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장애가 있어도 소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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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일반 · 교육
장애가 있어도
소외되지 않는다

2025-1


MADALITSO WILLS KATETA



Summary. 사이트세이버는 말라위에서 커뮤니티 중심 교육과정을 통해 장애아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있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셀리스타 반다Shelista Banda는 이제 10살이 되었다. 셀리스타는 장애를 이유로 또래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곤 했는데, 종종 그 아이들에게 돌을 던지며 복수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괴롭힘 때문에 셀리스타의 어머니 로즈 반다Rose Banda는 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로즈는 셀리스타가 교육을 받지 않고도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을지 크게 걱정했다.


2017년, 로즈는 자신의 6살 된 딸을 은체우Ntcheu의 돌봄기관인 제임스 센터James Centre에 등록시켰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는 이 센터에서 셀리스타는 자신의 장애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배웠다. 센터는 셀리스타 가족에게 염소 5마리를 보내주기도 했는데, 이는 셀리스타의 가족이 안정적으로 식량을 확보하고, 교육 여건을 개선하도록 돕기 위함이었다.


셀리스타의 삶은 교육과 돌봄을 통해 달라졌다. 로즈 반다는 말한다. “제 딸은 외로운 삶을 살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제 딸은 집안일을 돕고 있고, 다른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지내요.”


말라위에서는 5세 이상 인구 중 약 170만 명이 장애를 갖고 살아가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약 11퍼센트에 해당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2억 4천만 명의 아이들이 장애를 갖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ted Nations Children's Fund에 따르면, 중저소득국의 장애아동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거나 표준 이하의 교육을 받고 있다. 이같이 열악한 교육 현실은 장애아동의 사회적 발달과 통합을 저해한다.


제임스 센터는 사이트세이버Sightsavers의 지원을 받고 있는 말라위의 49개 돌봄센터 중 하나이다. 국제 NGO인 사이트세이버는 1950년, 개발도상국에서의 실명 예방 활동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공중보건 활동가 존 윌슨 경Sir John Wilson에 의해 설립됐다.


사이트세이버는 예방 가능한 실명을 막기 위한 활동뿐 아니라 열대성 질환을 치료하고 종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30개 이상의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 중저소득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이트세이버는 2015년부터 정부-NGO 파트너십을 통해 건강, 교육, 고용, 거버넌스 부문에서 다양성과 형평성, 포용성을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표적인 파트너십 사례로는 가톨릭건강위원회Catholic Health Commission, CHC와의 협업을 꼽을 수 있다. CHC는 사이트세이버 내 포용적 아동 발달교육 프로젝트Inclusive Early Childhood Development Education, IECDE의 일환인 제임스 센터 운영을 맡고 있다. 2020년, 사이트세이버는 CHC, 말라위 장애아동 부모 협회Parents for Disabled Children Association of Malawi, PODCAM, 은체우 사회복지국Ntcheu District Social Welfare office과 협력해 IECDE를 출범시켰다. IECDE는 장애아동의 사회적 포용과 소속감 강화를 목표로, 장애아동에게 동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이트세이버는 교육 접근성, 양질의 영양섭취,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말라위 아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말라위와 같이 인구의 절반이 빈곤을 겪는 국가에서 장애아동들은 특히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 지역에서는 장애아동들이 사악한 마법이나 저주를 받았다고 믿는 경우가 흔한데, 이러한 미신으로 장애아동에 대한 낙인은 더욱 강화된다. 사이트세이버는 IECDE를 통해 장애아동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동등한 교육과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임파워먼트 프레임워크

IECDE는 사이트세이버가 앞서 성공을 거둔 ‘어떤 아이도 소외되지 않는다Leave No Child Behind’ 프로그램으로부터 출발했다. 2010년 6월부터 2016년 5월까지, 10개의 은체우 지역 아동돌봄센터에서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돌봄과 유아 교육을 제공했다. 또한 지역 공동체 및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장애아동의 교육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취학률을 높였으며, 돌봄제공자와 교사들에게 포용적인 교육 방법을 교육했다.


2023년 4월, 케어기버 하우야가 말라위 중부 은체우 지역에서 장애아동들을 위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이트세이버는 IECDE와의 협력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49개 아동돌봄센터로 확대했고, 지원범위를 장애아동의 가족과 지역사회로까지 넓혔다. IECDE는 취학률을 높이기 위한 운동을 초등학교로까지 확대했는데, 특히 은체우 지역 장애아동의 초등학교 취학률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이 프로젝트의 운영은 사이트세이버의 기금을 포함한 기부금과 보조금으로 이뤄졌다. 구독형 복권으로 수익의 일부를 자선사업에 기부하는 국민우표복권People’s Postcode Lottery은 59만 4천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IECDE의 임파워먼트 프레임워크는 장애아동의 가족과 지역사회, 양육자를 대상으로, 장애아동이 양질의 교육을 보장받는 데 필요한 재정 및 교육적 지원을 제공한다. 그중 식량 지원은 아동 교육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이다.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취약 가정을 대상으로 가장 널리 시행되고 있는 무상 지원 제도인 학교 급식 프로그램이 취학률을 9퍼센트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트세이버는 셀리스타의 가정처럼 가난한 가정에 염소를 기부하는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이 활동의 목적은 생계를 지원하는 동시에 가정에서 아동이 학교에 다니는 데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도록 돕는 것이다. IECDE의 지원을 통해 공동체 텃밭이 조성되기도 했는데, 지역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는 이 텃밭은 49개 아동돌봄센터 아동들의 점심을 위해 음식을 공급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음식이 영양가 있을 뿐 아니라 위생적으로도 안전하도록 음식 준비와 영양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IECDE의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벤 치카이파Ben Chikaipa는 말한다. “국가적으로 만성적인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고 기후변화로 농산물 재배 기간이 점점 더 불규칙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프로젝트가 농업을 지원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고 싶어 하는 건 학교에서 제공하는 급식 때문이니까요.”


IECDE가 출범한 2020년 이래로 은체우 지역 내 장애아동들의 취학률은 139퍼센트 증가했다. 치카이파는 이러한 변화가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무상급식 덕분이라고 평가한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인 태도를 변화시키고자 진행된 시민교육은 지역사회 임파워먼트 활동의 초석을 다졌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장애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을 제고하는 정기적인 만남의 장이 열렸고, 지역사회 지도자들은 장애인 구성원을 옹호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 카왈라 마을의 지도자 존 반다John Banda는 이 교육에서 장애인을 위한 자원 및 서비스를 관련 조직에 요청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고 설명한다.


그는 말한다. “이제 우리는 사이트세이버가 활동을 마치더라도 지역사회 기업들로부터 자원을 모아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사이트세이버의 임파워먼트 프레임워크는 양육자와 교사를 대상으로 무상교육을 제공한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캐서린 하우야Catherine Hawuya는 유년 시절 교육을 받지 못하다 2020년 마을 이장의 추천으로 진학을 결심했다. 사이트세이버에서 보육 관련 직업훈련을 받은 덕에 하우바는 현재 교사가 되어 장애아동와 비장애아동을 한 교실에서 가르치고 있다.


그녀는 말한다. “과거 학급에서 학업 성취도가 낮았던 장애아동들이 지금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제 비장애인 학우들과 같은 교실에서 낙인이나 차별 없이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CHC의 현장 담당자인 마리아 마드잔가티Maria Mwadzangati는 IECDE의 양육자 가이드북이 장애아동에 대한 사회적 태도를 변화시켰다는 점에 주목한다. IECDE는 장애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없애고, 장애아동의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도록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있는데, 이 가이드북은 영어와 말라위의 토착어인 치체와어로 제작되고 있다. 


마드잔가티는 밀한다. “과거에 사람들은 장애를 흑마법이나 부모가 저지른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은 이 가이드북을 통해 장애아동이 비장애아동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배우고 있습니다.”



성장을 위한 파트너십 전략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교가 전부 폐쇄된 상황에서 IECDE는 순탄치 않은 시작을 했다. 2020년과 2022년 사이, 세 개의 사이클론이 말라위를 강타했고,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역사상 최장기간 콜레라가 유행하면서 프로젝트는 난항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이트세이버와 파트너인 CHC, PODCAM, 사회복지국은 각각이 가진 전문 지식에 기반해 역할을 분담하는 전략적 접근법을 발전시켰다. PODCAM은 장애인의 권리를, CHC는 건강 이슈를 담당했고, 사회복지국은 IECDE 프로그램을 담당했다. 사이트세이버는 아동돌봄센터에 손 세정 용품과 정수에 쓰이는 염소 등을 제공하며 예방적 개입을 맡았다.


사이트세이버는 또한 45명의 아동에게 휠체어, 지지대, 목발, 뇌성마비 환자 전용 의자를 기부했다. 보조기기가 필요한 아이들이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 서비스를 연계했으며, 보조기기 구매 비용과 치료 비용까지 사이트세이버가 부담했다.


치카이파는 말한다. “사이트세이버는 열악한 가정의 장애아동들에게 포용적인 사회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사이트세이버의 지원은 이런 우리의 미션을 실현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


2023년 4월, 사이트세이버는 보육원과 아동돌봄센터 장애아동의 지속적인 교육을 위해 IECDE를 은체우 지역 18개 초등학교로 확대했다. 이러한 확장은 셀리스타와 같이 비장애아동들과 동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 장애아동들에게 더 큰 희망을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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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ALITSO WILLS KATETA

마다릿소 윌스 카테타는 말라위의 릴롱웨에 기반을 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자 미디어 컨설턴트이다. 그는 톰슨 루터스 재단 퓨처플래닛, 포린폴리시 등에 기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