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신세대 재단이 교육을
지원하는 방식
2019-1
MARILYN HARRIS
Summary. 전통적 재단은 전통적인 공립 교육 기관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동하지만, 신세대 자선재단들은 교육 기관을 간접적으로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하는 등 이익단체와 같은 방식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재단들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이슈가 어떤 것인지를 관련 단체들에 대한 기부를 통해 표현해 왔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부유한 신세대 자선가들이 이끌어온 재단 활동의 새로운 움직임을 보면 정치적 이익집단의 방식과 유사하게 본인들의 의도가 좀 더 명확히 드러나는 형태의 옹호 활동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하버드대에서 정책학 및 사회학을 가르치는 레슬리 핑거는 신세대 재단들이 어떤 방식으로 수혜자를 선택하는지를 연구하고자 했다. 미국의 대규모 재단들이 교육을 가장 자주 우선순위로서 거론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그녀는 교육 분야에 대한 재단의 후원 활동에 초점을 맞췄다.
‘신세대 자선사업new philanthropy’은 유통, 테크, 금융 등과 같은 현대적 산업 분야에서 부를 이루었으며,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기부자들이 세운 재단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980년대 이전의 전통적 재단들은 제조업이나 인쇄업으로 부를 축적하고 현재는 고인이 된 후원자들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역사적으로 그들은 구체적 결과보다는 역량 강화와 정치적 동원에 초점을 맞추었다.
핑거의 연구는 주 단위의 교육 관련 기부금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컬럼비아대 교육대학원에서 정치학과 교육학을 담당하는 제프리 헤니그 교수에 따르면 주 단위 교육기관들은 비록 전체 재단기부금 중 극히 일부만을 후원받기는 하지만 ‘그들은 주 단위 교육개혁의 실행에 있어 그들이 갖는 중요한 비중에도 불구하고 연구가 많이 되어 있지 않은 행동주체’이다. 헤니그는 “핑거의 연구는 기부금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주로 향하는지 혹은 영향력 확장을 위한 정치적 조건이 가장 유리한 주로 향하는지에 대해 흥미로운 실증적 테스트를 제공합니다.”라고 말했다.
전통적 재단과 신세대 재단들 모두 교육 분야에 관대하게 기부하지만, 그들의 목표 지점은 확연히 다르다. 전통적 재단은 보통 전통적인 공립학교를 지원한다. 반면, 신세대 재단은 ‘교육개혁’이라는 잣대 하에 선택(학생/학부모의 선택의 자유)과 책무성(효과성 및 효율성에 대한 학교의 책임)을 중시하는 교육정책을 통해 공립학교 시스템을 재편하거나 우회하려고 한다. 대표적인 교육개혁 프로그램으로는 바우처로 원하는 교육을 받음으로써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학교 바우처 제도, 티치포아메리카Teach for America와 같은 대안적 인증 프로그램alternative certification program, 특목고 제도인 차터스쿨charter schools 등이 있다.
또한 ‘한 명의 어린이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No Child Left Behind’, ‘정상을 향하여Race to the Top’ 등과 같은 최근의 전국적인 이니셔티브들national initiatives은 주 교육기관들에게 앞서 말한 개혁적인 교육제도들을 시행하도록 요구한다. 재단들은 주 교육기관들이 연계된 주 차원의 지원전략을 통해, 해당 주의 교육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본인들이 원하는 형태의 교육개혁을 도입하기로 약속한 주에 대하여 선별적으로 기부금을 제공함으로써 진행된다. 결과적으로 해당 주에 속한 초/중/고 등의 교육기관이 개혁적인 교육제도를 실행하도록 영향을 준다.
신세대 자선가들은 이런 프로그램들이 보다 높은 지렛대 효과higher-leverage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핑거의 설명에 따르면 이런 프로그램들은 학교 시스템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기존 시스템에 단순히 돈을 붓는 것이 아니라 돈이 흐르는 방향을 바꾼다. 헤니그는 “법적 제약, 역량 한계 등으로 인해 연방정부가 학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연방교육정책 관련 활동들에 있어서 주 차원의 접근이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핑거는 데이터 분석과 현장 연구를 통해 명확한 패턴을 찾아냈다. 그녀는 2003년에서 2014년 사이에 미국 1000대 재단이 재단센터Foundation Center에 보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 교육부에 후원된 1만 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분석했다. 이에 더하여 주 교육 기관들에게 가장 많은 기부금을 제공하는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과 월러스 재단The Wallace Foundation이 국세청IRS에 보고한 기부금 자료를 분석했다. 그다음에 그녀는 이 정보와 기부금을 후원받은 주 정부의 정치적, 사회적 요인들과 연관시켜 보았다.
그녀의 분석 결과 어떤 주의 빈곤율과 해당 주가 신세대 재단 또는 전통적 재단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을 가능성 간에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재단들의 보조금 전략이 해당 주의 필요만을 고려하여 추진되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오히려 주 교육기관들 중에서 학교개혁에 적극적이거나, 교원노조─일반적으로 새로운 교사 자격 인증 제안에 호의적이지 않은─가 약한 주에 위치한 경우에 기부금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교육개혁 제도 중 교사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사자격 인증 제도의 경우, 교원노조가 강할 시 받아들여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단체교섭을 허용하는 주들은 그렇지 않은 주에 비해 보조금을 받을 확률이 10% 정도 낮았다.
이와 같은 정치적 고려사항은 전통적 재단에게는 덜 중요했다. 핑거는 전통적 재단들이 교육에 높은 비중의 예산을 쓰는 주, 보다 도회적인 주, 민주당 주지사가 선출된 주에 기부금을 주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녀는 “주 정부 차원의 분석을 통해 신세대 재단은 교원노조가 약한 주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반면, 빈곤율이 높거나 교육개혁을 지지하는 그룹이 존재하는 주에 좀 더 많은 기부금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예컨대 게이츠 재단은 2008년에 교사 관련 정책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최소 45% 이상의 학생들이 무료 혹은 할인된 가격의 급식을 받고 있으며, 교사평가와 학생들의 시험점수를 연계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 주를 찾고 있었다. 게이츠 재단은 또한 ‘과감한 교사 개혁에 유리한 정치적 조건’을 가진 주들을 찾고 있었다. 그 결과 켄터키 주의 경우 강력한 교육개혁 지지조직을 가지고 있었고, 단체교섭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전체 교사 중 교원노조 소속 교사 비율이 60%도 되지 않음을 발견했다. 게다가 켄터키 주의 교육재원은 삭감되고 있었고 ‘정상을 향하여’ 펀드도 받지 못한 상태였다.
게이츠 재단은 켄터키 주에 대한 자금 및 훈련 지원을 통해 교사의 성과평가 방법을 개혁하고자 했다. 핑거는 이러한 접근법이 주 내의 기존 이익집단들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이익 집단’과 비슷한 방법이라고 본다. “추가적 기부금은 새로운 교원평가제도를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주의 역량을 증가시켰습니다. 제가 대화를 나누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관료들, 노조 지도자들, 교사들─이런 유형의 도움을 환영했습니다.”
참고
1 . 레슬리 K 핑거, 「주 정부에 대한 기부: 신세대 재단은 이익집단인가?」 2018년. 워킹페이퍼.
> 원문 기사 보기
MARILYN HARRIS
마릴린 해리스(Marilyn Harris)는 작가이자 편집자로 활동 중이다. 온라인, 인쇄, 영상 매체 소비자들을 위해 복잡하고 기술적인 자료를 쉽게 풀어내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댓글
필란트로피 · 교육 · 기금
신세대 재단이 교육을
지원하는 방식
2019-1
MARILYN HARRIS
Summary. 전통적 재단은 전통적인 공립 교육 기관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동하지만, 신세대 자선재단들은 교육 기관을 간접적으로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하는 등 이익단체와 같은 방식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재단들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이슈가 어떤 것인지를 관련 단체들에 대한 기부를 통해 표현해 왔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부유한 신세대 자선가들이 이끌어온 재단 활동의 새로운 움직임을 보면 정치적 이익집단의 방식과 유사하게 본인들의 의도가 좀 더 명확히 드러나는 형태의 옹호 활동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하버드대에서 정책학 및 사회학을 가르치는 레슬리 핑거는 신세대 재단들이 어떤 방식으로 수혜자를 선택하는지를 연구하고자 했다. 미국의 대규모 재단들이 교육을 가장 자주 우선순위로서 거론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그녀는 교육 분야에 대한 재단의 후원 활동에 초점을 맞췄다.
‘신세대 자선사업new philanthropy’은 유통, 테크, 금융 등과 같은 현대적 산업 분야에서 부를 이루었으며,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기부자들이 세운 재단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980년대 이전의 전통적 재단들은 제조업이나 인쇄업으로 부를 축적하고 현재는 고인이 된 후원자들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역사적으로 그들은 구체적 결과보다는 역량 강화와 정치적 동원에 초점을 맞추었다.
핑거의 연구는 주 단위의 교육 관련 기부금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컬럼비아대 교육대학원에서 정치학과 교육학을 담당하는 제프리 헤니그 교수에 따르면 주 단위 교육기관들은 비록 전체 재단기부금 중 극히 일부만을 후원받기는 하지만 ‘그들은 주 단위 교육개혁의 실행에 있어 그들이 갖는 중요한 비중에도 불구하고 연구가 많이 되어 있지 않은 행동주체’이다. 헤니그는 “핑거의 연구는 기부금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주로 향하는지 혹은 영향력 확장을 위한 정치적 조건이 가장 유리한 주로 향하는지에 대해 흥미로운 실증적 테스트를 제공합니다.”라고 말했다.
전통적 재단과 신세대 재단들 모두 교육 분야에 관대하게 기부하지만, 그들의 목표 지점은 확연히 다르다. 전통적 재단은 보통 전통적인 공립학교를 지원한다. 반면, 신세대 재단은 ‘교육개혁’이라는 잣대 하에 선택(학생/학부모의 선택의 자유)과 책무성(효과성 및 효율성에 대한 학교의 책임)을 중시하는 교육정책을 통해 공립학교 시스템을 재편하거나 우회하려고 한다. 대표적인 교육개혁 프로그램으로는 바우처로 원하는 교육을 받음으로써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학교 바우처 제도, 티치포아메리카Teach for America와 같은 대안적 인증 프로그램alternative certification program, 특목고 제도인 차터스쿨charter schools 등이 있다.
또한 ‘한 명의 어린이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No Child Left Behind’, ‘정상을 향하여Race to the Top’ 등과 같은 최근의 전국적인 이니셔티브들national initiatives은 주 교육기관들에게 앞서 말한 개혁적인 교육제도들을 시행하도록 요구한다. 재단들은 주 교육기관들이 연계된 주 차원의 지원전략을 통해, 해당 주의 교육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본인들이 원하는 형태의 교육개혁을 도입하기로 약속한 주에 대하여 선별적으로 기부금을 제공함으로써 진행된다. 결과적으로 해당 주에 속한 초/중/고 등의 교육기관이 개혁적인 교육제도를 실행하도록 영향을 준다.
신세대 자선가들은 이런 프로그램들이 보다 높은 지렛대 효과higher-leverage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핑거의 설명에 따르면 이런 프로그램들은 학교 시스템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기존 시스템에 단순히 돈을 붓는 것이 아니라 돈이 흐르는 방향을 바꾼다. 헤니그는 “법적 제약, 역량 한계 등으로 인해 연방정부가 학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연방교육정책 관련 활동들에 있어서 주 차원의 접근이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핑거는 데이터 분석과 현장 연구를 통해 명확한 패턴을 찾아냈다. 그녀는 2003년에서 2014년 사이에 미국 1000대 재단이 재단센터Foundation Center에 보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 교육부에 후원된 1만 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분석했다. 이에 더하여 주 교육 기관들에게 가장 많은 기부금을 제공하는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과 월러스 재단The Wallace Foundation이 국세청IRS에 보고한 기부금 자료를 분석했다. 그다음에 그녀는 이 정보와 기부금을 후원받은 주 정부의 정치적, 사회적 요인들과 연관시켜 보았다.
그녀의 분석 결과 어떤 주의 빈곤율과 해당 주가 신세대 재단 또는 전통적 재단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을 가능성 간에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재단들의 보조금 전략이 해당 주의 필요만을 고려하여 추진되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오히려 주 교육기관들 중에서 학교개혁에 적극적이거나, 교원노조─일반적으로 새로운 교사 자격 인증 제안에 호의적이지 않은─가 약한 주에 위치한 경우에 기부금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교육개혁 제도 중 교사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사자격 인증 제도의 경우, 교원노조가 강할 시 받아들여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단체교섭을 허용하는 주들은 그렇지 않은 주에 비해 보조금을 받을 확률이 10% 정도 낮았다.
이와 같은 정치적 고려사항은 전통적 재단에게는 덜 중요했다. 핑거는 전통적 재단들이 교육에 높은 비중의 예산을 쓰는 주, 보다 도회적인 주, 민주당 주지사가 선출된 주에 기부금을 주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녀는 “주 정부 차원의 분석을 통해 신세대 재단은 교원노조가 약한 주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반면, 빈곤율이 높거나 교육개혁을 지지하는 그룹이 존재하는 주에 좀 더 많은 기부금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예컨대 게이츠 재단은 2008년에 교사 관련 정책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최소 45% 이상의 학생들이 무료 혹은 할인된 가격의 급식을 받고 있으며, 교사평가와 학생들의 시험점수를 연계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 주를 찾고 있었다. 게이츠 재단은 또한 ‘과감한 교사 개혁에 유리한 정치적 조건’을 가진 주들을 찾고 있었다. 그 결과 켄터키 주의 경우 강력한 교육개혁 지지조직을 가지고 있었고, 단체교섭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전체 교사 중 교원노조 소속 교사 비율이 60%도 되지 않음을 발견했다. 게다가 켄터키 주의 교육재원은 삭감되고 있었고 ‘정상을 향하여’ 펀드도 받지 못한 상태였다.
게이츠 재단은 켄터키 주에 대한 자금 및 훈련 지원을 통해 교사의 성과평가 방법을 개혁하고자 했다. 핑거는 이러한 접근법이 주 내의 기존 이익집단들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이익 집단’과 비슷한 방법이라고 본다. “추가적 기부금은 새로운 교원평가제도를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주의 역량을 증가시켰습니다. 제가 대화를 나누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관료들, 노조 지도자들, 교사들─이런 유형의 도움을 환영했습니다.”
참고
1 . 레슬리 K 핑거, 「주 정부에 대한 기부: 신세대 재단은 이익집단인가?」 2018년. 워킹페이퍼.
> 원문 기사 보기
MARILYN HARRIS
마릴린 해리스(Marilyn Harris)는 작가이자 편집자로 활동 중이다. 온라인, 인쇄, 영상 매체 소비자들을 위해 복잡하고 기술적인 자료를 쉽게 풀어내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