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읽고

세상을 글에 담아내는 편집자

김경하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한양대 국제대학원 지속가능경제학과 석사)



미래를 읽고

세상을 글에 담아내는 편집자

김경하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한양대 국제대학원 지속가능경제학과 석사)


Q. 안녕하세요 편집장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공익 전문 미디어 더나은미래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는 김경하입니다. 기사 발제부터 취재, 편집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며, 프로젝트 기획과 새로운 사업 개발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원래 PD를 지망하셨다고 들었는데, 콘텐츠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 관심이 많으셨던 건가요?


돌이켜보면 청소년기부터 제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건 늘 콘텐츠였던 것 같아요. 당시 10대들을 위해 위로의 글귀를 모아 보내주던 작은 쪽지 책자나, 매일 아침 한 구절씩 큐레이션을 전해주던 아침편지 같은 콘텐츠를 통해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콘텐츠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누군가의 삶에 힘이 되는 매개체라는 확신을 심어줬던 것 같아요. 동시에 저는 대중적인 예능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특히 러브하우스처럼 공익적 가치를 담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콘텐츠가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콘텐츠라는 도구를 통해 더불어 사는 가치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Q. 그 당시에도 공익 저널리즘은 다소 낯선 분야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던 동력이나 계기가 있을까요?


우연한 계기이긴 했지만, 대학 시절 수업 경험이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국사를 전공하면서 정보문화학 연합전공을 들었습니다. 그 전공에 사회혁신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해보는 수업이 있었어요. 굿네이버스나 다음세대재단 같은 단체에서 실제 고민을 들려주시면, 저희가 팀을 꾸려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때 처음 사회적기업 개념을 접했고, 키바 같은 해외 사례를 통해 “문제를 기회로 바꾼다”는 접근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수업 프로젝트는 해피빈과 함께 진행한 것이었어요. 잘 쓰이지 않던 ‘콩’을 어떻게 기부로 더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저희는 카풀 교환 수단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어요. 아주 초기적 시도였지만 새로운 방식을 직접 실험해본 경험이 큰 자산이 됐습니다.

그런 관심을 이어가던 중 더나은미래 채용 공고를 보게 됐어요. 세계 사회적 기업가들을 조명한 더나은미래의 기사를 보면서 제가 수업에서 배웠던 사례들이 그대로 담겨 있어 반갑고도 낯설더라고요. ‘여기라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지원했고, 막상 시작해 보니 잘 맞아서 지금까지 이어오게 되었습니다.



Q. 공익 저널리즘의 의미와 가능성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익을 내야 하고, 그 구조 속에서 공익만을 추구하기는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언론인 중 상당수는 공익을 추구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영향력을 발휘하는 방식이 다르고, 사람들이 뉴스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뉴스보다 부정적인 뉴스가 훨씬 빨리 퍼진다는 점이에요. 관심과 갈등 요소가 빠르게 확산되는 구조 때문에, 기존 언론만으로는 공익적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하기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문제 제기나 비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다른 방식으로 보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는 없을까 고민했는데, 이런 접근이 사회적 기업가 정신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지속되려면 새로운 수익 모델이 필요하다는 점도 중요하죠. 저희가 하는 새로운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일은, 이 영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 없이는 정말 어렵습니다. 사실 쉬운 일은 아니에요. 그냥 자극적인 기사를 쓰는 것이 훨씬 편할 수 있지만, 공익 저널리즘은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심으로 관심이 있고, 문제 해결력을 발휘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라면 공익 저널리즘에서 원하는 바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창간 15주년 편지에서 “개척자로서 사명감 하나로 신문을 만들었다”라고 하신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명감으로 커리어를 지키는 것이 편집장님께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매번 고민이 많았습니다. 더나은미래가 정말 필요한 매체인지,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동료들과 자주 이야기했어요. 공익 언론을 운영하는 건 자원도 부족하고, 사람들의 관심도 크지 않아 늘 도전이었죠. 기자들이 기사뿐 아니라 PM 같은 다양한 역할을 겸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지켜온 이유는, 2010년 당시 비영리나 CSR 같은 이슈를 꾸준히 다루는 매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중간에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른 언론 매체도 공익 이슈를 다루기 시작했지만, 사건 중심에 그치거나 전담 기자가 없어 깊이 있게 이어지지 않더라고요. 여전히 메인스트림 언론에서 다루기 어려운 영역이라, 별도의 매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걸 제가 혼자 사명감으로 버틴 건 아니고,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지켜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Q. 편집장님께서 시도하신 저널 액티비즘은 단순 취재와 기사 작성에 그치지 않고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어요. 저널 액티비즘을 시작하신 동기와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사회에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가장 많이 고민했었습니다. 단순 기사 작성으로 끝나는 것보다,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는 과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예를 들어 기업 CSR이나 사회적 지원 사업을 취재하면서, 자원이 실제로 필요한 곳보다는 단순 모금 수단으로 쓰이는 경우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필요한 곳에 자원이 쓰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특히 미등록 이주 아동 문제처럼 시급한 이슈는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결국 기사를 기반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필요하다면 시범 사업이나 자원 배분까지 연결하며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 과정이 저널 액티비즘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상 깊었던 순간은 미등록 이주 아동 문제를 구조적으로 다룬 7편의 시리즈 기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시키고, 법무부 관련 제도가 점차 인권 지향적으로 보완되는 계기를 만든 것입니다. 언론은 주로 사건 중심으로 다루지만, 저희는 아동권리협약 기준으로 모든 아동의 권리를 강조하며, 교육권과 가족과의 분리 방지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기업과 함께 사회공헌 프로그램 형태의 시범 사업을 기획 중이며, 아동들이 안전하게 제도를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Q. 더나은미래가 ‘환대’를 조직의 키워드로 설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선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경험이 많았습니다. 좋은 일을 한다고 해도 시스템이 없거나 구조가 불안정하면 오히려 문제가 생기기도 하죠. 그래서 단순한 선의가 아니라 구조와 성찰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환대’를 키워드로 설정하게 되었어요. 이는 취약한 사람을 불쌍하게 보거나 돕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존중하며 필요한 자리를 내주는 태도를 뜻합니다. 실제로 현재 저희는 이주 배경 청년을 단기 인턴으로 참여시켜, 당사자의 시각을 프로젝트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실험을 통해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Q. 편집장님께서는 ‘더나은미래’로서 도달하고 싶은 지점이나, 미디어의 성공 척도로 삼고 계시는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단순 조회 수나 성과보다, 세 가지를 중시합니다. 첫째, 저널리즘 기준을 충족한 ‘좋은 기사’를 쓰는 것, 둘째, 기자들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셋째, 의사결정권자와 연결되는 ‘핵심 네트워크’ 구축입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기사가 단순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변화를 만들어낼 때 큰 의미를 느낍니다. 내부에서는 경쟁보다 협력을 강조하며, 동료에게 도움을 주고 지식을 나누는 태도를 더 중요한 가치로 보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더나은미래가 변화의 시작점이 되기 위해 어떤 계획들을 가지고 계신가요?


변화를 혼자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과 접점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팩트 생태계 내 다양한 사람들과 협력하며,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결과를 회고하면서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흐름을 만들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