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학생에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사회혁신가

이정인 MYSC 디자인센터 인턴 연구원 (한양대 사회혁신융합전공 이수)


호기심 많은 학생에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사회혁신가

이정인 MYSC 디자인센터 인턴 연구원

(한양대 사회혁신융합전공)


Q. 정인 님,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양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를 전공하고 사회혁신융합전공도 함께 공부한 이정인입니다. 현재는 학부 졸업을 유예하고 미스크(MYSC) 디자인센터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미스크 디자인센터는 디자인씽킹을 기반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워크숍을 기획·운영하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의 브랜딩 업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직 인턴 단계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Q. 사회혁신융합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전공을 하면서 본인에게 생긴 변화가 있다면 듣고 싶어요.


사실 우연히 시작했다고 할 수 있어요. 북나눔 멘토링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이 프로그램이 글로벌사회혁신팀에서 진행되는 것이었고, 참여하려면 사회혁신융합전공 수업을 하나 들어야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수업을 듣게 되었고, 그때 청년 1인 가구의 경험 및 정보 부재 해결 위한 리빙랩 수업을 들으면서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가까이서 접할 수 있다는 매력을 느꼈습니다. 덕분에 사회혁신융합전공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사회혁신융합전공이 본전공인 실내건축디자인에 미친 영향과, 두 전공을 연결한 프로젝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실내건축디자인 전공에서는 솔루션이 항상 공간으로 귀결된다는 한계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사회혁신 전공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배우면서 두 전공을 연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대표적인 사례가 3학년 2학기 실내건축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수용자 자녀 프로젝트'입니다. 사회혁신 수업에서 수용자 자녀 지원 조직 세움과의 인터뷰, 수용자 자녀 인식조사 등을 통해 ‘수용자 자녀’라는 사회문제 사각지대를 알게 되었고, 이를 스튜디오 수업에서 공간으로 풀어보고자 주제로 삼았습니다. 수업에서 배운 이해관계자 매핑과 페르소나 설정 등의 방법을 활용해 문제를 깊이 공감하고 분석한 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실내건축 기술로 공간을 시각화했습니다. 



Q. 그 이후로 사회혁신융합전공 수업을 계속 듣게 되면서 다양한 활동도 했다고 들었어요. 어떤 활동들을 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먼저 캄보디아 YCT 프로그램에 참여해 현지의 어려움을 직접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솔루션을 제안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그다음에는 세븐틴 하츠 페스티벌 기획단으로 활동하며 학생들이 사회혁신을 보다 쉽게 접하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헐트프라이즈에 참여해 학생들이 사회적 기업 관련 대회에 출전하고 글로벌 진출 기회를 얻도록 도왔습니다. 또한 한양 SSIR Korea 센터에서 웹사이트 기획에 참여했고, 이후 ‘아이덴티’라는 팀을 만들어 사이트를 개선하고 유지·보수하는 활동까지 이어갔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고 제 강점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경험은 헐트 프라이즈였습니다. 한양대에는 없던 활동이라 거의 제로에서 시작해야 했고, 다른 학교에서 조언을 얻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활동을 진행하면서 모든 것을 완벽히 계획하기보다, 작은 시도를 빠르게 해보고 참가자 피드백을 반영하며 개선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덕분에 3개월 만에 다섯 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고, 참여자 모집, 심사위원 섭외, 프로그램 기획, 협찬사 모집 등 모든 과정을 직접 해내면서 제 강점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뿌듯했던 순간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다른 학교 학생이 나중에 자기 학교에서도 해보고 싶다고 연락을 준 일이었습니다. 제로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 다른 학교로 이어진다는 점이 정말 의미 있었습니다.

아이덴티 활동 경험도 저에게는 의미가 컸습니다. 우선, 아이덴티 활동을 통해 임팩트 생태계 안에는 좋은 조직이 많지만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웹사이트가 없거나 운영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죠. 아이덴티에서는 사람들과 소통할 창구를 만들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실제 수익이 발생하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책임감을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감 기한 준수, 파트너와의 소통, 팀 일정 관리 등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방법을 배우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고 업무 스킬과 조직 운영 경험도 함께 쌓을 수 있어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Q. 이렇게 사회혁신 관련 활동을 계속하게 된 동기나 동력이 있었을까요?


무엇보다 사회혁신융합전공 자체가 재밌었기 때문에 관련 활동을 더 찾게 됐던 것 같아요. 특히 한양대에는 사회혁신 관련 교내 활동이 많아서 기회가 있으면 참여하려고 했고, 단순히 전공에만 머무르지 않고 제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으로도 삼고 싶었습니다. 또 나중에는 제가 학교나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그 지식과 경험을 실제 활동으로 이어가고 싶었어요.



Q. 학교나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은 어떤 계기로 생긴 건가요? 흔히 하는 생각은 아닌 것 같은데요.


조금 깊은 이야기인데요, 사회혁신융합전공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도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사회혁신융합전공에 매 학기 20명 정도 전공생이 꾸준히 참여할 만큼 다른 학생들의 관심도도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함께 공부했던 선배들이 결국 이 분야와 다른 길을 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좋은 인재들이 좋은 교육을 받아도 임팩트 생태계로 커리어를 이어가지 않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4학년 2학기가 되었을 때, 이 분야에 더 오래 머물고 싶은 환경이 조성된다면 더 나은 임팩트 생태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임팩트 생태계를 인지하도록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임팩트 생태계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대학 생활을 돌아봤을 때, 학교가 정인님에게 준 경험이나 기회는 어떤 게 있었을까요?


저는 대학이 사회혁신을 접하고 진입 장벽을 낮춰준 것이 가장 큰 역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지 않았지만, 교과·비교과 프로그램과 다른 전공과의 연계 제도가 접근을 쉽게 해주었고, 주변 학생들의 긍정적인 경험담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다만 아쉬운 점은 이런 경험이 실제 진로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는 겁니다. 학교에서 제공되는 기회가 많아도 수동적으로 참여하다가 이탈하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스스로 찾아 공부하는 학생들은 더 진심으로 몰입하더라고요. 저 역시 미스크에서 동기들을 보면서 ‘더 주체적으로 기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Q. 사회혁신융합전공을 하면서 가장 의미 있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임팩트 베이스 캠프가 제게 가장 큰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3학년 때까지 사회혁신 분야로 갈지 말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2학년 때 우연히 전공을 시작해 재미있게 수업을 들으면서 진로로 발전시킬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3학년 때 이 생태계가 가진 어려움과 한계를 접하면서 망설이게 됐습니다.

임팩트 베이스 캠프에서는 많은 현직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덕분에 단순히 연봉이나 워라밸 뿐 아니라 다양한 가치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각자의 고민과 생태계에 남게 된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큰 위로가 되었고, 이를 리포트로 정리하면서 생각을 체계화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사회혁신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확신도 갖게 됐죠. 학교 안에서도 SSIR의 현중님, 현선 교수님과의 대화가 큰 힘이 되어, 낯설고 두려웠던 사회혁신 생태계에 대한 망설임을 덜 수 있었습니다.



Q. 임팩트 커리어에 관심을 두고 고민할 때, 가장 크게 망설이게 만든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그럼에도 이 일을 선택한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처음 임팩트 생태계를 접했을 때는 정보가 거의 없어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대기업처럼 명확한 커리어 경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규모도 작고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이 길을 선택하면 커리어가 어떻게 될까?’ 하는 불안이 컸습니다. 게다가 진로 탐색 과정에서 “비영리 재단에서 높은 직급이어도 연봉이 낮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낮은 연봉을 감수하면서도 이 일을 정말 좋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들었죠. 하지만 임팩트 베이스 캠프를 통해 모든 조직이 그런 것은 아니고, 동구밭이나 미스크처럼 처우가 개선되고 안정적인 곳도 많다는 걸 알게 되면서 오히려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확신이 더 커졌습니다.

사회혁신 분야를 선택하게 된 가치가 여러 가지 있긴 하지만, 제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일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였습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루 8시간 정도를 보내는 직장에서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또한 조직문화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 등, 일하면서 느끼는 만족과 발전 가능성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습니다.



Q.  앞으로 정인님이 만들고 싶은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계속 사회혁신 분야에 남고 싶게 만드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린 것과 이어지는데, 사회문제에 관심 있는 인재들이 있어도 환경적 장벽 때문에 진입하지 못하는 모습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나은 임팩트 생태계를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를 계속 사회혁신 분야에 머물게 하는 동력은 함께 일하는 좋은 사람들입니다. 미스크에서도 일이 힘들 때가 있지만,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동료들이 있어 큰 힘이 됩니다. 사회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지만, 그 과정을 함께 보고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또한 중간 지원 조직에서 스타트업들이 사회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배우는 과정도 흥미롭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이왕 사는 삶이라면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경험을 하고 싶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계속 이 분야에 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