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구글 트렌드에서 인권을 검색하다

댓글   


연구 · 인권 · 기술
구글 트렌드에서 
인권을 검색하다

2023-4


CHANA R. SCHOENBERGER 



Summary. 구글 서치 트렌드는 인권이 글로벌 남부의 저항 운동과 계속 공명할 것임을 보여준다.



인권 운동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은 인권운동이 신자유주의적 이해관계를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인권 운동이 선진국들과 선진국이 설립한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비영리단체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는 것이다. 인권 운동에 비판적인 이런 흐름은 더 나아가, 인권의 어휘를 뛰어넘는 다른 언어를 사용하려는 데까지 이어진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서 억압받는 집단이 인권이란 어휘를 넘어, 사회정의와 같은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자신들의 경험과 억압에 대한 투쟁을 설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최근 발표된 한 논문은 이러한 비판을 구글 트렌드 데이터를 활용해 검증하였다. 이 논문은 구글 데이터로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아랍어로 ‘인권' 및 관련 용어를 검색할 때 국가별 인기도를 조사했다.


해당 연구의 저자인 토론토 대학교 정치학 부교수인 제프 댄시와 미시간 대학교 정치학 조교수인 크리스토퍼 패리스는 “이 논문은 수준 높은 논쟁을 다루고 있다. 과연 인권이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할지, 인권 담론이 여전히 반헤게모니적인counter-hegemonic 저항의 방식을 촉발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이다. 우리가 연구를 통해 내린 두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그렇다’ 였다.”라고 서술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다양한 국가에서 다양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 특히 남반구의 사람들이 인권이라는 언어를 여전히 유용하게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저자들은 인권을 서구가 전 세계 나머지 국가에 강요하는 것이라고 보는 비판이 종종 선진국의 엘리트들로부터 제기되며, “이는 북반구의 사람들이 실제로 현상에 대해 질문하거나 근거를 조사하지 않은 채 남반구의 사람들을 대변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설명한다.


이 연구에는 사람들이 인권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두 가지 모델이 등장한다. “하향식 모델은 인권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외국인 직접 투자, 국제 NGO의 캠페인, 국제법 제정과 같은 외부 요인에 기인한다고 예측합니다. 반면 상향식 모델은 인권에 대한 관심은 경제 성장이나 고질적인 억압과 같은 내부 요인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합니다.”라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저자들은 상향식 모델이 ‘인권’이라는 용어에 대한 사람들의 검색 패턴을 더 잘 설명한다고 주장한다. “인권에 대한 관심은 남반구에 더 집중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일상적인 국가 폭력에 직면하는 곳에서 당연히 인권에 대한 담론이 더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됩니다.”


논문의 저자인 패리스와 댄시는 노스 텍사스 대학교에서 학부생으로 만났고, 박사 학위를 마친 후 공식적으로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2018년 3월, 기독교 절기 중 하나인 사순절 직전에 4일 동안 열리는 뉴올리언스의 축제, 마디 그라Mardi Gras 직후 뉴올리언스에서 주말을 보내던 중 연구 주제를 구상했다. 당시 댄시는 세스 스티븐스-데이비드위츠의 책 <모두 거짓말을 한다Everybody Lies>를 읽고 있었는데, 이 책은 구글 검색을 통해 트렌드를 파악하는 방법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댄시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종종 정치학 분야 외의 책을 읽는데, 그렇지 않으면 “집단 사고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몇몇 정치학 연구자들이 이 구글 데이터 보관소를 사용하긴 했지만, 대체로 공중보건, 경제학, 미디어 연구 분야에서만 활용되었다고 저자들은 언급한다.


댄시가 인권이 사람들에게 어떤 울림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구글의 종합 검색 데이터를 활용하자고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때, 패리스는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작업을 착수하자마자 패리스는 이 데이터가 얼마나 유용한지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패리스는 “우리는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정보, 모든 종류의 흥미로운 지역사회 데이터가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이 논문의 발견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결국 결실을 맺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하지만 “기부자 커뮤니티에는 새롭고 매력적인 이슈로 이동하고 싶어하는 충동이 늘 존재합니다.”라고 댄시는 설명한다. 이 논문의 결과로 NGO와 활동가들은 인권이라는 언어에서 벗어나지 않고도 그들이 돕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인권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뉴욕대학교 법과대학의 임상법 교수이자 인권 및 세계 정의 센터the Center for Human Rights and Global Justice의 의장인 세자르 로드리게스-가라비토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권 학계의 논쟁은 매우 빈약한 경험적 증거와 북반구에서 본 인권 실천에 대한 제한된 시각에 근거해 인권의 ‘종말’에 대한 광범위한 주장에 지배되어 왔습니다. 댄시와 패리스의 엄밀한 연구로 완성된 이 논문은 이러한 관점을 종식시키고, 인권의 지속적인 중요성을 입증하며,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원문 기사 보기


CHANA R. SCHOENBERGER

차나 R. 슈엔베르거(@cschoenberger)는 뉴욕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경영, 금융 및 학술 연구 관련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