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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
2019-2
TARA MCGUINNESS · ANNE-MARIE SLAUGHTER
Summary. 차세대 혁신가들은 사람들의 실제 필요를 파악하고, 이미 존재하는 솔루션을 테스트, 개선, 확장하며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킨다. 그들의 방법론이 가진 네 가지 요소를 소개한다.
당신의 정책과 솔루션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오늘날 정책입안자와 문제해결자들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근본적인 질문이다. 놀랍게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요'인 경우가 많다. 영향력 있는 국가 정책조차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에 따르면, 학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학생 일곱 명 중 한 명은 지원금 신청을 위한 연방정부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1, 미 농무부의 식량 보조 프로그램 지원 대상 아동(2~4살) 9백만 명 중 절반 이상이 예방접종과 영양 보조를 포함한 혜택을 받지 못했다. 6개 주와 워싱턴DC에서는 가족 휴가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지난 십여 년간 이 제도를 시행해 온 캘리포니아에서는 수혜 자격이 되는 사람 중 대부분이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주정부 공무원들은 정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또한 많은 활동가들과 비정부 기구, 사회적기업들이 종종 소모적인 정책결정 과정을 우회하고 주거 문제, 산모와 영아 사망률, 초중등 교육, 노동 문제 등 공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직접적 해결책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들은 지역 자선단체가 사회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돕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비정부 단체와 정부의 리더들이 자신이 직접 겪고 있는 문제를 전국적인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은 기존 관행으로부터의 탈피를 의미한다. 20세기 내내 '공공문제 해결'은 정책 수립과 동의어로 통했다. 즉, 행정명령, 규제, 법률 등을 통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찾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었다. 행정대학원이나 정책대학원에서 가르치는 공공문제 해결 방식은 다음과 같은 선형적 과정을 따른다. 정책 연구자와 분석가들이 이론과 실제를 조사하고 자료를 모은다. 이 자료를 분석해 도출된 정책조치의 실행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한다. 그다음 이를 공표하고 미디어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신규 법안의 통과, 새로운 규제의 도입, 기존 규제의 폐지, 기존 법규의 집행 방식 변화 등에 영향력을 가진 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설득한다.
채택된 정책조치는 공공 부문에 의해 또는 정부가 공공 서비스를 위탁하는 민간 부문 공급자에 의해 실행되어야 한다. 보통 해당 조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사회적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은 법안이 통과되고 몇 년 후가 된다. 이때 목표 수혜자들에게 서비스가 잘 전달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피드백 절차가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더구나 정책 결과에 대한 연구는 정책이 시행된 지 수년 또는 수십 년 후에 수행되므로 정책 향상을 위한 정보 전달이 제때 이뤄지기 어렵다. 사회적기업가 힐러리 코텀Hilary Cottam은 그녀의 저서 <레디컬 헬프Radical Help>에서 해결 과정과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명료하게 설명한다. "공무원이나 컨설턴트는 포커스 그룹의 결과물이나 장관급 공약을 통해 파악한 사회적 요구에 응답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 또는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렇게 고상하게 고안된 아이디어는 더욱 복잡하고 골치 아픈 현실을 직면하게 되고, 이미 너무 많은 투자가 진행된 후에야 뒤늦게 아이디어가 가진 결함을 발견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공공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 너무 느리다. 그리고 타겟 수혜자들과 거리감이 있으며, 정책 향상 또는 보완의 기회가 거의 없다. 이는 정책 수립 기관과 메커니즘이 지금과는 다른 시대에, 그 시대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시민의 수가 지금보다 적었고, 정보의 확산이 빠르지 않았다. 데이터 처리 능력 또한 지금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았다.
많은 정책 전문가들이 전통적인 공공문제 해결 방식이 갖는 문제점과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베를린 허티 거버넌스 대학원Hertie School of Governance의 헬무트 안하이어Helmut Anheier 전 학장은 오늘날의 공공정책학이 두 가지 과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변화하는 정치와의 교감을 잃어버린 테크노크라시, 학생과 실무계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커리큘럼이 문제입니다."2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교의 프란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는 "공공정책학 교육이 큰 변화를 맞이할 때가 왔습니다"3라고 말한다. 변화가 필요한 곳은 바로 현장이다.
정부 안팎의 혁신가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도구를 결합해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세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구와 접근법을 활용해 시급한 필요가 있는 곳에서 괄목할만한 임팩트를 내고, 사회경제적 병폐를 임기응변식으로 관리하는 대신 근본적으로 제거하고자 한다. 이런 다양한 노력과 접근법은 새로운 시도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그런 접근은 다음 네 가지 요소로 요약될 수 있다.
1. 사람 중심People-centered
필요와 역량을 가진 사람들을 프로그램과 정책의 중심에 둔다. (인간 중심 디자인)
2. 실험 기반Experimental
작은 규모로 시작해 지역기반 솔루션을 탐색하고, 아이디어와 개념을 테스트한다. 이를 바탕으로 단계별 계약modular contracting을 맺고, 전국적인 확대에 앞서 실험을 진행한다.
3. 데이터 기반Data-enabled
크고 작은 데이터를 활용해 문제를 진단하고,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무엇이 효과적인지 평가한다.
4. 확장 가능한 설계Designed to scale
임팩트와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을 평가하고 계획한다.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적용한 공공문제 해결 사례 중 대부분은 위에서 언급한 요소의 대부분, 또는 모두를 결합한 것이다. 각각의 요소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 요소들은 하나의 관찰 가능한 접근법으로 결합된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활동이 보다 큰 새로운 움직임을 반영하고 있다고 인지하지 못할 수 있지만 말이다. 이 접근 방식은 공공문제를 해결하는 서로 다른 주체, 필란트로피, 정부, 시민사회를 하나로 결속시킨다.
어떠한 접근도 정치와 단절된 상태에서 작동할 순 없다. 좌파 진영에서는 납세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 정부 예산에서 의도적으로 누락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 격차를 시민단체들이 메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작은 정부' 이데올로기 아래에서는 이를 성공적인 정부의 증거로 삼아 유권자들과 입법자들의 눈을 가릴 수 있다. 반대로 우파 진영은 실패한 기존 정책들 때문에 정부가 서비스를 축소했다고 주장한다. 사실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는 많다.
공공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론은 망가진 정치 시스템에서 국가 아젠다의 근본적인 문제를 밝혀내지 못한다. 사회적 요구가 있는 곳에 아무리 많은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제공하더라도, 미국에서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부의 격차를 벌리려는 부유한 특수 이해관계자들의 의지에 맞서기엔 역부족이다. 반면 잘 작동하는 정책과 해결책은 지방정부와 주정부에 대한 불신을 완화시킬 수 있다. 특히 정부와 민간 영역, 시민사회가 서로 협력할 때 그것이 가능하다.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차세대 아이디어들은 사회에 존재하는 신뢰의 격차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큰 정부와 작은 정부에 관한 오랜 논쟁을 넘어서는 것이며, 문제 해결을 위한 전혀 다른 방식의 대화이다.
사람 중심
당연히 공공문제의 해결은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의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 문제는 사회가 규제해야 할 범주 중 하나로 분류된다. 사실상 정부의 관련 부처는 이 논리를 따라 보건, 교육, 주택, 노동, 환경 등의 분야로 조직된다. 예컨대 노숙자 문제는 집이 없는 사람들의 문제이다. 연구자와 분석가, 입법가들은 집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정의한다. 실제로는 정신질환, 약물남용, 임금 동결, 실업과 같이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들이 그 밑에 깔려있는데 말이다.
더구나 문제를 진단하고 정의하는 과정은 연구와 데이터 수집에 기반하는데, 보통 이런 과정은 실제로 그 문제를 겪는 당사자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뤄진다. 현장 조사 없이 데이터 수집과 경제적, 통계적 모델링 작업이 이뤄지고, 이 작업을 수행한 연구자에 의해 문제가 정의되곤 한다. 그 결과, 도출된 문제정의는 해당 문제를 삶에서 겪는 사람들이 느끼는 실제 문제와 상당한 차이를 갖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오늘날의 문제해결자들은 기아, 노숙자, 실업자, 위기에 처한 사람,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 아프고 병든 사람, 사회와 단절된 사람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로부터 프로세스를 시작한다. 커뮤니티를 조직하거나 캠페인 활동을 전개하는 이들은 문제해결 과정에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노력한다.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전례 없는 속도와 규모로 문제해결 과정 초기에 사람들의 의견을 포괄적으로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 및 협업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에 대한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는 작업은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근본적 원인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다. 예컨대, 농촌 주민들은 대부분 교통시설의 부족으로 인해 무료 진료소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그러나 여기서 교통시설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보건 담당 부처 및 관련 공무원의 입장에서 업무 범위와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공공성을 추구하는 공학자들이 정부와 시민단체에 점점 더 많이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인간 중심 디자인이 강조되고 있다. 정치 과정에서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디자인할 때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과 비슷하다. 'UX'는 영국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와 미국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의 핵심이다. 시민단체인 코드 포 아메리카Code for America와 뉴 아메리카New America의 공익을 위한 테크놀로지Public Interest Technology 팀에서도 UX는 핵심적으로 다뤄진다. 영국 디지털 서비스의 창립자 마이크 브라켄은 '정치, 과정, 시스템, 사용자, 지연'의 '낡은 프로세스'가 '사용자, 서비스, 반복적 디자인, 시스템 개발, 정책 검토, 피드백'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프로세스'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했다.4 이 설명은 공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사용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서비스를 경험하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은 과거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피드백 과정에 관심을 집중시킨다. 이를 통해 비영리기관의 리더들은 자신들의 규정과 양식, 이론 등을 검토할 기회를 갖게 된다. 예컨대 미국 보훈처의 최고기술책임자 마리나 니체Marina Nitze는 그녀의 동료들 앞에서 재향군인들에게 '고속인터넷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컴퓨터로 기관이 제공하는 62개의 복리후생 프로그램에 접근하는 것이 어떤 경험인지' 물었다. 그들은 이 과정을 통해 인터넷 속도나 62개의 웹사이트 숫자만이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발견했다. 전화나 메일을 통한 서비스 접근 방식도 끔찍했지만, 전체적인 프로세스가 너무 구식이었다.
이와 같이 '사람을 중심으로', '사람에 먼저 초점을 두는' 접근방식은 지역 커뮤니티에서도 목격된다. 커뮤니티 솔루션Community Solution에 의해 제공되는 빌트 포 제로Built for Zero 프로그램은 퇴역군인의 만성적인 노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니셔티브이다. 주요 관계자들이 모여 문제를 함께 정의하고, 지역사회 내 노숙인 명단을 공유한다. 이는 그들에게 도움을 제공하기 위한 첫 단계이다. 이 과정에 협력하는 기관들은 대시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가 공유되도록 서로 돕는다. 빌트 포 제로는 집이 없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문제해결 과정의 중심에 둔다. 그리고 이를 위해 통계적 수치가 아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이름을 활용한다.
일리노이주의 락포드에 사는 주거문제 옹호자 앤지 워커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알아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노숙인들에게 TV로 야구경기를 보는 것이 중요할까요? 아니면 그들이 가족들에게 연락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중요할까요? 이러한 세부적인 정보들은 이름으로 정리된 목록에 수집됩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개별적인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5
개개인을 의미 있게 인식하는 접근법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4년 동안 빌트 포 제로는 퇴역군인의 만성적인 노숙 문제를 종결하기 위해 미국 내 9개 지역사회를 도왔다. 현재 36명을 돕고 있는 이 단체의 목표는 노숙자의 수를 줄이는 것이다. 빌트 포 제로는 노숙자가 없는 사회를 만든다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방법론을 체계화했다.
이 접근법의 핵심은 지역사회 내 노숙자들의 이름을 리스트화해 서비스 제공자, 비영리기관, 정부기관 등을 망라하는 주체들에게 정책조치를 촉구하는 동시에, 사업의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비영리기관 및 중간지원조직)은 이 리스트를 활용해 업무를 조율한다. 그리고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들 때까지 일한다. 빌트 포 제로 커뮤니티는 활동의 중심에 사람을 두며, 데이터를 활용하고, 프로세스를 모니터함으로써 상향식으로 사회문제를 완화해나가고 있다. 이는 기존의 하향식 접근과 대조적인 방식이다.
인간 중심 디자인은 스스로 진화하고 있다. 행동과학자들은 '인간은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무엇이 자신에게 좋은지 알고 있다'는 명제에 이의를 제기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실제로 작동하는, 좀 더 치밀한 방법을 제안한다.6 사람을 중심에 두는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 양식을 직접 작성해보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면, 그들을 문제해결 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7
핵심은 '사람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기존의 '사람을 문제로 보는 경향'과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사람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투자를 받을 수 있다.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고, 배울 수 있으며, 역량이 강화될 수도 있다. 그리고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사람은 고쳐지거나 해결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다.
탐색과 실험
연구자와 학자들은 이전에 축적된 아이디어와 지식에 의존한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정책 전문가들은 특정 문제 상황을 분석하고자 정보를 모은다. 그리고 가능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 이론, 모델, 개념적 프레임워크를 적용해보고, 여론조사를 통해서나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솔루션을 테스트한다. 하지만 차세대 사상가와 크리에이터라면 적어도 직접 솔루션을 만들기 앞서 이미 존재하는 솔루션을 찾을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의 문제해결자들이 전국 또는는 글로벌 단위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접근들을 탐색하며, 이를 구조화된 실험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스콜 재단Skoll Foundation과 블룸버그 자선재단Bloomberg Philanthropies은 자선가들이 이러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행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스콜 재단은 '세계가 당면한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중요한 임팩트를 창출하고 검증된 혁신'을 이룬 사회적기업가를 선정하는데 매년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8 스콜 어워즈의 목적은 전 세계의 사회적기업가들을 대상으로 매년 엄격한 검토를 거쳐 소수의 탁월한 솔루션을 발굴해 시상함으로써, 선정된 솔루션이 대규모로 현장에 도입되는 것을 촉진하는데 있다. 왓 웍스 시티What Works Cities는 블룸버그의 자선사업 기금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100개의 도시가 데이터를 활용해 긴급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도록 지원한다. 문제를 해결하고 솔루션과 프로세스를 식별하는 과정에서, 도시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결과를 공유하고 서로의 실험으로부터 학습한다.9
학자나 정책 전문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솔루션을 탐색한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연구도 하나의 탐색 방법이다. 하지만 연구는 본질적으로 책과 현장으로부터 정보를 얻은 후 이를 정제하고 분석하는 작업이다. 차이는 연구자가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얼마나 가까이에서 대상과 만나는지에 있다. 전통적인 연구는 연구자와 연구 대상 사이에 시공간적 거리가 존재한다는 전제를 갖고 있다. '상아탑'이라는 상징이 의미하는 것처럼 말이다. 20세기에는 10~20년에 걸쳐 정책을 채택하고 이에 기반한 법이나 규정을 제정함으로써 솔루션을 만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접근 방식 아래서는 솔루션이 나오면 바로 연구자나 실무자와 공유하게 된다. 이들 간의 활발한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이제는 문제해결자들이 솔루션을 세상에 알리고, 다른 솔루션을 학습하며, 기존의 솔루션을 개선하고, 주어진 상황에 맞게 솔루션을 적절히 변용할 수 있게 되었다.
보다 적극적인 솔루션 탐색 방법은 문제 자체보다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둔다. 지역문제를 다루는 해결자들은 자신의 커뮤니티 내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직접 협력하기 때문이다. 탐색자들은 자신의 정보원과 함께 일하며, 그들을 데이터가 아닌 공동의 목표를 위해 다른 주체들과 실시간으로 연결될 수 있는 행위자로 본다.
실리콘 밸리의 비유가 항상 공공 부문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개선을 위해 이를 반복하는 기술 분야의 사례는 공공문제 해결의 일부 영역에서도 직접 적용되고 있다. 실제로 기술혁신 전문가 앤 메이 창은 에릭 리스의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임팩트를 높이는 접근법을 설계했다. 사실 린 스타트업은 본 아티클을 통해 살펴보고 있는 여러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10 공공 부문과 비영리 부문에서는 여러 솔루션을 개발하고 실행하는데, 그것들은 대부분 큰 규모의 일회성 보조금으로 개발되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테스트의 여지가 거의 없으며, 수정의 기회도 제한적이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다른 사례의 테스트 결과로부터 얻은 교훈과 시사점을 배우기가 더욱 어렵다.
큰 문제를 해결하기 전 작은 문제를 실험하는 다양한 공공문제 해결자들이 존재한다. 독일의 스티프퉁 노에 베란보르퉁Stiftung Neue Verantwortung이라는 비영리 싱크탱크는 집합적 정책 개발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이해관계자들을 모으고 강도 높은 연속 회의를 통해 기술 정책의 정치적 타당성과 실용성을 테스트하고 개선하는 것이다.11 그들이 만들고자 하는 '상품'은 정부의 정책이다. 그들은 정책이 수립되기 전 정책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그룹에게 여러 옵션을 테스트한다.
예컨대 가사도우미를 위한 모바일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반복적으로 테스트한 사례가 있다. 자영업자와 다중 고용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이 플랫폼은 시장에 존재하는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모바일 복지 혜택을 다루는 많은 전문가집단과 백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전국 가사노동자 연맹National Domestic Workers Alliance의 혁신 부서인 NDWA 랩은 또 하나의 전문가적인 말이나 글을 보태기보다 가사도우미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플랫폼 알리아Alia를 설계하고 실험하는데 주력했다.12
알리아는 가사도우미와 그들을 고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가사도우미는 보통 다수의 고객을 위해 일하는데, 이 플랫폼을 통하면 가사도우미의 복지를 위해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쉽게 기부할 수 있다. 청소 1회당 5달러부터 기부가 가능하며, 가사도우미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으로 유급 휴가, 생명 보험, 상해 보험, 사고와 중대질병 보험을 포함한 다양한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사도우미들의 전국 네트워크인 전국 가사노동자 연맹은 알리아의 개발을 담당한 엔지니어들에게 사용자 테스트를 여러 차례 수행한 후, 그 결과를 서비스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작업은 가사도우미는 물론 긱 경제 노동자를 위한 모델을 만드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다. 또한 연방정부, 주정부, 지방정부 차원의 새로운 복지 모델을 위한 논의에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일단 작은 규모로 시도해보는 접근은 새로운 정책이나 프로그램 혁신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시애틀은 노숙자에게 주택을 제공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이 접근을 활용했다. 심각한 주택 위기에 직면했던 시애틀은 노숙자들의 쉼터 제공을 위한 계약 서비스에 예산을 어떻게 사용할지 재검토하게 되었다. 2015년, 시청은 850만 달러의 정부 조달 예산을 활용해 작은 실험을 진행했는데, 이때 산출물output보다 결과outcome에 초점을 맞춰 입찰을 진행했다. 여기서 산출물은 '노숙자를 위해 몇 개의 침대를 제공했는가?'를, 결과는 '그래서 노숙자가 얼마나 감소했는가?'를 의미한다. 국민건강관리 부서는 예산의 더 많은 부분을 이 새로운 조달 방식에 투입입하면서, 이 실험은 2018년 초까지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13
데이터 활용
오늘날의 성공적인 공공문제 해결자가 갖는 특징 중 하나는 크고 작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을 통해 문제를 측정하고, 현장에서 작동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가려내며, 필요한 시점에 솔루션을 바로 개선할 수 있다. 코드 포 아메리카의 설립자이자 전무이사인 제니퍼 팔카는 현재 공공 부문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현재 방식은 마치 파일럿에게 느리고 신뢰도가 낮은 비행 속도, 방향, 고도 등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대륙 횡단을 요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파일럿이 의존하는, 정보가 끊임없이 업데이트되고 사고와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있는 계기판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말입니다."14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공공문제 해결을 위한 데이터 혁명의 징후가 점점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수십 개 도시에는 내셔널 네이버후드 인디케이터 파트너십National Neighborhood Indicators Partnership을 통해 데이터 중개소가 세워져, 지역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현 정부에서는 공석이지만, 연방정부는 2015년 처음으로 수석 데이터 과학자를 신설했다.15 오클라호마의 툴사 시장은 시민 그룹을 모집해 공공문제의 해결을 위해 참고할 통계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했다.16
비영리단체인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Crisis Text Line은 서비스 개선을 위해 메타 데이터를 스마트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2013년 설립된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은 전국적인 네트워크와 훈련된 전문가를 활용해 긴급한 심리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24시간 무료로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뉴요커에 따르면, 크라이시스 텍스트는 500만 개의 문자 메시지를 계량 분석해 고유한 정신건강 데이터 컬렉션을 구축했다.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의 분석에 따르면, 보통 오후 8시에 우울증이 최고조에 이르고, 밤 11시에는 걱정이, 새벽 4시에는 자해가, 새벽 5시에는 약물남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7
이 단체의 설립자이자 CEO인 낸시 루블린은 데이터 과학의 중요성과 한계를 설명하며, 데이터 과학을 가장 잘 적용하는 방법은 상담 효과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데이터를 활용해 예측적 분석을 하면 상담사는 더욱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가령 특정 지역의 발신자가 특정 시간대에 문자를 보낸 경우, 문자에 사용된 단어를 분석하면 그가 메스암페타민 투약 상태인지 또는 성노예 인신매매의 희생자인지 여부를 상당히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18
공공문제 해결에 있어 데이터 활용의 기회는 광범위하며, 그 범위는 적용 정도와 정교함에 따라 다양하다.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과 같이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볼티모어와 같이 성과관리 대시보드를 활용해 부처 간 공동 우선 과제에 대응할 수 있다. 무료 건강 서비스를 확신하기 위해 저렴한 비용의 성과 평가를 활용한 뉴올리언스의 행동 인사이트 팀 사례도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든 팀들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측정하고 재평가하는 문화를 가졌다. 데이터는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지 않는다. 데이터를 통해 서비스 수혜자와 유관기관(중간지원조직, 비영리조직, 지역 공공기관)의 피드백 루프가 강화될 때 비로소 가치가 발생한다. 예컨대 기관의 책임자들이 보험 미가입자가 무료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한 새벽 4시에 당번 근무를 하는 상담사라면 데이터상으로 그 시간대가 하루 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연방정부의 온라인 건강관리 포털인 헬스케어.govHealthCare.gov의 기술적 실패는 많은 글에서 다뤄졌다. 일명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 ACA의 일환으로,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게 건강 보험과 세금 공제를 제공해온 이 포털의 개선은 '문제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데이터'라는 간단한 해결책으로부터 시작됐다. 공무원, 위탁사업자들과 협업하기 위해 파견된 기술 전문가 팀은 먼저 대시보드 형태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헬스케어.gov의 사용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이 웹사이트가 실패한 이유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고, 어떤 점을 우선적으로 보완해야 할지 알려주었다. 이 시스템을 통해 포털 방문자를 하루, 한 주, 한 달 단위로 파악하고, 어떤 페이지에 문제가 생겼고,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는지, 언제 웹사이트를 떠났는지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필자 중 하나인 타라 맥기네스를 비롯해 백악관 직원들이 헬스케어.gov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고전하고 있을 당시, 소비자들이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왜냐하면 메디케어 &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의 관계자들이 사이트 개발을 위한 파트를 각기 다른 업체에 위탁하면서 포털의 사용 현황과 분석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데이터 또는 측정 도구를 통해 무엇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작동하지 않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정책이 목표하는 대상에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US 디지털 서비스 플레이북US Digital Services Playbook은 서비스 이용자들의 사용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데이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프로젝트의 모든 단계에서 우리의 서비스가 이용자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 측정해야 합니다. 시스템이 얼마나 잘 작동하고 있는지, 사람들과 어떻게 실시간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우리 팀과 조직의 책임자들은 이슈를 발견하고,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데이터 매트릭스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모니터링 툴과 함께 이용자들이 이슈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피드백 메커니즘도 갖춰야 합니다."19
기후변화와 인종차별과 같은 난제들에 직면한 오늘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통합하는 도구가 없다면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무력할 것이다. 데이터 활용과 신속한 검증은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같은 미국의 테크 회사들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검증 속도와 기술 변화의 속도가 모두 빨라지면서 투명성과 개인의 권리도 함께 도전을 받고 있다. 뉴 아메리카New America 펠로우인 버지니아 유뱅크스는 자신의 저서 <불평등의 자동화Automating Inequality>에서 현대화된 복지 시스템의 함정을 제기한다. 그녀는 시스템의 결함으로 의료 보험, 식량 보조, 현금 지원에서 백만 명 이상이 잘못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인디애나주 사례를 제시한다.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 사례와 버지니아 유뱅크스가 제시한 사례는 데이터 혁신이 서비스가 목표로 하는 대상에게 잘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 있어, 참여 전략과 보호 장치가 모두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확장을 위한 설계
사회적기업가 정신, 플랫폼 솔루션, 기술 전환은 모두 낭만적인 서사로 충만하지만, 막상 지역 기반의 소규모 솔루션을 전국, 더 나아가 세계적인 규모로 키워내는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대규모의 혁신을 위해서는 전략적 계획 수립과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이 변화를 이끌 공공문제 해결자에게 요구되는 마지막 역량 요소이다.
작은 규모는 속도와 다양성, 적응력 등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고, 다양한 문제해결자들이 각자의 역량으로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성격의 조직이 밀접하게 모여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갖는다. 소셜섹터에서는 민간 섹터와 달리 효율성과 생산성이라는 경제적 가치가 포용성과 시민참여라는 공적 가치와 경쟁한다. 그러나 컨설팅 회사 FSG의 공동 대표인 존 카니아John Kania와 마크 크레이머Mark Kramer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늘날의 복잡하고 상호의존적인 세계에서, 다른 사업과 연계되지 않은 고립된 이니셔티브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최상의 솔루션이라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 어떤 사회문제든 그것을 어느 한 기관만의 책임이라 볼 수 없으며, 어느 한 기관이 혼자 그 문제를 해결해 내는 것도 불가능합니다."20
그런 점에서 공공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는 이들이 직면하는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작은 규모의 솔루션을 의도적이면서 전략적인 설계를 통해 큰 규모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파일럿 프로젝트는 정책으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하며, 공공문제 해결자들은 정부 또는 다른 공공문제 해결자들과 연계되어야 한다. 이때 그 연계는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네트워크와 연합 또는 파트너십 등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헬스 리즈Health Leads의 창립자인 레베카 오니는 이 점을 강조한다. 헬스 리즈는 사회적 조건과 의료 여건을 함께 고려해 결과outcome를 개선하고,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접근법을 고도화하는 데 지난 20년 이상을 매진해 왔다. 그러나 이 사업이 비로소 규모를 키울 수 있었던 건 연방정부가 헬스 리즈의 접근에 관심을 갖고, 정부 차원에서 도입한 이후부터였다. 그 당시 메디케어 &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는 파일럿 프로젝트에만 자금을 배정했다. 그 프로젝트들은 여전히 확장될 필요성이 있다.21
소셜섹터가 지닌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정책이나 정치가 쉽게 막아버리는 시도들을 자유롭게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 많은 사회적기업가나 시민단체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솔루션을 확장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씨름하는 대신 파일럿 솔루션을 정부가 채택하도록 하는 접근을 취한다면, 그들은 문제해결 과정 초기부터 정치 및 정책 분야 전문가들을 참여시킬 것이다. 그렇게 처음부터 정부에 의한 채택이나 복제 전략을 취한다면 성공적인 혁신이 좌초되거나 사장되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타이즈Tides의 CEO 크리스 다이글마이어와 자문역인 아만다 그레코는 시험과 검증을 거친 파일럿 사업이 자금 부족, 민간, 공공, 소셜섹터 사이의 분절된 협력 생태계, 사업 확장 및 실행에 필요한 인력 및 역량 부족 등으로 확장하지 못하는 지점을 가리켜 '정체의 골짜기stagnation chasm'로 표현했다.22
수직적인 연계를 이끌어 내는 것은 대규모의 임팩트를 창출하는 데 있어 중요하지만, 동료 조직들과의 수평적인 연계를 이루어 내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네스타National Endowment for Science, Technology, and the Arts의 CEO 제프 멀건Geoffrey Mulgan은 그의 책에서 다른 공저자들과 함께 규모의 확장을 가능케 하는 다양한 경로를 모색한 바 있다.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의 한 아티클에서는 그 경로를 '권익옹호 활동, 네트워크, 프로그램, 프랜차이징, 직접적인 통제'로 요약하기도 했다.23 커뮤니티 차원에서 아이의 출생부터 취업까지 전 과정을 돌보도록 하는 스트라이브 투게더StriveTogether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빌트 포 제로 역시 마찬가지였다.24 이처럼 동일한 목표를 가진 다양한 조직과 개인을 조율해 전도유망하고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연합과 실행 네트워크는 많다. 하지만 비공식 석상에서 어느 한 전문가가 '절반만 지은 다리'로 표현한 것처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중간에 좌초된 사례도 여럿 존재한다.25
결론적으로, 소규모의 파일럿 사업만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규모는 작지만 기민하고 집중력 있는 조직들이 큰 변화를 불러오기도 한다. 하지만 민간, 공공, 소셜섹터의 여러 주체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이라면, 대규모의 임팩트를 창출하기 위해 전략적인 사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적 사고를 통해 내려지는 결론은 '단순히 덩치를 키우는 것'과 거리가 멀다. 연계의 목적은 무엇이고, 누구를 연계할 것인지, 연계 구조는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그리고 관리 권한은 누구에게 부여할 것인지 등을 심층적으로 계획하고 분석해야 한다.
새로운 정책의 가능성
덴버, 털사, 오클랜드, 인디애나폴리스 등 전국 여러 도시와 마을에서 공공문제 해결자들은 자신들의 솔루션이 타겟하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묻고 있으며, 이에 긍정적인 답을 내놓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수혜 대상들에게 보다 개별화된 접근을 통해 자살률을 낮추는 방법을 터득해 가고 있다. 시청 공무원과 시민들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자신에게 해당되는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엔지니어들은 파트너 단체들이 연방 차원의 전면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가운데, 정부의 개입 없이 가사노동자를 위한 복지 시스템을 만들었다. <뉴 로칼리즘The New Localism>의 저자 브루스 카츠와 제레미 노바크는 자신들의 저서에서 권력의 중심이 지역을 기반으로 문제해결을 주도하는 사람들에게 옮겨가는 현상을 설명한다.26
이들 자원봉사자, 연방정부와 시청 공무원, 시장, 비영리기관 종사자들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 새로운 접근으로 공공문제의 해결을 이끌고 있다. 사람 중심, 소규모 솔루션의 탐색과 실험, 데이터 활용의 지속적 개선, 규모의 확장을 위한 설계와 연계 등 이들이 활용하는 도구와 방식은 지난 수십 년간 다양한 분야와 지역에서 발전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를 결합하고, 그 결과로 도출된 접근 방식을 공공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로서 명명하는 것은 공공문제 해결 분야의 선구자들이 서로를 인식하고, 서로로부터 배우는 데 도움을 준다.
지금까지 설명한 참여와 모색, 실험, 측정, 확장의 과정은 기존의 정책 수립 과정을 송두리째 뒤엎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식별하며, 이미 개발된 해결책이나 효과가 검증된 유망한 해결책을 시험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자들은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이론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아이디어를 법률이나 정책에 반영되기 전 걸러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가들은 수직, 수평적인 연결을 통해 대규모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공공문제가 이러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해결되진 않는다. 보통 컨셉에 대한 검증이나 테스트에는 유용할 수 있지만, 예컨대 인터넷의 개방성과 보안, 학생 대출의 파산 시 면책 여부, 자동차와 트럭의 온실가스 배출 기준, 선거 자금법의 범위와 같이 서로 대립하는 정치, 경제적 이해가 얽혀 있는 문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러나 인간의 번영과 직결된 보다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해결을 위한 시도들이 점점 더 과학적 방법론의 형태를 띠고, 루이스 브랜다이스 대법관이 주창한 ‘민주주의의 실험실laboratories of democracy’이란 개념으로까지 이어졌다. 원래 이 개념은 주를 연방 정부를 위한 솔루션 인큐베이터로 비유했지만, 오늘날 그런 실험실은 시장실에서부터 동네의 작은 카페에 이르기까지, 도시와 마을에서 똑같이 발견된다.27
공공정책 대학원이나 국제대학원에서 새로운 접근법을 가르친다고 한번 상상해 보자. 만약 사회적기업가와 공공마인드를 가진 기업, 대학과 싱크탱크의 정치 전문가, 연방, 주, 지방정부의 관계자들이 스스로를 공공문제 해결자로 여기고, 이 새로운 접근법을 받아들여 개선해 나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새로운 접근법이 가진 전형적인 특징은 겸손, 유용성, 적용성 등이다. 새로운 유형의 실무 전문가들은 소규모에서 시작해 그들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인정한다. 그들은 경험주의를 믿으며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들은 이데올로기를 넘어 결과를 중시하며, 자신이 돕고자 하는 대상을 위해 데이터와 솔루션 설계를 통합한다. 그리고 법과 정책은 물론 기술과 규범, 문화, 협력 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의 솔루션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해한다.28
이러한 속성에 더해 우리는 평등이라는 속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공공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접근은 정부와 국민의 소통 과정(협의 및 반복 과정)에서 위계적 의사결정을 수혜 대상자들이 참여하는 수평적 과정으로 바꾸었다. 전문가의 가치를 인정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과정에 깊숙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랜 전통이 요즘의 도구들과 접목되어 새로운 형태로 거듭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치 철학자 다니엘 알렌Danielle Allen은 미국의 건국자들과 식민지 주민들이 ‘정치적 상황을 함께 인식해 가는 과정’에서 서로를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았으며, ‘개인이나 소수의 전문가 집단이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는 집단 지성을 함께 만들어가는 존재’로 여겼다고 주장한다.29
마침내 새로운 접근법이 사람들의 니즈에 응답하기 위해 제 자리를 잡았다. 성공 여부는 정책 또는 프로그램이 타깃한 대상들에게 잘 작동하는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정부는 가능한 더 많은 이들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결과에 의해 평가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 서비스는 정부에 의해 직접적으로 또는 권한을 부여받아 활성화된 소셜섹터를 통해 간접적으로 제공될 수 있다. 공공문제의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의 핵심은 봉사하기를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리고 그들에 의해 대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참고
1. US Department of Agriculture, Food and Nutrition Service, "National WIC Eligibility and Coverage Rates by Year and Participant Category"
2. Helmut K. Anheier, "On the Future of the Public Policy School"
3. Francis Fukuyama, "What's Wrong with Public Policy Education," The American Interest, August 1, 2018
4. Mike Bracken, "On Strategy: The Strategy Is Delivery. Again," Digital Transformation, January 6, 2013
5. David Bornstein, "A Growing Drive to Get Homelessness to Zero," The New York Times, June 5, 2018
6. Piyush Tantia, "The New Science of Designing for Humans,"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Spring 2017
7. Sasha Costanza-Chock et al., "#MoreThanCode: Practitioners Reimagine the Landscape of Technology for Justice and Equity," Research Action Design and the Open Technology Institute, 2018
8. "Skoll Awards for Entrepreneurship," the Skoll Foundation
9. "About What Work Cities," Bloomberg Philanthropies
10. Ann Mei Chang, Lean Impact: How to Innovate for Radically Greater Social Good, Hoboken, N.J.: Wiley, 2018
11. Ben Scott, "Collaborative Policy Development: From Think Tank to Civic Enterprise," New America, June 16, 2013
12. Miranda Katz, "How an App Could Give Some Gig Workers a Safety Net," Wired, July 9, 2018
13. Rebecca Gale, "Tackling Homelessness in Seattle with Data-Driven Tools," The Commons, July 9, 2018
14. Jennifer Pahlka, "Delivery-Driven Government: Principles and Practices for Government in the Digital Age," Medium, May 30, 2018
15. Megan Smith, "The White House Names Dr. DJ Patil as the First U.S. Chief Data Scientist," Obama White House Archives
16. Sarah Holder, "The Data Brigade of Tulsa," CityLab, July 2, 2018
17. Alice Gregory, "R U There?" The New Yorker, February 9, 2015
18. Ibid.
19. "Digital Services Playbook: Use Data to Drive Decisions," U.S. Digital Service
20. John Kania and Mark Kramer, "Collective Impact,"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Winter 2011
21. Jim Bildner, "The Urgency to Fund Early-Stage Social Entrepreneurs."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Fall 2017
22. Kriss Deiglmeier and Amanda Greco, "Why Proven Solutions Struggle to Scale Up,"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Summer 2018
23. Ibid.
24. StriveTogether, "StriveTogether Impact and Community Reports"
25. Comment by a participant in the Aspen Philanthropy Roundtable, Aspen Institute, Aspen, CO, July 31, 2018
26. Bruce Katz and Jeremy Nowak, The New Localism: How Cities Can Thrive in the Age of Populism, Washington, D.C.: Brookings Institution Press, 2018
27. Ibid.
28. Lawrence Lessig, Code: And Other Laws of Cyberspace, Version 2.0, 2nd ed., New York: Basic Books, 2006
29. Danielle S. Allen, Our Declaration: A Reading of the Declaration of Independence in Defense of Equality, New York: Liveright,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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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A MCGUINNESS
타라 맥기너스는 뉴아메리카의 선임 연구원이며, 현재 조지타운 대학교 맥코트 공공정책 대학원에서 공공문제 해결을 가르치고 있다.
ANNE-MARIE SLAUGHTER
앤 마리 슬로터는 뉴아메리카의 CEO이며, 프린스턴 대학교 우드로 윌슨 공공 및 국제대학원의 전 학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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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공공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
2019-2
TARA MCGUINNESS · ANNE-MARIE SLAUGHTER
Summary. 차세대 혁신가들은 사람들의 실제 필요를 파악하고, 이미 존재하는 솔루션을 테스트, 개선, 확장하며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킨다. 그들의 방법론이 가진 네 가지 요소를 소개한다.
당신의 정책과 솔루션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오늘날 정책입안자와 문제해결자들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근본적인 질문이다. 놀랍게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요'인 경우가 많다. 영향력 있는 국가 정책조차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에 따르면, 학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학생 일곱 명 중 한 명은 지원금 신청을 위한 연방정부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1, 미 농무부의 식량 보조 프로그램 지원 대상 아동(2~4살) 9백만 명 중 절반 이상이 예방접종과 영양 보조를 포함한 혜택을 받지 못했다. 6개 주와 워싱턴DC에서는 가족 휴가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지난 십여 년간 이 제도를 시행해 온 캘리포니아에서는 수혜 자격이 되는 사람 중 대부분이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주정부 공무원들은 정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또한 많은 활동가들과 비정부 기구, 사회적기업들이 종종 소모적인 정책결정 과정을 우회하고 주거 문제, 산모와 영아 사망률, 초중등 교육, 노동 문제 등 공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직접적 해결책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들은 지역 자선단체가 사회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돕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비정부 단체와 정부의 리더들이 자신이 직접 겪고 있는 문제를 전국적인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은 기존 관행으로부터의 탈피를 의미한다. 20세기 내내 '공공문제 해결'은 정책 수립과 동의어로 통했다. 즉, 행정명령, 규제, 법률 등을 통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찾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었다. 행정대학원이나 정책대학원에서 가르치는 공공문제 해결 방식은 다음과 같은 선형적 과정을 따른다. 정책 연구자와 분석가들이 이론과 실제를 조사하고 자료를 모은다. 이 자료를 분석해 도출된 정책조치의 실행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한다. 그다음 이를 공표하고 미디어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신규 법안의 통과, 새로운 규제의 도입, 기존 규제의 폐지, 기존 법규의 집행 방식 변화 등에 영향력을 가진 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설득한다.
채택된 정책조치는 공공 부문에 의해 또는 정부가 공공 서비스를 위탁하는 민간 부문 공급자에 의해 실행되어야 한다. 보통 해당 조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사회적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은 법안이 통과되고 몇 년 후가 된다. 이때 목표 수혜자들에게 서비스가 잘 전달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피드백 절차가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더구나 정책 결과에 대한 연구는 정책이 시행된 지 수년 또는 수십 년 후에 수행되므로 정책 향상을 위한 정보 전달이 제때 이뤄지기 어렵다. 사회적기업가 힐러리 코텀Hilary Cottam은 그녀의 저서 <레디컬 헬프Radical Help>에서 해결 과정과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명료하게 설명한다. "공무원이나 컨설턴트는 포커스 그룹의 결과물이나 장관급 공약을 통해 파악한 사회적 요구에 응답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 또는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렇게 고상하게 고안된 아이디어는 더욱 복잡하고 골치 아픈 현실을 직면하게 되고, 이미 너무 많은 투자가 진행된 후에야 뒤늦게 아이디어가 가진 결함을 발견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공공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 너무 느리다. 그리고 타겟 수혜자들과 거리감이 있으며, 정책 향상 또는 보완의 기회가 거의 없다. 이는 정책 수립 기관과 메커니즘이 지금과는 다른 시대에, 그 시대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시민의 수가 지금보다 적었고, 정보의 확산이 빠르지 않았다. 데이터 처리 능력 또한 지금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았다.
많은 정책 전문가들이 전통적인 공공문제 해결 방식이 갖는 문제점과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베를린 허티 거버넌스 대학원Hertie School of Governance의 헬무트 안하이어Helmut Anheier 전 학장은 오늘날의 공공정책학이 두 가지 과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변화하는 정치와의 교감을 잃어버린 테크노크라시, 학생과 실무계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커리큘럼이 문제입니다."2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교의 프란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는 "공공정책학 교육이 큰 변화를 맞이할 때가 왔습니다"3라고 말한다. 변화가 필요한 곳은 바로 현장이다.
정부 안팎의 혁신가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도구를 결합해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세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구와 접근법을 활용해 시급한 필요가 있는 곳에서 괄목할만한 임팩트를 내고, 사회경제적 병폐를 임기응변식으로 관리하는 대신 근본적으로 제거하고자 한다. 이런 다양한 노력과 접근법은 새로운 시도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그런 접근은 다음 네 가지 요소로 요약될 수 있다.
1. 사람 중심People-centered
필요와 역량을 가진 사람들을 프로그램과 정책의 중심에 둔다. (인간 중심 디자인)
2. 실험 기반Experimental
작은 규모로 시작해 지역기반 솔루션을 탐색하고, 아이디어와 개념을 테스트한다. 이를 바탕으로 단계별 계약modular contracting을 맺고, 전국적인 확대에 앞서 실험을 진행한다.
3. 데이터 기반Data-enabled
크고 작은 데이터를 활용해 문제를 진단하고,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무엇이 효과적인지 평가한다.
4. 확장 가능한 설계Designed to scale
임팩트와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을 평가하고 계획한다.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적용한 공공문제 해결 사례 중 대부분은 위에서 언급한 요소의 대부분, 또는 모두를 결합한 것이다. 각각의 요소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 요소들은 하나의 관찰 가능한 접근법으로 결합된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활동이 보다 큰 새로운 움직임을 반영하고 있다고 인지하지 못할 수 있지만 말이다. 이 접근 방식은 공공문제를 해결하는 서로 다른 주체, 필란트로피, 정부, 시민사회를 하나로 결속시킨다.
어떠한 접근도 정치와 단절된 상태에서 작동할 순 없다. 좌파 진영에서는 납세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 정부 예산에서 의도적으로 누락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 격차를 시민단체들이 메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작은 정부' 이데올로기 아래에서는 이를 성공적인 정부의 증거로 삼아 유권자들과 입법자들의 눈을 가릴 수 있다. 반대로 우파 진영은 실패한 기존 정책들 때문에 정부가 서비스를 축소했다고 주장한다. 사실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는 많다.
공공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론은 망가진 정치 시스템에서 국가 아젠다의 근본적인 문제를 밝혀내지 못한다. 사회적 요구가 있는 곳에 아무리 많은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제공하더라도, 미국에서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부의 격차를 벌리려는 부유한 특수 이해관계자들의 의지에 맞서기엔 역부족이다. 반면 잘 작동하는 정책과 해결책은 지방정부와 주정부에 대한 불신을 완화시킬 수 있다. 특히 정부와 민간 영역, 시민사회가 서로 협력할 때 그것이 가능하다.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차세대 아이디어들은 사회에 존재하는 신뢰의 격차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큰 정부와 작은 정부에 관한 오랜 논쟁을 넘어서는 것이며, 문제 해결을 위한 전혀 다른 방식의 대화이다.
사람 중심
당연히 공공문제의 해결은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의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 문제는 사회가 규제해야 할 범주 중 하나로 분류된다. 사실상 정부의 관련 부처는 이 논리를 따라 보건, 교육, 주택, 노동, 환경 등의 분야로 조직된다. 예컨대 노숙자 문제는 집이 없는 사람들의 문제이다. 연구자와 분석가, 입법가들은 집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정의한다. 실제로는 정신질환, 약물남용, 임금 동결, 실업과 같이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들이 그 밑에 깔려있는데 말이다.
더구나 문제를 진단하고 정의하는 과정은 연구와 데이터 수집에 기반하는데, 보통 이런 과정은 실제로 그 문제를 겪는 당사자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뤄진다. 현장 조사 없이 데이터 수집과 경제적, 통계적 모델링 작업이 이뤄지고, 이 작업을 수행한 연구자에 의해 문제가 정의되곤 한다. 그 결과, 도출된 문제정의는 해당 문제를 삶에서 겪는 사람들이 느끼는 실제 문제와 상당한 차이를 갖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오늘날의 문제해결자들은 기아, 노숙자, 실업자, 위기에 처한 사람,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 아프고 병든 사람, 사회와 단절된 사람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로부터 프로세스를 시작한다. 커뮤니티를 조직하거나 캠페인 활동을 전개하는 이들은 문제해결 과정에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노력한다.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전례 없는 속도와 규모로 문제해결 과정 초기에 사람들의 의견을 포괄적으로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 및 협업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에 대한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는 작업은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근본적 원인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다. 예컨대, 농촌 주민들은 대부분 교통시설의 부족으로 인해 무료 진료소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그러나 여기서 교통시설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보건 담당 부처 및 관련 공무원의 입장에서 업무 범위와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공공성을 추구하는 공학자들이 정부와 시민단체에 점점 더 많이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인간 중심 디자인이 강조되고 있다. 정치 과정에서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디자인할 때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과 비슷하다. 'UX'는 영국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와 미국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의 핵심이다. 시민단체인 코드 포 아메리카Code for America와 뉴 아메리카New America의 공익을 위한 테크놀로지Public Interest Technology 팀에서도 UX는 핵심적으로 다뤄진다. 영국 디지털 서비스의 창립자 마이크 브라켄은 '정치, 과정, 시스템, 사용자, 지연'의 '낡은 프로세스'가 '사용자, 서비스, 반복적 디자인, 시스템 개발, 정책 검토, 피드백'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프로세스'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했다.4 이 설명은 공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사용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서비스를 경험하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은 과거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피드백 과정에 관심을 집중시킨다. 이를 통해 비영리기관의 리더들은 자신들의 규정과 양식, 이론 등을 검토할 기회를 갖게 된다. 예컨대 미국 보훈처의 최고기술책임자 마리나 니체Marina Nitze는 그녀의 동료들 앞에서 재향군인들에게 '고속인터넷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컴퓨터로 기관이 제공하는 62개의 복리후생 프로그램에 접근하는 것이 어떤 경험인지' 물었다. 그들은 이 과정을 통해 인터넷 속도나 62개의 웹사이트 숫자만이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발견했다. 전화나 메일을 통한 서비스 접근 방식도 끔찍했지만, 전체적인 프로세스가 너무 구식이었다.
이와 같이 '사람을 중심으로', '사람에 먼저 초점을 두는' 접근방식은 지역 커뮤니티에서도 목격된다. 커뮤니티 솔루션Community Solution에 의해 제공되는 빌트 포 제로Built for Zero 프로그램은 퇴역군인의 만성적인 노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니셔티브이다. 주요 관계자들이 모여 문제를 함께 정의하고, 지역사회 내 노숙인 명단을 공유한다. 이는 그들에게 도움을 제공하기 위한 첫 단계이다. 이 과정에 협력하는 기관들은 대시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가 공유되도록 서로 돕는다. 빌트 포 제로는 집이 없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문제해결 과정의 중심에 둔다. 그리고 이를 위해 통계적 수치가 아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이름을 활용한다.
일리노이주의 락포드에 사는 주거문제 옹호자 앤지 워커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알아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노숙인들에게 TV로 야구경기를 보는 것이 중요할까요? 아니면 그들이 가족들에게 연락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중요할까요? 이러한 세부적인 정보들은 이름으로 정리된 목록에 수집됩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개별적인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5
개개인을 의미 있게 인식하는 접근법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4년 동안 빌트 포 제로는 퇴역군인의 만성적인 노숙 문제를 종결하기 위해 미국 내 9개 지역사회를 도왔다. 현재 36명을 돕고 있는 이 단체의 목표는 노숙자의 수를 줄이는 것이다. 빌트 포 제로는 노숙자가 없는 사회를 만든다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방법론을 체계화했다.
이 접근법의 핵심은 지역사회 내 노숙자들의 이름을 리스트화해 서비스 제공자, 비영리기관, 정부기관 등을 망라하는 주체들에게 정책조치를 촉구하는 동시에, 사업의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비영리기관 및 중간지원조직)은 이 리스트를 활용해 업무를 조율한다. 그리고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들 때까지 일한다. 빌트 포 제로 커뮤니티는 활동의 중심에 사람을 두며, 데이터를 활용하고, 프로세스를 모니터함으로써 상향식으로 사회문제를 완화해나가고 있다. 이는 기존의 하향식 접근과 대조적인 방식이다.
인간 중심 디자인은 스스로 진화하고 있다. 행동과학자들은 '인간은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무엇이 자신에게 좋은지 알고 있다'는 명제에 이의를 제기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실제로 작동하는, 좀 더 치밀한 방법을 제안한다.6 사람을 중심에 두는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 양식을 직접 작성해보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면, 그들을 문제해결 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7
핵심은 '사람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기존의 '사람을 문제로 보는 경향'과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사람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투자를 받을 수 있다.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고, 배울 수 있으며, 역량이 강화될 수도 있다. 그리고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사람은 고쳐지거나 해결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다.
탐색과 실험
연구자와 학자들은 이전에 축적된 아이디어와 지식에 의존한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정책 전문가들은 특정 문제 상황을 분석하고자 정보를 모은다. 그리고 가능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 이론, 모델, 개념적 프레임워크를 적용해보고, 여론조사를 통해서나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솔루션을 테스트한다. 하지만 차세대 사상가와 크리에이터라면 적어도 직접 솔루션을 만들기 앞서 이미 존재하는 솔루션을 찾을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의 문제해결자들이 전국 또는는 글로벌 단위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접근들을 탐색하며, 이를 구조화된 실험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스콜 재단Skoll Foundation과 블룸버그 자선재단Bloomberg Philanthropies은 자선가들이 이러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행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스콜 재단은 '세계가 당면한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중요한 임팩트를 창출하고 검증된 혁신'을 이룬 사회적기업가를 선정하는데 매년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8 스콜 어워즈의 목적은 전 세계의 사회적기업가들을 대상으로 매년 엄격한 검토를 거쳐 소수의 탁월한 솔루션을 발굴해 시상함으로써, 선정된 솔루션이 대규모로 현장에 도입되는 것을 촉진하는데 있다. 왓 웍스 시티What Works Cities는 블룸버그의 자선사업 기금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100개의 도시가 데이터를 활용해 긴급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도록 지원한다. 문제를 해결하고 솔루션과 프로세스를 식별하는 과정에서, 도시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결과를 공유하고 서로의 실험으로부터 학습한다.9
학자나 정책 전문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솔루션을 탐색한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연구도 하나의 탐색 방법이다. 하지만 연구는 본질적으로 책과 현장으로부터 정보를 얻은 후 이를 정제하고 분석하는 작업이다. 차이는 연구자가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얼마나 가까이에서 대상과 만나는지에 있다. 전통적인 연구는 연구자와 연구 대상 사이에 시공간적 거리가 존재한다는 전제를 갖고 있다. '상아탑'이라는 상징이 의미하는 것처럼 말이다. 20세기에는 10~20년에 걸쳐 정책을 채택하고 이에 기반한 법이나 규정을 제정함으로써 솔루션을 만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접근 방식 아래서는 솔루션이 나오면 바로 연구자나 실무자와 공유하게 된다. 이들 간의 활발한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이제는 문제해결자들이 솔루션을 세상에 알리고, 다른 솔루션을 학습하며, 기존의 솔루션을 개선하고, 주어진 상황에 맞게 솔루션을 적절히 변용할 수 있게 되었다.
보다 적극적인 솔루션 탐색 방법은 문제 자체보다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둔다. 지역문제를 다루는 해결자들은 자신의 커뮤니티 내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직접 협력하기 때문이다. 탐색자들은 자신의 정보원과 함께 일하며, 그들을 데이터가 아닌 공동의 목표를 위해 다른 주체들과 실시간으로 연결될 수 있는 행위자로 본다.
실리콘 밸리의 비유가 항상 공공 부문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개선을 위해 이를 반복하는 기술 분야의 사례는 공공문제 해결의 일부 영역에서도 직접 적용되고 있다. 실제로 기술혁신 전문가 앤 메이 창은 에릭 리스의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임팩트를 높이는 접근법을 설계했다. 사실 린 스타트업은 본 아티클을 통해 살펴보고 있는 여러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10 공공 부문과 비영리 부문에서는 여러 솔루션을 개발하고 실행하는데, 그것들은 대부분 큰 규모의 일회성 보조금으로 개발되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테스트의 여지가 거의 없으며, 수정의 기회도 제한적이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다른 사례의 테스트 결과로부터 얻은 교훈과 시사점을 배우기가 더욱 어렵다.
큰 문제를 해결하기 전 작은 문제를 실험하는 다양한 공공문제 해결자들이 존재한다. 독일의 스티프퉁 노에 베란보르퉁Stiftung Neue Verantwortung이라는 비영리 싱크탱크는 집합적 정책 개발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이해관계자들을 모으고 강도 높은 연속 회의를 통해 기술 정책의 정치적 타당성과 실용성을 테스트하고 개선하는 것이다.11 그들이 만들고자 하는 '상품'은 정부의 정책이다. 그들은 정책이 수립되기 전 정책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그룹에게 여러 옵션을 테스트한다.
예컨대 가사도우미를 위한 모바일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반복적으로 테스트한 사례가 있다. 자영업자와 다중 고용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이 플랫폼은 시장에 존재하는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모바일 복지 혜택을 다루는 많은 전문가집단과 백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전국 가사노동자 연맹National Domestic Workers Alliance의 혁신 부서인 NDWA 랩은 또 하나의 전문가적인 말이나 글을 보태기보다 가사도우미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플랫폼 알리아Alia를 설계하고 실험하는데 주력했다.12
알리아는 가사도우미와 그들을 고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가사도우미는 보통 다수의 고객을 위해 일하는데, 이 플랫폼을 통하면 가사도우미의 복지를 위해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쉽게 기부할 수 있다. 청소 1회당 5달러부터 기부가 가능하며, 가사도우미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으로 유급 휴가, 생명 보험, 상해 보험, 사고와 중대질병 보험을 포함한 다양한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사도우미들의 전국 네트워크인 전국 가사노동자 연맹은 알리아의 개발을 담당한 엔지니어들에게 사용자 테스트를 여러 차례 수행한 후, 그 결과를 서비스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작업은 가사도우미는 물론 긱 경제 노동자를 위한 모델을 만드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다. 또한 연방정부, 주정부, 지방정부 차원의 새로운 복지 모델을 위한 논의에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일단 작은 규모로 시도해보는 접근은 새로운 정책이나 프로그램 혁신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시애틀은 노숙자에게 주택을 제공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이 접근을 활용했다. 심각한 주택 위기에 직면했던 시애틀은 노숙자들의 쉼터 제공을 위한 계약 서비스에 예산을 어떻게 사용할지 재검토하게 되었다. 2015년, 시청은 850만 달러의 정부 조달 예산을 활용해 작은 실험을 진행했는데, 이때 산출물output보다 결과outcome에 초점을 맞춰 입찰을 진행했다. 여기서 산출물은 '노숙자를 위해 몇 개의 침대를 제공했는가?'를, 결과는 '그래서 노숙자가 얼마나 감소했는가?'를 의미한다. 국민건강관리 부서는 예산의 더 많은 부분을 이 새로운 조달 방식에 투입입하면서, 이 실험은 2018년 초까지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13
데이터 활용
오늘날의 성공적인 공공문제 해결자가 갖는 특징 중 하나는 크고 작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을 통해 문제를 측정하고, 현장에서 작동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가려내며, 필요한 시점에 솔루션을 바로 개선할 수 있다. 코드 포 아메리카의 설립자이자 전무이사인 제니퍼 팔카는 현재 공공 부문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현재 방식은 마치 파일럿에게 느리고 신뢰도가 낮은 비행 속도, 방향, 고도 등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대륙 횡단을 요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파일럿이 의존하는, 정보가 끊임없이 업데이트되고 사고와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있는 계기판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말입니다."14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공공문제 해결을 위한 데이터 혁명의 징후가 점점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수십 개 도시에는 내셔널 네이버후드 인디케이터 파트너십National Neighborhood Indicators Partnership을 통해 데이터 중개소가 세워져, 지역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현 정부에서는 공석이지만, 연방정부는 2015년 처음으로 수석 데이터 과학자를 신설했다.15 오클라호마의 툴사 시장은 시민 그룹을 모집해 공공문제의 해결을 위해 참고할 통계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했다.16
비영리단체인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Crisis Text Line은 서비스 개선을 위해 메타 데이터를 스마트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2013년 설립된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은 전국적인 네트워크와 훈련된 전문가를 활용해 긴급한 심리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24시간 무료로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뉴요커에 따르면, 크라이시스 텍스트는 500만 개의 문자 메시지를 계량 분석해 고유한 정신건강 데이터 컬렉션을 구축했다.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의 분석에 따르면, 보통 오후 8시에 우울증이 최고조에 이르고, 밤 11시에는 걱정이, 새벽 4시에는 자해가, 새벽 5시에는 약물남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7
이 단체의 설립자이자 CEO인 낸시 루블린은 데이터 과학의 중요성과 한계를 설명하며, 데이터 과학을 가장 잘 적용하는 방법은 상담 효과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데이터를 활용해 예측적 분석을 하면 상담사는 더욱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가령 특정 지역의 발신자가 특정 시간대에 문자를 보낸 경우, 문자에 사용된 단어를 분석하면 그가 메스암페타민 투약 상태인지 또는 성노예 인신매매의 희생자인지 여부를 상당히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18
공공문제 해결에 있어 데이터 활용의 기회는 광범위하며, 그 범위는 적용 정도와 정교함에 따라 다양하다.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과 같이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볼티모어와 같이 성과관리 대시보드를 활용해 부처 간 공동 우선 과제에 대응할 수 있다. 무료 건강 서비스를 확신하기 위해 저렴한 비용의 성과 평가를 활용한 뉴올리언스의 행동 인사이트 팀 사례도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든 팀들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측정하고 재평가하는 문화를 가졌다. 데이터는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지 않는다. 데이터를 통해 서비스 수혜자와 유관기관(중간지원조직, 비영리조직, 지역 공공기관)의 피드백 루프가 강화될 때 비로소 가치가 발생한다. 예컨대 기관의 책임자들이 보험 미가입자가 무료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한 새벽 4시에 당번 근무를 하는 상담사라면 데이터상으로 그 시간대가 하루 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연방정부의 온라인 건강관리 포털인 헬스케어.govHealthCare.gov의 기술적 실패는 많은 글에서 다뤄졌다. 일명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 ACA의 일환으로,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게 건강 보험과 세금 공제를 제공해온 이 포털의 개선은 '문제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데이터'라는 간단한 해결책으로부터 시작됐다. 공무원, 위탁사업자들과 협업하기 위해 파견된 기술 전문가 팀은 먼저 대시보드 형태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헬스케어.gov의 사용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이 웹사이트가 실패한 이유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고, 어떤 점을 우선적으로 보완해야 할지 알려주었다. 이 시스템을 통해 포털 방문자를 하루, 한 주, 한 달 단위로 파악하고, 어떤 페이지에 문제가 생겼고,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는지, 언제 웹사이트를 떠났는지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필자 중 하나인 타라 맥기네스를 비롯해 백악관 직원들이 헬스케어.gov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고전하고 있을 당시, 소비자들이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왜냐하면 메디케어 &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의 관계자들이 사이트 개발을 위한 파트를 각기 다른 업체에 위탁하면서 포털의 사용 현황과 분석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데이터 또는 측정 도구를 통해 무엇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작동하지 않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정책이 목표하는 대상에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US 디지털 서비스 플레이북US Digital Services Playbook은 서비스 이용자들의 사용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데이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프로젝트의 모든 단계에서 우리의 서비스가 이용자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 측정해야 합니다. 시스템이 얼마나 잘 작동하고 있는지, 사람들과 어떻게 실시간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우리 팀과 조직의 책임자들은 이슈를 발견하고,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데이터 매트릭스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모니터링 툴과 함께 이용자들이 이슈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피드백 메커니즘도 갖춰야 합니다."19
기후변화와 인종차별과 같은 난제들에 직면한 오늘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통합하는 도구가 없다면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무력할 것이다. 데이터 활용과 신속한 검증은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같은 미국의 테크 회사들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검증 속도와 기술 변화의 속도가 모두 빨라지면서 투명성과 개인의 권리도 함께 도전을 받고 있다. 뉴 아메리카New America 펠로우인 버지니아 유뱅크스는 자신의 저서 <불평등의 자동화Automating Inequality>에서 현대화된 복지 시스템의 함정을 제기한다. 그녀는 시스템의 결함으로 의료 보험, 식량 보조, 현금 지원에서 백만 명 이상이 잘못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인디애나주 사례를 제시한다.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 사례와 버지니아 유뱅크스가 제시한 사례는 데이터 혁신이 서비스가 목표로 하는 대상에게 잘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 있어, 참여 전략과 보호 장치가 모두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확장을 위한 설계
사회적기업가 정신, 플랫폼 솔루션, 기술 전환은 모두 낭만적인 서사로 충만하지만, 막상 지역 기반의 소규모 솔루션을 전국, 더 나아가 세계적인 규모로 키워내는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대규모의 혁신을 위해서는 전략적 계획 수립과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이 변화를 이끌 공공문제 해결자에게 요구되는 마지막 역량 요소이다.
작은 규모는 속도와 다양성, 적응력 등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고, 다양한 문제해결자들이 각자의 역량으로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성격의 조직이 밀접하게 모여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갖는다. 소셜섹터에서는 민간 섹터와 달리 효율성과 생산성이라는 경제적 가치가 포용성과 시민참여라는 공적 가치와 경쟁한다. 그러나 컨설팅 회사 FSG의 공동 대표인 존 카니아John Kania와 마크 크레이머Mark Kramer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늘날의 복잡하고 상호의존적인 세계에서, 다른 사업과 연계되지 않은 고립된 이니셔티브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최상의 솔루션이라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 어떤 사회문제든 그것을 어느 한 기관만의 책임이라 볼 수 없으며, 어느 한 기관이 혼자 그 문제를 해결해 내는 것도 불가능합니다."20
그런 점에서 공공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는 이들이 직면하는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작은 규모의 솔루션을 의도적이면서 전략적인 설계를 통해 큰 규모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파일럿 프로젝트는 정책으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하며, 공공문제 해결자들은 정부 또는 다른 공공문제 해결자들과 연계되어야 한다. 이때 그 연계는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네트워크와 연합 또는 파트너십 등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헬스 리즈Health Leads의 창립자인 레베카 오니는 이 점을 강조한다. 헬스 리즈는 사회적 조건과 의료 여건을 함께 고려해 결과outcome를 개선하고,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접근법을 고도화하는 데 지난 20년 이상을 매진해 왔다. 그러나 이 사업이 비로소 규모를 키울 수 있었던 건 연방정부가 헬스 리즈의 접근에 관심을 갖고, 정부 차원에서 도입한 이후부터였다. 그 당시 메디케어 &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는 파일럿 프로젝트에만 자금을 배정했다. 그 프로젝트들은 여전히 확장될 필요성이 있다.21
소셜섹터가 지닌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정책이나 정치가 쉽게 막아버리는 시도들을 자유롭게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 많은 사회적기업가나 시민단체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솔루션을 확장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씨름하는 대신 파일럿 솔루션을 정부가 채택하도록 하는 접근을 취한다면, 그들은 문제해결 과정 초기부터 정치 및 정책 분야 전문가들을 참여시킬 것이다. 그렇게 처음부터 정부에 의한 채택이나 복제 전략을 취한다면 성공적인 혁신이 좌초되거나 사장되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타이즈Tides의 CEO 크리스 다이글마이어와 자문역인 아만다 그레코는 시험과 검증을 거친 파일럿 사업이 자금 부족, 민간, 공공, 소셜섹터 사이의 분절된 협력 생태계, 사업 확장 및 실행에 필요한 인력 및 역량 부족 등으로 확장하지 못하는 지점을 가리켜 '정체의 골짜기stagnation chasm'로 표현했다.22
수직적인 연계를 이끌어 내는 것은 대규모의 임팩트를 창출하는 데 있어 중요하지만, 동료 조직들과의 수평적인 연계를 이루어 내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네스타National Endowment for Science, Technology, and the Arts의 CEO 제프 멀건Geoffrey Mulgan은 그의 책에서 다른 공저자들과 함께 규모의 확장을 가능케 하는 다양한 경로를 모색한 바 있다.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의 한 아티클에서는 그 경로를 '권익옹호 활동, 네트워크, 프로그램, 프랜차이징, 직접적인 통제'로 요약하기도 했다.23 커뮤니티 차원에서 아이의 출생부터 취업까지 전 과정을 돌보도록 하는 스트라이브 투게더StriveTogether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빌트 포 제로 역시 마찬가지였다.24 이처럼 동일한 목표를 가진 다양한 조직과 개인을 조율해 전도유망하고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연합과 실행 네트워크는 많다. 하지만 비공식 석상에서 어느 한 전문가가 '절반만 지은 다리'로 표현한 것처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중간에 좌초된 사례도 여럿 존재한다.25
결론적으로, 소규모의 파일럿 사업만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규모는 작지만 기민하고 집중력 있는 조직들이 큰 변화를 불러오기도 한다. 하지만 민간, 공공, 소셜섹터의 여러 주체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이라면, 대규모의 임팩트를 창출하기 위해 전략적인 사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적 사고를 통해 내려지는 결론은 '단순히 덩치를 키우는 것'과 거리가 멀다. 연계의 목적은 무엇이고, 누구를 연계할 것인지, 연계 구조는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그리고 관리 권한은 누구에게 부여할 것인지 등을 심층적으로 계획하고 분석해야 한다.
새로운 정책의 가능성
덴버, 털사, 오클랜드, 인디애나폴리스 등 전국 여러 도시와 마을에서 공공문제 해결자들은 자신들의 솔루션이 타겟하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묻고 있으며, 이에 긍정적인 답을 내놓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수혜 대상들에게 보다 개별화된 접근을 통해 자살률을 낮추는 방법을 터득해 가고 있다. 시청 공무원과 시민들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자신에게 해당되는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엔지니어들은 파트너 단체들이 연방 차원의 전면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가운데, 정부의 개입 없이 가사노동자를 위한 복지 시스템을 만들었다. <뉴 로칼리즘The New Localism>의 저자 브루스 카츠와 제레미 노바크는 자신들의 저서에서 권력의 중심이 지역을 기반으로 문제해결을 주도하는 사람들에게 옮겨가는 현상을 설명한다.26
이들 자원봉사자, 연방정부와 시청 공무원, 시장, 비영리기관 종사자들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 새로운 접근으로 공공문제의 해결을 이끌고 있다. 사람 중심, 소규모 솔루션의 탐색과 실험, 데이터 활용의 지속적 개선, 규모의 확장을 위한 설계와 연계 등 이들이 활용하는 도구와 방식은 지난 수십 년간 다양한 분야와 지역에서 발전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를 결합하고, 그 결과로 도출된 접근 방식을 공공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로서 명명하는 것은 공공문제 해결 분야의 선구자들이 서로를 인식하고, 서로로부터 배우는 데 도움을 준다.
지금까지 설명한 참여와 모색, 실험, 측정, 확장의 과정은 기존의 정책 수립 과정을 송두리째 뒤엎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식별하며, 이미 개발된 해결책이나 효과가 검증된 유망한 해결책을 시험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자들은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이론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아이디어를 법률이나 정책에 반영되기 전 걸러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가들은 수직, 수평적인 연결을 통해 대규모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공공문제가 이러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해결되진 않는다. 보통 컨셉에 대한 검증이나 테스트에는 유용할 수 있지만, 예컨대 인터넷의 개방성과 보안, 학생 대출의 파산 시 면책 여부, 자동차와 트럭의 온실가스 배출 기준, 선거 자금법의 범위와 같이 서로 대립하는 정치, 경제적 이해가 얽혀 있는 문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러나 인간의 번영과 직결된 보다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해결을 위한 시도들이 점점 더 과학적 방법론의 형태를 띠고, 루이스 브랜다이스 대법관이 주창한 ‘민주주의의 실험실laboratories of democracy’이란 개념으로까지 이어졌다. 원래 이 개념은 주를 연방 정부를 위한 솔루션 인큐베이터로 비유했지만, 오늘날 그런 실험실은 시장실에서부터 동네의 작은 카페에 이르기까지, 도시와 마을에서 똑같이 발견된다.27
공공정책 대학원이나 국제대학원에서 새로운 접근법을 가르친다고 한번 상상해 보자. 만약 사회적기업가와 공공마인드를 가진 기업, 대학과 싱크탱크의 정치 전문가, 연방, 주, 지방정부의 관계자들이 스스로를 공공문제 해결자로 여기고, 이 새로운 접근법을 받아들여 개선해 나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새로운 접근법이 가진 전형적인 특징은 겸손, 유용성, 적용성 등이다. 새로운 유형의 실무 전문가들은 소규모에서 시작해 그들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인정한다. 그들은 경험주의를 믿으며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들은 이데올로기를 넘어 결과를 중시하며, 자신이 돕고자 하는 대상을 위해 데이터와 솔루션 설계를 통합한다. 그리고 법과 정책은 물론 기술과 규범, 문화, 협력 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의 솔루션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해한다.28
이러한 속성에 더해 우리는 평등이라는 속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공공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접근은 정부와 국민의 소통 과정(협의 및 반복 과정)에서 위계적 의사결정을 수혜 대상자들이 참여하는 수평적 과정으로 바꾸었다. 전문가의 가치를 인정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과정에 깊숙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랜 전통이 요즘의 도구들과 접목되어 새로운 형태로 거듭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치 철학자 다니엘 알렌Danielle Allen은 미국의 건국자들과 식민지 주민들이 ‘정치적 상황을 함께 인식해 가는 과정’에서 서로를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았으며, ‘개인이나 소수의 전문가 집단이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는 집단 지성을 함께 만들어가는 존재’로 여겼다고 주장한다.29
마침내 새로운 접근법이 사람들의 니즈에 응답하기 위해 제 자리를 잡았다. 성공 여부는 정책 또는 프로그램이 타깃한 대상들에게 잘 작동하는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정부는 가능한 더 많은 이들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결과에 의해 평가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 서비스는 정부에 의해 직접적으로 또는 권한을 부여받아 활성화된 소셜섹터를 통해 간접적으로 제공될 수 있다. 공공문제의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의 핵심은 봉사하기를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리고 그들에 의해 대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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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Ann Mei Chang, Lean Impact: How to Innovate for Radically Greater Social Good, Hoboken, N.J.: Wile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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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Miranda Katz, "How an App Could Give Some Gig Workers a Safety Net," Wired, July 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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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Jennifer Pahlka, "Delivery-Driven Government: Principles and Practices for Government in the Digital Age," Medium, May 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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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Ib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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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Jim Bildner, "The Urgency to Fund Early-Stage Social Entrepreneurs."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Fall 2017
22. Kriss Deiglmeier and Amanda Greco, "Why Proven Solutions Struggle to Scale Up,"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Summer 2018
23. Ibid.
24. StriveTogether, "StriveTogether Impact and Community Reports"
25. Comment by a participant in the Aspen Philanthropy Roundtable, Aspen Institute, Aspen, CO, July 31, 2018
26. Bruce Katz and Jeremy Nowak, The New Localism: How Cities Can Thrive in the Age of Populism, Washington, D.C.: Brookings Institution Press, 2018
27. Ibid.
28. Lawrence Lessig, Code: And Other Laws of Cyberspace, Version 2.0, 2nd ed., New York: Basic Books, 2006
29. Danielle S. Allen, Our Declaration: A Reading of the Declaration of Independence in Defense of Equality, New York: Liveright,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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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A MCGUINNESS
타라 맥기너스는 뉴아메리카의 선임 연구원이며, 현재 조지타운 대학교 맥코트 공공정책 대학원에서 공공문제 해결을 가르치고 있다.
ANNE-MARIE SLAUGHTER
앤 마리 슬로터는 뉴아메리카의 CEO이며, 프린스턴 대학교 우드로 윌슨 공공 및 국제대학원의 전 학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