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 일반]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팩트커리어 : Z세대의 시선으로 읽는 임팩트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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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일반 · 조직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팩트 커리어
: Z세대의 시선으로 읽는 임팩트 커리어

2025-4


안지혜



Summary. Z세대가 가진 세대적 특징과 열망은 임팩트 커리어의 본질과 맞닿아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임팩트 커리어는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의 선택지였다. 기존의 성장 경로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 자신 역시 의미 있게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임팩트 생태계로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그렇게 임팩트 커리어는 하나의 '희망의 선택지'로서 한 사이클을 돌았다.


한 사이클이 지나니, 실험의 결과가 분명하게 남았다. 임팩트 생태계가 지금까지 만들어 낸 크고 작은 성과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임팩트 커리어는 주류 무대가 아닌 곳에서, 불확실성과 자원 부족 속에서도 치열하게 버텨야 하는 언더독의 세계관에 가깝다. 임팩트 생태계가 갖는 의미는 분명하지만, 이곳에서 커리어를 지속하기 위해선 낭만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막 임팩트 커리어를 시작하는 Z세대 역시 이 사실을 모른 채 진입하지 않는다. 장밋빛 미래가 아니라, 불안정함과 한계가 공존하는 현실을 이미 인식한 상태에서 이 커리어를 선택한다. 역사상 가장 고스펙이라는 세대, 공정함에 가장 민감하다는 세대, 가장 빠르게 결정하고 움직인다는 세대인 Z세대에게 임팩트 커리어는 어떤 선택지일까.


한편, 대부분의 임팩트 지향 조직이 안고 있는 조직적 한계를 고려했을 때 Z세대를 신입 직원으로 채용하기로 결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안정적이지 않은 자원 흐름, 아직 체계화되지 않은 시스템, 충분한 온보딩과 학습 체계를 갖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험이 부족한 구성원을 받아들이는 것은 일종의 배팅이다. 여기에 AI 확산이라는 환경 변화까지 더해지며 고민은 더욱 복잡해졌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가 AI로 자동화될 수 있는 시대에, 많은 피드백과 상호작용,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야 하는 신입 인력을 채용하는 일은 효율성의 관점에서는 순진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임팩트 커리어는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치열한 계산과 일종의 결단을 요구한다. Z세대가 임팩트 커리어를 선택한다는 것, 임팩트 지향 조직이 Z세대를 선택한다는 것. 이 모든 한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선택 앞에 붙일 수 있는 수식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이지 않을까. 이 글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선택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와 가능성을 갖는지, 마주하는 한계와 변화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Z세대, 임팩트커리어와 만나다

Z세대의 감각: 생존과 진정성

임팩트 커리어가 오늘날 Z세대에게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길러낸 부모 세대인 X세대의 경험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X세대는 청소년·청년기의 중요한 시기에 IMF 외환위기를 통과하며, 안정과 성장이라는 전제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현실을 몸으로 학습했다. 동시에 '오렌지족'이라는 상징으로 대표되듯, 개인의 취향과 선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첫 세대이기도 하다. 생존의 위기와 개인적 욕망의 발현을 동시에 경험한 이들은 자녀 세대인 Z세대를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독립적인 주체로서 성장시키는 양육 방식을 취했고, 이는 Z세대의 커리어 감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오늘의 Z세대는 위계적이기보다는 수평적인 소통 방식을 선호하며,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커리어를 선택한다.


또한 Z세대는 청소년기에는 세월호 사건과 국정농단을 청년기에는 이태원 참사를 목격하며, 국가와 사회가 개인의 안전을 끝까지 책임지거나 보호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확신을 집단적으로 공유하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Z세대는 '사회적 가치'라는 표방만으로는 쉽게 신뢰를 내주지 않는다. Z세대에게 있어서 가치와 미션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검증되어야 한다. 이들은 임팩트 커리어가 가진 이상적인 서사만으로는 설득되지 않는다. 이 조직은 어떤 가치를 만든다고 말하는지, 가치가 실제로 구현되는지, 그렇게 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행동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정보를 통해 평가한다. 이것이 Z세대가 말하는 '진정성'의 기준이다.


임팩트 커리어가 Z세대에게 해석되는 방식을 더욱 선명하게 만드는 배경은 보다 심화된 경쟁적인 교육 환경이다. 흔히 말하는 '갓생'은 스스로를 격려하기 위한 자기계발의 구호라기보다, 자기 자신을 하나의 자원으로 관리하고 최적화하려는 전략이다. 치열한 준비 과정을 거쳐 사회에 진입한 이들에게 첫 직장은 피니쉬 라인이라기보다, 새로운 스타트 라인이다. 다시 또 달려야 한다는 압박감과 함께 Z세대는 입사 초기부터 번아웃을 호소하기도 한다. 더 나은 조건, 더 높은 생산성, 더 경쟁력 있는 상태를 유지하지 않으면 곧바로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함은 커리어 선택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임팩트 커리어가 '좋은 뜻을 가진 일'이기 전에, 이 선택을 통해 실제로 나의 역량을 쌓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지, 나의 에너지를 투입할 만큼의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제공하는지를 따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Z세대가 임팩트 커리어를 선택하는 이유

Z세대는 미닝 아웃으로 대표되는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명확하게 드러내 온 세대다. 어떤 브랜드를 선택하고, 어떤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는지로 자신의 입장을 표현해 왔다. 그러나 이들이 임팩트 커리어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히 이러한 소비 패턴의 연장선이 아니다.


생존의 압박 속에서, 불안정한 미래 앞에서도 이들이 임팩트 커리어를 택하는 것은 세 가지 본질적인 열망 때문이다. 진짜 자기 자신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열망, 현장에서 직접 변화를 만들고 목격하고 싶다는 열망,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협력하며 일하고 싶다는 열망. 이 세 가지 열망은 단순히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이 아니라, 자신의 일이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다.


임팩트 커리어는 이들에게 신념을 소비로 표현하는 단계를 넘어, 직접 실현해 볼 수 있는 장이 된다. Z세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선택하는 이유는, 바로 이 세 가지 열망이 다른 어떤 커리어보다 임팩트 커리어 안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믿기 때문이다.


#진짜 자기 자신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일

임팩트 커리어는 자기 자신의 서사를 활용할 수 있는 독특한 일터다. 일반적인 커리어 시장에서 약점이나 결핍으로 취급되던 경험들이, 임팩트 생태계 안에서는 당사자성이라는 전문성으로 재해석된다.


99년생 진저티프로젝트 매니저 박성온에게 임팩트 생태계는 단순한 일터가 아니었다. 대학 시절 그는 마음 건강의 문제를 직접 겪으며, "나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 앞에 오래 머물렀다. 나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는 혼란은 일상의 균형을 무너뜨렸고, 결국 휴학이라는 선택으로 이어졌다. 스스로를 돌보기 위한 시간이었지만, 마음은 점점 위축되고 질문의 답을 찾기는 어렵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이 취약한 시기는 역설적으로 그를 마음 건강이라는 주제에 눈뜨게 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라는 새로운 질문을 갖게 된 순간이었다.


전환점은 한 문장을 통해 찾아왔다. "남들보다 아픈 상처가 있다면 그것은 고통이 아니라 사명이다." 그는 이 문장을 계기로, 자신의 약점과 결핍을 숨겨야 할 과거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출발점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갖게 되었다.


"약점이나 결핍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아이덴티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겪은 아픔이 누군가에게 반복되지 않도록 뭔가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는 게 의미 있는 삶이지 않을까 싶었죠."


그는 사회 문제를 다루는 소셜벤처가 이 질문을 현실의 일로 풀어낼 수 있는 방식일 수 있다고 보았다. 문제를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겪어본 사람으로서 문제를 이해하는 감각이 오히려 중요한 전문성이 될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임팩트 커리어는 바로 이 가설이 실제로 작동하는 장이었다.


임팩트 커리어 안에서 박성온이 겪은 마음 건강의 경험은 더 이상 개인적인 취약함이 아니었다. 회복 과정에서 느꼈던 미묘한 감정들, 기존 제도와 서비스가 놓치고 있던 지점들, 당사자로서만 포착할 수 있는 문제의 결까지 당사자로서의 감각과 경험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당사자성 속에서 그의 경험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출발점이 되고, 개인의 아픔은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감각으로 전환될 수 있다.


#좋은 사람들과 협력할 수 있는 일

임팩트 생태계는 사회 문제 해결이라는 공통의 미션을 중심으로 연결된 사람들의 커뮤니티다. 일반적인 커리어에서는 볼 수 없는 동료 의식을 기반으로 호혜성이 미덕인 독특한 문화를 갖는다. 특히 사회 문제라는 복잡하고도 어려운 대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리고 한정된 자원 속에서도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협력은 필수적인 업무 방식이다. 이러한 임팩트 생태계가 가진 연대와 협력의 문화는 Z세대에게로 하여금 자신도 소속되고 싶은 열망을 자극한다.


임팩트스퀘어에서 일하고 있는 2년차 매니저 박서정은 바로 이 지점에서 임팩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SDSN Youth Korea, ESG 아카데미, 청년 단체 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이어왔다. 그러나 취업을 앞두고 이 활동들이 어떤 경쟁력을 갖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느꼈다. 전환점은 루트임팩트의 커리어 설계 클래스를 통해 자신의 경험들을 하나로 꿰면서 찾아왔다. 흩어 보이던 활동들이 '지속가능성을 위해 조직과 자원을 연결하는 일'이라는 하나의 맥락으로 묶이자, 이것이 바로 자신이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KOICA YP로 7개월간 함께 일하며 그는 조직이 추구하는 비전과 신념을 가까이에서 관찰했고, 그 신념을 혼자가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믿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는 갈등 관계라는 게 기본적인 통념이잖아요. 그런데 비즈니스 방식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조직의 미션을 알게 됐어요. 단숨에 되지 않는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고요. 그래도 조직 사람들이 이 미션을 그냥 믿더라고요. 저도 그 믿음을 함께 확인해 보고 싶었어요."


"혼자만 문제라고 느끼면 쉽게 좌절되잖아요. 그런데 임팩트 생태계에서는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연결돼서, 실제 액션을 해보고 결과까지 만들어갈 수 있어요. 언젠가는 그 전체 사이클을 경험해 보고 싶어요.


임팩트 커리어는 단순한 업무 관계를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연대를 만든다. 같은 신념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 신념을 함께 검증해 나가는 연대감은, 혼자 버티는 것에 지쳐 있던 Z세대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임팩트 커리어를 통해 혼자서는 막연했던 문제의식이 함께 해결해야 할 미션으로 전환되고, 개인의 고민을 넘어 공동의 실험으로 확장될 수 있다. Z세대에게 임팩트 생태계는 경쟁이 아닌 협력 속에서, 각자의 신념을 함께 실현해 나가는 특별한 커뮤니티로 작동한다.


#현장에서 진짜 변화를 만드는 일

최주원은 청도혁신센터의 1년차 매니저다. 그는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정책학과를 선택했다. 좋은 정책은 더 많은 사람에게 임팩트를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서울을 떠나 청도로 이동한 이후, 그가 생각하던 '임팩트'의 감각은 달라졌다.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이 만들어내는 변화가 또렷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청소년과 눈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고, 지역 주민과 시간을 쌓아가는 과정 속에서 그는 임팩트가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니라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만들어지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청도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맡은 적이 있어요. 청소년 13명과 전부 관계가 생겼죠.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눠주니,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들었을 때, 제가 가진 마음이 당사자들에게도 닿았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이 커리어를 선택하길 잘했다 싶었죠."


임팩트 커리어는 변화를 보고서 속 숫자로만 확인하지 않는다. 대신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변화들이 일어나는지를 직접 목격하고, 그 변화를 만드는 당사자가 될 수 있게 한다. 최주원이 청도에서 경험한 것처럼, 거창한 정책 변화나 분기별 지표보다 한 사람과의 눈맞춤, 형성되는 관계, 누군가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전환이 임팩트 커리어를 통해 만들 수 있는 진짜 변화다.


임팩트 커리어는 Z세대가 내면에 갖고 있는 신념을 꺼내어볼 수 있게 한다.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라는 막연했던 바람은 구체적인 행동이 되고, 그것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일터가 된다. Z세대에게 진정성이란 선언이 아니라 경험하고 싶은 현실이다.



임팩트 커리어의 한계와 현실

Z세대가 임팩트 커리어를 선택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수식어가 필요하다면, 임팩트 조직이 Z세대를 채용할 때 역시 같은 수식어가 필요하다. 자본의 부족, 인력 구조의 한계, 그리고 AI라는 새로운 변수까지. 이 세 가지 현실은 임팩트 조직이 Z세대를 받아들이는 것을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걸어야 하는 무거운 결단으로 만든다.


첫 번째 현실, 임팩트 조직은 신입이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줄 자본이 없다. 신입 사원이 업무를 익혀 1인분의 몫을 하기까지 통상 6~12개월이 걸린다고 알려졌지만, 임팩트 조직에게 6개월은 생사가 갈릴 수 있는 긴 시간이다. "이 사람이 성장할 때까지 우리 조직이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신입 채용은 쉽게 답하기 어려운 무거운 리스크로 느껴진다.


두 번째 현실, 가르쳐야 할 리더가 가장 바쁜 실무자다. 대부분의 초기 임팩트 조직은 '시니어(창업자/리더급)'와 '주니어(인턴/신입)'로 구성된 모래시계형 구조를 띤다. 신입을 온보딩하고 피드백을 줘야 할 리더가 실무를 가장 많이 뛰어야 하는 핵심 플레이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리더 입장에서 교육은 '업무 외 추가 노동'이 되고, 신입 입장에서는 "체계 없이 방치되었다"라고 느끼게 된다. Z세대가 배움을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열망을 갖고 있다 해도, 그들을 가르칠 수 있는 구조가 조직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열망은 좌절로 이어진다. 이는 Z세대가 가장 기피하는 '성장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낙인으로 이어진다.


세 번째 현실, AI는 신입의 사다리를 제거한다. 과거에는 신입 사원에게 자료 조사, 회의록 정리, 단순 초안 작성 등을 맡기며 업무의 맥락을 익히게 하고 업무 부담을 나누었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그 일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한다. 안전한 저난이도 업무들이 사라지면서, 조직은 신입을 뽑을 명분을, 신입은 일을 배울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다. 또한 임팩트조직은 AI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속도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에 놓여 있다. 이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AI 시대에 신입을 채용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들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 나아가 왜 성장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정의하기조차 쉽지 않은 형편이다.



Z세대의 열망이 비추는 임팩트 커리어의 본질

임팩트 커리어는 기존 사회의 방식과 체계가 해결하지 못했던 빈칸을 메우기 위해 등장한, 태생적으로 대안적인 커리어다. 우리가 다루는 일은 단일한 문제나 명확한 해답이 있는 과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 전반에 얽혀 있는 복합적 문제들이다. 그렇기에 임팩트 커리어는 이미 검증된 방식에 안주하기보다, 새로운 문법을 만들고 실험하며 실패와 수정의 과정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효율과 예측 가능성을 전제로 설계된 기존 커리어 모델과 달리, 이 커리어는 불확실성과 시행착오를 내재한 채 작동한다. 임팩트 커리어는 대안적이기에 불안정하고, 대안적이기에 지금의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모순을 갖고 있다.


임팩트 커리어의 본질은 분명하다.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한 일이며,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전제로 해야만 가능한 일이고, 무언가를 바꾸고 싶다는 신념이 바탕이 되어야만 하는 일이다. 이 세 가지는 유행이나 세대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이 아니라, 임팩트 커리어가 성립하기 위한 핵심적인 전제다.


그리고 Z세대가 보여주는 열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임팩트 커리어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의미 없는 성과보다는 실제로 작동하는 변화를 보고 싶다는 감각, 홀로 고군분투 하기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관계 속에서 함께 해보고 싶다는 욕구, 말뿐인 가치가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하는 신념으로 일하고 싶다는 태도는 임팩트 커리어가 처음부터 지향해 온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임팩트 커리어의 본질을 회복하다

다만 질문은 여기에 있다. 그 본질이 지금도 온전히 유지되고 있는가, 그리고 다음 세대의 감각 속에서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가. 임팩트 커리어가 이름만 남은 채 형식으로만 반복되고 있다면, Z세대의 열망은 그 안에서 쉽게 소멸될 수밖에 없다. 조직의 지속가능성은 그 조직이 지속되어야 하는 신념을 갖고 행동하는 구성원에 의해 만들어지고 유지된다. 미래라는 시간을 맡게 될 다음 세대가 가진 그 열망이 소멸된다면 결국 임팩트 조직 또한 지속가능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임팩트 커리어의 본질을 끝까지 추구하고 지켜내기 위해서는 개별 조직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무리 조직이 Z세대의 열망을 담아내고 싶어도, 6개월 안에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압박 속에서는 신입을 1년간 키울 여유를 갖기 어렵다. 체계적인 교육 구조를 만들고 싶어도, 당장의 생존이 불확실하다면 오늘의 실무가 우선될 수밖에 없다. 이는 특정 조직의 의지나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 임팩트 생태계 전반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다. 마치 개인이 겪는 어떠한 문제를 개인이 해결해야 할 차원으로 보지 않고, 사회 문제로 인식하는 그 관점이 임팩트 커리어의 문제에 있어서도 필요하다.


임팩트 커리어가 존재하는 이유, 임팩트 생태계가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는 저마다의 조직과 개인이 품고 있는 미션 때문이다.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 문제, 만들고자 하는 변화,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 그것이 우리가 이 일을 시작한 출발점이자 지속해야 하는 이유이다. 지속하기 위한 지속은 임팩트 생태계의 존재 목적이 될 수 없다.


생존의 갈림길에서 진짜 필요한 것은 존재 이유에 대한 치열한 질문이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이 질문을 멈추지 않고 던지며, 본질이 추구해야 할 이상과 현실 사이에 놓인 괴리를 짚어내고,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것. 그것이야말로 임팩트 조직을, 그리고 임팩트 생태계를 진정으로 지속하게 만드는 힘이다. 임팩트 커리어에 있어서 지속가능성은 목표나 구호가 아니다. 본질에 충실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낼 결과다.





안지혜

진저티프로젝트에 밀레니얼 세대 팀장으로 입사해 〈Z세대와 조직문화〉를 연구했다. 올해부터는 진저티프로젝트의 공동대표가 되어 리더십을 이어가게 되었다. "조직의 지속가능성은 그 조직이 지속되길 바라는 구성원의 열망에서 비롯된다"라는 리더의 레거시를 기억하며, 다음 세대 구성원들과 함께 어떻게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며 학습하고 있다. 우당탕탕하겠지만 유쾌하고 성실하게 우리만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