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필란트로피는 ‘어떻게’가 아닌 ‘누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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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란트로피 · 기금
필란트로피는
‘어떻게’가 아닌 
‘누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퓨처메이커를 위한 조망과 상상


KATHERINA M. ROSQUETA



Summary. 자선 활동의 기본을 재고할 때,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사회변화를 위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필자가 센터 포 하이 임팩트Center for High Impact Philanthropy를 설립하기 위해 펜실베니아 대학교에 온 이후로, 필란트로피를 실천하는 방식에 많은 발전이 있었다. 예를 들면 기부자 조언 기금donor-advised funds의 성장, 일상적 기부가 구매에 연결되도록 하는 새로운 기술 플랫폼, 효과적인 이타주의의 등장,그리고 기빙서클giving circle(번역자주: 모임의 회원들이 함께 기부금을 모으고 이를 어디에 사용할지 투표나 토론을 통해 결정하는 협력적 기부모델) 등이 나타났다. 이들 모두는 필란트로피 실천 ‘방식’의 혁신이다.


하지만 필란트로피가 사회혁신에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필란트로피를 주제로 이야기할 때 ’누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누구를 자선가라고 생각하는가? 누가 지원을 받는가? 누가 자원의 흐름을 결정하는 권력을 가졌는가?



우리는 누구를 자선가라고 생각하는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자선가’라는 단어를 엄청난 돈을 눈에 띄는 방식으로, 대규모 비영리기관에 기부하는 부유한 사업가를 지칭하는 데 사용한다. 하지만 필란트로피를 통해 우리 모두가 바라는 지속가능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려면, 필란트로피라는 단어의 본래 의미를 되찾아야 한다. 


필란트로피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사랑을 의미하는 필리아philia와 인간을 의미하는 앤트로포스anthropos에서 유래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필란트로피의 의미로 ‘인류에 대한 사랑’을 떠올리지 않는다. 이러한 생각은 필자가 15년 전 센터의 첫 출판 기념 인터뷰를 할 때 분명해졌다. 우리 팀은 그녀를 당연히 자선가라고 생각했지만, 한 인터뷰 대상자는 자신이 자선가가 아닌 그저 '도움이 필요한 이를 돕기 원했고, 도움을 줄 수 있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1 


그녀가 자신을 설명했던 말과 필란트로피의 본래 의미를 통합한다면, 우리는 자선가를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다. 더 나아가 필란트로피의 범위를 공식적이거나 비공식적인 시간 기부와 재능 기부까지 확장한다면, 사회혁신에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은 크게 늘어나고,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도 커진다.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그 사안에 대해 개인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할수록 더 깊어지기 때문이다.2



그렇다면 누가 지원을 받게 되는가?

최근에 사람들은 자신과 ‘유사한 종족tribe’이 관련된 기관을 지원하기 위해 돈을 내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는 기관 간의 경계를 넘어 우리 부족의 구성원을 확장할 것이고, 그럴수록 사회 통합은 강화될 것이다. 


비영리기관을 대상으로 비과세 기부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적어도 미국에서 기부받는 비영리기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 가지 유형은 종교 기관과 교육 기관이다.3 이는 놀랄 만한 사실이 아니다. 종교 기관과 교육 기관 모두 회원들로부터 기부를 받기 때문이다. 모든 종교는 기부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데, 기독교의 십일조, 불교의 다나, 이슬람의 자캇, 유대교의 푸다카가 그것이다. 교육 기관, 특히 대학은 인생의 형성기에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동문들은 졸업 후의 성공이 그 시절 덕분이라고 여기고, 기부와 지원을 통해 감사와 신뢰를 드러낸다. 


자선 활동이 단순히 우리가 속한 기관만이 아닌 다양한 공동체를 아우른다면 사람들 사이에 공유되는 인류애를 강화할 수 있다. 맥킨지 스콧은 부의 대부분을 사회에 반환하기로 약속한지 1년 후, 자신이 졸업한 대학인 프린스턴 대학이 아닌 흑인 대학교historically Black colleges and universities, HBCUs와 미국 원주민 대학에 수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피츠버그 트리 오브 라이프 회당 사건Pittsburgh’s Tree of Life Synagogue (번역자주: 2018년 피츠버그에서 11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으로 유대인 증오 범죄로 알려짐)으로 인한 학살 이후, 무슬림 미국인들은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유대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20만 달러 이상을 모았다. 


이러한 자선 활동은 우리가 직접적인 책임이나 명백한 의무를 느끼는 대상을 돌보는 것을 넘어서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자선 활동은 분열이 심화되는 세상에서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준다. 또한 자선 활동은 인류애를 보여주는데, 이는 사회혁신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라 할 수 있는 사회통합을 강화한다.



누가 필란트로피 자원의 흐름을 결정하는 권력을 갖는가?

오늘날에는 소수의 부유한 개인이 자선활동의 자원이 어디로 배분될지를 결정한다. 그러나 미래에는 결정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긍정적인 성과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기부자라고 정의하는 대상을 확대하면, 우리는 사회혁신에 기여하는 사람의 수를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부의 편중이 점점 심해지면서, 자선 활동의 자원이 흘러가는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적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나눔에 대한 필자의 동료들이 진행한 연구는 최신 사례를 보여준다. 이 연구에 따르면, 기부자의 수는 감소했지만, 평균 기부액은 200% 이상 증가했다.4 소수의 부유한 사람들이 재정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는 목표, 조직, 사람을 결정할 수 있을 때, 필란트로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회혁신보다 금권 정치를 강화하기 쉽다.


기업과 정부 정책을 변화시킬 때, 우리는 수십 년간 집중된 부의 축적을 반전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혁신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러한 변화가 일어날 때까지 자선가들이 자신의 권력을 책임 있게 행사할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필자의 팀은 보고서 <변화를 선택하기Choosing Change>에서 특히 ‘포용성’, ‘권력의 지속성’, ‘시스템 체인지’라는 세 가지 요소를 통해 기부자들이 구조적 불평등 문제를 인지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5 우리가 매년 제공하는 하이 임팩트 기빙 툴킷high-impact giving tool kit에서 소개되는 많은 비영리단체는 효과적이고 비용 효율적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영향을 받는 커뮤니티의 우선순위와 경험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6 


필자가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린라이트 펀드GreenLight Fund는 그들이 활동하는 12개 도시에서 커뮤니티 중심의 프로세스를 통해 지원 대상을 결정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쳐 재정을 지원받은 비영리단체의 활동과 임팩트는 지원금이 소진된 이후에도 해당 도시에서 오랫동안 지속된다. 기본소득이 효과적인 방식으로 부상한 이유는 기부자가 아닌 불안정한 경제 상황을 겪고 있는 당사자가 자금 사용에 대한 결정권을 갖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방식에서는 결정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사람들이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는 수없이 많고 다양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필란트로피라는 세 가지 영역의 참여가 모두 필요하다. 이 세 영역 중 필란트로피는 재정적으로는 가장 적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필란트로피 부문은 기업의 이윤과 관련된 요구사항이나 정부의 정치적인 요구사항으로부터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


이러한 자유는 사회혁신에 도움이 된다. ‘누가’ 자선 활동가인지, ‘누가’ 자선 활동의 지원을 받는지 그리고 '누가' 필란트로피의 자원이 흘러가는 방향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졌는지 재고할 때,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사회변화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참고 

1 .     캐슬린 누난, 카테리나 로스케타, <’나는 록펠러가 아니다’—33명의 높은 순자산을 가진 자선가들이 기부에 대한 접근법을 논하다>, 펜실베니아 대학 센터 포 하이 임팩트, 2008. 9.

2.     피쉬바흐, <아일렛 피쉬백, 끝을 내라: 동기부여의 과학에서 얻은 놀라운 교훈>, 아셰트 출판사. 2022. 

3.     <미국의 기부:필란트로피에 관한 연례 보고서>, 기부 연구소, 2022. 

4.     램 크나안, 페미다 핸디, 티아나 마레스, 다니엘 최, 안나 페리스, <나눔의 트렌드 및 영향: 미국의 코로나 19 팬 데믹 이전과 팬데믹 기간 동안을 중심으로>, 펜실베니아 대학 사회정책 및 실행 대학, 2022. 8.

5.     코너 캐럴, 한 라, 카테리나 로스케타, 에밀리 시버거, <변화의 선택: 구조적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그들의 잠재력에 대한 보조금 제안을 평가하는 방법>, 펜실베니아 대학 센터 포 하이 임팩트, 2022. 

6.     <2023년의큰 영향력을 주는 기부 도구>, 센터 포 하이 임팩트,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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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HERINA M. ROSQUETA

캐서리나 엠 로스퀘타는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센터 포 하이 임팩트 창립 이사이자 사회정책 및 실행 대학의 부교수, 하이 임팩트 필란트로피 아카데미의 교육 이사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합류하기 전에는 맥킨지 앤 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녀는 캔디드 이사회의 의장이며, 그린라이트 펀드 이사회에 소속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