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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여성을
위한 스케일업
치료 모델
2019-1
Summary. 스트롱마인즈는 우간다의 여성들을 위해 우울증 치료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로, 그룹치료 모델을 통해 2만 명 이상의 여성을 치료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200만 명의 여성을 도울 목표를 갖고 있다.
해리엇 나칼얀고는 우간다의 수도인 캄팔라 교외 지역에서 물을 판매하고 작은 땅을 경작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16살에 결혼해 4명의 아이를 낳은 후, 그녀는 남편이 “아침부터 밤까지 술을 마시고 때리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신체적 폭력은 정신적 고통을 낳았다. “정말 아프고 힘들었어요. 매일 밤 울고 먹지도 않았죠. 아이들을 밖에 못 나가게 했어요. 아이들은 매일같이 울었고 저 역시 같이 울었어요. 밖에서 일하는 대신 집에 있었고, 아이들과 같이 죽어가고 있었죠. 제게는 한계상황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나칼얀고는 8년 동안 우울증을 겪었다.
스트롱마인즈의 퍼실리테이터가 우간다 캄팔라 교외 지역에서 상담 그룹을 만나고 있다.
2015년, 그녀는 친구를 통해 2014년부터 우간다에서 처음 시작된 미국의 비영리 파일럿프로그램 스트롱마인즈Strong-Minds에 대해 알게 됐다. 스트롱마인즈는 정신건강 퍼실리테이터들을 훈련시킨 후 캄팔라 가난한 지역의 여성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또래 상담 치료 세션을 이끌도록 했다.
WHO에 의하면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3억 2200만 명의 사람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장애의 가장 큰 요인으로 뽑히고 있다. 하지만 우울증은 소리없이 퍼지는 전염병이다: 우울증 환자 중 절반 이하만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데, 특히 정신 건강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결여된 국가에서 더욱 심각하다. 우간다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우울증 환자 중 90%가 치료를 받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울증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 우울증에 대한 인식 결핍, 우울증 분야에 대한 재원 및 보건 전문가 부족 등은 그들이 마주쳐야 하는 장애물 중 몇 가지에 불과하다. 아프리카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무시되고 배척되거나 주술사로부터 치료 받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정신보건 분야에 GDP의 1% 밖에 사용되지 않는 우간다의 경우 4400만 명의 인구 중 정신과 의사의 수는 단 30명에 불과하다.
아프리카에서 정신건강 치료를 위한 옵션이 부족한 점이 안타까웠던 션 메이베리는 2013년 스트롱마인즈를 설립했다. 메이베리는 아프리카에서 10년 동안 AIDS, HIV, 말라리아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시행해왔다. 스트롱마인즈를 시작하기 전까지 그는 콩고공화국의 국제인구서비스Population Services International에서 현지사무소 대표를 역임했었다. 또한 그는 개발도상국의 안과치료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비젼스프링VisionSpring의 최고 운영 임원이자 뉴욕에 기반하고 있는 글로벌 차원의 빈곤 구제 단체인 FXB의 최고 경영자로 일했던 경험이 있다.
메이베리는 자신의 인생을 뒤바꾼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남자 청소년’과의 만남을 회상하며 말한다. “아프리카에서 정신치료 접근성을 위해 누군가는 앞장서야 함을 느꼈습니다. 내가 하지 않았다면 누가 했을까요?”
그는 이어서, “저는 지난 몇 년 동안 콩고에서 말라리아 프로그램, HIV 예방, 깨끗한 물 제공을 통해 신체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정신치료 접근성으로 인해 고통받는 아프리카 친구들, 동료들, 그리고 고객들을 계속적으로 만나며 공공보건기구의 대표로서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는 사실 때문에 정말 좌절이 많이 되었습니다.”
메이베리는 정신질환에 대한 개인적 연결고리도 있었다. “저는 우울증을 겪는 부모님 아래에서 자랐고 가까운 가족 중에 지금까지도 심각한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는 말한다. “저는 그렇게 극심한 우울감을 느껴본 적은 없지만 우울증이 개인, 어머니, 아이, 그리고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울증을 방치하면 사람은 매우 쇠약해지며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살 수 없게 됩니다.
스트롱마인즈 모델
스트롱마인즈는 그룹 구성원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관리하여 약물 없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개선시키도록 돕기 위해 IPT-GGroup Interpersonal Psychotherapy로도 알려진 대인관계 기반 치료요법 테크닉을 도입했다. 3개월간 매주 진행되는 90분짜리 수업에서 12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그룹은 IPT-G에서 훈련된 퍼실리테이터와 함께 각자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초반부의 세션은 그룹 멤버들 간의 신뢰와 감정적 안정감을 쌓기 위한 관계형성에 초점을 둔다. 프로그램의 세 단계 중 두 번째 단계에서는 여성들이 서로에게 조언을 하고 우울증을 촉발하는 계기에 대해서 이해한다. 스트롱마인즈에 가입하고 싶은 여성들의 경우 우울증 환자 평가질문 기준인 PHQ-9 설문조사에 참여하여 예비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자살충동을 느낄 만큼 심각한 상태에 있다고 평가되는 여성의 경우 또래상담에 참여할 수 없으며, 정신질환 치료시설이 갖춰진 병원으로 보내진다.
스트롱마인즈는 여성에 집중한다. 국제보건기구의 남녀격차 및 정신질환에 관한 보고서에 의하면 여성이 남성보다 2배 높은 비율로 단극성 우울증을 겪는다고 한다. 이러한 차이를 가져오는 요인으로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이 있다. 우간다의 경우 불평등의 범위는 빈곤, 육아 및 가사노동에 대한 부담 등을 포함한다. 스트롱마인즈는 남성을 위한 프로그램 역시 파일럿으로 진행해 보았지만 출석률이 낮아 결국 프로그램이 취소되었다.
스트롱마인즈가 우간다에서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낯선 조직이 자신들의 공동체 안으로 들어와 사적인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해 의심을 품었다. 몇몇은 사이비 종교일까 봐 두려워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었던 여성 중 몇몇은 자신의 가정문제가 밖에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남편과 가족 구성원 때문에 참여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정신건강 프로그램 운영진들은 마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우울증에 대한 이해증진 및 사업설명을 위한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스토롱마인즈 우간다 오피스의 운영 디렉터인 디나 바트리스에 의하면, 정확한 이유는 파악하기 힘들지만 대략 20%의 여성이 프로그램에서 중도하차했다고 한다.
줄리엣 누부야의 경우 프로그램 참여를 중도 포기했지만, 마을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던 퍼실리테이터들로 인해 다시 모임에 합류하게 되었다. 누부야는 14세에 결혼하여 7명의 아이를 낳은 후 과부가 되었다. 사망한 남편의 가족이 재산의 대부분을 가져갔고 그녀에게 재혼하라고 요구했다. 재혼하는 대신 그녀는 캄팔라의 나쿨라베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간신히 생계를 꾸렸지만 어느 날 도둑들이 침입하여 모든 것을 훔쳐갔다. 27세 아들이 사고로 사망하고 각각 17, 15, 13세인 그녀의 세 딸이 모두 학생 신분으로 임신을 했을 때 그녀는 한계에 다다랐다. 누부야는 그동안 비공식적인 마을대표 역할을 맡아왔으나 딸들의 예상치 못한 임신은 그녀를 매우 부끄럽게 만들었고 그녀로 하여금 모든 일에서 물러나 우울증에 빠지게 만들었다. “저는 제 자신이 너무 싫었어요. 제 삶이 끝나는 줄 알았죠.” 그녀는 말했다.
누부야의 그룹에서 여성들은 자신들의 고민에 대해 공유했다. 한 여성은 자신이 불임이라는 이유로 남편이 폭력을 행사하여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제 정신이 아니었다. 재정문제는 모든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였다. 그룹토의의 주제는 채소를 팔고 머리를 땋아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하였다. 서로 치부를 솔직히 드러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힐링하는 그룹치료 방식을 통해 누부야는 자신의 아이들을 증오했음을 털어놓았지만 그녀의 그룹멤버들은 다시 아이들과의 대화하라고 그녀를 격려하며 용기를 복돋아줬고 결국 그녀가 우울증으로부터 회복될 수 있게 도왔다.
나칼얀고의 경험 역시 누부야와 비슷하다. 우울증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유하며 그녀는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녀는 남편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고 이는 곧 둘 사이의 관계 회복으로 이어졌다. 나칼얀고는 자신의 퍼실리테이터가 해줬던 말을 기억했다: “막대기 하나를 부러뜨리기는 쉬워요. 하지만 막대기 여러 개를 부러뜨리는 것은 어렵죠.”
그들의 그룹치료세션이 끝난 후에 나칼얀고와 누부야는 14주간 스트롱마인즈의 리더훈련과정을 받았다. 과정을 마친 후 그들은 또래그룹 상담치료의 리더로 자원했다. “나는 아주 깊은 우울감에 빠져 있었죠.” 나칼얀고는 말한다. “제가 이 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저는 벌써 죽었겠죠.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음을 알아요. 그룹치료는 저에게 약과 같았어요. 그들이 저에게 해줬던 것만큼 저 역시 우울증을 겪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2025년에는 200만 명의 여성을 위해
스트롱마인즈를 시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신건강은 백신과 같은 신체적 건강 치료방법보다 결과치 또는 목표치를 계량화하고 문제의 중요성 내지 심각성을 설명하는 것이 힘들다. 따라서 메이베리는 초기 단계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HIV나 AIDS처럼 가시적으로 잘 드러나는 문제에 더 집중하는 기부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스트롱마인즈를 시작할때까지 정신건강의 문제 및 정신질환은 복잡하고 난해하며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메이베리는 말한다. “기부자들은 정신질환의 치료는 여러 해가 걸리는 일이고 병원, 의사, 간호사에게 엄청난 투자가 들어가야 하며 심지어는 그런 이후에도 명확한 성과를 보기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메이베리는 가족이 저축해놓은 돈으로 스트롱마인즈를 설립했고 첫 2년 동안은 무급으로 일했다. 오늘날 스트롱마인즈는 개인기부자들, 물라고, CSI 재단, 엘모재단Elmo Foundation, 드레이퍼 리차드 카플란 재단Draper Richards Kaplan Foundation 등의 자선기관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우리의 첫번째 기부자들은 제가 아는 분들이었고, 그래서 그분들이 참여해 주었습니다. 그분들은 제가 잠시 일했던 비젼스프링을 지지했기에 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고 저를 굳게 신뢰했습니다.” 메이베리는 말한다. “그분들은 미래를 내다보는 분들이었고, 정신건강이 아직까지 등한시되었지만 앞으로 지원이 꼭 필요한 분야임을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물라고의 고위 투자 파트너인 크리스틴 길리스는 메이베리를 ‘증명된 실천가’라고 부른다. “그는 팀을 만들어 인텔에서 비젼스프링에 이르는 기관들의 사업을 아시아부터 아프리카에 이르러 확장해 왔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통제가 안되는, 활력이 넘치고 실행력이 뛰어난 사람을 찾고 있죠.
스트롱마인즈의 효과성과 미래 확장계획은 스케일업이 쉬운 그룹치료모델에 기반한다. 사업 첫 해에 캄팔라에서 514명의 여성이 치료에 참여했다. 2017년에는 1만 5000명이 넘는 여성이 치료를 받았다. 2014년 파일럿 프로그램 이후 2만 5110명의 여성이 스트롱마인즈의 치료과정을 거쳤다. 치료 후 4단계(2.5, 6, 12, 18개월 경과)로 나누어 설문조사를 실행한 결과 치료받은 여성의 86% 정도는 더 이상 우울증을 겪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그룹의 80%는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진다고 한다.
스트롱마인즈는 더 많은 퍼실리테이터를 고용하여 2025년까지 200만 명의 우간다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아프리카의 다른 국가로도 사업을 확장해서 정부 및 대형 NGO와 협력하여 더 큰 목표를 실현하고자 한다. 메이베리는 개발협력을 위해 이런 목표의 설립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여성이 우울증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면 그들은 “정체되고 개발협력을 위한 노력은 물거품이 됩니다”라고 그녀는 말한다. “아프리카 내에서 우울증을 줄이고 제거할 수 있다면 우리는 교육, 보건, 빈곤극복 등 다른 분야에서도 훨씬 더 효율적이고 임팩트 있는 행동변화를 위한 길을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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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Y YEE
에이미 이(Amy Yee, @amyyeewrites)는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NPR), 더 란셋(The Lancet)과 그 외의 다양한 매체에 기고하는 저널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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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 · 건강
우울증 여성을
위한 스케일업
치료 모델
2019-1
AMY YEE
Summary. 스트롱마인즈는 우간다의 여성들을 위해 우울증 치료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로, 그룹치료 모델을 통해 2만 명 이상의 여성을 치료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200만 명의 여성을 도울 목표를 갖고 있다.
해리엇 나칼얀고는 우간다의 수도인 캄팔라 교외 지역에서 물을 판매하고 작은 땅을 경작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16살에 결혼해 4명의 아이를 낳은 후, 그녀는 남편이 “아침부터 밤까지 술을 마시고 때리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신체적 폭력은 정신적 고통을 낳았다. “정말 아프고 힘들었어요. 매일 밤 울고 먹지도 않았죠. 아이들을 밖에 못 나가게 했어요. 아이들은 매일같이 울었고 저 역시 같이 울었어요. 밖에서 일하는 대신 집에 있었고, 아이들과 같이 죽어가고 있었죠. 제게는 한계상황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나칼얀고는 8년 동안 우울증을 겪었다.
스트롱마인즈의 퍼실리테이터가 우간다 캄팔라 교외 지역에서 상담 그룹을 만나고 있다.
2015년, 그녀는 친구를 통해 2014년부터 우간다에서 처음 시작된 미국의 비영리 파일럿프로그램 스트롱마인즈Strong-Minds에 대해 알게 됐다. 스트롱마인즈는 정신건강 퍼실리테이터들을 훈련시킨 후 캄팔라 가난한 지역의 여성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또래 상담 치료 세션을 이끌도록 했다.
WHO에 의하면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3억 2200만 명의 사람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장애의 가장 큰 요인으로 뽑히고 있다. 하지만 우울증은 소리없이 퍼지는 전염병이다: 우울증 환자 중 절반 이하만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데, 특히 정신 건강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결여된 국가에서 더욱 심각하다. 우간다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우울증 환자 중 90%가 치료를 받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울증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 우울증에 대한 인식 결핍, 우울증 분야에 대한 재원 및 보건 전문가 부족 등은 그들이 마주쳐야 하는 장애물 중 몇 가지에 불과하다. 아프리카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무시되고 배척되거나 주술사로부터 치료 받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정신보건 분야에 GDP의 1% 밖에 사용되지 않는 우간다의 경우 4400만 명의 인구 중 정신과 의사의 수는 단 30명에 불과하다.
아프리카에서 정신건강 치료를 위한 옵션이 부족한 점이 안타까웠던 션 메이베리는 2013년 스트롱마인즈를 설립했다. 메이베리는 아프리카에서 10년 동안 AIDS, HIV, 말라리아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시행해왔다. 스트롱마인즈를 시작하기 전까지 그는 콩고공화국의 국제인구서비스Population Services International에서 현지사무소 대표를 역임했었다. 또한 그는 개발도상국의 안과치료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비젼스프링VisionSpring의 최고 운영 임원이자 뉴욕에 기반하고 있는 글로벌 차원의 빈곤 구제 단체인 FXB의 최고 경영자로 일했던 경험이 있다.
메이베리는 자신의 인생을 뒤바꾼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남자 청소년’과의 만남을 회상하며 말한다. “아프리카에서 정신치료 접근성을 위해 누군가는 앞장서야 함을 느꼈습니다. 내가 하지 않았다면 누가 했을까요?”
그는 이어서, “저는 지난 몇 년 동안 콩고에서 말라리아 프로그램, HIV 예방, 깨끗한 물 제공을 통해 신체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정신치료 접근성으로 인해 고통받는 아프리카 친구들, 동료들, 그리고 고객들을 계속적으로 만나며 공공보건기구의 대표로서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는 사실 때문에 정말 좌절이 많이 되었습니다.”
메이베리는 정신질환에 대한 개인적 연결고리도 있었다. “저는 우울증을 겪는 부모님 아래에서 자랐고 가까운 가족 중에 지금까지도 심각한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는 말한다. “저는 그렇게 극심한 우울감을 느껴본 적은 없지만 우울증이 개인, 어머니, 아이, 그리고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울증을 방치하면 사람은 매우 쇠약해지며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살 수 없게 됩니다.
스트롱마인즈 모델
스트롱마인즈는 그룹 구성원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관리하여 약물 없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개선시키도록 돕기 위해 IPT-GGroup Interpersonal Psychotherapy로도 알려진 대인관계 기반 치료요법 테크닉을 도입했다. 3개월간 매주 진행되는 90분짜리 수업에서 12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그룹은 IPT-G에서 훈련된 퍼실리테이터와 함께 각자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초반부의 세션은 그룹 멤버들 간의 신뢰와 감정적 안정감을 쌓기 위한 관계형성에 초점을 둔다. 프로그램의 세 단계 중 두 번째 단계에서는 여성들이 서로에게 조언을 하고 우울증을 촉발하는 계기에 대해서 이해한다. 스트롱마인즈에 가입하고 싶은 여성들의 경우 우울증 환자 평가질문 기준인 PHQ-9 설문조사에 참여하여 예비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자살충동을 느낄 만큼 심각한 상태에 있다고 평가되는 여성의 경우 또래상담에 참여할 수 없으며, 정신질환 치료시설이 갖춰진 병원으로 보내진다.
스트롱마인즈는 여성에 집중한다. 국제보건기구의 남녀격차 및 정신질환에 관한 보고서에 의하면 여성이 남성보다 2배 높은 비율로 단극성 우울증을 겪는다고 한다. 이러한 차이를 가져오는 요인으로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이 있다. 우간다의 경우 불평등의 범위는 빈곤, 육아 및 가사노동에 대한 부담 등을 포함한다. 스트롱마인즈는 남성을 위한 프로그램 역시 파일럿으로 진행해 보았지만 출석률이 낮아 결국 프로그램이 취소되었다.
스트롱마인즈가 우간다에서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낯선 조직이 자신들의 공동체 안으로 들어와 사적인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해 의심을 품었다. 몇몇은 사이비 종교일까 봐 두려워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었던 여성 중 몇몇은 자신의 가정문제가 밖에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남편과 가족 구성원 때문에 참여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정신건강 프로그램 운영진들은 마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우울증에 대한 이해증진 및 사업설명을 위한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스토롱마인즈 우간다 오피스의 운영 디렉터인 디나 바트리스에 의하면, 정확한 이유는 파악하기 힘들지만 대략 20%의 여성이 프로그램에서 중도하차했다고 한다.
줄리엣 누부야의 경우 프로그램 참여를 중도 포기했지만, 마을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던 퍼실리테이터들로 인해 다시 모임에 합류하게 되었다. 누부야는 14세에 결혼하여 7명의 아이를 낳은 후 과부가 되었다. 사망한 남편의 가족이 재산의 대부분을 가져갔고 그녀에게 재혼하라고 요구했다. 재혼하는 대신 그녀는 캄팔라의 나쿨라베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간신히 생계를 꾸렸지만 어느 날 도둑들이 침입하여 모든 것을 훔쳐갔다. 27세 아들이 사고로 사망하고 각각 17, 15, 13세인 그녀의 세 딸이 모두 학생 신분으로 임신을 했을 때 그녀는 한계에 다다랐다. 누부야는 그동안 비공식적인 마을대표 역할을 맡아왔으나 딸들의 예상치 못한 임신은 그녀를 매우 부끄럽게 만들었고 그녀로 하여금 모든 일에서 물러나 우울증에 빠지게 만들었다. “저는 제 자신이 너무 싫었어요. 제 삶이 끝나는 줄 알았죠.” 그녀는 말했다.
누부야의 그룹에서 여성들은 자신들의 고민에 대해 공유했다. 한 여성은 자신이 불임이라는 이유로 남편이 폭력을 행사하여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제 정신이 아니었다. 재정문제는 모든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였다. 그룹토의의 주제는 채소를 팔고 머리를 땋아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하였다. 서로 치부를 솔직히 드러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힐링하는 그룹치료 방식을 통해 누부야는 자신의 아이들을 증오했음을 털어놓았지만 그녀의 그룹멤버들은 다시 아이들과의 대화하라고 그녀를 격려하며 용기를 복돋아줬고 결국 그녀가 우울증으로부터 회복될 수 있게 도왔다.
나칼얀고의 경험 역시 누부야와 비슷하다. 우울증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유하며 그녀는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녀는 남편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고 이는 곧 둘 사이의 관계 회복으로 이어졌다. 나칼얀고는 자신의 퍼실리테이터가 해줬던 말을 기억했다: “막대기 하나를 부러뜨리기는 쉬워요. 하지만 막대기 여러 개를 부러뜨리는 것은 어렵죠.”
그들의 그룹치료세션이 끝난 후에 나칼얀고와 누부야는 14주간 스트롱마인즈의 리더훈련과정을 받았다. 과정을 마친 후 그들은 또래그룹 상담치료의 리더로 자원했다. “나는 아주 깊은 우울감에 빠져 있었죠.” 나칼얀고는 말한다. “제가 이 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저는 벌써 죽었겠죠.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음을 알아요. 그룹치료는 저에게 약과 같았어요. 그들이 저에게 해줬던 것만큼 저 역시 우울증을 겪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2025년에는 200만 명의 여성을 위해
스트롱마인즈를 시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신건강은 백신과 같은 신체적 건강 치료방법보다 결과치 또는 목표치를 계량화하고 문제의 중요성 내지 심각성을 설명하는 것이 힘들다. 따라서 메이베리는 초기 단계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HIV나 AIDS처럼 가시적으로 잘 드러나는 문제에 더 집중하는 기부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스트롱마인즈를 시작할때까지 정신건강의 문제 및 정신질환은 복잡하고 난해하며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메이베리는 말한다. “기부자들은 정신질환의 치료는 여러 해가 걸리는 일이고 병원, 의사, 간호사에게 엄청난 투자가 들어가야 하며 심지어는 그런 이후에도 명확한 성과를 보기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메이베리는 가족이 저축해놓은 돈으로 스트롱마인즈를 설립했고 첫 2년 동안은 무급으로 일했다. 오늘날 스트롱마인즈는 개인기부자들, 물라고, CSI 재단, 엘모재단Elmo Foundation, 드레이퍼 리차드 카플란 재단Draper Richards Kaplan Foundation 등의 자선기관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우리의 첫번째 기부자들은 제가 아는 분들이었고, 그래서 그분들이 참여해 주었습니다. 그분들은 제가 잠시 일했던 비젼스프링을 지지했기에 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고 저를 굳게 신뢰했습니다.” 메이베리는 말한다. “그분들은 미래를 내다보는 분들이었고, 정신건강이 아직까지 등한시되었지만 앞으로 지원이 꼭 필요한 분야임을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물라고의 고위 투자 파트너인 크리스틴 길리스는 메이베리를 ‘증명된 실천가’라고 부른다. “그는 팀을 만들어 인텔에서 비젼스프링에 이르는 기관들의 사업을 아시아부터 아프리카에 이르러 확장해 왔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통제가 안되는, 활력이 넘치고 실행력이 뛰어난 사람을 찾고 있죠.
스트롱마인즈의 효과성과 미래 확장계획은 스케일업이 쉬운 그룹치료모델에 기반한다. 사업 첫 해에 캄팔라에서 514명의 여성이 치료에 참여했다. 2017년에는 1만 5000명이 넘는 여성이 치료를 받았다. 2014년 파일럿 프로그램 이후 2만 5110명의 여성이 스트롱마인즈의 치료과정을 거쳤다. 치료 후 4단계(2.5, 6, 12, 18개월 경과)로 나누어 설문조사를 실행한 결과 치료받은 여성의 86% 정도는 더 이상 우울증을 겪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그룹의 80%는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진다고 한다.
스트롱마인즈는 더 많은 퍼실리테이터를 고용하여 2025년까지 200만 명의 우간다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아프리카의 다른 국가로도 사업을 확장해서 정부 및 대형 NGO와 협력하여 더 큰 목표를 실현하고자 한다. 메이베리는 개발협력을 위해 이런 목표의 설립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여성이 우울증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면 그들은 “정체되고 개발협력을 위한 노력은 물거품이 됩니다”라고 그녀는 말한다. “아프리카 내에서 우울증을 줄이고 제거할 수 있다면 우리는 교육, 보건, 빈곤극복 등 다른 분야에서도 훨씬 더 효율적이고 임팩트 있는 행동변화를 위한 길을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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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Y YEE
에이미 이(Amy Yee, @amyyeewrites)는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NPR), 더 란셋(The Lancet)과 그 외의 다양한 매체에 기고하는 저널리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