디어와 게임의 확산은 아동과 청소년 사이에서 외로움, 외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 사회적 관계 능력의 저하를 심화시키고 있다. 기술은 온라인 학교나 코딩 부트캠프처럼 학습의 방식과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지만, 동시에 자신의 역량이 얼마나 오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키우고 있다. 자율화된 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생산직 노동자든, ChatGPT의 등장을 지켜보는 변호사든 마찬가지다.
‘우리는 특별한 시대를 살고 있다’라는 말은 어느 세대에서나 반복되어 온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가 마주한 환경·지정학·사회적 문제들을 생각해 보면, 이번만큼은 그 말이 사실에 더 가까워 보인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자녀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더 낮은 생활 수준을 누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다고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불확실성 속에 살고 있으며, 이전 세대가 경험했던 경제적 이동성과 기회를 얻기 위해 의지할 수 있는 수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선거일에 한 표를 행사하는 것만으로는 우리의 공동 미래가 직면한 거대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학교 총격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기부를 하는 일도, 소셜미디어에 애도와 기도의 메시지를 올리는 것보다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느끼기 어렵다. 비행기 여행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을 상쇄하기 위해 20달러를 추가로 지급하는 일도,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을 달래는 상징적 행동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어쩌면 우리가 자신의 삶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느끼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기업의 이익뿐 아니라 노동자와 지구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만들어진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미국 가계는 매년 기부에 사용하는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저축하거나 투자 자산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자원을 지금 당장 변화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헤론 재단Heron Foundation은 일찍이 이 점에 주목했다. 매년 프로그램 지원에 사용하는 5%의 자금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기금의 95% 역시 재단의 미션을 위해 활용한다면 훨씬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2012년부터 실제로 그렇게 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가 모두 재단 내부의 결정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대중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람들은 재단 자산의 95%를 어디에 투자하는지와, 미션에 맞춰 사용하는 5%가 추구하는 목표 사이의 모순을 지적하며 재단에 문제를 제기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재단인 게이츠 재단을 예로 들어보자. 자산 규모가 670억 달러에 이르는 이 재단은 대부분의 재단과 마찬가지로 미국 국세청IRS 규정에 따라 매년 자산의 최소 5%를 기부금으로 지출한다. 이는 약 33억 5,000만 달러 규모로, 글로벌 보건, 미국 공교육,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위치한 미국 북서부 지역의 사회서비스 지원 등에 사용된다.
그렇다면 나머지 636억 5,000만 달러는 어떻게 운용되고 있을까? 2007년, LA타임스L.A. Times는 게이츠 재단 기금의 나머지 95%가 재단이 해결하려는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키는 기업들에 투자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냈다. 기사에 따르면 게이츠 재단은 나이저 델타Niger Delta를 포함한 전 세계 소아마비·홍역 예방접종과 연구를 위해 2억 1,800만 달러를 지원했다. 하지만 동시에 에노Eno, 로열 더치 쉘Royal Dutch Shell, 엑슨모빌ExxonMobil, 쉐브론Chevron, 프랑스 토탈Total of France 등 5개 석유 기업에 4억 2,3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었다. 이들 기업은 나이저 델타에서 대규모 가스 플레어링gas flaring을 통해 미국과 유럽의 허용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오염물질을 배출해 왔으며, 그 결과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
LA타임스는 석유 개발이 오히려 재단이 해결하려는 문제들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현지 지도자들이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석유 시추공 주변에는 고인 물이 생기기 쉬운데, 이는 게이츠 재단이 퇴치에 힘쓰는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의 번식지가 된다. 또한 석유 개발 지역에는 성매매가 확산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HIV 감염과 청소년 임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역시 게이츠 재단이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집중적으로 다루는 영역이다. 이 기사는 게이츠 재단뿐 아니라 미국 재단 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보도 이틀 뒤 게이츠 재단은 보유 자산과 투자 방식을 재검토하고, 재단의 미션과 사회적 책임에 부합하는 새로운 투자 전략을 모색하겠다고 발표했다. 2009년 재단은 ‘전략투자기금Strategic Investment Fund’ 팀을 신설해, 글로벌 개발·보건·교육 분야의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보조금non-grant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4억 달러 규모의 시범 사업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현재 25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큰 금액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재단 전체 자산의 약 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성공이 앞으로 더 큰 확대로 이어지리라 기대한다. 또한 더 많은 재단이 유사한 전환을 시도하면서 그 영향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 원문 기사 보기
PRIYA PARRISH
프리야 패리시는 임팩트 엔진Impact Engine의 파트너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이다. 임팩트 엔진은 여성이 이끌고 직원들이 공동 소유하는 자산운용사로, 우수한 위험조정수익률과 측정 가능한 임팩트 성과를 동시에 창출하는 벤처캐피털 및 사모투자를 통해 2012년부터 임팩트 투자 산업을 구축하는 데 기여해 왔다.
댓글
소셜임팩트
임팩트 투자가 궁금하다면
2026-1
PRIYA PARRISH
Summary. 프리야 패리시의 저서 ‘임팩트 투자 길잡이The Little Book of Impact Investing’에서 발췌한 글로, 임팩트 투자의 기본 개념을 쉽게 소개한다.
Priya Parrish
내가 임팩트 투자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경제학과 기업가정신을 공부하던 학부 시절이었다. 당시 나는 비즈니스의 힘을 활용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사람들의 사례를 찾고 있었지만 쉽게 발견할 수 없었다. 임팩트 투자가 하나의 투자 전략으로 자리 잡기 전인 20여 년 전의 일이었다. 당시 이 분야에 있던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투자 도구를 실험하는 기업가들이었다. 재무적 성과를 내면서도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방법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나 역시 그 흐름에 뛰어들었다.
‘임팩트 투자’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2007년이지만, 내가 기대하고 바랐던 만큼 널리 자리 잡지는 못했다. 오늘날에도 임팩트 투자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오해가 적지 않다. 그중 가장 널리 퍼진 오해는 ‘좋은 일을 하면 수익을 낼 수 없다’라는 생각이다. 사실과 거리가 멀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오해를 바로잡고, 임팩트 투자를 둘러싼 혼란을 조금이나마 풀어보려는 시도다. 처음 이 분야를 접하는 사람에게는 낯선 용어를 이해하고, 과장되거나 잘못된 주장들을 가려내며, 뜨거운 논쟁을 따라가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이 책은 투자에서 재무적 수익 이상의 가치를 찾고 싶은 사람들, 자신의 투자와 목적을 연결해 보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의 가치에 맞는 선택을 하고 싶은 사람들, 즉 ‘임팩트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글은 ‘임팩트 투자 길잡이The Little Book of Impact Investing’에서 발췌한 것으로, ‘임팩트 투자’라는 용어가 어떻게 등장했고 이 분야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간략히 살펴본다. 또한 지금이야말로 기업이 더 많은 책임을 지고 더 나은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래야 세상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프리야 패리시PRIYA PARRISH
록펠러 재단Rockefeller Foundation이 2007년에 ‘임팩트 투자’라는 용어를 만들었고, 이런 방식의 투자 시도는 그보다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렇다면 주류 자산운용사들은 왜 이제야 임팩트 투자를 대규모로 도입하기 시작한 걸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투자자의 자리에서 잠시 벗어나, 더 나은 삶을 바라는 보통 사람의 시각에서 임팩트 투자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 중 일부에게 이는 양질의 주거 환경, 취미와 열정을 추구할 시간, 교육과 의료에 대한 접근성 같은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특권임을 이해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나는 누구나 더 많은 사람들이 존엄과 건강, 그리고 기회를 누리며 살아가는 세상을 바란다고 생각한다. 의견이 갈리는 지점은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회의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있다. 어떤 사람들은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도록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는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이러한 접근의 한계를 지적한다. 우리는 모두 같은 능력과 자원을 가지고 출발하지 않기 때문에, 자원을 보다 공정하게 나누고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우리 사회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불안 때문에 미래에 가정을 꾸리는 것조차 망설이는 Z세대의 이야기를 뉴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불안을 느끼는 것은 Z세대만이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와 X세대, 심지어 베이비붐 세대 역시 앞으로 개인과 가족이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엄청난 부와 생산성,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낸 기술의 발전은 한편으로 모든 세대가 겪고 있는 불안과 혼란을 키우고 있기도 하다. 소셜미디어와 게임의 확산은 아동과 청소년 사이에서 외로움, 외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 사회적 관계 능력의 저하를 심화시키고 있다. 기술은 온라인 학교나 코딩 부트캠프처럼 학습의 방식과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지만, 동시에 자신의 역량이 얼마나 오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키우고 있다. 자율화된 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생산직 노동자든, ChatGPT의 등장을 지켜보는 변호사든 마찬가지다.
‘우리는 특별한 시대를 살고 있다’라는 말은 어느 세대에서나 반복되어 온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가 마주한 환경·지정학·사회적 문제들을 생각해 보면, 이번만큼은 그 말이 사실에 더 가까워 보인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자녀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더 낮은 생활 수준을 누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다고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불확실성 속에 살고 있으며, 이전 세대가 경험했던 경제적 이동성과 기회를 얻기 위해 의지할 수 있는 수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선거일에 한 표를 행사하는 것만으로는 우리의 공동 미래가 직면한 거대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학교 총격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기부를 하는 일도, 소셜미디어에 애도와 기도의 메시지를 올리는 것보다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느끼기 어렵다. 비행기 여행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을 상쇄하기 위해 20달러를 추가로 지급하는 일도,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을 달래는 상징적 행동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어쩌면 우리가 자신의 삶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느끼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기업의 이익뿐 아니라 노동자와 지구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만들어진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미국 가계는 매년 기부에 사용하는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저축하거나 투자 자산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자원을 지금 당장 변화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헤론 재단Heron Foundation은 일찍이 이 점에 주목했다. 매년 프로그램 지원에 사용하는 5%의 자금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기금의 95% 역시 재단의 미션을 위해 활용한다면 훨씬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2012년부터 실제로 그렇게 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가 모두 재단 내부의 결정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대중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람들은 재단 자산의 95%를 어디에 투자하는지와, 미션에 맞춰 사용하는 5%가 추구하는 목표 사이의 모순을 지적하며 재단에 문제를 제기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재단인 게이츠 재단을 예로 들어보자. 자산 규모가 670억 달러에 이르는 이 재단은 대부분의 재단과 마찬가지로 미국 국세청IRS 규정에 따라 매년 자산의 최소 5%를 기부금으로 지출한다. 이는 약 33억 5,000만 달러 규모로, 글로벌 보건, 미국 공교육,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위치한 미국 북서부 지역의 사회서비스 지원 등에 사용된다.
그렇다면 나머지 636억 5,000만 달러는 어떻게 운용되고 있을까? 2007년, LA타임스L.A. Times는 게이츠 재단 기금의 나머지 95%가 재단이 해결하려는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키는 기업들에 투자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냈다. 기사에 따르면 게이츠 재단은 나이저 델타Niger Delta를 포함한 전 세계 소아마비·홍역 예방접종과 연구를 위해 2억 1,800만 달러를 지원했다. 하지만 동시에 에노Eno, 로열 더치 쉘Royal Dutch Shell, 엑슨모빌ExxonMobil, 쉐브론Chevron, 프랑스 토탈Total of France 등 5개 석유 기업에 4억 2,3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었다. 이들 기업은 나이저 델타에서 대규모 가스 플레어링gas flaring을 통해 미국과 유럽의 허용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오염물질을 배출해 왔으며, 그 결과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
LA타임스는 석유 개발이 오히려 재단이 해결하려는 문제들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현지 지도자들이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석유 시추공 주변에는 고인 물이 생기기 쉬운데, 이는 게이츠 재단이 퇴치에 힘쓰는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의 번식지가 된다. 또한 석유 개발 지역에는 성매매가 확산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HIV 감염과 청소년 임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역시 게이츠 재단이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집중적으로 다루는 영역이다. 이 기사는 게이츠 재단뿐 아니라 미국 재단 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보도 이틀 뒤 게이츠 재단은 보유 자산과 투자 방식을 재검토하고, 재단의 미션과 사회적 책임에 부합하는 새로운 투자 전략을 모색하겠다고 발표했다. 2009년 재단은 ‘전략투자기금Strategic Investment Fund’ 팀을 신설해, 글로벌 개발·보건·교육 분야의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보조금non-grant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4억 달러 규모의 시범 사업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현재 25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큰 금액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재단 전체 자산의 약 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성공이 앞으로 더 큰 확대로 이어지리라 기대한다. 또한 더 많은 재단이 유사한 전환을 시도하면서 그 영향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 원문 기사 보기
PRIYA PARRISH
프리야 패리시는 임팩트 엔진Impact Engine의 파트너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이다. 임팩트 엔진은 여성이 이끌고 직원들이 공동 소유하는 자산운용사로, 우수한 위험조정수익률과 측정 가능한 임팩트 성과를 동시에 창출하는 벤처캐피털 및 사모투자를 통해 2012년부터 임팩트 투자 산업을 구축하는 데 기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