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전환기 청소년들을
위한 새로운 일터
2025-1
ELIZABETH MACBRIDE
Summary. 사회복지 시스템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일자리, 생활 기술, 야외 활동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퍼스트 라이트 호스피탈리티는 확장가능한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팀Tim에게 남아있는 유년 시절의 기억은 4살 혹은 5살쯤 그의 어머니가 자신과 함께 절벽에서 뛰어내리겠다고 협박했던 바로 그날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말한다. "가끔 어머니가 그때 정말 그렇게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요.”
그는 어린 시절에 겪은 끔찍한 일들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한다. 어머니와 어머니의 남자친구로부터 당한 구타나, 10대 시절 3년 동안 집 없이 캘리포니아의 새크라멘토Sacramento 공원에서 했던 노숙 생활을 했던 일들에 대해 말이다.
2018년, 팀은 루터교 사회복지기관Lutheran Social Services이 제공해준 주택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당시 그는 한 상담사로부터 퍼스트 라이트 호스피탈리티First Light Hospitality가 운영하는 청년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해 듣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아직 도움이 필요하지만 성인이 되어 청소년 대상 사회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 청년들을 지원하고 있었다. 2002년, 사회적기업가 브라이언 앤더러Brian Anderluh와 리 짐머만Lee Zimmerman이 설립한 퍼스트 라이트First Light는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 외곽에 위치한 고급 숙박시설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팀과 같이 위기 상황에 놓인 800명 이상의 청년들은 이 기업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일자리와 주택을 지원받았으며, 상담과 금융 교육, 인생 설계에 관한 도움을 받았다.
위탁 양육 등 대부분의 사회복지 제도는 18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계되었다. 그렇다 보니 성인으로의 전환기에 있는 청소년들은 이러한 제도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특히 사회복지 시스템 안에서 자란 청소년들은 전환기를 맞았을 때 자립에 필요한 가족적, 재정적, 사회적, 직업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퍼스트 라이트는 상담 외에도 청년들이 유년기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최신 사회연구들이 제시하는 트라우마 회복에 효과적인 방법들을 활용하는데, 소액의 보상, 규칙적인 운동, 깊이 있는 경청과 공감 훈련을 받은 어른과의 상호작용 등이 그것이다.
퍼스트 라이트는 팀에게 안정적이고 든든한 환경, 고용 기회, 활기찬 야외활동 기회를 제공했으며, 팀이 그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도와줬다. 그는 4개월간의 프로그램을 마친 후 호텔 및 외식업 관련 회사에 취업을 했고, 2020년에는 다시 퍼스트 라이트로 돌아와 시설 관리 부서에서 근무했다. 2년 후 그는 와이오밍주 잭슨홀Jackson Hole에 위치한 포시즌스Four Seasons로 이직했고, 현재는 자신의 집을 마련하기 위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 그는 이 프로그램 덕분에 삶에 필수적인 재정적 기반과 안정적인 주거를 갖추게 되었으며, 세상으로 나아갈 자신감과 용기까지 얻었다고 말한다.
생활 기술을 배우다
앤더러와 짐머만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 재학 당시 룸메이트였다. 1994년 졸업 이후, 앤더러는 한 스타트업에 합류했지만 곧 실패로 끝났고, 짐머만은 전환기 청소년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주마 벤처스Juma Ventures에 합류했다. 당시 두 사람은 모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지만, 비영리단체를 운영하고 싶진 않았다.
2000년, 그들은 청년 고용을 위한 영리 기업을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짐머만이 주마 벤처스에서 만났던, 직업 훈련은 받았으나 취업 전망이 불투명한 청년들을 위한 아이디어였다. 소셜벤처 펀드인 REDF는 이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1년간 8만 달러를 지원했다. 이들이 호텔 및 외식업에 주목한 이유는 이 사업이 프로그램 보조금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또한 직원, 방문객, 동료 청년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하는 다양한 직종을 포함하고 있어, 청년들이 사회성을 기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산업이었다.
“우린 퍼스트 라이트가 거대한 호텔 기업이 되는 걸 바라지 않았어요. 사실 우리는 그 이상을 바랐던 것 같아요”라고 앤더러는 말한다. 그들은 회사를 소셜벤처로 운영하며, 매년 수익의 일부를 청소년 프로그램에 사용하기로 한 이상 사업의 초기 성장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했다.
요세미티 터널에서 퍼스트 라이트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 제공: Matt Dunn)
2001년 말, 그들은 요세미티 국립공원 헤치 헤치Hetch Hetchy 입구 인근의 한 가족 소유 호텔에서 18개의 오두막과 오래된 숙박시설을 매각한다는 광고를 발견했다. 1921년에 지어진 그 건물들은 보수 공사가 필요하긴 했지만 관광지에 자리 잡고 있었고, 주변 자연환경이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앤더러와 짐머만은 각자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금을 모았고, 2002년에 건물을 매입했다. 그들은 역사적 의미를 가진 에버그린 롯지Evergreen Lodge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고, 건물을 매입한 그해부터 여행객을 맞았다. 이때 인턴십 프로그램도 시작이 되었는데, 당시 한 명의 직원과 네 명의 전환기 청소년이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현재 네 명의 전담 직원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연간 예산은 약 30만 달러로, 연간 수익의 10%를 웃도는 금액이다.
이 인턴십 프로그램의 지원자는 두 차례의 면접을 거치게 된다. 짐머만은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할 준비가 된 청년들을 찾고 싶지만, 그런 자질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지원자의 자질을 평가하기 위해 면접관들은 청년들에게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 프로그램이 왜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한다. 청소년 개발 책임자인 매트 던Matt Dunn은 질문을 받은 청년들 가운데 일부만이 변화를 향한 열망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청소년의 절반가량은 위탁 양육 프로그램과 연계되어 있다. 주로 버클리Berkeley의 워터사이드 워크숍Waterside Workshops,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의 주마 벤처스나 트레저 아일랜드 직업훈련소Treasure Island Job Corps 같은 직업 교육 프로그램과 주거 프로그램 출신 청소년들이 대부분이다.
매년 퍼스트 라이트에서는 50명의 전환기 청소년들이 인턴으로 근무한다. 이는 300명의 전체 직원 중 약 6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이들은 시간당 15.50달러의 임금을 받으며 레스토랑 서버, 객실 관리원, 시설 관리팀, 숙소 내 소매점원 등 다양한 직종에서 근무한다.
"이건 말 그대로 진짜 일 경험입니다. 그들의 경험은 우리의 비즈니스와도 직결됩니다"라고 주마 벤처스의 CEO이자 퍼스트 라이트 이사회 멤버인 마크 스펜서Marc Spencer는 말한다. "청소년들은 우리 비즈니스의 성공과 고객 경험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숙소와 식사 외에도 매주 진행되는 상담 세션, 국립공원 탐방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인턴이 은행 계좌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 계좌 개설을 도와주기도 한다. 급여의 50%는 저축 계좌로, 나머지 50%는 예금 계좌로 입금이 되는데, 계좌 잔액이 2,000달러가 되면 프로그램 측에서 1,000달러를 추가로 입금해 준다. 이러한 추가 보상은 청년들에게 꾸준한 노력이 보상으로 이어진다는 교훈을 준다. 또 다른 추가 보상의 예로, 인턴 가운데 처음으로 100마일을 하이킹한 팀은 100달러 상당의 등산 장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정규직 직원과 인턴이 좋은 관계를 맺도록 돕는 것은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정규직 직원들은 인턴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는데, 그들은 인턴을 질책하지 않고, 인턴이 알코올을 포함한 중독 물질을 멀리하도록 도울 것을 당부받는다. 또 팝콘과 영화의 밤popcorn-and-movie nights 같은 친목 모임을 통해 인턴과 함께하는 야외 활동에 직원들을 초대하기도 한다. 모든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퍼스트 라이트는 인턴 중 약 3분의 1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전환되지 못한 인턴들의 경우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앤더러와 짐머만은 공식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관련 데이터를 수집할 생각이었으나, 보고의 의무가 없기도 했고, 데이터 수집 자체가 참여 청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프로그램 이후에 취업까지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청년들을 인턴으로 선발해 왔어요. 그것이 통계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보장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어느 정도의 위험은 감수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프로그램을 통해 정말 다가가고 싶은 사람들, 그러니까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닿을 수 없거든요"라고 짐머만은 말한다.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들
퍼스트 라이트는 영리 기업과 사회적기업 모델을 결합한 혼합형 접근 방식을 택했다. 이들의 지속적인 성공은 ‘영리 기업은 오직 수익에 집중해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사회적기업은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가정 모두를 흔들고 있다. 퍼스트 라이트의 이사회 멤버인 멜린다 투안Melinda Tuan은 "이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영리 환경에 도입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었습니다"라고 말한다.
퍼스트 라이트가 초기 단계에 직면한 어려움은 영리 기업과 소셜 프로그램이 결합된 모델을 가지고 자금 조달 방법을 찾는 일이었다. 은행 대출은 영리 기업의 전통적인 자본 조달원이지만, 대출 담당자는 퍼스트 라이트의 생존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그들의 지원 프로그램이 기업의 수익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앤더러와 짐머만은 2년여 동안 이러한 회의론에 맞서다 청소년 프로그램 비용을 일반관리비 항목에 숨기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익률은 정부 및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높았다. 사업 초기 2년간 1,200만 달러의 자금을 모금했는데, 이 중 약 850만 달러는 정부 및 은행 대출로 조달하고, 나머지 350만 달러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30명의 투자자로부터 조달했다.
앤더러와 짐머만은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수익은 부동산 매각을 통해 발생하는데, 부동산을 매각하면 청소년 프로그램이 사실상 종료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그들은 사업 수익으로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돌려줬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투자자들은 두 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는데, 이는 시중 금리 투자에 대한 기대치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었다.
비영리 재무 담당 임원이자 퍼스트 라이트의 초기 투자자인 스티브 주커먼Steve Zuckerman은 "오랜 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한다.
2016년, 앤더러와 짐머만은 에버그린 롯지에서 17마일 떨어진 곳에 러쉬 크릭 롯지Rush Creek Lodge를 세웠다. 이를 위해 투자금과 대출금 그리고 에버그린의 수익금을 합쳐 총 5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에버그린 롯지와 러쉬 크릭 롯지가 차지하는 부지의 면적은 40에이커이며, 각각 143개와 88개의 침실, 스위트룸, 빌라를 두고 있다.
향후 3~5년 이내, 앤더러와 짐머만은 요세미티 인근에 두 개의 숙박시설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며, 청소년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 짐머만은 소유주와 투자자가 약간의 수익을 희생할 의향이 있다면, 투자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는 소외된 사람들을 고용하는 이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 호텔이나 외식업에도 유효할 것이라 말한다.
또한 퍼스트 라이트의 공동 창립자들은 그들의 노력이 매우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문제인 트라우마를 겪는 청소년들의 성인기 적응을 돕는 일에 기업의 역할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짐머만은 말한다. "기업이 성공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우리가 더 친절하고, 공정하며, 서로를 지지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보람 있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원문 기사 보기
ELIZABETH MACBRIDE
엘리자베스 맥브라이드는 경제부 기자이자 더 뉴 빌더스의 공동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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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임팩트 · 교육 · 기업가정신
전환기 청소년들을
위한 새로운 일터
2025-1
ELIZABETH MACBRIDE
Summary. 사회복지 시스템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일자리, 생활 기술, 야외 활동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퍼스트 라이트 호스피탈리티는 확장가능한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팀Tim에게 남아있는 유년 시절의 기억은 4살 혹은 5살쯤 그의 어머니가 자신과 함께 절벽에서 뛰어내리겠다고 협박했던 바로 그날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말한다. "가끔 어머니가 그때 정말 그렇게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요.”
그는 어린 시절에 겪은 끔찍한 일들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한다. 어머니와 어머니의 남자친구로부터 당한 구타나, 10대 시절 3년 동안 집 없이 캘리포니아의 새크라멘토Sacramento 공원에서 했던 노숙 생활을 했던 일들에 대해 말이다.
2018년, 팀은 루터교 사회복지기관Lutheran Social Services이 제공해준 주택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당시 그는 한 상담사로부터 퍼스트 라이트 호스피탈리티First Light Hospitality가 운영하는 청년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해 듣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아직 도움이 필요하지만 성인이 되어 청소년 대상 사회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 청년들을 지원하고 있었다. 2002년, 사회적기업가 브라이언 앤더러Brian Anderluh와 리 짐머만Lee Zimmerman이 설립한 퍼스트 라이트First Light는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 외곽에 위치한 고급 숙박시설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팀과 같이 위기 상황에 놓인 800명 이상의 청년들은 이 기업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일자리와 주택을 지원받았으며, 상담과 금융 교육, 인생 설계에 관한 도움을 받았다.
위탁 양육 등 대부분의 사회복지 제도는 18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계되었다. 그렇다 보니 성인으로의 전환기에 있는 청소년들은 이러한 제도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특히 사회복지 시스템 안에서 자란 청소년들은 전환기를 맞았을 때 자립에 필요한 가족적, 재정적, 사회적, 직업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퍼스트 라이트는 상담 외에도 청년들이 유년기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최신 사회연구들이 제시하는 트라우마 회복에 효과적인 방법들을 활용하는데, 소액의 보상, 규칙적인 운동, 깊이 있는 경청과 공감 훈련을 받은 어른과의 상호작용 등이 그것이다.
퍼스트 라이트는 팀에게 안정적이고 든든한 환경, 고용 기회, 활기찬 야외활동 기회를 제공했으며, 팀이 그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도와줬다. 그는 4개월간의 프로그램을 마친 후 호텔 및 외식업 관련 회사에 취업을 했고, 2020년에는 다시 퍼스트 라이트로 돌아와 시설 관리 부서에서 근무했다. 2년 후 그는 와이오밍주 잭슨홀Jackson Hole에 위치한 포시즌스Four Seasons로 이직했고, 현재는 자신의 집을 마련하기 위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 그는 이 프로그램 덕분에 삶에 필수적인 재정적 기반과 안정적인 주거를 갖추게 되었으며, 세상으로 나아갈 자신감과 용기까지 얻었다고 말한다.
생활 기술을 배우다
앤더러와 짐머만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 재학 당시 룸메이트였다. 1994년 졸업 이후, 앤더러는 한 스타트업에 합류했지만 곧 실패로 끝났고, 짐머만은 전환기 청소년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주마 벤처스Juma Ventures에 합류했다. 당시 두 사람은 모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지만, 비영리단체를 운영하고 싶진 않았다.
2000년, 그들은 청년 고용을 위한 영리 기업을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짐머만이 주마 벤처스에서 만났던, 직업 훈련은 받았으나 취업 전망이 불투명한 청년들을 위한 아이디어였다. 소셜벤처 펀드인 REDF는 이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1년간 8만 달러를 지원했다. 이들이 호텔 및 외식업에 주목한 이유는 이 사업이 프로그램 보조금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또한 직원, 방문객, 동료 청년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하는 다양한 직종을 포함하고 있어, 청년들이 사회성을 기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산업이었다.
“우린 퍼스트 라이트가 거대한 호텔 기업이 되는 걸 바라지 않았어요. 사실 우리는 그 이상을 바랐던 것 같아요”라고 앤더러는 말한다. 그들은 회사를 소셜벤처로 운영하며, 매년 수익의 일부를 청소년 프로그램에 사용하기로 한 이상 사업의 초기 성장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했다.
요세미티 터널에서 퍼스트 라이트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 제공: Matt Dunn)
2001년 말, 그들은 요세미티 국립공원 헤치 헤치Hetch Hetchy 입구 인근의 한 가족 소유 호텔에서 18개의 오두막과 오래된 숙박시설을 매각한다는 광고를 발견했다. 1921년에 지어진 그 건물들은 보수 공사가 필요하긴 했지만 관광지에 자리 잡고 있었고, 주변 자연환경이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앤더러와 짐머만은 각자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금을 모았고, 2002년에 건물을 매입했다. 그들은 역사적 의미를 가진 에버그린 롯지Evergreen Lodge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고, 건물을 매입한 그해부터 여행객을 맞았다. 이때 인턴십 프로그램도 시작이 되었는데, 당시 한 명의 직원과 네 명의 전환기 청소년이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현재 네 명의 전담 직원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연간 예산은 약 30만 달러로, 연간 수익의 10%를 웃도는 금액이다.
이 인턴십 프로그램의 지원자는 두 차례의 면접을 거치게 된다. 짐머만은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할 준비가 된 청년들을 찾고 싶지만, 그런 자질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지원자의 자질을 평가하기 위해 면접관들은 청년들에게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 프로그램이 왜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한다. 청소년 개발 책임자인 매트 던Matt Dunn은 질문을 받은 청년들 가운데 일부만이 변화를 향한 열망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청소년의 절반가량은 위탁 양육 프로그램과 연계되어 있다. 주로 버클리Berkeley의 워터사이드 워크숍Waterside Workshops,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의 주마 벤처스나 트레저 아일랜드 직업훈련소Treasure Island Job Corps 같은 직업 교육 프로그램과 주거 프로그램 출신 청소년들이 대부분이다.
매년 퍼스트 라이트에서는 50명의 전환기 청소년들이 인턴으로 근무한다. 이는 300명의 전체 직원 중 약 6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이들은 시간당 15.50달러의 임금을 받으며 레스토랑 서버, 객실 관리원, 시설 관리팀, 숙소 내 소매점원 등 다양한 직종에서 근무한다.
"이건 말 그대로 진짜 일 경험입니다. 그들의 경험은 우리의 비즈니스와도 직결됩니다"라고 주마 벤처스의 CEO이자 퍼스트 라이트 이사회 멤버인 마크 스펜서Marc Spencer는 말한다. "청소년들은 우리 비즈니스의 성공과 고객 경험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숙소와 식사 외에도 매주 진행되는 상담 세션, 국립공원 탐방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인턴이 은행 계좌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 계좌 개설을 도와주기도 한다. 급여의 50%는 저축 계좌로, 나머지 50%는 예금 계좌로 입금이 되는데, 계좌 잔액이 2,000달러가 되면 프로그램 측에서 1,000달러를 추가로 입금해 준다. 이러한 추가 보상은 청년들에게 꾸준한 노력이 보상으로 이어진다는 교훈을 준다. 또 다른 추가 보상의 예로, 인턴 가운데 처음으로 100마일을 하이킹한 팀은 100달러 상당의 등산 장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정규직 직원과 인턴이 좋은 관계를 맺도록 돕는 것은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정규직 직원들은 인턴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는데, 그들은 인턴을 질책하지 않고, 인턴이 알코올을 포함한 중독 물질을 멀리하도록 도울 것을 당부받는다. 또 팝콘과 영화의 밤popcorn-and-movie nights 같은 친목 모임을 통해 인턴과 함께하는 야외 활동에 직원들을 초대하기도 한다. 모든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퍼스트 라이트는 인턴 중 약 3분의 1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전환되지 못한 인턴들의 경우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앤더러와 짐머만은 공식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관련 데이터를 수집할 생각이었으나, 보고의 의무가 없기도 했고, 데이터 수집 자체가 참여 청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프로그램 이후에 취업까지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청년들을 인턴으로 선발해 왔어요. 그것이 통계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보장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어느 정도의 위험은 감수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프로그램을 통해 정말 다가가고 싶은 사람들, 그러니까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닿을 수 없거든요"라고 짐머만은 말한다.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들
퍼스트 라이트는 영리 기업과 사회적기업 모델을 결합한 혼합형 접근 방식을 택했다. 이들의 지속적인 성공은 ‘영리 기업은 오직 수익에 집중해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사회적기업은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가정 모두를 흔들고 있다. 퍼스트 라이트의 이사회 멤버인 멜린다 투안Melinda Tuan은 "이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영리 환경에 도입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었습니다"라고 말한다.
퍼스트 라이트가 초기 단계에 직면한 어려움은 영리 기업과 소셜 프로그램이 결합된 모델을 가지고 자금 조달 방법을 찾는 일이었다. 은행 대출은 영리 기업의 전통적인 자본 조달원이지만, 대출 담당자는 퍼스트 라이트의 생존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그들의 지원 프로그램이 기업의 수익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앤더러와 짐머만은 2년여 동안 이러한 회의론에 맞서다 청소년 프로그램 비용을 일반관리비 항목에 숨기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익률은 정부 및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높았다. 사업 초기 2년간 1,200만 달러의 자금을 모금했는데, 이 중 약 850만 달러는 정부 및 은행 대출로 조달하고, 나머지 350만 달러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30명의 투자자로부터 조달했다.
앤더러와 짐머만은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수익은 부동산 매각을 통해 발생하는데, 부동산을 매각하면 청소년 프로그램이 사실상 종료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그들은 사업 수익으로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돌려줬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투자자들은 두 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는데, 이는 시중 금리 투자에 대한 기대치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었다.
비영리 재무 담당 임원이자 퍼스트 라이트의 초기 투자자인 스티브 주커먼Steve Zuckerman은 "오랜 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한다.
2016년, 앤더러와 짐머만은 에버그린 롯지에서 17마일 떨어진 곳에 러쉬 크릭 롯지Rush Creek Lodge를 세웠다. 이를 위해 투자금과 대출금 그리고 에버그린의 수익금을 합쳐 총 5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에버그린 롯지와 러쉬 크릭 롯지가 차지하는 부지의 면적은 40에이커이며, 각각 143개와 88개의 침실, 스위트룸, 빌라를 두고 있다.
향후 3~5년 이내, 앤더러와 짐머만은 요세미티 인근에 두 개의 숙박시설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며, 청소년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 짐머만은 소유주와 투자자가 약간의 수익을 희생할 의향이 있다면, 투자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는 소외된 사람들을 고용하는 이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 호텔이나 외식업에도 유효할 것이라 말한다.
또한 퍼스트 라이트의 공동 창립자들은 그들의 노력이 매우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문제인 트라우마를 겪는 청소년들의 성인기 적응을 돕는 일에 기업의 역할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짐머만은 말한다. "기업이 성공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우리가 더 친절하고, 공정하며, 서로를 지지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보람 있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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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ZABETH MACBRIDE
엘리자베스 맥브라이드는 경제부 기자이자 더 뉴 빌더스의 공동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