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란트로피]비전을 제시하는 새로운 경제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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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란트로피
비전을 제시하는
새로운 경제권력

재단, 소멸을 선택하다


AARON TANAKA



Summary.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연대하여 활동하는 경제 프로젝트들이 미국 전역의 지역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열매를 맺으려면 필란트로피 기관의 역할이 필요하다.



후기 자본주의는 전 세계적으로 겹겹의 위기를 연달아 발생시켰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위기로 인한 폐해가 오랜 기간 폭력과 착취, 무시를 당해 온 노동계급 지역과 유색인 커뮤니티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의 말처럼 ‘권력이 있는 곳이라면, 저항도 있기 마련이다.’


미국에서 이 격언은 다양한 운동을 통해 현실이 되었다. 노예제와 짐 크로Jim Crow법이 폐지되었고, 여성의 참정권이 인정되었으며, 기본적 노동법 및 단결권이 확보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포용적 사회를 위한 투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현실에서 저항을 목도한다. 미등록 이민자와 수감자의 권리를 위한 투쟁이나 유권자 억압 및 민주적 제도 해체를 막기 위한 각고의 노력에서 그러한 현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이 문제는 또한 새로운 재생경제를 향한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데서도 드러난다. 경제민주주의센터Center for Economic Democracy, CED는 바로 이 과제를 풀기 위해 설립되었다. 권력에는 불가피하게 저항이 따라온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저항이 커뮤니티를 발전시키는 것은 아니다. 현재 닥쳐온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할 때는 운동의 도구와 전술도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대안적 경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은 정치적으로 휴식기를 갖고 커뮤니티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일종의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다. 특히 정치적 붕괴와 투쟁이 일어나는 상황에서는 상호부조 시스템과 공동의 경제 기반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대안적 경제와 정치 제도를 구축하면 당면한 필요를 충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배적 규율에 대항할 기반을 강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미래 예시 접근법1

억압받는 집단의 역사에서는 언제나 내부의 필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저항의 방법을 모색한 사례가 등장한다. 경제학자 제시카 고든-넴바드Jessica Gordon-Nembhard는 2014년 출간한 저서 <집단적 용기: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협동 경제적 사고와 실천Collective Courage: A History of African American Cooperative Economic Thought and Practice>에서 노예제 폐지부터 민권운동에 이르는 흑인 투쟁에 항상 뒤따랐던 활발한 상호부조와 협동조합 활동의 역사를 다뤘다. 그 이후 더욱 포괄적인 경제 정치적 권력 구축 전략이 이어지고, 1980년대에는 재단들의 지원까지 이뤄졌지만, 미국 비영리 산업 복합체의 점점 더 방어적인 성향으로 이러한 경제 정치적 전략은 2000년대 초에 접어들면서 점점 쇠퇴하게 되었다. 


비전 추구형 경제권력이 만들어지면 당장의 필요를 충족하는 것 이상을 성취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미래의 모델을 만들 수도 있다. 지난 10년간, 급진적으로 경제를 전환하기 위해 대안적 경제 모델을 구현하려는 풀뿌리 차원의 노력이 눈에 띄게 되살아났다. 아마도 이는 자본주의의 불평등에 저항한 월가 점거 운동이 대중적 지지를 받은 것에 자극을 받았을 수 있다. 이 흐름은 장기적으로 기후를 복원하려면 이윤을 추구하기보다 커뮤니티의 필요를 채우는 방향으로 공급망과 경제 기반을 재편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커뮤니티 리더들에 의해 가속화되었다.


코로나19 초기 몇 개월 동안 이러한 역학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윤을 앞세운 의사결정과 경직된 전 지구적 공급망으로 저소득층은 마스크와 같은 개인 방역장비를 구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보스턴에 있는 협동조합 개발연대 센터Center for Cooperative Development and Solidarity, CCDS 산하 한 여성 봉제조합은 지역 풀뿌리단체와 계약을 맺어, 보기 좋고 재사용이 가능한 조합원용 마스크 수백 개를 생산했다. 


파업 지원 기금, 비상시 상호부조, 지역사회 재투자 캠페인 등이 일시적인 속성을 지닌 것과 상반되게 대부분의 대안경제 사업은 착취당하는 커뮤니티의 물질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영속적인 기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편 대안경제 사업들은 비자본주의적 경제 조직의 모델을 따르고 있다.


저명한 사회학자 에릭 올린 라이트Erik Olin Wright는 이러한 노력을 ‘틈을 만드는 전략’이라고 칭했다. 자본주의의 틈새를 넓힐 수 있는 새로운 씨앗을 자라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운동전략 영역에서는 미래의 가능성을 ‘말이 아닌 실체로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미래 예시’ 접근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라이트는 지정학적, 생태적, 경제적으로 중대한 혼란의 순간에 협동조합 방식의 커뮤니티 운영 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보았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구상하고 있는 경제적 민주주의의 구조를 제시하고, 그 안에서 사는 법을 익히게 하는 수단이라고 보았다.



토지, 노동, 자본

경제민주주의센터에서 활동하는 우리는 생산의 각 요소를 민주화하는 비전 추구형 경제권력을 구현하기 위한 전략을 고민한다. 우리의 비전은 토지와 생태, 노동, 자본이라는 생산의 각 요소를 민주화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민간 부문과 비영리 및 공유 부문, 공공 부문이 이 세 요소를 어떻게 다루고, 어떤 거버넌스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분석한다.


토지 분야에서는 민간 시장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해 커뮤니티 토지신탁community land trusts, CLT으로 전환시키는 활동을 하는 주거정의 단체가 눈에 띄게 성장했다. 커뮤니티 토지신탁은 커뮤니티의 주택 및 토지 수요를 채우는 한편, 사적인 탐욕보다 인간의 기본 욕구를 우선시하고, 민주적인 주민 거버넌스를 기본으로 하는 비자본주의적 토지 할당 및 관리 모델을 구축한다. 30에이커가 넘는 토지와 227채의 저렴한 주택을 관리하는 더들리 스트리트 커뮤니티 토지신탁 프로젝트Dudley Street Neighborhood Initiative CLT는 우리가 진행한 역사적인 사업이다. 이 사업에 영감을 받은 보스턴 광역권에서는 10년이 채 되는 않는 기간 동안 두 개의 토지신탁이 여덟 개로 늘어났다.


노동 분야에서는 경제권력을 모든 노동자에게 배분하는 구조의 노동자 소유 협동조합worker-owned cooperative이 급속히 성장했다. 주주가 아닌 노동자가 이사진을 선출하고, 노동 시간에 따라 노동자에게 이익을 배분한다. 이익으로 주주나 경영진의 부를 늘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지 않다. 협동적 노동 구조는 미국의 흑인, 선주민, 남반구 출신 이주민 등 여러 커뮤니티에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역사적 암흑기를 거친 후, 특히 저임금 유색인 노동자들 사이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노동자 소유 협동조합은 아직 그 수가 적지만, 2019년 이후 30%가 늘어나면서 현재는 미 전역에 걸쳐 612개가 존재한다.


자본 분야에서는 커뮤니티가 운영하고, 운동의 대의에 맞는 금융 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고안된 새로운 전략들이 확산되었다. 신용조합의 본래 취지에 따라 새롭게 조직된 커뮤니티들은 민주적인 자본 배분 구조를 가진 모델을 만들고 있는데, 이는 투자 결정을 좌우하고 있는 이윤 극대화 시장profit-maximizing markets에 대한 대안으로 고안된 것이다. 이윤보다 사명에 충실한 투자 및 자선 기구가 마련되면, 협동조합 기금을 조성하고 커뮤니티의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커뮤니티를 발전시키기 위한 민주적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 보스턴에서는 보스턴  우지마 프로젝트Boston Ujima Project와 같은 단체가 직접 민주주의적 절차를 통해 5백만 달러의 투자 기금을 관리하며 지역 자치의 원칙을 실현하고 있다.


이러한 비전 추구형 경제권력 구축 전략visionary economic power-building strategies은 ‘자본가를 탈자본화’ 하려던 기존의 시도들과 구별된다. 이 전략들은 조직화된 ‘시민운동’ 단체와 관계 맺는 방법도 다를 뿐 아니라, 토지, 노동, 자본 어느 분야에서든 거버넌스와 소유권을 민주화하는 나름의 방식을 갖고 있다. 



더 강한 커뮤니티

민주적인 소유권과 거버넌스는 어떻게 커뮤니티의 권력과 건강성에 영향을 미칠까? 그리고 민주적인 소유권과 거버넌스로부터 거둬지는 성과는 기존의 자본주의적 발전 모델의 성과와 무엇이 다를까? 적어도 세 가지 핵심적인 차이점이 있다.


1. 민주적 거버넌스를 통한 정의로운 경제 활성화  |  노동자, 주민, 커뮤니티 등 핵심 이해관계자가 공식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지니는 회사, 부동산 사업, 투자기금은 주주가 제어하는 벤처보다 친사회적인 정책과 활동을 펼칠 가능성이 더 높다. 노동자가 운영하는 협동조합에서는 위험한 노동조건을 용인하거나 소재지의 환경을 마구잡이로 오염시킬 가능성이 적다. 토지와 자본을 직접 소유하는 커뮤니티에서는 사적 이익을 극도로 추구하기보다 공동의 필요에 적합한 방향으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경제적 의사결정 권한이 소유주들에서 물질적 조건이 더 잘 충족되는 커뮤니티로 위임된다. 이처럼 윤리적으로 정의로운 선택을 하는 주체들이 착취적 기업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중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포용적 거버넌스라고 해서 불미스러운 행위가 예방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책임한 소유주보다 노동자와 커뮤니티가 조율을 통해 내는 목소리가 정의로 향할 가능성이 더 높다.


2. 가치와 소유권 재배분  |  역사적으로 배제되어온 커뮤니티를 위한 기존의 경제 개발은 개인의 자산 소유권을 확보해주는 데 집중되어 왔다. 물론 그 덕에 주택 소유자가 늘고, 소수자가 운영하는 사업이 성장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요즘처럼 인종 간 부의 격차가 심화된 현실을 생각하면 말이다. 또한 대대적인 배상과 재분배를 위한 모든 노력이 최우선으로 여겨지는 것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기존의 경제 개발이 성공적이라 하더라도 비교적 소수에게만 자산 상의 혜택이 돌아갔고, 커뮤니티 내부에서 가장 심하게 권리를 박탈당해온 구성원에게는 대체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개별화된 개발방식과 대조적으로, 협동적이고 집단적인 구조는 더 많은 가치 창조자와 이해관계자에게 이익이 공정하게 배분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 노동자 협동조합에서 이익을 직원들에게 재분배하면 더 많은 사람이 그 혜택을 누릴 것이다. 연대경제 프로젝트들은 프로젝트를 시도한 커뮤니티 내에서 그 효과가 유지되도록 설계된다. 


이러한 미래형 경제 구조들은 이윤 극대화가 아닌 인간의 필요에 맞춰 설계되는데, 그러다보니 이러한 모델들이 갖고 있는 재정 효율성이 종종 간과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토지신탁에서는 주택 소유자가 부동산을 되팔아 받을 수 있는 금액의 한도가 정해져 있어, 판매자의 수익이 효과적으로 제한된다. 기존의 경제 개발식 관점에서 보면 주택 소유자가 보유하는 가치가 시장가보다 낮다고 한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부를 주택과 같은 필수재를 확보할 수단이 아닌 그 자체로 목적이라고 보는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판매자가 시장 최고가에 판매하지 못해 발생한 ‘잃어버린 이익’은 과거와 미래의 주택 소유자들이 주택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미리 ‘할인’해 준 금액인 셈이다. 


3. 문화적 주체의 역량 강화  |  우리는 미래형 경제 제도를 구축하고자 하지만, 협력하는 일이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무브먼트 제너레이션에서는 이를 ‘손으로 실행하고 마음으로 배우는 일’이라고 표현한다. 노동자가 권한을 빼앗기고 커뮤니티가 무시당할 때, 우리는 거버넌스가 작동하지 못할거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커뮤니티에 기반한 대안적 경제 체제가 물질적 필요와 우리의 가치 모델을 충족시키도록 도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노동계급과 유색인이 자산을 관리하고 경제적 자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을 창출할 수도 있다. 노동자 겸 소유주worker-owner나 토지신탁 관리인, 민주적 투자자 누구든 미래 예시적 구조를 통해 1%가 독점하던 결정권을 되찾고, 우리의 능력과 자결권을 주장할 수 있다. 경제권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을 때 우리는 새로운 배움을 얻고, 실질적인 기술을 연마할 수 있으며, 민주적인 경제가 가능할 뿐 아니라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다.  


커뮤니티 소유권과 거버넌스에 대한 실험을 통해 경제적 자결권을 경험하면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새로운 리더 집단이 등장했다. 보스턴시에서는 2013년부터 주민참여예산제를 통해 12~25세 시민들에게 1백만 달러의 시 예산을 배분할 권한을 부여했다. 10년이 지나 주민참여예산제에 참여했던 이들은 성인이 되었고, 그들 중 일부가 참여예산제를 보스턴 전역으로 확대하고 예산을 수천만 달러 수준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정책과 사업의 상호작용

전면적인 정치적 조직화 작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커뮤니티들이 연대경제 방식을 재통합할 때는 예시적 전략의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실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권력을 구분하는 경계가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있어서 통합된 권력의 본질이 흐려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커뮤니티 소유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만들고, 소비자의 필요를 보다 효과적으로 채우며, 경제 민주주의를 향한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이 우리 커뮤니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자산을 통제하고 잉여 수익을 배분함으로써 커뮤니티는 정치적 의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지지할 수 있고, 후보자에게 자금을 지원할 수 있으며, 우리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대의를 증진할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다. 자원이 풍부하고 잘 조직화된 커뮤니티는 미디어와 예술을 소유하거나, 문화적으로 성찰적인 교육을 장려하거나, 탐욕은 선이라는 관념에 대항하는 협동적 문화를 촉진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헤게모니에 대항하는 세계관을 촉진하고 확산시킬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반영하기 위해 경제민주주의센터는 다년간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권력을 교차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정책 변화를 강제할 수 있을 만큼 커뮤니티의 힘을 키우면, 법과 규제를 개선해 억압받는 커뮤니티에 이로운 새로운 경제권력을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연대경제 프로젝트는 민주적인 실천에 대한 대중의 지지와 문화적 모멘텀을 만들어내고, 정치적 승리를 촉진해, 이러한 프로젝트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일례로 2011년에 매사추세츠 주에서는 환경정의 단체들의 노력으로, 대형 식당 및 기관에서 유기성 폐기물을 퇴비화하도록 하는 제로웨이스트 법안이 통과되었다. 이 법은 환경정의 단체들에 승리를 안겨주었을 뿐 아니라, 유기물 퇴비화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수요도 창출했다. 새로운 시장을 공략할 기회를 포착한, 잘 알려진 풀뿌리 노동자센터 두 곳이 에너지 재활용 유기농 협동조합Cooperative Energy, Recycling, and Organics, CERO이라는 노동자 소유 퇴비화 사업체를 설립했다. 이후 협동조합의 지지자들은 보스턴시에 노동자 소유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대출 정책을 만들도록 촉구했다. 그 결과, CERO는 노동자 협동조합으로는 최초로 대출금을 받게 되었다. 새로 도입된 이 정책 덕분에 새로운 커뮤니티 소유 사업이 추진될 수 있었고, 이후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금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이와 유사하게 보스턴 우지마 프로젝트는 보스턴시의 노동계급 유색인 커뮤니티에서 예금을 지역 경제에 민주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설립한 자발적 회원조직이다. 금융자본을 집단으로 관리할 수 있는 권리와 역량을 경험한 우지마의 회원들은 자신감을 얻어, 매사추세츠 주에 민주적인 공공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새로운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새로운 은행은 우지마와 같이 커뮤니티의 매개자 역할을 하는 기관에 자본을 직접 투입할 뿐 아니라, 우지마가 구현하는 민주적 관리운영 원칙에 따라 구조화될 것이다. 이 사례에서처럼 ‘프로젝트’는 전면적인 정책적 개입을 촉진하는 문화적 추진력을 만들 수 있다. 프로젝트 내에서 시도했던 관행들을 확장해나가면서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위와 같은 시도를 ‘정책과 프로젝트의 왕복운동policy-project swing’이라고 부른다. 공공정책 전략과 미래 예시적 경제개발 이니셔티브 사이를 오가면서 커뮤니티의 권력과 소유권이 확대되고, 새로운 논의와 전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확실히 ‘저항하고 새롭게 구축하는’ 전략은 실행에 시간이 걸린다. 또한 성과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지 여부는 개별 행위자보다 조직들이 이루고 있는 생태계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영감을 준다. 우리의 경제를 우리 손으로 통제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믿음을 부여하는 서사를 통해 말이다. 물론 커뮤니티가 토지, 노동, 자본에 대한 전반적인 장악력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닥쳐올 수많은 압박을 극복할 수 없다. 아직 그들은 자본주의라는 바다에 존재하는 섬과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향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해도 이러한 경제 인프라를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민주적인 대안을 보여줘야 한다. 한편으로는 우리 커뮤니티의 권력과 영향력을 꾸준히 높여 나가면서 말이다. 




참고

1 .     미래 예시 접근법(Prefigurative Approach)은 사회운동, 조직화 그리고 변화의 과정에서 사용되는 개념으로, ‘우리가 원하는 미래의 사회적 가치와 원칙을 현재 행동과 구조 속에서 구현하려는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이 접근법은 목표로 삼는 이상적인 사회 모델을 단순히 추구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현재의 실천과 조직 방식에 미리 반영하는 것으로, ‘수단이 목적을 닮아야 한다’는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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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RON TANAKA

에런 다나카는 경제민주주의센터의 사무국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