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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기회를
펀딩하다
2025-1
VICTORIA GOLDIEE
Summary. 사회적기업 스콜라X는 모든 연령대의 나이지리아 학생들이 가능성을 활짝 펼칠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12살 치디 마카마Chidi Makama는 라고스Lagos 마코코Makoko의 빈민가에 살고 있다. 치디는 학비를 내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나거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교사들로부터 체벌을 받으며 유년기를 보냈다. 치디는 홈스쿨링을 하려고 했지만, 책과 컴퓨터 같은 교구를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았다. 나이지리아 어린이 중 치디 마카마와 같은 사례는 흔하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는 2억 명 이상의 어린이가 학교에 다니기 어려운 형편에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교육 시스템에서 소외된 어린이의 수가 나이지리아보다 많은 나라는 파키스탄과 인도뿐이다.
지난 10년 동안 나이지리아의 교육 시스템은 부족한 예산과 시설, 낮은 입학률과 우수한 교원의 부족으로 악화되었다. 결과적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는 경제적 여유를 가진 가정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되었다. 나이지리아 교육 훈련 서비스 연구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청년의 49%가 직업 견습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더 나은 교육을 받기 위해 해외로 이주한다. 실제로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국가 중 해외 유학을 떠나는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2016년 2월, 사회적기업가인 볼라 라왈Bola Lawal은 나이지리아인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시도했다. 볼라 라왈은 그동안 개척되지 않은 시장에서 미션을 실현하고자 했다. 그는 지급되지 않은 장학금, 교육 기금, 기부금을 활용해 아프리카 청년들을 돕기 위해 스콜라XScholarX를 설립했다. 스콜라X의 ‘X’는 학문적 성취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청년들이 받아야 할 가치와 인정을 상징한다.
라왈은 말한다. “스콜라X에 대한 아이디어는 친구들과 공통의 경험을 이야기하다 나왔어요. 저도 수백만 명의 나이지리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학비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거든요. 등록금을 내지 못해 학교에서 정학을 당하기도 했어요.”
라왈처럼 해외에 있는 10만 명 이상의 나이지리아 유학생들은 대부분 장학금에 의존하고 있다. 이 장학금은 인재를 영입하려는 석유 및 가스 산업의 기업들이 지원하거나 연방 정부가 현지 학생을 위해 마련한 보조금으로 지급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경제 위기와 불황으로 이러한 장학금이 축소되거나 아예 폐지되고 있다. 나이지리아 통화인 나이라naira의 환율 폭락은 나이지리아 해외 유학생의 장래를 더욱 위협하고 있고, 많은 학생이 학비를 지불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스콜라X는 설립 이후 엔젤 투자자의 후원으로 9천만 나이라(약 1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스콜라X는 이 자금으로 마카마와 같은 나이지리아 학생 1,000명 이상이 교육을 받고 꿈을 이루도록 도왔다.

2023년 8월 10일, 성인학습자들이 오군주 오케 오레에서 열린 석세스 허브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고 있다.
장학금 중개인
스콜라X는 15세에서 24세 사이 나이지리아 청년들이 온라인 플랫폼인 빌리지 포럼The Village Forum을 통해 장학금 재원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장학금 검색 서비스로 시작했다. 학생과 학교 관리자 모두 무료 계정을 만들 수 있는데, 학생들은 이 플랫폼에서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고, 후원자에게 학비, 기숙사, 교재, 시험비 지원을 직접 요청할 수도 있다. 빌리지 포럼에 후원자가 계정을 생성하면, 플랫폼 측에서는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후원자의 재정 상태를 검증한다. 검증을 거친 후원자는 학생 및 학교의 프로필을 살펴보며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대상을 지정할 수 있다.
미시간주립대학교 의과대학 4학년생인 메르시 아지볼라Mercy Ajibola는 스콜라X 플랫폼을 통해 학자금을 마련했다. 그녀는 “저 같은 경우는 지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어요. 감사하게도 스콜라X를 통해 학자금을 마련할 기회를 접하게 되었고, 빌리지 포럼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학비를 충당하고 있어요”라고 전한다.
스콜라X는 학생과 후원자의 프로필을 검토하고 검증하는 단계부터 자금 지급까지 지원 과정 전반을 관리한다. 또한 장학금 수령자들이 학비 충당이나 학습 기자재 구입 등 지원금을 목적에 맞게, 책임감을 갖고 사용하는지 매달 점검한다. 신뢰와 투명성 그리고 정직한 소통을 보장하기 위해 스콜라X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빌리지 포럼에서의 화상 통화로 이뤄진다. 장학금을 신청한 학생은 화상 통화에서 잠재적 후원자를 만나게 되고, 스콜라X팀은 이 과정을 모니터한다.
수혜자와 투자자 간의 유의미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사회적기업 스콜라X의 핵심 사명이다. 스콜라X의 프로젝트 매니저 맥스웰 오군푸이Maxwell Ogunfuyi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스콜라X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신뢰와 소통 중심의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일합니다. 수혜자와 투자자 사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모든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신뢰할 만한 네트워크를 구축합니다.”
스콜라X 팀은 라왈과 오군푸이를 포함해 총 10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세 가지 역할 중 하나를 맡는데, 일상적인 운영을 감독하는 ‘리더’, 시장 조사 및 사용자 오리엔테이션을 담당하며 지원자와 후원자를 연결하는 ‘퍼실리테이터’, 교육 과정과 모의고사를 관리하는 ‘코치’가 그것이다.
스콜라X는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 연합The Groupe Speciale Mobile Association, GSMA의 모바일 인터넷 보급 및 디지털 포용 혁신 펀드Innovation Fund for Mobile Internet Adoption and Digital Inclusion, 베스터벨레 영 파운더스 프로그램Westerwelle Young Founders Programme 그리고 벤처 투자자 이드리스 아요데지 벨로Idris Ayodeji Bello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았다.
벨로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10년 넘게 엔젤 투자자로 활동해 왔어요. 제가 스콜라X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이 플랫폼이 장학금과 나이지리아 학생들을 연결해 주는 중개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투자를 결정한 이후 스콜라X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 확인할 수 있었어요.”
평생교육
성인 교육이 매우 낙후된 나이지리아에서는 7천만 명 이상의 성인이 기본적인 교육조차 받지 못한다. 이러한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스콜라X는 2021년 6월에 런앰Learn Am(피진 영어로 ‘배워라’라는 뜻)이라는 디지털 플랫폼과 앱을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성인학습자가 디지털 기술과 자기 계발, 직업 관련 기술을 자신의 속도로 학습할 수 있게 개발되었다.
라왈은 런앰을 아프리카판 코세라Coursera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다. 그는 누구나 자신이 선호하는 아프리카어로 양질의 교육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런앰은 모든 강의를 나이지리아에서 널리 사용되는 5개 언어인 이보어, 요루바어, 하우사어, 피진어, 영어로 제공한다. 라왈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코세라와 닮은 점은 단순히 학습 기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용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Abuja에 거주하는 페이스 존슨Faith Johnson은 33세로,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그녀에게는 교육을 받을 기회가 흔치 않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런앰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그녀는 직장에서 승진할 기회를 얻으려면 새로운 직업 기술을 배워야 했기 때문에 결국 런앰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존슨은 이렇게 말한다. “저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고, 기술에 능숙한 사람도 아니지만, 승진과 커리어의 기회를 잡으려면 제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어요. 저는 런앰에서 전자상거래와 검색엔진 최적화 과정을 수료했는데, 이것이 승진에도 도움이 되었어요.”
기술의 발전으로 산업 전반의 직업군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아프리카 전역의 조직들도 직원의 역량을 강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테크케이발 미디어TechCabal Media의 CEO 마틸다 오카포Matilda Okafor는 말한다. “저희 회사는 런앰을 활용해 직원들을 재교육했습니다. 런앰에서는 누구나 자기 속도에 맞춰 교육을 받고,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어요. 이 과정은 팀원들 간의 유대감을 높였고,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재미있는 그룹 활동처럼 받아들여졌어요. 스콜라X는 직원들이 자신의 미래를 바꿀 핵심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새로운 시스템을 구현했습니다.”
스콜라X는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 필요한 성인학습자들을 위해 2022년 8월 석세스 허브The Success Hub를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교육 전문가로부터 해외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 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다. 또한 장학금 및 대학 입학에 관한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라고스에 위치한 석세스 허브는 배움에 대한 의지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학습하고, 자신감을 키우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세워졌다. 이후 스콜라X는 이바단Ibadan과 일로인Ilorin, 아베오쿠타Abeokuta, 오니차Onitsha에 4개의 석세스 허브를 추가로 열었다.
석세스 허브는 해외 유학이나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필수적인 아이엘츠IELTS와 같은 외국어 시험 준비와 응시를 도와주는 주말 무료 수업도 운영하고 있다.
라왈과 그의 팀에게는 빌리지 포럼과 런앰, 석세스 허브를 모두 운영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이 사업으로부터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부패한 정부의 관료주의를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전기요금을 계속해서 인상하거나 사업허가증 발급, 법인 계좌 개설을 방해하는 식으로 부당이익을 취하려 했다. 지속적인 경제위기와 규제, 불안정한 나이지리아 사업 환경에 대한 투자자들의 냉담한 반응도 이들에게 도전이었다.
심지어 학생과 학교 관리자 행세를 하며 자금을 탈취하는 사기꾼들에게 사기를 당해 손해를 본 적도 있다. 라왈은 말한다. “많은 투자자가 재정적 손실과 사기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발을 뺐어요. 사업 초기에 특히 그랬습니다.”
이러한 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콜라X는 더욱 엄격한 정책을 세웠다. 또한 나이지리아 교육부의 신원 확인 프로세스인 고객확인제도Know Your Customer, KYC를 통해 신청자를 교차 검증하고 있다.
라왈은 앞으로 핀테크 회사와 코세라, 듀오링고Duolingo 같은 에듀테크 기업들과 협력해, 아프리카인들을 위한 더 큰 규모의 학습 플랫폼을 구축해 갈 계획이다.
라왈은 말한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우리가 만들어 낼 변화와 잠재력을 생각하면 가슴이 뜁니다. 우리는 모든 나이지리아인, 특히 외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교육에 쉽게 접근하고, 학생들이 기술 중심의 글로벌 경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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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IA GOLDIEE
빅토리아 골디는 프리랜서 작가로, 뉴욕매거진, 뉴욕타임즈,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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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일반 · 교육 · 기술
교육의 기회를
펀딩하다
2025-1
VICTORIA GOLDIEE
Summary. 사회적기업 스콜라X는 모든 연령대의 나이지리아 학생들이 가능성을 활짝 펼칠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12살 치디 마카마Chidi Makama는 라고스Lagos 마코코Makoko의 빈민가에 살고 있다. 치디는 학비를 내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나거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교사들로부터 체벌을 받으며 유년기를 보냈다. 치디는 홈스쿨링을 하려고 했지만, 책과 컴퓨터 같은 교구를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았다. 나이지리아 어린이 중 치디 마카마와 같은 사례는 흔하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는 2억 명 이상의 어린이가 학교에 다니기 어려운 형편에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교육 시스템에서 소외된 어린이의 수가 나이지리아보다 많은 나라는 파키스탄과 인도뿐이다.
지난 10년 동안 나이지리아의 교육 시스템은 부족한 예산과 시설, 낮은 입학률과 우수한 교원의 부족으로 악화되었다. 결과적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는 경제적 여유를 가진 가정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되었다. 나이지리아 교육 훈련 서비스 연구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청년의 49%가 직업 견습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더 나은 교육을 받기 위해 해외로 이주한다. 실제로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국가 중 해외 유학을 떠나는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2016년 2월, 사회적기업가인 볼라 라왈Bola Lawal은 나이지리아인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시도했다. 볼라 라왈은 그동안 개척되지 않은 시장에서 미션을 실현하고자 했다. 그는 지급되지 않은 장학금, 교육 기금, 기부금을 활용해 아프리카 청년들을 돕기 위해 스콜라XScholarX를 설립했다. 스콜라X의 ‘X’는 학문적 성취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청년들이 받아야 할 가치와 인정을 상징한다.
라왈은 말한다. “스콜라X에 대한 아이디어는 친구들과 공통의 경험을 이야기하다 나왔어요. 저도 수백만 명의 나이지리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학비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거든요. 등록금을 내지 못해 학교에서 정학을 당하기도 했어요.”
라왈처럼 해외에 있는 10만 명 이상의 나이지리아 유학생들은 대부분 장학금에 의존하고 있다. 이 장학금은 인재를 영입하려는 석유 및 가스 산업의 기업들이 지원하거나 연방 정부가 현지 학생을 위해 마련한 보조금으로 지급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경제 위기와 불황으로 이러한 장학금이 축소되거나 아예 폐지되고 있다. 나이지리아 통화인 나이라naira의 환율 폭락은 나이지리아 해외 유학생의 장래를 더욱 위협하고 있고, 많은 학생이 학비를 지불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스콜라X는 설립 이후 엔젤 투자자의 후원으로 9천만 나이라(약 1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스콜라X는 이 자금으로 마카마와 같은 나이지리아 학생 1,000명 이상이 교육을 받고 꿈을 이루도록 도왔다.
2023년 8월 10일, 성인학습자들이 오군주 오케 오레에서 열린 석세스 허브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고 있다.
장학금 중개인
스콜라X는 15세에서 24세 사이 나이지리아 청년들이 온라인 플랫폼인 빌리지 포럼The Village Forum을 통해 장학금 재원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장학금 검색 서비스로 시작했다. 학생과 학교 관리자 모두 무료 계정을 만들 수 있는데, 학생들은 이 플랫폼에서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고, 후원자에게 학비, 기숙사, 교재, 시험비 지원을 직접 요청할 수도 있다. 빌리지 포럼에 후원자가 계정을 생성하면, 플랫폼 측에서는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후원자의 재정 상태를 검증한다. 검증을 거친 후원자는 학생 및 학교의 프로필을 살펴보며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대상을 지정할 수 있다.
미시간주립대학교 의과대학 4학년생인 메르시 아지볼라Mercy Ajibola는 스콜라X 플랫폼을 통해 학자금을 마련했다. 그녀는 “저 같은 경우는 지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어요. 감사하게도 스콜라X를 통해 학자금을 마련할 기회를 접하게 되었고, 빌리지 포럼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학비를 충당하고 있어요”라고 전한다.
스콜라X는 학생과 후원자의 프로필을 검토하고 검증하는 단계부터 자금 지급까지 지원 과정 전반을 관리한다. 또한 장학금 수령자들이 학비 충당이나 학습 기자재 구입 등 지원금을 목적에 맞게, 책임감을 갖고 사용하는지 매달 점검한다. 신뢰와 투명성 그리고 정직한 소통을 보장하기 위해 스콜라X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빌리지 포럼에서의 화상 통화로 이뤄진다. 장학금을 신청한 학생은 화상 통화에서 잠재적 후원자를 만나게 되고, 스콜라X팀은 이 과정을 모니터한다.
수혜자와 투자자 간의 유의미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사회적기업 스콜라X의 핵심 사명이다. 스콜라X의 프로젝트 매니저 맥스웰 오군푸이Maxwell Ogunfuyi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스콜라X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신뢰와 소통 중심의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일합니다. 수혜자와 투자자 사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모든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신뢰할 만한 네트워크를 구축합니다.”
스콜라X 팀은 라왈과 오군푸이를 포함해 총 10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세 가지 역할 중 하나를 맡는데, 일상적인 운영을 감독하는 ‘리더’, 시장 조사 및 사용자 오리엔테이션을 담당하며 지원자와 후원자를 연결하는 ‘퍼실리테이터’, 교육 과정과 모의고사를 관리하는 ‘코치’가 그것이다.
스콜라X는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 연합The Groupe Speciale Mobile Association, GSMA의 모바일 인터넷 보급 및 디지털 포용 혁신 펀드Innovation Fund for Mobile Internet Adoption and Digital Inclusion, 베스터벨레 영 파운더스 프로그램Westerwelle Young Founders Programme 그리고 벤처 투자자 이드리스 아요데지 벨로Idris Ayodeji Bello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았다.
벨로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10년 넘게 엔젤 투자자로 활동해 왔어요. 제가 스콜라X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이 플랫폼이 장학금과 나이지리아 학생들을 연결해 주는 중개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투자를 결정한 이후 스콜라X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 확인할 수 있었어요.”
평생교육
성인 교육이 매우 낙후된 나이지리아에서는 7천만 명 이상의 성인이 기본적인 교육조차 받지 못한다. 이러한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스콜라X는 2021년 6월에 런앰Learn Am(피진 영어로 ‘배워라’라는 뜻)이라는 디지털 플랫폼과 앱을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성인학습자가 디지털 기술과 자기 계발, 직업 관련 기술을 자신의 속도로 학습할 수 있게 개발되었다.
라왈은 런앰을 아프리카판 코세라Coursera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다. 그는 누구나 자신이 선호하는 아프리카어로 양질의 교육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런앰은 모든 강의를 나이지리아에서 널리 사용되는 5개 언어인 이보어, 요루바어, 하우사어, 피진어, 영어로 제공한다. 라왈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코세라와 닮은 점은 단순히 학습 기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용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Abuja에 거주하는 페이스 존슨Faith Johnson은 33세로,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그녀에게는 교육을 받을 기회가 흔치 않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런앰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그녀는 직장에서 승진할 기회를 얻으려면 새로운 직업 기술을 배워야 했기 때문에 결국 런앰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존슨은 이렇게 말한다. “저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고, 기술에 능숙한 사람도 아니지만, 승진과 커리어의 기회를 잡으려면 제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어요. 저는 런앰에서 전자상거래와 검색엔진 최적화 과정을 수료했는데, 이것이 승진에도 도움이 되었어요.”
기술의 발전으로 산업 전반의 직업군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아프리카 전역의 조직들도 직원의 역량을 강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테크케이발 미디어TechCabal Media의 CEO 마틸다 오카포Matilda Okafor는 말한다. “저희 회사는 런앰을 활용해 직원들을 재교육했습니다. 런앰에서는 누구나 자기 속도에 맞춰 교육을 받고,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어요. 이 과정은 팀원들 간의 유대감을 높였고,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재미있는 그룹 활동처럼 받아들여졌어요. 스콜라X는 직원들이 자신의 미래를 바꿀 핵심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새로운 시스템을 구현했습니다.”
스콜라X는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 필요한 성인학습자들을 위해 2022년 8월 석세스 허브The Success Hub를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교육 전문가로부터 해외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 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다. 또한 장학금 및 대학 입학에 관한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라고스에 위치한 석세스 허브는 배움에 대한 의지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학습하고, 자신감을 키우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세워졌다. 이후 스콜라X는 이바단Ibadan과 일로인Ilorin, 아베오쿠타Abeokuta, 오니차Onitsha에 4개의 석세스 허브를 추가로 열었다.
석세스 허브는 해외 유학이나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필수적인 아이엘츠IELTS와 같은 외국어 시험 준비와 응시를 도와주는 주말 무료 수업도 운영하고 있다.
라왈과 그의 팀에게는 빌리지 포럼과 런앰, 석세스 허브를 모두 운영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이 사업으로부터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부패한 정부의 관료주의를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전기요금을 계속해서 인상하거나 사업허가증 발급, 법인 계좌 개설을 방해하는 식으로 부당이익을 취하려 했다. 지속적인 경제위기와 규제, 불안정한 나이지리아 사업 환경에 대한 투자자들의 냉담한 반응도 이들에게 도전이었다.
심지어 학생과 학교 관리자 행세를 하며 자금을 탈취하는 사기꾼들에게 사기를 당해 손해를 본 적도 있다. 라왈은 말한다. “많은 투자자가 재정적 손실과 사기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발을 뺐어요. 사업 초기에 특히 그랬습니다.”
이러한 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콜라X는 더욱 엄격한 정책을 세웠다. 또한 나이지리아 교육부의 신원 확인 프로세스인 고객확인제도Know Your Customer, KYC를 통해 신청자를 교차 검증하고 있다.
라왈은 앞으로 핀테크 회사와 코세라, 듀오링고Duolingo 같은 에듀테크 기업들과 협력해, 아프리카인들을 위한 더 큰 규모의 학습 플랫폼을 구축해 갈 계획이다.
라왈은 말한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우리가 만들어 낼 변화와 잠재력을 생각하면 가슴이 뜁니다. 우리는 모든 나이지리아인, 특히 외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교육에 쉽게 접근하고, 학생들이 기술 중심의 글로벌 경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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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골디는 프리랜서 작가로, 뉴욕매거진, 뉴욕타임즈,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