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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데이터는 기부자의
선택을 어떻게 바꾸는가
2026-1
HEATHER KING, MARISA NOWICKI, LIZ NOBLE, DOUG PALMER & JASON SAUL
Summary.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교 가능하고 이해하기 쉬운 성과 지표가 제공되면 기부자는 단순히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단체보다 실제 성과를 입증한 단체를 더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에는 1천만 개 이상의 비영리단체가 있다. 기부자는 어디에 얼마를 기부할지 결정할 때, 각 단체를 평가하고 비교할 시간이나 집중력, 인지적 여유가 부족하다.
기부자가 특정 문제나 지역사회, 또는 특정 지역에서 활동하는 자선단체로 선택지를 좁히더라도, 그 단체를 조사하고 비교하는 데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수고가 따른다. 기부처의 문제 해결 효과성과 임팩트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는 찾기 어렵고, 쉽게 이해하고 비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기부자는 제한된 정보에 기반해 기부를 결정한다. 결국 감정에 따라 기부하거나, 기부처의 그럴듯한 홍보에 반응해 기부하는 것이다. 더 나쁜 경우는 즉흥적으로 또는 무작위로 기부하는 것이다. 반대로 아예 기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 결과 우리 사회의 안전망 역할을 하는 비영리 부문은 재정적 어려움에 처할 위험이 커진다.
그렇다면 기부자가 접근하기 쉽고 표준화되어 있으며 객관적인 지표를 제공받아 여러 자선단체를 나란히 비교해 볼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정답은 간단하다. 기부자는 측정 가능한 실질적인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자선단체에 더 효과적으로 기부하게 된다.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한 이론
사람들은 흔히 지표가 정말 중요한지 의문을 품곤 한다.
지난 8년 동안 타이즈 재단Tides Foundation은 공공 자금 지원 연구 사업인 임팩트 게놈 펀드Impact Genome Fund를 통해 모든 비영리단체를 위한 표준화되고 객관적인 임팩트 지표 체계를 선도적으로 개발해 왔다. 우리는 수천 개의 자선단체에 대한 지표를 수집해 비영리단체 등록 시스템에 통합했다. 이 지표에는 기부자가 보다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다음과 같은 유용한 정보가 담겨 있다.
- 자선단체가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변화의 성과outcome
- 지난 한 해 동안 목표한 변화를 경험한 수혜자 수
- 해당 프로그램이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운영되는지 여부
- 하나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데 드는 비용
- 임팩트 근거의 수준과 품질
우리가 검증하고자 한 가설은, 이러한 다섯 가지 지표로 대표되는 표준화된 비교 가능한 임팩트 데이터가 자선 기부 분야의 근본적인 문제인 ‘선택 설계choice architecture’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가였다. 선택 설계란 의사결정자에게 선택지를 제시하는 다양한 방식을 디자인하고, 그 제시 방식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개념이다.
기부 분야에서 선택 설계는 전반적으로 미흡하다. 자선단체 수는 압도적으로 많고, 이용 가능한 정보의 종류와 양은 일관성이 없으며, 기부자가 기부처를 쉽게 비교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비교의 기준이 될 뚜렷한 객관적 지표마저 사실상 부재하기 때문에 기부자가 최적의 기부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의 가설은 실제로 유효할까? 기부자가 더 나은 선택 설계를 활용할 수 있다면 기부 행태에 변화가 생길까?
우리의 가설을 검증하다
임팩트 게놈은 최근 피델리티 채러터블 트러스티스 이니셔티브Fidelity Charitable Trustees’ Initiative의 지원을 받아 아이디어스42ideas42와 함께 이러한 지표 체계와 개선된 선택 설계가 기부 행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행동과학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단체인 아이디어스42는 사람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고, 더 나은 제도를 만들며, 사회 변화를 촉진하는 활동을 한다.
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선택 설계가 기부 대상의 선택과 기부 금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연구는 시카고 대학교 NORC의 아메리스피크AmeriSpeak 패널을 활용해 다중 방법론적 접근을 적용했으며, 이 패널은 1,500명 이상의 미국인을 대표하는 확률 기반 표본이다.
실험 구조
우리는 실제 돈을 활용한 모의 의사결정 방식의 통제 실험을 설계했다. 참가자는 총 8번의 라운드에 걸쳐, 제시된 자선단체 가운데 한 곳에 5달러를 기부할지 아니면 그 돈을 직접 가질지를 결정하도록 안내받았다. 이러한 선택이 단순한 가상 상황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8개 라운드 중 하나가 무작위로 실제 지급에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라운드에서 기부하기로 한 금액은 선택한 자선단체에 전달되고, 본인이 갖기로 한 금액은 참가자의 기본 보수에 추가되었다.

먼저 참가자에게 각기 다른 양의 정보가 제공된 세 개의 가상 자선단체를 보여주었다. 세 가지 실험 집단 중 하나에 무작위로 배정된 참가자는 5달러를 받아 원하는 대로 갖거나 기부할 수 있었다. 이후 가장 후원하고 싶은 자선단체를 선택하고, 5달러 가운데 얼마를 기부할 것인지 결정하도록 했다.
통제 집단은 자선단체 설명만 제공받았다. 실험군 1은 설명과 함께 객관적 지표—목표한 성과를 달성한 수혜자 수, 하나의 변화 성과를 만들어내는 데 드는 비용, 프로그램이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운영되는지 여부, 성과를 입증하는 근거의 신뢰도—를 함께 제공받았다. 실험군 2는 먼저 자선단체 설명만 보고 기부 여부와 금액을 결정했다. 이후 해당 단체의 비용 효율성 정보를 추가로 제공받았으며, 기부금을 1달러 더 늘릴 의향이 있는지 질문받았다.
또한 6차례의 설문 라운드로 구성된 컨조인트 분석conjoint analysis도 함께 실시했다. 컨조인트 분석은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의 여러 특성 가운데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 파악하기 위해 시장 조사에서 널리 활용되는 설문 기반 통계 기법이다. 각 설문 라운드에서 참가자는 서로 다른 지표 조합을 가진 두 개의 가상 자선단체를 비교한 뒤, 둘 중 어느 단체를 더 선호하는지 선택했다. 이후 해당 라운드의 기부 크레딧을 그 단체에 기부할 의향이 있는지 응답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는 임팩트 게놈 레지스트리Impact Genome Registry에 등록된 실제 자선단체 세 곳의 정보를 익명화된 형태로 확인했다. 각 단체의 설명과 성과 지표가 함께 제시되었지만, 어느 한 단체가 뚜렷하게 우위에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참가자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10%에게는 이 라운드의 선택이 실제 기부로 이어지게 하였다. 이는 앞서 참가자에게 안내했던 ‘실제 지급이 이루어질 수 있다’라는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포함된 절차였다.
설문 마지막에는 다양한 지표가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실제로 의사결정을 할 때 이러한 지표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그리고 자선 기부에 대한 개인적 경험은 어떠한지 등을 묻는 추가 질문이 이어졌다. 또한 보다 객관적인 성과 지표와 비교하기 위해, 자선단체가 다루는 사회문제와 같은 분야에 속한 단체의 특성에 대한 항목도 포함했다.
기부자는 다른 선택을 했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자면, 기부자가 여러 자선단체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고 그중 성과 측면에서 더 우수한 단체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경우, 객관적 지표를 제공하면 더 효과적인 단체 쪽으로 기부를 하기로 결정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74%는 공통된 기준을 바탕으로 자선단체를 비교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답했다.
우리가 연구를 통해 발견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성과 지표의 차이가 기부 대상에 영향을 미치는가?
그렇다. 특히 기부자가 여러 자선단체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고, 그중 더 우수한 단체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경우 그 효과는 매우 두드러진다. 기부 결정 시점에 객관적이고 비교 가능한 지표를 제공한 결과, 가장 효과적인 자선단체를 선택한 사람의 수가 80% 늘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부자가 세 개의 자선단체를 쉽게 비교할 수 있었고, 어느 단체가 더 높은 성과를 내는지 비교적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성과 지표가 기부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표가 기부 금액을 늘리는가?
이번 연구만으로는 명확한 결론을 내기 어려우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명확한 우위 단체가 있는 라운드와 그렇지 않은 라운드를 비교했을 때, 기부 금액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어떤 자선단체를 지원할지에 대해 확신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많은 금액을 기부했다. 또한 ‘어떤 자선단체가 가장 나은 선택인지 판단하기 쉬웠다’라는 항목에 동의한 응답자 역시 더 많은 금액을 기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응답자의 약 3분의 2(61~64%)가 매 라운드에 최대 기부액인 5달러를 선택했다. 이는 이전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또한 자선단체의 성과 지표를 제공받은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사이에서도 기부 금액에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상한 효과ceiling effect’ 때문일 수 있다고 본다. 상한 효과란 응답이 최곳값 근처에 집중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부 가능 금액이 5달러에 불과했기 때문에 많은 참가자가 전액을 기부했고, 그 결과 기부액의 차이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을 수 있다. 참가자에게 더 큰 금액이 주어졌다면 기부 규모에서도 더 다양한 선택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살펴본 결과를 종합하면, 성과 지표는 기부자가 ‘어디에’ 기부할지는 바꾸었지만 ‘얼마를’ 기부할지는 바꾸지 못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상한 효과 때문에, 실제 기부 결정에는 이번 연구가 포착하지 못한 보다 미묘한 차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기부자는 지표를 활용해 자선단체를 비교하는 데 관심이 있는가?
그렇다.
일상적으로 기부처를 결정할 때 공통된 기준을 바탕으로 자선단체를 비교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4%가 동의했다. 그리고 앞서 살펴본 결과가 보여주듯, 그들의 실제 행동도 이와 일치했다.
기부자라면 왜 이 연구 결과에 주목해야 하는가
이 결과는 연구를 수행한 우리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가 세운 가설이 상당 부분 타당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기부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서로 비교 가능하며, 객관적인 성과 지표를 제공하는 노력이 기부자의 의사결정을 개선하고 더 큰 사회적 임팩트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부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이 연구 결과는 당신에게도 중요하다.
왜 그럴까?
아이디어스42의 이전 연구에 따르면, 많은 기부자는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기부보다 요청에 반응하는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기부를 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실제 기부 행동 사이에 간극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더 나은 방법이 있다. 표준화되고 비교 가능한 지표를 활용하면 보다 전략적인 기부가 가능해진다. 필요한 정보를 갖추면 기부금을 더 효과적인 단체에 배분할 수 있고,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문제에 더 큰 긍정적 영향을 만들어낼 수 있다. 더 큰 임팩트는 자선단체가 ‘무엇을’ 하는지만이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잘’ 해내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접근 가능하고 비교 가능하며 객관적인 지표는 기관 기부자에게도 중요하다. 맞춤형 임팩트 평가는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기부자마다 조금씩 다른 방식의 효과 측정을 요구하면 비영리단체에도 상당한 부담이 된다. 모든 자선단체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지표가 마련되면, ‘간접비를 얼마나 쓰는가’ 같은 재무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 보여주는 성과 중심의 평가로 나아갈 수 있다. 결국 이는 우리가 세상에서 보고자 하는 변화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결론
이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기부자가 사회변화를 위해 자원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세상에서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더 나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있다. 이번 연구는 기부자가 여러 선택지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하면 실제 기부 행동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기부자는 자신의 자원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더 성과를 내는 단체를 선택하며,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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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THER KING
헤더 킹 박사는 임팩트 게놈 프로젝트의 증거·실행 부문 부사장 겸 최고 온톨로지스트Chief Ontologist다. 사회적 임팩트 분야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증거 구조화 작업에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카고 대학교에서 진화생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MARISA NOWICKI
마리사 노위키는 아이디어스42의 행동 설계 어소시에이트다. 행동과학·공공정책·국제개발 분야를 배경으로 하며, 카네기멜론 대학교에서 공공정책·경영학 석사(글로벌 트랙)를, 노스텍사스 대학교에서 응용행동분석 이학사 및 심리학 문학사를 취득했다.
LIZ NOBLE
리즈 노블은 임팩트 게놈 프로젝트의 증거·실행 부문 디렉터다. 학습과학과 사회적 임팩트 성과 및 프로그램 전략을 위한 표준화된 분류 체계 구축을 전문으로 하며, 노스웨스턴 대학교에서 학습과학 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DOUG PALMER
더그 팔머는 아이디어스42의 수석 행동 설계자다. 형사 사법·지방 재정·교통 관련 프로젝트에서 주·지방 정부와 협력한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를, 시카고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JASON SAUL
제이슨 사울은 시카고 대학교 임팩트 과학 센터Center for Impact Sciences 소장이자 임팩트 게놈 프로젝트의 창립자 겸 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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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란트로피 · 기금
임팩트 데이터는 기부자의
선택을 어떻게 바꾸는가
2026-1
HEATHER KING, MARISA NOWICKI, LIZ NOBLE, DOUG PALMER & JASON SAUL
Summary.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교 가능하고 이해하기 쉬운 성과 지표가 제공되면 기부자는 단순히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단체보다 실제 성과를 입증한 단체를 더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에는 1천만 개 이상의 비영리단체가 있다. 기부자는 어디에 얼마를 기부할지 결정할 때, 각 단체를 평가하고 비교할 시간이나 집중력, 인지적 여유가 부족하다.
기부자가 특정 문제나 지역사회, 또는 특정 지역에서 활동하는 자선단체로 선택지를 좁히더라도, 그 단체를 조사하고 비교하는 데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수고가 따른다. 기부처의 문제 해결 효과성과 임팩트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는 찾기 어렵고, 쉽게 이해하고 비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기부자는 제한된 정보에 기반해 기부를 결정한다. 결국 감정에 따라 기부하거나, 기부처의 그럴듯한 홍보에 반응해 기부하는 것이다. 더 나쁜 경우는 즉흥적으로 또는 무작위로 기부하는 것이다. 반대로 아예 기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 결과 우리 사회의 안전망 역할을 하는 비영리 부문은 재정적 어려움에 처할 위험이 커진다.
그렇다면 기부자가 접근하기 쉽고 표준화되어 있으며 객관적인 지표를 제공받아 여러 자선단체를 나란히 비교해 볼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정답은 간단하다. 기부자는 측정 가능한 실질적인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자선단체에 더 효과적으로 기부하게 된다.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한 이론
사람들은 흔히 지표가 정말 중요한지 의문을 품곤 한다.
지난 8년 동안 타이즈 재단Tides Foundation은 공공 자금 지원 연구 사업인 임팩트 게놈 펀드Impact Genome Fund를 통해 모든 비영리단체를 위한 표준화되고 객관적인 임팩트 지표 체계를 선도적으로 개발해 왔다. 우리는 수천 개의 자선단체에 대한 지표를 수집해 비영리단체 등록 시스템에 통합했다. 이 지표에는 기부자가 보다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다음과 같은 유용한 정보가 담겨 있다.
우리가 검증하고자 한 가설은, 이러한 다섯 가지 지표로 대표되는 표준화된 비교 가능한 임팩트 데이터가 자선 기부 분야의 근본적인 문제인 ‘선택 설계choice architecture’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가였다. 선택 설계란 의사결정자에게 선택지를 제시하는 다양한 방식을 디자인하고, 그 제시 방식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개념이다.
기부 분야에서 선택 설계는 전반적으로 미흡하다. 자선단체 수는 압도적으로 많고, 이용 가능한 정보의 종류와 양은 일관성이 없으며, 기부자가 기부처를 쉽게 비교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비교의 기준이 될 뚜렷한 객관적 지표마저 사실상 부재하기 때문에 기부자가 최적의 기부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의 가설은 실제로 유효할까? 기부자가 더 나은 선택 설계를 활용할 수 있다면 기부 행태에 변화가 생길까?
우리의 가설을 검증하다
임팩트 게놈은 최근 피델리티 채러터블 트러스티스 이니셔티브Fidelity Charitable Trustees’ Initiative의 지원을 받아 아이디어스42ideas42와 함께 이러한 지표 체계와 개선된 선택 설계가 기부 행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행동과학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단체인 아이디어스42는 사람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고, 더 나은 제도를 만들며, 사회 변화를 촉진하는 활동을 한다.
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선택 설계가 기부 대상의 선택과 기부 금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연구는 시카고 대학교 NORC의 아메리스피크AmeriSpeak 패널을 활용해 다중 방법론적 접근을 적용했으며, 이 패널은 1,500명 이상의 미국인을 대표하는 확률 기반 표본이다.
실험 구조
우리는 실제 돈을 활용한 모의 의사결정 방식의 통제 실험을 설계했다. 참가자는 총 8번의 라운드에 걸쳐, 제시된 자선단체 가운데 한 곳에 5달러를 기부할지 아니면 그 돈을 직접 가질지를 결정하도록 안내받았다. 이러한 선택이 단순한 가상 상황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8개 라운드 중 하나가 무작위로 실제 지급에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라운드에서 기부하기로 한 금액은 선택한 자선단체에 전달되고, 본인이 갖기로 한 금액은 참가자의 기본 보수에 추가되었다.
먼저 참가자에게 각기 다른 양의 정보가 제공된 세 개의 가상 자선단체를 보여주었다. 세 가지 실험 집단 중 하나에 무작위로 배정된 참가자는 5달러를 받아 원하는 대로 갖거나 기부할 수 있었다. 이후 가장 후원하고 싶은 자선단체를 선택하고, 5달러 가운데 얼마를 기부할 것인지 결정하도록 했다.
통제 집단은 자선단체 설명만 제공받았다. 실험군 1은 설명과 함께 객관적 지표—목표한 성과를 달성한 수혜자 수, 하나의 변화 성과를 만들어내는 데 드는 비용, 프로그램이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운영되는지 여부, 성과를 입증하는 근거의 신뢰도—를 함께 제공받았다. 실험군 2는 먼저 자선단체 설명만 보고 기부 여부와 금액을 결정했다. 이후 해당 단체의 비용 효율성 정보를 추가로 제공받았으며, 기부금을 1달러 더 늘릴 의향이 있는지 질문받았다.
또한 6차례의 설문 라운드로 구성된 컨조인트 분석conjoint analysis도 함께 실시했다. 컨조인트 분석은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의 여러 특성 가운데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 파악하기 위해 시장 조사에서 널리 활용되는 설문 기반 통계 기법이다. 각 설문 라운드에서 참가자는 서로 다른 지표 조합을 가진 두 개의 가상 자선단체를 비교한 뒤, 둘 중 어느 단체를 더 선호하는지 선택했다. 이후 해당 라운드의 기부 크레딧을 그 단체에 기부할 의향이 있는지 응답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는 임팩트 게놈 레지스트리Impact Genome Registry에 등록된 실제 자선단체 세 곳의 정보를 익명화된 형태로 확인했다. 각 단체의 설명과 성과 지표가 함께 제시되었지만, 어느 한 단체가 뚜렷하게 우위에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참가자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10%에게는 이 라운드의 선택이 실제 기부로 이어지게 하였다. 이는 앞서 참가자에게 안내했던 ‘실제 지급이 이루어질 수 있다’라는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포함된 절차였다.
설문 마지막에는 다양한 지표가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실제로 의사결정을 할 때 이러한 지표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그리고 자선 기부에 대한 개인적 경험은 어떠한지 등을 묻는 추가 질문이 이어졌다. 또한 보다 객관적인 성과 지표와 비교하기 위해, 자선단체가 다루는 사회문제와 같은 분야에 속한 단체의 특성에 대한 항목도 포함했다.
기부자는 다른 선택을 했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자면, 기부자가 여러 자선단체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고 그중 성과 측면에서 더 우수한 단체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경우, 객관적 지표를 제공하면 더 효과적인 단체 쪽으로 기부를 하기로 결정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74%는 공통된 기준을 바탕으로 자선단체를 비교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답했다.
우리가 연구를 통해 발견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성과 지표의 차이가 기부 대상에 영향을 미치는가?
그렇다. 특히 기부자가 여러 자선단체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고, 그중 더 우수한 단체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경우 그 효과는 매우 두드러진다. 기부 결정 시점에 객관적이고 비교 가능한 지표를 제공한 결과, 가장 효과적인 자선단체를 선택한 사람의 수가 80% 늘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부자가 세 개의 자선단체를 쉽게 비교할 수 있었고, 어느 단체가 더 높은 성과를 내는지 비교적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성과 지표가 기부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표가 기부 금액을 늘리는가?
이번 연구만으로는 명확한 결론을 내기 어려우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명확한 우위 단체가 있는 라운드와 그렇지 않은 라운드를 비교했을 때, 기부 금액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어떤 자선단체를 지원할지에 대해 확신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많은 금액을 기부했다. 또한 ‘어떤 자선단체가 가장 나은 선택인지 판단하기 쉬웠다’라는 항목에 동의한 응답자 역시 더 많은 금액을 기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응답자의 약 3분의 2(61~64%)가 매 라운드에 최대 기부액인 5달러를 선택했다. 이는 이전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또한 자선단체의 성과 지표를 제공받은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사이에서도 기부 금액에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상한 효과ceiling effect’ 때문일 수 있다고 본다. 상한 효과란 응답이 최곳값 근처에 집중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부 가능 금액이 5달러에 불과했기 때문에 많은 참가자가 전액을 기부했고, 그 결과 기부액의 차이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을 수 있다. 참가자에게 더 큰 금액이 주어졌다면 기부 규모에서도 더 다양한 선택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살펴본 결과를 종합하면, 성과 지표는 기부자가 ‘어디에’ 기부할지는 바꾸었지만 ‘얼마를’ 기부할지는 바꾸지 못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상한 효과 때문에, 실제 기부 결정에는 이번 연구가 포착하지 못한 보다 미묘한 차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기부자는 지표를 활용해 자선단체를 비교하는 데 관심이 있는가?
그렇다.
일상적으로 기부처를 결정할 때 공통된 기준을 바탕으로 자선단체를 비교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4%가 동의했다. 그리고 앞서 살펴본 결과가 보여주듯, 그들의 실제 행동도 이와 일치했다.
기부자라면 왜 이 연구 결과에 주목해야 하는가
이 결과는 연구를 수행한 우리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가 세운 가설이 상당 부분 타당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기부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서로 비교 가능하며, 객관적인 성과 지표를 제공하는 노력이 기부자의 의사결정을 개선하고 더 큰 사회적 임팩트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부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이 연구 결과는 당신에게도 중요하다.
왜 그럴까?
아이디어스42의 이전 연구에 따르면, 많은 기부자는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기부보다 요청에 반응하는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기부를 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실제 기부 행동 사이에 간극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더 나은 방법이 있다. 표준화되고 비교 가능한 지표를 활용하면 보다 전략적인 기부가 가능해진다. 필요한 정보를 갖추면 기부금을 더 효과적인 단체에 배분할 수 있고,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문제에 더 큰 긍정적 영향을 만들어낼 수 있다. 더 큰 임팩트는 자선단체가 ‘무엇을’ 하는지만이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잘’ 해내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접근 가능하고 비교 가능하며 객관적인 지표는 기관 기부자에게도 중요하다. 맞춤형 임팩트 평가는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기부자마다 조금씩 다른 방식의 효과 측정을 요구하면 비영리단체에도 상당한 부담이 된다. 모든 자선단체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지표가 마련되면, ‘간접비를 얼마나 쓰는가’ 같은 재무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 보여주는 성과 중심의 평가로 나아갈 수 있다. 결국 이는 우리가 세상에서 보고자 하는 변화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결론
이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기부자가 사회변화를 위해 자원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세상에서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더 나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있다. 이번 연구는 기부자가 여러 선택지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하면 실제 기부 행동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기부자는 자신의 자원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더 성과를 내는 단체를 선택하며,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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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THER KING
헤더 킹 박사는 임팩트 게놈 프로젝트의 증거·실행 부문 부사장 겸 최고 온톨로지스트Chief Ontologist다. 사회적 임팩트 분야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증거 구조화 작업에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카고 대학교에서 진화생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MARISA NOWICKI
마리사 노위키는 아이디어스42의 행동 설계 어소시에이트다. 행동과학·공공정책·국제개발 분야를 배경으로 하며, 카네기멜론 대학교에서 공공정책·경영학 석사(글로벌 트랙)를, 노스텍사스 대학교에서 응용행동분석 이학사 및 심리학 문학사를 취득했다.
LIZ NOBLE
리즈 노블은 임팩트 게놈 프로젝트의 증거·실행 부문 디렉터다. 학습과학과 사회적 임팩트 성과 및 프로그램 전략을 위한 표준화된 분류 체계 구축을 전문으로 하며, 노스웨스턴 대학교에서 학습과학 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DOUG PALMER
더그 팔머는 아이디어스42의 수석 행동 설계자다. 형사 사법·지방 재정·교통 관련 프로젝트에서 주·지방 정부와 협력한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를, 시카고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JASON SAUL
제이슨 사울은 시카고 대학교 임팩트 과학 센터Center for Impact Sciences 소장이자 임팩트 게놈 프로젝트의 창립자 겸 CEO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