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기업가의 성공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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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임팩트 · 거버넌스
기업가의 성공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2022-3


SONALI V. RAMMOHAN · TIM WEISS · DARIUS TETER · JESPER B. SØRENSEN



Summary. 페이서라고 불리는 기업가 지원조직은 신흥 시장에서 기업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소기업은 신흥 경제국 내 상당수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지하며, 혁신에 기여하고, 소셜임팩트를 촉진시킨다. 기업가 지원조직에는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펠로우십 프로그램 등이 있는데, 이들은 신흥 경제국 중소기업들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들은 기업가들의 지식, 자본, 네트워크 격차를 줄여주고, 목표 달성을 위한 지침을 제공하며, 생태계 내의 기업가정신을 촉진한다. 많은 연구들이 기업가를 지원하면 수익 증대, 고용, 자금 조달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하지만 기업가 지원조직의 프로그램을 수료한 기업가는 또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이상 다시 혼자가 되고 만다. 선진 시장의 기업가들은 산업 무역 협회, 동료 네트워크, 컨설턴트 등 넓은 범위의 전문 서비스를 활용하며 성장하는 반면, 신흥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서비스 격차가 발생한다.


아프리카와 인도 지역의 기업가 지원조직 분야를 연구하면서, 필자들은 90여 개의 눈에 띄는 액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찾아냈다. 이런 조직들은 대부분 구조화된 학습 경험, 피어 투 피어 교류, 멘토링 그리고 일정 기간 동안 투자자 네트워크와의 연결 기회를 제공한다. 이 중 60개 조직은 프로그램의 상세 정보를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46개 조직은 기업가에게 단기간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그 기간은 며칠부터 6개월까지 다양했고, 때로는 느슨하게 조직된 동문 네트워크를 조직해 제공하기도 했다. 아스펜 기업가 네트워크Aspen Network of Development Entrepreneurs와 에모리 대학교Emory University의 파트너십으로 시작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러닝 이니셔티브Global Accelerator Learning Initiative의 최신 데이터들은 신흥 시장 기업가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에 격차가 존재한다는 필자들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 이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서비스가 절실히 요구됨에도 그런 지원은 이뤄지고 있지 않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기업가 지원조직의 새로운 형태를 발견했는데, 페이스메이커 조직pacemaker organization 혹은 페이서pacer라 불리는 이 조직들은 신흥 시장 기업가들에게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페이서는 기업가를 1년부터 평생에 이르기까지 장기적으로 지원한다. 세계적인 수준의 마라톤 선수가 경주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페이서처럼, 페이스메이커 조직은 기업의 스케일업이라는 마라톤과도 같은 목표를 기업가들이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 20년간, 일부 조직은 신흥 시장에서의 기업가 지원 환경 격차가 좁혀지도록 자신의 모델을 페이서 형태로 진화시켰다. 페이서는 기업이 규모를 확장하고, 위기에 대처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전환하는 법을 학습해감에 따라 자신의 프로그램을 조정하고 기업가의 변화 요구에 부응한다.


페이서 모델은 기존의 지원 모델들보다 더 오랜 기간 서비스를 확장해 중소기업이 더 큰 사회적, 경제적 진보를 이룰 수 있게 한다. 페이서는 일반적으로 수익을 내는 창업가와 그들의 벤처에 집중해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학습 기회, 멘토링, 신뢰에 기반한 장기적인 기업가 동료 그룹을 연결한다. 또한 창업자와 대표의 욕구에 맞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이런 프로그램들은 펀딩 라운드에 대한 준비부터 현금 흐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성과 관리 시스템 적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페이서는 참가자와 수료자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기업가 모두를 페이서 서비스에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 회원으로 통합한다. 일부 페이서들은 기업의 투자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도 장기간에 걸쳐 그들의 회원과 협력하기도 하고, 리스크가 적은 자본을 투자한 후 회원들의 성장 궤도를 따라가며 장기적 관심과 헌신을 강화하기도 한다.


기업가 지원조직들은 신흥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때 마주하는 도전과 기회를 잘 이해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가는 이런 문제가 언제 발생할지, 또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할 수 있다. 케냐에 본부를 두고 있는 마카다미아와 캐슈넛 가공 및 수출 업체인 텐 센시스Ten Senses의 CEO 프랭크 오몬디Frank Omondi의 사례를 보자. 2017년 오몬디는 스탠퍼드 개발도상국 혁신 기관Stanford Institute for Innovation in Developing Economies에서 제공하는 1년짜리 교육 프로그램 스탠퍼드 시드Stanford Seed에 참여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종료되자마자 오몬디는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때 오몬디는 시드의 멘토 네트워크를 활용해 경험이 많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졸업생 낸시 글레이저Nancy Glaser를 만날 수 있었다. 코치로 자원한 글레이저는 오몬디가 현금 흐름 문제를 해결하고, 텐 센시스가 투자자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2년 후, 오몬디는 사업을 더 성장시킬 수 있는 자본을 확보했다. 2019년, 오몬디는 공정무역과 유기농 견과류를 인증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전문성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는 다시 시드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번에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활용해 스탠퍼드 대학교 학부생과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


본 아티클에서 필자들은 여섯 개 조직의 경험을 바탕으로 페이스메이커 조직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자 한다. 우리는 페이서의 대표들을 인터뷰했는데, 그중에는 인디버Endeavor, 언리즈너블 그룹Unreasonable Group, 아프리칸 매니지먼트 인스티튜트African Management Institute, 하람베 앙트프러너 얼라이언스Harambe Entrepreneur Alliance, 앙트프러너스 오거나이제이션Entrepreneurs’ Organization, Y컴비네이터Y Combinator, 스탠퍼드 시드Stanford Seed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페이서가 기업가에게 전달하는 장기적인, 혹은 평생에 걸친 가치의 유형을 설명하고, 페이서들의 조직 구조를 대략적으로 설명하며, 어떻게 다른 기업가 지원조직이 자신의 청사진을 실현하고자 하는지 몇 가지 방식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더불어 페이서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도전과제도 함께 설명한다. 필자들이 페이스메이커에 열광하는 이유는 우리가 스탠퍼드 시드라는 조직을 이끄는 리더이자 연구자이기 때문이다. 페이서 모델은 아직 완전히 이론화되지 않았고, 그동안은 독립적이고 유기적인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모델을 이론화해 업계 전반에 걸친 대화를 시작하고, 페이서 간의 더 강력한 연합을 구축하며, 다른 기업가 지원조직이 페이서 실천법을 수용해 서비스 격차를 해결하도록 촉진할 정보가 존재한다.



기업가의 혜택

페이서는 여타 기업가 지원조직들과 같이 단기 집중 프로그램을 먼저 제공한 후, 프로그램을 수료한 기업가들을 장기적인 후속 지원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경향이 있다. 기업가들은 페이서와 협력하며 지속적인 교육 기회, 비즈니스 네트워크 확장, 의미 있는 동료 연계, 니즈 기반 서비스라는 네 가지 주요 혜택을 받게 된다.


지속적인 교육 | 페이서는 기업가에게 기업 경영의 문제를 예측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장기적인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중요한 것은 기업가가 지원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나서도 학습의 필요성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앙트프러너 오거나이제이션(EO)는 연간 수익이 100만 달러 이상인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와 협력하며 60개국, 211개 지부를 통해 지역 및 전 세계에서 경영 교육을 운영한다. 와튼 스쿨Wharton School,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arvard Business School, 런던 비즈니스 스쿨London Business School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EO는 관심 있는 회원을 대상으로, 3년짜리 교육 프로그램인 EO 기업가 마스터스 프로그램EO Entrepreneurial Masters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EO는 '배움에 대한 갈증'이라는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적이고, 전문적이며, 개별적인 자기개발을 독려한다. 물론 전략에서 재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한 단기 강의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이사회 회원이자 EO 이사회 의장 선출자인 마크 스퇴클리Marc Stöckli는 이 프로그램이 단기적인 비즈니스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 프로그램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전체적인 생애 주기를 다룹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기업가 개인의 전체 생애 주기에 대해서도 다룹니다”라고 말한다.


케냐 나이로비에 본부를 두고 있는 아프리칸 매니지먼트 인스티튜트(AMI)는 아프리카의 소규모 기업 리더들에게 실용적이고 융합적인 교육을 제공할 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역의 대기업 중간 관리자들을 위한 교육도 제공한다. AMI는 온라인 수업과 비즈니스 도구를 제공하는 수준 높은 디지털 학습 플랫폼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20년 이전에는, 프로그램 종료 후 참가자와 소통할 수 있는 구조화된 방법이 AMI에 부재했다. 그러나 AMI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레베카 해리슨Rebecca Harrison과 그의 팀은 프로그램 이후에도 기업가들에게 동일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러한 이유로 새로운 파일럿 프로그램에서는 기업가가 프로그램 수료 이후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받는데, 그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학습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 이러한 도구 외에도 회원들에게는 2개월마다 새로운 주제로 구성된 교육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해리슨은 실행 과정에서 AMI의 영향력이 드러난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후 프로그램은 리더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새로운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인큐베이팅이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서는 참여자가 몰입도 높고 집중적인 경험을 하게 되는데 반해, AMI 사후 프로그램에서는 참여자 자신이 지나고 있는 기업가적 여정에 맞춰 교육 콘텐츠에 접근한다는 점을 AMI 팀은 관찰했다.


스탠퍼드 시드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지역 29개국에서 활동 중이며, 2013년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한 이래 4천여 명이 넘는 기업가와 관리자를 교육했다. 참가자들은 일 년 동안 집중적인 파트타임 경영 교육에 참여한다. 이 교육을 통해 회사를 평가하고, 장기적인 성장 계획을 수립하는데, 이러한 장기 계획은 변화를 통합하며 관리자와 직원들을 조정한다. “성장 전략을 실행하는 것은 일회성의 조치가 아닙니다. 이는 전체 과정을 설계하고, 성과를 측정하며, 이를 반복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라고 프로그램 커리큘럼을 설계한 카렌 비시에비치Karen Bysiewicz는 말한다. “리더들이 전략을 실행할 수 있도록 자원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성장을 달성하도록 하는 적절한 후속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가는 자신의 성장 계획을 바탕으로 어떤 교육과 콘텐츠에 접근할지 결정할 수 있다. 핵심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나면, 몇 년 후에도 웨비나와 행사에 참여할 수 있고, 리더십과 비즈니스 관련 영상 등 다양한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리소스 라이브러리에 접근할 수 있다.


비즈니스 네트워크 확장 | 페이서는 회원들이 기업가, 투자자, 대학, 정부 대표, 기타 이해관계자 등 폭넓은 네트워크에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성장하는 기업의 발판이 되고, 정서적 지지를 제공한다. 언리즈너블 그룹Unreasonable Group은 48개국 300명에 달하는 기업가 및 벤처와 협업하며,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언리즈너블 그룹의 글로벌 포트폴리오 수석 이사인 윌 버틀러Will Butler와 그의 팀은 정기적으로 기업가와 투자자를 소개하는 자리를 만든다. 또한 지역 네트워크 담당자는 경영 자문, 디자인 업무, 기타 서비스들을 연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스탠퍼드 시드는 검색 가능한 네트워크 디렉터리를 만들어 투자자들과의 연결을 돕고, 금융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해 회원들이 더 나은 조건의 자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페이서들이 지리적으로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는 것은 회원들에게 또 다른 중요한 자산이 된다. EO는 연결이 곧 폭발적인 성장을 촉진한다고 믿는데, 특히 지리적 위치, 경험, 관점의 차이를 넘나들 때 그러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지역과 글로벌에서 활동하는 멤버들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P2Ppeer-to-peer 소그룹들은 기업가들이 국경을 넘어 해외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EO를 통해 회원들은 산업별 또는 관심사별로 그룹을 이루는데, 그룹 중에는 시가 애호가 모임도 있다.


페이서가 구축한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페이서들이 회원과 맺는 관계가 장기적인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EO에서는 멘티로 활동을 시작한 회원이 멘토로 성장하며 멘토 그룹이 계속 확장되었다. 또한 회원들은 리더십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지지받고 그들의 현재 역할 뿐 아니라 그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훈련받는다. 인디버는 전 세계 40개 이상의 신흥 시장과 미개발 시장에 진출해 집중적인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디버가 제공하는 지원은 자금 조달, 시장 기회 확보, 유사한 문제에 직면한 혁신가들과의 연결 등이다. 인디버의 회원은 회비를 내거나 지분을 나누는 대신 인디버가 하이 임팩트 기업가로 지칭하는 차세대 기업가 멘토링 및 투자에 전념한다. “하이 임팩트 기업가는 큰 꿈을 꾸고, 규모를 확장하며, 받은 만큼 다른 이에게 돌려주려는 사람입니다”라고 인디버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총괄 책임자 앨리슨 콜리어Alison Collier는 말한다.


의미 있는 피어 커넥션 | 기업가는 외로운 직업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페이서는 지원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 아르기디우스 파운데이션Argidius Foundation의 연구에 의하면, 지원 커뮤니티는 개인과 기업의 변화하는 필요에 맞춰 자원을 연결하는 데 효과적이다.


버틀러에 따르면, 언리즈너블 그룹은 세심하게 기획된 워크숍과 신뢰 구축을 촉진하는 활동을 통해 회원에게 깊이 있는 연결을 제공한다. 10일에서 12일간 진행되는 이니셔티브 기간 동안 기업가들은 저녁 대화 모임에 참여하게 되는데, 그들은 여기서 멘토나 다른 기업가를 포함해 언리즈너블의 투자자 커뮤니티 회원들을 만나게 된다. 버틀러는 모임에서 며칠이 지나면 사람들이 '무장해제 된다'는 것을 관찰했다. 그는 기업가들이 충분한 시간 동안 일상적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고 다른 기업가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기면,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시장 상황은 변할 수 있습니다. 짊어져야 할 불안의 정도를 이해하는 지원 시스템이 주변에 있다는 사실과 매일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아주 특별합니다. P2P 지원 커뮤니티는 진정한 경쟁 우위가 될 수 있습니다.”


2008년, 서던 뉴햄프셔 대학교Southern New Hampshire University의 학생 클럽으로 창립된 하람베 앙트프러너 얼라이언스Harambe Entrepreneur Alliance는 하람빈Harambeans이라고 불리는 327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성공적인 페이서이다. 이 조직의 핵심 업무는 기존 회원과 신규 회원 간의 깊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조직은 신규 회원들에게 사람들을 연결하고 존중하는 하람빈만의 방식을 소개하기 위해 컨퍼런스를 주최한다. “우리는 회원들이 신뢰를 쌓고, 서로에게 배우며, 투자하는 것을 돕습니다”라고 창립자 오켄도 루이스-게일Okendo Lewis-Gayle은 말한다.


마찬가지로 EO는 가치에 중심을 둔 교육 세션을 제공해, 신규 회원들이 가입 과정에서 의미 있는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 “가치 교육이 세 시간쯤 진행되면 사람들은 마음을 엽니다. 심지어 줌Zoom에서도요”라고 스퇴클리는 말한다. EO는 회원들에게 왓츠앱Whats App, 위챗WeChat 및 기타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하고, 그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를 찾을 수 있게 만들었다. EO 네트워크가 촉진하고 있는 이 연결 능력은 깊이 있고, 의미 있으며,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능력인데, 스퇴클리는 이를 두고 '신뢰의 확장'이라고 표현한다. EO는 회원 모두를 P2P 경험 공유 소그룹에 참여시킴으로써 관계를 강화한다. 소그룹은 약 여덟 명으로 구성되는데, 한 달에 한 번 모여 서너 시간 동안 구조화된 주제를 나누게 된다. 이런 모임에서 기업가들은 자신이 직면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하지 못한 비즈니스 문제를 공유하는데, 이는 그들이 스스로 선택한 목표를 향해 책임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자기계발, 비즈니스, 가족 등과 연관된 감정적인 문제들 역시 대화에 포함된다. 스퇴클리는 솔직하게 취약점을 드러내는 과정이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는 우정 관계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2020년에는 시드 회원의 39%가 시드 네트워크를 활용해 동료 회원들과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답했고, 46%가 동료 회원의 자문 또는 멘토링 혜택을 누렸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시드는 산업별로 모임을 구성했다. 예를 들어, 여러 국가의 관광산업 종사자들이 온라인으로 만나 봉쇄 기간 중 불황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논의했다.


수요 기반 지원 | 기업가는 세계 경제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고사하고, 성장하는 비즈니스 벤처의 변동성도 예상할 수 없다. 필자들은 페이서가 추가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반영해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확장함으로써 계속해서 진화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약 3천 개 기업의 시작을 도운 Y 컴비네이터Y Combinator, YC는 시드 펀딩을 제공하기로 유명한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이다. YC는 시리즈 A 펀딩, 시리즈 A 사후 펀딩 및 후속 펀딩 단계를 준비하는 회원들을 포괄하는 방식으로 회원을 위한 서비스를 확장해 왔다. 또한 YC는 회원들이 현재 마주한 문제와 상황에 대한 맞춤형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오피스 아워office hours' 서비스를 제공한다. EO는 매출액이 백만 달러 미만인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위해 정식 멤버십보다 저렴한 가입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후, 스탠퍼드 시드는 정규 교육을 마친 기업가를 위한 지원 서비스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코칭 서비스, 스탠퍼드 학부생 인턴 지원 서비스, 프로보노 컨설팅 등이 포함된다. 한 예로, 시드 트랜스포메이션 프로그램Seed Transformation Program을 이수한 지 삼 년 뒤, 크레딧레지스트리 나이지리아CreditRegistry Nigeria의 CEO 자멜라 샤리에프-아예둔Jameelah Sharrieff-Ayedun은 시드의 컨설턴트인 클라우디아 살비스치아니Claudia Salvischiani에게 인재 관리를 위한 전략적인 인적 자원 시스템 구축에 대해 상담을 받았다. 이 같은 후속 지원의 결과에 대해 샤리에프-아예둔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채용, 성과 관리, 인재 개발 프로세스에 있어 수치로 측정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언리즈너블 그룹은 투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싶어 하는 기업가들의 기대에 발맞춰 언리즈너블 컬렉티브Unreasonable Collective라는 새로운 그룹을 만들었다. 이 그룹은 국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초대 기반의 모임으로, 선별된 임팩트지향 기업들에게 공동투자를 할 수 있도록 자금을 모으는 역할을 한다.


스탠퍼드 시드는 팬데믹 상황에서 회원들이 능동적으로 복잡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들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스탠퍼드 교수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웹 세미나를 기획했다. 이 세미나에서는 불확실한 시기의 현금 흐름 관리, 위기시의 인적 자원 관리 등을 주제로 다뤘다. 2020년 여름에는 83%의 시드 회원이 최소 한 개 이상의 팬데믹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교수진이 진행하는 웹 세미나, 지역 동문 행사, 시드 소셜 네트워킹 플랫폼에서 새로운 기회를 직접 접하는 방식 등이 포함되었다.



페이서의 효과

페이서는 제약 없는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 지원이 위기 상황에서 벤처의 생존 가능성과 스케일업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기업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면 기업의 지속성이 보장되고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다.


페이서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난 회원들이 지식과 행동에서 변화를 보일 뿐 아니라 의미 있는 네트워크도 확장된다. 지원을 확대하면 조직적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이런 변화는 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한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페이서는 일자리 창출, 수입 증가, 자본 창출, 제품과 서비스 판매로 사람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같은 장기적 효과를 만들어낸다고 할 수 있다. 한 예로, 하람베의 회원들은 3천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냈고, 십억 달러 이상의 자본을 조성했다. 스탠퍼드 시드는 회원들이 2만 1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억 8천 3백만 달러의 부가 수익을 내며, 4억 2천 1백만 달러의 투자금을 확보하도록 도왔다. 더 나아가 회원사의 평균 일자리, 수입 증가율, 대출 확보율은 현지 기준의 통계를 웃돌았다.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초기 투자기관인 인디버의 캐털리스트 펀드Catalyst fund 투자한,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국가의 기업들은 십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했고, 언리즈너블 그룹의 벤처 기업들은 7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페이서는 회원사 또는 기업가들의 생태계에 의도치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페이서는 선정 과정에서 내재적 편견에 영향을 받아, 소외되거나 문제에 직면한 기업가보다 이미 성공한 기업가를 선호할 위험성이 있다. 또 다른 예로, 스탠퍼드 시드는 창업 단계를 넘어선 기업에 집중하는 하이터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를 충분히 확장한 여성 기업가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 선정시 심사위원들은 여성 기업가가 일반적으로 겪는 엄격한 사회적 제약과 성차별로 인한 기업 성장의 장벽을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장기적 가치 구축

페이서를 조사하고 대표자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필자들은 페이서가 회원에게 장기적 혜택을 제공하는 방법의 네 가지 핵심 구성 요소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강력한 자원봉사자 네트워크와 디지털 플랫폼, 독특한 자금 구성, 집합적 조직 문화이다.


자원봉사자 | 헌신적이고 숙련된 자원봉사자들은 페이서의 조직 구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규모를 확장하며, 다양한 역량을 가진 회원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다.


일반적으로 자원봉사자는 회원과 비회원으로 구성된다. 페이스메이커의 회원인 자원봉사자는 조직에 대한 유대감을 기초로 페이서의 미션을 지원하는 데 헌신한다. 반면, 비회원 자원봉사자는 대부분 외부 전문가로 경험이 많아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데 의미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기업가들이다.


페이서는 회원들을 멘토, 코치, 교사로 참여시킨다. YC의 경우 프로그램을 수료한 회원들을 연사로 섭외하는데, 그 이유는 기업가들이 자신과 동일한 경험을 가진 동료 기업가들에 더 강하게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위 조직의 리더는 자원봉사자 회원이 맡게 되는 가장 일반적인 역할이다. EO가 설계한 포괄적인 리더십 구조가 없었다면, EO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EO의 모든 리더 역할은 자원봉사자 회원이 맡고 있으며, 이들을 위해 실무자, 훈련 프로그램, 리더십 콘퍼런스가 지원된다. 


루이스 게일은 하람빈이 조직의 성장에 있어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말한다. “하람빈은 후보자 선정에 관여하고, 후보자를 인터뷰하며, 투표를 진행합니다”라고 그는 설명한다. 2021년, 하람빈은 3,500명의 지원자 중 30명의 새로운 회원을 선정했다.


스탠퍼드 시드의 모든 자원봉사자 네트워크 지부는 선출된 리더들에 의해 운영된다. 이 자원봉사자 네트워크 지부들은 회원 간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지역 내 또는 지역 간 네트워킹을 관리하며, 학습 이벤트를 조직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시드의 글로벌 파트너십 책임자인 데이비스 앨봄Davis Albohm은 “지부들은 시드와 깊이 연대하고, 조직화에 능하며, 회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는 회원들을 참여시킵니다”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 속에서 실무자들은 전략 및 운영에 대해 자문하고, 회원들은 자신의 지부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개발한다.


비회원 역시 페이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인디버Endeavor는 자신의 시간을 기부한 동료 창업자, 투자자, 산업 전문가들로 구성된 5천여 명의 외부 멘토로 이루어진 글로벌 네트워크이다. 이들은 자문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기업가 여정 전반에 아우르는 전략과 실행에 대해 일대일 맞춤형 멘토링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인디버의 기업가들은 가입 후 5년에서 10년 이상 네트워크에 머무는데, 그 이후 그들은 기꺼이 다음 세대 회원들의 멘토가 된다. 콜리어는 투자자와 비교해 볼 때, 자원봉사자 멘토로 이루어진 글로벌 네트워크로부터 조언을 얻는 것은 이해상충의 문제가 없고, 멘토들이 보유한 전문성이 매우 깊고 넓다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플랫폼 | 페이서는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다. 예를 들면, 온라인으로 검색 가능한 회원 디렉터리, 소셜미디어 플랫폼, 온라인 리소스 라이브러리 등이 있다. 페이서는 이를 통해 사업 성장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투자자와의 연결을 촉진하며, 동료 기업가들 간의 상호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한 예로, AMI는 온라인 교육과 네트워킹 플랫폼을 활용해 구조화된 혼합형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현재는 사후 프로그램 서비스로까지 확장되었다. 언리즈너블 그룹은 언리즈너블닷앱Unreasonable.app이라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개발해, 회원, 멘토, 투자자 그리고 파트너 간의 연결을 촉진한다. 플랫폼은 훈련 가이드와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커뮤니티 전반에 걸쳐 진정성 있는 연결을 촉진한다.


YC는 회원들이 자문을 얻을 수 있도록 북페이스Bookface라는 독자적인 온라인 동문 디렉터리를 개발했다. 이 플랫폼의 기술 덕분에 사용자들은 7천 명의 동문 데이터베이스 중 연결되고 싶은 특정 회원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기업가에게 더 높은 매출과 투자를 가져다주었다. 스탠퍼드 시드는 여러 플랫폼을 통해 회원과 투자자를 연결하는데, 이로 인해 효율적인 프로그램과 사후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팬데믹 상황에서 온라인 프로그램으로의 전환이 일어나며 시드의 소셜 네트워킹 플랫폼을 통한 회원 간 연결이 더 활발해졌고, 기대하지 않았던 긍정적인 효과도 일어났다.


연구에서 필자들은 페이서가 우수한 고객 서비스를 유지하는 동시에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모델을 강화시켜야 하는 어려움에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어떤 경우 페이서는 회원 디렉터리와 같은 간단한 웹 기반 솔루션을 채택하기도 했는데, 중요한 점은 페이서가 디지털 플랫폼만으로는 넓은 범위의 혜택과 지원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실무 인력을 활용해 회원 경험을 설계하고 상호작용을 유도했다.


언리즈너블 그룹에 따르면 회원 중 80%가 투자자나 멘토 또는 기타 자원과 연결되기 위해, 매년 최소 1회 이상 관계 관리 담당자에게 연락을 한다. 만약 그들이 투자금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매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스탠퍼드 시드 역시 아프리카와 남아시아를 담당하는 세 명의 네트워크 관리자를 두고 있으며, 이들의 역할은 회원들과의 개인적인 관계 유지를 지원하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펀딩 | 서비스에 대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페이서들은 자선적인 자본, 기부금, 자기자본, 회원 가입비를 모금하거나 책정할 수 있다. 필자들은 자금 조달 방법이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대부분의 장기적인 프로그램들은 회비만으로 충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페이서 중 일부는 회비와 프로그램 참가비를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했지만, 기부금을 통해 비용을 보조하는 경우도 있었다.


EO의 경우 회비로 자금을 전액 조달하고 있는데, 프로그램의 종류와 조직이 가진 유산에 따라 자금 조달의 방식은 다르게 나타났다. 스탠퍼드 시드는 자선 자본이 회비를 보완하는 형태의 자선 비용 분담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인디버의 캐털리스트 펀드는 투자를 목적으로 조성된 규칙 기반 공동 투자 펀드이다. 이 펀드는 창업자가 선택한 리드 투자자에 의해 설정된 가격과 조건을 따라 운용된다. AMI의 65개 이상의 온라인 강좌와 2천 개 이상의 실용적 툴은 다국적 기업이나 기부자 또는 수수료 등으로 운영된다. 하람베 앙트프러너 얼라이언스는 프로그램 참가비와 기부금, 기업 및 투자자들의 회비 그리고 하람빈이 설립한 회사의 투자 수익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회비가 페이서의 주된 자금 조달 원천일 때, 자금 제공자와 수혜자 간의 관계가 강력하게 형성된다. 이 경우 회원이 페이서의 가치를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페이서에게 주어지며, 수입과 프로그램 운영비가 연동된다. 아르기디우스 파운데이션Argidius Foundation의 최신 보고서는 열의를 가진 기업가들의 참여를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비용 부과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페이서는 자선 자본을 통해 회비를 보충함으로써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안정적이고 높은 가치의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다.


앞서 설명했듯, 대부분의 페이서는 교육, 멘토링, 자문 및 기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의 재능 기부를 원한다. 양질의 서비스에 대해 회원들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엄두를 내지 못할 수준일 수 있기 때문에, 자원봉사는 페이서 모델에서 핵심적이다. 예를 들어, 스탠퍼드 시드는 25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 컨설턴트와 코치들이 동료 회원 네트워크에서 활발하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해, 회원들이 비용의 일부만을 지불하고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다. 광범위한 네트워크가 페이서가 전형적인 지원 프로그램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집합주의 정신 | 페이서는 회원들에게 집합주의 정신을 고취시킨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가 지원조직과 다르다. 페이서들은 의식, 일상, 규범, 상징 등을 통해 그러한 문화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그들이 공유하는 가치를 기억하도록 한다. 페이서의 미션을 중심으로 이러한 문화를 구축하면 페이서를 넘어서는 집단적인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상호성과 연결성이 강조된다.


하람빈들은 '서번트 리더십, 신중한 대담성, 지속적인 낙관주의'라는 공동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의도적으로 문화를 설계했다. 이것은 회원들의 행동을 통해 아프리카를 변화시킨다는 조직 미션의 일부이기도 했다. 회원들이 입회식에서 서명하는 하람빈 선언문은 회원 개인이 자신보다 더 큰 목표를 위해 단합한다는 것의 상징이다. 선언문에는 “우리는 우리의 방향성을 공표하고 선언합니다. 아프리카인의 잠재력이 발휘되고, 아프리카 대륙의 사회, 정치, 경제 발전을 추구하며, 우리 세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하나 되어 함께 협력할 것입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신입 회원은 1944년 금융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44개국 대표가 서명해 브레튼 우즈 협정과 체제를 승인한 브레튼 우즈Bretton Woods의 골드 룸Gold Room에서 이 선언문에 서명하게 된다.


스탠퍼드 시드는 그들의 성공 자체가 사회에 긍정적인 임팩트가 될 수 있는 기업들을 만든다는 가치를 전파함으로써 집합주의 문화를 구축한다.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신흥 시장의 기업가들과 협력한다”는 스탠퍼드 시드의 미션 자체에도 집합주의 문화가 담겨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비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여러 사회 변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스탠퍼드 시드의 궁극적인 비전인 세계 빈곤 퇴치에 기여한다.


페이서들의 P2P 지원 시스템은 상호성, 존중 정신, 취약성 공유, 비밀 유지를 중시하는 집합주의 가치관에 기인한다. EO, 언리즈너블 그룹, 스탠퍼드 시드는 P2P 지원 문화가 발달할 수 있도록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을 강조한다. EO에서는 신뢰와 존중이라는 핵심 가치에 따라 다른 사람이 말할 때 판단을 유보하고, 질문을 받았을 때만 피드백을 제공하며, 깊이 경청하는 방법을 배운다. 언리즈너블 그룹과 스탠퍼드 시드는 회원이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경험은 산업별로 구성된 그룹에서 전략 및 운영에 대한 문제를 공유하는 것부터 회원들이 개입해 문제 해결을 돕는 피어그룹 안에서 리더로서의 어려움을 나누는 것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경험은 특히 초기 단계의 회원들이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된다.



혁신의 새로운 영역

페이서들은 계속 진화하며 새로운 혁신의 영역을 탐색해 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페이서들이 그들의 프로그램 방식의 시도들을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구축해 가고 있는 5개 영역을 찾을 수 있었다.


회원 참여 촉진 | 페이서가 성장하고 네트워크의 크기가 확장되면, 의미 있는 상호 작용을 촉진했던 개인적 관계들을 잃을 위험이 생긴다. 회원들은 스스로 페이서에 합류하기를 선택하고, 프로그램 후에도 대체로 자기 주도적이기 때문에, 페이서 모델은 회원의 적극적인 참여에 의해 좌우되기 마련이다. 스탠퍼드 시드의 관찰에 따르면, 디지털 플랫폼의 상호작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며, 네트워크가 성장할수록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드는 것은 더 어려워진다. 이런 문제에는 중앙에서 기획된 컨퍼런스와 지역 네트워크의 행사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상호호혜적인 서클에 속한 기업가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소셜네트워킹 플랫폼처럼 말이다. 유사하게 언리즈너블의 버틀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참여시키는 것은 쉽지만, 모든 사람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펠로우십은 평생 지속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참여 수준은 자연스럽게 바뀔 것입니다.” 현재의 페이서 모델은 적극적인 회원에게 의존하고 있다. 스퇴클리는 “EO는 체육관이지 스파가 아닙니다. 참여를 통해서만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필자들은 인터뷰를 통해 몇몇 회원에게 적극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며, 네트워크의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회원에는 네 가지 뚜렷한 유형이 존재한다. 프로그램을 수료하자마자 활동을 중단하는 수동적인 회원, 필요에 의해 프로그램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비정기적 회원,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페이서의 서비스를 이용할 뿐 아니라 자원봉사를 통해 직접 기여하는 적극적인 회원 그리고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하고 회원 네트워크에서 이니셔티브를 주도하면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네트워크 리더이다. 서비스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휴면 중인 회원을 활성화하고 참여시킴으로써 전체 회원의 서비스 활용도를 높일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페이서들의 회원 기반이 확장되면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찾는 일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페이서들은 회원들의 새로운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그 효과를 측정하며, 홍보하고, 커뮤니티 관리에 전념하는 직원을 고용함으로써 혁신을 꾀하고 있다.


다양성 향상 | 페이서들은 다양한 배경, 정체성, 지역, 산업 등 폭넓은 영역의 기업가들을 지원하는 것에 점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스탠퍼드 시드의 경우 팬데믹 상황에서 가상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이를 통해 새로운 지역에서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지역적 다양성이 높아졌다. 시드의 신규 회원 중 32%는 여성 주도 기업female-led enterprise 출신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현지의 여성 기업 비율에 비해 크게 앞서지만 몇몇 지역에서는 뒤처져 있기도 하다. 유사하게, EO는 P2P 자문 그룹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적 변화를 제도화해 가고 있다. 페이서들은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자신들의 회원과 기업의 인구통계학적 구성을 살피며 회원가입 절차에서 편견이 작용하지 않는지 관찰하고 해결한다.


시너지 효과 활용 | 페이서들은 전 세계의 회원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그 회원들은 서로 다른 성장 단계에 있다. 운영비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회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려면 창의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기업가들이 충분하고 적절하게 자금을 조달받기 위해 여러 장벽을 해결하도록 돕는 것은 페이서들이 최우선으로 풀어야 할 과제이며, 특히 신흥 시장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EO가 대학과 협력해 경영 교육을 제공하는 것처럼, 몇몇 페이서들은 학술 기관과 협업해 콘텐츠 전달 측면에서 시너지를 모색했다. 또 다른 페이서들은 회원들이 필요로 하는 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기금 투자자와 제휴해 투자 수단을 확대했다. 스탠퍼드 시드는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US International Development Finance Corporation와 함께 저렴한 대출과 보조금을 제공하는 새로운 협업을 시작했다.


점점 페이서의 회원 규모가 커지고, 페이서가 외부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기에 매력적인 후보군이 되면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려면 페이서 뿐 아니라 페이서와 같은 마인드를 가진 협력자들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임팩트 측정을 통한 가치 도출 | 페이서는 자신의 임팩트를 평가하고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대다수의 페이서들은 회원 기업들의 전반적인 성과 데이터를 공개한다. 하지만 페이스메이커들의 지원이 장기적이고 다면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프로그램 사후에 진행되는 다양한 노력이 고용 창출, 외부 자본 조달, 수익 증대 등과 같은 회원들의 성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설명해 내는 것이 임팩트 평가의 과제일 수 있다. 필자들은 일부 페이서가 프로그램의 임팩트를 측정하기 위해 실험적 또는 준실험적인 방법들을 도입하기 시작한 것을 발견했다.


스탠퍼드 시드는 지난 10년간 데이터 수집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페이서가 회원들에게 매년 설문을 요청해 수집하는 대신 현재는 회원이 사후 프로그램 서비스에 접속하려면 의무적으로 설문에 응답하도록 하고 있다. 스탠퍼드 시드의 연간 설문 응답률은 2018년 58%에서 2021년 80%로 증가했다. 스탠퍼드 시드는 해마다 임팩트 보고서를 통해 기업가를 위한 상세한 벤치마크 데이터를 공유한다. 이를 통해 회원들은 프로그램 사후 활동뿐 아니라 축적되는 데이터베이스로부터 도출된 인사이트를 통해서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AMI도 회원이 추가적인 프로그램 사후 서비스 혜택을 받으려면, 2년간 프로그램 사후 설문조사에 응답해야 한다. 페이서와 이해관계자에게 유익한 임팩트 데이터를 생성하는 것은 혁신의 새로운 영역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것일 뿐 아니라 집합주의 정신을 만들어가는 데 기여한다.


하이브리드 프로그램 제공 | 팬데믹은 페이서들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모델에 막대한 변화를 일으켜, 대면 소통 방식에서 디지털 서비스로 전환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전환으로 인해 커뮤니티에 대한 감각, 구성원간의 상호작용, 페이서가 회원들에게 주고 있는 본질인 신뢰성이 도전받고 있다. 팬데믹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회원으로 가입하고 비대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참가자들이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게 될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페이서 방식을 채택하는 방법

기업가를 지원하는 조직은 단기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페이서의 실행 방식을 일부 혹은 모든 참여자에게 적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지원 유형이나 기간을 확대하기로 결정하려면, 시장 수요, 현재까지의 임팩트를 고려해야 하고, 그 조직의 임팩트가 페이서 모델을 통해 확장될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회원들의 요구사항은 대부분 예상 가능하다. 물론 팬데믹 동안 사업을 중단하고 견뎌야 하는 일부 예측 불가한 상황을 제외하면 말이다. 페이서의 방식을 수용한다는 것은 기존의 동문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통합되고 다면적인 회원 네트워크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첫째, 비교적 구현하기 쉽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 않은 몇 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모든 기업가 지원조직의 가장 가치 있는 자원은 동문이다. 동문 회원의 지식과 지혜는 실제로 존재하지만, 활용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빠르고 영향력 있는 방법은 성공한 동문들이 지금의 회원들과 대화를 나누도록 초대해 활동에 다시 참여시키는 것이다. 조직은 짧은 설문조사를 통해 동문의 지식 수요를 파악하고, 동시에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동문 연사를 식별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비공식적으로 시작되어 점차 공식적인 형태로 바뀔 수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기업가 지원조직은 존경 받는 동문을 전략 세션에 참여시킴으로써 조직이 동문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그리고, 그들에게 동문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동문을 참여시키는 것은 페이서의 핵심인 집합주의 문화 구축에 도움이 된다.


둘째, 지원조직 내에서 무엇을 바꿀 수 있고, 실험 가능한지 고민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집합주의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를 검토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조직의 미션, 가치를 업데이트하고 회원 행사에서 입회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도 더욱 강력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 더 나은 몰입 경험을 디자인하면 회원들과 조직 간 유대감을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을 위해서는 리더십이 주도하고 나머지 조직 구성원들이 힘을 보태야 한다.


셋째, 보다 장기적인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 구축이 한 예가 될 수 있는데, 이러한 플랫폼은 회원들을 연결시키고 평생에 걸쳐 콘텐츠, 자원봉사자,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늘고, 비용은 줄어들고 있다. 덧붙여, 조직과 동문을 다시 연결하고, 회원 기수 간의 의미 있는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정기적인 이벤트를 개최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운영비가 발생할 수 있고, 운영 지출을 위한 새로운 유형의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포괄적인 조직 변화가 동반될 수도 있다.


페이서 모델로의 전환에 대한 리스크는 결코 작지 않다. 페이서의 몇 가지 요소만을 수용하더라도 조직은 지속 불가능해질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견고한 집합주의 문화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면, 의미 있는 관계의 부족으로 플랫폼을 한 번 사용한 동문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기업가를 지원하는 활동성 있는 인프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조직의 사명과 역량을 이러한 변화에 맞추려는 의식적인 헌신이 필요하다.



회고

페이서들이 제공하는 지원과 같은 장기적인 지원 인프라는 신흥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기업가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들은 페이서 개념을 더욱 널리 확산하려는 기존의 노력과 새로운 시도에 박수를 보낸다.


페이서의 수가 늘어감에 따라, 서비스의 이상적인 활용과 관련해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질문들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얼마만큼의 지원이 너무 많은 지원인가? 이미 구조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을지도 모르는, 고군분투 중인 기업을 페이서는 계속 지원해야 하는가? 반대로 성공한 회원이 페이서에 의존하기보다, 시장 가격에 맞는 컨설팅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시점이 있는가? 가능하다면 어느 시점에 기업가들이 사후 프로그램으로부터 '졸업'해야 하는 것인가?


페이서는 성공하는 기업과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가진 필요의 범위를 고려해야 하고, 그들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와 그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적절한 기간 범위를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적절한 규모의 서비스를 통해 기업가들이 초기에 포기하지 않고 기업가 스스로 성과를 거두도록 하며, 신흥 시장의 기업가 지원조직들은 장기적으로 임팩트를 극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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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ALI V. RAMMOHAN

소날리 V. 람모한은 스탠퍼드 시드에서 학습과 평가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15년동안 조직의 긍정적 임팩트 창출을 돕기 위한 연구와 이니셔티브를 담당했다. 이전에는 펩시코와 샌프란시스코 커뮤니티 건강 센터에서 재무 업무를 담당했다.


TIM WEISS

팀 바이스는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혁신과 기업가정신 조교수이며, 아프리카 테크 리서치 컬렉티브의 공동 창립자이다. 그는 오픈액세스 도서 <디지털 케냐: 현재 진행형인 기업가 혁명>의 공동 편집자이기도 하다.


DARIUS TETER

다리우스 티터는 스탠퍼드 시드의 상임이사다. 이전에는 아시아개발은행과 밀레니엄 챌린지 코퍼레이션에서 동남아시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전역에서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조달을 담당했다.


JESPER B. SØRENSEN

예스퍼 B. 쇠렌센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조직행동론 교수이자 선임 부학장이다. 그는 스탠퍼드 시드의 교원 이사를 맡고 있으며, 글렌 R.캐롤과 <위대한 전략 만들기>를 공동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