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변화]시스템 변화 마스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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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일반 · 시스템변화
시스템 변화 마스터하기

2019-1


CHRISTIAN SEELOS & JOHANNA MAIR



Summary. 조직은 점점 더 큰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시스템 변화를 시도할 때 수반되는 어려움과 위험에 대해 다루는 동시에 시스템 변화를 추구하는 두 가지 접근 방식을 소개한다.




“영감탱이 마법사는 험악한 얼굴과 함께 완전히 가버렸어. 이제는 내가 스승, 내가 달인이다, 그의 모든 유령들은 내 말을 들어야 해. 나는 그의 주문, 마법, 몸짓도 알아. 내 맘대로 만들어서 놀라운 일을 할거야.”

- ‘마법사의 제자’ 중에서, J.W.본 괴테1



괴테의 시 <마법사의 제자>에서 한 늙은 마법사가 어린 제자에게 집을 청소하라고 시켜놓고 길을 떠난다. 소년은 곧 청소가 귀찮아졌고 마법사의 빗자루에 마법을 걸어 도움을 얻는다. 하지만 빗자루는 바닥에 양동이째 물을 붓기 시작했고 소년은 빗자루의 힘을 통제하지 못해 집안은 홍수가 난 것처럼 물이 넘쳤다. 마법사가 집에 돌아왔을 때 그는 빠르게 마법을 풀고 물을 치웠다. 그리고 소년에게 통제하지 못할 힘은 절대 쓰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불쌍한 어린 제자는 불행히도 오늘날 소위 말하는 ‘복잡한 인과성causality’의 상황에 맞닥뜨렸던 것이다. 빗자루에 마법을 걸어 ‘기적’을 만드는 대신 제자는 빗자루가 가진 힘을 잘 이해하지도 못했고 통제하지도 못했기에 혼돈을 일으키고 피해를 야기했다.


시스템 변화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모습이나 때로는 시스템 변화에 심취해 있는 것을 볼 때 우리는 이 마법사의 제자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마법사의 빗자루처럼 조금이라도 복잡성을 지닌 시스템이라면 이를 이해하거나 통제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가 마법사의 제자처럼 시스템에 변화를 주려 한다면 화를 자초하게 되는 것일까? 그렇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보다 더 나은 쪽으로 복잡한 시스템을 바꾸려는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가 시스템을 변화시키려 할 때 수반되는 어려움과 위험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글에서는 시스템 변화 작업을 수행할 때 마주칠 수 있는 문제들을 피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마법주문과 제스츄어’에 대해 알려주고자 한다. 또한 이 글에서는 우리가 연구를 통해 밝혀낸 시스템 변화에 대한 두 가지 접근법 또는 전형archetypes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기관들이 시스템의 인과관계적 구조에 대해 어떻게 숙달하고 어떻게 효과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예시도 제시한다.



도제apprentice의 딜레마

정책결정자, 재단, 비영리단체, 사회적 기업 등이 빈곤, 예방가능한 질병, 열악한 교육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들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들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스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에 실린 글들을 보면 사회혁신을 이루기 위한 한 방법으로서의 시스템 변화를 촉진하려는 노력에 희망과 야망이 함께 반영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글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시스템 변화를 사회혁신의 효과성을 높이는 일종의 만병통치약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스템 변화를 통해 보건의료 단체들을 더 유능하고 민첩하게 만들고,2 사업의 성공을 규정하는 데 수혜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3 교육 시스템을 학습생태계로 바꿈으로써 더 나은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4


시스템 변화에 관한 다른 종류의 글들은 협력적 지혜와 행동이 나타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줌으로써 복잡한 사회적 문제를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것을 주장한다.5 이들은 사회문제들이 속한 시스템에 대해 이해하고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위해 자원의 제약을 극복하는 시스템 기업가system entrepreneurs들을 지지한다.7


시스템 변화에 대한 세 번째 종류의 글들은 많은 재단과 기부자들이 다섯 가지 간단한 원칙을 따름으로써 사회적 효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8 다섯 가지 원칙에는 ‘생태계 수단ecosystem of tools’을 적용하는 것,9 하나의 문제가 가지는 다양한 측면을 처음부터 고려하는 것,10 기부자들의 자산들을 코디네이팅coordinating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11


동기부여 또는 열망의 수준만으로 본다면 지금이 시스템 변화를 위한 적합한 시기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저자들은 시스템을 다루는 데 있어 우리의 역량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글로벌 지식 이니셔티브Global Knowledge Initiative의 공동창업자인 사라 팔리는 말한다. “현재 시스템에 대한 많은 기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지도 못한 채 많은 사람들이 ‘시스템은 중요하다’라고 말합니다.” 최근 시스템 리더쉽에 관한 글의 저자들 역시 유사한 걱정을 내비친다.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쓰여야 할 전략들이 그 문제들의 본질을 해결하기에는 너무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르는 듯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고 있습니다.”12


하지만 댄 벡슬러가 지적한 것처럼 역량 부족보다 더 걱정스러운 문제는 시스템 관련 담론들을 채택함에 따라 소셜섹터가 더 높은 목표와 더 큰 야심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어떻게 시스템 변화에 개입하는지에 대한 연구의 선구자인 디트리히 되르너는 큰 야심과 좋은 의도를 가졌으나 역량이 부족한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경고한다.13 “무능력함은 종종 위험합니다. 특히 나쁜 의도를 가진 유능한 사람들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때때로 그들의 행동에 제약을 가하기도 하지만, 좋은 의도를 가진 무능력한 사람들은 양심의 가책을 거의 느끼지 않기 때문에 더욱 위험합니다.”14


시스템 관련 사업에서는 사소한 실수도 누적이 된다. 원인이 결과로 이어지는 데 시간이 걸리며, 관찰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학구조로 인해 상시 대응을 못하게 되고, 너무 늦게서야 본인들의 실수를 깨달을 수도 있다. 되르너는 사회악, 잔혹행위, 범죄, 심지어 전쟁까지도 나쁜 의도가 아닌 시스템의 복잡한 인과성을 제대로 다룰 줄 몰라서 발생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사소한 무능이 일련의 원인들을 발생시킨다면 결국에는 이것이 극도로 잔혹한 행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15


이것은 마법사의 제자 이야기가 시스템 변화에 적용된 사례이다. 하지만 시스템의 복잡성만이 변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는 아니다. 우리는 시스템 변화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다이내믹스dynamics를 경험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결정을 하고 어떻게 이 경험으로부터 배우는지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심리학적 다이내믹스

되르너와 같은 심리학자들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수천 명의 전문가들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쇠락한 지방 또는 도시 전체 등의 복잡한 시스템을 바꾸는 데 겪는 어려움에 대해 연구해 왔다. 이들은 전문가들의 비합리적인 행동들에 있어서 예측 가능한 패턴이 있음을 확인했다. 경력이 많고 큰 야심을 가진 전문가들은 시스템의 역학이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않고 시스템에 대한 개입부터 신속히 결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들은 시스템에 대해 배우기보다 성공을 먼저 기대함으로써 본인들의 노력이 조기에 실패하거나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졌을 때 좌절하고 감정적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시 재빠르게 시스템에 대한 통제권을 갖기 위해, 참여자들은 빈번하게 한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옮겨갔다. 예컨대 적정주택affordable housing에 투자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어려움에 봉착하면─어느 하나라도 언젠가는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농업, 학교, 또는 지역 보건 종사자들 등의 주제로 우선순위를 바꾸는 식이었다. 전문가들은 특정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려기 보다는, 즉흥적으로 문제를 바꾸어가면서 성공할 확률이 조금이라도 높은 사업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그리고 결국 그들은 이전의 잘못된 결정들에 대해 충분한 반성을 하는 대신 고용창출 또는 교육 등과 같이 ‘위험이 없는’ 분야에 크게 투자하고 나서 이를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비효율적인 행동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의 부재, 이와 더불어 높아지는 야심과 통제력 상실은 ‘더 나은’ 시스템을 위한 노력의 종착역이었다.


복잡한 시스템에 개입할 때는 두 가지 이슈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 첫째,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기존의 시스템을 더 악화시키지 않아야 한다. 또한 시스템 변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정신건강, 동기부여, 그리고 감정상의 강건함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시스템을 변화시키려면 우리의 역량과 의욕을 그에 걸맞은 수준으로 개발하고 키워야 한다.



시스템의 구조를 이해하고 변화시키기

2,000여 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 세상을 돌아가게 만드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 연구에서는 변화시키고자 하는 시스템이 그 결과 사회문제를 야기한다는 ‘인과적 구조causal architecture’라는 관점을 채택했다.


사회 시스템의 구조는 근본적으로 사회 구성원들의 성격, 신념 및 야망, 기술과 자원의 접근성, 그리고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규범과 규칙, 환경으로 형성되어 있다. 각각의 시스템들은 모두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기 다른 행동의 패턴을 가져 온다.


또한 이러한 인과적 구조는 사회문제의 특성과 역동성을 만들어내고, 또는 사람들이 보기에 바람직하지 않은 시스템 효과를 발생시킨다. 즉 시스템 자체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인과적 구조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지속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문제를 목표로 하는지 명확하게 규명하고, 시스템 변화가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어떤 점에서 효과적인 방법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시스템 변화는 문제해결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문제해결과 시스템변화라는 두 가지 차원을 잘 결합시켜야 한다.


시스템 구조의 복잡성 때문에 시스템 변화에 대한 많은 제안들이 협업 이니셔티브에 의존한다.16 하지만 협업은 복잡성을 더하며,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들 사이에서 자원, 역량, 전략적 우선순위, 그리고 어떤 것이 효과적이고 정당한 목적과 수단인지에 대한 이데올로기 등을 조율해야 한다는 어려움을 가져온다. 과연 이러한 협업이 가져올 복잡성을 우리가 효과적으로 잘 다룰 수 있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협업을 통한 시스템 변화에 관해서는 향후 몇십 년에 걸쳐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한 단체가 낮은 시스템 복잡성 하에서 운영하거나 마법사의 제자 딜레마를 극복함으로써 시스템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연구해 본다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세켐Sekem과 그람 비카스Gram Vikas라는 두 조직에 대해 검토해 볼 것이다. 이 두 단체는 각각 이집트와 인도에서 난제를 극복하는 데 큰 발전을 이루었다. 두 단체의 사례를 통해 인과성을 통달할 가능성을 높이는 시스템 변화를 위한 두 가지 전형을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예상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이해하고 변형시키는 것이다.


첫 번째 전형의 좋은 사례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시스템을 변화시킨’ 세켐이다. 이는 기존의 시스템을 직접적으로 변형시키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속성을 가진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 새로운 궤도에 진입하게 하는 것이다. 두 번째 전형의 좋은 사례는 '하부 시스템을 분리함으로써 시스템을 변화시킨' 그람 비카스이다. 이는 조금 덜 복잡한 하위시스템subsystem의 구조를 직접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더욱 바람직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시스템 변화를 위한 더욱더 효과적인 전형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 글은 두 가지 사례에 집중함으로써 효과적인 시스템 변화 전형의 원칙과 실행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세켐Sekem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시스템을 변화시킨다

시스템 이론가들은 시스템이 특정 상태로 이끌려가는 ‘끌개attractors’라는 개념을 발전시켜 왔다. 사회과학자들은 시스템이 높은 수준의 빈곤 또는 불평등과 같은 불행한 상황으로 발전되거나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할 때 끌개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끌개는 시스템을 움직일 수도 있다. 예컨대 한 시스템 안에서 어떤 강력한 아이디어가 울려 퍼지고 이것이 시스템의 궤도 자체를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돌려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존 에프 케네디 전 대통령이 1960년대에 최초로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는 비전을 발표했을 때 그의 아이디어는 마치 자석처럼 공공 및 민간 이니셔티브들이 당시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일을 창조해 내기 위한 거대한 연구 개발 시스템을 만들어 내도록 이끌어냈다.


세켐의 사례를 통해 시스템 변화를 위한 끌개에 대해 개발협력의 맥락에서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다. 세켐은 여러 개의 비즈니스 유닛, 사회적 유닛, 교육적 유닛으로 구성된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다양하고 바람직한 결과를 낳게 되었고, 이집트의 궤도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끌개가 되었다. 세켐은 세 가지 전략을 가지고 있다. 우울한 현실과 극명하게 다른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이집트가 바람직한 미래와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행동을 지금 당장 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거울의 역할을 한다. 이집트의 다른 지역들이 비관주의와 절망상태에 빠져 있을 때 세켐의 대담한 비전은 긍지와 야심의 상징이 되고 있다. 또한 세켐은 그들이 만든 시스템의 모든 면을 설계하고 소유하고 통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국가 차원 상위시스템으로서의 이집트로부터 가해지는 긴장감과 위협을 이겨낼 수 있는 탄력성resilience을 가지고 있다.


세켐은 1937년생 이브라힘 아볼레시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는 이집트 카이로의 한 제조업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무슬림이었으며 다양한 문화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아볼레시 가족은 시내의 유대인 지구에 살았으며 그는 기독교 유치원과 프랑스 초등학교를 다녔다. 고등학교 졸업 후 아볼레시는 유럽 유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스트리아 그라츠로 갔다. 그라츠 대학교에서 그는 약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제약회사의 연구소장이 되었다.


1975년 아볼레시는 이집트에 장기간 방문을 하면서 무력화된 시스템에 직면했다. 경제는 무너졌으며 사업체들은 국영화되거나 적자에 시달렸다. 대부분의 직업들은 사람들에게 충분한 수입과 보람을 주지 못했다. 시골 지역은 도심지에 밀려 방치되었고 도시 외곽에는 빈민가가 늘어나고 있었다. 어디를 가든 쓰레기가 수북했고, 보건 및 교육 시스템은 효과적이지 못했다. 잘못된 농업정책들은 물, 토양, 농작물이 질병과 농약에 오염되게 만들었다. 현실은 그의 즐거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아볼레시는 절망했다. “나는 오스트리아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알라신께 감사했습니다. 내가 지금 이집트가 아닌 오스트리아에서 아내와 두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질 수 있음에 대해 감사를 드렸습니다.”17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집트의 문제들에 대해 아볼레시 자신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의지가 점점 강해졌다. 이집트의 시스템이 실패한 데에는 명백히 많은 이유들이 있었다. 부패, 비효율적인 경제개혁, 질 낮은 서비스에 대한 책임성 결여, 그리고 일관성 없는 사법 절차 등 모든 것들이 함께 이런 절망적인 상태까지 오도록 시스템을 이끌어왔다. 어떻게 이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1977년 아볼레시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일을 그만두고 이집트로 옮겨왔다. 그는 70헥타르(약 7,000에이커) 규모의 아무도 원치 않는 사막 땅을 매입하고 세켐이라는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그의 꿈은 사막에 정원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 정원은 사람과 땅을 종합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기반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었다. 그는 이집트의 기존 시스템, 그리고 그 시스템으로 인해 생겨난 많은 문제들을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직접 와서 보고 만질 수 있는 평행세계 형태의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다. 세켐은 오늘날 건강한 시스템이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이집트에 보여주는 거울이 될 것이었다.


대부분 독일인들이었던 세켐의 많은 지지자들은 이 대담한 비전에 매료되어 그들의 발자취를 이곳에 남기기 위해 왔다. 건축가들은 아름다운 집을 설계했다. 토양의 비옥도를 높이기 위해 독일에서 소를 보내왔으며, 한 의사는 지역 커뮤니티의 신뢰를 얻기 위해 의료시설을 짓는 것을 준비하고도 왔다. 세켐의 경제적 지원은 바이오 다이내믹 농업bio dynamic agriculture에 기반을 두었고 이는 오가닉 직물, 식품, 그리고 허브차와 생약제품을 파는 세켐 회사들의 성장을 가능케 했다.


유치원과 학교들이 지어졌고 세켐의 헬리오폴리스 대학이 카이로에 설립되었다. 이 대학은 연구 및 교육, 그리고 지역 사회 활동에 있어서 지속가능한 발전 개념을 깊게 접목시키고 있다.


세켐은 사막 땅을 오아시스로 바꿨다. 이곳은 예술적 감각이 가미되어 아름답게 조경되었으며, 대형 원형극장과 함께 풍부한 정자나무, 화원으로 가득하다. 아볼레시는 말한다. “나는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원했습니다. 세켐을 시작할 때부터 하나의 구성요소로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길 원했어요. 결국 세켐 기획 단계부터 회사가 주가 되고 디자인이 부수적 요소가 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미적 요소가 하나로 어우러진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거죠.”18


처음에는 지역 커뮤니티와 공무원들이 세켐에 대해 의구심을 갖거나 노골적인 적대감을 보였다. 그들이 세켐의 지지자로 바뀌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오늘날에는 이집트 정치인들이 외국 방문자들을 자랑스럽게 세켐에 데려오고, 많은 국가들이 세켐의 모델을 카피하려 하고 있다. 세켐의 생물학적 해충관리의 발전을 목격한 이집트는 살충제 사용을 철저히 제한하도록 국가의 농업정책을 바꿨다. 세켐의 농장 주위에 있던 농장주들 역시 세켐의 방법을 도입하고 모방하여 화학비료 대신 토양을 더욱 비옥하게 만들어줄 퇴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세켐은 이집트에서 건강한 유기농 식품시장을 촉진시켰으며 현재 이 시장은 매년 15%씩 성장하고 있다.


또한 세켐은 안전하고 건강하며 품위있는 근무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이 가고 싶은 회사가 되었다. 세켐은 모든 직원들이 예술 및 과학과 관련한 다양한 강좌와 행사, 그리고 토론에 참여함으로써 본인 시간의 10% 정도를 자기 계발에 쓰도록 장려한다. 아볼레시는 항상 예술로 인해 사람들이 환경에 대해 더욱 열린 마음과 존중을 표시할 수 있게 된다고 믿어왔다. 그는 이것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생태의식ecological consciousness을 고취시키는 데 있어 정신적으로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세켐의 직원들은 종종 이러한 활동들에 저항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머지 않아 자신들의 참여가 어떻게 사람들의 신뢰와 존경을 이끌어내고, 사람들과 지역 사회를 연결시킬수 있는지를 경험하게 된다.


또한 세켐의 초·중·고등학교들과 대학교에는 환경적 지속 가능성, 예술, 사회운동, 음악 등의 교육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이집트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많은 공립학교에서도 세켐을 초대해 지속가능한 개발협력에 관한 과목들을 강의해달라고 요청한다. 세켐의 여성 경영진 및 전통적으로 남성이 수행하는 직업 분야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젊은 여성 직원들은 여름방학 동안 세켐 농장 또는 헬리오폴리스의 “아이들을 위한 대학 써머캠프”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의 롤모델이 된다.


이브라힘이 사망한 뒤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17년 세켐의 새로운 CEO가 된 헬미 아볼레시는 이집트 국가경쟁력 위원회Egyptian National Competitiveness Council를 설립했다. 이 위원회는 혁신 및 녹색 변환green transformation, 그리고 교육에 대한 전략을 발전시키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부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하지만 이집트와 같은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2011년 일어난 이집트 혁명은 이집트의 변화에 제동을 걸었다. 이 위기로 약 75%의 이집트 사기업들이 무너졌다. 하지만 이때에도 세켐은 단 한 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았다.


세켐의 커뮤니티는 세켐의 조직적 탄력성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미션을 다시 수행할 수 있었다. 그들의 미션은 창립자가 “200년 계획”이라고 명명한 것으로, 향후 3세대에 걸쳐 이집트의 시스템을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시킬 사람들과 자원들을 끌어오고 정책들을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실제로 2014년에는 지속가능한 개발, 근로자보호, 여성인권 등과 같은 주제들이 이집트의 헌법에서 최초로 강조되었다. 유엔은 이 헌법과 “이집트 비전 2030(2015년에 수립된 지속가능개발 전략)”에 대해 “이는 국가 차원에서 전례 없는 규모이며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라고 말했다.19



그람 비카스Gram Vikas: 하부 시스템을 분리시킴으로써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우리는 오늘날의 초연결사회에서 모든 것이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그 결과 모든 행동은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복잡한 시스템은 그 어떠한 하위요소도 독립된 움직임을 보일 수 없는 동결된 상태에 있거나, 계속되는 시스템의 급진적인 변화로 인해 인과구조를 이해하고 시스템의 변화를 위해 개입하려는 희망조차 갖지 못 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도 노벨상 수상자인 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몬은 우리에게 복잡한 시스템들 사이에 위계가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20 각 시스템들은 여러 층의 하부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하부 시스템들은 복잡함이 덜하며 또 다른 하부 시스템들 모두가 아닌 그들 중의 일부분과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의 신체를 하나의 복잡한 시스템이라 본다면 인체는 여러 개의 장기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장기들은 인간의 몸 전체보다는 훨씬 덜 복잡한 기능적 하부 시스템인 것이다. 만약 이런 하부 시스템들을 분리해 내거나 개별적으로 개입하지 못했다면 현대 의학의 발전이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의학에서의 통찰력을 사회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실제로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하부 시스템을 분리해 보는 것은 효과적인 시스템 변화의 전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단체 또는 유대감이 강한 가족들 사이에 속한 개인들과 같은 “관계형relational” 하부 시스템, 외딴 마을 또는 섬과 같은 “공간적spacial” 하부 시스템, 그리고 교육 및 보건과 같은 “기능적functional” 하부 시스템은 모두 하나의 거대한 사회 시스템 안에 속해 있으면서 낮은 복잡성을 가진 하부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개발도상국의 특성화된 기능적 하부 시스템들은 종종 ‘거의 분리된 형태’로 간주할 수 있다.


보건의료와 같이 성숙한 기능적 하부 시스템들은 수십 년에 걸친 개선과 특성화의 결과이다. 이 하부 시스템에는 헌신적인 직원들과 확실한 행동규칙이 있으며 종종 클리닉과 같은 별개의 인프라를 동일한 장소에 배치해 사용한다. 전문지식이 정교화되고 축적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것이 용이해진다. 기능적 하부 시스템의 이런 모든 특성들을 바탕으로 시스템의 인과성을 마스터할 수 있다. 즉 시스템의 인과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시스템을 통달함으로써 일련의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노바 스코샤의 공공보건 시스템을 바꿀 수 있었다.21 노바 스코샤 보건 시스템의 일부였던 스태프, 프로세스, 그리고 기반인프라 등을 개별적인 하부 시스템으로 인식한 후 각각의 행동들에 대해 연구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적절한 교육을 받았고 정보는 더욱 자유롭게 공유되었으며 의사결정과정은 향상되었다. 또한 새로운 비전이 이곳의 특성화 된 전문가들 그룹에게 명확히 제시되었다. 이처럼 하부 시스템의 인과구조는 사전분석이 가능하므로 가치가 있다. 이때 디자인 중심 접근방법들이 유용하다.22 보건의료와 같은 기능적 하부 시스템의 변화는 더 큰 사회 시스템에 속한 모든 사람들의 삶을 향상 시킬 수 있다.


그람 비카스의 사례는 공간적 하부 시스템spatial subsystems이 어떻게 분리되고 변화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경우 공간적 하부 시스템은 외딴 마을들이었다. 그람 비카스가 인도 농촌지역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시작했을 때 이 단체는 힘들고 오랜 배움의 시기를 겪어야 했다.23 그들의 초기 활동은 이 글에서 앞서 언급한 ‘시스템 변화를 위한 병적인 행동들’로 가득했다. 몇 년이 지난 후 이 단체는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다양한 하부 시스템에 연속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초기에 그람 비카스는 소규모의 농업, 낙농, 교육 등 간단해 보이는 기능적 하부 시스템에 집중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기능적 하부 시스템을 분리하거나 이해하기가 더욱 어렵다. 헌신적인 직원, 기반인프라, 분명한 행동강령, 그리고 시스템을 이해하고 조정하기 위한 안정된 형태의 운영역량 등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많은 경우에 그람 비카스의 전략은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사회가 더욱 나빠지는, 효과적이지 못한 해결책이 되곤 했다.


거의 우연에 가깝게 그람 비카스는 (뭔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행동이 간절했던 상황에서) 실패 위험성이 적고 곧바로 성과를 만들 수 있는 해결책을 제공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효과적인 약품,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전기, 그리고 간단한 물 관련 인프라를 제공함으로서 이 조직은 농촌마을 주민들의 신뢰를 얻었고 불평등이 일어나는 여러 원인에 대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접근법 역시 단순한 문제 해결 방식에 지나지 않았다. 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완전히 새로운 또 다른 문제들이 생겨났다. 끊임없이 문제의 초점을 바꾸는 것은 감당하기 벅찬 일이었고, 직원들은 점점 지쳐갔고 목표의식과 동기부여가 떨어졌다. 많은 초창기 멤버들이 그람 비카스를 떠나고 말았다.


그때 이 조직의 리더들은 중요한 통찰력을 얻게 되었다. 분리가 어려운 기능적 하부 시스템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공간적 하부 시스템에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농촌마을은 아마도 인도의 성차별 및 카스트 제도로 인한 불평등의 모든 면을 가지고 있는 가장 작은 하부시스템일 것이다. 여기에는 경제적, 인지적, 규범적, 그리고 권력의 문제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람 비카스는 이전 경험들을 통해 마을이 가진 인과관계의 구조는 복잡하지만, 인과관계의 역학cause ­effect dynamic은 관찰과 이해가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안정적임을 알게 되었다. 또한 마을은 예측할 수 없는 환경적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충분히 고립되어 있다. 이러한 특성들은 마을의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통찰력과 마을 생활에 대해 수년간 연구해 축적한 지식을 바탕으로 그람 비카스는 새로운 접근법을 도입했다. 우선 마을 주민들에게 공동의 노력을 통해 물과 위생 관련 기반시설을 구축하도록 동기부여를 제공했다. 모든 가정에 변기, 샤워시설, 그리고 주방 수도꼭지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인해 주민들은 마을의 성평등, 계급제도 등에 바탕한 사회생활이 조금씩 새롭게 바뀌고 있다는 점에는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이전에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마을 사람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얻은 실마리를 바탕으로 그람 비카스는 마을을 하나의 하부 시스템으로 보면서 그 인과구조에 집중했다.24 마을의 모든 주민들이 대의회와 실행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선출되었다. 여성들과 낮은 계급의 사람들 역시 남성 및 높은 계급의 마을 주민들과 함께 분과위원회에서 동등하게 활동했다. 그들은 위생, 물, 그리고 교육 과 같은 사안에 집중했다. 처음으로 여성들과 많은 낮은 계급의 사람들이 경제적 활동들 그리고 집단적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했다. 여성들은 석공이나 양어장과 같은 전통적인 남성들의 분야에 관련된 기술도 배우게 되었다.


3년에 걸쳐 한 마을은 완전히 재구성되었고 그람 비카스는 서서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단계에서 마을 주민들은 모든 의사 결정기구에서 동등한 회원자격을 가지게 되었고 그들의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또한 주민들은 훨씬 자신감에 넘쳤다. 그들은 은행, 상인, 하청업자 등 외부 기관들과 집단적으로 협상하기 시작했으며 정부로부터 지원과 자원을 요구했다.


10년 뒤 그람 비카스는 1,000개가 넘는 마을에 자신들의 방식을 적용했다. 공간적 하부 시스템에 집중한 그람 비카스의 사례는 예컨대 인도 더 나아가 전 세계의 불평등 문제 전체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 시스템을 바꾸자고 종종 말하는 야심찬 주장들에 대항하여 잠재적인 대안적 접근방법이 될 수 있다.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에 개입하여 변화를 만드는 것은 가능성이 매우 낮다. 좀 더 작은 규모의 하부 시스템에 집중하면 효과적 개입을 위한 인과성을 배우고 이를 마스터할 수 있다.


어느 단계에 이르면 이러한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긍정적인 피드백 사이클feedback cycle을 일으키고 더욱 큰 시스템의 변화를 만들어 낸다. 예컨대 변화에 성공한 마을의 여성들은 자신들의 딸들을 불평등이 심하고 수돗물이 없는 전통적 마을에 시집보내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들의 예비 신랑들이 변화를 위한 강력한 에이전트change agent가 되어 마을 어른들을 설득하고 그람 비카스와 대화를 시작하도록 요구할 것이다. 변화된 마을들은 전통적 마을과는 다른 바람직한 모습으로 그 지역 전체의 롤모델이 되고 희망이 될 것이다.


우리가 설명한 두 가지 전형이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예컨대 전쟁, 혁명, 그리고 사회운동 등은 모두 거대하고 복잡한 시스템의 인과구조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전형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형들이 가진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인과성을 마스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물론 이를 시도해 본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전형에는 현존하는 솔루션을 기반으로 하여, 이를 통해 해결가능한 문제의 규모에 맞게 솔루션을 확대하려는 노력들도 포함된다. 이 전형이 가지는 인과 논리는 규모의 확대가 결국 시스템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에 있다.25 최근 유명한 기부자들 여럿이 모여 공동­임팩트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그들은 이 전형을 지원하기 위해 5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다.26 이런 유형의 이니셔티브들은 효과적인 전형이 무엇인지, 그들의 잠재력과 한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시스템 기업가정신system entrpreneurship27과 시스템 리더쉽system leadership28과 같은 변화 매커니즘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가장 잘 작동하는지 등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인과성을 통달하기 위한 세 가지 방법

시스템 변화 이니셔티브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학습의 속도가 느리고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시스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관찰과 세심한 조사, 그리고 성찰의 과정이 필요하다. 시스템 변화는 많은 경우 불확실한 결과를 가져오는 학습 측면의 투자라는 점에서 혁신의 과정과 유사하다.29 시스템 변화의 학습 또는 혁신을 위한 연구 개발을 시도할 때 빠른 시일내에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다. 연구에 따르면 빠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 시스템 변화에 필요한 역량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야심만 커지기 때문이다.


시스템 변화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부분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해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동기 부여 되고 헌신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며 병적인 행동을 억제하고 생산적인 활동의 선택 범위를 늘릴 수 있는 관련 지식과 자원을 축적할 수 있도록 그들의 역량을 향상시켜야 한다.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단체들이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다. 첫째, 좋은 일을 하기 전에 제대로 해야 한다. 둘째, 더 나은 관점을 위해 시스템의 고지에 올라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습에 헌신적인 사람들을 고용하고 육성해야 한다.


좋은 일을 하기 전에 제대로 해라 | 시스템 사고의 선구자로 저명한 러셀 액코프는 옳은 일을 엉터리로 하는 것이 옳지 못한 일을 잘하는 것보다 낫다고 믿었다. 이는 전자의 경우 학습을 통해 개선될 수 있지만, 후자는 비효과적인 행동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데이터는 우선 옳지 않은 일을 함으로써 시스템에 대한 개입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어떤 미션에 부합되지 않는 활동이라도 일단 이를 실행 하는 데 참여하고 제대로 된. 실행을 위해 학습한다면, 다시 말해 그 일을 잘하게 된다면, 시스템에 대한 개입이 가능해질 수 있다.


그람 비카스의 창시자 조 매디아스는 초창기 그의 조직이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바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때 겪게 된 여러가지 실패담을 공유해 주었다. 그들은 실패에 상응한 대가를 치뤄야 했으며 심지어 조직의 생존마저 위협이 되었다.“마을 주민들의 마음과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그들의 기본적인 욕구부터 충족시켜야 함을 우리는 어렵게 터득 했습니다.” 그람 비카스가 의료 서비스, 전기 등과 같은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자 마을 주민들의 신뢰와 호의를 얻게 되었다. 이로 인해 주민들에게서 권력 및 종속관계, 만성적인 알코올 중독, 가계 부채 등 그동안 물밑에서 극심한 불평등을 지속시켜 온 인과적 시스템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세켐은 초기부터 한정된 자원을 분배해 지역사회에 즉시 혜택을 줄 수 있는 서비스들을 제공했다. 세켐은 의료시설과 물, 전기, 교통 관련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게 되었다.


단체들은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얻게 되는 혜택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시스템 구조를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단체에 신뢰를 가지게 되면 사람들은 그동안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았던 시스템의 요소들을 공유한다. 이는 사전 연구나 관찰로 알 수 없었던 것들이었다. 시스템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시스템에 효과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단체들은 초기부터 유지하기 어려운 일들을 하거나, 마을어른들 또는 권력을 가진 공무원들과 같은 마을의 핵심인물들을 성가시게 하는 의사결정과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전략에 적합한 공공서비스에는 약품, 물에 대한 접근성, 바이오가스와 같은 에너지자원, 소액 금융, 주택공급 등이 포함된다.


요컨대 시스템 변화를 위한 학습을 지속할 도제들의 목표는 먼저 작고 안전한 첫걸음을 내딛은 후 어떻게 걷는지를 배우고, 그다음에는 추진력을 얻어 달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 스스로의 역량으로 교만, 야심, 확신 등을 제거해 버리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이보다는 우선 간단한 것부터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목표하는 시스템을 먼저 많이 배운 후에 우리의 미션을 다시 실천해 보는 것이다.


더 나은 관점을 위해 시스템의 고지에 오르기 | 어떤 단체가 일을 제대로 한다면─예컨대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기본적 혜택을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등의─시스템 내부로부터 중요한 정보와 통찰력을 얻게 되어 그들은 마치 복잡한 풍경의 정상에 서있는 것처럼 그 시스템 안에서 잠깐동안 특권적 지위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시스템에는 여러 개의 고지가 있다. 이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시스템의 일부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개입전략을 가능하게 해주며, 그 결과 다음번의 행동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귀중한 자원과 통찰력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고지들은 매우 작다. 그람 비카스가 마을에 약품을 지원했을 때 불평등 문제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을 약간 얻을 수 있었다. 이는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토록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단체의 역량이 많이 부족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람 비카스가 초창기에 정복한 하나의 작은 봉우리는─소를 사서 우유를 제공하는─다음번에 더 높은 봉우리로 가는 길을 열어 주었다. 그람 비카스는 소똥으로 바이오가스와 전기를 생산해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형태로 마을에 제공했다. 이 봉우리에 오르는 데는 몇 년의 시간이 걸렸으며, 8000개 이상의 마을을 도우면서 효과적이고 운영이 잘되는 단체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 이러한 성공을 통해 그람 비카스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호의를 받으며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는 단체can­do organization’이라는 평판을 얻었고, 더욱 큰 규모의 사업에 대한 욕구와 자신감이 솟아났다.


그람 비카스는 이제 하부 시스템으로서의 마을이 가지고 있는 구조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갖게 되었다. 또한 그들이 쌓아 온 명성을 바탕으로 공공, 민간, 그리고 비영리 부문의 자원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바이오가스를 제공한 것이 불평등 문제 해결이라는 이 단체의 미션을 실현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봉우리를 오름으로써 단체는 통찰력을 얻게 되었고, 불평등 감소를 위한 마을의 변화를 계획하고 궁극적인 개입을 실천할 때 실제 필요한 자원을 얻게 되었다. 이제 그람 비카스는 다시 한번 자신들의 미션을 능숙하게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


세켐의 초기 봉우리는─지역사회가 사용할 수 있는 도로, 물, 전기 등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알고 보니 매우 높은 봉우리였다. 오늘도 이들은 봉우리를 오르고 있다. 또한 사회기반시설은 세켐이 통제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세켐을 둘러싼 환경과 다른 현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시스템의 변화를 계획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단체들은 시스템 변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신뢰, 호의, 좋은 평판, 사회기반시설 등과 같은 자원을 축적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스템의 고지milestone에 오르는 것은 긍정적인 원동력을 제공하고, 그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수혜자들에게 성취감을 준다. 이런 경험은─그렇지 않았더라면 병적인 행동을 초래할 수 있었을─초기 실패로 인한 감정적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 단체들은 성공을 경험할 때 더욱 야심이 커지고 대담해진다. 이와 함께 시스템과 관련된 역량도 키워가게 된다.


학습에 헌신적인 사람들을 고용하고 육성해라 | 우리가 제안하는 시스템 변화 전략에는 어떻게 효과적인 체인지팀과 단체를 구축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이 내포되어 있다. 복잡한 문제 해결에 대한 연구들에 따르면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이전의 전문지식이나 일반적인 지능은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스템은 우리가 다른 맥락을 통해 얻은 경험으로 알고 있는 모델들과는 다른 형태로 변화한다. 또한 지능은 학습을 위한 능력 정도로만 필요하다. 결국 시스템 사업은 옳은 일을 많이 하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니라 위험을 최소화하고 어떻게든 해내려고 하는 가운데 학습하면서 간단한 일이라도 해보려는 의지에 관한 것이다. 그러므로 깊은 수준의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인내심, 장기간의 헌신 등을 통해 지역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핵심적인 성공 요소이다.


우리 연구의 표본 중 시스템을 변화시킨 모든 사회적 기업들은 그 단체와 오랫동안 함께 해온 시니어 스태프들이 있었다. 그들은 지역 시스템에 있어서 효과적인 지식들을 축적할 수 있었다. 이는 인과성을 마스터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초기에 그람 비카스는 시스템 사업의 어려움을 감수하지 못하거나, 단체의 미션에 부합되지 않는 봉우리를 오르는 것에 불만이 있던 많은 직원들을 떠나보내야 했다. 하지만 핵심직원들은 거의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있었다. 이렇게 긴 기간은 이 단체의 학습 곡선과도 일치한다. 이는 인과성을 숙지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 핵심 팀은 마을의 인과관계 구조와 이것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해 축적된 지식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세켐에는 이제 제3세대의 매니저들이 있다.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은 창업자 가족의 친척이거나 그들 중 누군가와 결혼한 사람들이다. 1970년대 세켐의 유치원에 다녔던 첫 학생들은 종종 교육을 마치고 해외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그들은 세켐으로 돌아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이집트의 시스템을 변화시키려는 조직의 미션을 지속시키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제공했다. 또한 그들은 창립자인 세켐을 통해 미 션의 성공을 위해서는 200년의 학습이 필요함을 알고 있었다.



시스템 변화가 아닌 변환transformation을 목표로 하라

그동안 밝혀진 것처럼 ‘시스템 변화’라는 개념은 시스템을 향상을 위한 우리의 야심이나 잠재력을 설명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표현일 수 있다. 복잡한 시스템은 우리의 개입이 없이도 항상 역동적으로 변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 그 자체는 흥미로운 일도 아니고, 성취하기에 어려운 일도 아니다. 실제로는 많은 경우에 있어 식량, 교육, 대출, 의료품 등을 제공해 일시적인 변화를 일으키거나 몇몇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쉬운 일이다. 하지만 시스템의 인과구조를 강력하게 변화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식량, 교육 등을 통한 쉬운 개입을 중단한다면 상황은 다시 예전처럼 나빠지거나 오히려 예전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우리의 개입은 시스템이 움직이고 있는 특정한 궤도와 일치해야 한다.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속도와 방향에 일치 되어야 한다. 어떤 시스템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나은 결과를 낳는 긍정적인 궤도 위에서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잠재적으로 이러한 궤도는 더 나은 변화를 위한 성과를 진전 시키기 위해 가속 될 수 있다. 어떤 시스템은 상황을 악화시키는 부정적인 궤도에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궤도는 뒤바꾸거나 수정해야 한다. 또 다른 시스템은 불행한 결과나 고통을 지속시키는 궤도에 갇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긍정적인 궤도를 향해 나아가도록 자원을 동원하고 이끌어 주어야 한다.


우리가 제안한 시스템 변화의 전형은 부정적인 궤도에 있거나(이집트/세켐) 갇혀 있는(인도 마을/그람 비카스) 시스템들을 변환하는 데 효과적인 두 가지 접근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궤도들은 시스템의 인과 구조에 있어서 상당한 변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개입하기가 가장 어려운 경우들이다.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시스템 변화 이니셔티브들이 인과성을 마스터하는 데 효과적인 다른 전형들과 현명한 전략을 밝혀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마법사의 도제들에게 드리워진 불행을 모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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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lan Moore, <System Change Through People Power>,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September 11, 2012.

3.     Peter Long, <Systems Change Should Lift Up Beneficiary Voices>, Stan- 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April 1, 2015.

4.     Valentina Raman and Ross Hall, <Systems Change in Education: It Be- gins With Us>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January 12, 2017.

5     Peter Senge, Hal Hamilton, and John Kania, <The Dawn of Systems Leadership>,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Winter 2015.

6.     Susan Misra and Jamaica Maxwell, <Three Keys to Unlocking Systems-Level Change>,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April 29, 2016.

7.     Jeffrey C. Walker, <Solving the World’s Biggest Problems: Better Philanthropy Through Systems Change>,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April 1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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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Srik Gopal, Donata Secondo, and Robin Kane, <Systems Thinking: A View from the Trenches>,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May 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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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Moore, <System Change Through People 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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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Leland, <A New Model of Collaborative Philanthropy.>

27.     Walker, <Solving the World’s Biggest Problems.>

28.     Senge, <The Dawn of Systems Leadership.>

29.     Christian Seelos and Johanna Mair, <When Innovation Goes Wrong>,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Fall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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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 SEELOS 

크리스찬 실로스(Christian Seelos)는 스탠퍼드 대학의 자선과 시민사회 센터(Philanthropy and Civil Society) 산하 ‘임팩트를 위한 글로벌 혁신 연구소(Global Innovation for Impact Lab)’ 공동소장이다.


JOHANNA MAIR

죠하나 메어(Johanna Mair)는 베를린의 헤르티 거버넌스 학교(Hertie School of Governance) 에서 전략, 조직, 그리고 리더쉽 분야를 담당하는 교수이다. 스탠퍼드 대학의 자선과 시 민사회 센터(Center on Philanthropy and Civil Society) 산하 ‘임팩트를 위한 글로벌 혁신 연 구소(Global Innovation for Impact Lab)’ 공동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스탠퍼드 소셜 이 노베이션 리뷰(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의 학술 편집위원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