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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교육의 미래
퓨처메이커를 위한 조망과 상상
WARREN NILSSON
Summary. 조직 단위의 사회혁신 교육이 필요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조직 개발 퍼실리테이터인 제임스 테일러는 수년 동안 독특한 꿈을 꾸었다. 바로 ‘조직 단위의 석사 학위 만들기’ 였다. 조직 전체가 함께 공부하기 위해 학교에 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어쩌면 사회혁신을 가속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일 수 있다.
사회혁신은 그 자체가 강의실이다. 우리는 일을 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배운다. 그 누구도 미래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안내해 주지 않기에, 사회혁신 운동은 진행 과정에서 스스로를 가르쳐야 했다. 수천 개의 연구실, 워크숍, 서밋, 연구소, 리트릿, 인큐베이터, 펠로우십이 진행되어 온 것은, 엄청난 에너지 속에서 자신을 가르치고 배워온 노력의 산물인 셈이다.
다양한 교육 방식이 존재하지만 배움에 대한 접근 방식은 단 한 가지가 지배적이었다. 바로 ‘리더십 학교’ 방식이다. ‘리더십 학교’는 생산적이며 효과를 자주 발휘한다. 그러나 사회혁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다수는 ‘리더십 학교’ 방식이 결국 한계에 도달할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들고 있다. 세상의 낡고 파괴적인 시스템들은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리더십 학교’에 내재한 속성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지만, 지속적인 변화에는 적합하지 않은 내재적 한계점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더십 학교
현실에 돌아와 ‘리더십 학교’에서 배운 원칙과 도구를 적용하기란 어렵고 복잡하다. ‘리더십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동료가 관심을 두지도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시스템을 새로운 상태로 이끌기 위해 어디서부터 밀고, 당기고, 유도해야 할지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리더십 학교’는 어떤 면에서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좌절감을 느끼고 궁극적으로 지치게 만드는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 결국 교육 참가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외로움을 느끼며, 매일 함께 일하는 동료가 아닌 조직 밖 또는 흩어져 있는 외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리더십 학교’가 잘못된 것을 가르치고 있는 걸까? 그렇지 않다. 필자는 리더십 학교가 올바른 것을 가르치고 있지만 잘못된 대상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가르침의 본질을 생각해 봐야 한다. 사회혁신 운동은 강력한 5개 영역의 커리큘럼으로 수렴된다. 이 커리큘럼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릴 수 있고, 다양한 형태로 제공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회혁신 교육은 다음 역량 중 하나 이상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스템 인식
시스템 인식은 복잡한 전체 시스템을 집요하게 이해하려는 예술적·과학적인 기술로써 사회혁신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시스템 인식의 목표는 구성원들이 시스템의 숨겨진 연결고리와 피드백 루프를 이해하고, 새로운 연결과 사례를 개발하여 전체 시스템을 더욱 완전하게 파악하고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공유 리더십
공유 리더십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탐구하며 학습한다. 어떻게 하면 대화를 촉진할 수 있을까? 어떻게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권력을 건강한 방식으로 다룰 수 있을까? 어떻게 개인적 영감을 허용하면서 공동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공유 리더십은 우리가 회의하고 관리하는 방식에 관한 미시적 실험부터 협력적 거버넌스 구조에 관한 거시적 실험까지 포함한다.
공동 창조
공동 창조에서는 사회혁신이 창조적인 사람보다는 창조적인 관계에 기반한다는 것을 인식한다. 사람, 조직, 지역사회에 내재한 강점을 드러내고 강화하는 과정이 공동 창조의 근본적인 실천 방안이다. 즉 ‘인정’이 창조적 관계 구축의 핵심이다.
심층 생태학 관점
심층 생태학은 인간이 속한 시스템이 더 넓은 자연 생태계와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현실을 상기시킨다. 심층 생태학은 자연으로부터 학습하는 능력(자연 모방)과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교감하는 능력(생명애)을 강화한다. 또한 우리가 속한 살아있는 시스템에 미치는 집단적 영향력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가시화될 수 있도록 투명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생성형 목적의식
생성형 목적의식은 앞서 언급한 네 가지 역량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통된 의미를 탐구하도록 이끈다. 즉, 답이 아닌 질문으로 구성함으로써 우리는 가장 심층적인 ‘목적’을 찾을 수 있고 함께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발견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이 다섯 가지 역량은 오랫동안 사회혁신 학습의 핵심 요소였으며, 긍정 조직학 분야의 학술 연구에서도 이 역량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지속해서 확인되었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이 역량 중 어느 것도 개인의 능력이 아니란 점이다. 사전적 정의와 실제 의미로도, 이 역량들은 관계와 관련된 능력이다. 혼자서는 권력을 나눌 수 없다. 또한 혼자서는 공동 창작을 할 수 없다. ‘나’라는 생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시스템을 인식하는 것과 시스템으로써 시스템을 인식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탄력적인 시스템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우리 각자에게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 역량은 우리가 만나고, 협력하고, 결정하고, 서로에게 도전하고 서로를 돌보는 곳, 우리가 조직하는 우리 사이의 공간에 존재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집단적 역량을 집단 자체에 직접 가르치지 않고 개별 지도자에게 가르치려고 계속 노력하는가?
조직 학교
제임스 테일러의 독특한 꿈으로 돌아가 보자. 그는 집단 또는 조직을 학습의 단위로 진지하게 다루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조직’이란, 공식적인 조직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협회, 행동 그룹 등 사람들이 공동의 목적을 위해 정기적으로 모이는 모든 곳을 의미한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사회혁신 운동은 조직을 교육 대상으로 삼고 지속적인 집단 학습 과정을 포함해 새로운 교수 및 학습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조직 학교’다.
현시점에서 ‘조직 학교’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일단, 지난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이 집단과 직접 협력해 온 공간들에서 학습할 수 있는데, 긍정 탐구appreciative inquiry, (감수자주: 긍정적 질문들을 통해 사람과 조직의 강점과 잠재력을 발견하는 과정), U 이론Theory U, (감수자주: 혁신적 변화를 만드는 방법론으로 감각하고, 현재에 집중하고, 실현하는 3단계를 제시), 오픈 스페이스open space, (감수자주: 구성원들이 직접 만나 진행하는 개방형 집단토론)와 같은 방식이 효과적인 시스템 개입의 사례이다. 이러한 개입은 어떤 종류의 변화 목표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주로 사회혁신 촉진에도 사용된다. 이는 실제적인 효과가 있다. ‘조직 학교’와 같은 개입이 완전히 받아들여질 때 집단의 목적, 창의성, 에너지 및 연결성에 극적인 긍정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실질적 증거가 매우 많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미 시스템을 바꾸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조직 학교’는 집단 에너지를 끌어들이는 측면에서 큰 효과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어려운 부분은 그다음에 일어나는 일이다. 변화는 쉽지만, 변화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바로 여기에서 사회혁신이 자주 좌초된다. 시스템 변화 개입은 기껏해야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이는 일시적이며 특정 이니셔티브의 범위 내에서만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변화를 위한 시도들은 일반적으로 강력한 기억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변화를 위한 시도들은 움직임을 만들어내긴 하지만 장기적인 학습 과정을 만드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조직이 일상생활로 다시 돌아가거나, 변화 이니셔티브를 주도한 리더가 떠날 때 조직의 옛 습관은 다른 모습으로 변장해서라도 결국 돌아온다. 맹목적인 관점에 익숙해지고, 두려움과 피로를 반복적으로 경험할 때, 사람들은 로베르토 웅거가 말한 ‘저항이 가장 적은 길’로 되돌아가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우리는 변화를 위한 시도들이 일종의 전환, 즉 모든 것을 단번에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최고의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학습은 대부분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피아노 연주나 춤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은 주말 동안 집중코스를 밟든 6개월 코스에 등록하든 그것만으로 음악가나 댄서로 변모하는 자기 모습을 상상하지 않는다. 그들은 학습은 개입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학습은 실천을 통해 이루어지며, 결실을 보기 위해 지속적인 헌신과 갱신이 필요한 것이다. 사회혁신 학습도 마찬가지이다. 절정의 순간이 아닌 오랜 기간과 인내를 요구하는 일인 것이다. 바요 아코몰라페가 이 시대는 급박하게 돌아갑니다. 그러니 우리는 속도를 줄입시다. 라고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듯이 말이다.
조직의 사회혁신 역량의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려면 ‘조직 학교’는 적어도 네 가지 면에서 차별화되어야 한다. 첫째, ‘리더십 학교’와 달리 ‘조직 학교’의 학습 활동은 서로 다양한 시간에 다양한 방식으로 시스템 전체에 널리 분산되어야 한다.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므로 특정 리더나 특정 팀이 아닌 전체 조직이 학습하려면 학습 과정에 많은 접점이 필요하다. 그 후 사람들은 자신이 발견한 것을 서로에게 가르치며 배움을 함께 겪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엮는 행위는 지위와 권력의 장벽을 뛰어넘어야 하며, 비서들이 CEO에게 가르치는 일이 반대의 경우만큼 자주 일어나야 한다.
둘째, 기존의 변화 개입과 달리 대부분의 ‘조직 학교’ 학습은 특별한 훈련에 국한되지 않고 조직의 일상 업무에 내재화 되어야 한다. 이 학습은 조직 기억을 형성하게 하고, ‘과정’이 끝난 후에도 오래 학습이 지속되도록 만드는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긍정 탐구와 같은 프로세스가 일회성 이니셔티브가 아니라 직원 평가를 실시하거나 프로젝트 관리법으로 채택된다면 어떨까? 또는 U 이론과 관련된 깊은 경청을 단순히 특별한 훈련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사회 회의 또는 예산 프로세스의 일상적인 역학으로 작용한다면 어떨지 상상해 보자.
셋째, 다른 동료 조직들과 함께 학습한다. ‘리더십 학교’ 방식과 유사하게, 10개의 사회혁신 조직이 1년 과정에 함께 등록한다고 상상해 보자. 공유된 성찰과 공동 실험을 통해 조직은 자신들의 습관과 문화에 더 쉽게 의문을 제기하며 더 효과적으로 혁신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조직 학교’에서는 조직 그 자체가 ‘교사’로 활동하게 될 것이다. 사회혁신의 지혜와 실천이 우리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계 속에 살아 있다면, 그 관계가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많은 사람과 기관이 ‘조직 학교’의 사회혁신 학습 방식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개인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프로그램에 조직의 다양한 부서들을 초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장기적인 학습 여정을 구축하려는 조직에 코칭과 지원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실험은 ‘리더십 학교’와 ‘조직 학교’의 강점과 다양한 변화 과정의 활력을 결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더 야심 차고 지속적인 실험을 할 수 있는 여지는 폭넓게 존재한다.
‘조직 학교’ 실험의 이점은 놀라울 것이다. 필자와 동료들은 20년 동안 사회혁신 분야에서 긍정적인 혁신 사례, 즉 자신이 속한 시스템을 재구성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오랫동안 그 재능을 유지해 온 조직을 찾아 연구해 왔다. 언뜻 보기에 우리에게 가장 훌륭한 스승이 되어준 조직들은 공통점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작은 조직도 있고 큰 조직도 있으며, 수평적인 조직도 수직적인 조직도 있고, 개방적인 조직도 보수적인 조직도 있다. 하지만 이들을 연결하는 공통점은 다섯 가지 사회혁신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회고할 때, 그들 모두가 얼마나 진정성 있었는지다.
사람들은 반복해서 변화된 조직에서 자신들이 최고의 모습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더 용감하고, 동정심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활력이 넘친다. 변화된 조직은 깊은 일상 속 실천을 통해 복도든 회의실에서든 사회혁신 목표를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형태로 실천하고 있다. 몬트리올 식량 안보 단체의 오랜 직원은 세상에서 함께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바로 여러분 눈앞에 있습니다.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마세요. 라고 말했다. 케이프타운에 있는 혁신적인 청소년 개발 단체의 한 회원은 훨씬 더 간결하게 설명했다. 우리가 하려는 일의 마법이 우리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우리가 연구한 조직에서는 그 ‘마법’이 대부분 자기 학습으로 이루어졌다. 그들은 리더십 학교나 빈번한 변화 개입에 의존하지 않았으며 그들을 도울 조직 학교도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시행착오와 약간의 운을 통해 집단적 역량을 키우는 느린 길을 택했다. 사회혁신의 어떤 부분은 반드시 스스로 학습해야 하지만, 어떤 형태나 규모의 조직 학교라도 그들의 학습을 가속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사회혁신 임팩트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조직 학교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며, 조직 학교로의 초대장은 더 널리 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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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REN NILSSON
케이프타운 대학의 사회혁신 부교수이자 오거니제이션 언바운드(Organization Unbound)의 공동 창립자이다. 그는 현재 웰빙 프로젝트(The Wellbeing Project), 컬렉티브 웰빙연구소(The Institute for Collective Wellbeing), 글로벌 라운드테이블 리더십( Global Round Table Leadership)의 조직 학습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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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일반 · 교육
사회혁신 교육의 미래
퓨처메이커를 위한 조망과 상상
WARREN NILSSON
Summary. 조직 단위의 사회혁신 교육이 필요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조직 개발 퍼실리테이터인 제임스 테일러는 수년 동안 독특한 꿈을 꾸었다. 바로 ‘조직 단위의 석사 학위 만들기’ 였다. 조직 전체가 함께 공부하기 위해 학교에 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어쩌면 사회혁신을 가속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일 수 있다.
사회혁신은 그 자체가 강의실이다. 우리는 일을 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배운다. 그 누구도 미래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안내해 주지 않기에, 사회혁신 운동은 진행 과정에서 스스로를 가르쳐야 했다. 수천 개의 연구실, 워크숍, 서밋, 연구소, 리트릿, 인큐베이터, 펠로우십이 진행되어 온 것은, 엄청난 에너지 속에서 자신을 가르치고 배워온 노력의 산물인 셈이다.
다양한 교육 방식이 존재하지만 배움에 대한 접근 방식은 단 한 가지가 지배적이었다. 바로 ‘리더십 학교’ 방식이다. ‘리더십 학교’는 생산적이며 효과를 자주 발휘한다. 그러나 사회혁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다수는 ‘리더십 학교’ 방식이 결국 한계에 도달할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들고 있다. 세상의 낡고 파괴적인 시스템들은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리더십 학교’에 내재한 속성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지만, 지속적인 변화에는 적합하지 않은 내재적 한계점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더십 학교
현실에 돌아와 ‘리더십 학교’에서 배운 원칙과 도구를 적용하기란 어렵고 복잡하다. ‘리더십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동료가 관심을 두지도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시스템을 새로운 상태로 이끌기 위해 어디서부터 밀고, 당기고, 유도해야 할지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리더십 학교’는 어떤 면에서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좌절감을 느끼고 궁극적으로 지치게 만드는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 결국 교육 참가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외로움을 느끼며, 매일 함께 일하는 동료가 아닌 조직 밖 또는 흩어져 있는 외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리더십 학교’가 잘못된 것을 가르치고 있는 걸까? 그렇지 않다. 필자는 리더십 학교가 올바른 것을 가르치고 있지만 잘못된 대상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가르침의 본질을 생각해 봐야 한다. 사회혁신 운동은 강력한 5개 영역의 커리큘럼으로 수렴된다. 이 커리큘럼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릴 수 있고, 다양한 형태로 제공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회혁신 교육은 다음 역량 중 하나 이상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스템 인식
시스템 인식은 복잡한 전체 시스템을 집요하게 이해하려는 예술적·과학적인 기술로써 사회혁신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시스템 인식의 목표는 구성원들이 시스템의 숨겨진 연결고리와 피드백 루프를 이해하고, 새로운 연결과 사례를 개발하여 전체 시스템을 더욱 완전하게 파악하고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공유 리더십
공유 리더십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탐구하며 학습한다. 어떻게 하면 대화를 촉진할 수 있을까? 어떻게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권력을 건강한 방식으로 다룰 수 있을까? 어떻게 개인적 영감을 허용하면서 공동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공유 리더십은 우리가 회의하고 관리하는 방식에 관한 미시적 실험부터 협력적 거버넌스 구조에 관한 거시적 실험까지 포함한다.
공동 창조
공동 창조에서는 사회혁신이 창조적인 사람보다는 창조적인 관계에 기반한다는 것을 인식한다. 사람, 조직, 지역사회에 내재한 강점을 드러내고 강화하는 과정이 공동 창조의 근본적인 실천 방안이다. 즉 ‘인정’이 창조적 관계 구축의 핵심이다.
심층 생태학 관점
심층 생태학은 인간이 속한 시스템이 더 넓은 자연 생태계와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현실을 상기시킨다. 심층 생태학은 자연으로부터 학습하는 능력(자연 모방)과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교감하는 능력(생명애)을 강화한다. 또한 우리가 속한 살아있는 시스템에 미치는 집단적 영향력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가시화될 수 있도록 투명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생성형 목적의식
생성형 목적의식은 앞서 언급한 네 가지 역량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통된 의미를 탐구하도록 이끈다. 즉, 답이 아닌 질문으로 구성함으로써 우리는 가장 심층적인 ‘목적’을 찾을 수 있고 함께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발견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이 다섯 가지 역량은 오랫동안 사회혁신 학습의 핵심 요소였으며, 긍정 조직학 분야의 학술 연구에서도 이 역량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지속해서 확인되었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이 역량 중 어느 것도 개인의 능력이 아니란 점이다. 사전적 정의와 실제 의미로도, 이 역량들은 관계와 관련된 능력이다. 혼자서는 권력을 나눌 수 없다. 또한 혼자서는 공동 창작을 할 수 없다. ‘나’라는 생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시스템을 인식하는 것과 시스템으로써 시스템을 인식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탄력적인 시스템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우리 각자에게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 역량은 우리가 만나고, 협력하고, 결정하고, 서로에게 도전하고 서로를 돌보는 곳, 우리가 조직하는 우리 사이의 공간에 존재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집단적 역량을 집단 자체에 직접 가르치지 않고 개별 지도자에게 가르치려고 계속 노력하는가?
조직 학교
제임스 테일러의 독특한 꿈으로 돌아가 보자. 그는 집단 또는 조직을 학습의 단위로 진지하게 다루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조직’이란, 공식적인 조직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협회, 행동 그룹 등 사람들이 공동의 목적을 위해 정기적으로 모이는 모든 곳을 의미한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사회혁신 운동은 조직을 교육 대상으로 삼고 지속적인 집단 학습 과정을 포함해 새로운 교수 및 학습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조직 학교’다.
현시점에서 ‘조직 학교’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일단, 지난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이 집단과 직접 협력해 온 공간들에서 학습할 수 있는데, 긍정 탐구appreciative inquiry, (감수자주: 긍정적 질문들을 통해 사람과 조직의 강점과 잠재력을 발견하는 과정), U 이론Theory U, (감수자주: 혁신적 변화를 만드는 방법론으로 감각하고, 현재에 집중하고, 실현하는 3단계를 제시), 오픈 스페이스open space, (감수자주: 구성원들이 직접 만나 진행하는 개방형 집단토론)와 같은 방식이 효과적인 시스템 개입의 사례이다. 이러한 개입은 어떤 종류의 변화 목표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주로 사회혁신 촉진에도 사용된다. 이는 실제적인 효과가 있다. ‘조직 학교’와 같은 개입이 완전히 받아들여질 때 집단의 목적, 창의성, 에너지 및 연결성에 극적인 긍정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실질적 증거가 매우 많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미 시스템을 바꾸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조직 학교’는 집단 에너지를 끌어들이는 측면에서 큰 효과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어려운 부분은 그다음에 일어나는 일이다. 변화는 쉽지만, 변화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바로 여기에서 사회혁신이 자주 좌초된다. 시스템 변화 개입은 기껏해야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이는 일시적이며 특정 이니셔티브의 범위 내에서만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변화를 위한 시도들은 일반적으로 강력한 기억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변화를 위한 시도들은 움직임을 만들어내긴 하지만 장기적인 학습 과정을 만드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조직이 일상생활로 다시 돌아가거나, 변화 이니셔티브를 주도한 리더가 떠날 때 조직의 옛 습관은 다른 모습으로 변장해서라도 결국 돌아온다. 맹목적인 관점에 익숙해지고, 두려움과 피로를 반복적으로 경험할 때, 사람들은 로베르토 웅거가 말한 ‘저항이 가장 적은 길’로 되돌아가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우리는 변화를 위한 시도들이 일종의 전환, 즉 모든 것을 단번에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최고의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학습은 대부분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피아노 연주나 춤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은 주말 동안 집중코스를 밟든 6개월 코스에 등록하든 그것만으로 음악가나 댄서로 변모하는 자기 모습을 상상하지 않는다. 그들은 학습은 개입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학습은 실천을 통해 이루어지며, 결실을 보기 위해 지속적인 헌신과 갱신이 필요한 것이다. 사회혁신 학습도 마찬가지이다. 절정의 순간이 아닌 오랜 기간과 인내를 요구하는 일인 것이다. 바요 아코몰라페가 이 시대는 급박하게 돌아갑니다. 그러니 우리는 속도를 줄입시다. 라고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듯이 말이다.
조직의 사회혁신 역량의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려면 ‘조직 학교’는 적어도 네 가지 면에서 차별화되어야 한다. 첫째, ‘리더십 학교’와 달리 ‘조직 학교’의 학습 활동은 서로 다양한 시간에 다양한 방식으로 시스템 전체에 널리 분산되어야 한다.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므로 특정 리더나 특정 팀이 아닌 전체 조직이 학습하려면 학습 과정에 많은 접점이 필요하다. 그 후 사람들은 자신이 발견한 것을 서로에게 가르치며 배움을 함께 겪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엮는 행위는 지위와 권력의 장벽을 뛰어넘어야 하며, 비서들이 CEO에게 가르치는 일이 반대의 경우만큼 자주 일어나야 한다.
둘째, 기존의 변화 개입과 달리 대부분의 ‘조직 학교’ 학습은 특별한 훈련에 국한되지 않고 조직의 일상 업무에 내재화 되어야 한다. 이 학습은 조직 기억을 형성하게 하고, ‘과정’이 끝난 후에도 오래 학습이 지속되도록 만드는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긍정 탐구와 같은 프로세스가 일회성 이니셔티브가 아니라 직원 평가를 실시하거나 프로젝트 관리법으로 채택된다면 어떨까? 또는 U 이론과 관련된 깊은 경청을 단순히 특별한 훈련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사회 회의 또는 예산 프로세스의 일상적인 역학으로 작용한다면 어떨지 상상해 보자.
셋째, 다른 동료 조직들과 함께 학습한다. ‘리더십 학교’ 방식과 유사하게, 10개의 사회혁신 조직이 1년 과정에 함께 등록한다고 상상해 보자. 공유된 성찰과 공동 실험을 통해 조직은 자신들의 습관과 문화에 더 쉽게 의문을 제기하며 더 효과적으로 혁신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조직 학교’에서는 조직 그 자체가 ‘교사’로 활동하게 될 것이다. 사회혁신의 지혜와 실천이 우리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계 속에 살아 있다면, 그 관계가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많은 사람과 기관이 ‘조직 학교’의 사회혁신 학습 방식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개인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프로그램에 조직의 다양한 부서들을 초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장기적인 학습 여정을 구축하려는 조직에 코칭과 지원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실험은 ‘리더십 학교’와 ‘조직 학교’의 강점과 다양한 변화 과정의 활력을 결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더 야심 차고 지속적인 실험을 할 수 있는 여지는 폭넓게 존재한다.
‘조직 학교’ 실험의 이점은 놀라울 것이다. 필자와 동료들은 20년 동안 사회혁신 분야에서 긍정적인 혁신 사례, 즉 자신이 속한 시스템을 재구성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오랫동안 그 재능을 유지해 온 조직을 찾아 연구해 왔다. 언뜻 보기에 우리에게 가장 훌륭한 스승이 되어준 조직들은 공통점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작은 조직도 있고 큰 조직도 있으며, 수평적인 조직도 수직적인 조직도 있고, 개방적인 조직도 보수적인 조직도 있다. 하지만 이들을 연결하는 공통점은 다섯 가지 사회혁신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회고할 때, 그들 모두가 얼마나 진정성 있었는지다.
사람들은 반복해서 변화된 조직에서 자신들이 최고의 모습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더 용감하고, 동정심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활력이 넘친다. 변화된 조직은 깊은 일상 속 실천을 통해 복도든 회의실에서든 사회혁신 목표를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형태로 실천하고 있다. 몬트리올 식량 안보 단체의 오랜 직원은 세상에서 함께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바로 여러분 눈앞에 있습니다.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마세요. 라고 말했다. 케이프타운에 있는 혁신적인 청소년 개발 단체의 한 회원은 훨씬 더 간결하게 설명했다. 우리가 하려는 일의 마법이 우리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우리가 연구한 조직에서는 그 ‘마법’이 대부분 자기 학습으로 이루어졌다. 그들은 리더십 학교나 빈번한 변화 개입에 의존하지 않았으며 그들을 도울 조직 학교도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시행착오와 약간의 운을 통해 집단적 역량을 키우는 느린 길을 택했다. 사회혁신의 어떤 부분은 반드시 스스로 학습해야 하지만, 어떤 형태나 규모의 조직 학교라도 그들의 학습을 가속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사회혁신 임팩트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조직 학교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며, 조직 학교로의 초대장은 더 널리 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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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REN NILSSON
케이프타운 대학의 사회혁신 부교수이자 오거니제이션 언바운드(Organization Unbound)의 공동 창립자이다. 그는 현재 웰빙 프로젝트(The Wellbeing Project), 컬렉티브 웰빙연구소(The Institute for Collective Wellbeing), 글로벌 라운드테이블 리더십( Global Round Table Leadership)의 조직 학습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