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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적으로, 깊이있게 성장하기
2022-1
DANIELA BLEI
Summary. 사회적 기업이 실리콘밸리 모델을 넘어 지역사회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앤아버에 위치한 미시건 대학교에서 당시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김선태는 주주가치 극대화 관점에서 벗어난 대안적 형태의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디트로이트 근처에서 지속가능한 도시 재생을 목표로 소규모기업에 사무실을 임대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영리 인큐베이션 기업에서 박사과정의 필드 워크를 시작한 후, 김선태의 지도교수들은 해당 사업의 기업가정신 기반 개발전략이 어떤 차별점과 특징을 가지는지 찾아내는 비교 사례 연구를 진행해 볼 것을 제안했다.
김선태는 영리 인큐베이션 기업과 비교할 만한 비영리 액셀러레이터 기업을 발견했다. 그 기업은 지역 내 본사를 두고 있으면서 '디트로이트를 차세대 실리콘밸리로 전환하는 것'을 미션으로 둔 기업이었다. 현재 보스턴칼리지 캐롤경영대학원의 경영조직학과 교수인 김선태는 몬트리올 맥길대학교 지속가능경영학과 교수인 김안나와 함께 두 기업의 아이디어 진화 및 변혁을 평가하는 새 논문을 발표했다.
처음에 저자들은 사회적기업가정신을 전통적 비즈니스와 비교하기 위해 앞서 언급된 두 기업을 선택했다. 이들은 두 기업을 지칭하기 위해 첫 번째 기업은 ‘그린GREEN', 두 번째 기업은 ‘액셀ACCEL'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 그러나 그들이 이끌어내려 한 이분법은 액셀이 사회적, 환경적 관심을 드러내고 그린이 이윤추구에 대한동기를 가지고 있었기에 점차 모호해졌다. 저자들은 두 기업을 구분하는 것이 대조적인 방식의 벤처 성장 추구였다는 점을 깨달았고, 이는 빈곤도가 높고 자원이 부족한 디트로이트에 각기 다른 지역적 임팩트를 가져왔다.
김선태는 "액셀이 배출한 벤처 기업들은 일시적으로 압축됐다가 공간적으로 광범위해졌다고 묘사될 만큼 빠르고 넓게 성장했습니다. 이 기업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디트로이트를 떠났고 미국 전체 또는 글로벌 수준으로 규모를 확장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그린에서 시작한 기업들에 대해 그는 "규모가 깊거나 범위가 한곳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디트로이트를 떠나지 않고 일시적으로 확장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린 출신의 기업들은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더 오랜 기간 동안 성장하고 지속됐으며, 지역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저자들은 두 조직의 궤적을 추적하고 각각이 창출한 임팩트를 평가하기 위해 참여자 관찰과 인터뷰를 결합한 문화기술지적 연구ethnographic research를 수행하였고, 뉴스 기사와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포함한 보관기록 자료를 수집했다. 미국과 세계의 많은 곳에서 그랬던 것처럼, 디트로이트에서 '제 2의 실리콘 밸리'나 벤처자본이 뒷받침하는 고성장 번영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은 미미한 효과를 거두었다.
김선태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첨단 벤처기업이 빈곤 해소에 거의 기여하지 않고,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지역사회의 번영을 이끌어낸 실리콘밸리,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의 리서치 트라이앵글, 텍사스 오스틴의 널리 알려진 성공 사례들이 왜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이나 빈곤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번영을 이끌어내지 못했을까요?"
그린과 액셀에서의 아이디어 발전을 면밀히 조사함으로써, 저자들은 자원조달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액셀은 주요 자원 조달 방식으로 벤처 캐피탈 투자를 통한 자금에 의존했는데, 이는 가능한 신속하게 수익의 극대화를 우선시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자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도록 하는 아이디어의 수립을 의미했다. 다음 투자라운드까지 살아남고 기업 가치를 높여야만 하는 끊임없는 니즈 때문에 이러한 기업가들은 확장성scalability, 즉 아이디어를 빠르고 광범위하게 재생산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한편, 그린의 자원조달 방식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의 용도 변경을 설명하기 위해 기업가정신 학자들이 사용하는 인류학적 개념인 브리콜라주였다. 예를 들어, 그린에서 시작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식품 벤처는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디트로이트 교회와 탁아소의 허가된 주방 공간 중 잘 활용되지 않는 곳으로 눈을 돌렸고, 신선하고 저렴한 농산물을 얻기 위해 지역의 도시 농부들을 찾았다.
김선태는 "그들의 사업 아이디어에는 지역적이고 구체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방향성이 담겨 있으며 디트로이트를 넘어서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벤처기업이 지역의 플레이어들과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었던 점이 그들에게는 지속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업가정신을 통해 디트로이트와 같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의도가 있다면, 액셀과 같은 방식으로 스케일업을 하는 벤처는 정답이 아닐 수 있다.
캐나다 빅토리아 대학의 아나 마리아 페레도 정치생태학과 교수는 "저자들은 내재된 자원, 즉 브리콜라주를 기반으로 하며,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가정신이 다양하고 지속가능한 일련의 편익을 창출한다는 사례를 제시합니다"라고 말했다. "극적으로 확장하지만 밀도가 낮고 자주 외부로 유출되는 대규모 외부 자본의 개입 사례와의 대조가 놀랍습니다."
김선태와 김안나가 경영학회저널Academy of Management Journal에 기고한 “바이러스처럼 자라는가, 또는 참나무처럼 자라는가? 기업가정신을 통한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Growing Viral or Growing Like an Oak Tree? Towards Sustainable Local Development through Entrepreneurship” 논문은 곧 출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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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A BLEI
다니엘라 블레이(DANIELA BLEI)는 역사학자이고, 작가이면서, 학술서적의 에디터이다. 그녀의 글은 daniela-blei.com/writing에서 볼 수 있다. 종종 트위터에(@tothelastpage)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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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사회적 기업이 실리콘밸리 모델을 넘어 지역사회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앤아버에 위치한 미시건 대학교에서 당시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김선태는 주주가치 극대화 관점에서 벗어난 대안적 형태의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디트로이트 근처에서 지속가능한 도시 재생을 목표로 소규모기업에 사무실을 임대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영리 인큐베이션 기업에서 박사과정의 필드 워크를 시작한 후, 김선태의 지도교수들은 해당 사업의 기업가정신 기반 개발전략이 어떤 차별점과 특징을 가지는지 찾아내는 비교 사례 연구를 진행해 볼 것을 제안했다.
김선태는 영리 인큐베이션 기업과 비교할 만한 비영리 액셀러레이터 기업을 발견했다. 그 기업은 지역 내 본사를 두고 있으면서 '디트로이트를 차세대 실리콘밸리로 전환하는 것'을 미션으로 둔 기업이었다. 현재 보스턴칼리지 캐롤경영대학원의 경영조직학과 교수인 김선태는 몬트리올 맥길대학교 지속가능경영학과 교수인 김안나와 함께 두 기업의 아이디어 진화 및 변혁을 평가하는 새 논문을 발표했다.
처음에 저자들은 사회적기업가정신을 전통적 비즈니스와 비교하기 위해 앞서 언급된 두 기업을 선택했다. 이들은 두 기업을 지칭하기 위해 첫 번째 기업은 ‘그린GREEN', 두 번째 기업은 ‘액셀ACCEL'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 그러나 그들이 이끌어내려 한 이분법은 액셀이 사회적, 환경적 관심을 드러내고 그린이 이윤추구에 대한동기를 가지고 있었기에 점차 모호해졌다. 저자들은 두 기업을 구분하는 것이 대조적인 방식의 벤처 성장 추구였다는 점을 깨달았고, 이는 빈곤도가 높고 자원이 부족한 디트로이트에 각기 다른 지역적 임팩트를 가져왔다.
김선태는 "액셀이 배출한 벤처 기업들은 일시적으로 압축됐다가 공간적으로 광범위해졌다고 묘사될 만큼 빠르고 넓게 성장했습니다. 이 기업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디트로이트를 떠났고 미국 전체 또는 글로벌 수준으로 규모를 확장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그린에서 시작한 기업들에 대해 그는 "규모가 깊거나 범위가 한곳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디트로이트를 떠나지 않고 일시적으로 확장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린 출신의 기업들은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더 오랜 기간 동안 성장하고 지속됐으며, 지역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저자들은 두 조직의 궤적을 추적하고 각각이 창출한 임팩트를 평가하기 위해 참여자 관찰과 인터뷰를 결합한 문화기술지적 연구ethnographic research를 수행하였고, 뉴스 기사와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포함한 보관기록 자료를 수집했다. 미국과 세계의 많은 곳에서 그랬던 것처럼, 디트로이트에서 '제 2의 실리콘 밸리'나 벤처자본이 뒷받침하는 고성장 번영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은 미미한 효과를 거두었다.
김선태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첨단 벤처기업이 빈곤 해소에 거의 기여하지 않고,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지역사회의 번영을 이끌어낸 실리콘밸리,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의 리서치 트라이앵글, 텍사스 오스틴의 널리 알려진 성공 사례들이 왜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이나 빈곤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번영을 이끌어내지 못했을까요?"
그린과 액셀에서의 아이디어 발전을 면밀히 조사함으로써, 저자들은 자원조달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액셀은 주요 자원 조달 방식으로 벤처 캐피탈 투자를 통한 자금에 의존했는데, 이는 가능한 신속하게 수익의 극대화를 우선시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자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도록 하는 아이디어의 수립을 의미했다. 다음 투자라운드까지 살아남고 기업 가치를 높여야만 하는 끊임없는 니즈 때문에 이러한 기업가들은 확장성scalability, 즉 아이디어를 빠르고 광범위하게 재생산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한편, 그린의 자원조달 방식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의 용도 변경을 설명하기 위해 기업가정신 학자들이 사용하는 인류학적 개념인 브리콜라주였다. 예를 들어, 그린에서 시작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식품 벤처는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디트로이트 교회와 탁아소의 허가된 주방 공간 중 잘 활용되지 않는 곳으로 눈을 돌렸고, 신선하고 저렴한 농산물을 얻기 위해 지역의 도시 농부들을 찾았다.
김선태는 "그들의 사업 아이디어에는 지역적이고 구체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방향성이 담겨 있으며 디트로이트를 넘어서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벤처기업이 지역의 플레이어들과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었던 점이 그들에게는 지속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업가정신을 통해 디트로이트와 같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의도가 있다면, 액셀과 같은 방식으로 스케일업을 하는 벤처는 정답이 아닐 수 있다.
캐나다 빅토리아 대학의 아나 마리아 페레도 정치생태학과 교수는 "저자들은 내재된 자원, 즉 브리콜라주를 기반으로 하며,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가정신이 다양하고 지속가능한 일련의 편익을 창출한다는 사례를 제시합니다"라고 말했다. "극적으로 확장하지만 밀도가 낮고 자주 외부로 유출되는 대규모 외부 자본의 개입 사례와의 대조가 놀랍습니다."
김선태와 김안나가 경영학회저널Academy of Management Journal에 기고한 “바이러스처럼 자라는가, 또는 참나무처럼 자라는가? 기업가정신을 통한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Growing Viral or Growing Like an Oak Tree? Towards Sustainable Local Development through Entrepreneurship” 논문은 곧 출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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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라 블레이(DANIELA BLEI)는 역사학자이고, 작가이면서, 학술서적의 에디터이다. 그녀의 글은 daniela-blei.com/writing에서 볼 수 있다. 종종 트위터에(@tothelastpage) 글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