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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보고서의
그린워싱
2023-1
DONNA CARMICHAEL · KAZBI SOONAWALLA · JUDITH C. STROEHLE
Summary. 세계적인 기업들의 지속가능 보고서에서 그린워싱의 시도가 발견되었다. 경영과 감사, 검증 절차에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지속가능성이 기업의 의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 중 더 많은 사람들이 지속가능성 관련 이슈가 기업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기후 위기,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분쟁을 포함한 글로벌 문제들은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회복탄력성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의제가 더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경영이 떠오르면서 기업이 수집하고 보고하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정보의 질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이 정보의 투명성과 정확성에 대해 보장할 만큼 지속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신경을 쓰는지 알고 싶어 한다. 이에 따라 기업의 지속가능성 데이터를 외부 검토에 맡겨 신뢰성을 제공하는 독립적 검증independent assurance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 감사를 전문으로 하는 수익성 높은 대규모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지속가능성 감사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지만, 지속가능성 정보를 감사하는 현재 관행들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되고 있지 않다. 이 명백한 지식 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연구자들은 이 분야에서 새로운 연구의 흐름을 만들고자 옥스포드 성과 재검토 이니셔티브Oxford Rethinking Performance Initiative, ORP를 결성했다. 2020년, 옥스포드 대학교 사이드 경영대학에 설립된 ORP는 보다 총체적인 성과 측정방식의 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는 연구 컨소시엄이다.
2021년 초, 우리들(감수자주: 이 아티클을 공동 집필한 연구자들을 일컬음)은 FTSE100 지수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100 Index(감수자주: 영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 중 시가총액 기준 100대 기업의 주가를 기반으로 산출된 지수)에 2020년과 2021년 포함된 기업을 대상으로 지속가능성 인증 관행에 대해 대규모 연구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2021년 초에 시작됐고, 각 기업의 웹사이트에 공개된 가장 최근의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자료를 수집했다. FTSE100 지수에 속한 기업의 분석 보고서는 모두 2020년 혹은 2021년에 작성됐고, 기업의 회계연도 말과 일치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렇게 공개된 자료를 활용해 우리는 FTSE100 기업의 감사 및 보고서와 관련한 종합적인 데이터 세트를 수집하고 조사했다. 해당 연구의 1차 결과물은 ‘사회과학 연구 네트워크Social Science Research Network’에 연구보고서로 게재됐고, 국제적인 비교 관점을 취하는 2차 연구는 진행 중이다.
우리는 2021년 한 해 동안의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으로 결국 측정, 보고, 감사 및 검증에서의 놀랄만한 결점이 드러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기업이 내건 ESG 공약과 가치는 대담한데 반해 실천에 있어 미흡했다. 유명 기업들은 이 분야의 리더가 되겠다고 앞다투어 웅장하고 야심찬 수사를 펼치고 있지만, 그들의 보고서는 종종 모호하거나 난해하고 그들이 펼치는 수사에 상응할 만한 증거들은 취약했다. 기업들의 선언이 신뢰성 있는 보고와 탄탄한 증거를 통해 뒷받침되게 하려면 강력한 규제가 결합된 더 나은 인센티브가 필요할 것이다.
의심의 유익
기업의 책임과 신뢰를 확립함에 있어서 감사와 검증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회계감사는 재무제표에 중요한 허위 표시가 없다는 합리적인 확신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대부분의 소관 부서는 재무 보고서에 대해 법적으로 이런 검증을 요구한다. 이에 반해, 비재무 정보에 대한 감사와 검증은 통상적으로 의무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국제회계사협회에 따르면 지속가능성 검증 시장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성장하여 현재 전세계 기업의 절반 이상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1
이런 추세는 특히 투자자와 규제 당국의 압박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2019년 맥킨지McKinsey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투자자의 97%가 지속가능성 공시가 검증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2022년 1월 아비바 인베스터스Aviva Investors는 30개국의 1,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후 보고에 대한 외부 감사를 매년 받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규제 측면에서는 2023년에 시행될 ‘유럽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European 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CSRD’이 지속가능성 정보에 대한 한정적 검증을 명시적으로 요구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성장하는 시장에서 누가 이득을 얻을까? 영국의 경우 지속가능성 감사의 절반 가량을 빅포Big Four 회계법인인 딜로이트Deloitte, 프라이스 워터 하우스 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 PwC, 케이피엠지KPMG, 언스트 & 영Ernst & Young에서 수행하고 있으며, 그밖에는 환경 혹은 지속가능성 특화 컨설팅 회사들이 수행하고 있다(예를 들면, 뷰로 베리타스Bureau Veritas, 코퍼레이트 시티즌쉽Corporate Citizenship,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 전 세계적으로 빅포 회계법인은 시장의 60퍼센트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2020년 및 2021년 보고서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지속가능성 검증에 대한 공개 정보를 살펴보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야심찬 약속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케이피엠지와 같은 빅포 회사는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경영진이 조직을 대신하여 내리는 중요한 결정에 신뢰를 심어주도록 돕는다'고 공언하고 있고,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공개된 정보에 신뢰성을 높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사 및 인증에 특화된 프랑스 회사인 뷰로 베리타스는 지속가능성 감사 서비스를 통해 '회사의 평판을 보호할 수 있다'고 약속한다.
조사 결과 이러한 진술은 사실이 아니었다. 해당 기업의 감사 검증 보고서를 찾기 위해 기업 보고서와 웹사이트를 샅샅이 찾았지만 진실성에 관한 증거를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 실제로 감사 검증 보고서를 찾는 것은 지나치게 어려웠고, 그들이 지속가능성 보고서로 간주하는 보고서를 파악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FTSE100 지수 기업 중 2020년, 2021년에 검증을 받은 73개 기업을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우리는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개념과 유사한 10개의 동의어를 찾았고 이에 대한 감사 검증 보고서를 16 곳에서 발견했다. 그러나 우리는 검증 보고서 자체로 만족하지 않고 원 자료 또한 조사하기를 원했다.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어떤 경우에는 최대 7개의 다른 데이터 저장소, 부록, 보고서를 찾아봐야 했다.
데이터 수집 과정은 답을 얻기 보다 질문이 더 많아지곤 했다. 처음에는 명백한 격차나 잘못된 진술을 발견하면 그것이 보고서의 오류일 거라고 가정했다. 다소 순진한 생각이었지만, 대기업들은 데이터 수집, 보고, 지속가능성 검증 과정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해명과 정정을 요구하는 서신을 여러 기업에 보냈다. 이러한 기업들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고 정정할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했을 때, 일부 기업은 소통에 응했지만 어떤 기업은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 우리들이 받은 답변은 적극성 결여, 일관성 부족 및 오류, 단편적인 보고 프로세스, 절차의 무시 등을 드러냈고, 이는 충격적이었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사례는 다양한 기업들의 관행을 보여준다. 이들 중 일부는 설립한지 20년이 안 된 기업도 있고, 166년이 된 기업도 있다. 이 기업들은 영국과 유럽의 다양한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을 대표한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두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FTSE100에 상장된 대기업으로, 어떤 형태로든 ESG 또는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보고서의 신뢰성에 적신호가 켜진 기업이라는 점이다.
기업이 그린워싱을 하는 세가지 방법
감사와 검증은 지속가능성 관련 공시를 개선할 수 있고, 또 개선해야만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형태의 관행은 이미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의심과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보고가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관행을 검증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확증하는 대신 오히려 훼손한다면, 그것은 궁극적으로 그린워싱Greenwashing의 한 형태에 불과하다.
조사를 통해 밝혀진 세 가지 일반적인 그린워싱 전략은 기만deception, 혼동obfuscation, 주의 전환diversion이다.
기만︱독자가 검증 보고서를 읽으며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사실, 회계감사에서도 데이터, 방법론 등의 외부 검토 작업에 투입된 전체 노력을 이러한 보고서에 반영할 필요는 없다. 독자가 최소한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것은 검증 보고서에서 무엇을 검토했는가, 어떻게 이 검토가 수행됐는가, 어떤 기준을 적용했는가, 어떤 프레임워크를 사용했는가, 검증 과정에서 무엇을 발견했는가, 그리고 이상적으로는, 검토 결과를 반영하여 어떻게 회사를 개선시킬 수 있는가이다.
우리들이 검토한 지속가능성 검증 보고서들은 설득력이 없었다. 회계 감사 보고서는 조직의 복잡성에 따라 5페이지에서 20 페이지에 달할 수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 검증 보고서의 분량이 2장을 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지속가능성 지표의 독립적인 검증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한 페이지에 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더 중요한 사실은 감사인이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에 대한 검증 범위가 '제한적limited'이라고 보고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명백한 회계 부정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재무 감사인과 달리 지속가능성 감사인은 해당 정보가 합리적 범위 내에서 진실하고 공정함을 보장하지 않았다. 합리적인 검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회계 감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검증 기관이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합리적 검증을 위해서는 데이터와 그 데이터를 생성하는 프로세스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확인이 필요하다. 또한, 제한적 검증 과정에서는 부정적 진술을 제공하기 보다 검증인은 특정 기준에 근거하여 지속가능성 지표가 완전하고 정확한지 여부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다. 이러한 제한적 검증 업무는 합리적인 검증 업무보다 훨씬 적은 비용이 든다. 이러한 제한된 수준의 검증으로는 현재의 지속가능성 인증 관행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다. 합리적 검증이 기본요건은 아니지만, 기본요건이 된다면 더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추세에도 예외는 있었다. 일부 기업이 감사인에게 더 높은 '합리적reasonable' 수준의 검증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상상해 보라. 호주 광산업체 비에이치피BHP, 영국 다국적 제약사 히크마 파마슈티컬스Hikma Pharmaceuticals, 영국 특수 화학 기업 크로다 인터내셔널Croda International 등 FTSE100 지수에 상장된 소수의 기업만이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 전체 혹은 일부에 대해 합리적 수준의 검증을 받기 위해 비용과 노력을 지불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다국적 사모펀드이자 벤처캐피탈 회사인 쓰리아이그룹3i Group은 기만에 해당하는 사례이다. 이 회사는 2020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당사의 배출량은 ISO14064-3 표준에 따라 카본 인텔리전스Carbon Intelligence에 의해 합리적 수준의 검증으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즉, 스위스의 국제표준화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ISO가 정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 기준을 충족했다고 이 보고서는 기술했다. 하지만 우리들이 해당 정보를 카본 인텔리전스의 2020년 보증 서한과 교차 검증한 결과, “직·간접적 이산화탄소 환산 배출량CO2e의 독립된 제 3자 검증은…제한된 수준의 검증에 그쳤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이러한 불일치가 발생한 원인이 무엇인지, 즉 일관성이 없는 오류인지 아니면 회사의 노골적인 거짓 정보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오류가 2021년 보고서에도 반복됐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결국 쓰리아이는 합리적 검증에 대한 과분한 크레딧을 받으려 했거나, 2021년 보고서에서 ‘복사, 붙여넣기’ 오류를 범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우리는 쓰리아이가 최근 발표한 2022년 보고서에 동일한 오류가 또다시 보고됐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놀랍게도 불일치가 수정되어 2022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는 제한적 검증을 받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우리는 기업이 외부 검증을 받았다는 의미에 대한 불일치와 오해가 있는 또다른 사례를 발견했다. FTSE100 지수에 상장된 기업이자 영국의 큰 수도 회사인 유나이티드 유틸리티스United Utilities는 기후 관련 재무 공개 태스크포스TCFD 보고서를 검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감시하는 국제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inancial Stability Board, FSB는 기후변화와 같은 시스템적 위험으로부터 글로벌 금융 시장을 강화하고 보호하는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2015년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우리는 유나이티드 유틸리티스의 기후 관련 재무 공개 태스크포스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TCFD 보고서의 기초 데이터를 조사하면서, 실제로는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이런 불일치에 대해 회사에 문의하자 회사 대변인은 “검증의 의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서 그 검증은 '데이터의 검증을 의미하기 보다는 효과적인 공시에 대한 검증'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는 공개는 검증되었지만 데이터는 검증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어떻게 후자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자가 검증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감수자주: 데이터 검증 없이 효과적 공시 검증을 했다는 주장은 일종의 기만이라는 의미임). 제시된 정보로 인해 독자들은 실제 데이터가 독립적 증명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검증받았다고 추정하기 쉽다.
우리는 체코의 다국적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회사 아베스트Avest에서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검증 보고의 사례를 발견했다. 이 회사는 2020년 연례 보고서에서 컨설팅 업체인 인바이로스Enviros에 의뢰해 배출량을 검증했다고 밝혔는데, 인바이로스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지구과학에 전문성을 가지고 에너지 회사들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팅 업체이다. 아베스트는 “외부 감사를 통해 이전 배출량 계산을 검토하고,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 정확하게 파악되었는지 조사했으며, 배출량 감소를 위한 추가 제안을 제시해달라고 의뢰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아베스트는 실제 인바이로스의 보증 서한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서는 일반적으로 회사 보고서에 공개되는 온실가스 지표와 함께 제공되며 이러한 지표가 독립적으로 검증되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자세한 내용을 문의했을 때 담당 부서의 직원은 보증서한은 기밀 사항이라고 답변했다. 추가 문의를 하자 이 담당자는 이메일을 통해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이 사안에 대해 더 많은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아시다시피, 인바이로스와 협력한 목적은 조사 결과를 감사하는 것이었지만, 현재로서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생각이 없습니다.”
혼동︱우리는 각 검증보고서에서 감사를 받았다고 진술된 지표를 추출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어렵게 수집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기업이 이러한 지표를 정의하고 지속가능성 보증의 초점 역할을 하는 ‘선별된 정보(selected information)’라고 부르는 것을 파악해야 했다. 경영진이 독립적인 검증을 받을 지표와 받지 않을 지표를 자유롭게 선택하기 때문에 선별된 정보라는 개념은 편향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키며, 종종 공개된 지표의 중요도와 뚜렷한 연관성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이러한 선별된 정보에 무엇이 포함되어 있는지 파악하는 것조차 종종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오리려 많은 기업은 혼동을 유발해 데이터 해석을 최대한 어렵게 만들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엑스페리안Experian의 사례를 살펴보자. 미국계 아일랜드의 다국적 소비자 신용평가 회사인 이 회사는 지속가능성 정보를 보고하지 않는 방법(‘엉터리로 보고하는 방법’을 의미함)에 대한 교훈을 제공한다. 엑스페리안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를 고용하여 그들이 공개한 지표에 대한 제한적 검증을 수행했고, 보증서 앞 섹션에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성과 지표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한 목록을 제시했다. 엑스페리안은 2021년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에 해당 목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측정 항목의 외부 검증에 대해 살펴본 결과, 작은 윗첨자로 'A'라고 표기된 항목에 대해서만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입증을 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사회 구성, 직원 정보, 사회적 측정지표, 탄소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등을 주제로 11 페이지에 걸쳐 보고된 수많은 지표 중 독립적인 검증을 받은 지표는 단 4개에 불과했다. 이런 설명 방식은 어떤 측정 항목이 궁극적으로 검증 범위에 포함되었는지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영국에 기반을 둔 주택 건설 회사 테일러 윔피Taylor Wimpey도 유사한 혼동 전략을 구사했다. 이 회사의 2020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는 매우 긴 지표 목록과 함께 기업의 넷 제로 달성을 지원하는 영국의 컨설팅 기업인 카본트러스트Carbon Trust의 외부 검증 보고서가 포함되어 있다. 테일러 윔피는 100개에 가까운 비재무적 성과 지표를 보고했지만, 외부 검증을 받은 것은 직접 배출량Scope 1, 간접 배출량Scope 2, 에너지 데이터 이 세 가지에 불과했다. 우리는 2021년 12월과 2022년 1월에 지속가능성 담당자로 기재된 회사 비서에게 이메일을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이후 2022년 1월 말에 기업 내 투자 유치 책임자에게 이메일을 보냈으나 역시 아무 답변이 없었다.
다른 기업들도 정보 검색을 어렵게 만들었다. 웨일즈에 본사를 둔 금융 서비스 회사 애드미럴 그룹Admiral Group은 당사 2019년 보고서에서 2020년에는 독립적 검증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드미럴 그룹의 공개 공시에 따르면, 기업 신뢰를 위해 2020년에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실제로 독립적 검증을 받았다고 한다. 일반 독자들은 아마 이 확언에 만족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확히 어떤 정보가 검증을 받았는지 이해하려는 우리의 열망은 우리를 다시 어려운 길로 이끌었다. 면밀히 조사했지만 회사 웹사이트, 연례 보고서나 관련 문서, 카본 트러스트의 웹사이트에서도 실제 검증보고서를 찾을 수 없었다. 더 많은 온라인 검색을 시도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회사에 직접 연락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회사 웹사이트에는 투자자 문의에 대한 연락처 세부 정보가 보이지 않았고, 보험 관련 문의가 있는 고객을 위한 정보만 나열되어 있었다. 보고 관련 웹사이트 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었던 유일한 이름은 투자 유치 담당자였는데 이메일 주소는 제공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는 링크드인에서 이 매니저의 연락처 세부정보를 검색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우리는 결국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 회사의 소셜 미디어팀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놀랍게도 우리는 답변을 받았다. 그 팀에서 친절하게도 검증 보고서 사본을 공유해 주었다. 하지만 보고서를 자세히 읽어본 결과 '이 검증 보고서는 탄소발자국 문서footprint document (감수자주: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킨 탄소 또는 온실가스 배출량 및 이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을 기술한 문서를 의미함)와 함께 읽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해당문서는 당사와의 소통 과정에서 공유되지 않았고 회사 웹사이트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우리들이 더 알아본 후 해당 문서를 요청하자 “내부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 문서를 공개적으로 공유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애드미럴 그룹은 탄소발자국 문서에 관한 질문에 모두 답변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보지도 않은 문서에 대해서 어떻게 질문할 수 있을까? 이러한 경험은 검증이 실제로 얼마나 투명성을 보장하는지, 투자자가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주의 전환︱검증 보고서를 조사하며 우리들이 발견한 세 번째 형태의 그린워싱은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 전술은 엄밀히 말해 허위사실 유포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종종 말하지 않은 것이 말한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관련 정보를 누락하여 공시하는 관행이 드러났고, 적어도 일부 사례에서는 원하지 않는 스토리라인으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의도적인 누락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 또한 우리들이 던진 다양한 문의에 대해서도 무응답과 무시ghosting를 상당수 경험했다.
코번트리에 본사를 둔 수도 서비스 회사인 세번 트렌트Severn Trent는 우리의 문의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 회사의 2021년 연례 성과 보고서를 보면 196페이지에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 지표를 수록하면서 제이콥스Jacobs라는 회사가 온실가스 데이터와 배출량 산정 과정에 대해 외부 검증을 진행했다고 적혀있다. 실제로 이 보고서의 35페이지에 세번 트렌트는 제이콥스가 발행한 보증 서한을 첨부했다. 그러나 이 서한의 내용과 범위가 포괄적이지 않았다. 우선, 제이콥스가 어떤 지표를 독립적으로 검증했는지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해당 검증 결과가 제한적으로 검증되었는지, 합리적인 수준으로 검증되었는지에 대한 정보조차 찾을 수 없었다. 우리는 검증 과정에 사용된 프레임워크, 기준 또는 공개 벤치마크에 대한 정보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다.
결국 우리는 제이콥스가 196페이지에 있는 모든 지표를 독립적으로 검증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회사에 문의를 했다. 이메일에 구체적인 질문들을 포함했는데, 이는 기업이 공유할 수 있어야 하는 표준 검증 정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CSR팀과 투자 유치 담당자 등 다양한 부서와 여러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2022년 10월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많은 기업이 외부 검증을 수행하면서 회사 운영 및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지표가 아닌 경영진이 선별한 지표만을 공개한다.
우리는 다른 사례에서도 합리성과 근거에 대한 간단한 정보조차 제공받지 못했다. 예를 들면, 영국에 본사를 둔 의료 장비 제조 회사인 스미스 앤 네퓨Smith & Nephew plc에 대해 검토할 때 우리는 그 회사가 2017년 이후 외부 검증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스미스 앤 네퓨에 서신을 보내 우리들의 짐작이 맞는지, 만약 그렇다면 외부 검증을 받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질의했다. 또 향후 지속가능성 지표에 대한 외부 검증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물었다. 담당자는 마지막 외부 검증이 실제로 2017년이 맞다고 확인해주었지만 이 주제에 대해 더 이상 논의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며, “예, 맞습니다. 이 같은 구체적인 결정들에 대해서 답변드릴 수 없지만 당사의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정확성과 메세지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독립적인 검증을 다시 고려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라고만 답변했다.
완전히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FTSE100 지수 데이터 수집 경험에 대한 혼란스럽고 분노를 자아내는 일화를 더 많이 소개할 수 있지만, 지속가능성 검증이 절망적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다. 부정적이고 실망스러운 사례만큼이나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사례도 있었다. 일부 검증 보고서는 진정으로 유익한 정보를 주었고, 일부 기업은 우리들의 질문에 신속하고 완벽하게 답변했다. 예를 들면, 영국의 화학 기업이자 지속가능한 기술을 보유한 다국적 기업인 존슨 매티Johnson Matthey는 재무정보 및 지속가능성 자료를 하나의 문서에 통합한 연례 보고서를 제공했는데, 이는 우리들이 연구하며 접했던 수많은 문서와는 다른 신선하고 유용한 변화였다. 해당 보고서는 짜임새 있게 구성됐으며 이해하기도 쉬웠다. 외부 검증은 영국에 본사를 둔 지속가능성 컨설팅 업체이자 엑센츄어Accenture의 계열사인 아비에코Avieco가 맡았다. 보고서에는 자세한 검증 활동 목록, 중요성에 대한 명확한 설명, 직관적인 표로 제시된 주요 지표 그리고 개선점에 대한 종합적인 권고안이 포함됐다.
앞서 언급했듯이, 보고를 수행하는 기업과 그들의 비재무 정보를 검증하는 회사는 대중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세부적인 지속가능성 지표를 무시하거나 최소화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기업이 외부 검증을 수행하면서 회사 운영 및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지표가 아닌 경영진이 선별한 지표만을 공개한다. 존슨 매티는 외부 지속가능성 컨설턴트를 고용하여 직원, 고객, 투자자, NGO 등 다양한 내외부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지표를 파악하기 위해 엄격한 독립 평가를 수행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이해관계자 그룹이 제시한 지속가능성 주제 및 지표의 우선 순위를 반영하여 영향력 있는 ESG 지도를 만들었다. 이 과정이 비록 단순하거나 위험 요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좋은 사례이다. 경영진의 변덕에 구애 받지 않고 관련성 있고 중요한 지속가능성 목표를 개발하는 데에는 이러한 참여가 중요하다.
우리는 다국적 포장 및 제지 제조 회사인 몬디Mondi에서 최고의 사례를 또 발견했는데, 몬디는 체계적이고, 이해하기 쉬우며, 통합된 연례 보고서를 발간했다. 독립적 검증 기관인 이알엠 씨브이에스ERM CVS에게 검증받은 몬디의 지속가능성 검증 보고서에는 계약 범위, 보고 기준 및 표준에 대한 명확한 서술이 포함됐다. 몬디의 지속가능성 핵심 성과 지표 대부분은 제한적 수준에서 검증되었지만, 이알엠 씨브이에스가 수행한 검증에서 직접 배출량Scope1, 간접 배출량Scope2, 에너지 사용량을 포함하는 몇 가지 중요한 환경적 지표에 대해 합리적 수준의 검증을 받았다. 몬디는 존슨 매티와 마찬가지로 지속가능성 거버넌스 및 공개에 있어 여러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회사의 2020년 지속가능발전 보고서에서 이해관계자는 '당사의 비즈니스의 결정, 정책, 목표에 관심이 있거나, 영향을 미치거나, 긍정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내외부의 개인, 단체, 조직 및 파트너'로 광범위하게 정의된다. 지속가능 거버넌스 모델의 일환으로 몬디는 직원, 고객, 파트너, 투자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커뮤니티를 위해 익명의 내부 고발 및 고충 처리를 담당하는 핫라인을 구축했다. 이 프로세스를 통해 이해관계자는 환경오염, 인사 관련 문제, 보건 및 안전조치 위반, 사기 및 부패 등 비즈니스 운영과 관련된 모든 우려 사항을 신고할 수 있다. 신고된 모든 사안은 몬디의 내부 감사 부서에서 조사하고 이사회에서 검토하게 된다. 이 제도를 시행하는 것에 위험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몬디의 사업 운영과 임팩트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함으로써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투자자와 일반 대중을 포함한 광범위한 이해관계자 커뮤니티에 명확하고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 이런 기업들과 지속가능성 검증 회사 모두에게 찬사를 보낸다.
개선을 위한 노력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가 얻은 인사이트가 모든 이야기에 관한 것은 아닐 것이다. 공시된 정보에서 관행을 분리해내는 작업은 종종 간단하지 않으며, 회사들은 내부적으로 강력한 측정 방법을 사용하지만 독자에게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취약한 보고 메커니즘을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다. 좋은 검증이란 검증을 의뢰한 기업만의 책임을 의미하지 않으며, 견고한 프로세스와 관행, 현명한 검증인과 감사인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우리는 몇 가지 결론을 내렸다. 첫째, 정보 제공자, 감사인 혹은 검증인은 재무 감사에서 사용하는 난해한 언어와 용어(‘합리적’ 혹은 ‘한정적 확신’과 같은)를 충분한 설명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검증기관은 반드시 지속가능성 검증이 재무 감사와 어떻게 다른지, 이런 차이로 인해 다른 프로세스, 기술, 언어, 세부 정보 등이 어떻게 요구되는지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검증기관은 지속가능성 정보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감사 관행을 만들기 위해 이런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훨씬 더 엄격하고, 표준화되며, 철저한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기업은 보다 완전하고 일관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지속가능성 검증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검증을 받는 각 기업은 최소한 다음의 네 가지 사항을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 (1) 정보를 준비하고 공시하기 위해 어떤 프레임워크와 방법론을 사용했는가 (2) 어떤 정보와 지표에 대해 독립적 검증을 거쳤으며 누가 이를 수행했는가 (3) 검증 결과가 제한적인가 합리적인가 (4) 위 정보를 문맥에 맞게 배치하도록 돕는 보충 자료가 있는가. 누락된 정보를 언급하거나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진술하는 것은 보고 및 감사의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그린워싱의 시도들을 맞닥뜨렸지만 우리는 외부 검증이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의 품질과 신뢰성을 높이고 기업이 진정한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라고 믿는다.
지속가능성 보고의 성숙기
금욕적인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는 “우리가 듣는 모든 것은 사실이 아니라 의견이다”라고 썼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진실이 아니라 관점이다.” 제국을 경영하며 얻은 이 교훈은 지속가능성 보고에도 적용된다. 글로벌 지속가능성 감사 표준의 제정, 소셜임팩트 데이터의 포함, 합리적(제한적이지 않은) 검증 관행의 확대 채택 등 개선의 여지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낙관할 수 있는 이유는 있다. 영국에서는 재무보고위원회Financial Reporting Council, FRC, 국제적으로는 국제재무보고기준재단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Foundation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ISSB와 같이 보고 및 측정 방법을 개선하고 조화시키려는 국내외 노력은 일관된 보고 관행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유럽연합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orpor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CSRD은 비록 제한된 검증 업무에 한해서라도 지속가능성 감사를 의무화하여 감사인의 경험과 감사 프로세스를 개선할 것이다. 명확한 의무와 표준이 있으면 보고 기업과 감사인이 그들의 관행을 공식화하고 품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유럽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은 경쟁업체와 시장 당국이 수행한 감사에 대해 더 엄격하고 많은 규제를 가할 수 있으며, 최상의 경우 기업의 그린워싱을 억제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투자자와 일반 대중에게 기업이 제공하는 재무 및 지속가능성 관련 자료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상장된 기업은 재무 보고를 위해 필수적으로 외부 검증을 받아야 한다. 우리는 이와 같은 엄격한 검증 프로세스가 지속가능성 보고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많은 기업들이 첫걸음을 내디뎠지만 성숙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참고
1 . 전 세계 감사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2년 2,177억 달러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 시장이 다양하고 부정확한 특성을 띄고 있어, 비재무 정보의 검증 시장의 수치는 알려진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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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NA CARMICHAEL
영국 런던의 런던 정경대학에서 금융 사회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녀는 지속 가능하고 형평성 있는 금융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투자자와 기업 거버넌스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KAZBI SOONAWALLA
옥스퍼드 대학교 사이드 비즈니스 스쿨(Saïd Business School)의 회계학 선임 연구원이자 케블 칼리지의 경영학 튜토리얼 펠로우다. 그녀는 재무 보고 및 공시, 지속가능성, 거버넌스, 경영 통제에 관한 자본 시장 연구에 관심이 있다.
JUDITH C. STROEHLE
스위스 생갈렌 대학교의 지속가능성 거버넌스 조교수이다. 그녀는 회계와 지속가능성 사이의 연결성을 구축하기 위해 연구하고 교육하고 있다. 그녀는 동료들과 함께 2020년에 성과 재검토에 관한 옥스퍼드 이니셔티브를 공동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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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임팩트 · 환경 · 측정과 평가
지속가능 보고서의
그린워싱
2023-1
DONNA CARMICHAEL · KAZBI SOONAWALLA · JUDITH C. STROEHLE
Summary. 세계적인 기업들의 지속가능 보고서에서 그린워싱의 시도가 발견되었다. 경영과 감사, 검증 절차에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지속가능성이 기업의 의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 중 더 많은 사람들이 지속가능성 관련 이슈가 기업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기후 위기,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분쟁을 포함한 글로벌 문제들은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회복탄력성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의제가 더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경영이 떠오르면서 기업이 수집하고 보고하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정보의 질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이 정보의 투명성과 정확성에 대해 보장할 만큼 지속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신경을 쓰는지 알고 싶어 한다. 이에 따라 기업의 지속가능성 데이터를 외부 검토에 맡겨 신뢰성을 제공하는 독립적 검증independent assurance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 감사를 전문으로 하는 수익성 높은 대규모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지속가능성 감사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지만, 지속가능성 정보를 감사하는 현재 관행들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되고 있지 않다. 이 명백한 지식 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연구자들은 이 분야에서 새로운 연구의 흐름을 만들고자 옥스포드 성과 재검토 이니셔티브Oxford Rethinking Performance Initiative, ORP를 결성했다. 2020년, 옥스포드 대학교 사이드 경영대학에 설립된 ORP는 보다 총체적인 성과 측정방식의 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는 연구 컨소시엄이다.
2021년 초, 우리들(감수자주: 이 아티클을 공동 집필한 연구자들을 일컬음)은 FTSE100 지수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100 Index(감수자주: 영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 중 시가총액 기준 100대 기업의 주가를 기반으로 산출된 지수)에 2020년과 2021년 포함된 기업을 대상으로 지속가능성 인증 관행에 대해 대규모 연구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2021년 초에 시작됐고, 각 기업의 웹사이트에 공개된 가장 최근의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자료를 수집했다. FTSE100 지수에 속한 기업의 분석 보고서는 모두 2020년 혹은 2021년에 작성됐고, 기업의 회계연도 말과 일치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렇게 공개된 자료를 활용해 우리는 FTSE100 기업의 감사 및 보고서와 관련한 종합적인 데이터 세트를 수집하고 조사했다. 해당 연구의 1차 결과물은 ‘사회과학 연구 네트워크Social Science Research Network’에 연구보고서로 게재됐고, 국제적인 비교 관점을 취하는 2차 연구는 진행 중이다.
우리는 2021년 한 해 동안의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으로 결국 측정, 보고, 감사 및 검증에서의 놀랄만한 결점이 드러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기업이 내건 ESG 공약과 가치는 대담한데 반해 실천에 있어 미흡했다. 유명 기업들은 이 분야의 리더가 되겠다고 앞다투어 웅장하고 야심찬 수사를 펼치고 있지만, 그들의 보고서는 종종 모호하거나 난해하고 그들이 펼치는 수사에 상응할 만한 증거들은 취약했다. 기업들의 선언이 신뢰성 있는 보고와 탄탄한 증거를 통해 뒷받침되게 하려면 강력한 규제가 결합된 더 나은 인센티브가 필요할 것이다.
의심의 유익
기업의 책임과 신뢰를 확립함에 있어서 감사와 검증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회계감사는 재무제표에 중요한 허위 표시가 없다는 합리적인 확신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대부분의 소관 부서는 재무 보고서에 대해 법적으로 이런 검증을 요구한다. 이에 반해, 비재무 정보에 대한 감사와 검증은 통상적으로 의무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국제회계사협회에 따르면 지속가능성 검증 시장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성장하여 현재 전세계 기업의 절반 이상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1
이런 추세는 특히 투자자와 규제 당국의 압박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2019년 맥킨지McKinsey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투자자의 97%가 지속가능성 공시가 검증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2022년 1월 아비바 인베스터스Aviva Investors는 30개국의 1,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후 보고에 대한 외부 감사를 매년 받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규제 측면에서는 2023년에 시행될 ‘유럽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European 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CSRD’이 지속가능성 정보에 대한 한정적 검증을 명시적으로 요구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성장하는 시장에서 누가 이득을 얻을까? 영국의 경우 지속가능성 감사의 절반 가량을 빅포Big Four 회계법인인 딜로이트Deloitte, 프라이스 워터 하우스 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 PwC, 케이피엠지KPMG, 언스트 & 영Ernst & Young에서 수행하고 있으며, 그밖에는 환경 혹은 지속가능성 특화 컨설팅 회사들이 수행하고 있다(예를 들면, 뷰로 베리타스Bureau Veritas, 코퍼레이트 시티즌쉽Corporate Citizenship,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 전 세계적으로 빅포 회계법인은 시장의 60퍼센트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2020년 및 2021년 보고서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지속가능성 검증에 대한 공개 정보를 살펴보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야심찬 약속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케이피엠지와 같은 빅포 회사는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경영진이 조직을 대신하여 내리는 중요한 결정에 신뢰를 심어주도록 돕는다'고 공언하고 있고,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공개된 정보에 신뢰성을 높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사 및 인증에 특화된 프랑스 회사인 뷰로 베리타스는 지속가능성 감사 서비스를 통해 '회사의 평판을 보호할 수 있다'고 약속한다.
조사 결과 이러한 진술은 사실이 아니었다. 해당 기업의 감사 검증 보고서를 찾기 위해 기업 보고서와 웹사이트를 샅샅이 찾았지만 진실성에 관한 증거를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 실제로 감사 검증 보고서를 찾는 것은 지나치게 어려웠고, 그들이 지속가능성 보고서로 간주하는 보고서를 파악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FTSE100 지수 기업 중 2020년, 2021년에 검증을 받은 73개 기업을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우리는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개념과 유사한 10개의 동의어를 찾았고 이에 대한 감사 검증 보고서를 16 곳에서 발견했다. 그러나 우리는 검증 보고서 자체로 만족하지 않고 원 자료 또한 조사하기를 원했다.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어떤 경우에는 최대 7개의 다른 데이터 저장소, 부록, 보고서를 찾아봐야 했다.
데이터 수집 과정은 답을 얻기 보다 질문이 더 많아지곤 했다. 처음에는 명백한 격차나 잘못된 진술을 발견하면 그것이 보고서의 오류일 거라고 가정했다. 다소 순진한 생각이었지만, 대기업들은 데이터 수집, 보고, 지속가능성 검증 과정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해명과 정정을 요구하는 서신을 여러 기업에 보냈다. 이러한 기업들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고 정정할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했을 때, 일부 기업은 소통에 응했지만 어떤 기업은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 우리들이 받은 답변은 적극성 결여, 일관성 부족 및 오류, 단편적인 보고 프로세스, 절차의 무시 등을 드러냈고, 이는 충격적이었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사례는 다양한 기업들의 관행을 보여준다. 이들 중 일부는 설립한지 20년이 안 된 기업도 있고, 166년이 된 기업도 있다. 이 기업들은 영국과 유럽의 다양한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을 대표한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두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FTSE100에 상장된 대기업으로, 어떤 형태로든 ESG 또는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보고서의 신뢰성에 적신호가 켜진 기업이라는 점이다.
기업이 그린워싱을 하는 세가지 방법
감사와 검증은 지속가능성 관련 공시를 개선할 수 있고, 또 개선해야만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형태의 관행은 이미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의심과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보고가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관행을 검증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확증하는 대신 오히려 훼손한다면, 그것은 궁극적으로 그린워싱Greenwashing의 한 형태에 불과하다.
조사를 통해 밝혀진 세 가지 일반적인 그린워싱 전략은 기만deception, 혼동obfuscation, 주의 전환diversion이다.
기만︱독자가 검증 보고서를 읽으며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사실, 회계감사에서도 데이터, 방법론 등의 외부 검토 작업에 투입된 전체 노력을 이러한 보고서에 반영할 필요는 없다. 독자가 최소한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것은 검증 보고서에서 무엇을 검토했는가, 어떻게 이 검토가 수행됐는가, 어떤 기준을 적용했는가, 어떤 프레임워크를 사용했는가, 검증 과정에서 무엇을 발견했는가, 그리고 이상적으로는, 검토 결과를 반영하여 어떻게 회사를 개선시킬 수 있는가이다.
우리들이 검토한 지속가능성 검증 보고서들은 설득력이 없었다. 회계 감사 보고서는 조직의 복잡성에 따라 5페이지에서 20 페이지에 달할 수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 검증 보고서의 분량이 2장을 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지속가능성 지표의 독립적인 검증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한 페이지에 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더 중요한 사실은 감사인이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에 대한 검증 범위가 '제한적limited'이라고 보고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명백한 회계 부정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재무 감사인과 달리 지속가능성 감사인은 해당 정보가 합리적 범위 내에서 진실하고 공정함을 보장하지 않았다. 합리적인 검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회계 감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검증 기관이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합리적 검증을 위해서는 데이터와 그 데이터를 생성하는 프로세스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확인이 필요하다. 또한, 제한적 검증 과정에서는 부정적 진술을 제공하기 보다 검증인은 특정 기준에 근거하여 지속가능성 지표가 완전하고 정확한지 여부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다. 이러한 제한적 검증 업무는 합리적인 검증 업무보다 훨씬 적은 비용이 든다. 이러한 제한된 수준의 검증으로는 현재의 지속가능성 인증 관행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다. 합리적 검증이 기본요건은 아니지만, 기본요건이 된다면 더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추세에도 예외는 있었다. 일부 기업이 감사인에게 더 높은 '합리적reasonable' 수준의 검증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상상해 보라. 호주 광산업체 비에이치피BHP, 영국 다국적 제약사 히크마 파마슈티컬스Hikma Pharmaceuticals, 영국 특수 화학 기업 크로다 인터내셔널Croda International 등 FTSE100 지수에 상장된 소수의 기업만이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 전체 혹은 일부에 대해 합리적 수준의 검증을 받기 위해 비용과 노력을 지불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다국적 사모펀드이자 벤처캐피탈 회사인 쓰리아이그룹3i Group은 기만에 해당하는 사례이다. 이 회사는 2020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당사의 배출량은 ISO14064-3 표준에 따라 카본 인텔리전스Carbon Intelligence에 의해 합리적 수준의 검증으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즉, 스위스의 국제표준화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ISO가 정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 기준을 충족했다고 이 보고서는 기술했다. 하지만 우리들이 해당 정보를 카본 인텔리전스의 2020년 보증 서한과 교차 검증한 결과, “직·간접적 이산화탄소 환산 배출량CO2e의 독립된 제 3자 검증은…제한된 수준의 검증에 그쳤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이러한 불일치가 발생한 원인이 무엇인지, 즉 일관성이 없는 오류인지 아니면 회사의 노골적인 거짓 정보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오류가 2021년 보고서에도 반복됐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결국 쓰리아이는 합리적 검증에 대한 과분한 크레딧을 받으려 했거나, 2021년 보고서에서 ‘복사, 붙여넣기’ 오류를 범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우리는 쓰리아이가 최근 발표한 2022년 보고서에 동일한 오류가 또다시 보고됐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놀랍게도 불일치가 수정되어 2022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는 제한적 검증을 받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우리는 기업이 외부 검증을 받았다는 의미에 대한 불일치와 오해가 있는 또다른 사례를 발견했다. FTSE100 지수에 상장된 기업이자 영국의 큰 수도 회사인 유나이티드 유틸리티스United Utilities는 기후 관련 재무 공개 태스크포스TCFD 보고서를 검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감시하는 국제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inancial Stability Board, FSB는 기후변화와 같은 시스템적 위험으로부터 글로벌 금융 시장을 강화하고 보호하는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2015년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우리는 유나이티드 유틸리티스의 기후 관련 재무 공개 태스크포스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TCFD 보고서의 기초 데이터를 조사하면서, 실제로는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이런 불일치에 대해 회사에 문의하자 회사 대변인은 “검증의 의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서 그 검증은 '데이터의 검증을 의미하기 보다는 효과적인 공시에 대한 검증'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는 공개는 검증되었지만 데이터는 검증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어떻게 후자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자가 검증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감수자주: 데이터 검증 없이 효과적 공시 검증을 했다는 주장은 일종의 기만이라는 의미임). 제시된 정보로 인해 독자들은 실제 데이터가 독립적 증명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검증받았다고 추정하기 쉽다.
우리는 체코의 다국적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회사 아베스트Avest에서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검증 보고의 사례를 발견했다. 이 회사는 2020년 연례 보고서에서 컨설팅 업체인 인바이로스Enviros에 의뢰해 배출량을 검증했다고 밝혔는데, 인바이로스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지구과학에 전문성을 가지고 에너지 회사들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팅 업체이다. 아베스트는 “외부 감사를 통해 이전 배출량 계산을 검토하고,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 정확하게 파악되었는지 조사했으며, 배출량 감소를 위한 추가 제안을 제시해달라고 의뢰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아베스트는 실제 인바이로스의 보증 서한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서는 일반적으로 회사 보고서에 공개되는 온실가스 지표와 함께 제공되며 이러한 지표가 독립적으로 검증되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자세한 내용을 문의했을 때 담당 부서의 직원은 보증서한은 기밀 사항이라고 답변했다. 추가 문의를 하자 이 담당자는 이메일을 통해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이 사안에 대해 더 많은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아시다시피, 인바이로스와 협력한 목적은 조사 결과를 감사하는 것이었지만, 현재로서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생각이 없습니다.”
혼동︱우리는 각 검증보고서에서 감사를 받았다고 진술된 지표를 추출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어렵게 수집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기업이 이러한 지표를 정의하고 지속가능성 보증의 초점 역할을 하는 ‘선별된 정보(selected information)’라고 부르는 것을 파악해야 했다. 경영진이 독립적인 검증을 받을 지표와 받지 않을 지표를 자유롭게 선택하기 때문에 선별된 정보라는 개념은 편향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키며, 종종 공개된 지표의 중요도와 뚜렷한 연관성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이러한 선별된 정보에 무엇이 포함되어 있는지 파악하는 것조차 종종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오리려 많은 기업은 혼동을 유발해 데이터 해석을 최대한 어렵게 만들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엑스페리안Experian의 사례를 살펴보자. 미국계 아일랜드의 다국적 소비자 신용평가 회사인 이 회사는 지속가능성 정보를 보고하지 않는 방법(‘엉터리로 보고하는 방법’을 의미함)에 대한 교훈을 제공한다. 엑스페리안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를 고용하여 그들이 공개한 지표에 대한 제한적 검증을 수행했고, 보증서 앞 섹션에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성과 지표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한 목록을 제시했다. 엑스페리안은 2021년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에 해당 목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측정 항목의 외부 검증에 대해 살펴본 결과, 작은 윗첨자로 'A'라고 표기된 항목에 대해서만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입증을 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사회 구성, 직원 정보, 사회적 측정지표, 탄소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등을 주제로 11 페이지에 걸쳐 보고된 수많은 지표 중 독립적인 검증을 받은 지표는 단 4개에 불과했다. 이런 설명 방식은 어떤 측정 항목이 궁극적으로 검증 범위에 포함되었는지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영국에 기반을 둔 주택 건설 회사 테일러 윔피Taylor Wimpey도 유사한 혼동 전략을 구사했다. 이 회사의 2020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는 매우 긴 지표 목록과 함께 기업의 넷 제로 달성을 지원하는 영국의 컨설팅 기업인 카본트러스트Carbon Trust의 외부 검증 보고서가 포함되어 있다. 테일러 윔피는 100개에 가까운 비재무적 성과 지표를 보고했지만, 외부 검증을 받은 것은 직접 배출량Scope 1, 간접 배출량Scope 2, 에너지 데이터 이 세 가지에 불과했다. 우리는 2021년 12월과 2022년 1월에 지속가능성 담당자로 기재된 회사 비서에게 이메일을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이후 2022년 1월 말에 기업 내 투자 유치 책임자에게 이메일을 보냈으나 역시 아무 답변이 없었다.
다른 기업들도 정보 검색을 어렵게 만들었다. 웨일즈에 본사를 둔 금융 서비스 회사 애드미럴 그룹Admiral Group은 당사 2019년 보고서에서 2020년에는 독립적 검증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드미럴 그룹의 공개 공시에 따르면, 기업 신뢰를 위해 2020년에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실제로 독립적 검증을 받았다고 한다. 일반 독자들은 아마 이 확언에 만족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확히 어떤 정보가 검증을 받았는지 이해하려는 우리의 열망은 우리를 다시 어려운 길로 이끌었다. 면밀히 조사했지만 회사 웹사이트, 연례 보고서나 관련 문서, 카본 트러스트의 웹사이트에서도 실제 검증보고서를 찾을 수 없었다. 더 많은 온라인 검색을 시도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회사에 직접 연락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회사 웹사이트에는 투자자 문의에 대한 연락처 세부 정보가 보이지 않았고, 보험 관련 문의가 있는 고객을 위한 정보만 나열되어 있었다. 보고 관련 웹사이트 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었던 유일한 이름은 투자 유치 담당자였는데 이메일 주소는 제공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는 링크드인에서 이 매니저의 연락처 세부정보를 검색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우리는 결국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 회사의 소셜 미디어팀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놀랍게도 우리는 답변을 받았다. 그 팀에서 친절하게도 검증 보고서 사본을 공유해 주었다. 하지만 보고서를 자세히 읽어본 결과 '이 검증 보고서는 탄소발자국 문서footprint document (감수자주: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킨 탄소 또는 온실가스 배출량 및 이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을 기술한 문서를 의미함)와 함께 읽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해당문서는 당사와의 소통 과정에서 공유되지 않았고 회사 웹사이트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우리들이 더 알아본 후 해당 문서를 요청하자 “내부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 문서를 공개적으로 공유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애드미럴 그룹은 탄소발자국 문서에 관한 질문에 모두 답변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보지도 않은 문서에 대해서 어떻게 질문할 수 있을까? 이러한 경험은 검증이 실제로 얼마나 투명성을 보장하는지, 투자자가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주의 전환︱검증 보고서를 조사하며 우리들이 발견한 세 번째 형태의 그린워싱은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 전술은 엄밀히 말해 허위사실 유포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종종 말하지 않은 것이 말한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관련 정보를 누락하여 공시하는 관행이 드러났고, 적어도 일부 사례에서는 원하지 않는 스토리라인으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의도적인 누락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 또한 우리들이 던진 다양한 문의에 대해서도 무응답과 무시ghosting를 상당수 경험했다.
코번트리에 본사를 둔 수도 서비스 회사인 세번 트렌트Severn Trent는 우리의 문의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 회사의 2021년 연례 성과 보고서를 보면 196페이지에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 지표를 수록하면서 제이콥스Jacobs라는 회사가 온실가스 데이터와 배출량 산정 과정에 대해 외부 검증을 진행했다고 적혀있다. 실제로 이 보고서의 35페이지에 세번 트렌트는 제이콥스가 발행한 보증 서한을 첨부했다. 그러나 이 서한의 내용과 범위가 포괄적이지 않았다. 우선, 제이콥스가 어떤 지표를 독립적으로 검증했는지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해당 검증 결과가 제한적으로 검증되었는지, 합리적인 수준으로 검증되었는지에 대한 정보조차 찾을 수 없었다. 우리는 검증 과정에 사용된 프레임워크, 기준 또는 공개 벤치마크에 대한 정보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다.
결국 우리는 제이콥스가 196페이지에 있는 모든 지표를 독립적으로 검증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회사에 문의를 했다. 이메일에 구체적인 질문들을 포함했는데, 이는 기업이 공유할 수 있어야 하는 표준 검증 정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CSR팀과 투자 유치 담당자 등 다양한 부서와 여러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2022년 10월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많은 기업이 외부 검증을 수행하면서 회사 운영 및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지표가 아닌 경영진이 선별한 지표만을 공개한다.
우리는 다른 사례에서도 합리성과 근거에 대한 간단한 정보조차 제공받지 못했다. 예를 들면, 영국에 본사를 둔 의료 장비 제조 회사인 스미스 앤 네퓨Smith & Nephew plc에 대해 검토할 때 우리는 그 회사가 2017년 이후 외부 검증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스미스 앤 네퓨에 서신을 보내 우리들의 짐작이 맞는지, 만약 그렇다면 외부 검증을 받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질의했다. 또 향후 지속가능성 지표에 대한 외부 검증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물었다. 담당자는 마지막 외부 검증이 실제로 2017년이 맞다고 확인해주었지만 이 주제에 대해 더 이상 논의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며, “예, 맞습니다. 이 같은 구체적인 결정들에 대해서 답변드릴 수 없지만 당사의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정확성과 메세지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독립적인 검증을 다시 고려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라고만 답변했다.
완전히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FTSE100 지수 데이터 수집 경험에 대한 혼란스럽고 분노를 자아내는 일화를 더 많이 소개할 수 있지만, 지속가능성 검증이 절망적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다. 부정적이고 실망스러운 사례만큼이나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사례도 있었다. 일부 검증 보고서는 진정으로 유익한 정보를 주었고, 일부 기업은 우리들의 질문에 신속하고 완벽하게 답변했다. 예를 들면, 영국의 화학 기업이자 지속가능한 기술을 보유한 다국적 기업인 존슨 매티Johnson Matthey는 재무정보 및 지속가능성 자료를 하나의 문서에 통합한 연례 보고서를 제공했는데, 이는 우리들이 연구하며 접했던 수많은 문서와는 다른 신선하고 유용한 변화였다. 해당 보고서는 짜임새 있게 구성됐으며 이해하기도 쉬웠다. 외부 검증은 영국에 본사를 둔 지속가능성 컨설팅 업체이자 엑센츄어Accenture의 계열사인 아비에코Avieco가 맡았다. 보고서에는 자세한 검증 활동 목록, 중요성에 대한 명확한 설명, 직관적인 표로 제시된 주요 지표 그리고 개선점에 대한 종합적인 권고안이 포함됐다.
앞서 언급했듯이, 보고를 수행하는 기업과 그들의 비재무 정보를 검증하는 회사는 대중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세부적인 지속가능성 지표를 무시하거나 최소화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기업이 외부 검증을 수행하면서 회사 운영 및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지표가 아닌 경영진이 선별한 지표만을 공개한다. 존슨 매티는 외부 지속가능성 컨설턴트를 고용하여 직원, 고객, 투자자, NGO 등 다양한 내외부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지표를 파악하기 위해 엄격한 독립 평가를 수행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이해관계자 그룹이 제시한 지속가능성 주제 및 지표의 우선 순위를 반영하여 영향력 있는 ESG 지도를 만들었다. 이 과정이 비록 단순하거나 위험 요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좋은 사례이다. 경영진의 변덕에 구애 받지 않고 관련성 있고 중요한 지속가능성 목표를 개발하는 데에는 이러한 참여가 중요하다.
우리는 다국적 포장 및 제지 제조 회사인 몬디Mondi에서 최고의 사례를 또 발견했는데, 몬디는 체계적이고, 이해하기 쉬우며, 통합된 연례 보고서를 발간했다. 독립적 검증 기관인 이알엠 씨브이에스ERM CVS에게 검증받은 몬디의 지속가능성 검증 보고서에는 계약 범위, 보고 기준 및 표준에 대한 명확한 서술이 포함됐다. 몬디의 지속가능성 핵심 성과 지표 대부분은 제한적 수준에서 검증되었지만, 이알엠 씨브이에스가 수행한 검증에서 직접 배출량Scope1, 간접 배출량Scope2, 에너지 사용량을 포함하는 몇 가지 중요한 환경적 지표에 대해 합리적 수준의 검증을 받았다. 몬디는 존슨 매티와 마찬가지로 지속가능성 거버넌스 및 공개에 있어 여러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회사의 2020년 지속가능발전 보고서에서 이해관계자는 '당사의 비즈니스의 결정, 정책, 목표에 관심이 있거나, 영향을 미치거나, 긍정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내외부의 개인, 단체, 조직 및 파트너'로 광범위하게 정의된다. 지속가능 거버넌스 모델의 일환으로 몬디는 직원, 고객, 파트너, 투자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커뮤니티를 위해 익명의 내부 고발 및 고충 처리를 담당하는 핫라인을 구축했다. 이 프로세스를 통해 이해관계자는 환경오염, 인사 관련 문제, 보건 및 안전조치 위반, 사기 및 부패 등 비즈니스 운영과 관련된 모든 우려 사항을 신고할 수 있다. 신고된 모든 사안은 몬디의 내부 감사 부서에서 조사하고 이사회에서 검토하게 된다. 이 제도를 시행하는 것에 위험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몬디의 사업 운영과 임팩트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함으로써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투자자와 일반 대중을 포함한 광범위한 이해관계자 커뮤니티에 명확하고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 이런 기업들과 지속가능성 검증 회사 모두에게 찬사를 보낸다.
개선을 위한 노력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가 얻은 인사이트가 모든 이야기에 관한 것은 아닐 것이다. 공시된 정보에서 관행을 분리해내는 작업은 종종 간단하지 않으며, 회사들은 내부적으로 강력한 측정 방법을 사용하지만 독자에게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취약한 보고 메커니즘을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다. 좋은 검증이란 검증을 의뢰한 기업만의 책임을 의미하지 않으며, 견고한 프로세스와 관행, 현명한 검증인과 감사인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우리는 몇 가지 결론을 내렸다. 첫째, 정보 제공자, 감사인 혹은 검증인은 재무 감사에서 사용하는 난해한 언어와 용어(‘합리적’ 혹은 ‘한정적 확신’과 같은)를 충분한 설명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검증기관은 반드시 지속가능성 검증이 재무 감사와 어떻게 다른지, 이런 차이로 인해 다른 프로세스, 기술, 언어, 세부 정보 등이 어떻게 요구되는지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검증기관은 지속가능성 정보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감사 관행을 만들기 위해 이런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훨씬 더 엄격하고, 표준화되며, 철저한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기업은 보다 완전하고 일관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지속가능성 검증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검증을 받는 각 기업은 최소한 다음의 네 가지 사항을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 (1) 정보를 준비하고 공시하기 위해 어떤 프레임워크와 방법론을 사용했는가 (2) 어떤 정보와 지표에 대해 독립적 검증을 거쳤으며 누가 이를 수행했는가 (3) 검증 결과가 제한적인가 합리적인가 (4) 위 정보를 문맥에 맞게 배치하도록 돕는 보충 자료가 있는가. 누락된 정보를 언급하거나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진술하는 것은 보고 및 감사의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그린워싱의 시도들을 맞닥뜨렸지만 우리는 외부 검증이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의 품질과 신뢰성을 높이고 기업이 진정한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라고 믿는다.
지속가능성 보고의 성숙기
금욕적인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는 “우리가 듣는 모든 것은 사실이 아니라 의견이다”라고 썼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진실이 아니라 관점이다.” 제국을 경영하며 얻은 이 교훈은 지속가능성 보고에도 적용된다. 글로벌 지속가능성 감사 표준의 제정, 소셜임팩트 데이터의 포함, 합리적(제한적이지 않은) 검증 관행의 확대 채택 등 개선의 여지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낙관할 수 있는 이유는 있다. 영국에서는 재무보고위원회Financial Reporting Council, FRC, 국제적으로는 국제재무보고기준재단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Foundation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ISSB와 같이 보고 및 측정 방법을 개선하고 조화시키려는 국내외 노력은 일관된 보고 관행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유럽연합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orpor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CSRD은 비록 제한된 검증 업무에 한해서라도 지속가능성 감사를 의무화하여 감사인의 경험과 감사 프로세스를 개선할 것이다. 명확한 의무와 표준이 있으면 보고 기업과 감사인이 그들의 관행을 공식화하고 품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유럽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은 경쟁업체와 시장 당국이 수행한 감사에 대해 더 엄격하고 많은 규제를 가할 수 있으며, 최상의 경우 기업의 그린워싱을 억제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투자자와 일반 대중에게 기업이 제공하는 재무 및 지속가능성 관련 자료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상장된 기업은 재무 보고를 위해 필수적으로 외부 검증을 받아야 한다. 우리는 이와 같은 엄격한 검증 프로세스가 지속가능성 보고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많은 기업들이 첫걸음을 내디뎠지만 성숙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참고
1 . 전 세계 감사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2년 2,177억 달러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 시장이 다양하고 부정확한 특성을 띄고 있어, 비재무 정보의 검증 시장의 수치는 알려진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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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NA CARMICHAEL
영국 런던의 런던 정경대학에서 금융 사회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녀는 지속 가능하고 형평성 있는 금융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투자자와 기업 거버넌스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KAZBI SOONAWALLA
옥스퍼드 대학교 사이드 비즈니스 스쿨(Saïd Business School)의 회계학 선임 연구원이자 케블 칼리지의 경영학 튜토리얼 펠로우다. 그녀는 재무 보고 및 공시, 지속가능성, 거버넌스, 경영 통제에 관한 자본 시장 연구에 관심이 있다.
JUDITH C. STROEHLE
스위스 생갈렌 대학교의 지속가능성 거버넌스 조교수이다. 그녀는 회계와 지속가능성 사이의 연결성을 구축하기 위해 연구하고 교육하고 있다. 그녀는 동료들과 함께 2020년에 성과 재검토에 관한 옥스퍼드 이니셔티브를 공동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