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보다 나다운 삶을 교육하는

(전) 당근마켓 개발자

김동우 주식회사 이에프지 제품총괄 (한양대 사회혁신융합전공 이수)



코딩보다 나다운 삶을 교육하는

(전) 당근마켓 개발

김동우 주식회사 이에프지 제품총괄

(한양대 사회혁신융합전공 이수)


Q. 안녕하세요 동우 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양대학교 17학번 경영학부 재학 중인 김동우입니다. 사회혁신융합전공과 창업융합전공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난 학기에 복학했는데, 그전에 약 5년 동안 휴학하며 소프트웨어 교육 쪽으로 창업 활동을 했고, 스타트업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올해 3월까지 당근마켓에서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다 복학했습니다. 지금은 학생 신분입니다.



Q. 당근마켓에서 퇴사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온 계기는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 계기가 있습니다. 우선, 당근마켓에서 병역 특례로 회사 생활을 마쳤는데, 병역 문제가 해결되고 나니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까?'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습니다. 평생 데이터 분석가나 개발 엔지니어로 살아가는 게 꿈은 아니었거든요. 또 한편으로는 학교 휴학 기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습니다. 원래는 자퇴할 생각이었는데, '지금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니 학교를 다니면서 편하게 학습해 보자'는 마음으로 복학을 결정했습니다.



Q. 사회혁신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우선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과열된 코딩 사교육 시장을 보며 '이건 아니다, 우리가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교육봉사 동아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마이크로소프트 사회공헌팀과 연결되면서 사회공헌에 대한 배경 지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회혁신을 본격적으로 접한 건 대학교 1학년 때 신현상 교수님의 '사회적 기업가 정신 액션 러닝' 수업을 들으면서였습니다. 강의식 수업이 아니라 프로젝트 기반으로 진행되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이런 것을 하는 전공이 있다고 해서 큰 고민 없이 사회혁신융합전공에 지원했습니다.



Q. 사회혁신융합전공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특징은 '정답이 없는 과목'이라는 점입니다. 사회혁신융합전공의 모든 수업에서 '이게 맞다고 알려져 있어'라고 말하는 대신, '이런 의견도 있는데 너의 의견은 어때?'라는 질문을 중요시합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고, 반박에 재반박하며,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훈련을 많이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사회혁신을 위한 시스템 사고' 같은 수업은 교과서나 정해진 커리큘럼 없이 스스로 조사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야생 환경'에서 학습이 이뤄지는데, 저는 그런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1기 때는 수강생이 10명 이하였고 대부분 1기생들이어서 서로 돈독하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동시에 수업마다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된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와서 보니, 다양한 학과의 사람들, 특히 공대생들도 많아졌고 학년도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다양했습니다. 확실히 다양성이 높아졌습니다. 또 사회혁신융합전공이 많이 알려지다 보니 큰 관심이 없더라도 수업을 들으러 온 학생들도 많아졌는데, 그런 학생들도 와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Q. 사회혁신융합전공에서 배운 점이 학교 밖에서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두 가지 부분에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소프트 스킬입니다. 사회혁신 전공에서는 '답이 없는' 상황에서 내 의견을 말하고 설득하는 훈련을 받는데, 이는 스타트업이나 당근마켓처럼 변화가 빠른 환경에서 매우 중요한 역량입니다. '시키는 일'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이 더 일을 잘한다고 평가받는 시대거든요. 당근마켓에서 데이터 분석가로 일할 때, '동네 안에서 일어난 따뜻한 연결'이라는 목표를 '숫자'로 바꿔야 하는 일을 했습니다. '따뜻함'이라는 추상적인 가치를 어떻게 객관적 지표로 만들지, '연결'을 채팅 수로 볼지, 중고 거래 수로 볼지 등을 팀원들과 함께 정의했습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사회혁신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을 위해 항상 쓰는 프레임워크와 똑같았습니다. 사회혁신에서 배운 이론적 배경 덕분에 편하게 일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관점입니다. 사회혁신을 배우면서 기업이 '어떻게 돈을 잘 벌 것인가'뿐만 아니라 '어떤 사회적 문제를 풀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당근마켓에서 '동네의 따뜻한 연결'이라는 추상적인 비전을 객관적인 지표로 바꾸는 일을 할 때, 이런 관점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특별한 훈련보다 일상 업무에 학습이 내재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씽킹' 같은 방법론을 배울 때 워크숍이나 강의로 배우기보다는, 업무 맥락 안에서 직접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팀 회의에서라도 '자기 생각을 적어도 한 번씩은 말하고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습니다. 회의를 진행하는 사람이 팀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떻게 쓰일지, 그리고 그것이 회사 전체의 비전이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고 일했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사회혁신 관련 아티클이나 책을 공유하며 '우리가 하는 일이 단순히 매출을 내는 것을 넘어 세상에 더 나은 무언가를 위한 것'임을 알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Q. 사회혁신융합전공을 한양대 학생들에게 추천한다면?


사회혁신융합전공은 한양대에만 있는 최초의 전공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전공이 더 잘 알려지고 브랜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이 좋은 배움을 현실적인 여러 문제 때문에 타협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만 하자'고 끝내지 않고, 리빙랩 수업처럼 끝까지 결과를 내고 '리얼 월드'를 경험해보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 어떤 문제에 집중하고 해결해나가고 싶으신가요?


확실히 '교육 문제'입니다. 현재 합류한 회사에서 '능동적 협력 학습'을 공교육 현장에 도입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입니다. 교사들에게 노하우가 부족하고, 노하우가 공유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밀키트처럼'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수업 플랫폼을 AI를 통해 제공하려 합니다. PBL(Project-Based Learning) 방식처럼, 학생들이 직접 계획하고 실행하는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죽기 전까지 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대학에 왔습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느꼈던, '지금 배우는 내용이 사회에 나갔을 때 실제로 먹고살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학생뿐만 아니라 40대, 50대까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알고 살게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