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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자산 이전:
사회적 임팩트를 위한 전략적 도구
2026-1
MICHELLE SHUMATE, LINDSAY KJEWSKI, KATE PIATT-ECKERT & CHRISTINE THOMPSON
Summary. 자산 이전은 대체로 조직의 운영적 어려움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를 조직의 실패로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산을 넘기는 조직과 이를 이어받는 조직 모두가 각자의 목표를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

(사진 출처: David Plunkert)
변화 관리, 조직 문화, 스케일업에 대해서는 수많은 경영 서적이 존재한다. 반면 전략적 파트너십은 상대적으로 그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전략적 파트너십 역시 소셜섹터 리더들이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회복력 있는 조직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어떤 전략적 파트너십은 법인 구조 자체의 변화를 수반한다. 합병 및 인수M&A는 두 조직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는 방식이다. 합작 투자Joint Venture는 파트너 조직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법인이나 조직을 설립하는 형태다. 반면, 기존의 법인 구조를 유지한 채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방식도 있다. 인력 공유 모델shared staff model, 공동 공간 사용colocation, 그리고 다양한 백오피스 협력은 비영리조직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핵심 기능을 함께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산 이전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여러 수단 중 하나다. 이는 마치 일자 드라이버와 같다. 단순하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으며, 겉보기보다 훨씬 활용 범위가 넓다. 자산 이전은 두 가지 측면에서 다른 전략적 파트너십과 구별된다. 첫째, 참여 조직들이 긴 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조직 간 협력은 자산 이전을 완료하는 데 필요한 기간 동안만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둘째, 자산 이전은 그 자체로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합병이나 조직 해산, 연합형 조직 구조의 구축과 같은 다양한 조직 변화 과정에서도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리더들은 대개 조직의 재무제표에 기록되는 유형 자산(예: 부동산, 차량, 장비)을 이전한다. 눈에 보이고 기록도 명확한 이러한 자산은 주로 자산을 보유하던 조직이 소멸하는 합병이나 해산 과정에서 이전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산을 바라보는 관점이 더 넓어지고 있다. 많은 리더들이 조직이 보유한 자산의 범위를 다시 정의하고, 어떤 자산을 이전하면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영리기업이 자산을 수익 창출을 위해 활용한다면, 비영리조직은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고 조직의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자산을 활용한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자산은 유형 자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프로그램, 독자적인 기술, 중요한 네트워크와 관계, 고유한 운영 방식, 지식재산권 등도 모두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무형 자산 가운데 일부는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지만, 조직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사명을 실현하는 역량을 떠받치는 핵심 자산이다.
비영리 영역에서 이러한 자산의 이전은 양측의 합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프로그램 자산 이전은 하나의 자산만 넘기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자산과 재정적 자산, 운영 노하우와 기술, 지식재산권 등 여러 자산을 함께 이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직원과 자원봉사자, 계약 파트너,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맺어온 관계까지 포함되기도 한다.
우리는 프로그램 자산 이전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자산 이전은 조직의 성장과 변화를 이끄는 강력한 수단이며, 모든 소셜섹터 리더가 활용할 수 있어야 할 중요한 전략적 도구다. 소셜섹터 리더들은 대개 야심 찬 목표를 추구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른 조직의 프로그램을 인수해야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자신이 운영하던 프로그램을 더 적합한 조직에 이전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연구를 통해 얻은 통찰과 교훈을 바탕으로, 소셜섹터 리더들이 프로그램 자산 이전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또한 이 중요한 전략이 현장에서 더욱 널리 이해되고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식량과 일자리
프로그램 자산 이전에 관한 우리의 연구는 지속 가능한 조직 간 협업을 조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본 연구 프로젝트는 성공적이고 지속 가능한 협업(즉, 조직과 지역사회에 측정 가능한 긍정적 임팩트를 창출한 협업)이 그렇지 못한 협업과 어떻게 다른지 파악하고자 했다. 우리는 얼라이언스(연합), 공동 프로젝트, 공유 서비스, 합병, 자산 이전 등 다양한 협업 유형을 살펴보았다. 연구는 2023년 여름과 가을에 걸쳐 진행되었다. 우리는 45개의 지속 가능한 협업 사례에 참여한 지원 기관, 직원, 이사회 임원, 컨설턴트, 법률 자문 등을 대상으로 118건의 인터뷰를 실시했다. 이 중 20개 사례를 선정하여 심층 사례연구를 진행했으며, 해당 자료는 모두 온라인sustainedcollab.org/collaboration-stories을 통해 공개되어 있다. 본 아티클에서는 자산 이전이나 법적 합병이 포함된 8가지 사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자산 이전이 어떻게 더 큰 사회혁신과 사회적 임팩트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업리프트 솔루션Uplift Solutions과 쉐어 푸드 프로그램Share Food Program(이하 Share)이다. 프로그램 자산 이전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업리프트 솔루션은 브라운스 수퍼스토어Brown’s Super Stores의 사장이자 CEO인 제프 브라운Jeff Brown이 도시의 ‘식품 사막food desert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9년에 설립한 비영리단체다. 식품 사막이란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와 농산물을 판매하는 상점이 부족한 지역이나 공동체를 뜻한다. 업리프트 솔루션은 이러한 지역에 슈퍼마켓을 열고, 출소자를 포함해 식료품 유통 및 푸드서비스 분야에서 일할 인력을 양성하는 연계형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2018년 업리프트 솔루션은 필라델피아 지역의 식량 불안정 문제에 더 큰 임팩트를 만들기 위해 ‘필리 푸드 레스큐Philly Food Rescue’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의 자원봉사자들은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사업장에서 판매되지 않고 남은 식품을 수거해, 식량 불안정을 겪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지역 비영리단체에 전달했다. 피츠버그의 ‘412 푸드 레스큐412 Food Rescue’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은 식품 구조 앱은 인근 사업장에서 기부 식품을 수거해 비영리 파트너 기관에 전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연결했다. 필리 푸드 레스큐의 직원들은 식료품점, 편의점, 케이터링 업체, 레스토랑 등과 관계를 구축했다. 또한 공공임대주택, 보조생활시설, 커뮤니티센터 등 지역 거점 공간과 파트너십을 맺어 식품 배분 체계를 만들었고, 광범위한 자원봉사자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필리 푸드 레스큐는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매달 약 13만 파운드의 식품을 전달했으며, 필라델피아 주택청과 애크미Acme, 자이언트Giant, 숍라이트ShopRite 등 주요 식료품 체인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의 중요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지만,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재정 지원을 지역 재단들로부터 확보하지는 못했다. 2019년 업리프트의 사장이자 CEO인 아티프 보스틱Atif Bostic은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조직의 사명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업리프트가 강점을 가진 일자리 개발 사업에 집중하고, 필리 푸드 레스큐는 이를 더 잘 운영할 수 있는 다른 조직에 맡기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필라델피아에 기반을 둔 쉐어 푸드 프로그램(쉐어)은 미국 최대 규모의 독립형 푸드뱅크 가운데 하나다. 2019년 당시 쉐어는 연간 예산 약 1,300만 달러 규모의 식량 지원 기관이었으며, 재원의 대부분을 정부 계약과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 조직은 지역사회 기반 조직과 학군으로 이루어진 광범위한 파트너 네트워크와 함께 매년 수백만 파운드의 식품을 수십만 명의 주민들에게 전달해 왔다. 그러나 식량 지원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쉐어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려면 더 많은 식품이 필요했지만, 유통업체들로부터 안정적으로 식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쉐어는 식품 조달과 배분, 물류 역량을 더욱 확대하고자 했다.
쉐어의 상임이사인 조지 마티식George Matysik은 푸드뱅크의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이미 여러 잠재적 파트너와 합병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었다. 마침 그 무렵, 보스틱 역시 필리 푸드 레스큐를 넘겨받을 파트너를 찾기 시작하고 있었다. 마티식은 이미 지역 기업에서 판매되지 않은 식품을 수거하는 ‘푸드 레스큐food rescue’를 조직의 중요한 성장 기회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쉐어는 정부 재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에 지역사회 공유 냉장고와 같은 보다 유연하고 혁신적인 식품 분배 모델을 적극적으로 실험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방 규정이 정부 지원 식품의 분배와 관리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보스틱이 마티식에게 필리 푸드 레스큐에 대해 연락했다. 이 프로그램을 인수하는 것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데 큰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서비스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더 나아가 필리 푸드 레스큐가 보유한 물류 기술은 쉐어가 운영하는 다른 프로그램들의 운영 역량과 연계성을 크게 강화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필리 푸드 레스큐 프로그램을 이전한 덕분에 업리프트 솔루션은 조직의 자원을 보다 미션에 부합하는 우선순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식량 불안정 문제와 일자리 개발이라는 두 영역의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해야 했지만, 이제는 조직의 역량을 온전히 일자리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22년 업리프트 솔루션은 자사의 강점인 일자리 개발 사업을 보다 분명하게 반영한 새로운 미션과 비전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은 위기 청소년과 전과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를 누리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기부하면 옷장에 여유 공간이 생기듯, 프로그램 자산의 이전은 조직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행정적 여력을 만들어 주어,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게 해 준다.
언제 프로그램 자산의 이전을 고려해야 하는가
프로그램 자산을 이전하는 데에는 다양한 전략적 이유가 있으며, 모든 사례가 필리 푸드 레스큐처럼 단순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자산 이전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다.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혹은 다른 자산이 현재의 조직 구조 안에서는 충분한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을 때, 그것을 더 적합한 환경으로 옮김으로써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사려 깊은 리더는 조직 안에서 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거나 조직의 전략적 방향과 맞지 않는 자산을 발견했을 때, 그 자산이 더 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터전을 찾을 수 있다.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리더가 프로그램 자산의 이전을 고려하게 되는 상황은 크게 세 가지다. 프로그램 인큐베이팅program incubation, 전략적 방향 전환strategic redirection, 그리고 프로그램의 임팩트 확대greater program impact다.
프로그램 인큐베이팅: 혁신과 지속가능성은 서로 다른 목표이며, 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역량과 비즈니스 모델, 운영 인프라 또한 다르다. 지역사회에 새로운 방식으로 기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새로운 협업 방식을 실험하며,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일에는 창의성과 위험 감수, 그리고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반면, 지역사회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안전과 규정을 준수하며, 시설과 장비를 꾸준히 관리하는 일에는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 그리고 반복적인 운영 역량이 요구된다.
조직이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혹은 운영 방식을 개발했을 때, 충분히 인큐베이팅된 해당 자산을 다른 조직으로 이전하면 원래 조직은 다시 새로운 혁신과 해결책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이전된 프로그램은 이에 맞는 규모와 운영 체계, 그리고 충분한 관심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산을 이전하는 조직과 이를 넘겨받는 조직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익을 얻는다. 이처럼 조직들이 프로그램 개발과 서비스 전달이라는 각자의 강점에 집중할 수 있을 때, 소셜섹터 전체의 혁신 역량 또한 더욱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
업리프트 솔루션의 CEO 아티프 보스틱은 프로그램을 지역사회를 위해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할 자산으로 바라본다. 그는 미션 중심의 리더라면 자신이 남길 유산의 전체적인 의미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믿는다. 보스틱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종종 유산을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과 동일시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사업을 시작하면, 그 사업을 끝까지 놓지 않아야 우리의 유산이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유산은 특정 사업을 계속 소유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낸 임팩트와 그것이 공동선에 기여한 변화에 있습니다.” 필리 푸드 레스큐의 이전을 고민하면서 보스틱은 조직의 이해관계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자신이 남길 유산까지 함께 고려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이전함으로써 오히려 프로그램과 지역사회를 더 잘 지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터전에서 계속 성장하며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있는 필리 푸드 레스큐의 현재 모습은,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세상에 뿌리내리게 한 보스틱의 유산을 보여준다.
전략적 방향 전환: 리더십의 전환, 지역사회의 인구구조 변화, 새로운 기술의 등장, 외부의 압박, 그리고 새로운 재원 확보 기회는 모두 비영리조직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바꿀 수 있다. 리더들은 조직이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서비스들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그 자체로는 효과적이지만 더 이상 조직의 미션이나 핵심 전략 영역과는 일치하지 않는 자산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의 우선순위나 역량과 맞지 않는 레거시 프로그램은, 오히려 해당 사업에 더 전념할 수 있는 다른 조직에서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 동시에 자산을 이전한 조직은 행정적·운영적 여력을 확보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로스앤젤레스의 청소년 및 부모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Youth and Parent Leadership Development, YPLD의 자산 이전은 이러한 전략적 방향 전환의 좋은 사례다. YPLD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시민권과 인권 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 진흥 협회Asian Americans Advancing Justice의 재정적 후원을 받아 운영되던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활동하며 옹호활동에 집중했다. 당시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 진흥 협회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공유 임대 공간에서 여러 비영리조직을 인큐베이팅하고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1999년 설립자인 스튜어트 쿠오Stewart Kwoh가 물러나기로 하면서 조직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게 되었다. 리더십 교체 이후 협회는 미션의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하고, 다른 비영리조직을 인큐베이팅하는 역할에서 점차 벗어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YPLD를 포함한 여러 후원 프로젝트와 조직들에 새로운 후원 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알렸다. (이 프로그램을 이어받은 조직에 대해서는 아래 「조직문화의 변화」 섹션을 참고하라)

(사진 출처: David Plunkert)
더 큰 프로그램 임팩트의 창출: 프로그램을 이전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다른 조직이 해당 프로그램을 더 잘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재적인 인수 조직은 해당 분야에 대한 더 깊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거나, 프로그램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는 조직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 비영리 리더는 스스로를 지역사회를 대신해 프로그램 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이 다른 조직에서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만약 답이 “그렇다”라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해당 자산을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1년 비욘드 재단Beyond Foundation이 애리조나주 투손의 의료기관인 엘 리오 지역 보건 센터El Rio Community Health Center로부터 프로그램 자산을 이전받은 사례를 살펴보자. 엘 리오 지역 보건 센터는 매달 약 800명의 투손 시민이 참여하는 주간 피트니스 모임인 ‘밋 미 앳 메이너즈Meet Me at Maynards’를 운영하고 있었다. 한편 비욘드 재단은 투손 시민들이 보다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무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단체였다. 당시 밋 미 앳 메이너즈의 설립자인 재니 콕스Jannie Cox는 14년간 맡아온 역할에서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고, 비욘드 재단이 이 프로그램의 임팩트를 더욱 확대할 수 있는 적합한 조직이라고 판단했다. 콕스는 자신이 처음 품었던 비전을 이어가면서도, 건강한 활동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지역사회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콕스는 이렇게 말한다. “하이킹 프로그램(비욘드 재단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 사진을 보면 그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밋 미 앳 메이너즈’나 연계 프로그램인 ‘밋 미 웬즈데이즈’에 참여했던 분들입니다. 프로그램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정말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프로그램 인수가 가져오는 임팩트
자산 이전은 프로그램과 서비스, 운영 방식, 그리고 다양한 자산을 그것들이 가장 잘 성장할 수 있는 조직에 자리 잡게 하는 과정이다. 화분 속 식물을 더 적합한 화분으로 옮겨 심는 분갈이처럼, 프로그램 자산 이전은 조직이 자신의 강점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해당 자산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준다. 프로그램 자산의 인수를 고려하는 조직은 크게 네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바로 혁신, 조직문화의 변화,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 그리고 조직의 성장이다.
혁신: 서로 다른 자원의 결합은 혁신의 불꽃을 일으키곤 한다. 프로그램 자산 이전은 인수를 진행하는 조직에 새로운 자원과 역량을 수혈해 준다. 이를 통해 조직은 처음부터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했더라면 얻기 어려웠을 혁신의 기회를 창출한다. 쉐어는 필리 푸드 레스큐 프로그램을 인수하면서 기존 식량 분배 시스템에 남아 있던 공백을 메울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필리 푸드 레스큐가 했던 방식대로 자원봉사자를 활용해 보았으나, 이 방식이 규모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쉐어는 도어대시DoorDash와 파트너십을 맺고 물류 시스템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쉐어는 미국 전역에서 도어대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관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조직 문화의 변화: 조직 문화는 매우 중요하지만 종종 간과되곤 한다. 조직 문화가 건강할 때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벽처럼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다. 프로그램 자산 이전은 새로운 직원과 아이디어를 조직 안으로 유입시켜, 조직 문화를 새롭게 형성하고 강화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YPLD 프로그램이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 진흥 협회에서 아시안 청소년 센터Asian Youth Center로 이전된 사례는 조직 문화 변화의 좋은 예다. 아시안 청소년 센터는 1989년 로스앤젤레스 유나이티드 웨이United Way of Greater Los Angeles의 아시안 태스크포스로 출범했다. 이 단체는 산 가브리엘 밸리 지역의 아시아계 가정과 청소년, 특히 저소득층·이민자 가정의 청소년과 위기 청소년들의 복지와 건강을 위해 설립되었다. 이후 교육, 고용, 사회복지 서비스를 중심으로 활동했으며, 점차 청소년 사법 및 선도 분야까지 활동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아시안 청소년 센터의 상임이사인 미셸 프레리지Michelle Freridge는 이렇게 설명했다. “아시안 청소년 센터는 전통적으로 권익옹호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YPLD 프로그램은 청소년과 부모가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방법을 배우도록 돕는 리더십 및 권익옹호 프로그램입니다. 다시 말해 청소년과 부모가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키워주는 방식의 옹호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아시안 청소년 센터는 오랫동안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에 가까웠습니다. 초기에는 법 집행기관과 협력해 청소년 갱단 문제를 예방하고 개입하는 활동을 펼쳤으며, 보다 전통적인 사회복지 서비스 접근 방식을 취해 왔습니다.”
YPLD 프로그램을 인수하면서 아시안 청소년 센터는 미션과 비전, 핵심 가치를 새롭게 정비할 수 있었고, 역량 강화와 문화적 권익옹호를 중요한 우선순위로 삼게 되었다. 물론 프로그램 자산의 이전만으로 조직이 변화한 것은 아니었다. 프레리지의 팀은 프로그램 책임자들이 서로의 업무를 배우고 경험할 수 있도록 폭넓은 교차 교육cross-training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조직 구성원들은 YPLD가 추구해 온 권익옹호와 역량 강화 중심의 접근 방식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프로그램 질적 개선: 지역사회에 양질의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목표다. 프로그램 자산을 인수하면 조직이 보유한 자원과 역량을 활용해 해당 프로그램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또한 조직이 운영하던 다른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냄으로써 프로그램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다.
‘런 올 더 타임Learn All The Time’ 프로그램이 앤디 로딕 재단Andy Roddick Foundation, ARF으로 이전된 사례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가진 이점을 잘 보여준다. 런 올 더 타임은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20년간 운영되어 온 방과 후 청소년 프로그램 네트워크였다. 미국의 테니스 챔피언이자 오스틴 주민인 앤디 로딕이 설립한 필란트로피 기관인 ARF는 주로 ‘안전하고 지지적인 관계 형성, 학습과 성장 촉진, 청소년의 목소리와 리더십 증진’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 전문 지원 기관이었다. ARF는 본래 런 올 더 타임의 주요 지원 기관 중 한 곳이었다. ARF는 점차 성장해 가면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위한 질적 개선 프로그램을 직접 론칭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되었다. 프로그램 자산 이전이라는 방식으로 ARF는 방과 후 시간의 질적 개선을 위한 학습 플랫폼을 인수하게 되었다. 런 올 더 타임은 ARF와 협력하여 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 기관을 위한 품질 기준을 개발했고, 네트워크 내의 기관들에 해당 기준을 적용해 나갔다.
ARF의 현 사장이자 CEO인 하이메 가르시아Jaime Garcia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이 네트워크와 20년 넘게 함께해 왔습니다. 오늘날 앤디 로딕 재단이 파트너 기관들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과거에는 자원봉사자들과 매달 위원회 회의를 열어야 했지만, 이제는 전담 직원들로 구성된 팀이 비전을 수립하고 전략을 세우며 그 일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성장과 규모 확장: 성장 단계에 있는 조직에게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커리큘럼, 지식재산을 내부에서 직접 개발하는 것만이 서비스를 확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프로그램을 인수하는 것은 성장하는 조직이 더 빠르게 임팩트를 확대하고, 활동 범위를 넓히며, 지역사회의 필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 비영리 리더의 표현을 빌리자면, 새로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키워내는 것이 모종삽으로 땅을 파는 일이라면, 이미 충분히 개발된 프로그램을 인수하는 것은 굴착기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필리 푸드 레스큐 프로그램이 업리프트 솔루션에서 쉐어로 이전되면서 프로그램이 가진 잠재력은 더욱 크게 발휘될 수 있었다. 쉐어는 식량 안보에 전념하는 조직으로서 보유한 물류 역량과 인프라, 운영 지원을 바탕으로 필리 푸드 레스큐의 임팩트를 크게 확장했다. 이전 프로그램은 매달 약 4만 5천 파운드의 식량을 수거했지만, 쉐어의 운영 체계에 통합된 이후에는 매달 약 50만 파운드의 식량을 안정적으로 구조하고 있다.
지원 기관의 역할
우리 연구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은, 전략적 협업 전반과 프로그램 자산 이전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원 기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많은 지원 기관은 이러한 과정을 단순한 조직 운영상의 재편이나 행정적 조정 정도로 여겨왔다. 그러나 자산 이전은 제대로 이루어질 경우, 자산을 넘기는 조직과 이를 인수하는 조직 모두에게 사회혁신과 임팩트를 촉진하는 강력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우리의 연구 결과, 비영리단체들은 지원 기관의 자금 지원 없이는 지속 가능한 협업을 탐색하거나 실행에 옮길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이 뒷받침되었기에 비영리단체들은 협업을 성사시키는 데 필요한 기술적 전문성과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외부에서 수혈할 수 있었다. 더 많은 기부자들이 지속 가능한 협업 전반과 프로그램 자산 이전이 가지는 핵심적인 역할을 인식한다면, 우리 연구가 확인한 사회적 임팩트를 더 넓은 범위에서 실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원 기관들이 프로그램 자산 이전을 지원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는, 지속 가능한 협업을 시도하는 비영리단체들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공동 기금pooled funds에 참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쉐어와 업리프트 솔루션의 자산 이전은 ‘비영리 재포지셔닝 기금Nonprofit Repositioning Fund’의 지원을 받았으며, 아시안 청소년 센터의 자산 이전은 ‘비영리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Nonprofit Sustainability Initiative’의 지원을 받았다. 이 두 기금은 매년 수십 건의 지속 가능한 협업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공동 기금이다.
그러나 지원 기관이 프로그램 자산 이전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기금이 조성되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ARF와 런 올 더 타임의 자산 이전은 비영리조직들이 공식적인 협업을 검토하고 추진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재단인 오스틴 투게더Austin Together의 지원 아래 이루어졌다. (오스틴 투게더는 공동기금은 아니지만, 지원 기관 관계자들이 자문위원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자산 이전을 둘러싼 3가지 미신
자산 이전의 목적과 본질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오해가 존재한다. 우리의 연구는 다음 세 가지 신화가 자산 이전의 추진과 실행을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신화 #1: 유형 자산만 이전할 수 있으며, 오직 조직의 해산이나 인수 과정에서만 가능하다.
비영리 자산을 비영리조직이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수단으로 폭넓게 이해한다면, 프로그램 자산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조직으로 이전하는 것은 소셜섹터와 지역사회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자산 이전은 더 자주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많은 리더들은 조직이 폐쇄 위기에 직면해서야 비로소 자산 이전을 검토하며, 그마저도 재무제표에 기재된 자산만을 고려 대상으로 삼는다. 다른 유형의 자산 이전은 거의 논의되지 않기 때문에 실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이러한 경향은 자산 이전이 오직 조직의 문을 닫을 때나 활용하는 수단이라는 신화를 영속시킨다. 효과적인 자산 이전을 설명하는 개념과 언어, 관련 가이드라인, 그리고 참고할 만한 사례들은 비영리 리더십 프로그램이나 전략 수립 과정, 역량 강화 워크숍 등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의 연구는 바로 이러한 현실을 바꾸고자 한다.
프로그램 자산 이전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비영리 이사회가 성공을 정의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많은 경영진과 이사회는 자신들이 물려받은 조직을 유지하고 존속시키는 것을 중요한 책무로 여긴다. 만약 이러한 관점으로 성공을 정의한다면, 프로그램을 다른 조직으로 이전하는 것은 곧 실패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른 관점도 가능하다. 비영리 리더와 이사회는 자신들의 역할을 지역사회를 대신해 자산을 책임 있게 관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은 프로그램 자산이 최대한 큰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프로그램을 다른 조직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신화 #2: 재원이 확보된 프로그램은 인수 조직의 재정에 별다른 부담을 주지 않는다.
많은 프로그램 자산은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는 별도의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자산을 넘겨주는 조직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자산이 수익을 내지도, 손실을 발생시키지도 않는 재정적으로 중립적인 자산처럼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이사회나 직원들은 해당 자산에 이미 대규모 보조금이나 계약이 연계되어 있음을 강조하거나, 자산 이전 이후에도 프로그램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기부자들의 약속을 근거로 들기도 한다. 즉, 한 조직에서 프로그램을 유지시켜 준 자원이 다른 조직으로 옮겨가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너무 쉽게 믿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재원에 대한 전망은 가장 안정적인 상황에서도 예측하기 쉽지 않으며, 자산 이전이 수반하는 불확실성은 이러한 위험을 더욱 키운다. 직원 급여를 지원하던 계약이나 보조금이 갱신되지 않으면 해당 인력에 대한 재원도 함께 사라진다. 또한 개인 기부자들의 후원 약속 역시 기대만큼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연구한 모든 사례에서 이전된 자산은 인수 조직의 추가적인 재정 지원을 필요로 했다. 이를 위해 인수 조직은 새로운 재원을 확보하거나, 자체 운영 적립금을 활용하거나, 혹은 두 가지 방법을 함께 사용해야 했다.
예를 들어, YPLD 프로그램이 아시안 청소년 센터로 이전될 당시 함께 이전된 재원은 약 3개월간의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전 이후 아시안 청소년 센터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체 운영 적립금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했다. 이후 센터가 추가 재원을 확보하고 YPLD 프로그램이 조직 운영 체계에 완전히 통합된 후에야, 프로그램은 새로운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다.
자산 이전을 검토하는 소셜섹터 리더들은 실사due diligence 과정에서 예산 추정치를 정확하고 투명하게 산정하고, 다양한 위험 요인과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양 조직의 이사회와 경영진은 이러한 전망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며, 인수 조직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더라도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과 운영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한 뒤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
신화 3: 규모가 큰 비영리조직은 프로그램을 인수하기만 하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로그램을 되살릴 수 있다.
선의를 가진 리더들은 존폐 위기에 놓인 프로그램을 자신들이 인수하면 살릴 수 있다고 믿곤 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조직이 가진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해당 프로그램의 비효율이나 관리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하지 않았던 프로그램을 다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지속가능성이 부족한 프로그램이 새로운 조직으로 옮겨간다고 해서 저절로 지속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어떤 프로그램은 근본적인 설계상의 결함을 안고 있을 수 있다. 또 어떤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의 환경이 크게 변화했거나, 규모가 너무 작고 특화되어 있어 지속적인 재정 지원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같은 분야의 다른 프로그램들과 경쟁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자신의 활동이 실제로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혹은 35년 전에는 지역사회에 꼭 필요했던 프로그램이 오늘날 주민들에게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프로그램이 새로운 조직으로 옮겨간다고 해서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소셜섹터 리더들은 각 프로그램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프로그램의 임팩트가 섹터 전체의 지형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이해함으로써 이러한 신화를 경계할 수 있다. 적절한 실사 과정을 거치면 인수 조직은 해당 자산이 안고 있는 고유한 과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자신의 조직이 그 문제를 해결하거나 프로그램을 개선해 잠재적 임팩트를 더욱 키울 수 있는 적합한 주체인지 판단할 수 있다.
소셜섹터 리더들을 위한 4가지 교훈
프로그램 자산 이전은 소셜섹터 리더들이 조직의 미션을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하도록 돕는 유용한 도구다. 다만 이를 추진할 때는 현실을 분명히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의 연구는 앞서 살펴본 세 가지 신화를 넘어, 자산 이전을 고려하는 리더들이 기억해야 할 네 가지 중요한 교훈을 보여준다.
교훈 #1: 법적 쟁점을 충분히 검토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라.
자산 이전은 한 조직이 다른 조직의 모든 자산과 부채를 승계하는 법적 합병과는 다른 차원의 실사를 요구한다. 자산이 법적 합병이 아닌 방식으로 이전될 경우, 해당 자산과 무관한 부채까지 함께 승계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산을 이전받는 과정에서는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계약상 또는 법적 책임, 인사 문제 등 철저한 검토가 필요한 다양한 사안이 뒤따를 수 있다.
프로그램 자산 이전을 검토할 때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해당 자산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 자산을 유지·운영하는 데 실제로 드는 비용은 얼마인가?
- 프로그램과 함께 이전되는 유형 자산(시설, 차량, 장비 등)은 무엇인가? 해당 자산에 저당권이나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지는 않은가?
- 유형 자산과 관련된 법적 책임이나 부채는 없는가?
- 유형 자산의 현재 가치와 상태는 어떠한가?
- 그동안 미뤄진 유지·보수 과제나 비용은 얼마나 누적되어 있는가?
- 해결해야 할 계약상 문제나 법규 준수(compliance) 이슈는 없는가?
- 자산과 함께 이전되는 재원은 어느 정도인가?
- 함께 이전될 직원은 누구이며, 해당 인력과 관련된 노조 또는 기타 계약상 의무는 없는가?
- 현재의 사업 모델을 기준으로 3개월, 6개월, 1년, 2년 후의 재무 전망은 어떠한가?
실사 과정에 변호사가 참여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재무 전망이나 기타 추정치를 검토하는 데는 경영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지원technical assistance은 자산 이전이 조직에 전략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그리고 인수 조직이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비용을 감당할 충분한 재정적 여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자산을 넘겨주는 조직 역시 필요하다면 퍼실리테이터의 지원을 받아 잠재적 파트너의 재정 상태와 조직의 평판, 미션 등을 실사해야 한다.
필요한 기술적 지원과 실사의 범위는 이전되는 자산의 규모와 복잡성, 그리고 관련 조직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필리 푸드 레스큐 프로그램를 쉐어로 이전하는 건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거래였다. 따라서 실사는 이전되는 기술 관련 계약, 프로그램과 관련해 제기된 법적 청구가 있는지의 여부, 그리고 프로그램 직원들의 고용 계약을 검토하는 데 집중되었다. 반면 여러 프로그램과 인력, 계약이 함께 이전되는 경우에는 실사 범위가 훨씬 넓어질 수 있다. 어떤 자산 이전이든 적절한 실사의 범위와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법률 자문의 조언을 바탕으로 양 조직의 이사회와 경영진이 책임져야 할 몫이다.
교훈 #2: 직원이 자산과 함께 이전될지 여부를 명확히 결정하라.
직원 이전은 많은 프로그램 자산 이전에 있어 핵심적인 고려 사항이며, 이전될 ‘직무’와 현재 그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개별 직원’을 명확히 구분하여 사려 깊게 접근하는 것이 조직의 건강성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직원들은 많은 프로그램의 핵심 자산이지만, 프로그램이 다른 조직으로 이전된다고 해서 직원들까지 자동으로 함께 옮겨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직원들은 조직 문화와 리더십, 근무 방식, 복리후생, 혹은 동료들과의 오랜 관계를 이유로 기존 조직에 남기를 원할 수 있다. 반면 어떤 직원들에게는 자산 이전이 새로운 경력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지원하는 직원의 경우, 일부 프로그램만 이전되고 다른 프로그램은 그대로 남게 되면 해당 역할과 업무 범위를 다시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
영향을 받는 모든 직원과의 명확하고 세심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이다. 인수를 진행하는 조직의 리더십은 탐색 및 실사 단계에서 해당 직원들과 정기적인 미팅을 가져야 한다. 이 미팅에서는 고용 계약, 보상, 복리후생에 관한 이들의 우려 사항을 명확히 다루어야 한다. 이와 함께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새로운 역할로 옮기는 것에 어떤 우려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이전된 프로그램을 계속 지원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자산을 이전하는 조직과 인수하는 조직의 보상 체계와 조직의 미션 역시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두 조직의 보상 수준이 같은 경우는 드물며, 보상 격차를 해소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적합성fit과 가치에 대한 대화는 보상이나 복리후생에 대한 논의만큼이나 성공적인 자산 이전에 중요하다. 필리 푸드 레스큐의 이전 과정에서도 업리프트 솔루션의 일부 직원들은 원격근무 정책을 선호해 기존 조직에 남기를 선택했다. YPLD 프로그램이 아시안 청소년 센터로 이전될 당시에는 가치관의 차이에 대한 논의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프레리지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YPLD 프로그램에서 아시안 청소년 센터로 합류한 직원들은 경찰 예산 삭감, 법 집행기관에 대한 비판적 시각, 보호관찰 제도에 대한 비판적 관점 등 매우 진보적인 정치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이미 맺고 있던 관계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이사회에는 경찰서장이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프로그램 이전이 이루어지기까지는 가치관과 권력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의 과정이 필요했다.
여러 프로그램에 걸쳐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이전하는 일은 복잡하며, 상황에 맞는 다양한 고용 방식과 협의가 필요하다. 해당 직원은 원래 조직에서 정규직으로 계속 근무하면서 이전된 프로그램에 대해서만 자문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또는 프리랜서 계약이나 외부 용역 회사를 통해 두 조직을 모두 지원할 수도 있다. 양 조직에서 각각 시간제로 근무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고, 두 조직이 직원 공유 협약shared staff agreement을 맺을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수 조직이 기존의 시간제 업무를 정규직으로 확대해 채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조직과 직원이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는 모두 예산에 영향을 미치므로, 프로그램 이전을 위한 실사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교훈 #3: 보조금 및 계약 기반 자산을 면밀하게 관리하라.
가장 까다로운 프로그램 자산 이전 사례는 대개 보조금이나 정부 계약에 크게 의존하는 프로그램과 관련되어 있다. 관련 계약의 당사자인 정부기관을 포함해, 해당 자산에 상당한 재원을 지원하는 기부자들은 이전 논의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야 한다. 보조금과 계약은 원래 해당 기관과 체결된 것이기 때문에, 재원이 프로그램과 함께 이전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승인이나 확약이 필요하다. 또한 보조금이나 계약을 한 기관에서 다른 기관으로 이전하는 과정은 대개 간단하거나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프로그램이 다른 조직으로 옮겨갈 경우 기부자가 더 이상 지원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인수 조직이 해당 지원의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기부자가 이미 인수 조직과 보조금이나 계약 관계를 맺고 있어 이전 절차가 더욱 복잡해질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제들이 극복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실사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계약 자금으로 운영되는 자산의 경우에는 상세한 현금 흐름 예측이 필요하다. 이러한 예측은 자산 이전 시점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도움이 된다. 계약에 따라 지급된 자금은 자산 이전이 이루어지기 전에 사용을 마쳐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전이 완료된 시점과 새로운 계약이 시작되는 시점 사이에 재정적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훈 #4: ‘직접 만들 것인가, 이전받을 것인가’를 신중히 판단하라.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흔히 ‘직접 만들 것인가, 구매할 것인가make-or-buy’라는 질문을 다룬다. 이때 학생들은 미래의 경영자로서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외부 업체에서 구매하거나 계약할 것인지, 아니면 내부에서 직접 만들고 개발할 것인지를 판단하게 된다. 이 판단에는 내부 전문성과 역량, 비용 효율성,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규모, 그리고 역공학reverse engineering의 가능성 등이 고려된다.
소셜섹터 리더들 역시 전략적 기회에 직면할 때 비슷한 선택의 문제를 마주한다. 새로운 프로그램 분야에 진출하거나, 새로운 조직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 리더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직접 개발할 것인가, 아니면 이미 존재하는 자산을 이전받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새로운 자산을 처음부터 구축할 수도 있고, 이전이 가능한 기존의 프로그램 자산을 찾아 활용할 수도 있다. 소셜섹터 리더들 역시 영리 부문의 리더들처럼 이러한 선택을 보다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자산을 내부에서 직접 개발할 때 발생하는 직접·간접 비용은 물론, 필요한 인력 투입 시간과 자재, 교육 비용 등을 추정해야 한다. 또한 자산을 이전받을 때 발생하는 비용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여기에는 적절한 자산을 찾는 데 드는 비용, 법률 자문 비용, 자산을 기존 운영 체계에 통합하는 데 필요한 운영 비용, 그리고 이전받은 자산을 수정하거나 개선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 등이 포함된다. 직접 개발과 자산 이전이라는 두 선택지를 재무적으로 비교·분석하는 일은 자산 이전 실사의 핵심 요소다.
나아가 소셜섹터 리더들은 ‘직접 개발할 것인가, 이전받을 것인가’라는 문제를 검토할 때 단순한 재무 분석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적절한 정성적 분석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 이 자산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과 역량을 내부에 구축하는 일이, 자산 개발 자체를 넘어 조직에 전략적 가치를 제공하는가?
- 조직은 새로운 자산을 개발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있는가? 또한 이러한 노력이 더 중요한 전략적 우선순위에 대한 집중을 방해하지는 않는가?
- 해당 자산은 잘 알려진 브랜드, 관계망, 문화적 역량,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같이 쉽게 복제하기 어려운 무형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가?
- 해당 자산이 가진 문화는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부담이 될 것인가?
결과적으로 자산을 직접 개발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조직으로부터 이전받을 것인지를 결정하려면 앞서 살펴본 정성적 질문들에 대한 전략적 답변과 비용 분석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소셜섹터의 리더들은 새로운 자산을 직접 만드는 데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산 이전이라는 개념이 비영리 조직 경영의 문화 안에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셜섹터 리더들에게는 자산을 개발하고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따라서 자산 기획의 초기 단계에서 철저한 분석을 수행하는 일은 매우 가치 있는 시간 투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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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LE SHUMATE
미셸 슈메이트는 노스웨스턴 대학교 딜레이니 패밀리 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이자, 비영리 및 사회적 임팩트 네트워크 연구소NNSI의 설립 이사이며, 정책 연구소의 준학부원이다.
LINDSAY KJEWSKI
린지 키예프스키는 시체인지 캐피털 파트너스SeaChange Capital Partners의 파트너로서, 기업의 협업 보조금 지급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KATE PIATT-ECKERT
케이트 피아트 에커트는 포어프런트Forefront의 미션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 이사로서, 일리노이주 전역의 비영리 협업을 지원하고 있다.
CHRISTINE THOMPSON
크리스틴 톰슨은 애리조나 투게더 포 임팩트Arizona Together for Impact의 이사로서, 자문, 도구 개발 및 보조금 집행을 통해 애리조나 전역의 비영리 협업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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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임팩트 · 시스템변화
프로그램 자산 이전:
사회적 임팩트를 위한 전략적 도구
2026-1
MICHELLE SHUMATE, LINDSAY KJEWSKI, KATE PIATT-ECKERT & CHRISTINE THOMPSON
Summary. 자산 이전은 대체로 조직의 운영적 어려움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를 조직의 실패로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산을 넘기는 조직과 이를 이어받는 조직 모두가 각자의 목표를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
(사진 출처: David Plunkert)
변화 관리, 조직 문화, 스케일업에 대해서는 수많은 경영 서적이 존재한다. 반면 전략적 파트너십은 상대적으로 그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전략적 파트너십 역시 소셜섹터 리더들이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회복력 있는 조직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어떤 전략적 파트너십은 법인 구조 자체의 변화를 수반한다. 합병 및 인수M&A는 두 조직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는 방식이다. 합작 투자Joint Venture는 파트너 조직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법인이나 조직을 설립하는 형태다. 반면, 기존의 법인 구조를 유지한 채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방식도 있다. 인력 공유 모델shared staff model, 공동 공간 사용colocation, 그리고 다양한 백오피스 협력은 비영리조직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핵심 기능을 함께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산 이전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여러 수단 중 하나다. 이는 마치 일자 드라이버와 같다. 단순하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으며, 겉보기보다 훨씬 활용 범위가 넓다. 자산 이전은 두 가지 측면에서 다른 전략적 파트너십과 구별된다. 첫째, 참여 조직들이 긴 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조직 간 협력은 자산 이전을 완료하는 데 필요한 기간 동안만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둘째, 자산 이전은 그 자체로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합병이나 조직 해산, 연합형 조직 구조의 구축과 같은 다양한 조직 변화 과정에서도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리더들은 대개 조직의 재무제표에 기록되는 유형 자산(예: 부동산, 차량, 장비)을 이전한다. 눈에 보이고 기록도 명확한 이러한 자산은 주로 자산을 보유하던 조직이 소멸하는 합병이나 해산 과정에서 이전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산을 바라보는 관점이 더 넓어지고 있다. 많은 리더들이 조직이 보유한 자산의 범위를 다시 정의하고, 어떤 자산을 이전하면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영리기업이 자산을 수익 창출을 위해 활용한다면, 비영리조직은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고 조직의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자산을 활용한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자산은 유형 자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프로그램, 독자적인 기술, 중요한 네트워크와 관계, 고유한 운영 방식, 지식재산권 등도 모두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무형 자산 가운데 일부는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지만, 조직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사명을 실현하는 역량을 떠받치는 핵심 자산이다.
비영리 영역에서 이러한 자산의 이전은 양측의 합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프로그램 자산 이전은 하나의 자산만 넘기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자산과 재정적 자산, 운영 노하우와 기술, 지식재산권 등 여러 자산을 함께 이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직원과 자원봉사자, 계약 파트너,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맺어온 관계까지 포함되기도 한다.
우리는 프로그램 자산 이전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자산 이전은 조직의 성장과 변화를 이끄는 강력한 수단이며, 모든 소셜섹터 리더가 활용할 수 있어야 할 중요한 전략적 도구다. 소셜섹터 리더들은 대개 야심 찬 목표를 추구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른 조직의 프로그램을 인수해야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자신이 운영하던 프로그램을 더 적합한 조직에 이전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연구를 통해 얻은 통찰과 교훈을 바탕으로, 소셜섹터 리더들이 프로그램 자산 이전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또한 이 중요한 전략이 현장에서 더욱 널리 이해되고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식량과 일자리
프로그램 자산 이전에 관한 우리의 연구는 지속 가능한 조직 간 협업을 조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본 연구 프로젝트는 성공적이고 지속 가능한 협업(즉, 조직과 지역사회에 측정 가능한 긍정적 임팩트를 창출한 협업)이 그렇지 못한 협업과 어떻게 다른지 파악하고자 했다. 우리는 얼라이언스(연합), 공동 프로젝트, 공유 서비스, 합병, 자산 이전 등 다양한 협업 유형을 살펴보았다. 연구는 2023년 여름과 가을에 걸쳐 진행되었다. 우리는 45개의 지속 가능한 협업 사례에 참여한 지원 기관, 직원, 이사회 임원, 컨설턴트, 법률 자문 등을 대상으로 118건의 인터뷰를 실시했다. 이 중 20개 사례를 선정하여 심층 사례연구를 진행했으며, 해당 자료는 모두 온라인sustainedcollab.org/collaboration-stories을 통해 공개되어 있다. 본 아티클에서는 자산 이전이나 법적 합병이 포함된 8가지 사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자산 이전이 어떻게 더 큰 사회혁신과 사회적 임팩트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업리프트 솔루션Uplift Solutions과 쉐어 푸드 프로그램Share Food Program(이하 Share)이다. 프로그램 자산 이전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업리프트 솔루션은 브라운스 수퍼스토어Brown’s Super Stores의 사장이자 CEO인 제프 브라운Jeff Brown이 도시의 ‘식품 사막food desert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9년에 설립한 비영리단체다. 식품 사막이란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와 농산물을 판매하는 상점이 부족한 지역이나 공동체를 뜻한다. 업리프트 솔루션은 이러한 지역에 슈퍼마켓을 열고, 출소자를 포함해 식료품 유통 및 푸드서비스 분야에서 일할 인력을 양성하는 연계형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2018년 업리프트 솔루션은 필라델피아 지역의 식량 불안정 문제에 더 큰 임팩트를 만들기 위해 ‘필리 푸드 레스큐Philly Food Rescue’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의 자원봉사자들은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사업장에서 판매되지 않고 남은 식품을 수거해, 식량 불안정을 겪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지역 비영리단체에 전달했다. 피츠버그의 ‘412 푸드 레스큐412 Food Rescue’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은 식품 구조 앱은 인근 사업장에서 기부 식품을 수거해 비영리 파트너 기관에 전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연결했다. 필리 푸드 레스큐의 직원들은 식료품점, 편의점, 케이터링 업체, 레스토랑 등과 관계를 구축했다. 또한 공공임대주택, 보조생활시설, 커뮤니티센터 등 지역 거점 공간과 파트너십을 맺어 식품 배분 체계를 만들었고, 광범위한 자원봉사자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필리 푸드 레스큐는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매달 약 13만 파운드의 식품을 전달했으며, 필라델피아 주택청과 애크미Acme, 자이언트Giant, 숍라이트ShopRite 등 주요 식료품 체인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의 중요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지만,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재정 지원을 지역 재단들로부터 확보하지는 못했다. 2019년 업리프트의 사장이자 CEO인 아티프 보스틱Atif Bostic은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조직의 사명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업리프트가 강점을 가진 일자리 개발 사업에 집중하고, 필리 푸드 레스큐는 이를 더 잘 운영할 수 있는 다른 조직에 맡기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필라델피아에 기반을 둔 쉐어 푸드 프로그램(쉐어)은 미국 최대 규모의 독립형 푸드뱅크 가운데 하나다. 2019년 당시 쉐어는 연간 예산 약 1,300만 달러 규모의 식량 지원 기관이었으며, 재원의 대부분을 정부 계약과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 조직은 지역사회 기반 조직과 학군으로 이루어진 광범위한 파트너 네트워크와 함께 매년 수백만 파운드의 식품을 수십만 명의 주민들에게 전달해 왔다. 그러나 식량 지원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쉐어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려면 더 많은 식품이 필요했지만, 유통업체들로부터 안정적으로 식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쉐어는 식품 조달과 배분, 물류 역량을 더욱 확대하고자 했다.
쉐어의 상임이사인 조지 마티식George Matysik은 푸드뱅크의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이미 여러 잠재적 파트너와 합병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었다. 마침 그 무렵, 보스틱 역시 필리 푸드 레스큐를 넘겨받을 파트너를 찾기 시작하고 있었다. 마티식은 이미 지역 기업에서 판매되지 않은 식품을 수거하는 ‘푸드 레스큐food rescue’를 조직의 중요한 성장 기회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쉐어는 정부 재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에 지역사회 공유 냉장고와 같은 보다 유연하고 혁신적인 식품 분배 모델을 적극적으로 실험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방 규정이 정부 지원 식품의 분배와 관리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보스틱이 마티식에게 필리 푸드 레스큐에 대해 연락했다. 이 프로그램을 인수하는 것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데 큰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서비스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더 나아가 필리 푸드 레스큐가 보유한 물류 기술은 쉐어가 운영하는 다른 프로그램들의 운영 역량과 연계성을 크게 강화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필리 푸드 레스큐 프로그램을 이전한 덕분에 업리프트 솔루션은 조직의 자원을 보다 미션에 부합하는 우선순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식량 불안정 문제와 일자리 개발이라는 두 영역의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해야 했지만, 이제는 조직의 역량을 온전히 일자리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22년 업리프트 솔루션은 자사의 강점인 일자리 개발 사업을 보다 분명하게 반영한 새로운 미션과 비전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은 위기 청소년과 전과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를 누리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기부하면 옷장에 여유 공간이 생기듯, 프로그램 자산의 이전은 조직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행정적 여력을 만들어 주어,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게 해 준다.
언제 프로그램 자산의 이전을 고려해야 하는가
프로그램 자산을 이전하는 데에는 다양한 전략적 이유가 있으며, 모든 사례가 필리 푸드 레스큐처럼 단순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자산 이전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다.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혹은 다른 자산이 현재의 조직 구조 안에서는 충분한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을 때, 그것을 더 적합한 환경으로 옮김으로써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사려 깊은 리더는 조직 안에서 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거나 조직의 전략적 방향과 맞지 않는 자산을 발견했을 때, 그 자산이 더 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터전을 찾을 수 있다.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리더가 프로그램 자산의 이전을 고려하게 되는 상황은 크게 세 가지다. 프로그램 인큐베이팅program incubation, 전략적 방향 전환strategic redirection, 그리고 프로그램의 임팩트 확대greater program impact다.
프로그램 인큐베이팅: 혁신과 지속가능성은 서로 다른 목표이며, 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역량과 비즈니스 모델, 운영 인프라 또한 다르다. 지역사회에 새로운 방식으로 기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새로운 협업 방식을 실험하며,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일에는 창의성과 위험 감수, 그리고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반면, 지역사회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안전과 규정을 준수하며, 시설과 장비를 꾸준히 관리하는 일에는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 그리고 반복적인 운영 역량이 요구된다.
조직이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혹은 운영 방식을 개발했을 때, 충분히 인큐베이팅된 해당 자산을 다른 조직으로 이전하면 원래 조직은 다시 새로운 혁신과 해결책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이전된 프로그램은 이에 맞는 규모와 운영 체계, 그리고 충분한 관심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산을 이전하는 조직과 이를 넘겨받는 조직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익을 얻는다. 이처럼 조직들이 프로그램 개발과 서비스 전달이라는 각자의 강점에 집중할 수 있을 때, 소셜섹터 전체의 혁신 역량 또한 더욱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
업리프트 솔루션의 CEO 아티프 보스틱은 프로그램을 지역사회를 위해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할 자산으로 바라본다. 그는 미션 중심의 리더라면 자신이 남길 유산의 전체적인 의미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믿는다. 보스틱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종종 유산을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과 동일시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사업을 시작하면, 그 사업을 끝까지 놓지 않아야 우리의 유산이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유산은 특정 사업을 계속 소유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낸 임팩트와 그것이 공동선에 기여한 변화에 있습니다.” 필리 푸드 레스큐의 이전을 고민하면서 보스틱은 조직의 이해관계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자신이 남길 유산까지 함께 고려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이전함으로써 오히려 프로그램과 지역사회를 더 잘 지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터전에서 계속 성장하며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있는 필리 푸드 레스큐의 현재 모습은,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세상에 뿌리내리게 한 보스틱의 유산을 보여준다.
전략적 방향 전환: 리더십의 전환, 지역사회의 인구구조 변화, 새로운 기술의 등장, 외부의 압박, 그리고 새로운 재원 확보 기회는 모두 비영리조직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바꿀 수 있다. 리더들은 조직이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서비스들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그 자체로는 효과적이지만 더 이상 조직의 미션이나 핵심 전략 영역과는 일치하지 않는 자산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의 우선순위나 역량과 맞지 않는 레거시 프로그램은, 오히려 해당 사업에 더 전념할 수 있는 다른 조직에서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 동시에 자산을 이전한 조직은 행정적·운영적 여력을 확보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로스앤젤레스의 청소년 및 부모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Youth and Parent Leadership Development, YPLD의 자산 이전은 이러한 전략적 방향 전환의 좋은 사례다. YPLD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시민권과 인권 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 진흥 협회Asian Americans Advancing Justice의 재정적 후원을 받아 운영되던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활동하며 옹호활동에 집중했다. 당시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 진흥 협회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공유 임대 공간에서 여러 비영리조직을 인큐베이팅하고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1999년 설립자인 스튜어트 쿠오Stewart Kwoh가 물러나기로 하면서 조직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게 되었다. 리더십 교체 이후 협회는 미션의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하고, 다른 비영리조직을 인큐베이팅하는 역할에서 점차 벗어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YPLD를 포함한 여러 후원 프로젝트와 조직들에 새로운 후원 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알렸다. (이 프로그램을 이어받은 조직에 대해서는 아래 「조직문화의 변화」 섹션을 참고하라)
(사진 출처: David Plunkert)
더 큰 프로그램 임팩트의 창출: 프로그램을 이전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다른 조직이 해당 프로그램을 더 잘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재적인 인수 조직은 해당 분야에 대한 더 깊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거나, 프로그램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는 조직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 비영리 리더는 스스로를 지역사회를 대신해 프로그램 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이 다른 조직에서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만약 답이 “그렇다”라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해당 자산을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1년 비욘드 재단Beyond Foundation이 애리조나주 투손의 의료기관인 엘 리오 지역 보건 센터El Rio Community Health Center로부터 프로그램 자산을 이전받은 사례를 살펴보자. 엘 리오 지역 보건 센터는 매달 약 800명의 투손 시민이 참여하는 주간 피트니스 모임인 ‘밋 미 앳 메이너즈Meet Me at Maynards’를 운영하고 있었다. 한편 비욘드 재단은 투손 시민들이 보다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무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단체였다. 당시 밋 미 앳 메이너즈의 설립자인 재니 콕스Jannie Cox는 14년간 맡아온 역할에서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고, 비욘드 재단이 이 프로그램의 임팩트를 더욱 확대할 수 있는 적합한 조직이라고 판단했다. 콕스는 자신이 처음 품었던 비전을 이어가면서도, 건강한 활동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지역사회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콕스는 이렇게 말한다. “하이킹 프로그램(비욘드 재단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 사진을 보면 그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밋 미 앳 메이너즈’나 연계 프로그램인 ‘밋 미 웬즈데이즈’에 참여했던 분들입니다. 프로그램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정말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프로그램 인수가 가져오는 임팩트
자산 이전은 프로그램과 서비스, 운영 방식, 그리고 다양한 자산을 그것들이 가장 잘 성장할 수 있는 조직에 자리 잡게 하는 과정이다. 화분 속 식물을 더 적합한 화분으로 옮겨 심는 분갈이처럼, 프로그램 자산 이전은 조직이 자신의 강점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해당 자산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준다. 프로그램 자산의 인수를 고려하는 조직은 크게 네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바로 혁신, 조직문화의 변화,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 그리고 조직의 성장이다.
혁신: 서로 다른 자원의 결합은 혁신의 불꽃을 일으키곤 한다. 프로그램 자산 이전은 인수를 진행하는 조직에 새로운 자원과 역량을 수혈해 준다. 이를 통해 조직은 처음부터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했더라면 얻기 어려웠을 혁신의 기회를 창출한다. 쉐어는 필리 푸드 레스큐 프로그램을 인수하면서 기존 식량 분배 시스템에 남아 있던 공백을 메울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필리 푸드 레스큐가 했던 방식대로 자원봉사자를 활용해 보았으나, 이 방식이 규모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쉐어는 도어대시DoorDash와 파트너십을 맺고 물류 시스템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쉐어는 미국 전역에서 도어대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관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조직 문화의 변화: 조직 문화는 매우 중요하지만 종종 간과되곤 한다. 조직 문화가 건강할 때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벽처럼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다. 프로그램 자산 이전은 새로운 직원과 아이디어를 조직 안으로 유입시켜, 조직 문화를 새롭게 형성하고 강화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YPLD 프로그램이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 진흥 협회에서 아시안 청소년 센터Asian Youth Center로 이전된 사례는 조직 문화 변화의 좋은 예다. 아시안 청소년 센터는 1989년 로스앤젤레스 유나이티드 웨이United Way of Greater Los Angeles의 아시안 태스크포스로 출범했다. 이 단체는 산 가브리엘 밸리 지역의 아시아계 가정과 청소년, 특히 저소득층·이민자 가정의 청소년과 위기 청소년들의 복지와 건강을 위해 설립되었다. 이후 교육, 고용, 사회복지 서비스를 중심으로 활동했으며, 점차 청소년 사법 및 선도 분야까지 활동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아시안 청소년 센터의 상임이사인 미셸 프레리지Michelle Freridge는 이렇게 설명했다. “아시안 청소년 센터는 전통적으로 권익옹호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YPLD 프로그램은 청소년과 부모가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방법을 배우도록 돕는 리더십 및 권익옹호 프로그램입니다. 다시 말해 청소년과 부모가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키워주는 방식의 옹호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아시안 청소년 센터는 오랫동안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에 가까웠습니다. 초기에는 법 집행기관과 협력해 청소년 갱단 문제를 예방하고 개입하는 활동을 펼쳤으며, 보다 전통적인 사회복지 서비스 접근 방식을 취해 왔습니다.”
YPLD 프로그램을 인수하면서 아시안 청소년 센터는 미션과 비전, 핵심 가치를 새롭게 정비할 수 있었고, 역량 강화와 문화적 권익옹호를 중요한 우선순위로 삼게 되었다. 물론 프로그램 자산의 이전만으로 조직이 변화한 것은 아니었다. 프레리지의 팀은 프로그램 책임자들이 서로의 업무를 배우고 경험할 수 있도록 폭넓은 교차 교육cross-training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조직 구성원들은 YPLD가 추구해 온 권익옹호와 역량 강화 중심의 접근 방식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프로그램 질적 개선: 지역사회에 양질의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목표다. 프로그램 자산을 인수하면 조직이 보유한 자원과 역량을 활용해 해당 프로그램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또한 조직이 운영하던 다른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냄으로써 프로그램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다.
‘런 올 더 타임Learn All The Time’ 프로그램이 앤디 로딕 재단Andy Roddick Foundation, ARF으로 이전된 사례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가진 이점을 잘 보여준다. 런 올 더 타임은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20년간 운영되어 온 방과 후 청소년 프로그램 네트워크였다. 미국의 테니스 챔피언이자 오스틴 주민인 앤디 로딕이 설립한 필란트로피 기관인 ARF는 주로 ‘안전하고 지지적인 관계 형성, 학습과 성장 촉진, 청소년의 목소리와 리더십 증진’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 전문 지원 기관이었다. ARF는 본래 런 올 더 타임의 주요 지원 기관 중 한 곳이었다. ARF는 점차 성장해 가면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위한 질적 개선 프로그램을 직접 론칭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되었다. 프로그램 자산 이전이라는 방식으로 ARF는 방과 후 시간의 질적 개선을 위한 학습 플랫폼을 인수하게 되었다. 런 올 더 타임은 ARF와 협력하여 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 기관을 위한 품질 기준을 개발했고, 네트워크 내의 기관들에 해당 기준을 적용해 나갔다.
ARF의 현 사장이자 CEO인 하이메 가르시아Jaime Garcia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이 네트워크와 20년 넘게 함께해 왔습니다. 오늘날 앤디 로딕 재단이 파트너 기관들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과거에는 자원봉사자들과 매달 위원회 회의를 열어야 했지만, 이제는 전담 직원들로 구성된 팀이 비전을 수립하고 전략을 세우며 그 일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성장과 규모 확장: 성장 단계에 있는 조직에게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커리큘럼, 지식재산을 내부에서 직접 개발하는 것만이 서비스를 확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프로그램을 인수하는 것은 성장하는 조직이 더 빠르게 임팩트를 확대하고, 활동 범위를 넓히며, 지역사회의 필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 비영리 리더의 표현을 빌리자면, 새로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키워내는 것이 모종삽으로 땅을 파는 일이라면, 이미 충분히 개발된 프로그램을 인수하는 것은 굴착기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필리 푸드 레스큐 프로그램이 업리프트 솔루션에서 쉐어로 이전되면서 프로그램이 가진 잠재력은 더욱 크게 발휘될 수 있었다. 쉐어는 식량 안보에 전념하는 조직으로서 보유한 물류 역량과 인프라, 운영 지원을 바탕으로 필리 푸드 레스큐의 임팩트를 크게 확장했다. 이전 프로그램은 매달 약 4만 5천 파운드의 식량을 수거했지만, 쉐어의 운영 체계에 통합된 이후에는 매달 약 50만 파운드의 식량을 안정적으로 구조하고 있다.
지원 기관의 역할
우리 연구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은, 전략적 협업 전반과 프로그램 자산 이전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원 기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많은 지원 기관은 이러한 과정을 단순한 조직 운영상의 재편이나 행정적 조정 정도로 여겨왔다. 그러나 자산 이전은 제대로 이루어질 경우, 자산을 넘기는 조직과 이를 인수하는 조직 모두에게 사회혁신과 임팩트를 촉진하는 강력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우리의 연구 결과, 비영리단체들은 지원 기관의 자금 지원 없이는 지속 가능한 협업을 탐색하거나 실행에 옮길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이 뒷받침되었기에 비영리단체들은 협업을 성사시키는 데 필요한 기술적 전문성과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외부에서 수혈할 수 있었다. 더 많은 기부자들이 지속 가능한 협업 전반과 프로그램 자산 이전이 가지는 핵심적인 역할을 인식한다면, 우리 연구가 확인한 사회적 임팩트를 더 넓은 범위에서 실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원 기관들이 프로그램 자산 이전을 지원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는, 지속 가능한 협업을 시도하는 비영리단체들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공동 기금pooled funds에 참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쉐어와 업리프트 솔루션의 자산 이전은 ‘비영리 재포지셔닝 기금Nonprofit Repositioning Fund’의 지원을 받았으며, 아시안 청소년 센터의 자산 이전은 ‘비영리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Nonprofit Sustainability Initiative’의 지원을 받았다. 이 두 기금은 매년 수십 건의 지속 가능한 협업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공동 기금이다.
그러나 지원 기관이 프로그램 자산 이전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기금이 조성되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ARF와 런 올 더 타임의 자산 이전은 비영리조직들이 공식적인 협업을 검토하고 추진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재단인 오스틴 투게더Austin Together의 지원 아래 이루어졌다. (오스틴 투게더는 공동기금은 아니지만, 지원 기관 관계자들이 자문위원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자산 이전을 둘러싼 3가지 미신
자산 이전의 목적과 본질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오해가 존재한다. 우리의 연구는 다음 세 가지 신화가 자산 이전의 추진과 실행을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신화 #1: 유형 자산만 이전할 수 있으며, 오직 조직의 해산이나 인수 과정에서만 가능하다.
비영리 자산을 비영리조직이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수단으로 폭넓게 이해한다면, 프로그램 자산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조직으로 이전하는 것은 소셜섹터와 지역사회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자산 이전은 더 자주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많은 리더들은 조직이 폐쇄 위기에 직면해서야 비로소 자산 이전을 검토하며, 그마저도 재무제표에 기재된 자산만을 고려 대상으로 삼는다. 다른 유형의 자산 이전은 거의 논의되지 않기 때문에 실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이러한 경향은 자산 이전이 오직 조직의 문을 닫을 때나 활용하는 수단이라는 신화를 영속시킨다. 효과적인 자산 이전을 설명하는 개념과 언어, 관련 가이드라인, 그리고 참고할 만한 사례들은 비영리 리더십 프로그램이나 전략 수립 과정, 역량 강화 워크숍 등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의 연구는 바로 이러한 현실을 바꾸고자 한다.
프로그램 자산 이전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비영리 이사회가 성공을 정의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많은 경영진과 이사회는 자신들이 물려받은 조직을 유지하고 존속시키는 것을 중요한 책무로 여긴다. 만약 이러한 관점으로 성공을 정의한다면, 프로그램을 다른 조직으로 이전하는 것은 곧 실패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른 관점도 가능하다. 비영리 리더와 이사회는 자신들의 역할을 지역사회를 대신해 자산을 책임 있게 관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은 프로그램 자산이 최대한 큰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프로그램을 다른 조직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신화 #2: 재원이 확보된 프로그램은 인수 조직의 재정에 별다른 부담을 주지 않는다.
많은 프로그램 자산은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는 별도의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자산을 넘겨주는 조직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자산이 수익을 내지도, 손실을 발생시키지도 않는 재정적으로 중립적인 자산처럼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이사회나 직원들은 해당 자산에 이미 대규모 보조금이나 계약이 연계되어 있음을 강조하거나, 자산 이전 이후에도 프로그램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기부자들의 약속을 근거로 들기도 한다. 즉, 한 조직에서 프로그램을 유지시켜 준 자원이 다른 조직으로 옮겨가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너무 쉽게 믿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재원에 대한 전망은 가장 안정적인 상황에서도 예측하기 쉽지 않으며, 자산 이전이 수반하는 불확실성은 이러한 위험을 더욱 키운다. 직원 급여를 지원하던 계약이나 보조금이 갱신되지 않으면 해당 인력에 대한 재원도 함께 사라진다. 또한 개인 기부자들의 후원 약속 역시 기대만큼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연구한 모든 사례에서 이전된 자산은 인수 조직의 추가적인 재정 지원을 필요로 했다. 이를 위해 인수 조직은 새로운 재원을 확보하거나, 자체 운영 적립금을 활용하거나, 혹은 두 가지 방법을 함께 사용해야 했다.
예를 들어, YPLD 프로그램이 아시안 청소년 센터로 이전될 당시 함께 이전된 재원은 약 3개월간의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전 이후 아시안 청소년 센터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체 운영 적립금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했다. 이후 센터가 추가 재원을 확보하고 YPLD 프로그램이 조직 운영 체계에 완전히 통합된 후에야, 프로그램은 새로운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다.
자산 이전을 검토하는 소셜섹터 리더들은 실사due diligence 과정에서 예산 추정치를 정확하고 투명하게 산정하고, 다양한 위험 요인과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양 조직의 이사회와 경영진은 이러한 전망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며, 인수 조직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더라도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과 운영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한 뒤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
신화 3: 규모가 큰 비영리조직은 프로그램을 인수하기만 하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로그램을 되살릴 수 있다.
선의를 가진 리더들은 존폐 위기에 놓인 프로그램을 자신들이 인수하면 살릴 수 있다고 믿곤 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조직이 가진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해당 프로그램의 비효율이나 관리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하지 않았던 프로그램을 다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지속가능성이 부족한 프로그램이 새로운 조직으로 옮겨간다고 해서 저절로 지속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어떤 프로그램은 근본적인 설계상의 결함을 안고 있을 수 있다. 또 어떤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의 환경이 크게 변화했거나, 규모가 너무 작고 특화되어 있어 지속적인 재정 지원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같은 분야의 다른 프로그램들과 경쟁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자신의 활동이 실제로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혹은 35년 전에는 지역사회에 꼭 필요했던 프로그램이 오늘날 주민들에게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프로그램이 새로운 조직으로 옮겨간다고 해서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소셜섹터 리더들은 각 프로그램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프로그램의 임팩트가 섹터 전체의 지형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이해함으로써 이러한 신화를 경계할 수 있다. 적절한 실사 과정을 거치면 인수 조직은 해당 자산이 안고 있는 고유한 과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자신의 조직이 그 문제를 해결하거나 프로그램을 개선해 잠재적 임팩트를 더욱 키울 수 있는 적합한 주체인지 판단할 수 있다.
소셜섹터 리더들을 위한 4가지 교훈
프로그램 자산 이전은 소셜섹터 리더들이 조직의 미션을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하도록 돕는 유용한 도구다. 다만 이를 추진할 때는 현실을 분명히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의 연구는 앞서 살펴본 세 가지 신화를 넘어, 자산 이전을 고려하는 리더들이 기억해야 할 네 가지 중요한 교훈을 보여준다.
교훈 #1: 법적 쟁점을 충분히 검토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라.
자산 이전은 한 조직이 다른 조직의 모든 자산과 부채를 승계하는 법적 합병과는 다른 차원의 실사를 요구한다. 자산이 법적 합병이 아닌 방식으로 이전될 경우, 해당 자산과 무관한 부채까지 함께 승계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산을 이전받는 과정에서는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계약상 또는 법적 책임, 인사 문제 등 철저한 검토가 필요한 다양한 사안이 뒤따를 수 있다.
프로그램 자산 이전을 검토할 때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실사 과정에 변호사가 참여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재무 전망이나 기타 추정치를 검토하는 데는 경영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지원technical assistance은 자산 이전이 조직에 전략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그리고 인수 조직이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비용을 감당할 충분한 재정적 여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자산을 넘겨주는 조직 역시 필요하다면 퍼실리테이터의 지원을 받아 잠재적 파트너의 재정 상태와 조직의 평판, 미션 등을 실사해야 한다.
필요한 기술적 지원과 실사의 범위는 이전되는 자산의 규모와 복잡성, 그리고 관련 조직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필리 푸드 레스큐 프로그램를 쉐어로 이전하는 건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거래였다. 따라서 실사는 이전되는 기술 관련 계약, 프로그램과 관련해 제기된 법적 청구가 있는지의 여부, 그리고 프로그램 직원들의 고용 계약을 검토하는 데 집중되었다. 반면 여러 프로그램과 인력, 계약이 함께 이전되는 경우에는 실사 범위가 훨씬 넓어질 수 있다. 어떤 자산 이전이든 적절한 실사의 범위와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법률 자문의 조언을 바탕으로 양 조직의 이사회와 경영진이 책임져야 할 몫이다.
교훈 #2: 직원이 자산과 함께 이전될지 여부를 명확히 결정하라.
직원 이전은 많은 프로그램 자산 이전에 있어 핵심적인 고려 사항이며, 이전될 ‘직무’와 현재 그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개별 직원’을 명확히 구분하여 사려 깊게 접근하는 것이 조직의 건강성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직원들은 많은 프로그램의 핵심 자산이지만, 프로그램이 다른 조직으로 이전된다고 해서 직원들까지 자동으로 함께 옮겨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직원들은 조직 문화와 리더십, 근무 방식, 복리후생, 혹은 동료들과의 오랜 관계를 이유로 기존 조직에 남기를 원할 수 있다. 반면 어떤 직원들에게는 자산 이전이 새로운 경력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지원하는 직원의 경우, 일부 프로그램만 이전되고 다른 프로그램은 그대로 남게 되면 해당 역할과 업무 범위를 다시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
영향을 받는 모든 직원과의 명확하고 세심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이다. 인수를 진행하는 조직의 리더십은 탐색 및 실사 단계에서 해당 직원들과 정기적인 미팅을 가져야 한다. 이 미팅에서는 고용 계약, 보상, 복리후생에 관한 이들의 우려 사항을 명확히 다루어야 한다. 이와 함께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새로운 역할로 옮기는 것에 어떤 우려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이전된 프로그램을 계속 지원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자산을 이전하는 조직과 인수하는 조직의 보상 체계와 조직의 미션 역시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두 조직의 보상 수준이 같은 경우는 드물며, 보상 격차를 해소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적합성fit과 가치에 대한 대화는 보상이나 복리후생에 대한 논의만큼이나 성공적인 자산 이전에 중요하다. 필리 푸드 레스큐의 이전 과정에서도 업리프트 솔루션의 일부 직원들은 원격근무 정책을 선호해 기존 조직에 남기를 선택했다. YPLD 프로그램이 아시안 청소년 센터로 이전될 당시에는 가치관의 차이에 대한 논의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프레리지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YPLD 프로그램에서 아시안 청소년 센터로 합류한 직원들은 경찰 예산 삭감, 법 집행기관에 대한 비판적 시각, 보호관찰 제도에 대한 비판적 관점 등 매우 진보적인 정치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이미 맺고 있던 관계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이사회에는 경찰서장이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프로그램 이전이 이루어지기까지는 가치관과 권력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의 과정이 필요했다.
여러 프로그램에 걸쳐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이전하는 일은 복잡하며, 상황에 맞는 다양한 고용 방식과 협의가 필요하다. 해당 직원은 원래 조직에서 정규직으로 계속 근무하면서 이전된 프로그램에 대해서만 자문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또는 프리랜서 계약이나 외부 용역 회사를 통해 두 조직을 모두 지원할 수도 있다. 양 조직에서 각각 시간제로 근무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고, 두 조직이 직원 공유 협약shared staff agreement을 맺을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수 조직이 기존의 시간제 업무를 정규직으로 확대해 채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조직과 직원이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는 모두 예산에 영향을 미치므로, 프로그램 이전을 위한 실사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교훈 #3: 보조금 및 계약 기반 자산을 면밀하게 관리하라.
가장 까다로운 프로그램 자산 이전 사례는 대개 보조금이나 정부 계약에 크게 의존하는 프로그램과 관련되어 있다. 관련 계약의 당사자인 정부기관을 포함해, 해당 자산에 상당한 재원을 지원하는 기부자들은 이전 논의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야 한다. 보조금과 계약은 원래 해당 기관과 체결된 것이기 때문에, 재원이 프로그램과 함께 이전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승인이나 확약이 필요하다. 또한 보조금이나 계약을 한 기관에서 다른 기관으로 이전하는 과정은 대개 간단하거나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프로그램이 다른 조직으로 옮겨갈 경우 기부자가 더 이상 지원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인수 조직이 해당 지원의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기부자가 이미 인수 조직과 보조금이나 계약 관계를 맺고 있어 이전 절차가 더욱 복잡해질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제들이 극복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실사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계약 자금으로 운영되는 자산의 경우에는 상세한 현금 흐름 예측이 필요하다. 이러한 예측은 자산 이전 시점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도움이 된다. 계약에 따라 지급된 자금은 자산 이전이 이루어지기 전에 사용을 마쳐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전이 완료된 시점과 새로운 계약이 시작되는 시점 사이에 재정적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훈 #4: ‘직접 만들 것인가, 이전받을 것인가’를 신중히 판단하라.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흔히 ‘직접 만들 것인가, 구매할 것인가make-or-buy’라는 질문을 다룬다. 이때 학생들은 미래의 경영자로서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외부 업체에서 구매하거나 계약할 것인지, 아니면 내부에서 직접 만들고 개발할 것인지를 판단하게 된다. 이 판단에는 내부 전문성과 역량, 비용 효율성,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규모, 그리고 역공학reverse engineering의 가능성 등이 고려된다.
소셜섹터 리더들 역시 전략적 기회에 직면할 때 비슷한 선택의 문제를 마주한다. 새로운 프로그램 분야에 진출하거나, 새로운 조직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 리더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직접 개발할 것인가, 아니면 이미 존재하는 자산을 이전받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새로운 자산을 처음부터 구축할 수도 있고, 이전이 가능한 기존의 프로그램 자산을 찾아 활용할 수도 있다. 소셜섹터 리더들 역시 영리 부문의 리더들처럼 이러한 선택을 보다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자산을 내부에서 직접 개발할 때 발생하는 직접·간접 비용은 물론, 필요한 인력 투입 시간과 자재, 교육 비용 등을 추정해야 한다. 또한 자산을 이전받을 때 발생하는 비용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여기에는 적절한 자산을 찾는 데 드는 비용, 법률 자문 비용, 자산을 기존 운영 체계에 통합하는 데 필요한 운영 비용, 그리고 이전받은 자산을 수정하거나 개선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 등이 포함된다. 직접 개발과 자산 이전이라는 두 선택지를 재무적으로 비교·분석하는 일은 자산 이전 실사의 핵심 요소다.
나아가 소셜섹터 리더들은 ‘직접 개발할 것인가, 이전받을 것인가’라는 문제를 검토할 때 단순한 재무 분석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적절한 정성적 분석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자산을 직접 개발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조직으로부터 이전받을 것인지를 결정하려면 앞서 살펴본 정성적 질문들에 대한 전략적 답변과 비용 분석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소셜섹터의 리더들은 새로운 자산을 직접 만드는 데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산 이전이라는 개념이 비영리 조직 경영의 문화 안에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셜섹터 리더들에게는 자산을 개발하고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따라서 자산 기획의 초기 단계에서 철저한 분석을 수행하는 일은 매우 가치 있는 시간 투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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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LE SHUMATE
미셸 슈메이트는 노스웨스턴 대학교 딜레이니 패밀리 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이자, 비영리 및 사회적 임팩트 네트워크 연구소NNSI의 설립 이사이며, 정책 연구소의 준학부원이다.
LINDSAY KJEWSKI
린지 키예프스키는 시체인지 캐피털 파트너스SeaChange Capital Partners의 파트너로서, 기업의 협업 보조금 지급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KATE PIATT-ECKERT
케이트 피아트 에커트는 포어프런트Forefront의 미션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 이사로서, 일리노이주 전역의 비영리 협업을 지원하고 있다.
CHRISTINE THOMPSON
크리스틴 톰슨은 애리조나 투게더 포 임팩트Arizona Together for Impact의 이사로서, 자문, 도구 개발 및 보조금 집행을 통해 애리조나 전역의 비영리 협업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