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변화]학업을 마칠 수 있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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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일반 · 교육 · 시스템변화
학업을
마칠 수 있는 나라

2025-1


BOB BALFANZ · JOHN BRIDGELAND



Summary. 미국의 학업 중단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지난 20년간의 캠페인으로 미국 전역의 졸업률은 전례 없이 상승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얻은 교훈은 다른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그 교훈은 넘기 어려운 임계치를 넘고, 행동을 촉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까?



웨스트버지니아는 뛰어난 자질과 회복력을 갖춘 시민들과 풍부한 천연자원, 아름다운 산악 경관을 지니고 있는 주이다. 하지만 이 주의 GDP 순위는 최하위권에 가까우며, 성인우울증과 중독, 아동 빈곤소득 불평등실업률 등의 지표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심각한 불평등으로 인해 이곳에서 성공적인 교육 사례가 나오리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2001년, 낙오아동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NCLB이 고교 졸업률을 높이기 위해 표준 시험과 책무제를 도입하며 전국적인 졸업률 향상 캠페인의 토대를 마련했을 당시,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졸업률은 74%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0년의 졸업률은 92%까지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저소득층 학생들의 졸업률은 87%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15년 이상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모든 소득과 인구 범주에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향상되었다. 


웨스트버지니아주 졸업률의 극적인 상승은 효과가 입증된 방식을 체계적으로 적용하며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였다. 웨스트버지니아주를 포함한 미전역의 성과가 매우 인상적이어서 일부 전문가들은 결과의 진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존스홉킨스대학에서 교육 분야 과제의 실질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응용 연구개발 그룹인 졸업률개선센터Everyone Graduates Center의 책임자 밥 발판츠Robert Balfanz와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 전 의장이자 과거 시빅 엔터프라이즈Civic Enterprises로 불렸던 사회적기업 시빅Civic의 CEO 존 브리지랜드John Bridgeland는 15년간 각 주의 졸업률 데이터를 추적해 왔기 때문에 이 결과가 사실임을 알고 있었다. 미 국가교육통계센터National Center for Education Statistics의 졸업률과 기타 학업 성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의심의 여지는 없었다. 웨스트버지니아주는 졸업률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를 보였지만, 중등학교 개선 지수Secondary School Improvement Index의 네 가지 지표인 8학년 전국 독해 및 수학 평가, AP 시험 결과, 정시(4년) 고등학교 졸업률 모두에서도 고등학교들이 개선을 보였다. 우리의 연구 결과는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2020년 연구를 통해서도 뒷받침되었으며, 주와 국가 차원의 졸업률 상승이 조작이 아닌 책무성을 기초로 이뤄낸 변화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이런 주목할 만한 성과가 20년간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다. 진전도나 비율상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많은 주에서도 졸업률이 상승했다. 지난 30년간 졸업률이 정체되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전국 졸업률은 2001년 71%에서 2020년 86.5%로 상승했다. 이러한 개선에는 흑인, 라틴계, 저소득층 학생들이 거둔 상당한 성취가 반영되었다. 이들의 졸업률은 2000년대 초반 70% 미만이었지만, 2020년 80%로 상승했다. 20년 동안 학업을 마친 학생의 수는 500만 명 이상이었다.


2000년대 초반 시작된 협력적 노력은 2010년 ‘그래드네이션GradNation’이라는 이름의 브랜드로 전국 고등학교 졸업률 개선 캠페인이 통합되면서 놀라운 성과를 이끌었다. 이 캠페인에는 교장부터 미국 대통령에 이르는 다양한 리더들이 참여했고, 성취도가 낮은 학교와 많은 학생 수와 수요를 가진 공립학교들이 학교 상황에 맞는 효과적인 접근법을 채택하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2020년까지 10개 주의 졸업률이 90% 이상 상승했고, 다른 10개 주에서는 89% 이상 상승했다. 인구가 더 적은 15개 주에서는 천 명 미만의 차이로 졸업률 90%를 기록했다. (COVID-19 팬데믹으로 이러한 진전이 잠시 멈춰, 2021년 고등학교 졸업반의 전국 졸업률이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하락 폭은 1% 미만이었다. 2022년 졸업반의 전국 졸업률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또한 졸업률이 매우 낮은 고등학교(우리는 졸업률이 60% 미만인 이런 학교를 ‘학업 중단 고위험 학교dropout-factory high schools’라 부른다)의 수가 전국적으로 3분의 2 줄었다. 이러한 학교가 아직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캠페인 초기 2,000개가 넘었던 데 비해 그 수가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700여 개 학교가 남아있다.) 이러한 급격한 감소세는 미국 내 모든 지역사회에서 졸업률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전국 단위 캠페인의 개혁과 새로운 접근을 통해 졸업률이 유례없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캠페인은 4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통합적으로 시행되었다. 첫째, 대담한 목표를 세우고, 최소 10년 이상 진척도를 측정한다. 둘째, 수요가 많은 곳에 집중한다. 셋째, 당사자의 의견을 경청한다. 넷째, 검증된 접근법에 초점을 맞추고, 모든 영역에서 전국적인 대응을 육성 및 지속한다.


우리는 캠페인의 과정을 소개하며, 그 가운데 우리가 얻은 교훈을 나누고자 한다. 캠페인의 과정은 때로 순탄치 않았다. 우리는 낯선 파트너들과 캠페인을 기획하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시기에도 캠페인을 이어가며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 우리가 공유하는 교훈이 졸업률 90%를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에 영감을 주고, 다른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캠페인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미국 교육이 실패하고 있다

1981년 레이건 행정부는 미국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고자 미 교육우수성위원회National Commission on Excellence in Education를 설립했다. 2년 후, 이 위원회는 ‘위기에 처한 국가A Nation at Risk’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전국적으로 학생에 대한 기대 수준이 낮아지고, 학업에 투자하는 시간이 적어지며, 수업의 질이 떨어지고, 교육 과정의 엄밀성이 부족한 현실을 지적했다. 당시 미국 교육의 처참한 상태에 대해 이 보고서는 직설적인 결론을 내렸다. "만약 외부의 적대 세력이 오늘날 미국 교육 정도의 보잘것 없는 성과를 내도록 미국에 강요한다면, 우리는 이를 명백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것이다."



이 보고서는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학업 중심의 고등학교 교과 과정 수립, 학업 책무성 증대, 교사 전문성 증진과 같은 개혁 노력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1981년부터 2000년까지 전국 고등학교 졸업률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진 못했는데, 그 이유는 졸업률에 책임을 지는 주체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그 기간 동안 학교와 지역, 주정부 어느 곳도 졸업률에 책임을 지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학업 중단 문제는 학생 개인과 사회, 경제 측면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 2001년에는 전체 학생의 4분의 1 이상이 제 시기에 졸업을 하지 못했다. 특히 흑인, 라틴계, 아메리카 원주민 학생 중 제때 졸업을 하지 못한 학생은 3분의 1이 넘었다. 1980년대와 90년대에 미국 경제가 지식 기반으로 전환되면서 고등학교 학업 중단에 따른 영향은 매년 심화되었다. 학업중단자는 학업을 중단하지 않은 또래에 비해 졸업 후 실업 및 빈곤 상태에 놓이거나 공적 지원을 받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수감이 되거나, 자녀 역시 학업을 중단하게 될 가능성 또한 높았다. 전후 복구 시기와 경제 성장기를 거쳐온 이전 세대는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어도 노조가 있는 공장에 취업해 중산층이 될 수 있었지만,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대부분은 중산층 일자리를 얻기 위해 고등학교 졸업장뿐 아니라 전문대 수준의 교육이 필요해졌다. 한편, 정부는 학업중단자의 수가 급증함에 따라 발생하는 거시경제적 영향으로 매년 수천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GDP 증대를 이끄는 생산성 높은 근로자 수가 줄고, 재소자 수는 늘면서 의료 및 사회서비스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학업 중단 위기로 발생하는 복합적인 사회경제적 영향을 막기 위해 시빅 엔터프라이즈, 졸업률개선센터, 전미약속연맹America’s Promise Alliance, 교육우수성연대Alliance for Excellent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2002년 NCLB 법을 근거로 전국적인 졸업률 개선 캠페인을 조직했다. (이 중 전미약속연맹은 콜린 파월Colin Powell 장군, 알마 파월Alma Powell, 마르게리트 콘드라키Marguerite Kondracke가 주도하고 있었고, 교육우수성연대는 웨스트버지니아주 주지사를 지낸 로버트 와이즈Robert Wise가 대표를 맡고 있었다.) NCLB 법은 처음으로 고등학교에 졸업률에 대한 책무를 부과했지만, 법의 효과성을 제고하려면 추가 입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밥이 2004년 출간한 보고서 ‘학업 중단 위기 진단분석Locating the Dropout Crisis’과 2004년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2006년에 브리지랜드가 발표한 보고서 ‘조용한 확산: 고등학교 학업중단자의 경험The Silent Epidemic: Perspectives of High School Dropouts’이 캠페인 전략에 영감을 주었다. 이 두 보고서는 학업 중단 문제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캠페인 초기, 학업 중단 방지 이니셔티브에 함께할 파트너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당시는 교육계 리더, 정책입안자, 교육 옹호단체 모두 이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교육 개혁가들의 관심은 졸업률 향상이 아닌 학업 성취도 제고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들이 학업 성취도에 전략적으로 집중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1990년대 미국 연방정부가 시행한 고등학교 중도탈락률 감소 정책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 관련 정책들이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이 밝혀졌다. 둘째, 2001년 미인구조사국U.S. Census 데이터는 일반학력검정GED을 취득한 이들에 대한 ‘고등학교 이수율’만 다룰 뿐, 정규 졸업장 취득을 기준으로 하는 ‘정시 졸업률’은 다루지 않으면서 전국적으로 3분의 1에 달하는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제때 졸업하지 못하는 현실을 가려버렸다. 또한 전국 및 주 단위의 평균치만을 제시하면서 왜곡을 발생시켰는데, 저소득 지역의 낮은 졸업률이 부유한 교외 지역의 높은 졸업률을 상쇄시킨 결과였다. 겉으로 보기에 고등학교 이수율이 충분히 높아 보이게 되면서 해결해야 할 중대한 위기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인식되었다. 이러한 무관심에도 우리는 실태를 정확히 알리고, 협력자를 모으기 위한 캠페인을 계속 이어갔다.



대담한 목표와 척도 수립

우리가 캠페인을 처음 조직했을 당시, 교육 분야와 정부 통계기관은 서로 다른 졸업률 측정 방식을 따르고 있었고, 각각은 근본적인 결함을 갖고 있었다. 2005년 맨해튼연구소Manhattan Institute for Policy Research 보고서는 정부 기관이 산출한 졸업률을 두고 ‘가장 신뢰하기 어려운 수치’라고 지적했다. 정확하고 단일화된 산출 방식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연방정부의 졸업률 산출 방식은 청소년 사법 체계juvenile-justice system 안에서 처벌을 받고 있는 학생 수를 포함시키지 않았고, 일부 주에서는 학군을 이탈하거나 공식적으로 중도탈락하지 않았지만 학업을 중단한 학생의 수를 제외시켰다. 이 학생들은 ‘행방불명whereabouts unknown’으로 분류되어 졸업률 통계에서 아예 제외되었고, 결과적으로 졸업률은 실제보다 높게 부풀려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주지사협의회National Governors Association는 2004년부터 전국 단위 졸업률 산식을 표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50명의 주지사는 2005년까지 코호트 조정 졸업률Adjusted Cohort Graduation Rate, ACGR을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엄격하고 신뢰할 만한 이 지표는 입학 후 4년 이내에 일반 학위 인정 졸업장이 아닌 고등학교 졸업장을 제때 취득한 9학년 신입생의 비율을 기준으로 졸업률을 산정한다. 또한 전학 검증 절차를 통해 학생이 전학간 학교를 기준으로 정확히 집계하고, 이전 학교 등록부에서는 그 학생이 제외되도록 했다. 끝으로 연방정부는 주, 학군, 학교별 목표를 비교할 수 있도록 졸업률을 공통 계산하는 데 동의했다. 


2006년, 우리는 당시 교육부 장관이었던 마가렛 스펠링스Margaret Spellings를 만나 코호트 조정 졸업률을 전국 단위로 도입할 것을 요청했고, 그 제안은 받아들여졌다. 2008년, 연방정부는 2011년 졸업생부터 적용되는 졸업률 산출 방식으로 ACGR을 채택했다. 그 결과, 각 주는 더 명확하고, 도전적인 졸업률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연간 개선율을 제시하게 되었다. 이러한 조치는 낙오아동방지법의 졸업률 책무성 규정을 수정한 결과였다. 이전에는 각 주가 자체적으로 졸업률 산정 방식을 택할 수 있었고, 원한다면 매우 낮은 수준의 개선 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었다. 단일한 측정 기준과 실질적인 개선 목표의 도입으로 주, 학군, 학교 유형 간 졸업률을 보다 공정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되었고, 그에 따른 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2008년 말, 캠페인을 주도하는 주요 조직인 시빅 엔터프라이즈, 졸업률개선센터, 전미약속연맹, 교육우수성연대는 교육, 비영리단체, 시민권 단체, 기업, 자선단체, 정부의 최고 리더들을 모아, 고등학교 학업 중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 마셜 플랜Civic Marshall Plan을 수립했다. 이 계획은 주 및 학군 차원에서 고등학교 졸업률을 높이기 위한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한다는 약속들로 구성되었다. 세부적으로는 졸업률이 낮은 지역에 대한 개선 노력 집중, 수업 시수 및 학습 시간 확보를 통한 학업 기대치 제고, 교사와 관리자를 위한 교육 및 지원 제공, 조기경보 및 개입 시스템 구현, 법정 의무 학령기 상향, 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 교육 및 직업훈련으로의 연계를 통한 졸업장 효용성 증대가 포함되었다.


18개월 후, 그래드네이션 캠페인은 2020년까지 고등학교 졸업률 90%를 달성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약속한 100개 이상의 파트너 조직과 함께 시작되었다. 


주요 기관들은 전국 각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0곳이 넘는 지역사회에서 공동으로 컨퍼런스를 열고, 가장 큰 성과를 내고 있는 학군과 주의 사례를 공유했다. 이 컨퍼런스는 미국의 거의 모든 주에서 진행되었고, 시빅과 졸업률개선센터는 캠페인의 지속성과 국가 차원의 책무성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연례 보고서를 내기로 약속했다.


같은 해인 2010년, 전미약속연맹의 콜린 파월 장군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TV 중계 회의 중 ‘졸업할 수 있는 나라 만들기Building a GradNation’ 보고서를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에게 공유했다. 이 보고서는 그래드네이션 캠페인이 보급하고 있는 확장 가능한 솔루션을 통해 일부 주와 학군이 고등학교 졸업률을 유의미하게 제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2020년 졸업생부터 전국 고등학교 졸업률을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이 목표는 매우 도전적이었는데, 당시 31개 주의 졸업률은 70%대에 머물러 있었고, 7개 주는 60%대, 1개 주는 50%대에 있었으며, 많은 대규모 학군의 졸업률 역시 50%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2008년 졸업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보고서에서 우리는 실질적인 진전이 일어나기 시작했음을 확인했다. 테네시주와 뉴욕주의 졸업률은 각각 15%p와 10%p 상승했고, 2002년부터 2008년 사이 29개 주가 졸업률을 높였다. 또한 이 기간 동안 학업 중단 고위험 학교의 수가 13%p 감소했고, 해당 학교의 재학생 수도 40만 명 줄었다. 테네시, 텍사스, 앨라배마, 조지아 같은 주에서는 시, 교외, 타운, 농촌 지역에서 상승세가 고루 나타나며, 모든 학군에서 개선이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우리는 보고서의 결론을 이렇게 내렸다. “우리는 고등학교 학업 중단 위기를 종식시킬 수 있습니다." 



문제지역을 공략하다

졸업률을 높이기 위한 두 번째 요소는 졸업률이 60% 이하인 학교가 더 많은 지원을 받고, 개선과 책무성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주 및 연방 차원의 책무성 관련법은 졸업률이 낮은 고등학교를 식별한 후, 목적 사업 보조금 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학교의 분위기와 교과 과정, 교육자의 전문성 개발 및 학생에 대한 지원을 개선하는 데 추가 자금을 지원했다. 또한 졸업률이 낮은 학교들은 저성과 학교와 협력해본 경험이 있는 외부 파트너와 협력하도록 권장받았다. 만일 연방정부가 정한 기한 내에 개선을 보이지 않으면, 학교 임직원 교체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학교들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1990년대에는 주정부가 연방정부보다 졸업률 개선 노력에 앞장섰다. 메릴랜드주는 성과가 가장 낮은 학교를 식별하고, 개선을 이루지 못할 경우 주정부가 학교를 인수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경고한 주 중 하나였다. 1994년 메릴랜드주는 패터슨 고등학교Patterson High School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구분했다. 3년간 졸업률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주정부가 패터슨 고등학교의 거버넌스 권한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였다. 


패터슨 고등학교는 볼티모어의 산업 지역에 위치한 학교로, 1994-95학년도 재적 학생 수는 2,096명이었다. 이 학생 중 절반 이상이 9학년에 등록했고, 그중 절반 이상(1,208명의 신입생 중 600명)이 제때 졸업을 하지 못하면서 9학년 과정을 2~3번 반복했다. 12학년에 등록한 학생은 235명뿐이었고, 이 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의 수학 및 읽기 능력은 대부분 6학년 수준이었다. 1994학년도 패터슨 고등학교의 졸업률은 관련 데이터가 없어 파악이 어렵다. 해당 학년도에 대한 유일한 통계는 19%의 연간 학업 중단율뿐이다. 이후 존스홉킨스대학교 교육대학의 학교사회조직연구센터Center for Social Organization of Schools, CSOS가 분석한 결과, 1994년에 입학한 신입생 중 64%가 4년 이내에 학업을 중단했다. 패터슨 고등학교는 높은 결석률(학생의 4분의 3이 장기 결석) 및 낮은 학업 성취도(28%의 학생만이 8학년 수준의 수학 성취도 시험을 통과)와 더불어 심각한 학업 중단 문제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구조조정 대상이 되었다. 


주정부는 추가 자금을 들여 패터슨 고등학교의 개선 노력을 지원했다. 1995년 가을, 패터슨 고등학교 교장은 CSOS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CSOS는 밥이 일하고 있던 응용 교육 연구 및 개발 기관으로, 도전적인 상황에 놓인 학교를 대상으로 포괄적이고 근거 기반의 개혁을 실행하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패터슨 고등학교와 CSOS는 학교 내 별도 공간을 마련하고 9학년 아카데미Ninth-Grade Academy를 개설했다. 모든 신입생은 이곳에서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했으며,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팀을 이뤄 수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학생들의 출석률을 높이기 위해 환대하는 학교 문화를 만들고, 학업이 학생들의 미래와 유의미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새로운 교수법을 도입했다. 학교 시간표도 기존 45분 수업, 8교시 방식에서 90분 수업, 4교시 방식으로 바꾸었다. 9학년 교사팀은 수학, 영어, 과학, 사회 과목 교사들로 구성되었으며, 한 해 동안 75~90명의 동일한 학생 그룹을 가르쳤다. 이를 통해 교사 1인당 담당하는 학생의 수를 기존 180명에서 90명으로 줄이고, 학생 개개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이 새로운 시간표는 전통적인 고등학교 운영 방식이 초래해온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기존 방식에서는 교사들이 다양한 학년의 학생들을 온종일 가르쳐야 했고, 학생들은 매 교시 다른 친구들과 수업을 들어야 했다. 이는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관계 형성을 어렵게 만들었고, 특히 9학년 신입생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새로운 방식 아래서 교사들은 학생 그룹의 필요에 따라 일일 시간표를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과학 수업에서 실험 실습을 하는 경우 교사는 실험 시간을 넉넉히 확보하기 위해 수업 시간을 조정했다.


학교는 모든 9학년 학생이 신입생 세미나Freshman Seminar를 수강하도록 했다. 이 세미나는 학생들이 학업 역량과 사회적 기술을 쌓고, 진학 및 진로 과정을 탐색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했다. 또한 10학년부터 12학년까지의 학생들을 위한 진로 아카데미Career Academies도 개설되었다. 9학년 2학기에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진로 아카데미를 선택한 학생들은 해당 아카데미에서 최소 세 과목 이상의 진로 및 기술 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이러한 포괄적 개혁은 학업 중단을 유발하는 세 가지 주요 요인을 공략했다. 그것은 첫째, 익명성으로 인한 무관심(‘아무도 나를 모르고 신경 쓰지 않는데, 학교에 다닐 이유가 뭐지?’), 둘째, 졸업에 대한 낮은 기대감(‘졸업하나 마나 어차피 같은 일을 하게 될 텐데’), 셋째, 학업 격차에 대한 두려움(‘내 읽기 실력이 6학년 수준이라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을 리 없어’)이었다.


CSOS 연구원들이 주와 자치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학교 분위기와 출석률이 개선되었고, 졸업률과 메릴랜드주 교육청의 학교 개선 지수도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CSOS 팀이 실시한 교사 설문조사에서는 학생 행동에 대한 교사의 인식이 극적으로 바뀐 것이 확인됐다. 개혁이 시행된 지 2년 후, 학생들의 지각과 결석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교사의 비율이 각각 83%에서 17%로, 96%에서 17%로 줄었다. 학생의 학업에 대해 관심이 부족하다고 답한 교사의 비율은 67%에서 21%로, 스스로 학생 진로에 대한 집중도가 낮다고 평가한 교사의 비율은 57%에서 20%로 줄었다. 9학년 학생들의 출석률은 15%, 학교 전체 출석률은 10% 상승했다. 9학년을 반복하는 학생의 수는 50%에서 15%로 감소했고, 고교 과정에서 진급하는 학생의 수는 거의 두 배로 늘었다. 학생들의 수학 성취도 시험 합격률이 20% 증가하면서 패터슨 고등학교는 인근 고등학교 중 가장 높은 합격률을 기록했다. 한때 학교 성과 지수 순위에서 볼티모어 평준화 학교중 하위 2위를 기록한 패터슨 고등학교는 개선 성과를 바탕으로 상위 2위까지 올라갔다. 이후 진행된 분석에 따르면, 개혁의 결과를 학교생활 전반에서 경험한 2000학년도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 집단에 비해 학업 중단율이 18% 감소하고, 졸업률이 9% 상승했다.1


패터슨 고등학교가 거둔 성공은 전국의 다른 학교와 지역에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밥과 CSOS 동료들은 2000년부터 그중 여러 학교를 방문하여 패터슨 방식의 개혁을 도입하기 위한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그들이 방문한 학교들은 저마다 패터슨 고등학교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들은 이 경험을 통해 전국의 고등학교 중 패터슨과 비슷한 고등학교가 몇 개나 되는지, 졸업을 하는 학생보다 그렇지 않은 9학년 학생이 전국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곧 졸업률이 낮은 미국 학교의 수를 보여주는 연방 데이터나 비교 가능한 주 데이터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밥과 그의 동료 네티 레거스Nettie Legters는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직접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다. 고등학교가 각 학년에 등록한 학생 수를 보고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그들은 미국 내 모든 공립 고등학교에서 1년 동안 등록한 신입생 수와 3년 후 졸업 학년에 등록한 학생의 수를 비교했다. 그들은 3년 전 신입생 수에 비해 졸업 학년 학생의 수가 60% 미만인 학교가 몇 개인지 조사해, 패터슨 고등학교와 같은 상태의 고등학교가 몇 개이고, 어디에 위치해 있으며, 누가 다니는지 추정했다. 그들은 2001년 하버드 시민권 컨퍼런스Harvard Civil Rights Conference에서 초기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2004년에는 새로운 데이터를 추가해 조사를 보완했다. 이 조사를 통해 그들은 미국의 학업 중단 위기 지도를 그려냈다. 그리고 약 2,000개의 고등학교(300명 이상의 학생을 둔 전국 공립 및 직업 고등학교의 15%)가 학업 중단 고위험군에 있으며, 9학년에서 12학년 사이 중도탈락한 학생 중 절반이 이 학교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들의 2021년도 분석에 따르면, 고위험군 학교에는 주로 저소득층과 유색인 청소년이 다니고 있었는데, 미국 흑인 학생의 40%, 라틴계 학생의 33%가 그 학교에 등록되어 있었다. 


학업 중단 고위험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학교로부터 떠나게 하는 일종의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었다. 해당 학년 수준의 기본 역량을 갖추지 못한 상태로 크고, 무질서한 고등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은 자신을 알거나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느꼈다. 그렇게 결석 횟수가 급격히 늘고, 과제 미제출로 0점의 성적이 부여되면 낙제를 했고, 낙제 과목이 늘어나면 학생은 결국 9학년을 다시 다니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재수강을 하긴 하지만, 동기가 더욱 약해진 상태에서 실패는 되풀이된다. 이들은 대부분 대안학교에 잠시 머물다 결국 중도탈락 되었다. (우리의 추산에 따르면, 학생 중 15%는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일을 해야 하거나, 임신, 주거 불안정, 소년사법체계 개입 등의 사건으로 학업을 중단하게 된다. 학업 중단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에는 이러한 사건을 겪는 학생들을 위한 회복 프로그램 및 재도전 기회 제공, 대안학교 시스템 구축도 포함되어야 한다.)


학업 중단 위기를 겪는 고등학교들이 전국적으로 발견되고, 이러한 학교에서도 변화가 가능하다는 증거가 제시되자 정책결정자들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2001년,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재학생 수 1,000명 이상의 대형 고등학교의 소규모 학습 공동체Smaller Learning Communities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연방 보조금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이 보조금 프로그램의 대상에는 패터슨 고등학교에서 시도된 9학년 아카데미나 진로 아카데미도 포함되었다. 이어서 오바마 행정부는 학업 중단 고위험 학교를 교육 아젠다의 핵심 과제로 삼고, 졸업률 60% 미만인 모든 고등학교에서 5년 이내에 학교 리더십, 교직원, 운영 방식 등을 전환하고, 학교 문화, 수업, 교사 전문성 개발, 학생 지원 분야에서 근거 기반의 개선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당 학교는 폐쇄 대상이 되었다. 행정부는 이러한 총체적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학교 개선 보조금을 지원했다.


당시는 아직 졸업률이 낮은 고등학교를 위한 단일한 해결책이 등장하기 전이었다. 대신 각 교육구는 학업 중단 고위험 학교의 역학을 변화시키고, 학생들의 졸업을 위해 필요한 지원 및 학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저마다의 접근 방식을 갖고 있었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 뉴욕시는 졸업률이 50% 미만이면서 인구 규모가 큰 지역의 고등학교(학생 수 2,000명 이상) 대부분을 폐쇄하고, 주제별로 특성화된 수백 개의 작은 학교를 신설했다. 이러한 결정의 이면에는 큰 학교를 개혁하는 것보다 작은 학교를 새로 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의 판단이 있었다. 뉴욕시의 이러한 작은 고등학교 운동은 큰 성과를 거두었다. 뉴욕시의 졸업률은 2004년 54%에서 2015년 75%로 상승했고, 주에서 시행하는 학업 성취도 평가 통과율도 두 배로 뛰었다. 뉴욕대학교 연구진은 대규모의 학업 중단 고위험 학교를 작은 특성화 학교로 대체한 것이 졸업률 상승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시카고는 뉴욕과 다른 접근 방식을 취했다. 2007년, 시카고는 학업 중단 위기에 놓인 9학년 학생들이 한 학기 이상 낙제하지 않고 졸업까지 학업을 이어가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이는 졸업을 하지 못한 학생의 대부분이 학업적인 어려움을 먼저 겪는다는 연구 결과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시카고는 고등학교 교장이 9학년의 진급률을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또한 매주 만나 데이터를 검토하고,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9학년 진급률 개선을 위한 해결책을 개발 및 실행하는 교사팀을 운영하며 증거 기반의 전략을 권장했다. 시카고의 장기 데이터는 자치구 전반에서 나타난 진급률의 개선이 고등학교 졸업률의 증가와 강한 상관관계에 있음을 보여주었다. 시카고의 졸업률은 2007년 49%에서 2019년 80%로 개선되었다.


다른 지역에서는 졸업률이 낮은 고등학교가 지역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졸업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을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예를 들어, 오클라호마주 털사Tulsa의 다니엘 웹스터 고등학교Daniel Webster High School는 지역 비영리단체와 함께 졸업률을 2013년 53%에서 2016년 75%로 올렸다. 청년들을 1년간 지역사회 봉사에 참여시키는 비영리단체 시티이어City Year도 대학을 갓 졸업한 10명의 청년을 이 학교에 보내 각각 10명의 학생을 지원하도록 했다. 이들은 아침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맞이하고, 수학과 영어 수업에 함께 참여하며, 학생들이 과제를 해내도록 도왔다. 또한 이들은 학생들이 방과후 활동에 참여하도록 권유하기도 했다. 버지니아주의 비영리단체 커뮤니티인스쿨즈Communities in Schools는 현장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과 가족을 비영리 사회서비스와 연계해 학생들이 졸업까지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학생들은 현장 조기경보 시스템 담당자on-site early-warning system facilitator를 통해 적합한 지원을 안내받았다. 이 담당자는 교사팀과 시티이어, 커뮤니티인스쿨즈 대표와 학생들의 출석, 행동, 성적을 모니터링하며, 학생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했다. 


지역에서의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일부 부모들이 자녀를 졸업률이 높은 학교로 전학시키면서 학업 중단 고위험 학교는 2001년 2,000여 개에서 2019년 700여 개로 감소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학업 중단 고위험 학교에 다니는 흑인과 라틴계 학생의 비율이 각각 40%와 33%에서 15%대로 급격히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당사자 의견에 귀를 기울이다

우리는 전국 단위 졸업률 향상 캠페인을 진행하며, 학업 중단을 결정한 학생들에 대해 더 깊이 알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은 누구이고, 왜 학업을 중단했는지 그리고 어떤 개입이 있었다면 그들이 학교를 떠나지 않았을지 파악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의 이야기가 담긴 전국 단위 설문조사를 찾을 수는 없었다. 2004년, 하트 리서치Hart Research의 브리지Bridge와 제프 가린Geoff Garin은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의 마리 그로크Marie Groark와 협력해, 25개 도시와 교외, 소도시에 거주하는 16~25세 학업 중단 학생 4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일련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중퇴한 학생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수업은 재미가 없고, 몰입하기 어려우며, 진로와 관련성을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3분의 2는 교사가 자신에게 더 많은 기대를 보여줬다면 학업을 더 열심히 했을 거라고 답했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서는 교사가 학생의 이름과 관심사를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다뤄졌다. 필라델피아 출신의 한 젊은 여성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선생님이 제 이름을 알고, 제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알았다면, 저는 절대 학교를 그만두지 않았을 거예요.”


시빅의 존 브리지랜드, 존 디룰리오John Dilulio, 카렌 모리슨Karen Morison은 2006년 보고서 ‘조용한 전염병: 고등학교 학업 중단 학생들의 시각The Silent Epidemic: Perspectives of High School Dropouts’에서 그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해석했다. 학생들은 갑작스럽게 또는 무작위로 학업을 중단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학교에 대한 몰입이 점차 약화되는 느린 과정을 거쳐 중퇴 결정을 내렸고, 그 과정에서 교사, 관리자, 학부모가 알아차렸어야 할 수많은 경고 신호가 있었을 거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퇴의 원인이 되는 특정한 사건을 겪은 학생은 이 패턴에서 예외였다.) 더욱이 35개 주의 법은 학생이 18세 또는 졸업까지 학교에 다니도록 정해놓고 있지 않았다. 일부 주에서는 16세가 된 학생이 서류에 서명만 하면 학교를 그만둘 수 있었고, 학교에 나가지 않아도 누구 하나 학생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다.


보고서 발간 직후, 우리는 모든 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내 학업 중단 위기를 주지사의 주정 연설State of the State Addresses 시 핵심 주제로 다룰 것과 예산 편성 시 이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졸업률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학업 의무 연령이 낮게 정해져 있던 주들을 위해 브리지와 동료들은 타 주의 모범 입법 사례와 학습 부진 학생을 위한 멘토링 및 튜터링, 독서실 추가 학습, 9학년 아카데미 등 근거 기반 지원책을 담은 정책 제안서를 제작해 배포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주가 학업 의무 연령을 17세 또는 18세로 상향하거나 의무교육 기간을 고등학교 졸업 시까지로 개정했다. 연구에 따르면, 학업 의무 연령법 덕분에 약 25%의 잠재적 학업 중단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학업 의무 연령 상향과 고등학교 졸업률 향상 간의 인과관계를 규명한 연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려는 노력과 학업 중단 위기를 지속적으로 발생시키는 학업 중단 고위험 학교를 찾아내려는 노력은 함께 이뤄졌다. 학업 중단 고위험 학교를 다녔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학생의 절반 가까이가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환경에서 학업 중단이 당연시되는 학교 문화가 형성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학생들은 또래 친구들로부터 학교를 그만두라는 압박을 느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학업을 마치고 싶어 했고, 취업에 있어 졸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았지만, 그러한 학교 분위기에서 학업 중단은 그리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우리는 두 방향으로 학업 중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가지는 학업 중단 학생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 문제가 왜 일어나고 있는지 개인의 차원에서 이해하고, 이 문제가 적절한 지원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음을 알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방향은 전국적으로 어떤 학교들이 학업 중단을 대거 발생시키고 있는지 식별하는 것이었다. 이 두 방향성을 통해 교육, 비영리단체, 기업, 정부의 리더들은 학업 중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작업은 ‘조용한 확산 보고서’와 함께 대중 및 언론의 대대적인 관심을 받았다. 2006년, 타임지TIME는 ‘중퇴국가Dropout Nation’라는 제목의 커버 스토리를 실었고, 오프라 윈프리 쇼Oprah Winfrey Show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이 문제가 다뤄졌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데이비드 브로더David Broder는 워싱턴포스트 일요판Sunday Washington Post 칼럼을 통해 이 이슈를 조명했다. 학업 중단 문제를 대중이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중퇴를 학생 개인의 실패가 아닌 교육 시스템이 가진 구조적 문제의 결과로 보는 서사가 확산되었다. 이같은 인식의 전환은 학업 중단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연대를 한층 쉽게 만들었다.



모든 영역의 파트너들과 협력하다

2004년 초, 우리는 전미약속연맹과 교육우수성연대의 파트너들과 협력해 연합체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그 출발점은 학업 중단 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일이었다. 그 대상에는 학생, 교사, 행정가, 학부모, 상담교사가 포함되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는 학업을 중단한 학생뿐 아니라 교사, 행정가, 학부모 역시 문제의 범위와 영향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문제의 실체와 관련 근거를 파악하게 되자, 그들은 검증된 접근법을 중심으로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궤도를 이탈한 학생을 파악하기 위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가동하고, 개별 학생의 출석을 모니터링하며, 튜터링과 멘토링을 확대했다. 또한 고등학교로의 전환기를 돕기 위해 9학년 과정을 신설하고, 이중 학위 과정dual enrollment, 대학 과정 통합형 고등학교early college high school, 직업 훈련과 긴밀히 연계된 대안 학교를 통해 취업 성공에 있어 교육이 갖는 중요성을 입증하고자 노력했다. 


우리는 학생 관련 비영리단체와 교사 노조(미국교사연합American Federation of Teachers과 전국교육협의회National Education Association) 그리고 상담사, 행정가, 학부모를 대표하는 협의체를 연합에 참여시켰다. 이들 조직은 우리의 보고서와 계획을 각자의 네트워크에 공유하고, 지역 및 주정부와 협력해 과제를 해결해나갔다. 유색인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특히 심각하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는 유색인지위향상협회National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Colored People와 라틴계협의회National Council of La Raza(현재의 UnidosUS)와도 협력했다. 이들 단체의 지부들은 간담회를 열어 고등학교 학업 중단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며 행동을 촉구했다. 


우리는 유나이티드웨이United Way, 시티이어, 커뮤니티스인스쿨즈, 보이즈 앤 걸스 클럽 오브 아메리카Boys & Girls Clubs of America, 빅브라더스 빅시스터스Big Brothers Big Sisters 등 전국에 지부를 둔 청소년 단체들과 협력해, 이들이 학업 중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연계하고 조율하도록 도왔으며, 이들 조직의 이사회에 학업 중단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줄 것을 요청했다. 많은 단체들은 학생들의 고등학교 졸업을 돕는 일을 사명에 포함시킴으로써, 그들이 학생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을 지지자와 후원자에게 효과적으로 보여주었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더 큰 영향력을 끼치고자 노력했다. 대중 미디어의 대대적인 보도에 힘입어 브리지랜드는 타임지, MTV, 전미주지사협회와 손을 잡고 ‘미국의 조용한 전염병에 관한 컨퍼런스National Summit on America’s Silent Epidemic’를 개최했다.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후원으로 열린 이 컨퍼런스는 미국 공영방송공사Corporation for Public Broadcasting, CPB와의 협력으로 이어졌고, ‘미국의 졸업American Graduate’이라는 이니셔티브로까지 발전했다. CPB는 전국의 TV, 라디오, 디지털, 온라인 공영 미디어 지부들이 학업 중단 위기를 집중 조명하도록 독려하고, 다양한 분야의 지역 리더들이 모일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학생들이 학교 현장에서 학업 중단 문제를 직접 취재하고, 행동을 촉구하는 학생 리포팅 실험실Student Reporting Labs 프로그램에도 자금을 지원했다. 미국의 졸업 이니셔티브에 참여한  미국 공영방송시스템Public Broadcasting System, PBS은 주력 프로그램인 뉴스아워NewsHour에서 이 문제를 다뤘고, 수백 곳의 회원 방송국을 통해 학업 중단 문제의 해결에 있어 시민 지도자들의 협력을 촉구했다. 


CPB와 PBS의 노력은 분명하고 측정 가능한 사회적 성과를 거뒀다. 미국의 졸업 이니셔티브는 CPB의 CEO 팻 해리슨Pat Harrison과 이사회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는데, 그들은 우리 컨퍼런스에 매년 참석하기도 했다. 브리지는 CPB 이사회에 성과를 보고하며, CPB와 PBS가 미국의 졸업 이니셔티브를 집중적으로 펼친 지역 중 88퍼센트의 졸업률이 전국 평균의 두 배만큼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고등학교 졸업률에 대한 민간 부문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 2011년, 교육우수성연대는 학업 중단 위기가 지역, 주 및 국가 차원에서 개인과 사회, 경제에 미치는 상당한 영향을 보여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학업 중단이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2006년부터 미국 전역에서 열린 200회 이상의 간담회의 핵심 의제로 등장했고, 이 자리에 참석한 기업 리더들의 참여 의지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AT&T는 눈에 띄는 기업 사례 중 하나이다. AT&T는 10년간 5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고등학교 졸업률 개선의 최전선에 있는 학교와 지역, 비영리단체에 보조금을 제공했다. AT&T의 CEO 랜달 스티븐슨Randall Stephenson은 교육의 성과와 인력의 질을 높이는 노력에 대해 강력히 지지하며, 간담회를 위한 인터뷰에도 참여해 주었다. 


공공보건 부문도 지원에 동참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고등학교 졸업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사회적 요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학업 중단을 공공 보건의 문제로 공표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한 준장은 미 육군 청소년 장교훈련단US Army Junior ROTC 프로그램이 학업 중단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알아보고자 컨퍼런스에 참석하기도 했다. 우리는 이후 내셔널가드 유스챌린지National Guard Youth Challenge와도 협력했는데, 이들의 프로그램은 전통적인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직업을 찾고 시민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2014년, 전미약속연맹은 CEO 존 곰퍼츠John Gomperts와 욘 재프Jon Zaff가 이끄는 프로미스센터Center for Promise와 협력해, 학교를 떠난 학생들의 경험에 대해 다룬 인상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학생들의 학업 중단 경험을 최초로 기록한 ‘조용한 전염병’의 후속 작업이었다.


우리는 모든 수준의 정책입안자들을 캠페인에 참여시켰다. 미국 대통령,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연방 행정부처 공무원, 전국주지사협의회, 주 최고학교책임자 협의회Council of Chief State School Officers, 변화를 위한 최고책임자 모임Chiefs for Change, 미국시장협의회United States Conference of Mayors, 전국도시연맹National League of Cities 및 기타 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교육 개혁을 주요 우선순위로 삼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취도가 낮은 학교의 개선에 중점을 두고 과업을 지속적으로 실행했다. 교육부 장관인 마가렛 스펠링스와 아른 던컨Arne Duncan, 존 킹John King은 우리에게 정기적인 브리핑을 요청했고, 우리의 간담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주지사와 시장들은 당파를 초월해 고등학교 졸업률 개선을 우선 과제로 삼았고, 그러한 노력을 통해 유권자들의 재신임을 받기도 했다. 정치 성향이나 지역 특성과 무관하게 여러 주와 도시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일어나자, 다른 지역의 지도자들도 학업 중단 문제를 지역 차원에서 조명하고, 타지역에서 효과를 보인 개혁과 접근 방식의 도입을 고려하게 되었다.


특히 공화당은 민간 부문이 이 문제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기업 리더들이 우리가 개최하는 간담회에 참석하고, AT&T 같은 대기업이 교육을 주요 사회공헌 과제로 삼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공공 투자가 근거 기반 정책에 따라 실행되고, 그 시도가 저소득층 학생들의 졸업률 상승 등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방정부는 인종, 소득 수준, 장애 여부, 영어 학습자 여부 등에 따라 졸업률을 세분화해 공개하고 있었고, 우리의 연례 보고서는 이러한 집단들에서 일어난 긍정적인 변화들을 보여주었다. 


재단들도 발 벗고 나섰다.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학업을 중단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처음으로 자금을 지원했고, 전국주지사협의회, 시빅, 타임지, MTV와 첫 번째 전국 컨퍼런스를 공동 주최하기도 했다. 이 재단은 학업 중단 문제의 해결을 위해 광범위한 옹호 및 이해관계자 조직 네트워크를 동원하고, 이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도록 자금을 지원했다.


라이크스 재단Raikes Foundation은 주거가 불안정한 학생의 학업 중단 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제기한 ‘언뜻 봐서는 보이지 않는다Hidden in Plain Sight’ 보고서 발간과 관련 계획을 지원했다. 루미나 재단Lumina Foundation은 양질의 고등교육 자격증을 늘려야 한다는 전국 졸업률 향상 캠페인의 목표를 공유하며, 고등학교 졸업이 고등교육 및 훈련, 취업 준비의 성공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지원 활동의 고정 파트너가 되어주었다. 전국의 여러 지역 재단들도 중요한 파트너로 협력했다. 기금제공자는 투자 대비 높은 성과를 거둬들였고, 고등학교 졸업률은 20년간 상승해 개인, 사회, 경제에 광범위한 유익을 가져다주었다. 우리가 이처럼 광범위한 연합을 조직할 수 있었던 데는 교육 성과가 당사자들의 삶 전반의 다른 중요한 결과들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각기 다른 핵심 과제를 가진 단체들이 학업 중단 문제의 해결이 곧 자신들의 과제를 진전시키는 길이라는 확신을 주었기 때문이다.



90%를 넘어서려면

그래드네이션 캠페인은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2020년까지 전국적으로 90%의 졸업률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실현하진 못했다. 캠페인은 우리가 대응하기 어려운 도전들에 직면하기도 했다. 학교와 지역의 행정가들이 너무 자주 교체되면서 성과의 지속성이 흔들렸고, 대규모 공립 고등학교의 학생 대 상담사 비율은 1,000대 1을 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한편, 현재와 미래의 직업 대부분이 전문대 이상의 교육이나 훈련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률의 개선만으로는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기 어려워졌다.


외부 파트너들의 적극성도 점차 약해졌다. 그들은 학업 중단 문제만을 다루고 있지 않았고, 새로운 리더가 들어서면 저마다의 우선순위를 앞세웠다. 새롭게 들어선 행정부와 정책입안자들은 대부분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원했고, 학업 중단 위기에는 흥미를 잃었다. 기업과 재단의 리더십 변화도 종종 우선순위의 변화를 가져왔다. 한 파트너는 졸업률 90%라는 대범한 목표에 근소하게 도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협력 관계를 정리했다. 국가 차원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캠페인을 종료한 것은 우리에게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그 원인 가운데에는 COVID-19 팬데믹으로 교육 시스템 전체가 흔들린 것이 컸다. 


그러나 이 캠페인은 누구도 쉽게 기대하지 못한 수준의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졸업률이 상승한 것은 인구 통계가 변화했기 때문도 아니고, 중퇴가 곧 실패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도 아니다. 물론 제도를 편법으로 이용한 결과도 아니었다. 졸업률 향상의 시기, 속도, 지속 여부에서 지역마다 차이가 뚜렷하다는 점은 졸업률 향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제 해결에 꾸준히 몰두한 지역사회에서 진정한 변화가 일어났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지난 20여 년 동안 100개가 넘는 고등학교를 방문하며 ‘모든 학생이 소중히 여겨지는 학교 문화’가 실제로 구현된 수많은 사례를 목격했다. 이 표현은 타임지의 커버 스토리로도 소개된 인디애나의 한 고등학교 교육감이 한 말이기도 한데, 그의 학교는 졸업률을 72%에서 92%까지 끌어올렸다. 이와 같은 성과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는 미국 전역에서 거듭 발표되었다. 20세기 말까지 30년간 정체되어 온 미국 고등학교의 졸업률은 그래드네이션 캠페인을 통해 눈에 띄는 진전을 이뤘고, 이 캠페인은 정치 성향과 영역, 지역을 넘어선 협력을 통해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졸업률 90%를 넘어서려면 뒤처져 있는 학교와 학군, 주에서 추가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좋은 소식은 모든 학교와 학군, 주에서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축적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20년간 노력해 온 것처럼 모든 영역이 함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자원을 투입해, 증거 기반의 개혁과 진전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도 교육과 훈련을 요구하는, 점점 더 가혹해지는 노동 시장에서 우리는 파트너들과 협력해 ‘미래로 가는 길Future Pathways’ 이니셔티브를 구상하고 있다. 우리와 협력하는 파트너에는 잡포더퓨처Jobs for the Future,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 월튼 가족 재단Walton Family Foundation, 루미나 재단이 있다. 이 이니셔티브는 K-12 학교와 고등교육 기관, 기업을 연계해 25세가 되기 전 지역사회에서 적절한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찾고, 연결되는 청년의 비율을 높이는 프로젝트이다. 


우리에게는 복잡해 보이는 문제도 결국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오늘날과 같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시대에도 말이다. 이러한 믿음은 수많은 탁월한 조직 및 리더와 함께 협력한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우리는 다른 분야의 리더들이 그래드네이션 캠페인의 네 단계 공식을 연구하고, 각자가 헌신해 온 문제에 적용해 볼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미국인들의 독창성과 창의성, 기업가정신을 활용할 수 있는 공유 작업 플랫폼을 만드는 일에도 부단히 노력할 것을 권하고 싶다.





참고

1 .     존스홉킨스대학교는 패터슨 고등학교의 새로운 교장과 교육감이 외부 파트너의 지원 없이도 성과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믿게 된 2000년부터 이 고등학교와의 협력을 중단했다. 이후에도 진전이 계속되었으나, 2010년대에는 리더십의 잦은 교체로 초기 개혁의 결과가 거의 소실됐다. 학교의 성과도 점차 감소하면서, 현재 졸업률은 60% 초반에 머물러 있다. 학업 중단 고위험 학교 개념을 도출한 것 외에도 패터슨 고등학교가 갖는 중요한 의미는 우리가 매우 효과적인 개혁안을 도출했다는 점보다 포괄적이고 증거 기반의 접근 방식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데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학교들도 패터슨 고등학교의 사례를 통해 배우고, 개혁을 지속시킬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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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 BALFANZ

밥 발판즈는 존스홉킨스대학교 교육대학원의 학교사회조직연구센터 연구 교수이며, 졸업률개선센터의 책임자이다.


JOHN BRIDGELAND

존 브리지랜드는 시빅의 CEO이자 미국인의 기업가적 재능을 기반으로 분열을 넘어 공공문제를 해결하는 시민단체 미국가능성국을 이끌고 있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중 국내정책위원회 의장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에서 지역사회 해법 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