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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의 분열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
2024-1
CHANA R. SCHOENBERGER
Summary. 의사, 간호사, 병원 직원의 관계가 환자의 치료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터에서의 인간관계는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친다. 병원이라는 환경에서는 관계의 역동이 미치는 위험이 더 크다. 의료 현장에서는 과실이 환자의 사망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신 연구에서는 의료 종사자들이 서로에게 불친절하고 무례할 경우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연구했다. 연구는 이러한 무례함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의 사망률 및 의료 과실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 다룬다.
홍콩 폴리테크닉 대학교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 경영대학원의 경영학 조교수 렌 리Ren Li, 메릴랜드 대학교University of Maryland의 대학원생 버지니아 K. 최Virginia K. Choi, 스탠퍼드 경영 대학원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의 다문화 경영 및 조직 행동학 교수 미셸 J. 겔판드Michele J. Gelfand가 이 연구의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진은 2015년과 2016년 미국 북동부 대형 병원의 데이터를 분석해 38개 실무 그룹으로 구성된 1,102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환자 4,138명의 기록을 검토해 그룹 간의 상호작용이 의료 서비스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연구진은 한 병동에서 의사와 간호사의 관계가 악화될수록 환자의 사망률과 의료 과실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그룹에서 무례함의 수준unit incivility이 10% 높아지면 의료 관련 감염률이 최대 8.87% 증가하고 사망률은 최대 10.5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의료진들이 어떻게 점점 더 동질의 세부 그룹으로 조직화되었는지 연구하였고, 또한 각 그룹의 리더들이 장벽을 허물어 환자의 치료를 위해 협업하는 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
병동에서 함께 일하는 의사, 간호사로 구성된 일반적인 병원 실무 그룹에는 다양한 인종이나 지역적 배경을 가진 남성과 여성이 모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의사 중 연차가 높은 순서대로 책임자가 되고 그다음으로는 간호사가, 또 그다음에 기술자, 지원 스태프 순으로 담당하는 것과 같은 엄격한 위계질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팀이 성별, 인종 또는 직책에 따라 하위 그룹으로 세분화되면, 조직 전체의 역학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직군에서는 같은 성별과 인종의 사람들이 같은 역할을 담당하여 업무 동료 관계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다른 하위 그룹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동료에게 도덕적 지지를 얻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병동에서는 간호사는 상당수 혹은 대부분이 소수 인종과 소수 민족 출신 여성이고, 의사는 대부분 백인 남성인 경우가 흔하다.
사람들은 동료나 하위 그룹과 사이가 좋지 않을 때,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자신의 상황에 공감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의지할 수 있다. 병원에서 관찰 연구를 담당한 연구원들은 이러한 경향성이 의료진들에게도 쉽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한 의사가 의사들이 손 씻는 것을 잊어버리면 이를 알려주는 것이 간호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다른 의사에게 말하자, 이 말을 들은 간호사들은 서로 눈살을 찌푸렸다. 또, 한 간호사는 의사가 자신에게 모순적인 지시를 한다고 동료 간호사에게 불평하면서도, 의사들에게는 이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또 다른 간호사는 수년간 함께 일한 의사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이봐요"라고 부르자, 상처받은 마음을 의사가 아닌 간호사들에게 표현했다.
연구자들이 조사한 실무그룹에서 나타나는 무례함의 정도는 각각 달랐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강력한 경계선strong faultlines"이라고 표현한 뚜렷한 구분이 하위 그룹 간에 나타날 경우, 협업을 장려하는 경영이 치료 결과가 개선되는데 도움이 되었다. 리는 이러한 긍정적 결과를 얻기 위해서 병원은 부서의 리더(대부분은 의사들이다)에게 협력적 관리 방식을 교육하거나,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새로운 리더를 고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협력적 경영 방식을 채택하면, 직원들은 자신을 특정 하위 그룹의 구성원이라기보다는 병원이라는 전체 조직의 구성원으로 먼저 생각하게 될 수 있다.
아시아경영대학원Asia School of Management 및 독일 뤼엔부르크의 레오파나 대학교Leuphana University의 교수 마이클 프레세Michael Frese는 “이 논문은 사회적 갈등이 쉽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에서 팀의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환자의 생사를 가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프레세에 따르면 이 연구는 실무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실무 그룹 내 다양성이 있다고 반드시 더 나은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구성원을 갖춘 팀이 환자에게 긍정적 효과를 미치려면, 의료계의 리더들은 함께 일하는 방법을 올바르게 구현해야 한다.
참고
1 . 연구 전문 확인하기: 렌 리, 버지니아 K. 최, 미셸 J. 겔판드의 <병원 의료팀 내 결함이 환자 치료 결과에 미치는 효과(Ripple Effects of Hospital Team Faultlines on Patient Outcomes)>,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vol. 120, no. 47,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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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A R. SCHOENBERGER
카나 알 쇤베르크(@CSCHOENBERGER)는 뉴욕시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경영, 금융 및 학술 연구 관련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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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 건강
의료진의 분열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
2024-1
CHANA R. SCHOENBERGER
Summary. 의사, 간호사, 병원 직원의 관계가 환자의 치료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터에서의 인간관계는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친다. 병원이라는 환경에서는 관계의 역동이 미치는 위험이 더 크다. 의료 현장에서는 과실이 환자의 사망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신 연구에서는 의료 종사자들이 서로에게 불친절하고 무례할 경우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연구했다. 연구는 이러한 무례함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의 사망률 및 의료 과실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 다룬다.
홍콩 폴리테크닉 대학교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 경영대학원의 경영학 조교수 렌 리Ren Li, 메릴랜드 대학교University of Maryland의 대학원생 버지니아 K. 최Virginia K. Choi, 스탠퍼드 경영 대학원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의 다문화 경영 및 조직 행동학 교수 미셸 J. 겔판드Michele J. Gelfand가 이 연구의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진은 2015년과 2016년 미국 북동부 대형 병원의 데이터를 분석해 38개 실무 그룹으로 구성된 1,102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환자 4,138명의 기록을 검토해 그룹 간의 상호작용이 의료 서비스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연구진은 한 병동에서 의사와 간호사의 관계가 악화될수록 환자의 사망률과 의료 과실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그룹에서 무례함의 수준unit incivility이 10% 높아지면 의료 관련 감염률이 최대 8.87% 증가하고 사망률은 최대 10.5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의료진들이 어떻게 점점 더 동질의 세부 그룹으로 조직화되었는지 연구하였고, 또한 각 그룹의 리더들이 장벽을 허물어 환자의 치료를 위해 협업하는 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
병동에서 함께 일하는 의사, 간호사로 구성된 일반적인 병원 실무 그룹에는 다양한 인종이나 지역적 배경을 가진 남성과 여성이 모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의사 중 연차가 높은 순서대로 책임자가 되고 그다음으로는 간호사가, 또 그다음에 기술자, 지원 스태프 순으로 담당하는 것과 같은 엄격한 위계질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팀이 성별, 인종 또는 직책에 따라 하위 그룹으로 세분화되면, 조직 전체의 역학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직군에서는 같은 성별과 인종의 사람들이 같은 역할을 담당하여 업무 동료 관계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다른 하위 그룹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동료에게 도덕적 지지를 얻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병동에서는 간호사는 상당수 혹은 대부분이 소수 인종과 소수 민족 출신 여성이고, 의사는 대부분 백인 남성인 경우가 흔하다.
사람들은 동료나 하위 그룹과 사이가 좋지 않을 때,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자신의 상황에 공감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의지할 수 있다. 병원에서 관찰 연구를 담당한 연구원들은 이러한 경향성이 의료진들에게도 쉽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한 의사가 의사들이 손 씻는 것을 잊어버리면 이를 알려주는 것이 간호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다른 의사에게 말하자, 이 말을 들은 간호사들은 서로 눈살을 찌푸렸다. 또, 한 간호사는 의사가 자신에게 모순적인 지시를 한다고 동료 간호사에게 불평하면서도, 의사들에게는 이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또 다른 간호사는 수년간 함께 일한 의사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이봐요"라고 부르자, 상처받은 마음을 의사가 아닌 간호사들에게 표현했다.
연구자들이 조사한 실무그룹에서 나타나는 무례함의 정도는 각각 달랐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강력한 경계선strong faultlines"이라고 표현한 뚜렷한 구분이 하위 그룹 간에 나타날 경우, 협업을 장려하는 경영이 치료 결과가 개선되는데 도움이 되었다. 리는 이러한 긍정적 결과를 얻기 위해서 병원은 부서의 리더(대부분은 의사들이다)에게 협력적 관리 방식을 교육하거나,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새로운 리더를 고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협력적 경영 방식을 채택하면, 직원들은 자신을 특정 하위 그룹의 구성원이라기보다는 병원이라는 전체 조직의 구성원으로 먼저 생각하게 될 수 있다.
아시아경영대학원Asia School of Management 및 독일 뤼엔부르크의 레오파나 대학교Leuphana University의 교수 마이클 프레세Michael Frese는 “이 논문은 사회적 갈등이 쉽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에서 팀의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환자의 생사를 가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프레세에 따르면 이 연구는 실무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실무 그룹 내 다양성이 있다고 반드시 더 나은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구성원을 갖춘 팀이 환자에게 긍정적 효과를 미치려면, 의료계의 리더들은 함께 일하는 방법을 올바르게 구현해야 한다.
참고
1 . 연구 전문 확인하기: 렌 리, 버지니아 K. 최, 미셸 J. 겔판드의 <병원 의료팀 내 결함이 환자 치료 결과에 미치는 효과(Ripple Effects of Hospital Team Faultlines on Patient Outcomes)>,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vol. 120, no. 47,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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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A R. SCHOENBERGER
카나 알 쇤베르크(@CSCHOENBERGER)는 뉴욕시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경영, 금융 및 학술 연구 관련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