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포르투갈의 야생복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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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일반 · 환경
포르투갈의
야생복원 프로젝트

2024-1


PRATHAP NAIR



Summary. 비영리조직 ATN은 포르투갈 북부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일을 하는데, 이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자원봉사자들이 파이아 브라바 보호구역의 양묘장 중 한 곳을 관리하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걸쳐 있는 서부 이베리아반도 내륙은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지역이었지만, 1990년대부터 인간에 의한 환경 파괴를 겪어왔다. 포르투갈 정부의 코아강 댐 건설은 실패했고, 산림벌채로 급속한 산림파괴가 일어났으며, 불법 채석장이 늘어나면서 이 지역의 생물다양성은 파괴되었다. 게다가 젊은 세대가 기회를 찾아 도시로 떠나 인구가 감소하면서, 가축을 방목해 초목의 과도한 성장을 막는 농부와 목동들의 전통적인 토지 관리 방식 또한 사라졌다. 그 결과 이 지역은 자연재해에 더 쉽게 노출되게 되었다.


포르투갈의 농촌은 한때 털가시나무, 굴참나무, 피나스터 소나무와 같은 수목이 넓게 자라고, 목초지와 관목이 어우러진 풍경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현대식 농법 때문에 이러한 나무들이 벌채되면서 다채로운 풍경이 평범하게 변해버렸고, 침입성 관목으로 파괴는 더욱 심각해졌다. 또한 가지치기를 하지 않은 초목이 여름 더위로 마르면서 2003년에는 산불이 연이어 발생했고, 그 결과 이 지역은 황폐화되었다.


2006년 국제 산불 뉴스International Forest Fire News의 보도에 따르면, 산불로 21명이 사망하고 50만 헥타르(약 123만 5천 에이커)의 토지가 소실되었으며, 약 6만 헥타르(약 15만 에이커)의 농작물이 불에 탔다. 이 화재로 큰 충격을 받은 포르투갈의 생물학자 아나 베를리너Ana Berliner는 2000년, 지역사회의 참여를 통해 포르투갈 북동부의 자연을 보존하는 환경 NGO, ATNAssociação Transumância e Natureza을 설립했다.


베를리너는 1996년 코아계곡Côa Valley을 처음 방문했다. 멸종위기에 처한 유라시아 독수리 종, 시네레우스 독수리와 같은 절벽에서 번식하는 새를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코아계곡에서 바라본 광경에 매료되었다. 매우 가파른 경사를 가진 코아계곡의 풍경은 장관이었다. 무엇보다 코아계곡은 다양한 생물이 어우러져 사는 본거지이자 여러 희귀종이 자리 잡은, 풍요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우 취약한 서식지였다. 


베를리너는 생물학자인 남편 안토니우 몬테레이António Monteiro 그리고 환경운동가들과 계곡의 환경 관리 및 보호를 감독하기 위해,  활동을 조정하거나 자원을 공유하기 위해 협력하는 기관들의 연합체인 우산조직umbrella organization으로서 ATN을 설립했다. 그녀는 민간 자연보호 구역 프로젝트인 파이아 브라바Faia Brava를 실행하기 위해 코아강 유역의 30헥타르(74에이커) 토지를 농부들에게서 매입했다. 토지 구입 자금은 베를리너 자신의 개인 자금과 현재는 문을 닫은 스위스 NGO MAVA의 소액 보조금으로 충당했다. 베를리너는 포르투갈 정부의 자연보호 전략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ATN이 필수적인 보완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ATN은 목동의 산림토지 사용을 규제하고, 종을 보존하며, 가축을 잡아먹는 늑대를 포획하지 않는 농가에 대해 보상 지원을 한다. 


파이아 브라바 프로젝트는 ATN가 산림 복원, 생물다양성 및 종 보존, 기후교육, 산불 예방 등 보존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데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극도로 건조한 이 지역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의 위협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가 중요하다. 


파이아 브라바는 이베리아반도의 자연 보호 구역인 나투라 2000Natura 2000의 지리적 중심이 되었다. 또한 파이아 브라바는 유럽환경위원회European Commission of Environment가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보호 지역 네트워크이다.



민간이 보존 사업을 담당하다

자연 보존은 느리고 힘든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ATN은 코아계곡에서 소규모의 관리가능한 재야생화 활동에 집중했다. 하지만 베를리너가 매입한 땅에는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종의 다양성이 부족해, 프로젝트가 쉽지 않았다. 베를리너의 팀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산불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003년 산불로 발생한 피해를 신속히 복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TN은 지역의 생물다양성에 대해 더 배우고 싶은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ATN에서는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매월 회의를 통해 토지 매입과 같은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논의하며 조직을 운영한다. 그리고 8명의 상근 직원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파이아 브라바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베를리너와 몬테레이로는 이미 멸종위기에 처한 황금 독수리, 보넬리 독수리, 페트렐과 같은 절벽 번식 조류 등의 종 보존에 힘써왔으며, 2008년부터는 이 지역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ATN 직원들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덕분에, 15년 동안 성장이 이어졌고, 이 지역에는 다시 녹음이 돌아왔다.


"오래된 숲은 새로 심은 나무들보다 훨씬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합니다"라고 생태학자이자 토양의 상태 및 나무 심기를 모니터링하는 팀의 프레데리코 레이테Frederico Leite는 설명한다. "그래서 저희는 파이아 브라바의 오래된 나무를 보호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나무뿐 아니라 동물의 배설물도 탄소를 가두는 데 도움이 됩니다."


동물 역시 ATN의 보호 대상이다. 파이아 브라바를 위해 땅을 매입할 당시, 당나귀를 키우고 있던 베를리너와 몬테레이로는 2014년에 현지의 가라노Garrano 말을, 2018년에는 사야게사Sayaguesa와 마로네사Maronesa 종의 소를 들여왔다. 이 동물들 덕분에 보호구역의 생물다양성이 높아졌는데, 이는 동물들이 풀과 관목을 뜯어 먹어 덤불이 과도하게 자라지 못하면서 산불 위험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3년에 일어난 비극적인 산불 이후 이 지역에는 더 이상 큰 산불이 발생하지 않았다. 


지중해 생태계 역학을 연구하는 아베이루 대학교 환경연구센터University of Aveiro’s Center for Environmental Studies, CESAM의 생태학자 주앙 카르발 류João Carvalho는 파이아 브라바가 생태 현장 연구와 실험을 위한 야외 실험실로 탈바꿈했다고 말한다. 그는 CESAM이 보호구역의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활용한 여러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4월 말, CESAM은 유럽 전역의 대학생들을 초청해 대형 초식동물들이 지중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카르발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토양에서 식물로, 포유동물로-혹은 파충류나 육식동물로까지, 생태계의 밀도가 높아지면 순환 효과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생태계를 이루는 요소 간의 관계를 밝히고자 노력 중이며, 파이아 브라바는 이를 실험할 수 있는 놀라운 장소입니다."


조류를 보존하는 것 또한 ATN의 최우선 과제이다. 이집트 독수리와 시네레우스 독수리의 급식소feeding station를 관리하는 에두아르도 알베스Eduardo Alves는 ‘서식지 복원, 먹이 주기, 재활 및 회복, 독수리 서식지 모니터링, 새로운 서식지 및 둥지 찾기, 어린 새에 GPS 태그 달기’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파이아 브라바의 보호 대상은 코아계곡 특별보호구역에 서식하는 조류 120종이다. 



사막화 해결에 나서다

기후변화가 점점 더 극심해지고, 예측할 수 없는 기상 상태가 나타나는 지역을 재야생화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가뭄이 심해지면서 이 지역의 사막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악영향으로 인해 네덜란드의 생태학자이자 ATN의 이사인 헨크 스미트Henk Smit는 추가적인 생물다양성 파괴를 막기 위해 시민사회가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막화로 우려할 만한 결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숲의 면적을 넓히기 위해 노력 중이며, 더 많은 유기물을 투입하고 관리해 토양을 건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자연 보존은 지속적인 노력과 많은 비용이 필요한 대규모 사업이다. 베를리너와 그녀의 남편은 사재를 들여 ATN을 설립했지만, ATN의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 땅의 소산으로 눈을 돌렸다. 그들은 2000년대 초부터 보호구역에서 수확한 올리브로 오일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스텔로 로드리고Castelo Rodrigo 마을에 위치한 베를린러의 사유지에서 소상공인들이 생산한 아몬드 버터와 바디 로션을 소매하기도 했다. 베를린러는 이 사업에 대해 "ATN이 하는 일에 대해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제품 판매 수익은 유럽기관 및 개인 기부자의 기금과 더불어 ATN의 수입원을 이룬다.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특정 보조금으로 충당된다. 예를 들어, 독수리 보호 프로그램에는 EU의 ‘유럽 기후, 인프라 및 환경 집행부European Climate, Infrastructure, and Environment Executive Agency가 자금을 지원한다. 포르투갈의 벨미로 데 아제베도 재단Fundação Belmiro de Azevedo은 초중등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보호구역에서 환경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파이아 브라바의 연구 및 교육 학습 연구소Faia Brava’s Research and Education Learning Lab에 9만 6,000유로(10만 5,000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제공했다. 또한 ATN의 숲 복원 프로젝트는 포르투갈 정부로부터 총 100만 유로(한화 약 11억 원)를 지원받았는데, 이 프로젝트는 헥타르당 80그루의 성숙한 나무로 몬타도 경관을 복원해, 파이아 브라바의 지중해 숲 재생을 가속화한다.


설립 이후 파이아 브라바는 약 1,600헥타르(4,000에이커)의 땅으로 확장됐다. "우리는 코아강을 따라 15킬로미터(9.3마일)에 걸쳐 이어진 2,000헥타르(약 5,000에이커)의 땅까지 보호구역을 확장할 계획이 있습니다"라고 스미트는 말한다. 베를리너에 따르면, ATN은 생태관광과 같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기회를 통해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후변화가 점점 더 위협적이지만 희망은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해 이 지역은 포르투갈에서 단일 재배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입니다"라고 레이테는 말한다. 가뭄과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적으로 취약한 지역에서, 버려진 농경지를 야생지대로 전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ATN의 민간 보호구역은 느리지만 꾸준히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어내고 있다. 


라이테는 "이 지역이 ATN과 같은 조직들의 협력적이고 계획적인 노력 덕분에 앞으로 몇 년 안에 풍부하고 안정적인 생물다양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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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THAP NAIR

네덜란드의 생태학자 헨크 스미트는 추가적인 생물다양성 파괴를 막기 위해 시민사회가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