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어떻게 다인종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을까?

댓글   PDF 다운로드


사회혁신 일반 · 정치 · DE&I
어떻게 다인종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을까? 

2023-3


ANGELA GLOVER BLACKWELL



Summary. 미국은 번영하는 다인종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정직하고 영감을 주며 인종적 역사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




필자는 1950년대와 1960년대 초, 인종 분리가 여전했던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흑인 소녀로 자랐다. 그 시절 필자는 미국사에 대한 어떤 보편적인 이야기를 받아들였다. 그 누구도 필자에게 직접적으로 말한 적은 없었다. 그렇지만 학교, 텔레비전, 영화 속에서 그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전달받았다. 그것은 공기처럼 퍼져 있었다. 가족, 선생님, 친구 누구도 그 이야기를 반박하지 않았다. 그것은 강인함, 탐험, 열망으로 대표되는 한 국가의 이야기였다. 무한한 가능성의 나라, 개인의 근성과 용기로 평등과 정의가 구현될 수 있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는 수 세기 동안 노예제 폐지부터 여성 참정권, 시민권, 장애인 권리, 성소수자 권리에 이르기까지 장대한 정치적 전투를 치른 미국인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하워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블랙 파워 운동에 뛰어들게 된 1960년대 후반, 나는 그동안 알고 있던 미국의 역사가 대부분 허구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아메리카 원주민 학살과 토지 강탈, 노예제도의 잔인함, 인종 폭력, 유색인종 차별의 역사를 묻어둔 채 흘러온 것이다.


결국 신화는 산산조각났다. 심화되는 불평등과 경제적 계급화, 제도적 역기능, 심각한 인종차별 역사와 구조적인 인종차별주의를 인식하게 되면서 말이다. 이 이야기의 핵심적인 약속이자 전제인 '모두를 위한 기회'는 유색인종에게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씁쓸하게도 백인 인구의 상당수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수 백인 우월주의자의 믿음이다. 그들은 모두에게 좋은 일자리, 양질의 교육, 경제적 안정을 제공한다면 자신의 타고난 권리라고 생각하는 혜택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 믿는다. 또한 다수의 유색인종은 미국이라는 사회가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으며,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백색으로 포장된 이야기가 더 이상 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어떤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미국인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외치고, 과거를 복원하기 위해 백인들의 불만과 향수를 자극하며 거짓된 신화를 옹호해 왔다. 그들은 인종 우월성을 위하여 민주주의를 기꺼이 희생하려 한다.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그들이 국회의사당에서 일으킨 폭력적인 반란은 이를 확연히 드러냈다. 흑인과 원주민 등 인종적으로 소외된 미국인이 투표를 할 수 없도록 막고 투표의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과 정책을 만들려는 시도에서도 그들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학생에게 미국의 인종 역사에 대해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려는 조직화된 캠페인을 통해서도 백인 우월주의 집단의 의지는 발견된다. 권위주의적인 지도자들은 제대로 교육을 받고 올바른 정보를 가진 시민을 위협적으로 여긴다.
 

이는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일 뿐 아니라 다인종 민주주의를 구현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공격이다. 이러한 백래쉬가 일어난 시기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45년에는 유색인종이 미국의 다수가 될 것이다. 2019년 퓨 리서치 센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흑인, 히스패닉, 백인 미국인의 대다수가 인종과 민족의 다양성이 미국에 ‘매우 좋다’는 데 동의한다. 2020년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에는 모든 인종, 연령,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인종적 정의를 요구하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움직임은 백악관과 기업이  인종적 평등을 진전시키기 위해 근본적인 노력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도록 만들었다. 2020년과 2022년에 열린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반민주적인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투표소로 몰려들며 역사적인 투표율을 기록했다. 수많은 활동가, 풀뿌리 지도자, 공무원이 시민권을 보호하고, 지역사회를 강화하며, 다수에 피해를 준 실패한 제도와 시스템을 재구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은 인종 차별적 수사와 시민권을 짓밟는 정책에 맞서 저항하는 광범위한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전환점에 이르기 위해 미국은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 지속가능하며 번영하는 다인종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운동에 활력을 불어넣을 이야기 말이다. 이 글은 그 새로운 이야기의 필수 요소를 다룬다. 그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종과 인종주의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프레임워크 없이는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인종 차별주의의 근본 원인을 분석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평등을 실현할 효과적인 해결책을 개발할 수도 없다. 우익 정치인과 미디어는 인종에 대한 논의를 철저히 악마화하여 인식 개선과 사회변화를 가로막고 있다. 많은 백인 우월주의 '동맹'은 인종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우익 정당의 빅텐트 전략에 위협이 된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불공정한 경제 구조, 공립학교의 심각한 재정난, 접근성이 낮은 의료 서비스, 허울뿐인 사회복지 서비스 등 흑인을 억압하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과 제도가 이제는 최상위 부유층을 제외한 대다수 미국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입막음 전략으로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다.
 

이제 새로운 이야기로 평등이 제로섬 게임이라는 오해를 해소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인종 민주주의 행동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활동가, 조직가, 지도자, 다양한 연합과 운동은 연대가 어떠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인종문제를 정직하게 직면하면 더욱 분열된다는 주장이 거짓임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 인종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다인종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런 활동가와 조직이 성공한다면, 생동감 있는 다인종 민주주의를 만들어내고 유지하게 되면서 미국의 놀라운 혁신이 시작될 것이다.



흑백 패러다임

미국의 인종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레임워크를 나는 ‘흑백 패러다임Black-White paradigm’이라고 부른다. 이 패러다임은 노예제로부터 형성되어 온 경제적, 법적, 제도적, 사회적, 심리적 구조의 복합체로서 미국에서 일어나는 억압을 체계화하고 성문화한 것이다. 흑백 패러다임은 미국의 역사를 이해하는 렌즈로서 미국 사회에서 일어난 고통과 배제를 은폐하거나 축소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종적 폭력, 편견, 기회의 제한을 경험한 모든 사람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고, 억압의 근원인 편견과 신념을 드러낸다.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형성하고 지속해 온 메커니즘은 모든 소외 집단에 대한 억압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흑백 패러다임은 역사란 살아있고, 기능을 하고 있으며, 우리 삶의 모든 양상 속에 존재한다고 전제한다. 제임스 볼드윈"역사는 단순히 과거를 말하는 것도 아니고, 과거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역사가 가진 위대한 힘은 우리가 역사를 내면에 간직하고, 여러 무의식적인 방식으로 역사의 지배를 받으며, 우리가 하는 모든 일 가운데 역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됩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역사는 토지 강탈, 강제 이주, 지속적인 문화 말살 등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학살에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행위는 인종 간의 폭력과 강탈의 뼈대를 형성했다. 토지, 노동력, 가족 간의 유대, 신성한 전통, 주체성, 자결권, 자유 등의 영역에서의 뼈대 말이다.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악랄한 대우는 성문화되지 않았지만 너무나 선명한 기본 신념이 발현된 것이었다. 그 신념은 백인이 아닌 사람은 인간으로서 가치가 낮기 때문에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사람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죽이고, 족쇄를 채우고, 착취하고, 버릴 수 있다는 믿음이다. 원주민을 향한 폭력은 백인 우월주의 구조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흑인 차별주의는 오늘날 모든 사람을 착취하고 비인간화하는 데 활용되는 억압의 체계를 만들었다.


백인, 특히 부유한 백인 남성이 최상위에 위치한 인간 가치의 위계질서가 지지를 받으면서 노예제도는 정당화됐다. 무려 2세기 반에 걸쳐서 말이다. 그러므로  미국사를 바로잡으려면 노예 제도의 상상할 수 없는 잔혹함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노예로 잡혀 있던 약 천만 명의 아프리카인과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어떤 경제적 기여를 했는지, 그리고 그들의 불굴의 회복력과 놀라운 혁신을 어떻게 만들어 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미국이 다인종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처음 만들었던 재건시대Reconstruction의 대략적인 공약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 분쟁을 부분적으로 해결하고 재건시대를 종결한 1877년 대타협Compromise of 1877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한다. 대타협으로 짐 크로우 인종 차별법Jim Crow racial segregation, 소작제도, 조직폭력, 백인 극우 테러의 문이 열리게 되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야 한다.


이 타협은 결국 흑인을 다시 노예의 삶으로 내몰았고, 남부 농촌에 살던 흑인을 북부 도시로 탈출하게 만들었다. 흑백 패러다임을 프레임으로 삼아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흑인이 정부지원 대출을 받기 어려워져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게 한 적색선redlining이나 흑인 지역을 철거하고 수많은 주민과 사업체를 이주시켜 흑인을 빈곤하게 만든 도시 재개발 같은 정책들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정책은 흑인과 그들의 지역사회를 홀대했으며 그들의 부와 권리를 빼앗았다. 또한 이는 인종 간 소득 및 부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이나 빌 클린턴 대통령의 1994년 범죄 법안1994 crime bill과 같은 보건, 복지, 교육 정책은 유색인종 가정과 지역사회를 파괴했다. 그리고 흑인 및 유색인종 청소년이 학교에서 교도소로 이동하는 파이프라인을 더욱 공고히 했다. 흑인에 대한 거짓 이미지와 고정관념에 기반한 이 모든 정책은 흑인 커뮤니티의 소외를 강화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정책은 경제적 통제나 착취, 지리적 불평등, 비효율적인 사회정책과 같은 용어를 정의하며, 억압의 체계를 총체적으로 강화했다.
 

억압의 체계는 흑인 커뮤니티를 훨씬 넘어서는 반향을 일으킨다. 예를 들어, 1990년대 흑인 크랙 코카인으로 인한 흑인 사회의 붕괴를 공중보건의 문제로 인식하였다면 어땠을까? 중독을 범죄시하여 교도소를 늘리고 흑인을 대량으로 수감하는 대신 국가 차원의 사회적 지원을 제공했다면 어땠을까? 만약 그랬다면 백인을 포함한 여러 저소득층 커뮤니티를 황폐화시킨 오피오이드 위기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흑인 학생의 입학률이 증가하는 공립학교에 대해 충분한 투자를 지속했다면, 공교육 시스템이 지금과 같은 열악한 모습은 아닐 것이다. 또한 1954년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 판결Brown v. Board of Education’로 만들어진 공립학교의 인종통합을 위한 법규에 대해 백인이 이주의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면, 도시에 광범위하게 방치된 지역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흑인에 대한 억압의 체계는 이민자를 인종화 하는데 영향을 미쳤고, 지금의 미국 이민 시스템이 외국인 혐오를 근간을 두게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19세기와 20세기의 아시아 및 라틴아메리카 출신 이주노동자를 합법적으로 배제하고 종속시키려는 시도를 통해 만들어졌다. 이는 라틴계 노동자와 그들의 가족을 향한 지속적인 테러와 분리, 추방을 통해 현재까지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미국에 거주하며 세금을 납부하고 국가 경제에 기여하지만 서류상으로 등록되지 않은 존재며 시민권을 취득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최근 미국 남부의 국경에서는 입국을 시도하는 라틴계 가족이 모욕과 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억압의 체계는 더 멀리까지 작동한다. 트랜스젠더나 넌바이너리nonbinary 성전환자를 대상으로 유사 과학을 사용하거나 범죄자 취급하는 일, 무슬림을 향한 혐오와 차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과 희생양 삼기 등에도 작동하였다. 사실 수 세기 동안 미국이 흑인의 건강을 구조적으로 방치하지 않았다면 코로나19가 이처럼 치명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방치는 공중보건 시스템의 혼란을 야기해 대중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특히 흑인, 라틴계, 아메리카 원주민 커뮤니티는 더 높은 질병과 사망의 위험에 노출되었다. 마지막으로 억압의 체계는 소외된 사람들이 권력과 특권을 얻기 위해 기존의 억압적 구조에 순응하고 심지어 지지할 때 효력을 발휘한다. 오늘날에도 권력을 수용하고 권력에 근접하려는 충동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조지 플로이드를 제압한 흑인 경찰과 백인 경찰이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9분 이상 누르는 동안 주변 사람들의 개입을 막은 아시아계 미국인 경찰관이 그 예이다.
 

대규모 정부 정책과 프로그램을 통해 백인 지역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면서 구조적인 인종 차별도 현실화되었다. 1956년 연방 원조 고속도로법Federal-Aid Highway Act은 백인이 주로 거주하는 신생 교외 지역의 도시 일자리 및 편의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고, 이로 인해 백인 지역 주택과 커뮤니티의 매력, 재무적 가치가 상승했다. 하지만 유색인종 거주 지역은 고속도로에 의해 분리되고 주민들은 이주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너무 많은 백인이 20세기 중반의 번영과 기회를 기억하면서도 정부의 차별적인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에 대한 기억 상실은 권력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이익에 부합할 뿐 아니라 백인 우월주의를 토대로 세워진 체제에 도움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이 같은 미국의 역사를 어린이에게 가르치는 것에 대해 공격하는 것이 당연하다. 미국의 인종 역사를 은폐하는 우익 정치인과 그 지지자들은 그동안 지속되어 온 불평등을 흑인과 원주민 등 인종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실패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과거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인종 차별과 여러 세대에 걸쳐 백인에게 도움이 되는 투자를 해 준 정부의 차별적인 관대함이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역사에 대한 기억 상실은 정부의 대규모 투자가 갖는 본질적인 역할을 희석시켰다. 이런 대규모 투자는 오늘날 부상하고 있는 다수계층에게 필요한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 말이다.


인종 역사를 지워버리면, 흑인의 투쟁 역사와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흑인이 수행한 역할 또한 함께 지워진다. 인종, 민족, 계급을 초월하여 시민들이 집단행동을 통해 연대했던 과정이 지워질 뿐 아니라, 보편적 참정권에서부터 법적 차별 철폐에 이르기까지 미국을 더 정의롭고 포용적인 나라로 놀랍게 변화시킨 그들의 성취가 가려지게 된다. 다인종 민주주의를 향한 운동에는 항상 수백만 명의 백인이 등장하며 이들은 유색인종 커뮤니티와 연대하며 공평과 포용을 추구해 왔다. 다시 말하지만, 반민주주의 세력이 ‘인종 간 연대가 민주주의 발전의 본질이었으며 소외된 집단들을 위한 힘의 원천이었다’는 사실을 미국인이 잊어버리거나 배우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유색인종에게도 동일한 필요와 욕구가 있다. 수 세기 동안 유럽에서 온 이민자나 오늘날의 백인 노동자와 같은 필요와 욕구 말이다. 안전한 동네,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 양질의 교육, 품위 있고 저렴한 주택에 대한 필요와 욕구가 그들에게도 있다. 우리는 미국 인종 역사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모든 사람의 필요를 충족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모두를 위한 평등

한 집단을 지원하면 다른 집단이 피해를 본다는 사회적 의심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희소성에 대한 잘못된 개념에 뿌리를 둔 이러한 제로섬 사고는 경제 시스템에 내재되어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우리에게 학습되어 있다. 사실, 국가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국가가 지원을 집중할 때, 정책과 투자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충분히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때, 사회 전체가 혜택을 볼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생각을 <커브컷 효과The Curb-Cut Effect>라는 글에서 처음 나눴다. 이 글은 취약한 집단에 혜택을 주기 위해 고안된 법과 프로그램이 어떻게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는지 설명한다. 가령 휠체어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디자인이 다른 보행자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사례는 정책과 투자가 제로섬 사고를 넘어 평등에 근거해 정치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때, 어떤 광범위한 사회적 편익이 창출될 수 있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평등은 더 이상 작은 개념이 아니며, 부수적인 시범 프로그램이 아니다. 공공과 민간, 시민사회 기관과 기업에서 평등의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근본 요소로서 평등이 갖는 중요성을 인식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행정명령으로 야심 찬 아젠다를 발표했다. 그것은 인종 평등을 연방정부 전체가 책임져야 할 목표로 삼는 것이었다.


민간 부문에서도 평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비콥 기업은 민간 부문에 속하지만 기업 경제 구조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비콥은 주주 이익을 좇아 좁은 의미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냉동식품 제조업체인 리노 푸드Rhino Foods는 당일 긴급 대출을 제공하고 이를 직원들의 저축계좌로 전환하는 소득 선지급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리고 타일 제조업체인 파이어클레이 타일Fireclay Tile은 직원이 회사의 지분을 소유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소유권을 민주화하는 등 회사의 부를 보다 공평하게 분배한 바 있다.


글로벌 기업도 단순히 사회공헌이나 자선 활동의 일환이 아닌 재무적 미래를 위한 필수 투자로서 평등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 은행은 1930년대 연방 주택 소유자 대출 공사Home Owners’ Loan Corporation가 만든 적색선 지도를 사용했고, 최근 웰스파고는 과거 대출 관행에서 파생된 인종 차별적 알고리즘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알고리즘은 2020년 흑인 대출 신청자가 제출한 모기지 재융자 신청의 절반 이상을 거부했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대형 은행들은 인종 배제와 착취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중 일부는 인구통계의 변화가 미래경제에 가져올 영향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주택을 구입하고, 사업을 시작하고, 자녀를 대학에 보내려는 추진력을 가진 사람들은 결국 유색인종이다.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JP모건 체이스는 2025년 말까지 흑인 및 라틴계 커뮤니티에 3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으며,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1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씨티은행은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면서 월스트리트 은행 중 최초로 투자 관행에 대한 인종 감사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대기업은 과거 자신들이 구조적으로 차별했던 대상들에게 평등한 금융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금융의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서서히 깨닫고 있다.
 

평등은 정치와 정책이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만든다. 그것은 바로 ‘사람’이다. 정부를 문제라고 비난하는 너무나 빈번한 주장들은 중요한 점을 간과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대처가 많은 대규모 사회문제에 대해 얼마나 효과적인 해결책이었는지 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실직하고 경제가 거의 붕괴될 위기에 처했을 때, 연방 정부는 역사상 최초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는데 그 대상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었다. 이들 중에는 빈곤층과 저소득층을 비롯해, 18세 미만 아동의 절반 이상, 노인의 42%, 원주민의 59%, 흑인의 60%, 라틴계 64%, 백인의 1/3에 해당하는 1억 4천만 명의 미국인이 포함되었다.


2020년과 2021년에 통과된 6개의 코로나19 구제 법안은 일반 미국인에게 약 5조 1,000억 달러의 구제 자금을 제공했다. 이 자금은 소비 수요를 촉진하고 실업률을 2020년 최고치였던 14.8%에서 12%정도로 낮추면서,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사상 최단기간으로 단축했다. 2021년 미국 구조 계획법ARPA, American Rescue Plan Act의 일부인 아동 세액 공제 확대는 대다수 흑인과 라틴계 아동이 세액 공제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허점을 제거하고, 시행 첫 6개월 동안 아동 빈곤을 30% 줄였다. 컬럼비아대학교의 빈곤 및 사회정책 센터The Center on Poverty and Social Policy는 ARPA의 확장 패키지가 2021년 내내 유효했다면 아동 빈곤을 절반 이상 줄여, 흑인 아동의 빈곤율은 55%, 라틴계 아동의 빈곤율은 53%까지 낮췄을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연구들은 기본적인 경제적 안정을 보장해 줄 때 개인, 가족, 지역사회가 더 강해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최근 연구들은 빈곤층에게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프로그램이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기본 소득 연구 센터The Center for Guaranteed Income Research가 스톡턴 경제력 강화 실험SEED, Stockton Economic Empowerment Demonstration의 기본 소득 프로그램에 대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참여자가 지급받은 현금으로 기본 생필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세 가지 지출 항목은 식품(37%), 가정용품(23%), 공공요금(11%)이었다. 또한 연구자들은 월별 급여가 정규직 고용에 기여했으며, SEED 수혜자의 행복지수가 향상되고, 불안과 우울증이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평등이 점점 더 대세로 떠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미국인들은 미국 경제에서 가장 불평등한 시대를 살고 있다. 경제 구조의 불평등은 사적 부의 막대한 집중을 초래하여 국가의 장기적인 경제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의 새로운 이야기는 다인종 민주주의가 공정한 경제 없이 번영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한다. 유색인종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경제적 평등을 향한 공공 및 민간 차원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분명 사회 전반에 유익을 가져올 것이다.



더 완벽한 결합

결국,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은 미래에 대한 비전이다. 이는 이야기를 만들 때 가장 쉬운 부분이다. 강력했던 평등 운동을 찾아보고 다인종 민주주의에 대해 진정한 비전을 가진 리더들만을 살펴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 리더들은 제도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될 때, 기본적인 자유가 강화된다는 것을 이해한다. 즉 모두가 민주적 제도의 혜택이 받고 있을 때, 그 제도를 보호하기 위한 책임도 모두에게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탁월하면서도 공평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것은 모든 사람이 진정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 다인종 연합체들은 수백만 명의 기회와 참여를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서로의 이슈와 운동을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것으로 인정하며, 변혁적인 연대를 실천한다. 평등을 추구하는 리더들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키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또한 급진적인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 인종, 종교, 민족성,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영토로 단합하는 국가가 아닌, 모두가 꿈꾸는 이상에 기반하여 통합된 국가를 그들은 그려내고 있다. 자유, 평등, 그리고 모두를 위한 행복이라는 이상 말이다.


정의롭고 평등한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다인종 리더들은 현재가 가진 엄청난 가능성과 위험성을 전환해 정치권력, 정책 혁신, 경제체제 전환, 문화적 변화 등으로 변화시킨다. 이들은 미국 민주주의의 설계자들이 자신과 같은 다인종 출신이 미국을 대표하게 될 것이라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설계자들은 미국 민주주의의 핵심 이념들에 대해 분명하게 선언했고, 그 이념들이 모든 사람에게 충실히 적용되면, 놀라운 변화의 가능성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설계자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도의적 책무 이상을 해냈다. 이제 다양한 인종의 지도자들은 지금까지 말뿐이었던 원칙에 생명과 정의를 불어넣고 있다. 그들이 품은 포용성이라는 비전은 건국 문서에 명시되어 있지만 아직 실현되지 못한 이상을 실현하도록 미국을 추동해가고 있다.


미국의 현재 리더들은 미국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이전 세대의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권 운동은 대중 시위가 가진 촉진적이고 도덕적인 힘을 보여주었고, 다인종, 다종교 조직과의 연대 모델을 제시했다. 패니 루 해머와 베이어드 러스틴 같은 시민권 운동의 지도자들은 모두의 힘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종 정의라는 대의를 위해 헌신한 백인들은 때때로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운동에 동참했다. 결정적으로, 시민권 운동은 흑인 리더들의 핵심적인 역할을 강조되었다. 그들은 정의, 포용, 자유, 자기 결정권을 향한 진정성 있고 광범위한 투쟁에서 리더 역할을 수행했다. 하버드대 정치 이론가인 다니엘 앨런이 관찰한 바와 같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전통과 정치 철학에는 자유의 의미와 가치가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그들은 자유를 박탈당해 봤기 때문에 누구보다 자유의 본질과 중요성을 선명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과거 시민권 운동의 리더들은 백인이 다수인 국가를 향해 흑인을 제도권에 편입할 것을 용기 있게 요구했다면, 오늘날 평등을 요구하는 리더는 그들이 국가의 운영과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그들은 더 이상 법적 권리나 보호, 제도권의 포용이나 정당한 대우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러한 요구는 기존의 권력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그들은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일에 대한 결정권을 주장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시위에만 참여하는 것을 넘어 권력을 구축하고 공공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은 운동의 에너지를 조직으로 전환하면서 운동의 견고함과 힘을 보여주고, 강력한 다인종 민주주의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 행동을 지속한다.


Z세대의 놀라운 집단행동과 정치참여가 대표적인 예이다. 파크랜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Z세대 활동가들은 총기 규제 입법을 위해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Our Lives'을 결성했다. 이 단체의 디렉터인 맥스웰 프로스트는 Z세대 최초로 의회에 입성했다. 기후 정의를 위해 전국적인 정책 옹호 활동을 전개하는 선라이즈 무브먼트Sunrise Movement 역시 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멕시코 이민자 출신인 산티아고 메이어는 젊은이에게 위험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단체가 많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젊은이의 참여를 돕는 민주화 단체인 ‘내일의 유권자Voters of Tomorrow’를 설립했다. Z세대이자 디네Diné 활동가인 앨리 영은 ‘성지 수호대Protect the Sacred'를 설립했다. 그녀는 차세대 원주민 지도자를 세워왔으며,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이 애리조나주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했다. 그녀의 기여로 아메리카 원주민의 투표 증가 폭이 바이든이 애리조나주에서 얻은 득표수보다 더 높았을 정도였다.

  

또 다른 예는 흑인 커뮤니티와 역사상 소외되어 온 남부 커뮤니티가 정치 참여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전개한 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 뉴 조지아 프로젝트New Georgia Project와 이 그룹의 전 대표인 엔세 우폿은 다인종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비전을 바탕으로 유권자의 정치참여를 유도했다. 이들은 유색인종 유권자, 특히 흑인 유권자에게 투표가 변화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설득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이들은 조지아주의 유색인종 커뮤니티를 조직해 조지아주의 모든 주민을 위한 새로운 선거인단을 구성하고 있다. 투표에 참여하기에 유난히 어려운 조건을 갖고 있는 조지아주에서 우폿과 동료들은 기술을 활용해 투표에 대한 허들을 낮추고, 지역에서 나고 자란 조직가를 훈련해 수십만 명을 유권자로 등록시켰다. 그리고 그들이 구축한 다인종 연합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역사적이고 결정적인 투표율을 달성했다.
 

역동적인 다인종 민주주의를 구현하려면 평등한 경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15달러를 위한 투쟁Fight for $15’, ‘공정한 임금One Fair Wage’, ‘전국 가사 노동자 연합National Domestic Workers Alliance’과 같은 단체는 수백만 명의 저임금 노동 및 돌봄 노동자의 고용 고용 조건과 경제적 안정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자를 조직하고 유권자를 동원하며 정책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15달러를 위한 투쟁’은 의식적으로 인종을 포괄하는 운동을 펼쳤으며, 최저임금 인상을 이끌어 내 2,600만 명에게 혜택을 돌려주었다. 이들은 인종에 관계없이 최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이 50여 년 동안 인상되지 않은 추세를 뒤집기 위해 싸우고 있다. 2022년, ‘공정한 임금’은 주 의회와 연방 의회가 2026년까지 25개 주에서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폐지하고 임금을 인상하도록 촉구하기 위한 전국 단위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리고 ‘전국 가사 노동자 연합’은 20만 명 이상의 스페인어권 돌봄 노동자의 데이터를 수집해, 팬데믹이 잦아든 이후에도 얼마나 많은 돌봄 노동자가 여전히 취약성을 갖고 힘들게 살아가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평등한 경제 시스템을 위한 여러 단체의 활동은 견고한 연구와 학문적 지원을 받고 있다. 루즈벨트 인스티튜트Roosevelt Institute의 CEO 펠리시아 웡은 신자유주의의 실패를 분석하며 '자유시장' 진보주의자들에 정면으로 맞선다. 그녀는 자본주의가 정의, 포용, 공동선을 중시한다고 공언하면서도 실상은 막대한 부를 상류층에 몰아주고 중산층을 붕괴하며 미국 인구의 3분의 1을 빈곤에 빠뜨렸다면서, 무절제한 자본주의를 신성시하는 이념의 모순에 대해 지적했다. 웡의 연구는 현대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해 지적으로 중요한 비판을 제시해주고, 모두를 위한 경제를 구축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경제학 및 도시정책 교수이자 뉴스쿨의 인종, 권력 및 정치경제 연구소New School’s Institute on Race, Power and Political Economy 창립 이사인 데릭 해밀턴은 베이비 본드의 시행을 지원하기 위해 엄청난 연구를 진행해왔다. 베이비 본드는 아동을 위한 공적 자금 투자 계정을 생성하는 혁신적인 정책 도구이다. 해밀턴은 기업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 전통적인 방식에서 노동자 중심으로 산업 정책을 재편하는 작업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든 노동자가 경제적 번영을 공유할 때 경제 전반이 더욱 견고해지고 안정성을 가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리더들과 수많은 협력자는 함께 협력적 행동 모델을 만들고 있다. 오글라라 라코타Oglala Lakota 부족의 구성원이자 NDN 콜렉티브NDN Collective의 대표 겸 CEO 닉 틸슨은 미국 전역의 저소득층, 원주민, 부족 공동체가 고통받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그는 기후 회복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주택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집단적 영향력을 구축하고 지역 기반 해결책을 확장하고 있다.


모니카 심슨과 ‘시스터송 유색인종 여성 임신 출산권 보장 연대SisterSong Women of Color Reproductive Justice Collective’는 여성의 임신 출산권 운동 분야를 개척했다. 그들은 임신 출산권의 영역을 낙태권에 국한하지 않고,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능력이나 임신 출산 관련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나 선택권 같은 사회적, 경제적 조건까지 확대하였다.


포 프리덤For Freedoms의 디렉터 클라우디아 페냐는 예술가들이 민주주의의 미래를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들은 예술가가 진실을 전하는 사람이자 치유자이며 마음을 열어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게 해주는 창조적 힘이라는 것을 알린다.


리즈 테오하리스 목사는 윌리엄 J. 바버 2세William J. Barber II 목사와 함께 ‘가난한 사람들의 캠페인Poor People's Campaign’의 공동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연대란 무엇인지 보여주고, 번영하는 다인종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한 투쟁이 특정 집단이나 정당을 위한 일이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임을 상기시킨다.

 

마지막으로, 평등을 추구하는 리더들은 미국 정부가 건국 이념에 맞게 운영되기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를 위해 다시 투쟁할 필요가 없도록 다인종 민주주의의 목표에 맞게 정부 조직을 개편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폴리시링크PolicyLink의 CEO인 마이클 맥아피가 말했듯이, 정부가 모든 사람, 특히 억압받고 소외된 사람에게 반응하고 책임을 다하려면 보조금을 지급한다거나 다양성을 고려한 인사를 시행하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명확한 목표와 측정 가능한 지표, 투명한 결과와 함께 인종적 평등을 위해 명시적으로 노력하는 관리 의제가 필요하다. 맥아피는 레이스 포워드Race Forward의 대표인 글렌 해리스와 협력하여 미국 최초로 ‘연방 기관을 위한 포괄적 인종 평등 기획안’을 만드는 데 앞장섰으며, 또한 기관 리더들이 인종 평등에 관한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 명령을 이행하는 데 유용한 자원과 도구를 마련했다. 맥아피는 기업의 대표들과 협력하며 회사에 공정성 원칙과 책무성 체계를 내재화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이 리더들을 비롯한 수많은 리더들이 미국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미국은 아직 충분히 견고하고 공정하고 생동감 있는 민주주의를 경험하지 못했다. 그런 민주주의는 극명한 차이 속에서도 정의롭게 작동하는 민주주의를 말한다. 사실 이러한 열망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1869년 프레드릭 더글라스는 남북전쟁 이후 대두된 새로운 다인종 민주주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전을 제시했다. "혼합적인 인구 구성을 가진 우리는 하나의 원대한 목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목적은 바로 미국을 역사상 가장 완벽한 인간 가족의 품위를 보여주는 국가로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다.




> 원문 기사 보기


ANGELA GLOVER BLACKWELL

안젤라 글로버 블랙웰(ANGELA GLOVER BLACKWELL)은 PolicyLink의 설립자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골드만 공공정책대학원(Goldman School of Public Policy)의 실무교수이자 팟캐스트 <급진적 상상력(Radical Imagination)>의 진행자이다. 이전에는 록펠러 재단( Rockefeller Foundation)의 수석 부사장, 공익 로펌 퍼블릭 어드보케이트(Public Advocates)의 파트너로 활동했다. 또한 그는 <언커먼 커먼 그라운드: 인종과 미국의 미래(Uncommon Common Ground: Race and America’s Future)>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