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암을 감지하는 속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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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감지하는
속옷

2022-4


VALENTINE IWENWANNE 



Summary. 암을 감지하는 스마트 브라가 사하라 이남 지역의 유방암 및 유방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인다. 



유방암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 여성들에게 가장 흔히 발병되는 종류의 암이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 의하면 해당 지역에서 2020년에 유방암으로 새로 진단된 사례는 12만 9천 건이다. 나이지리아에서 유방암은 여성이 암에 걸려 사망하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2020년 기준으로 2만 8천 명 이상의 여성이 유방암을 진단받았고, 1만 4천 명 이상이 이로 인해 사망했다. 인구의 95% 정도가 건강보험의 심각한 부재를 겪고 있는 것이 이같은 사망률을 초래했다. 나이지리아에는 10만 명이 넘는 유방암 환자들에게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임상 종양학자의 수가 9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암 치료가 부진한 것은 유방암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낮은 나이지리아 문화와 관련이 있다. “여성들이 검사를 오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심지어 비영리기관이 무료 검사를 제공하는 날에도요.”라고 볼라리나 케미솔라는 말한다. 그녀는 아부자 시에서 일하는 로봇 공학자이며, 패션 공학 회사인 넥스트 웨어 테크놀로지Next Wear Technology, NWT의 설립자다.


2022년 2월, 케미솔라는 유방암을 초기에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브라 제품을 개발했다. 이 브라를 착용한 여성들은 보건소나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자신의 집에서 사생활 침해 걱정 없이 유방조영상mammogram test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여성들이 유방 종양 자가진단을 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해줄 착용 제품이 필요했어요. 이 제품은 진료를 예약하고, 유방조영상 검사를 받을 때 발생하는 비용, 시간 그리고 에너지를 줄여 주기도 해요.”라고 케미솔라는 설명했다.


종양이 양성인지 악성인지 판별하기 위해 스캔을 하려면 최소 30분 동안 스마트 브라를 착용해야 한다. 검사결과는 디지털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인근 지역의 의사와 비대면 진료나 대면 진료를 예약할 수 있다.


케미솔라는 약 2만 5천 달러의 사비를 들여 장치 연구와 개발에 투자했다. 또한 그녀는 스탠다드차타드 은행과 나이지리아 통신디지털경제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 종양학과 병리학 의사들의 기부금도 받았다.


시장에 출시되며 이름이 붙여질 이 제품은 아직 시제품 단계이며, 관련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의 제품 중 하나이다.


케미솔라와 그녀의 NWT 동료이자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로보틱스 공학자인 에린폴라미 조셉은 올해 봄 현지에서 지원자 50명을 대상으로 제품 착용 시험을 진행했다. 제품은 86%의 정확도를 보였다. 조셉은 이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까지 최소 95% 이상으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제품은 평범한 브라처럼 느껴졌어요. 착용하고 있으면 노트북 화면에 파장이 나타났고, 7분 후에 결과가 나왔어요.”라고 시험 착용에 지원한 26세 신시아 아그보가 말했다.


11월에 NWT는 유색인종 지원자 2천 명에게 임상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케미솔라는 유색인종 여성의 유방암 진단율과 사망률이 백인 여성보다 더 높기 때문에, 이러한 임상 시험이 이 제품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도, 특히 유색인종의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 시험은 제품을 외부에 보여줄 뿐 아니라 유방암이라는 문제를 세상에 알리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


시험 결과와 추가 지원을 기다리면서 케미솔라는 시장에 제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시장에는 2016년에 캐나다 스타트업 오엠시그널OMsignal이 만든 세계 최초의 스마트 브라인 옴브라OMbra를 비롯해 스위스와 멕시코의 과학자들이 설계한 비슷한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어 이들과 경쟁할 예정이다.


케미솔라는 그녀의 제품만이 갖는 차별화된 기술을 공유하는 걸 꺼려 하면서도, 이 제품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사용된 적 없는 기술을 상용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미솔라는 NWT가 기능상의 프로토타입을 완성하고 임상 시험 진행 및 장치 운영 시스템을 완성하는 데 9만 6천 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NWT는 18세에서 65세 사이의 여성,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이미 유방암 진단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시제품minimum viable product, MVP을 제작할 계획이다. NWT는 개당 5달러의 가격으로 이 브라를 시장에서 테스트할 예정이며, 본격적으로 생산에 착수하기 전에 피드백을 받을 계획이다.


NWT는 2023년 초까지 이 브라를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들은 비영리기관이나 정부와 협업해 하루당 5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아프리카 일반 여성도 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케미솔라는 “아프리카 전역의 보건 시설에 최소 50개의 브라를 비치해 비용을 지불할 수 없는 여성들이 이 제품을 사용하고, 검사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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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NTINE IWENWANNE 

발렌타인 이웬웨인은 나이지리아 여행 저널리스트이자 사진작가로 나이지리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글로벌 보건, 사회 정의, 정치, 개발 등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